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
"하··· 하···"
"아흣···."
우리 둘은 마루에 포개진 채, 한동안 거친 숨을 내쉬며 여운을 몸에 담았다.
"아~~ 아~~"
혜리는 내 밑에 깔린 채 계속 신음을 냈다.
"혜리야. 아직 모자라?"
"오빠야가 가슴 계속 만지고 있잖아요~"
그렇네? 캬~ 탱탱볼같이 탄력 있는 촉감에 계속 만지고 있었네.
찌걱.
막대기를 뽑자 엎드린 혜리 허벅지 사이에서 하얀 액체가 흘러나온다.
나는 수건을 가져와서 조심히 닦아줬고, 혜리도 수건으로 막대기를 닦아줬다.
"이제 옷 입을까?"
"이대로 있는 거도 좋지 않아요? 자연인 같아요!"
"마룻바닥인데 등 아프지 않아?"
"헤헤헤~ 괜찮아요."
"알았어. 그럼, 여기로 와."
"네~!!!!"
발가벗은 채로 비가 내리는 마당을 보며 옆으로 누웠고, 혜리는 그런 내 앞에 딱 달라붙어서 누웠다.
내리는 비를 보며 손을 앞으로 뻗어 탱탱한 C컵 가슴을 만지자, 혜리가 엉덩이를 막대기에 비빈다.
"오빠야~ 또 하고 싶어요?"
"그럼. 남자는 예쁜 여자랑은 밤새 할 수 있어."
"그럼 오늘 밤새워서 해요!!! 아나콘다 삶아 먹어야지!!!"
"···미안. 내가 잘못했다. 못 들은 거로 해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분 좋은지 웃는다.
"헤헤헤~ 오늘 너무 좋은 거 같아요."
"나하고 같이 있는 게 그렇게 좋아?"
"그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발가벗고 있는 게 좋아요~ 나는 오늘을 평생 가져갈 거예요. 너무 좋은 추억이에요."
맞는 말이다. 이런 경험은 흔한 게 아니지. 그나마 구본승 형님의 마법의 성 정도가 다다.
"나도 그래. 너는 내가 안 미워?"
"오빠야가 왜 미워요?"
"이렇게 가슴만 만지잖아."
"괜찮아요~ 얼굴값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잘생긴 사람 좋아한 내가 미친년이죠. 뭐."
"미친년은 아냐. 사실 내가 좀 잘생기기는 했거든."
"아하하하~ 갑자기 재수 없어졌어! 그래도 말이에요~"
가슴을 만지는 내 손에 자기 손을 올렸다.
"내 마음에서 오빠야를 좋아한다는 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오빠야 마음에서도 나를 좋아한다는 게 느껴져요. 그냥 한 번 먹는다는 느낌은 아니에요~"
"···너 20살 맞냐? 먹는다니!!!"
"나도 알 거 다 알거든요!!! 그래서 괜찮아요. 오빠만큼 인기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죠. 나는 오늘 하루 함께한 것도 너무 행복해요~ 그것도 이렇게 로맨틱한 곳에서 했잖아요."
"그럼 다행이다. 사실 나도 오늘은 유난히 좋아."
"왜요?"
혜리 가슴을 조금 세게 쥐면서 꼭지를 검지로 살살 돌렸다.
"이렇게 좋은 날 이런 예쁜 가슴을 만질 수 있어서."
"치··· 나랑 같이 있어서 좋은 게 아니에요?"
"말 좀 끝까지 들어라. 그리고 말야."
이번에는 손을 내려서 손바닥으로 계곡을 쓸었다.
"좋은 사람이랑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아."
"헤헤헤. 조금 약하지만, 그 정도만 해도 좋아요. 어? 오빠야. 다시 단단해졌어요."
어느새 병조판서는 단단해져서 혜리 엉덩이를 찌르고 있다.
"그렇네. 이래서 예쁜 사람은 위험해."
"왜요?"
"항상 남자를 화나게 만들거든."
손으로 엉덩이를 쓰다듬은 뒤, 허벅지 사이에 넣었다.
그다음 한쪽 다리를 들고 구멍에 막대기 머리만 밀어 넣었는데,
"아나콘다!!! 너 정말!!!"
혜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막대기를 잡았다.
"아나콘다 너는 왜 또 화나 있어!! 어?"
"걔는 화난 게 아니라 건강한 거야."
"그래요? 그럼 아나콘다 너 왜 이리 건강한 거야? 누나한테 혼난다!!!"
"너보다 세 살 많은데."
"제가 오빠보다는 동생이지만 얘보다는 누나예요! 앙!!!"
헉. 혼낸다는 게 입으로 혼낸다는 거니?
갑자기 막대기를 물었다.
"허윽~ 혜리야. 그래 네가 누나 맞다. 계속 혼내줘."
"아하하~ 선배 너무 좋아해요. 앙!"
"으악!!!!! 야!! 너!!!"
혜리가 입으로 살짝 깨물었고 아나콘다, 아니 병조판서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고개를 숙여 혜리 얼굴을 봤는데 기분 좋은지 배시시 웃고 있다.
"너! 일부러 그랬지?"
"앗! 들켰다! 많이 아팠어요?"
"사실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어."
"휴~ 다행이다. 아나콘다 혼내 준다고 깨문 건데."
"그 아나콘다가 지금 화가 나서 너에게 복수 해란다. 앙!!!"
"꺄~~!! 오빠 잠시만요!!!"
일어나서 덮치러 가자 혜리는 웃으며 도망갔다.
그런데 어디까지 가니?
마루를 몇 바퀴 돌더니 마당으로 가슴을 출렁이며 뛰쳐나가겠다.
"야! 발 다쳐!!! 그리고 비 와."
"헤헤헤 슬리퍼 신었거든요~ 오빠야는 슬리퍼 없죠~"
"나도 있는데? 너 죽었어."
"설마 여기까지 쫓아오려고요?"
"그럼. 당연하지!!!"
나도 덜렁거리며 마당으로 뛰어갔다.
미친년 미친놈들이네.
우리는 비를 맞으며 출렁이고 덜렁이는 추격전을 잠시 벌였다.
혜리는 도망가다가 한쪽에 있는 나무에 등을 붙이고 멈춰 섰고, 나는 그 앞에 섰다.
"오빠야! 왜 쫓아와요!"
"너야말로 왜 도망가! 너 벌 받아야겠어.~"
"무슨 벌요? 아흑~~~"
내리는 비 때문에 발가벗은 진혜리 몸에 물방울이 흘러내린다.
빗방울 하나가 혜리 가슴골 사이에 흐를 때, 나는 탱탱한 C컵 가슴을 입에 넣고 빨았다.
그리고 손은 아래로 내려 구멍에 넣고 스팟을 자극했다.
좌릅. 좌릅. 찌걱. 찌걱.
"아응~~ 오빠야~~"
"왜?"
"이건 벌이 아니라 포상 같아요~~"
"그렇게 좋아?"
"네에~~ 하아~~"
좋은 게 확실한가 보다. 차가운 비가 내리는데도 몸은 뜨겁다.
한동안 탱탱한 C컵 가슴을 빨았고, 이제 빗물 대신 내침이 한가득하다.
"오빠야~~"
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는데, 눈빛이 왜 그러니?
귀여운 강아지가 살쾡이가 되어 있네.
"하고 싶어? 넣어줄까?"
"네~ 안에 넣어주세~ 아나콘다 혼낼래요!!!"
"알았어."
나는 혜리 다리 한쪽을 든 후, 구멍에 막대기를 깊숙이 넣었다.
빗물 때문인지 잘 들어가네.
찰팍. 찰팍. 찰팍.
구멍에 막대기를 빠르게 왕복시키자 혜리가 목을 감싸며 나에게 매달린다.
"아응~ 아앙~ 오빠야~~~"
"허억. 혜리야~~"
"좋아요~~ 계속해주세요~ 아응~~ 너무 좋아요~"
나도 좋아.
2차전이라 오래가는데, 시불. 자세 때문에 다리에 힘이 풀린다.
"혜리야 자세 바꾸자."
"네~~ 뒤 돌면 되는 거죠?"
"맞아. 이제 말 안 해도 잘 아네?"
"그럼요! 저도 이제 섹스 많이 늘었어요!!!"
- 영계백숙 오오오오!!!
호구신님 마저 왜 그래요!!! 혜리 20살 넘었대도요!!!
그리고 늘었다니!!! 내가 무슨 성교육 선생님도 아니고.
당황하는데, 혜리는 뒤돌아서 양손으로 나무를 집고 엉덩이를 나에게 내밀었다.
가녀린 등에 차가운 물줄기가 주르륵 흐르고, 몇 방울은 엉덩이골을 타고 흘러내린다.
찌걱.
막대기를 밀어 넣자 혜리 계곡은 벌어졌고, 엉덩이골에 흘러내리던 물줄기는 막대기 위에 올라탔다.
찰팍! 찰팍! 찰팍!
내리는 빗방울 수 만큼 박아야 하는 순간이다.
거칠게 온 힘을 다해서 혜리 구멍 속에 막대기를 왕복시키자, 빗물이 좌우로 튕겨 나갔다.
"아앙~ 아응~"
"헉!! 하윽!!!"
무슨 말이 필요하랴.
나는 말 없이 가녀린 허리를 잡아서 박았고, 혜리는 고양이 같은 신음만 냈다.
슬쩍 고개를 들었는데 검은 머리카락이 물에 젖어서 미역처럼 흩뿌려져 있다.
차라락.
머리카락을 잡고 내 쪽으로 당기자 혜리의 얼굴과 상체가 들린다.
손을 앞으로 뻗어 가슴을 움켜쥔 채, 구멍 속에 막대기를 왕복시켰다.
"아응~~ 오빠야~~ "
"혼내 줄 거라면서 혼나고 있는 거 아냐?"
"네~~ 더 혼내 주세요~~!!! 오빠야 마음대로 먹어주세요~~"
···왠지 내가 나쁜 놈이 된 거 같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진혜리 양쪽 어깨를 잡고 세운 뒤
찰팍! 찰싹! 찰팍! 찰싹!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리듬을 타면서 박았다.
너무 거칠어서 그런가? 2차전인데도 불구하고 사정감이 몰려온다.
"혜~ 혜리야!!!"
"오빠야~~~"
가슴을 만지던 손을 아래로 내려서 클리를 돌리자, 계곡이 막대기를 꽉 잡아준다.
찰팍. 찰팍.
그 상태로 빠르게 움직이자, 뱀 기어가듯이 사정감이 올라오더니
쭈우우우욱
쾌감과 전율 그리고 해방감과 함께 혜리에게 쏟아져 나갔다.
쭈욱. 쭈우욱. 쭈욱.
막대기를 움직일 때마다 하얀 액체가 구멍 속으로 분출된다.
나는 사정을 끝낸 뒤, 한동안 엉덩이를 잡은 채 거친 숨을 내쉬다가, 막대기를 뽑았고.
주르르륵.
뒤돌아선 혜리의 계곡에서 하얀 액체가 물줄기와 함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려 왔다.
"하아···"
"아앙···."
"괜찮아?"
"헤헤헤··· 너무 행복해요··· 너무 좋아요."
혜리가 몸을 돌려서 나를 보는데 환히 웃고 있다.
나는 그런 혜리를 꽉 안아줬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려 우리 둘을 적셔줬다.
새롭고 로맨틱한 경험이네.
- 디리링.
이 타이밍에 웬 메시지?
- 진혜리 섹스 판타지를 만족시켰습니다.
...
오늘따라 유난히 적극적이다고 생각했는데, 섹스 판타지 때문이었어?
그런데 도대체 섹스 판타지가 뭐였길래 배에서부터 나에게 매달린 거야?
섹리!!! 진혜리 섹스 판타지를 읽어줘.
- 디리링. 진혜리 섹스 판타지는 강렬한 바다 사나이와 하는 겁니다. 물론 잘생겨야 합니다.
배에서 웃통 벗고 나서부터 유난히 매달린다 싶었다.
이제야 이해되네.
근육질에 잘생긴 바다 사나이가 혜리 판타지였구나. 딱 오늘의 나네.
...
잠시만 그럼 나를 좋아하는 거야? 아니면 내 몸과 얼굴을 좋아하는 거야?
시불. 모르겠다.
"오빠야? 무슨 생각을 해요?"
"아니야. 이제 집에 들어가자. 우리 감기 걸리겠다."
"네~~"
나와 혜리는 출렁 덜렁이며 다시 민박집 안으로 들어갔다.
*
휴가는 끝났다. 나름 만족스럽고 즐거운 휴가였어.
다시 학교로 돌아갔는데, 빌라에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 썰렁함은 보름 정도 지속되었다.
선미는 한동안 병원에서 보냈고, 세연이는 가족여행을 유럽으로 갔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고, 드디어 오늘은 울트라 스타 K 첫 방송 날이다.
- 지금부터 울트라 스타 K를 시작하겠습니다!!!
드디어 시작되는 건가? 근데 왜 아무도 안 와.
빌라는 여전히 텅 비어 있는데, 마침 벨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늦었으니깐 돌아가세요."
"뭐래~ 오빠!!! 빨리 문 열어요!!!"
"세연이야? 목소리만 같고 다른 사람 아냐? 암호를 대라!!!"
"민현찬 완전 변태!!!"
"땡. 틀렸으니 나가셈."
"치킨 사 왔어요."
"이세연 맞네! 문 열어줄게!!!"
황급히 현관문을 열자, 치킨을 들고 있는 이세연이 눈에 들어왔다.
"치킨 잘 먹겠습니다. 이제 가세요."
"나 집에 가면 심심할 건데요? 언니 나보고 가래요."
"너 어디에다 대고 말하는 거야?"
"나한테 말하는 거다 왜?"
응? 옆에서 이선미가 튀어나온다.
"너도 왔어? 너 서울에 있는 거 아니었어?"
"서울에서 세연이랑 같이 내려왔어. 데리러 와줬거든. 고마워 세연아~"
"아녜요~ 오는 김에 같이 온 건데요 뭘. 언니 들어가요~"
"응. 어서 치킨 먹자."
"잠시만 너희 둘. 우리 집은 그렇게 함부로 들어 올 수 있는 곳이 아냐."
"뭐래?"
"미쳤냐? 비켜!"
두 사람은 팔짱을 끼더니 나를 밀치고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말디니와 네스타 같은 카테나치오다.
그래도 오니깐 좋네.
우리는 치킨과 맥주를 거실에 펼치고 울트라 스타 K를 봤다.
한동안 서울지역이 예선전이 방송되었고, 이제는 경기도 차례다.
"오빠. 혹시 우리 편집된 거 아녜요?"
"그럴 리가 없어. 우리 정도면 엄청 시끌벅적했잖아. 맞지 선미야?"
"그래. 우리가 편집됐으면 나올 사람 누구 있겠어. 그것보다는 악마의 편집이나 안 됐으면 좋겠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제발 잘 나오기를.
- 안녕하세요. 한진희입니다.
맥주를 마시는데 티비에서 진희 목소리가 들렸다.
"진희다! 오빠!!! 진희 나왔어요!!!"
"야야야! 조용히 해봐 안 들려."
"아씨... 왜 이리 초조하지."
우리 셋은 말없이 티비만 봤다.
- 봄날의 벚꽃처럼 하늘하늘하게 찾아온 한 대학생.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피팅 모델 하고 있는 한진희입니다. 가수가 꿈이라서 현재 집을 나와서 혼자 일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저 인터뷰는 언제 했지? 티비에서 진희의 인터뷰 장면이 계속 나온다.
-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라고 했지만, 저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버지 뜻을 버리고 가수가 되기 위해 학교도 일부러 서울을 떠나서 왔어요.
...
너 공부 못해서 우리 학교 온 거잖아. 거짓말 많이 늘었네.
- 노래를 안 부를 때는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티비에서 진희의 피팅 모델 사진이 나왔다.
PD 양반 너무 고마운 거 아녜요?
다희한테 사진을 보내라고 했는데, 센스있게 원본을 보냈나 보다.
진희 사진에는 우리 레벨을 넘어서는 포샵이 되어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 선미가 깔깔 웃었다.
"아하하 이미 연예인이야~ 연예인!!! 너무 예쁘게 나왔다."
"대박. 야 밥 사 들고 방송국 PD 찾아가야겠다. 큰절 한 번 해야겠어."
디리링.
휴대폰 문자가 왔는데 안 봐도 뻔하지. 유소라다.
- 오빠. 티비 봤어? 우리 쇼핑몰 로고도 박혀 있었어.
- 방송 끝나자마자 지식인에 울스케 나온 한진희 옷 뭔지 물어보는 글 네 아이디로 적어. 그다음 내 아이디로 접속해서 우리 쇼핑몰 주소를 답으로 적고.
- 응!!! 알았어!!!
원래 이렇게 짜고 치는 거지.
다시 티비를 봤는데, 이제 노래 부르기 직전이다.
- 진희 씨가 준비한 노래는 뭔가요?
- 저는 제이슨 므라즈의 아임 유얼즈를 준비했습니다.
- 그럼 노래 들어 볼게요.
진희가 노래를 불렀고, 심사위원들은 마뜩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자 이세연이 방방 뛴다.
"아씨!!! 노래 잘 부르잖아!!! 근데 다들 표정이 왜 저래!!!"
"저 노래는 별 감흥 없었어. 다음 노래가 대박이야."
"응? 오빠가 어떻게 알아요?"
아차!!!
"아···. 진희한테 들었어. 처음 노래는 잘 못 했대."
"그렇구나. 어! 이제 노래 끝났어요."
진희는 노래를 끝냈고, 심사위원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그다음 장면에서는 진희가 고개를 푹 숙이고 마치 우는 것처럼 어깨를 들썩였다.
...
저런 모습 없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편집한 거야? PD가 신이네! 신이야.
- 한 곡 더 불러서 우리 마음을 바꿔 보세요.
그리고 화면이 변하더니 카메라가 스탭을 비췄다.
- 스탭 중에 예전 첫사랑이라도 있는 걸까?
한진희는 자막에 맞춰 갑자기 몸을 돌려 시선을 고정했다.
...
시발 대놓고 이러는 건 좀 아니잖아. 긴장하면서 봤는데, 다행히 나는 없었다.
진희가 태연의 '만약에'를 부르는데,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스탭, 심사위원의 모습이 절묘하게 교차한다.
- 두려워서일까 봐~~
진희는 애절한 눈빛으로 마지막 음절을 끝냈고, 티비에는 정적만이 가득했다.
"하... 진희 정말 잘 부르네."
"언니. 진짜로요. 저렇게 잘 불렀어요? 오빠. 어떻게 된 거예요?"
"나도 몰라. 대박이네."
모르는 척 연기하기 어렵구만.
이제 다음 장면은 어떻게 편집되었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다행히 악마의 편집 없이 모두가 손뼉을 쳤고,
- 잘하네! 그래 이거야!!!
턱수염 난 심사위원이 진희를 칭찬했다.
내가 본 모습 그대로다.
다음으로 여자 심사위원이 진희를 보며 입을 연다.
...
아닌데? 왜 당신이 입을 열어요?
- 진희라고 했지? 혹시 최근에 이별한 적 있어?
- 네?
- 이 감성은 이별한 사람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거거든. 너 노래할 때 스탭 바라봤지? 결론은 짝사랑이란 말이네.
...
저기요 PD님? 키다리 아저씨 이야기는 어디로 가고 이렇게 편집했어요?
이거 내일 실검에 울스케 한진희 짝사랑남 나오는 거 아냐?
그럼 웬만한 사람은 나인 줄 알 건데.
고개를 돌려서 세연이를 봤는데.
"아하하하~ 진희 짝사랑하는 남자 있나 봐!!!"
아무것도 모르는 듯 해맑게 웃고 있었다.
< 8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