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35화 (35/383)

밀푸색마 19 EP.35 여기서 합니까? (1)

사아아악

허공을 수놓는 네 가닥의 지풍을 일참에 갈라내는 도.

곧 지풍 한 가닥이 따로 움직여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왼팔을 틀어 피한다.

그 사이 다시 자신의 뒤로 돌아가려는 독특한 보법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맥을 끊어버린다.

하지만 미리 예상했는지 지나치게 이른 시점에서 그 보법의 움직임이 멈추고, 정면에서 돌진해온다.

우직한 돌진에 정면에서 힘싸움을 걸어오나 싶었지만 다시 빠진다.

뒤로 물러나며 두텁게 털어낸 장력이 도에 휘감기고, 힘을 아끼고 있는 지금으로선 쉽게 잘라낼 수 없다.

적어도 5번에 나눠서 날릴 장력이 한 번에 뭉쳐있어 이것이 승부수인가 싶었지만 또다시 버린다.

팽연화는 고현, 아니 강윤과 맞붙는 것이 즐거웠다.

기술적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아니, 내공 수위에 비하면 너무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이기려고' 하고 있었다. 팽연화는 절대고수의 반열에 오른 이후 이런 시도를 해오는 상대를 본 적이 없었다.

[오절의 일인인 팽 여협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한 수라도 제대로 펼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팽연화를 이길 수 없다고 아는 자들은, 한 수 가르침을 청한다면서도 그녀를 이기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은 그녀에게 '기술을 온전히 펼쳐보이고 부족함을 지적받을' 생각 뿐이었다.

눈앞의 강윤처럼, 승리하기 위해서 자신이 펼친 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리는 자는 없었다.

한 수 한 수가, 그녀를 속이고 뒤통수치고 스스로에게 유리한 판을 짜내기 위한 시도였다.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알고 있어도, 한두수만에 모든 의도를 봉쇄당하고 판이 무너지더라도 그는 승리를 추구했다.

'이길 수 있다고 믿어서?'

당연히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가 들어가긴 해야 물어뜯을 것 아닌가.

강윤이 상당한 내력을 실어 날린 장력도 사실 맨손으로 손날만 세워 베어버릴 능력이 있는 팽연화였다.

그나마 내력을 적당히 조절해서 위력과 속도를 제한하고 있기에 성립되는 싸움이었다.

강윤에게는 그냥 그게 당연한 것이다. 이기기 위한 싸움.

그것이 제법 마음에 들어 도를 열심히 휘둘러버린 팽연화는, 숨을 헐떡이는 강윤을 보고 뒤늦게 그를 불렀던 목적이 떠올랐다.

"자, 잠시 멈추게."

빈틈을 노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강윤은 그 말에 따라 금방 멈추었다.

무슨 생각이냐는 듯이 빤히 쳐다보는 눈을 마주보며 팽연화는 어제 당혜원을 찾아갔던 것을 떠올렸다.

'이 자에게는 성의를 다해야한다고 했었지.'

요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서 강탈하는 것이 아니면 되는 것이었다.

어느새 아름다움이 만개한 당혜원 같은 여자는 그저 사랑을 나누기만 해도 받을 수 있는 혜택이었지만...

여자로서의 매력 따윈 한 톨도 남지 않은, 그저 무인일 뿐인 팽연화로서는 무(武)로 가르침을 주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오늘은 흥이 나버린 탓에 제대로 가르침을 주지 못했지만, 내일부터는 제대로 가르쳐줄 작정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말을 해도 되겠지.'

말을 꺼내기 민망하기는 했지만, 이미 결정한 일이었다. 내력만, 내력만 해결된다면...

그렇게 스스로에게 되뇌어도 결국 강윤의 눈을 마주보는데는 이르지 못한 팽연화의 입이 열렸다.

"으, 은비대주에게 들었는데, 자, 자네의 심법에 트, 특수한 운기행공법이 있다면서?"

왔다, 왔다 시발!

오늘 섹스를 하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노심초사한 마음이었던 것도 옛날이었다.

하도 굴려대는 탓에 그냥 살풀이나 하자고 생각한 것이다.

이제 슬슬 내력도 바닥이 나고 단전도 아려올 때가 되어서야, 팽연화의 입에서 섹스를 암시하는 말이 나왔다.

피로가 극에 달한 몸에 새로운 활력이 일어났다. 바닥이 난 줄 알았던 내력이 전신 세맥에서 슬금슬금 밀려들었다.

'입공, 입공!'

나는 입공으로 서서 운기를 하기 시작하며 입을 열었다.

"운기행공법... 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나는 팽연화를 존나게 따먹고 싶다는걸 들키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 그것이... 들었다면 아시겠지만 매우... 음..."

말을 흐리며 눈치를 살피자, 땀 한 방울 흐르지 않던 팽연화의 얼굴이 서서히 사과처럼 익어갔다.

팽연화쯤 되는 고수면 손짓으로도 내 목을 쳐버릴 수 있다.

절대 강제라고 느끼게 해서는 안 되고, 자지를 박아넣을 때까지는 멋대로 굴어선 안 된다.

진짜로 시체가 되는 수가 있다.

답답하지만 팽연화 쪽에서 제안을 하도록 유도해야하는 것이다.

"호, 혹시 효능에 대해서 의심하시는 거라면..."

이렇게 명분을 던져주면서 말이지. 이미 당혜원을 통해서 효능을 입증하긴 했지만 케이스가 너무 적다.

자, 말해.

내 몸으로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해!

내 간절한 염원을 들었는지, 팽연화는 여전히 시선을 피하면서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하지만 의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네. 그, 그래서 확인이 좀 필요할 것 같군."

"그, 그 말씀은..."

팽연화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토해냈다.

"자, 자네가 싫지 않다면 말이네만, 저, 정말 싫다면 안 해도 좋네. 마, 만약 괜찮다면 나, 나와 한 번 시험을... 해보세."

우하하하, 팡파레!

그런 내심과는 달리 나는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팽연화를 힐끔거렸다.

"저, 저야말로 혹시 여협께서 싫으시다면..."

"내, 내가 이야기를 꺼낸 것 아닌가. 나는 괜찮네."

그렇게 나는 괜찮네, 나도 괜찮네 몇 번씩 이야기가 돌고 돌다가 자연스럽게 대화가 끊겼다.

나는 팽연화의 떨리는 눈동자를 조심스럽게 응시했다.

팽연화는 눈을 질끈 감더니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허리띠를 천천히 푸는 그 모습을 보는 건 참 좋긴 했는데...

"여, 여기서 합니까?"

이건 좀 충격이었다. 침대 안 가고 연무장 섹스 실화냐?

"여긴 어차피 아무도 오지 않네. 처소로 가는 것보다는 여기서 빨리 끝내는 것이 좋겠지."

허리띠는 다 풀었지만 바지를 내리는 것에 저항감이 있는듯 팽연화는 바지춤을 잡고 있었다.

그 눈은 할건지, 말건지 묻고 있었다.

절대 사양할 생각이 없던 나도 바지춤을 끌르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팽연화는 입을 열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확인을 위해 하는 일에 지나지 않네. 결코 여인과의 방사가 아니라는 말일세."

"...예."

"절대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물을 음부에 넣기 위한 행동 이외의 행동은 하지 말게."

"예?"

"신체의 다른 부분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야. 내 말 이해하겠나?"

그러니까 저 젖이나 입술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린가? 이게 뭐하자는 짓이냐...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선 보지라도 챙겨야된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팽연화는 바지를 천천히 내렸다.

바지는 내려가다가 무릎에서 멈췄고, 미끈한 다리와 처짐없이 탄탄한 엉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을 보자마자 피로감에 밀려 맥을 못 추던 자지가 튕겨오르듯이 발기했다.

나도 바지를 내리자, 내 대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지라는게 뭔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세기말 마왕을 봤다고 믿을만한 흉악한 자지였다.

팽연화는 흠칫했지만 내 자지에 대해서 말을 꺼내는 것 자체를 피하고 싶다는 듯 몸을 돌렸다.

그 다음 도가 걸리지 않아 비어있는 병기대에 손을 뻗어 잡으며 엉덩이를 내밀었다.

그렇게 '내력 증강을 하고 싶어서 보지만 내민 명문세가 사모님'이 완성되었다.

말로 하니까 더 꼴리네.

탄력있는 엉덩이 사이에 입을 꼭 다문 보지가 보였다.

아기 낳은 여자 맞아?

파르르 떨리는 보지에는 물기 한 점 보이지 않았다. 요즘은 섹스하기 전부터 질척질척한 당혜원 보지에만 박아봤더니 낯설었다.

엉덩이에 손을 얹고 보지에 대고 한동안 귀두를 문대보아도, 잘 젖지를 않았다.

"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체액을 분비해야 할 수 있습니다만, 체액이 분비되질 않습니다."

"그, 그게 내 체질이 그래서..."

"그럼 체액을 내기 위해서 전희를 조금 해야될 것 같은데, 괜찮겠습니까?"

"...괜찮네."

손가락으로 보지를 건드려본다. 톡톡.

하지만 여기저기 만지고 애무해도 거의 젖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움찔움찔 피하는 이 모습은 꼭...

'섹스를 기피하는 것 같은데?'

애를 둘이나 낳은 여자가? 나는 미심쩍음을 느끼고 팽연화의 얼굴을 보았지만 귀까지 빨개진 얼굴은 결코 이 쪽을 보지 않았다.

그럼 뭐, 보빨이라도 해보지 뭐.

나는 엉덩이살을 옆으로 밀어내며 팽연화의 빵뎅이에 코를 박고 혀를 뻗었다.

"흐윽...!"

팽연화는 아랫도리에서 치밀어오르는 질척하고 미끈한 느낌의 감촉에 당황했다.

두 손은 엉덩이를 잡고 있는데...?

'혀...?'

강윤의 부드러운 혀가 음부를 핥고 있었다. 음핵을 건드렸다가, 음순을 쓸어내기도 하고, 동굴에 파고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안 돼, 거긴 더럽... 앗, 앗..."

멈춰세우려고 했지만 강윤은 듣지 못했는지 계속 음부를 핥고 빨았다. 어쩌면 들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걸지도.

남편에게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정성스러운 전희에, 팽연화는 아랫도리가 찌르르 울리는 것을 느꼈다.

'기분이... 좋아...?'

인체에서 손꼽히게 부드러운 기관인 혀가 예민한 음부를 쓸어올 때마다 조금씩 쾌감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면 안 되는데...'

이 간질간질한 감촉이 조금이라도 이어지길 바라는 자신을 억지로 억누르고 있는데, 갑자기 혀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어째... 흡!"

어째서 멈추냐고 말할 뻔한 것을 들었는지 어떤지, 강윤은 태평하게 손가락을 음부 안에 찔러넣었다.

"음,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랬다. 이건 잠자리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물이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서 했던 것뿐이었다.

팽연화는 그 사실을 잊고 있던 자신에 대한 수치심이 치밀었다.

그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도하던 팽연화는 곧 남근이 자신의 음부 위에 다시 놓인 것을 느꼈다.

외간 남자의 남근.

끔찍한 흉기 같이 단단하게 일어선 그 물건이 자신의 균열을 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문득 팽연화는 세가를 위해, 자신이 강해진다는 목적이 있다고 해도 외간 남자의 남근을 받아들이는 것이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되살아남을 느꼈다.

팽연화는 일단 사내를 막으려고-

쑤욱

했지만, 사내의 굵은 남근은 이미 자신의 음부에 그 일부를 밀어넣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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