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55화 (55/383)

밀푸색마 19 EP.55 입술까지 줘요, 응? (2)

팽연화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이 남자에게 결국 모든 것을 허락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그런 반응이 자연스러운 일처럼 느껴졌다.

'미쳤어.'

딸보다 겨우 두어살 많은 남자와 결국 완전한 내연관계에 빠져들고 말다니.

"이리 와요."

망측해서 입어보지도 못한 침의를 입고, 남자에게 아양을 떠는 자신을 인식하니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꾹 참았다. 얼굴을 환하게 빛내는 눈앞의 남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이런게 좋은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요."

천박하기 그지없지만, 그래서 원초적이고 알기 쉽다.

남자의 치솟은 남근은 자신을 한없이 긍정해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혹시 이런 자세 취해줄 수 있어요?"

남자의 설명에 팽연화는 얼굴이 벌겋게 변했다.

"자넨, 대체 뭘 보고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건가?"

"이 정도는 평범하지 않을까요?"

그러고보니 팽연화 자신도 잘 몰랐다. 남의 밤사정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본 경험은 없었으니.

팽연화는 침의를 조심스럽게 걷어서, 자신의 아랫도리를 드러냈다.

애초에 속이 다 비치는 침의, 가려지지도 않았던 것이거늘 이렇게 대놓고 드러내는데도 저항감이 있었다.

남자는 못 참겠다는 듯 속곳을 끌어내리고, 자신의 음부를 관찰했다.

"벌써, 엄청 젖었네요?"

히죽 웃으면서 건네오는 말에, 팽연화는 묵묵무답이었다.

다짜고짜 옷을 벗어던지고 교접하던 버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이니까.

쪼오오옵♥

"흐읏...!"

손가락이 찔러들어오자 음부가 제멋대로 반응해서 손가락을 조여대기 시작했다.

"기대 많이 했구나?"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이자, 음부에서 찔꺽이는 소리가 났다.

남근을 열심히 먹어치운 버릇 때문에, 손가락에도 안달을 하는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정도면 굳이 더 만질 필요 없겠네요."

남자의 손가락이 쏙 뽑혀나가자, 애매하게 충족되던 갈증이 폭발했다.

'자지, 자지가 필요해...'

불끈불끈 단단하게 솟은 남근.

팽연화의 눈이 자신의 양물에 꽂히자, 남자는 당장이라도 그 고기막대를 밀어넣을 듯했다.

팽연화는 침의를 벗으려고 했지만 곧 제지하는 목소리에 멈춰야만 했다.

"아, 잠깐만요. 벗지 말아요."

"왜 그러나...?"

당장이라도 이 비싼 침의를 찢어버릴 것 같았는데, 손짓에 따라 움직여보니 선 채로 허릴 숙여 침상에 손을 얹게 되었다.

훌렁

그 다음 침의 자락을 걷어올리자, 새하얀 엉덩짝이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채 드러났다.

"자, 따라해보세요. '양물을 음부에 넣기 위한 행동 이외의 행동은 하지 말게.' 시이작!"

"아니 자네..."

팽연화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교접을 가지기 전에 그녀가 경고한 말이었던 것이다.

그 때는 접촉을 최소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던 말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하기에는 망신스럽기 짝이 없는 소리였다.

안이 훤히 비치는 침의를 입고 음부를 들이밀고 있으면서 경고라니!

"시이작!"

팽연화가 머뭇대자, 다시 한 번 해보라는 듯 들려오는 목소리. 팽연화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야, 양물을 음부에 넣기 위한 행동 이외의 행동은 하지 말게..."

"싫어요!"

쑤우우욱♥

굵직한 남근이, 애액으로 반짝이는 음렬을 벌리며 질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하앙♥ 싫다고 할 거면, 흐윽! 왜 시킨 건가..."

"싫다고 하고 싶어서요!"

은근히 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듯, 남자는 팽연화의 침의 안쪽으로 손을 밀어넣고 일부러 여기저기 만져댔다.

"이제 각오해요..."

남자의 손이 가슴을 주무른다.

"여기로는 내 아기를 위한 젖이 나올 거고..."

남자의 손이 날씬하게 들어간 배를 쓰다듬는다.

"여기에선 내 아기가 자랄 거고..."

남자의 손이 음순에 닿았다.

"여기로 내 아기가 태어날 거니까요."

"...정말 임신시키려고? 흐응♥"

"그럼요."

"다, 당장은 조금...!"

당장 임신하는 것은 곤란했다. 적어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된 다음에...

"연화!"

쮸봅쮸봅쮸봅쮸봅♥

"아흑, 갑자기 왜...! 흐아아아앙♥"

남근이 빠른 속도로 들락날락하기 시작했다. 음부는 좋다며 남근을 꼭꼭 조여대고 있었지만, 팽연화로서는 영문을 모를 일.

침상을 짚고 있던 팔이 무너지고 다리도 서서히 힘이 풀렸다.

남근은 사정 봐주지 않고 뒤따라와 더욱 깊이 찔러들어왔다.

"자지♥ 너무 세게 넣으면...♥ 안 돼요옷...! 나, 이상해질 것 같아...♥"

"당신처럼 꼴리는 여자가 내 아기 임신해준다는데 그게 문제에요?!"

"다, 당장은... 하아아앙♥"

신나게 찔러들어오는 남근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는 사실에 납득하는 것도 잠시, 팽연화는 머릴 점령하는 쾌락에 다시 생각의 끈을 놓았다.

"나중이라도 좋아요! 내 아기 임신해요! 우리 아기 행복하게 키워요!"

"네헷...♥ 아기... 귀여운 아기 낳을게요...! 아윽♥"

허릴 바짝 끌어안고 공성추처럼 찔러들어오는 남근의 쾌감에, 팽연화는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줄줄 말했다.

"예쁜 옷, 입히고옷...♥ 바, 르게, 가르치고... 하앙! 맛있는 거 먹이고...♥"

"다 해요! 그러니까 내 아기 임신해!"

행복하다.

의무가 아니라 행복을 말하는 미래가 이렇게 달콤한 줄은 몰랐다.

[팽가에 부끄럽지 않게 자라야한다.]

[가모라면 마땅히 당가를 위해야하는 법 아니겠소.]

남들의 말에 휘둘려 제 행복도 제대로 못 챙기던 여자였던 자신이, 이제야 행복해지는 것이다.

뱃속을 가득 채운 남근에서 아기씨가 뿜어져 나오면, 세상에 그 행복이 잉태된다.

아가, 아가. 우리 나중에 꼭 만나자꾸나.

"임신할게요! 싸줘요, 가득♥"

"임신해라!"

뿌리까지 완벽하게 음부 안으로 밀려들어온 남근이, 조금이라도 더 깊이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

임신하고 싶다는 욕구를 수용한 자궁이 귀두를 쪼옵쪼옵 빨아들인다.

"흐아아아앙!"

뷰루루루루룩

자극을 더 견디지 못한 남근에서 쏟아진 정액이, 제 짝을 찾아 자궁을 향해 흘러갔다.

절정해버린 음부가 쥐어짠 뜨겁고 끈적한 정액이 뱃 속을 가득 채운다.

'아아, 행복해...'

어째서 이 남자를 더 일찍 만나지 못했을까. 한 번이라도 더 안기지 못한 것이 아쉽...

'응?'

팽연화는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임신하면 안 되는데, 혹시 대법을 풀어버린 건 아니겠지?

팽연화의 의심어린 시선이 강윤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팽연화의 반응이 너무 극적이라서 정어법을 풀어버릴까 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안 풀길 잘 했네.

"임신 안 해요. 걱정 안 해도 돼요."

눈에 띄게 안도하는 표정의 팽연화.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묘하게 섭섭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임신을 하면 입덧도 시작되고, 음식도 잘 먹기 어려워지고, 배도 불러온다. 냄새로 고생하는 사람도 적지않다고 한다.

그냥 생기면 쓱 낳고 끝이 아니란 말이다.

'돈, 세력, 의료인력.'

최소한 이거 셋을 염두에 두고 청사진을 짜야할 시기가 온 건지도 모른다.

물론 나랑 떡친 여자 중에서 세력 없고 돈 없는 여자 없다.

'하지만 가오 안 살잖아.'

임신은 내가 시켰지만 알아서 잘 숨어서 낳아라, 하기에는 내겐 양심이란게 아직 남았다.

당장은 힘도 없고 나이도 어린데다가 세력도 없다. 이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장래에라도 반드시, 세력을 만들 이유가 생겼다.

"그런데 내가 안 된다고 하기는 했지만..."

팽연화가 입을 열었다.

"아이가 안 생긴다고 하니까, 나름 섭섭하군."

어느새 침상에 누운 팽연화의 고운 손이 배 위를 쓰다듬었다.

땀 범벅이 되어 젖어버린 침의 위로 손이 배를 쓰다듬을 때마다, 자궁 가득 밀어넣었던 정액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발깃

나는 팽연화에게 다가가서 침의를 벗겨버렸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일단은 쉽게 벗길 수 있도록 협조해준 팽연화는, 곧 기대어린 눈으로 다시 내 자지를 힐끔거렸다.

"왜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만 한 적 있었어요? 왜 그렇게 당황한 척해요?"

"아니 그건 아니지만..."

나는 팽연화의 핑계를 더 듣지 않고 다시 자지를 밀어넣었다.

쑤우우욱

"내가 생각해봤는데... 아기라는게 싼다고 무조건 생기고 그런게 아니잖아요?"

"흣♥ ...안 되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감을 잡은 팽연화는 단칼에 거절했다.

"그럼 지금은 생겨요, 안 생겨요?"

"아마, 흐응, 안 생기겠지만...!"

콘돔도 없는 이 세상에서, 피임방법은 오로지 주기법과 질외사정뿐. 본인 주기 정도는 다들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당혜원이 말한 피임약은 제법 재료가 고가라서 사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만에 하나 생기기라도 하면 큰일일세. 세인들이 떠들어대는 것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얘기겠지. 아기도 태어나자마자 주변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될 거다.

"근데 사실..."

"...?"

"혜원도 임신했어요..."

당혜원은 이미 대주 전용의 안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두둑한 보수를 준다는 조건으로 다른 지방에서 사람을 구해 자신을 돌보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혹시나 팽연화도 임신하게 된다면 거기로 보내주면 된다고 하기는 했는데...

어느새 허리를 멈춘 내가 그것까지 알려주자 얼굴이 벌개진 팽연화가 화를 냈다.

"그러면 더욱 안되지 않나! 어떻게 둘이나...!"

"하지만 너무 늦게 낳으면 그것도 좀 그렇잖아요..."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내 여자들은 다 나이가 있다.

절정이나 최소 일류 상급 수준의 내공으로 노화를 늦추고는 있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나이를 먹을 거고 아이를 기르기도 힘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팽연화는 내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네 무슨 소린가?"

"네?"

"조금 늦게 낳으면 어때서?"

알아서 알아듣기를 원했는데, 아무래도 굳이 불편한 설명을 해야될 것 같았다.

"그, 그러니까... 연화는 나이가 그... 있으니까... 너무 늦으면 그..."

더듬더듬 설명했지만 팽연화는 고개를 계속 갸웃거리더니 알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 혹시 모르는 것인가?"

뭘요?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내 표정을 보고 팽연화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나는 초절정고수네."

"..."

"초절정고수는 80세 정도까지는 노화를 겪지 않아. 정말 몰랐나?"

어지간한 강호인이라면 모를리가 없는 사실이라면서 중얼대는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듯했다.

노화... 노화 무효요? 정말?

내 머릿속의 밀프충이 유레카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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