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77화 (277/295)

< 8월 >

세연이를 유심히 봤는데, 그냥 티비를 보며 웃고만 있다.

근데 왜 웃을 때마다 내 어깨를 두드리는 거니?

"저기······"

"오빠! 이제 우리 나와요!!!"

"어··· 어 그래."

"너 왜 그렇게 넋 놓고 있어?"

"선미야. 아냐. 어!!! 저기 세연이 너 나왔어!!!"

"아씨!!! 나 왜 저렇게 살쪄 보이게 나왔어!!!"

진희의 짝사랑이 나라는 걸 아는지, 지금 타이밍에서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다.

전생이었으면 꼬치꼬치 캐물었을 건데, 민현찬 많이 성장했어!!!

우리 셋은 다시 티비에 집중했고, 커다란 문 앞에 독수리 7남매가 초조한 모습으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 저 합격 했어요~~

조금 있자 문이 열리더니, 진희가 웃으며 하얀 티셔츠를 꺼냈고, 우리는 달려가서 축하해줬다.

지금까지는 큰 편집 없이 그날 모습 그대로다. 분량도 만족스럽게 강강술래 하는 장면까지 나왔고.

세연이는 그 모습을 보더니,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아하하~ 이렇게 보니깐 우리 미친 사람들 같아."

"잘 나왔네. 진희 완전 인싸처럼 보여. 오~~ 세연아 네 친구 연예인 됐다~"

"그러게요. 어서 자랑해야지! 아! 나 자랑할 친구가 없구나."

"자랑이다."

"뭐래? 자기도 우리 말고는 친구 없으면서. 어라? 오빠!!! 오빠 얼굴 클로즈업 되고 있어요! 인터뷰 했었어요?"

응? 내 얼굴이 왜 클로즈업 돼?

티비에서 내가 환히 웃으며 PD에게 말하고 있다.

- 우리 진희 예쁘게 나오게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끝났다.

···

PD 새끼야!!! 이러면 누가 봐도 내가 짝사랑 남자 같잖아!!!

망할. 머리가 어질거리는데 세연이가 내 팔을 톡 쳤다.

"오~~ 저런 부탁도 했어요?"

"···음 저게··· 앞뒤 다 편집된 거야. PD랑 다른 이야기 하다가 말 나온 거거든."

"그렇구나. 그런데 왜 긴장해요?"

"아닌데! 안 했는데!!!"

"치. 자기가 무슨 정형돈도 아니고. 여튼 다행이다. 생각보다 잘 나왔어요."

"그렇네. 약간의 편집이 있었지만, 이 정도면 진희 인기 많겠어. 마음도 편해졌는데 담배나 하나 피우러 가야겠다. 선미야 갈래?"

"나 담배 끊었거든."

"오케이. 시험해 본 거야. 둘이 있어."

혼자서 테라스에 갔다.

담배를 무는데, 문이 열리더니 선미가 나왔다.

"담배 피우러 왔어?"

"끊었대도. 머리 아픈 중생 놀리러 나왔어."

"설마 그 머리 아픈 중생이 나는 아니지?"

"잘 아네."

선미가 웃으며 내 옆에 섰다.

"내가 왜 머리 아프냐?"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복잡한 중생인가? 진희 짝사랑하는 사람 나왔을 때, 너 얼굴 사색이 돼서 세연이 눈치만 보더라."

"내가 그랬다고?"

"응. 나는 저승사자라도 만난 줄 알았다. 담배 하나 줘."

"끊었다면서."

"친구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하나 같이 펴 줘야지."

의리 죽이네.

"됐어. 마음만 받을게."

"그래. 사실 줬으면 패려고 했어. 여튼, 너무 오래 끌지는 마."

"뭐가?"

"알면서 모른 척하기는. 졸업하고 나면 못 보게 되잖아.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라고, 마음에서도 멀어지게 되어 있어."

"그러니깐 뭐가?"

"글쎄. 모든 게 다? 아하하하. 재밌다."

"재밌기는. 그래 네 말이 맞아. 졸업 전에 마음은 정해야지."

"미리 말하는데 나는 옵션에 넣지 마라."

"···너는 솔직한 거냐 아니면 날 놀리는 거야?"

"둘 다 아냐. 그냥 친구가 좋아서 그래."

"이거 그런데 그림이 이상하다. 무슨 내가 간택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긴 하네. 쏘리~ 내가 오바했어. 그냥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졸업하고 나서 흐지부지 멀어지는 게 싫어서 한 말이라 생각해."

"계나 만들까?"

"나는 됐습니다. 대신 하나만 좀 고민해봐."

"뭘?"

"진희 짝사랑 이야기 나왔을 때, 왜 너는 세연이를 보며 얼굴이 사색이 됐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찾아야 할 거야. 나는 들어간다."

선미는 선문답 같은 질문을 던지고 먼저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보름이 지났고 8월 중순이 되었다.

뜨거운 태양 빛을 쬐며 한 건물 안의 사무실에 들어가자, 땀을 뻘뻘 흘리며 포장하고 있는 유소라가 눈에 들어왔다.

"와···. 야! 너 안 더워? 에어컨 좀 사!!!"

"오빠 왔어? 에어컨은 무슨. 판매하는 옷 다섯 개 이상 품절 되기 전까지는 안 살 거야."

"너 일주일 전에는 하나 품절 되기 전까지는 안 살 거라고 했다. 왜 점점 늘어나냐? 짠순아. 짠순아. 이러다가는 네가 먼저 쓰러지겠어."

"키키키. 뭔가 스스로의 다짐 같은 거랄까? 목표를 정해놓는 거야. 저기까지 이뤄야지 나에게 보상을 하겠다. 이런 느낌이지."

"너도 진짜 독하다 독해. 매출은 어때?"

"말해서 뭐 해? 지금 보고 있잖아."

소라는 일어나더니 사무실을 가득 채운 택배 물건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대박 났지~~ 알바생까지 고용해서 겨우 오늘 거 포장 다 했어. 내일 거는 잠시 쉬고 해지면 또 해야 해."

"...이렇게 잘 되면 에어컨 좀 사라. 아니다 됐다. 고생하니깐 내가 사줄게."

"오~~ 웬일로?"

"경영진이 쓰러지면 안 되잖아. 투자잔데 그 정도는 신경 써야지."

"경연진이라니깐 기분 좋아~! 고마워. 내가 꼭 성공해서 이 사무실에서 오빠한테 따먹힐게!!!"

"좀 쓸데없는 거에 비장해지지 마. 빨리 물건이나 줘."

"잠시만~"

소라는 한쪽에서 뭔가를 뒤적거리더니 고이 포장된 박스를 꺼내서 나에게 건넸다.

"진희 언니가 부탁한 옷이야. 이 옷 입고 티비 나오면 진짜 좋겠어!!!"

"조만간 합숙하면 그때 입는다는데, 티비에는 안 나올 수도 있다고 전해 달래. 지금까지는 모두가 잘 풀려가네."

"그렇지. 나도 잘되고, 진희 언니도 탑10에 들었고. 선미 언니 어머님은 어때?"

"예전보다는 많이 괜찮아지셨어. 그래서 선미도 요즘 밥 좀 먹고 다녀."

"다행이다!!! 언니 밥 한 번 사줘야겠어."

"짠순이가 웬일이야?"

"내가 왜 돈 벌려는데? 주위 사람들한테 그만큼 베풀기 위해서야. 돈이 있어야 내 가족을 챙길 수 있거든. 저번 사채 사건 같은 건 다시는 겪기 싫어. 오빠아~~"

소라는 갑자기 나에게 다가오더니 V넥의 목 부분을 당겨 땀에 젖은 커다란 가슴을 은근슬쩍 보여줬다.

"...갑자기 왜 이렇게 흘러가냐? 더위 먹은 거 아니지?"

"이거 아녔어? 난 물건 받아도 안가길래 떡 치고 싶어서 가만히 있는 줄 알았지. 중간 정산하려는 거 아냐?"

"...아닌데. 나 말고 한 명 더 있어서 기다리고 있어."

"누구?"

"세연이. 너 원래 포지션으로 돌아가야 할 거다."

덜컹.

갑자기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소라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소라야!!! 언니 왔어!"

"세연 언니!!!"

"사업 대박이라면서. 그런데 여기가 더 대박이네. 너 미친 거 아냐? 존나 더워!!!"

"아하하~ 안 그래도 조만간 에어컨 사려고요. 그런데 뭐예요?"

"팥빙수 사 왔어. 그런데 이렇게 더워서 먹지도 못하겠다. 오빠 이것 좀 받아줘요."

"세연아 잘 사 왔어. 그러니깐 카드는 그만 주지?"

"뭐래? 오늘은 내가 들고 다닌다고 했잖아요."

내 카드를 왜 네가 들고 다녀?

얘가 요즘 들어 부쩍 내 물건을 하나씩 챙기려고 하고 어디든 따라가려 한다.

우리는 한동안 뜨거운 사무실에서 시원한 팥빙수를 먹었다.

바닥이 보일 때쯤 이세연은 화장실에 갔고, 그러자 소라가 나를 보며 씩 웃었다.

"언니 조금 이상한데... 오빠는 눈치챘어?"

"알고 있으니깐 굳이 말 안 해도 돼."

"키키키. 아하하~ 졸라 재밌어. 세연 언니 요즘 들어 부쩍 오빠한테 달라붙어 있어. 벌써 며칠째 같이 다니는 거야?"

"슈스케 첫 방 나오고 나서부터 계속 같이 다녔다."

"왜 그럴까~ 혹시 티비에서 본 진희 언니 짝사랑 남자가 오빠인 줄 아는 거 아냐?"

"...너는 어떻게 난 줄 알았어?"

"모르면 병신이지."

"지금 이세연이 병신이란 거임?"

"아니. 세연 언니가 아니깐 병신이 아니라는 뜻이야. 오빠! 여자가 행동에 변화가 왔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어. 그리고 말야~"

소라는 얼굴을 쭉 들어서 사무실 입구를 봤다.

혹시나 세연이가 올까 봐 경계하는듯하다.

"그 변화에 대해서 빨리 말해 줘야 해. 길어지면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 악!!! 왜 때려?"

"잘난 체 하는 게 재수 없어서 한 대 때림."

"걱정해줘도 난리야. 그런데 하나 안타깝기는 하다."

"뭐가?"

"오빠가 저 멀리 가버리면 이제 섹스는 못 하잖아. 나는 여친 있는 남자는 안 건드리거든."

"...좀 닥쳐. 인제 갈 거다."

"세연 언니 안 왔는데."

"밖에서 만나지 뭐. 그리고 에어컨은 주문해줄게."

"고마워 오빠~"

나는 진희에게 줄 옷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사실 혹시나 엿듣고 있을까 봐 나온 건데, 다행히 이세연은 한참 뒤에야 손에 묻은 물을 털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왜 나와 있어요?"

"이제 가자. 소라 바쁘대."

"그래요? 그럼 잠시만 인사하고 나올게요~"

이세연은 사무실 문을 열고는 인사를 한 후, 내 옆에 섰다.

우리는 나란히 걸어서 밖으로 나왔다.

한여름의 땡볕에 나는 손을 들어 얼굴에 그늘을 만들었고, 세연이는 핸드백에서 선크림을 꺼내서 손에 뿌렸다.

"너무 많이 바르는 거 아냐?"

"오빠는 피부가 약해서 많이 발라야 해요."

"...나 휴가 때 태워서 완전 검은데?"

"그러니깐 많이 발라야죠. 더 까만색 되면 얼굴도 몰라보겠어요. 가만히 있어 봐요."

나에게 찰싹 붙더니 얼굴에 선크림을 발라줬다.

양팔에도 발라주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됐다~ 이제 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요."

"쓰읍. 요즘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같은데. 무슨 일 있어?"

"네? 아···. 아니요! 없어요!"

"없으면 없지 왜 당황을 해?"

"당황 안 했거든요!!! 아씨!!! 빨리 가요! 더워요!!!"

도둑질하다 들켰니? 화들짝 놀라더니 차로 먼저 걸어갔다.

나는 그런 세연이 뒤에 붙은 뒤, 손가락으로 등을 살짝 툭 찔렸다.

"하지 마요. 더워서 폭발할지도 몰라요."

"그럼 나는 너에게 상처받을지도 몰라."

"오빠가 왜 상처받아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일 없는데~~ 장난친 건데~"

"아이씨!! 놀랬잖아요! 진짜!!!"

"알았다. 알았어. 인제 그만 놀릴게. 오늘 안 바쁘지?"

"네!!! 저 안 바빠요! 아니···. 흠흠. 오늘은 다행히 시간 돼요."

"그럼 같이 차 보러 가자. 이제 살 때가 된 거 같아."

"나는 차 모르는데. 석훈 오빠가 더 잘 알지 않아요?"

나는 씩 웃으며 이세연 어깨에 손을 올렸고, 세연이는 더운 날 신체 접촉이 싫어서인지 인상을 썼다.

"너 바보야? 임석훈보다 네가 더 정확하잖아."

"왜요?"

"네가 내 차를 제일 많이 타니깐.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 같으니까."

"네···? 아하하~~ 아하하~~"

"왜 웃냐?"

"그냥 기분 좋아서요. 그럼 차 사러 가요~!!!"

얼씨구.

이 더운 날 갑자기 팔짱을 끼네.

우리는 같이 새 차를 사러 발걸음을 옮겼다.

"안녕히 가세요!!!"

아우X 매장을 나가는데 딜러가 90도로 고개를 숙인다.

그 모습을 보자 이세연이 입을 쭈뼛 내밀었다.

"와~~ 들어올 때는 완전히 무시하더니 나갈 때는 무슨 임금님처럼 대하네."

"영업사원에게는 당연한 거야. 우리 나이대에 그것도 이런 시골에서 누가 외제 차를 살 거라고 생각했겠어. 여자친구랑 구경 온 줄 알았겠지."

"그래서 아까 현금 결제에 깜짝 놀랐나? 여튼 새 차 샀네요. 그런데 왜 별로 마음에 안 드는 표정이에요? 엄청 예쁘던데. 게다가 Q7이면 비싼 차잖아요."

나는 마음에 안 들어!!!

2009년인데도 자동차는 아직 디자인부터 편의 사항까지 여러모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네비도 손바닥만 하고.

그냥 커다란 외제 차라는 것에 만족하자.

"뭐. 비싼 거 살려면 스포츠카 샀겠지. 나는 그것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해서 큰 차 산 거야."

"큰 차 사면 뭐가 좋아요?"

"너는 뭐가 좋은지 알잖아."

"모르는데."

"2년 전, 여름 임석훈 별장에서 우리가 차에서 나눈 그 추억을 잊어버렸단 말이야? 아!!! 가시나야!!! 때리지 마라!!!"

"야!!! 그럼 결국 그거 하려고 큰 차 샀다는 거잖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여튼, 손이 먼저 가요."

"그럼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우리 이제 뭐 해요?"

"조금 있으면 진희 오기로 했어. 옷 주면 돼."

진희라는 말에 이세연이 해맑게 웃는다.

"잘 됐다~ 숙소 가기 전에 얼굴 꼭 봐야 했는데! 다행히 볼 수 있겠어요."

"얼굴은 왜 꼭 봐야 해?"

"전해 줄 게 있거든요."

"뭐?"

"이거요~~"

도라에몽 상자냐?

핸드백에서 영양제와 편지를 꺼냈다.

"거기 합숙하면 잠 못 잘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영양제랑 힘들 때마다 보라고 편지 써왔어요. 저 잘했죠~ 역시 나밖에 없어~"

이세연은 노란 머리를 찰랑거리며 나에게 자랑했다.

"인정. 진짜 대박이다. 너는 진희 진짜 좋아하는구나."

"그럼요. 제 처음인 걸요. 단짝 친구예요."

"어···. 이런 질문 해서 바보 같은데.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런 일은 절대 없겠지만 말야. 만약에 너랑 진희가 같은 사람을 좋아하면 너는 어떡할 거 같아?"

병신 같은 질문이지만 너무 궁금하다.

나로서는 두 사람이 잘 지냈으면 좋겠으니깐.

과연 이세연은 뭐라고 답할까? 표정까지 하나도 놓치지 말고 모든 반응을 봐야 한다.

뚫어져라 봤는데, 이세연은 단 한 줌의 고민도, 그리고 흔들림도 없이 밝은 웃음을 나에게 보냈다.

"아하하하~ 그럼 그 남자를 가지기 위해서 둘 다 각자의 최선을 다해야죠!"

"...혹시 시기해서 험담하고 그런 일은 안 일어날까?"

"우리가 무슨 애도 아니고. 그런 일은 없어요. 오빠한테 배운 게 있는데요."

"나한테 배운 게 있다고? 설마. 나는 가르쳐 준 게 없는데."

"알게 모르게 배운 게 있어요. 오빠는 어떤 사고나 사건이 발생해도 절대 남 탓은 안 하잖아요.

저 예전에 미친년일 때 기억나요? 박호빈이랑 싸웠을 때, 저 보고 '네가 선배한테 잘했으면 이런 일 없잖아' 같은 말 안 했었잖아요."

...기억 안 나. 그랬다 치고 계속 이야기를 듣자.

"그때 조금 멋있었어요. 그래서 나도 하나 생각한 게 앞으로 남 탓하던가, 다른 사람 험담은 안 하려고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볼 거예요. 그리고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일 거 같아요."

"그래? 우리 세연이 다 컸네. 그럼 한 번 최선을 다해 봐."

"뭐래? 오빠가 왜 그런데. 그 남자가 자기인 줄 아나 봐."

"나 아냐?"

"아니거든요~~ 메롱이다. 나 먼저 차에 갈게요~"

나를 향해 짓궂은 표정으로 메롱 하고는 차로 사뿐사뿐 걸어갔는데,

이상하다... 오늘따라 그런 모습이 유난히 예뻐 보였다.

- 전하. 저는 준비 되어 있습니다.

...

병조판서 미친놈아!!! 그 뜻으로 예쁘다는 게 아니야!!!

아이고. 아직 23살이라서 그런가? 시불. 진지할 때도 솟아오르네.

나는 바지를 정리한 후 따라서 자동차로 갔다.

< 8월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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