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54 입술까지 줘요, 응? (1)
어느 정도 힘을 조절해주고 있다는 건, 대화를 나눌 의사가 있다는 것.
나를 쥐어패고 속이 시원해지겠다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뭔가 있다. 팽연화가 원하는 정답이.
'예뻐서 그랬던게 맞기는 한데.'
팽연화가 말하는 걸로 들어봐서는 일단 오답이었다.
이렇게 답이 정해져있는 상황에선 길은 두 가지.
뭐가 됐든 정답을 말하던가, 오답으로 어떻게든 밀어붙이던가.
내 직감이지만 팽연화는 원하는 정답이 있지만 그게 뭔지 스스로도 모를 것 같다.
"그러면 안 돼요?"
"...뭐라?"
팽연화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내가 예쁜 사람 좋아서 안은게 잘못이냐구요."
"어... 어떻게!"
"안고 싶은 여자한테 내 아이를 갖게 하고 싶어하는게 뭐가 잘못됐어요?"
팽연화가 감정이 폭발한 이유가 뭔지는 모른다.
단순히 남편이 있는 여자를 안았기 때문인지, 이미 자기를 안고 있는 내가 딴 여자를 안아서 질투가 폭발하기라도 한 건지.
이미 당혜원이랑 떡치고 있는 마당에 끼어든 팽연화가 질투를 느끼는게 맞는가 하는 문제도 있지만 사람의 감정이란게 쉽게 정리되는게 아니다.
"당연히 문제가 있네! 남편이 있는 여자에게..."
"그래서 그 남편이 당신한테 뭘 해줬는데요?"
"..."
"여기 이 지하 연무장? 가장 소중히 여겨야될 부인을 여기다 처박아놓은 그 새끼가 뭘 잘했냐고!"
팽연화는 입을 뻐끔거리며 할 말을 찾고 있는 듯했다.
사실 당연하다. 팽연화가 따지려던 건 자기 문제가 아니라 어머니의 문제였으니까.
"난 당신 같은 여자 절대 이렇게 안 대할 거에요! 내 아이 임신시키고, 기르게 할 거고, 행복하게 할 거야!"
이건 진심이었다. 밀프를 좋아하긴 하지만, 먹버는 절대 하지 않는다.
끝까지 꼭꼭 씹어서 삼킬 거고, 절대 내 영역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거다.
나갈테면 나가보라지. 자지로 쑤셔서 다시 돌아온다고 맹세하게 만들 거니까.
"그러니까 내 여자해요, 연화."
"무슨...! 나는 이미 남편이 있단 말이다!"
"새로운 정보는 아니네요. 그 남편이란 새끼가 없느니만 못한 새끼라는 정보도 잘 알고 있어요."
서서히 거리를 좁히자, 팽연화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나랑 하는거 좋았죠? 말해봐요."
"오, 오지 마라!"
"매일매일 자지에 박히는거 좋았잖아요. 그런 병신 남편에 비하면 내가 훨씬 낫지 않아요?"
"오지 말라는데도...!"
내가 바짝 다가가자 팽연화가 손을 뻗지만 이미 주먹에 속도가 죽었다.
이런 부분에서 알기 쉽다. 마음이 약해지면 모질게 나가지 못하는 부분.
"난 다 줄 거에요. 애정이든 뭐든,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그래봐야 다른 여자도 안을 것 아닌가..."
"그럼 선택해요. 다른 여자는 안 들이겠지만 잘난 당신에게 열등감만 느끼는 병신 남편이랑, 다른 여자를 들일 거지만 당신을 계속 사랑할 나 중에 하나만."
팽연화의 턱을 잡고 들어올린다.
이번에야말로 팽연화와 키스한다.
이미 백 번도 넘게 떡친 사이였지만 이거야말로 일종의 클리어 마크가 될 거다. 팽연화가 내 여자가 된다는.
입술을 가까이 가져가자 팽연화는 얼굴을 홱 돌렸다.
"...왜 그래요?"
"여, 역시 이런 건 곤란하네. 나, 나는..."
"연화."
"...?"
"당신은 아름다워요."
"...무슨 말인가?"
팽연화는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알듯하면서도 결국은 모르는듯했다.
"당신은 아름답고, 강하고, 매력있는 여자에요. 당조명 따위한테, 부채감도 책임감도 느낄 것 없다구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뜨끔한 표정으로 말해봤자...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지도 않는 남편이에요. 애정도 없이 남편이란 이름으로 당신을 묶어두기에 당신은 너무 과분한 여자라고요."
"..."
"입술까지 줘요. 응?"
턱을 잡고 고개를 천천히 돌리자, 팽연화는 못 이기는 척 나를 마주 보았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했던 말 전부가, 정말이에요."
"...다른 여자 생겼다고 바로 팽개치지 않을 거고?"
"절대로요."
이렇게까지 말해도 일말의 불안감이 남은 것 같은 팽연화에게 나는 한 마디 말을 더 해주기로 했다.
"제가 살던 곳의 혼례는, 일가친척들을 모두 불러모아요. 신랑과 신부는 거기서 영원히 서로 사랑하고 아낄 것을 맹세하죠."
"..."
"그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는 뜻으로, 하객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서로 입을 맞춰요."
"저, 정말인가? 어떻게 그런 문란한..."
"여기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다른 여자들이랑은 쉽게 했던 키스가, 드디어 목전으로 다가오자 굉장히 귀중한 기회 같았다.
쪽.
이번에도 막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조마조마했지만 의외로 싱겁게 닿았다.
입술만 닿는 간단한 키스인데도, 전신을 전기가 관통하는 것 같은 짜릿함이 느껴졌다.
부족하던 0.1%가 드디어 채워졌다는 고양감.
그 감각을 즐기며 잠시 그대로 맞닿은 상태로 있다가 살짝 눈을 떠보니, 팽연화도 눈을 뜨고 있었다.
"푸핫!"
그 상황이 너무 우스워서 얼굴을 떼고 보니, 팽연화도 은은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왜 눈을 뜨고 있어요?"
"...알 것 없네."
틱틱대듯 대답하고 있지만, 여전히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아, 예쁘다.
저렇게 예쁘게 웃는 것을 보니까 또 자지가 선다.
"아니 자네..."
분위기 파악을 하라는 건지 눈을 흘기지만, 나는 몰라도 내 자지에게 그런 기능은 없다.
나는 척척 걸어가서 팽연화를 안아들었다.
"이런 때는 조금 참아주면 좋겠는데..."
"이런 때일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거 아니에요?"
나는 걸어가면서 다시 내력으로 주변을 수색했다. 아무도 없지?
내 걸음은 휴게실이 아닌, 가모의 처소로 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팽연화는 내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못 살아, 정말..."
"이제 내 여자 하기로 해놓고 그럼 휴게실에서 하려고 했어요?"
"그건 아니지만..."
팽연화는 할 말이 궁한듯 눈을 맞춰오지 않는다.
"걱정마요. 안 들킬테니까."
"혹시 모르니까 내가 멈추라고 하면 바로 멈춰야하네..."
"당연하죠."
오른손을 뻗어 팽연화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는다. 흐으, 기분좋다.
그렇게 좋아할 때 팽연화의 목소리가 엄격하게 울렸다.
"하지만, 령 동생 이야기는 이대로 흐지부지 넘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게."
"...네."
앗, K-논리적 오류가 안 통하다니...!
하지만 지금은 우선 섹스다. 가모님 침실에서 섹-스!
나는 홀딱 벗고 침상에 누워 팽연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침의를 입힌 다음 벗기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는 항상 무공수련을 한 다음 남는 시간에 무복 차림으로 했으니 오늘은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잠시 기다렸더니 곧 조용히 문이 열리고, 팽연화가 안으로 들어왔다.
"오오오오오!"
"쉿, 조용히..."
지금 그게 문제야?
"너무, 너무 야해요..."
"알았으니까 제발..."
분홍색으로 안이 흐릿하게 비치는 침의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지금껏 갈색이나 검정색, 회색 같은 칙칙한 무복만 벗기다가, 이런 섹스용 복장을 벗길 생각을 하니 자지가 너무 서서 배에 닿을 것 같다.
게다가 속옷의 면적도 어쩐지 작다.
"이거, 남편 앞에서도 입었어요?"
"...구해두기는 했는데... 부끄러워서..."
즉 이 모습을 보는 건 내가 처음이라는 말이지?
내 입꼬리가 올라가자 팽연화는 부끄러운듯 몸을 가렸다.
"왜 가려요? 이리 와요."
일어선 내 손짓에 주춤주춤 다가온 팽연화와 손이 마주닿자, 가볍게 잡아당겨서 입을 맞춘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농후한 프렌치 키스.
혀가 느릿하게 움직이며 서로의 입안을 탐했다.
팽연화의 혀가 서투르게 움직이는 것조차, 나에게는 꼴림 요소였다.
츄르릅... 하웁...
그렇게 서로 엉키던 혀는 곧 빠져나오고, 나는 팽연화에게 벼르던 부탁을 하나 해보기로 했다.
"연화, 내 자지... 빨아줄래요?"
"뭐?"
자기가 환청을 들었나 하는 표정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자지 빨아줘요. 네?"
"하, 하지만..."
여기 기준을 잘 모르겠다. 자지가 아프다고 하니까 냉큼 빨아준 어머니가 표준인지, 동공지진을 일으키는 팽연화가 표준인지.
하지만 나는 이미 선례를 준비해둔 상태.
"나는 연화 보지 빨아줬는데..."
초기에 물이 안 나오는 체질 운운하던 팽연화를 교정하기 위해 쌓아둔 보빨 스택이 있다는 말씀.
팽연화는 항변의 기회조차도 박탈당한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내가 침상에 기대누워서 다리를 쫙 벌리자, 내 자랑스러운 거근이 우뚝 일어섰다.
팽연화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나를 따라 침상에 올라와 내 자지를 향해 엎드렸다.
속이 비치는 침의 너머로, 속곳에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엉덩이가 보인다.
나중에 저걸 벗겨내고 자지를 박을 생각을 하니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도저히 팽연화의 작은 입에는 다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자지였지만, 팽연화는 입을 활짝 벌려서 있는 힘껏 자지를 물었다.
"하웁...!"
있는 힘껏 빨아들이는 것 같기는 한데, 역시 조금 부족하다.
자지 전체를 무리없이 받아들이는 보지가 주는 쾌락에 비하면 조금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번에 어머니에게 받았던 첫 펠라의 감동 버프도 빠졌으니, 결국 펠라는 기분만...
쑤우우욱♥
"흐어억?"
미친?
앞부분만 답답하게 자극하던 느낌이, 갑자기 미끄덩하더니 범위가 확장된다.
이 감각은... 목구멍 보지!
내가 당황해서 팽연화의 얼굴을 보자, 눈물맺힌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시큰둥해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스스로 억지로 깊이까지 밀어넣은 것이다.
아플테니까 그만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연화, 입 너무 좋아요...!"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고 팽연화는 고개를 움직여 적극적으로 목구멍 보지를 대주었다.
팽연화는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미안해하는 모습이 아니라.
목구멍에서부터 느껴지는 흡착력과, 혓바닥이 스치며 생겨나는 기묘한 자극 때문에 나는 금방이라도 쌀 것 같았다.
"나, 나올 것 같아요...!"
힘들어하는 표정을 보면 처음인 것 같고, 나는 괜히 참아서 고생시키지 않기로 했다.
내 자지가 꿈틀대는 것에는 아랑곳않고, 계속해서 자지를 훑어대는 목구멍 보지.
"싸요!"
뷰루루루루룩
경고했지만 끝까지 내 자지를 물고 있던 팽연화는, 식도에 다이렉트로 꽂히는 정액을 그대로 삼키다가...
"푸욱! 콜록콜록..."
다 삼키지 못하고 뱉어내고 말았다.
그러니까 고집 피우지 말지.
걱정이 되서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내게, 팽연화는 눈물맺힌 눈으로 웃으며 물어왔다.
"좋았지...?"
"그럼요."
"그럼 됐네..."
그 표정을 보고, 나는 팽연화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안았다.
날 올려다보는 팽연화는 정작 '왜 이래?' 하고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어째선지 그래야할 것 같았다.
"좋았지만... 앞으로 힘든 일은 안 한다고 해요. 억지로 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까지 자네가 억지로 시킨 교접의 횟수가..."
"그건 연화도 좋아했으니까 포함 안 하는 걸로."
나는 다른 얘기가 더 나오기 전에 팽연화의 아랫배에 내 자지를 문댔다. 원래 이런 문제는 길게 따지면 지는 거다.
"고생했으니까 이제 자지 실컷 박아줄게요..."
"...응."
팽연화는 내 드리프트에 기꺼이 따라와주었다.
팽연화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내 손에, 파르르 떨림이 전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