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81화 (281/295)

< 오디션 >

심사위원님들 좀 웃어봐요!

세연이도 나랑 같은 마음인지 팔을 파닥파닥한다.

"아니! 다들 왜 저래요! 이거 다른 사람 밀어주기 아니에요?"

"설마. 그것보다는 느린 노래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럴 거야. 지금도 잔잔하게 흘러가잖아."

"그런가? 나는 좋기만 한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고 싶나 봐."

이야기하는 동안 일절은 부드럽게 끝났고, 진희는 고개를 숙였다.

자. 이제 시작이야. 내 꿈을 위한 여행~

나가라 진희몬! 너로 정했다.

- 빠바빠바 빠바!!!

감자기 뒤쪽의 어두운 곳에 불이 들어오더니, 숨어있던 밴드가 튀어나온다.

"오~~!! 오빠! 진희 봐요!"

"와... 저 정도까지 준비한 거야?"

동시에 진희가 드레스 아래쪽 긴 치마 부위를 뜯어 버렸고, 그러자 짧은 검은색 가죽 미니스커트가 나왔다.

그리고 밴드가 전주를 연주하는 동안 한쪽에 가서 짙은 색의 외투도 입었다.

"대박!!! 진희야 너무 멋있어.~~!"

이세연이 티비에 붙어서 난리 친다.

그럴만하다. 지금 모습은 이세연 미친년 시절의 포스와 맞먹을 정도다.

"저 미친년 시절이랑 똑같다고 생각했죠? 저 옷 내가 골라준 거 아니에요."

"...눈치는 빨라서."

"뻔하지 뭐. 심사위원들 봐요! 다들 놀랐어요!"

진짜네?

카메라가 심사위원들을 비춰줬는데 전부 입을 벌리고 있다.

- 이런 시간에~~ 더 그리워!!!

작은 진희의 체구에서 파워풀한 가창력이 나왔다.

너 이렇게 세게도 부를 수 있었니?

진희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무대를 휘저으며 노래를 질러 댔다.

- 잊으라고 해봐도~~ 오!!!!!

진희의 고음 하나에.

- 와!!!!!!!!!!!!

관객석에서 사람들의 함성이 쏟아진다.

"멋···. 멋있잖아! 시발! 이 정도일 줄이야!"

"와···. 진희야!! 한진희! 한진희!"

나와 세연이도 가슴이 뜨거워졌고, 이세연 가슴을 만졌는데,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진희의 무대는 몰입력이 좋다.

- 론리나잇~~ 론리나아아앗~~!!! 기억 속에 남은 모습으로~~ 오~~~ 워워~~~!!!

와···. 대박이네.

관객석에서는 더 큰 함성이 나오고,

수염 난 심사위원을 제외한 다른 두 사람은, 일어나더니 손뼉을 치면서 무대를 즐긴다.

노래는 갈수록 고조되었고, 이제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 론리나이~ 떠나간 그 모습이 남았던 에에에~ 이이~~~~!! 아~!!!

미친 애드립이다. 진희는 하늘에서 줄타기하듯이 높은음을 질러댔고

"와...."

"꺄아아!!!"

나와 세연이는 입을 벌렸고.

- 와 시발...

심사위원 한 명은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입 모양으로 욕을 했다.

너 캡쳐 해서 올릴 거다.

- 론리나잇~ 론리나잇~ 로리나아아아아아아아 았!!!!

진희는 마지막 돌고래 부분에서 마이크를 높이 들며 하늘을 향해 고음을 쏟아내면서 무대를 끝냈다.

- 와!!!!!

- 짝짝짝짝!!!!!!

무대가 끝나자마자 관객들은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쳤다.

됐어! 이 정도면 시즌 2 '하늘을 달리다'와 시즌 3 '미인'에 버금가는 무대야!

네 이놈 심사위원들. 어디 한번 평가해봐라!

기대하고 보는데, 무대 한가운데에 진행자가 올라왔다.

- 폭발적인 가창력과 반전 매력이 있는 대단한 무대였습니다!

- 와아아아아아!

MC가 한마디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환호를 내지른다.

- 지난주에 같은 모습을 그만 보여달라고 한 심사위원들에게, 무대로 대답을 보여준 한진희 참가자. 과연 심사위원들 평인 어떨까요! 들어보겠습니다!

카메라가 첫 번째로 여자 심사위원을 비췄다.

- 와... 이걸 어떻게 평가하죠? 저보다 가창력이 더 좋은데요?

- 아하하하

너스레에 관객들이 웃는다. 그리고 여자 심사위원도 뿌듯한지 웃고 있다.

- 구성, 가창력, 무대 매너. 모든 게 흠잡을 게 없어요. 듣기로는 본인이 생각한 거라는데 맞나요? 혹시 키다리 아저씨가 가르쳐 준 건 아닌가요?

- 아니요. 제가 다 생각했어요. 준비는 모두가 도와줬고요.

어쭈? 그사이에 방송물 좀 먹었는지 조심히 대답하네.

- 아쉽네요. 키다리 아저씨가 도와줬다면 100점 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98점 드리겠습니다.

- 우~~~

이상한 이유로 2점을 깎자 관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우~~ 그런 게 어딨어! 꺼져!!"

"오빠! 쟤 미친년 아니에요!"

그리고 나와 이세연도 야유를 퍼붓는데, 다음 심사위원이 마이크를 들었다.

- 이제 제 차례인가요? 제가 처음 진희 양에게 탈락을 줬었죠? 그다음에 재도전했을 때 합격을 줬었고요.

- 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 오우~ 그때 내성적이고 조용해 보였던 진희 양이 이제는 저를 협박까지 하네요. 하지만, 그렇게 달라졌기에 이런 좋은 무대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했어요, 이미 기성 가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요. 저는 99점 드리겠습니다.

예스! 98점에 99점. 이미 최고점이다.

마지막으로 수염 난 심사위원 차례다.

마이크를 잡더니 혼자 실실 웃다가 갑자기 책상을 '탁' 쳤다.

- 이거지! 이거야! 내가 바란 게 이런 무대예요! 제 말 이해돼요?

- 네. 잔잔한 노래만 부르지 말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라는 말씀이시죠?

- 에이~ 그건 절반만 이해한 거고. 내가 진희 양을 첫 오디션에서 기회를 한 번 더 준거는, 한계를 깰 수 있는 사람 같았기 때문이에요. 그때 키다리 아저씨 이야기를 한 후 태연 '만약에'를 부르며 감성을 폭발시켰었죠?

- 네.

- 그때 1차 레벨업을 한 거야. 그리고 이번에 2차 레벨업을 한 거고요. 우리가 찾던 사람은 단순히 잘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나날이 성장해가는 사람이지. 이렇게 제 기대를 완벽하게 만족시켜 줄지는 몰랐습니다. 긴말 안 할게요. 점수는 직접 보시죠.

디리리링.

점수판이 돌더니 100점에서 멈췄다.

- 와아아아아아아

- 꺄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관중들의 함성이 폭발한다.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희도 기분이 좋은지 고개를 연신 숙이며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와... 100점이야. 어떡해."

"너 울어?"

"흐윽. 흐윽. 네. 그냥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요. 흐윽. 나도 저기 있고 싶어."

"그래? 결승전 때는 같이 가서 구경하자."

"우리 갈 수 있어요?"

"그럼. 당연하지."

이 정도면 인터넷에 화제 되고 난리 날 건데, PD 양반 입이 귀에 걸린 게 눈 감고도 그려지네.

진희의 무대가 성공했으니 방청권 좀 내놓으라고 해야겠다.

- 울트라 스타 K 케이블 최고 시청률 돌파!

- 한진희 이번 울스케의 주인공!

- 보석이 대한민국에 숨어 있었다.

인터넷 뉴스에 온통 진희 이름이고.

- 한진희 대박 아냐? 가창력 장난 아냐.

- 진짜 놀라운 거는 갈수록 발전한다는 거야. 결승전에 뭘 보여줄지 벌써 기대돼.

- 남자분들 시청자 투표 꼭 하세요. 되겠지 하다가는 결승에서 서민국한테 털립니다.

커뮤니티에도 온통 진희 이름으로 난리다.

그런데 이 허무함은 뭐지?

어제 슈스케 끝나고 진희한테 전화 올 줄 알았는데, 바쁜지 연락 한 통 없었다.

딸아~ 잘 지내니? 건강만 하렴!

자식이 장성해서 독립한 것처럼 마음 한편이 허전하다.

그건 이세연도 마찬가진가 보다.

준결승 다음날 둘이서 원룸에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빈 곳이 유독 느껴지는지 우울해 있다.

"뭐해? 이랴~ 이랴~ 이랴~"

"머리 잡아당기지 마요. 그냥 있어요."

"왜 이리 풀 죽어 있어?"

"그냥요, 흐음... 오빠. 우리 이제 진희랑 예전처럼 놀지는 못하겠죠?"

"아마도 그렇겠지. 특히 연예계 생활하면 학교도 못 나올걸?"

"야이! 그럼 나는 밥 누구랑 먹어!"

...

그 걱정 때문에 우울한 거였니? 난 또 뭐라고.

"내가 같이 먹어줄게."

"오빠 졸업하잖아요. 하···. 의예과에 아는 사람 한 명 만들어야겠어요."

"너도 이왕이면 사람들이랑 사이좋게 지내."

"아씨 마음에 드는 사람 없는데. 난 아직도 진희가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릴 거 같아요."

- 똑똑 선배 저 왔어요.

"나도 그런가 봐. 환청이 들려."

- 선배 문 좀 열어주세요.

"그렇네요. 나도 환청이 들리···. 오빠! 진희 온 거 아니에요?"

"바쁜 애가 여길 어떻게 와?"

- 세연아! 소리 다 들려! 나 문 좀 열어줘. 오빠~ 문 열어줘요.

진희 맞네?

우리는 서둘러 달려가 현관문을 열었다.

"헤헤헤~ 다들 뭐예요. 문도 안 열어주고."

"진희야!!"

"세연아!!"

진희와 이세연은 이산가족처럼 서로를 안는다.

나도! 나도!

나는 달려가서 진희를 얼싸안은 뒤, 번쩍번쩍 들면서 헹가래를 쳤다.

"우리 진희~ 결승 올라간 우리 진희~~"

"아하하하 선배~ 무서워요~"

"오빠 계속해요! 진희야~~~"

한동안 우리만의 축하가 이어졌다.

헹가래가 끝날 때쯤 이세연이 의아한 얼굴로 진희에게 묻는다.

"너 그런데 어떻게 왔어? 결승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냐?"

"하루 휴가받아서 왔어. 내일부터 준비하면 된대."

"진짜? 너무 좋아! 그럼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야?"

"아니. 자고는 못 가고 새벽에 스탭 언니 한 명이 데리러 오기로 했어."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보니깐 너무 좋아!"

"헤헤헤. 맞아~ 세연아 우리 맛있는 거 먹자~ 나 배고파."

"응!"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거실로 들어갔다.

카~ 한 명이 더 왔을 뿐인데 집이 가득 찬 기분이 드네.

나도 뒤따라 거실로 간 후 진희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너 설마 빈손으로 온 건 아니지?"

"오빠! 바쁜데도 우리 보러 온 진희한테 무슨 말이에요!"

"세연아. 너 순간 우리 엄만 줄 알았다. 여튼 한진희 소지품 검사가 있겠습니다."

"헤헤헤. 설마 빈손으로 왔겠어요~ 짜자잔!"

진희는 가방에서 커다란 박스를 꺼냈는데,

아니 저것은!

"설마. 그건 양... 양주?"

"맞습니다~ 설마 제가 빈손으로 왔겠어요~ 게다가 오늘 온 이유는요."

진희는 우리를 보며 해맑게 웃는다.

"축하 파티하러 온 거란 말이에요~ 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기 말고는 놀 곳이 없어요. 이미 허락도 다 받았습니다. 오늘 두 사람 시간을 뺏어도 되죠?"

말해서 뭐 해?

"당연하지. 오히려 안 뺏으면 섭섭할 뻔 했다."

"파티다~~ 오빠 음식은 제가 낼게요!!!"

당연히 뺐어도 되지.

오래간만에 죽을 때까지 달려보자!

술이 들어간다. 쑥~ 쑥~ 쑤쑥~

너무 들어간다. 쑥~ 쑥~ 쑤쑥~

우리 세 명은 미친 사람들처럼 술을 마시며 축하 파티를 했고.

"으음~ 진희야아~~ 나 너무 좋아~~~"

"세연아~~ 나도~~ 헤헤헤~~"

진희와 이세연은 만취했는지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나도! 나도! 저 사이에 들어가게 해줘!

"애들아 나도 오늘 기분 너무 좋아~~"

슬쩍 두 사람을 덮쳤지만 어림없지!

"오빠! 저기로 가요. 무거워!!!"

"선배에~ 무거워요~~"

두 사람은 나를 밀어냈다.

크흑. 너희들 변했어! 신입생 때는 2대1로도 하고···

···

쓰레기에서 벗어나자.

"너희들이랑 안 놀아!!! 으흑!!!"

두 사람을 떠나서 혼자 담배 피우러 테라스에 나왔다.

난간에 팔을 기대고 담배에 불을 붙이자 차가운 바람이 나에게 불어왔다.

"후~~ 키워봤자 아무 소용 없어."

"아흥!!!!! 선배~~ 삐졌어요?"

"깜짝이야!!! 진희야 언제 나왔어?"

"방금 나왔어요. 몰래 나온다고 소리도 안 냈죠~"

"어쭈? 요거 연예인 되더니 많이 컸다. 이제 선배도 괴롭히네?"

"나도 조금은 괴롭힐 거예요!"

진희는 귀엽게 웃으며 내 옆에선 후, 가을바람을 같이 맞았다.

"세연이는 뭐해?"

"선배 나가고 나서 바로 잠들었어요."

"너도 같이 자지 왜 나왔어? 아. 조금 있다가 가야 한다고 했었지?"

"네. 하응~ 하룻밤 자고 가고 싶다."

응? 기지개를 한 번 켜더니, 내 어깨에 머리를 슬쩍 기댔다.

"악! 팔 떨어질 거 같아. 너무 무거워. 머리 비켜줘!"

"헤헤헤~ 싫거든요~"

"그럼 가만히 있어."

"네에~~"

"..."

"..."

시불! 갑자기 찾아온 이 적막은 뭐지?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었다.

그 침묵을 깬 건 누구의 목소리도 아닌 따뜻한 감촉이었다.

꼬옥.

진희는 내 손을 꼭 잡았다.

"선배. 저 할 말 있어요."

"무슨 말인지 몰라도 심각한 말일 거 같은데···"

"네. 저 선배 아니, 민현찬! 나 너 좋아해!"

오우. 좀 놀 줄 아는 놈인가? 박력 있네.

"방금 멋있었어. 그 정도면 다음 무대 걱정 안 해도 되겠어."

"나는 진심이에요!"

"진심. 어? 뭐라고?"

내 양손을 꼭 잡더니 선명한 눈으로 바라본다.

"저. 선배 너무 좋아해요. 오늘은 이 말을 해야 할 거 같아요. 저 예전에 오빠 뒤에서 벌벌 떨던 진희가 아니거든요. 이제는 수천 명 앞에서도 당당하게 노래를 부르는 저예요. 그래서, 이제는 제 감정을 숨기지 않으려고요. 선배, 아니 오빠."

진희는 더욱 선명히 나를 봤다.

"좋아해요."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고, 몸은 떨리지 않는다.

진심을 말하는 모습이 마치 거대한 나무처럼 크게 보인다.

"진희야..."

"헤헤헤. 너무 갑작스럽죠? 그냥 제 마음을 말한 거예요. 대답은 결승전 끝나고 해주세요. 우리 이제 들어가요."

황급히 몸을 돌려서 빌라로 발걸음을 옮기는 한진희.

나는 팔을 잡고 다시 돌아보게 했다.

"지금 말해줄게. 미안해. 네 마음을 받아 줄 수 없어."

상처받는 건 아닐까?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애매한 대답보다는 내 진심을 말하는 게 좋다.

"네가 싫다는 건 아니야. 좋아하지. 너처럼 예쁘고 노래도 잘하는 사람을 누가 안 좋아해?"

나 역시 선명한 눈으로 진희를 봤다.

"네가 아프면 나는 마음이 아파. 네가 웃으면 나는 기분이 좋아서 웃어. 그러니깐 절대 너를 안 좋아하는 건 아냐. 하지만 말이야."

차분한 표정으로 손을 가슴 위에 올렸다.

"너를 봐도 폭발할 것처럼 심장이 뛰지는 않아. 두근거림에 잠을 못 자고, 설렘에 밤을 새우지는 않아. 진희야. 상처받을지 몰라도 정확하게 말할게. 나는 너를 좋아하기는 해도, 사랑하지는 않아."

전생에 친구한테 물은 적 있다.

"너 여자친구 사랑해?"

그 친구는 짧게 대답했다.

"글쎄? 첫사랑만큼 심장이 뛰지는 않는데, 나쁘지는 않아서 만나."

내가 지금 진희랑 사귄다면 같은 대답을 하게 될 거다.

진희는 갈수록 더 많은 사랑을 원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해 지쳐가다가 결국 헤어질 테고.

솔직하게 거절하는 게 맞다.

나는 슬픈 눈으로 진희를 바라봤는데, 잠시만! 네가 웃고 있으면 안 되지.

진희는 환한 미소를 나에게 지어 보였다.

"고마워요. 선배. 아! 속 시원해!"

"...너 괜찮아?"

"네. 차일 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괜찮아요."

"그러니깐 내가 진짜 나쁜 놈 같네."

"나쁜 놈은 맞아요! 흥!"

"미안."

"농담이에요~ 에헤헤 이제 선배가 나한테 쩔쩔매네요~"

그러게 말이다.

"선배. 저 조금도 거짓 없이 솔직하게 말한 거예요. 그래도 싫다는데 어쩔 수 없죠. 사람 마음에 거짓이 있으면 안 되잖아요. 솔직한 대답을 들은 것만 해도 충분히 속 시원해요."

"그래. 그러면 됐어."

"왜 이리 어색해해요?"

"어색하지! 미안하기도 하고."

"헤헤헤. 괜찮대도요. 그래도 덕분에 결승전에서 부를 노래는 정해졌어요."

"뭐 부를 거야?"

"비밀~~ 결승전 때 직접 와서 들어주세요!"

결승전 반드시 가야 할 이유가 생겼네.

그래. 진희야. 직접 응원가서 들을게.

< 오디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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