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82화 (282/295)

< 가을 >

시간이 지나서 결승전 날이 되었다.

진희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 저주를 퍼 붇는 건 아니겠지?

궁금해하는데 옆에서 이세연이 말을 건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그냥. 조금 불안해서."

"진희요? 잘 할 거예요. 그런데 사람 정말 많네요."

"그렇네. 다들 우리처럼 방청권 구했나 보다."

나는 고개를 돌려 기다리는 사람들을 봤다.

서울에 있는 유명한 체육관인데 발 디딜 곳 없이 빽빽하게 서 있다.

휴~ 많이도 왔네. 에헴. 그래도 나는 VIP석에 앉아서 본다.

세연이와 함께 한 쪽에 서서 함께 할 사람들을 기다렸는데, 조금 있자 저 멀리서 익숙한 세 사람이 뛰어왔다.

소라, 다희, 이혜리, 그러니깐 큰 혜리다.

"선배 저희 왔어요."

"오빠. 왔어요."

"현찬아 안녕~"

"너희들 빨리도 왔다. 유소라 너 손에는 뭐야?"

"플랜카드 만들어 왔어요. 티비 보니깐 다들 하나씩 만들어 오더라고요. 펼쳐볼게요."

"야. 여기 사람들 많은데 뭘 펼쳐봐."

만류했지만 이미 늦었다.

유소라와 민다희는 한쪽 끝을 잡고 넓게 펼쳤고, 이혜리는 가운데를 잡고 팔랑팔랑 흔들었다.

"...뭐 나쁘지는 않네. 혜리 너는 요즘 애들이랑 동화된 거 같다. 그걸 왜 흔들고 있어?"

"재밌잖아~ 아하하~"

그래. 재밌으면 됐다.

"여튼 다 왔네. 이제 들어가자. PD님한테 방청권 받아서 우리는 앞에서 볼 거야."

내 말에 이혜리가 웃는다.

"PD님이 우리 카메라에 잡힐 수도 있다면서?"

"말은 그렇게 하는데, 설마 잡히... 겠네. 너희들 전부 다 화장했네?"

"그럼. 우리 세 명은 샵에 갔다 왔어."

이혜리, 유소라, 민다희 셋의 얼굴은 풀 메이크업이 되어 있었다.

왜 너희 세 명 붙어 다니는데!

그나저나 이세연 기죽겠는데?

고개를 슬쩍 돌려 세연이를 봤는데, 어림없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왜요 오빠?"

"잠시만 귀 좀 빌려줘."

"또 이상한 소리 하려는 거 아니죠?"

"맞아. 미친 소리 할 거야."

이세연이 불안한 얼굴로 귀를 내밀었고, 나는 아무도 안 들리게 작게 속삭였다.

"메이크업 한 세 명보다 네가 훨씬 예뻐."

"네? 아~ 뭐래. 무슨 소리예요~~"

너야말로 무슨 콧소리를 내니?

기분이 좋은지 입이 헤벌레 벌어진다.

"좋아?"

"뭐래. 조금요?"

"그래? 그럼 어서 가자. 다들 갑시다."

우리 다섯 명은 결승전이 벌어질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 지금부터 울트라 스타K 결승전을 시작~~ 하겠습니다!

진행자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한동안 진희의 울스케 여정이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나왔다.

우리 진희 열심히 했네.

다음으로 부모님 인터뷰가 나온다.

- 의사를 안 한다고 했을 때는 뭘 할까 싶었는데, 이제 자신의 길을 개척했으니 인정을 해줘야 할 거 같아요.

아버님... 거짓말이잖아요. 진희는 의사할 정도로 공부를 못 했...

그냥 숨겨두자.

어라? 그런데 인터뷰가 끝날 때쯤 갑자기 카메라가 우리에게 쏠린다.

아. 이거 친구들 응원 보여주는 거구나.

"애들아. 플랜카드 펴!"

우리는 황급히 플랜카드를 편 후 얼굴만 빼꼼히 내밀었다.

그 모습이 디스플레이에 나왔고, 진행자가 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 네! 한진희와 디바 직원 일동들도 응원을 나왔습니다.

...

아까는 대충 봐서 몰랐는데, 우리 쇼핑몰 홍보하는 플랜카드 였어?

유소라. 이 와중에도 홍보각을 보다니 대단하네.

"야! 유소라. 너 여기에 쇼핑몰 이름 적었냐?"

"응. 아까 봤었잖아."

"나는 디바길래 진희 말하는 건 줄 알았지."

"킥킥킥. 오해한 오빠가 바보고요. 나는 쇼핑몰 홍보했으니 여기서 쫓겨나도 여한이 없어."

소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는다.

너는 어떡해서든 꼭 성공해라. 안 그러면 너무 억울할 거 같다.

- 그럼 한진희 참가자의 첫 번째 무대를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의 말에 황급히 고개를 들었는데, 이번 무대는 발라드인가 보다. 청순가련한 원피스를 입은 진희가 무대 한가운데 서 있다.

과연 무슨 노래를 부를까? 저러면서 '작두'를 부르는 건 아니겠지?

디디디딩~

남자라면 한 번은 들어 봤을 듯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너 설마 이 노래를 부르려고?

- 미안해 마요~ 이제야 난 깨달아요~ 내 절대 그대 짝이 아님을~

진희는 담담한 표정으로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왜 이렇지? 분명히 담담한 목소리인데, 마음이 아려온다.

그리고.

꾸욱. 옆에 앉은 이세연이 내 손을 꽉 잡았다.

...

이세연 그날 혹시 우리 이야기를 들은 건가? 놀라서 고개를 돌렸는데,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 그대 행복 꼭 내가 아니라도~~ 지킨다면 그게 사랑일 테죠~

반주는 다른 건 하나도 없고 오직 피아노만 있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의 호소력은 더욱 높아졌고, 관중들은 집중했는지 숨 만 죽이고 있다.

- 잘가요~ 내 사랑아~~ 고마웠어요~~

나를 보고 있는 건가? 맞다. 진희는 선명히 나를 보고 있다.

- 지금 그 사랑보다 결코 내 사랑이~ 부족하다거나 얕지 않음을~

1절이 끝나는 순간, 세연이는 길을 잃은 아이처럼 내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자기도 마음이 아픈가 보다. 제일 친한 친구와 같은 오빠를 좋아하다니.

이 무슨 삼각관계인가.

애매했던 내 태도 때문에 일어난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내 마음은 더욱 아파진다.

- 잘한 거예요. 아무리 난 노력해도 작은 희망도 없잖아요~

...

시불. 이 노래는 남자가 불렀어야 해!!! 여자가 부르니 감성이 너무 깊어!

고백을 거절당한 진희가 마음을 담아서 부르니, 애절함이 계왕권 X100배가 되는 거 같다.

지금의 진희라면 초사이언이 아니라 하더라도 프리저는 가볍게 잡을 거 같다.

그만큼 노래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제 하이라이트다. 진희는 나를 보며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 그래도 이것만 알아줘요~

- 결~~코 내 사랑이~ 부족하다거나 얕지 않음을.....

디리리링.

진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하나와 목소리만으로 노래를 가득 채웠다.

- 짝짝짝

- 짝짝짝짝

관객석에는 환호 없이 박수 소리만 가득하다.

그런데 이 가슴 속 울렁거림은 뭐지? 고개를 좌우로 두리번거렸는데, 다들 솟아오르는 감정을 억지로 폭발하기 직전까지 모으고 있다.

- 네~ 한진희 양의 애절한 무대였습니다!

한 마디였다. 진행자의 흔한 한마디였는데,

- 와아아아!!!!

- 아!!!!!!!!!!!

함성이 무대로 쏟아져 내렸다.

전율이 돋네. 이게 감정이 실린 노래의 위력인가?

진희는 이곳에 있는 모두를 휘어잡았다.

- 그럼 심사위원 평을 들어보겠습니다.

- 네. 저부터 하겠습니다.

수염 난 심사위원이 마이크를 잡는다.

- 진희 씨. 어···. 잘했어요. 방송 분량 생각하면 많은 말을 해야겠는데, 지금은 이 말 하나밖에 못 하겠네요. 100 점입니다.

- 와아아아아!!!

"100점이라고?"

"오빠! 100점이에요!"

"잘했다 진희야."

"네. 정말 잘했어요."

모두가 환호했지만, 나와 이세연은 마냥 환호할 수는 없었다.

다음 남자 심사위원이 마이크를 잡더니, 99점을 줬고, 옆에 있던 여자 심사위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 제 차례네요. 진희 양. 어···.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 네. 괜찮습니다!

- 차였죠?

- 네. 차였습니다.

- 뭐? 아. 아하하하하~~

- 헤헤헤.

이걸 이렇게 공개를 해? 그리고 두 사람 왜 웃어요?

그 모습을 본 관객들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여자 심사위원은 말을 이어갔다.

- 그런데 엄청 후련해 보이네요.

- 방금 무대로 할 말을 다 했거든요.

- 그럼 됐어요. 오늘 무대 끝나고 언니랑 술 한잔 할래요?

- 야. 너희 둘 무슨 농담 따먹기를 해?

- 오빠는 가만히 있어. 이건 여자들만 아는 감성이 있어. 진희 양 어때요?

- 헤헤헤. 저는 좋아요~

- 네. 제대로 무대를 평가하면, 저번 무대 굉장히 좋았어요. 반전을 보여줬잖아요.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무대가 훨씬 좋네요. 가수는 무대에서 연기해야 해요. 슬픈 척 혹은 기쁜 척 때론 미친 척.

그런데 진희 양은 오늘 감정 그 자체였어요. 아마 진실한 경험에서 나왔기 때문이겠죠. 사실 저도 차이고 나서 이 노래 많이 불렀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몰입되네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100점입니다.

마지막으로 100점을 주자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폭발했고,

'한진희 양은 총점 299점입니다!'라는 진행자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고,

...

시불! 카메라가 나에게 달려왔다.

이 미친 PD 새끼야. 이런 짓 안 하기로 했잖아.

서둘러 플랜카드를 들어서 얼굴을 가렸다.

"왜 가려요?"

"세연아. 내 얼굴 나오면 안 될 거 같다."

"그건 인정. 아하하."

"왜 웃냐?"

"299점 받았잖아요. 마음은 아프고 미안하지만, 좋은 건 좋아요."

"나도 그래."

이 노래에서 진희는 자신의 마지막 마음을 고스란히 나에게 보냈다.

- 이때까지 고마웠어요. 잘 지내요.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있으니깐 아마도 맞을 거다.

진희의 마음이 느껴지자 가슴이 홀가분해지면서, 299점을 받았다는 기쁨이 내 몸을 휘감았다.

미안하기는 하다, 그래도 나는 함께 있는 동안 진희에게 최선을 다해서 잘 해줬잖아.

나와의 썸이 끝나는 대신, 너는 이제 가수 한진희로서 세상에 나가는 거야.

이제 진짜 썸남이 아니라 친한 오빠로서 진희를 축하해 줘야겠다.

기쁜 마음에 플랜카드를 벗고 바보처럼 박수를 치는데,

- 디리리리링

내 휴대전화가 울렸다.

시불 이 시국에 누구야?

어라? 전화기를 봤는데 이선미다.

"선미야. 혹시 지금 생방송 봐서 전화했어? 나 티비에 나왔냐?"

"...현찬아. 어머님 CPR 이후에 중환자실 갔어."

뭐라고? CPR이면 심폐소생술이잖아!

아니, 갑자기 왜?

일단 가 봐야겠다.

병원 한 곳에 주차하고, 나와 이세연은 서둘러 중환자실로 뛰어갔다.

모두가 다 오면 진희 다음 무대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 세 사람은 남겨뒀고, 진희한테도 매우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간다고 문자를 남겼다.

중환자실 복도에 도착했는데, 한쪽에 선미가 의외로 덤덤한 얼굴로 앉아 있다.

"선미야!"

"언니!"

"너희 왔어? 미안. 거기 있는 줄 알았으면 연락 안 하는 건데."

"차라리 몰라서 다행이네. 어머님은 어때?"

"일단 의사가 조금만 기다려보래."

"언니 괜찮아요?"

"응. 세연아. 괜찮아."

괜찮기는. 손을 벌벌 떨고 있는데.

이세연은 그 모습을 보더니, 선미를 꽉 끌어안는다.

"언니···. 언니···."

"네가 왜 울어. 나 정말 괜찮아. 두 사람 밥은 먹었어?"

"선미야. 지금은 우리 둘 전혀 신경 쓰지 마. 그냥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그래. 그러려고 있는 게 친구니깐."

"고마워···. 그럼 너희 둘."

"응"

"네. 언니."

"얌전히 좀 있어. 여기 중환자실 앞이라서 조용해야 해. 다들 힘든 곳이거든."

...

이 와중에도 주위 사람들을 신경 쓰다니.

그런데 틀린 말은 아니다. 복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예민한 얼굴로 우리를 보고 있다.

"알았어."

"네."

나와 세연이가 얌전히 옆에 앉자, 이선미가 입을 열었다.

"진희는 1등 했더라."

"정말? 어떻게 알았어?"

"병원 복도 지나가다가 우연히 티비에서 봤어. 그래도 나쁜 일만 생기지는 않네. 이제 우리 연예인 동생 생기는 거야? 결승전 못가서 아쉽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하···. 네가 태연하니깐 더 마음 아프다."

"나는 마음의 준비 많이 했거든. 예전에 했던 말 기억나?"

"어떤 말?"

"...나한테 최악의 일은 항상 행복할 때 일어나더라? 진희도 잘되고, 쇼핑몰도 잘 되는 거 보고, 느낌이 왔어. 조만간 안 좋은 일이 생기겠다고."

도르르륵.

선미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 내린다.

"내 인생은 항상 그랬거든. 아빠도 그렇고 정말 행복할 때 꼭 안 좋은 일이 일어났었어. 민현찬 부적 삼아서 대학 4년 동안은 잘 지내왔는데, 아하하. 마지막을 못 비켜 가네."

"선미야."

"언니..."

우리는 이선미를 꽉 끌어안았다.

"선미야. 내가 같이 아프고 같이 힘들게."

"언니 저도요. 주제넘은 말이지만, 제가 언니 옆에 있어 줄게요."

"두 사람···. 너무 고마워."

한동안 우리 셋은 이산가족처럼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고, 조금 있자 선미가 내 어깨를 쓰다듬어 줬다.

"두 사람 다 내가 뭐 예쁘다고···. 잘해준 것도 없는데."

"...선미야. 두 사람 아닌가 보다."

"응?"

- 야! 이선미! 민현찬!

- 선미야!!!

저 멀리서 임석훈과 이혜민이 뛰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우리에게 황급히 달려오더니, 혜민이는 선미를 안았고, 임석훈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떻게 된 거야?"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선미도 몰라. 조금 있으면 의사 선생님 나올 거래. 그런데 빨리 왔다?"

"이혜민 태우고 고속도로 밟았다. 스티커 여러 장 끊었을 거다."

그 소리를 들은 이선미가 화들짝 놀란다.

"임석훈. 너 벌금 나오면 어떡하려고?"

"민현찬이 내주기로 했어. 아 몰라. 지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임석훈은 이선미 근처에 앉는다.

"선미야. 힘드냐 이런 말 못 하겠다. 아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말하는 재주가 없잖아. 대신 여기 앉아 있을게. 나 오늘 아무 말 안 하고 오늘 밤새 옆에 있을 거다."

다음으로 이혜민이 내가 일어난 자리에 앉았다.

"선미야. 우리 1학년 때처럼 오늘은 그냥 같이 있자."

"너 연극을 한다고 바쁘지 않아?"

"괜찮아. 아무리 바빠도 오늘은 같이 있을게."

"...고마워. 너희들 전부 다 고마워."

이선미 눈에 눈물이 글썽했고, 우리는 말 없이 그런 선미를 바라만 봤다.

한동안 다섯 명이 옹기종기 앉아서 초조한 마음으로 의사를 기다렸는데, 저 멀리서 선글라스를 쓴 사람이 왔다.

하은미다.

"은미야! 여기!"

"현찬아! 선미는 어디? 어~ 선미야! 늦어서 미안..."

"...너 여기 왜 왔어? 촬영은?"

"촬영이 뭐 중요해! 네가 중요하지. 선미야..."

눈물을 흘리면서 선미에게 와락 안기는 하은미.

감정이 복받쳤는지 다시 혜민이도 울면서 합류했고, 한동안 세 명의 여자는 말없이 서로를 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본 이세연이 내 어깨를 톡톡 쳤다.

"...언니 오빠들 부러워요. 가족 같아요..."

"그 멋모르던 스무 살을 같이 한 친구니깐."

축제부터, 농활, 월드컵까지.

우리가 함께했던 건 추억 이상이니깐.

하은미까지 도착하자 선미는 참고 있던 눈물이 폭발했다.

한참 동안 울다가 겨우 그쳤는데, 얼굴이 조금 편해 보였다.

- 이선미 씨. 보호자 이선미 씨

그때 중환자실 앞에 의사와 간호사 한 명이 나와서 선미를 불렀다.

우리는 황급히 달려갔고 의사는 무거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일단은 상태를 봐야지만, 길어야 한 달입니다. 연명치료를 하실지 결정하셔야 할 겁니다."

무거운 선고가 떨어지고야 말았다.

< 가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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