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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86화 (286/295)

< 가을 >

딸깍.

이선미가 옷을 다 벗은 채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고, 부끄러운지 한 손으로는 가슴을 다른 한 손으로는 계곡 부위를 가리고 있다.

"너 왜 그래? 남자 친구 아니면 같이 안 씻는다면서?"

"싫어? 싫으면 나갈게."

"아니, 그건 아닌데. 솔직히 말할게. 혹시 고마워서 이러는 거면 나는 괜찮아. 내가 너에게 해준 건 남녀가 아니라, 친구로서 해준 거야."

"그런 거 아냐."

"그럼?"

"...힘들어서. 나도 여자인가 봐. 너무 힘든 일을 겪으니깐 기대고 싶어. 현찬아. 미안한데, 나 안아주면 안 돼?"

강철같은 이선미가 아이스크림이 되었다.

부끄러운지 차마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한쪽으로 돌렸다.

...

선미도 여자였구나. 오랜 친구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

- 그런데 왜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고 있냐?

호구신님 아니거든요!

솔직히 좋다. 깡패 같던 이선미가 지금은 하늘하늘한 여자가 되어 있잖아! 다신 오지 않을 기회다.

"그럼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야?"

"...옛날 너랑 나랑 싸웠을 때 기억나?"

"언제?"

"월드컵 때 네가 내 머리 잡고 강제로 오랄 했던."

"오케이 거기까지! 완벽하게 기억나."

"그럼 그날 모텔에서 내가 한 말은 기억나?"

"...개새끼?"

"미친놈아. 그런 말 안 했었어."

"그럼 뭐라고 했는데?"

선미는 나를 보면서 가슴과 계곡을 가린 손을 치웠다.

"맘대로 해."

맘대로 하라니!

이성이 끊어지기에 충분한 한마디다.

"너 오늘 각오해야 할 거야."

"야. 뭐 하려고 그래? 아픈 건 하지 마."

"내가 설마 아픈 걸 하겠어. 일단 이쪽으로 와."

"알았어."

선미는 부끄러워하면서 내 앞에 등 돌린 채 섰고, 나는 샤워기 물을 틀었다.

솨아아아.

뜨거운 물이 선미 머리에 쏟아지면서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고, 앞에 있는 거울에서는 물줄기가 가슴을 적시며 흘러내리는 게 보였다

나는 양손을 앞으로 뻗어 가슴을 잡았다.

한동안 가슴을 만지면서 막대기를 엉덩이에 비볐고, 조금 있자 이선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뭐야? 별거 아니잖아."

"사실. 네가 맘대로 해라고는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하하하! 너는 줘도 못 먹는 건 일학년 때랑 같네."

"아니거든! 먹었거든! 아!"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먹었거든!이 뭐야?"

"잠시만. 거기 알은 좀 놓아줘. 그리고 네가 먼저 했어."

"나는 해도 되지만, 너는 하면 안 돼. 딱 보니 맘대로도 못 하겠네. 그럼 내가 맘대로 할게."

그래. 차라리 그렇게 해줘.

선미는 몸을 돌려서 나를 정면으로 쳐다봤다.

한쪽에 있는 바디 워셔를 손에 뿌린 후 거품을 냈고,

"양손 벌려."

"네!"

목부터 시작해서, 가슴, 양쪽 팔, 겨드랑이까지 거품 칠을 해줬다.

"어때?"

"뭐가?"

"너 매번 같이 샤워하자고 했잖아. 막상 해보니깐 좋아?"

"그럼 당연히 좋지."

나는 거품 칠을 해주는 선미의 말캉한 가슴을 잡은 뒤,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면서 주물렀다.

부드럽고 탱탱해! 한 손에 딱 잡히는 물방울 모양의 꽉찬 B컵 가슴, 너무 좋아아!

엄지손가락으로 단단해진 유두를 꼬집자 선미가 인상을 쓰며 나를 노려봤다.

"뭐하냐?"

"이렇게 씻으면서 만질 수 있는 게 너무 좋아!"

"미친. 너 너무 웃고 있어. 이제 머리 감자."

"오~ 머리도 감겨줘?"

"응. 여기로 와."

와락.

어라?

이선미가 내 머리를 자기 가슴 쪽으로 잡아당겼고, 내 입술은 자연스럽게 유두에 붙었다.

사락. 사락. 사락

위에서는 선미가 내 머리를 감겨주고.

좌릅. 좌랍.

맡에서는 내가 가슴을 빤다.

손도 놀 수는 없지.

한 손을 아래로 내려서 계곡을 만졌는데, 허벅지로 내 팔을 막는다.

"거긴 조금 있다가 만져. 우선 씻자~ 우쭈쭈~~"

"야. 내가 무슨 어린애냐?"

"여기는 옛날에 어린애였잖아. 아하하~ 왜 이리 커졌어?"

손으로 막대기를 잡더니 거품 칠을 해준다.

"그래. 네 말이 맞는 거 같아. 일단 씻어야겠어. 계속 씻겨줘."

"하여튼. 만져주니깐 좋아가지고. 그럼 가만히 있어."

막대기를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씻겨주는 이선미.

허벅지도 씻겨주고 뒤돌아서게 한 다음에 엉덩이도 꼼꼼하게 거품을 발라줬다.

기분 좋네. 뭔가 케어받는 느낌이다.

그런데 왜 눈이 따갑냐.

어느새 머리에 묻은 거품이 얼굴에 흘러 내려왔고, 나는 눈을 감은 채 샤워기를 찾았다.

"아! 선미야. 샤워기 어딨어? 눈에 거품 들어왔어."

"잠시만 있어 봐. 아! 다했다! 이제 헹궈줄게."

솨아아아.

뜨거운 물이 한동안 온몸에 흘러내렸다.

"자 다했어."

감았던 눈을 떴는데, 내 몸에 거품은 다 사라졌고, 이제 선미가 자기 몸에 거품 칠을 하고 있었다.

나는 선미 손에 있는 샤워 타월을 빼앗았고, 그러자 피식 웃으며 나를 봤다.

"뭐해?"

"이제 내가 씻겨 줄게."

"알았어."

"너도 손 옆으로 벌려."

"푸훗. 이거 왜이라 웃기냐? 그래!"

눈을 감고 양손을 옆으로 벌리는 이선미.

사라락. 사라락.

가슴에 거품 칠을 해주자 움찔한다.

나는 목부터 시작해서 B컵 가슴, 가느다란 팔, 잘록한 허리와 허벅지까지. 몸 전체에 골고루 거품 칠을 했다.

"끝. 이제 머리 감겨 줄게. 조금만 고개 숙여봐."

"이렇게?"

"어? 그거 너무 숙이는 거 아니야? 그런데 좋아!!!"

"아하하. 미친 새끼. 하여튼."

좋지! 너무 좋지!

선미는 머리를 숙이는 걸 넘어서 내 무릎 앞에 있다.

고개를 살짝 들면 하얀 얼굴과 막대기가 서로 마주 보는 그 위치.

스륵. 스륵.

한 손에 샴푸를 묻혀서 머리를 감겨줬는데,

좌락. 좌락.

헉. 이선미는 막대기를 입으로 빨아줬다.

사라락. 사락.

좌릅. 좌랍.

나는 머리를 감겨주고, 선미는 막대기를 빨아주고. 야릇한 상황이다.

"...현찬아. 머리 이제 다 감은 거 아냐?"

"아니야. 꼼꼼히 감아야 해. 한올 한올 놓치는 곳 없이 다 감겨줄 거야. 그러니깐 계속 빨아줘."

"진짜. 너는 제일 미친놈이야. 알았어~"

좌릅. 좌랍.

계속 막대기를 빨아주는 이선미.

오뚝한 코가 치골에 닿을 정도로 깊게 입속에 넣기도 하고, 파이어 에그를 입에 품고 혀를 돌리기도 하고.

너무 좋아!

어느새 머리를 감기던 내 손은 멈췄고, 이선미의 하얀 양쪽 뺨을 잡고 흔들고 있다.

"읍~~ 읍~ 하~~ 됐어! 이제~"

"조금만! 베비 원~ 모오~ 타임."

"헛소리하지 마. 나 눈 따가워."

그럼 어쩔 수 없지.

자리에서 일어난 이선미.

몸을 돌려서 나에게 뒷모습을 보인 채, 샤워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로 몸을 적신다.

찌~~~~걱.

이 타이밍을 놓칠 수 없다.

나는 엉덩이에 달라붙은 후 막대기를 구멍 깊숙이 집어넣었다.

"아... 야!!!"

"왜요 누나?"

"누나는 무슨. 말하고 넣어야지."

"대신 말하고 흔들게. 나 움직인다."

"...맘대로 해."

찌걱. 찌걱.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자 막대기가 구멍 속을 왔다 갔다 한다.

손을 앞으로 뻗어 젖꼭지를 꼬집었는데, 선미는 아무렇지 않은 척 샤워를 했다.

태연한 척하는 모습이 왜 이리 꼴릿 하냐?

찰팍. 찰팍. 찰팍.

나는 막대기를 빠르게 움직였고.

"아~ 아읏~ 아~~!!"

선미는 그제서야 옅은 신음을 내며 샤워기를 거치대에 놓고, 양손으로 벽을 짚었다.

솨아아아.

뜨거운 물이 우리 둘에게 쏟아진다.

찔퍽. 질퍽~ 찰팍~ 찰팍

나는 물소리가 들릴 정도로 빠르게 박았고.

"아흣~ 아~ 현찬아~ 아~~ 아!!!"

선미는 조금씩 앞으로 밀리다가 이제 벽에 몸을 붙인 상태가 되었다.

...

이 자세 왜 이리 야해?

양손을 쫙 펴서 벽에 붙이고 있는데, 흡사 경찰에 체포당하는 듯한 모습이다.

평소와 다르게 순종적인 모습이라니. 나도 세게 나가자.

꽈악.

몸으로 선미를 못 움직이도록 벽에 눌렀다.

찰팍! 찰팍! 찰팍!

그 상태에서 빠르게 막대기를 움직였는데.

"아~ 현찬아~ 아흑~ 아앙~~"

선미는 오히려 좋아하면서 질벽으로 막대기를 꽉 쪼아줬다.

나는 하얀 뺨에 얼굴을 붙인 채,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헉~ 헉!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아앙~ 너무 좋아~"

"이제 앞으로 내 말 잘 들어라."

"뭐? 야!"

"미안!"

"바로 미안하다 하기는. 알겠어요. 잘 들을게요~"

뭐라고?

잘못 들었나 싶어서 멈췄는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게 눈에 들어왔다.

"얌전히 잘 들을 테니깐 세게 박아주세요. 현찬 주인님~"

- 전하! 빨리. 빨리! 빨리 안 움직이면 반역할 겁니다.

- 민현찬 미친 새끼야 빨리 움직여!

호구신님, 병조판서.

당신들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나요? 전 지금입니다.

슬램덩크 하듯이 선미 엉덩이에 치골을 부딪쳤다.

찰팍! 찰팍! 찰팍!

"아~ 아~~ 아!! 좋아요~ 너무 좋아요~~"

선미는 나에게 벽에 밀려서 제압당한 채, 꼼짝 못 하고 신음만 내 질렀고.

나는 그럴수록 더욱더 세게 박았다.

아니다. 꼼짝하는 부분이 있구나.

좌압! 좌압!

거칠어질수록 질주름이 막대기를 더욱더 세게 쪼아준다.

"아흑~ 하윽! 선미야!!"

"아아~~ 현찬아~"

흥분이 최고조가 되고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는다.

가느다란 이선미 허리로 잡아서 조금 뒤로 당긴 후,

찰팍. 찰팍. 찰팍.

이성을 잃은 것처럼 빠르게 박았고, 그러자 사정감이 뱀이 휘감듯이 막대기 끝으로 몰렸다.

"하윽~ 선미야~~ 아 아!"

"아앙~ 너 쌀 거 같지?"

"어~~"

"아앙~ 아~ 아~ 현찬아, 안에 가득 싸줘~~"

히토미 같은 대사를 하다니.

인정상 사정할 수밖에 없다.

꽈악.

양손을 앞으로 뻗어 선미 가슴을 꽉 잡아서 나에게 당겼다.

찰팍. 찰팍. 찰팍.

그 상태에서 빠르게 움직이자 사정감이 몰려왔고.

쫘아아압.

구멍이 막대기를 꽉 쪼아주는 순간.

쭈우우욱.

하얀 액체가 막대기에서 선미 속으로 쏟아졌다.

쭈~~~~욱. 쭈~~욱

하···. 하얗게 불태웠어.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나서 우리는 거친 숨을 쉬면서 달라붙은 상태로 벽에 기댔다.

"하···. 하···."

"아~ 하... 좋냐?"

"주인님 안 해?"

"지랄. 섹스할 때만 해준 거야."

"오케이 인정. 어! 너무 좋아. 너 그런데 오늘따라 엄청 순종적이다. 무슨 일 있어?"

"...그랬어?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런데 할 말이 있어."

"뭔데?"

"일단 씻고 나가자. 밥 먹으면서 이야기해 줄게."

"섹스하면서 이야기해 주면 안 돼? 악!!!"

"하여튼 꼭 매를 벌어요. 야! 빼!"

알겠습니다. 어느새 깡패 이선미로 돌아와 있다.

"뭐라고? 휴학하고 해외에 간다고?"

씻고 나와서 밥을 먹는데, 선미는 한 숟가락 뜨자마자 놀랄 소리를 나에게 했다.

"어. 일 년 휴학하고 가야 할 거 같아."

"왜? 너 설마. 우리와의 인연,추억 다 버리고 해외에서 다시 시작하겠다 이런 건 아니지?"

"...너 요즘 드라마 뭐 봤는데?"

"얼마 전에 심심해서 발리에서 생긴 일 봤었어."

"내가 운동 못 하는 게 한이다. 얼굴에 발리킥 날리고 싶네."

"오케이. 이번 드립 나름 신선했어. 그런 게 아니면 왜 가려는 거야?"

"재산 정리해야지. 해야 할 거 많아."

"...돈 많다고 했었지?"

"응."

"사랑한다. 결혼하자."

"지랄하지 말고요."

"넵! 근데 너 혼자서 정리 할 수 있겠어? 잘 모르잖아."

"예전에 아시는 분이 도와주기로 했어. 그리고 나 정리가 다 되면 아예 한국으로 들어올 거야."

"잠시만 그렇다는 말은?"

"엄마 돌아가셨으니 외국에서 살 이유가 없잖아. 이제 아예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집도 하나 사야겠어."

"오케이.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런데 일 년이나 걸려?"

"그래도 거기서 20년은 살았었자나. 마음의 정리 정도는 해야지."

그렇긴 하네.

"알았다. 일 년 있다가 돌아와서 우리 안 찾으면 죽여버릴 거야."

"너 바보냐? 계속 연락하면 되잖아. 거기 도착하자마자 연락처 가르쳐 줄게."

"아! 그럼 되는구나. 오케이. 그런데 나 궁금한 거 있어."

"뭐기에 개구쟁이처럼 웃으면서 보냐?"

"오늘 왜 같이 씻어줬어? 너 남자 친구 아니면 같이 안 씻는다고 했잖아."

"남자 친구 같아서 씻어준 거야."

"...설마 얼마 전에 욕심난다는 게?"

"맞아. 이번에 많이 힘들 때 네 모습 보고, 네가 내 남자 친구였으면 어땠을까?하고 잠시 상상해봤어."

선미는 쌈을 하나 싸더니 내 옆에 앉았다.

"현찬아."

"어···. 선미야. 그게···."

"자! 쌈이나 처먹으라고. 아무튼 그랬었는데, 지금 너 하는 꼬라지 보니깐 그런 마음이 싹 날아갔어. 남자 친구 같다니깐 좋아서 헤- 웃기는. 이런 바보 같은 애를 좋아하는 여자들 마음이, 나는 이해가 안 돼."

"야! 내가 너한테만 바보 같은 거거든. 다른 사람들한테는 얼마나 똑똑하고 냉정하게 구는데!"

"응? 왜 나한테만 약해?"

"...나도 몰라. 신입생 때 22일 만에 차인 트라우마 때문인가 보지."

"아하하~ 그거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설마 그 반지도 아직 있어?"

"흥. 버렸거든!"

선미는 새침해진 내 모습을 보더니, 깔깔 웃으며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이상하게 이선미 앞에 있으면 약간 휘말리는 거 같아.

"여튼 그렇게 하기로 했어."

"언제 갈 건데?"

"다음 주? 아니면 다다음 주?"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냐?"

"빨리 가서 정리해야지. 이번에 도와준 사람들 밥 사주고 바로 갈 거야. 그나저나 이제 너도 나만큼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할 거야."

"갑자기 무슨 소리임?"

"나도 없고, 진희도 떠났잖아. 균형이 깨졌으니 너에게도 변화가 올 거야."

선미는 고기를 한 점 입에 넣으며 나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봤다.

"그 변화 속에서 마음을 잘 정했으면 좋겠어. 사랑도, 돈도 다 타이밍이거든. 그 타이밍을 놓치면 아무것도 안 돼. 마치 우리의 관계처럼."

"...잠시만. 그렇다는 이야기는 너 설마?"

"그래. 나도 너 좋아했었어. 안 좋아하는 사람에게 몸 줄 정도로 생각 없는 여자 아냐. 그런데 우리는 많이 꼬였잖아.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너는 은미랑 사귀고 우리는 친구가 되어 있더라고.

다시 다가가려고 했는데, 막상 지금 상태도 나쁘지는 않은 거 같고. 그러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사이로 주저앉아 버렸어."

조금 슬픈 표정으로 나를 본다.

"나 연기 잘했지? 4년간의 짝사랑이 이렇게 끝났네. 현찬아. 잘 지내."

"어디 멀리 떠나는 것처럼 말하지 마. 진작 말하지 그랬어?"

"어떻게 그래? 그래서 뭐든 타이밍이라는 게 중요한 거야. 그 타이밍을 놓치면 될 것도 안 되거든. 하여튼 잘 지내. 일 년 뒤에 보자. 그때는 우리 사이가 새로워질 줄 누가 알겠어?"

말을 끝낸 선미는 싱그러운 미소를 나에게 건넸다.

쟤는 후련한 거야 아니면 아쉬운 거야?

나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이선미 속마음은 알 수 없을 거다.

< 가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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