소설리스트

밀푸색마-109화 (109/383)

밀푸색마 19 EP.109 반드시 가진다 (2)

'반드시... 가진다...'

양하정은 마치 그 말이 사내가 여인을 갖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한동안 사내의 몸을 몰래 만지작거렸더니 별 웃기는 착각을 다한다고 생각하며, 양하정은 사내의 양팔을 마주 잡고 가볍게 진기를 흘렸다.

그녀의 의도대로 되었는지, 순간적으로 기혈이 뒤흔들렸을 사내의 흐릿하던 눈이 서서히 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아, 아..."

"정신이 드는가?"

"...예."

사내의 몸에서 진한 주향이 밀려나왔다. 정신이 들었으니 내력으로 취기를 몰아내고 있는 듯했다.

"자, 이제 정신이 들었다면 이것 놓아주게. 어미뻘 되는 사람에게 농이 지나쳤어."

"...이런 식으로 밝힐 생각은 없었습니다."

인자한 표정으로 사내를 타이르던 양하정의 얼굴이 굳었다. 마치 농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듯한 그 목소리.

"다 들으셨지 않습니까? 부인..."

"이, 이것 놓게. 마지막, 경고야."

역시 꿈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제 나이의 반도 안 되는 사내가, 마치 사랑을 속삭이는 것 같지 않은가?

"부인도, 제게 마음이 있으셔서 그런 짓을 한 것 아닙니까?"

"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마치 자신이 지금껏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

'설마, 설마...'

"아직도, 제가 어제 얌전히 자고 있었다고 믿으십니까?"

역시나. 양하정은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부끄러워서 차마 똑바로 사내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한편 사내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속삭여왔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있었는지 아시겠습니까? 부인, 당신이 내 양물을..."

"그, 그만!"

양하정은 다시 눈을 뜨고, 사내의 팔을 어깨에서 치워버리고 몸을 일으켰다.

"내, 내 어제 일은 저, 정말 미안하게 되었네! 하지만..."

말을 내뱉던 입이 멈춘다. 남들 앞에서는 잡아떼겠다고 말하면 그만인 일이었다.

하지만, 새끼사슴 같은 눈으로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사내를 보자니,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간절하고, 맹목적인 눈.

"...우선 앉아서 이야기하세."

"네, 부인!"

사내가 반색을 했다. 양하정은 어쩐지 그의 등 뒤에서 강아지의 꼬리가 기분좋게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른 자세로 침상 위에 앉은 사내 옆에, 양하정이 침상 끄트머리로 걸쳐앉았다.

그리고 사내와 비로소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다.

한창 젊은 나이, 세월의 풍파를 모르는 팽팽하고 준수한 얼굴, 잘 다져진 몸.

자신처럼 나이를 먹고 싱그러움을 잃은 여자에게 마음을 품을 이유가 없는, 매력적인 남자.

"우선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세. 소협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소협에겐 소협에게 걸맞는..."

"제가 그걸 생각하지 않았을 거라고 단정지으시는 건 곤란합니다."

양하정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사내를 잘라내려고 했지만, 사내는 그것을 단칼에 쳐냈다.

"당신은 아름다워요. 내게 걸맞는다는 어느 여자들보다도 훨씬."

"..."

역시 꿈이다. 양하정은 이런게 현실일리 없다고 생각했다. 기어코 몰래 허벅지를 꼬집어보기까지 했지만, 아프다.

"난 당신이 좋아요. 당신도 날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내 양..."

"그, 그만!"

양하정은 양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대화를 끊어냈다.

단순히 불리한 화제이기도 했지만, 어쩐지 상대가 자신에게 보내오는 순수한 애정과, 자신의 욕망을 비교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그건 내가 잘못했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은 제발 버려주게."

사내가 침울한 얼굴이 되었다. 양하정은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가슴을 치고 싶었다.

자신이 단순한 호기심, 그리고 욕망으로 젊은 사내를 건드렸는데 그 사내는 자신에게 애정을 품고 있었다니?

"그럼... 손이라도 잡아줘요.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간절하게 울리는 목소리였다. 양하정은 이를 꽉 물었다.

'다 내 잘못이야...'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 그럼 손만..."

남자는 반색을 하며 즉시 손을 내밀었고, 양하정은 천천히 자신의 손을 마주 내밀었다.

단단하고 커다란 손에 비해, 하얗고 부드러운 자신의 손. 손가락 끝이 가볍게 맞닿자, 그녀의 손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멀어지려는 손을 남자의 손이 잡아챘다. 깜짝 놀라 양하정이 남자의 얼굴을 보니, 남자는 그저 웃고 있을 뿐.

뜨거운 손이 서서히 그녀의 차가운 손을 더듬기 시작하고, 따스한 온기가 조금씩 그녀의 손으로 옮겨왔다.

"그, 그렇게 좋은가?"

남자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지만, 표정만 보아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씩, 조금씩 사내의 손이 여인의 손을 더듬어가다가, 두 사람의 손가락이 깍지를 낀채 마주 쥐어졌다.

양하정은 그 모양이 마치, 손은 충분히 맛을 보았다는 것 같아서 가슴이 떨렸다.

사내와 눈이 마주치고, 사내가 그 다음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안 되는데...'

천천히, 사내의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고, 그녀의 몸이 사내의 몸을 향해 끌려간다.

마음이 약해진 그녀의 표정을 알아보았는지, 사내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몸을 당겨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후우..."

사내가 흘리는 기분좋은 숨소리.

억지로 끌어당겨져 안겼을 때와는 달리, 머뭇머뭇 사내의 품 안으로 들어온 양하정은 사내의 팔과 가슴의 감촉을 느꼈다.

펄떡펄떡 뛰는 왼쪽 가슴 아래에, 사내의 심장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투실한 가슴이 닿은 곳으로 사내에게도 제 심장의 고동이 전해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사내는 점점 팔을 그녀의 등 뒤 깊이까지 뻗으면서 더욱 바싹 안아들어왔다.

"...이러면 안 되는거, 소협도 알지?"

그러면서 핑계를 댄다. 자신은 피하려고 했다는 핑계.

지금껏 계속 그랬다. 자신은 재우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수혈을 짚지 않는다거나. 얄팍하기 짝이 없는 스스로에 대한 변명.

"흐음... 조금만 더요..."

사내의 옭죄어오는 팔이, 두 사람을 바싹 붙여놓았다.

그러다 양하정은 깨달았다. 그녀의 좁은 등을 다 횡단하고도 남은 사내의 손끝이 젖가슴을 건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제 아랫배에 어느새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양물이 닿고 있다는 사실도.

"이, 이러면 안 되네! 다, 당장...!"

양하정은 뒤늦게 깨달았다. 이 수컷 역시도 욕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애정과 욕정은 불가분의 존재. 순수한 애정만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착각한 것이 어리석었다.

"이것 놓... 흐읍..."

밀착한 사내의 몸을 힘으로 밀어내던 와중, 사내의 손이 잽싸게 그녀의 뒷목을 잡았고, 사내의 입술과 여인의 입술이 맞닿았다.

감미로운 입맞춤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제 욕망을 멈추지 못한 사내의 혀가 마치 여인의 입을 범하듯이 입 안 곳곳을 탐해왔다.

그 빈틈을 찔린 양하정은 그 혓바닥의 침입을 받아들이고 말았고, 입맞춤이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었다.

"흐읍...!"

그러다 문득, 사내의 한쪽 손이 어느새 움직여 그녀의 허리끈을 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양하정은 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뺐다.

그 다음 허리끈을 거의 다 풀어가던 사내의 손을 잡아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 이러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나... 왜 말을 듣지 않아..."

사내의 팔목에서 펄떡펄떡 혈류가 흐르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마치 그녀에게 품은 뜨거운 정욕을 증명하는 것 같은 감각.

"못 참겠어요..."

"참아야 해. 절대 떳떳한 관계가 될 수 없다는 걸 왜 몰라...!"

양하정은 인정했다. 자신의 마음 속의 이것이 순수한 욕정인지, 애정이 조금은 섞여있는지 알 수 없어도 사내의 요구를 받아주고 싶다는 의지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어쩌면 다 늙은 자신을 한순간의 노리개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받아주고 싶다고.

하지만 이건 안 될 일이다. 양하정은 억지로 머리를 굴려 이성적인 말을 엮어내며 입으로 뱉어냈다.

"내 나이를 생각해보게. 금방이야.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조차도 아니게 될 거란 말일세... 후회하지 말고... 응?"

"그럼, 그럼 더 해야죠. 지금의 당신이 곧 사라진다면...!"

"...뭐?"

오히려 상대의 표정이 더욱 간절해진 것을 본 양하정은 가슴이 두방망이질 쳤다.

양하정의 손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해 사내의 손은 기어코 양하정의 허리끈을 벗겼고, 상의까지 벗겨내기 시작했다.

"그, 그만..."

"당신도 싫지 않은 거죠? 나랑 하고 싶잖아요..."

움찔

양하정은 등골이 떨렸다.

"그러니까 내 바지 벗겼던 거잖아요. 아니에요?"

"..."

양하정이 대답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내의 손은 기어코 상의 안에 있던 젖가리개를 잡았고, 그것을 억지로 밀어올렸다.

출렁

"아앗...!"

"아름다워요..."

추하게 살이 붙은 젖가슴을 보며, 남자는 마치 귀한 보물이라도 본 것처럼 상기된 얼굴로 속삭여왔다.

양하정은 자신의 숨이 헐떡거리는 것을 깨달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드, 들키면, 소협도, 나도 끝장이야. 그, 그러니까..."

"안 들키면 된다는 말이죠?"

이미 양하정의 아랫도리가 근질대기 시작한지는 오래 되었다.

마지막 이성을 쥐어짜서 꺼낸 말도, 사내는 제멋대로 해석하며 조금씩 양하정의 육덕진 몸을 가리고 있던 허물을 벗겨내고 있었다.

"절대 안 들킬 거에요, 누구에게도... 그러니까, 괜찮아요..."

그렇게 달콤하게 속살대는 말에, 양하정은 결국 생각을 정했다.

사내의 손을 쳐낸 양하정이, 당황한 사내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손으로... 내 손으로 벗겠네..."

사내의 당황한 얼굴이 곧 미소로 덧씌워지는 것을 보며, 양하정은 제 얼굴에 치밀어오르는 열기를 느꼈다.

양하정이 내 앞에서 천천히 옷을 벗는 모습을 구경하며, 나는 소리없는 함성을 내지르고 기뻐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정신으로 본심을 내뱉어버린 상황에서 이판사판으로 매달린 결과, 기어코 양하정의 옷을 벗겨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내 눈치를 흘깃흘깃 보면서, 서서히 옷을 벗어내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 따로 없었다.

"시, 실망해도 책임은 못 지니까 알고 있게..."

"전혀. 아름답기만 한데요."

물론 객관적인 기준으로 따지면 젊은 아가씨들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정숙한 유부녀의 옷을 벗겨내고 있다는 쾌감이, 무자비한 가산점을 얹어주며 편파판정을 하고 있었다.

"아름답기는 무슨..."

내 말을 부정하는 양하정의 입꼬리가 실룩실룩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지가 폭발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하나하나 벗어내려가던 양하정이, 아랫도리를 가린 얇은 속곳만을 남기고 멈추었다.

옆구리는 날씬하게 군살 하나 없었지만, 나이 탓인지 살짝 나온 기름진 뱃살.

가슴과 엉덩이는 살이 붙어서 라인이 다소 망가져 있었다.

눈가를 비롯한 몸 곳곳에 조금씩 잡힌 주름 역시도 그녀가 보내온 세월을 증명하는 것 같았지만...

'개꼴린다.'

정숙한 밀프를 따먹는다는 생각에 눈이 돌아간 나는 몸을 일으켰다. 나 역시도 이미 옷을 훌훌 벗어던진 상태.

"왜, 왜 그러나? 내가, 알아서 벗는대도?"

"손 치워주세요."

그 풍염한 젖가슴은, 양하정이 뻗은 한 손으로 가려져 있었다.

"조, 조금 있으면... 볼텐데 왜..."

나는 실랑이를 벌일 생각이 없었고, 손을 뻗어 양하정의 팔을 치웠다. 잠시 버티던 양하정은 체념한듯 힘을 뺐다.

"오오오...!"

"...너무 과장해서 놀라지는 말게..."

투실한 젖가슴에, 의외로 예쁜 젖꼭지가 매달려있었다. 세월 탓인지 조금 색소가 짙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거의 핑크...?

어? 아무리 그래도 너무 핑큰데? 수유경험이 없다지만 이럴 수는...

'설마?'

나는 아직 내려가지 않은 양하정의 속곳을 기습적으로 벗겨냈다.

"자, 자네!"

양하정은 당황하며 손을 허우적댔지만 나는 그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정글처럼 무성하게 자란 털. 그 밑에는 젖꼭지와 마찬가지로 핑크빛에 가까울 정도로 색깔을 보존하고 있는 보지가 있었다.

마치 단 한 번도 사내를 맞이한 적이 없는 것처럼 다소곳하게 닫힌 입구를 가진 보지가.

내 당황한 시선을 알아본 것인지 양하정이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모기만한 목소리를 냈다.

"시, 실은, 경험이, 어, 없다네... 이 나이를 먹고, 부끄럽지만...!"

그러니까, 처녀보지?

중년이 되도록, 어떤 남자도 받아들인 적도 없는 처녀보지?

갑자기 맥베스가 생각난다.

여인의 다리 사이에서 태어난 어떤 인간도 맥베스를 해칠 힘이 없다고 예언했는데, 맥베스를 끝장낸 맥더프는 어미의 배가 갈라진 틈으로 태어났다지.

밀프니까 당연히 기대한 적도 없는 옵션이 갑자기 생겨났다.

처녀밀프, 이게 말이 되나 싶지만...

불끈

남편이 알려준 알량한 쾌락을 지워버리고 내 쾌락으로 덧씌우는 것도 좋지만, 애초에 모르던 쾌락을 가르치는 것도 상당히 흥분되는 일이었다.

팽무도의 여인이었던 적은 없지만, 그녀는 엄연한 팽월의 어머니.

그런 밀프의 처녀막을 깰 생각에 내 자지는 용솟음치는 흥분을 담아 단단하게 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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