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74화 (274/295)

< 휴가 >

낚싯줄이 팽팽하다.

"와~~ 이거 뭐야? 왜 이렇게 힘이 세!"

"무작정 당기면 끊어져요!!! 이럴 때는 힘을 풀어주고요!"

와락.

낚시를 가르쳐주기 위해 혜리가 뒤에서 나를 안았고, 우리는 찰떡처럼 딱 붙은 상태가 되었다.

"지금은 당겨요!!!"

"이렇게?"

"릴은 감지 말고요! 당기기만 하다가, 지금! 지금 릴 감아요!"

"아오! 모르겠다! 이거 맞아?"

"네! 잘하고 있어요!!! 다시 풀고요~"

물고기와의 사투가 한동안 계속되었다.

낚시가 쉬운 게 아니구나. 하지만 즐겁다.

손끝에는 짜릿함이 느껴지고 온몸에는 전율이 돋는다.

"오빠야 다 됐어요! 어~ 보인다!!! 보인다!!! 삼촌 뜰채요! 뜰채!!!"

"뭐··· 뭐꼬 가시나야. 자는데 갑자기 무슨 소리고?"

"큰 거예요. 큰 거! 빨리 뜰채요!"

"뭐 돔이라도 낚았나? 어? 시부랄 감성돔이네!! 감성돔이다!!!"

감성돔요? 그거 좋은 거 아니에요?

선장이 뜰채를 가져오더니 한방에 물고기를 낚아 올린다.

"캬~~ 처음에 이런 거 잡고 기운 대단하네. 이거 몇 짜고?"

"4짜는 될 거 같지 않아요?"

"여름 감시는 줘도 안 먹는다지만 그래도 손맛은 있었겠네."

"그것도 옛말이에요. 얼마나 맛있는데요. 이젠 없어서 못 먹는다구요."

"···저기 죄송하고 미안한데요. 감시가 뭐예요?"

내 말에 혜리가 물고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게 감시예요~ 감성돔~ 오빠야 대박이다!!!"

"돔은 비싼 거지?"

"맞아요. 헤헤헤. 내가 오늘 맛있게 회 떠 드릴게요."

"회도 뜰 줄 알아?"

"그럼요! 저는 다 할 줄 알아요!!!"

···

너 우리 학교에 있을 인재가 아닌 거 같은데?

여튼 낚시가 제법 손맛이 있네. 처음 느껴본 짜릿함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선장은 씨익 웃으며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서울 샌님인 줄 알았는데, 몸도 좋고 물고기도 잘 잡고. 다시 봐야겠는데요?"

"아닙니다. 초심자의 행운 같은 거죠."

"그런데 웃통은 왜 벗고 있어요? 설마? 당신?"

...

저는 혜리 손끝도 안 건드렸어요! 혜리가 나를 건드렸어요!!!

"아··· 그게 말이에요."

"캬!!! 바닷사람 되고 싶은가 보네. 그래 싸나이는 피부 좀 까맣고 근육 있고 그래야지!!! 그러지 말고 사진이나 한 장 찍어요."

"사진요?"

"이런 어복이 다시 올 거 같습니까? 잡은 고기 사진 찍어야죠. 혜리야 몇 짜고?"

"4짜 맞아요! 43cm!!!"

"와따 큰 거 잡았네. 물고기 가지고 온나. 내가 사진 찍어줄 테니깐 서울 서방님이랑 사진이나 한 장 남겨라."

"삼촌!!! 서방님 아니에요!!!"

"가시나 좋으면서. 아재요. 요 서이소."

나는 선장님의 등쌀에 혜리와 나란히 선 후,

"손에는 감시 들고요."

잡은 감성돔을 둘이서 같이 들었다.

찰칵. 찰칵.

선장님은 혜리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나를 보며 씨익 웃는다.

"서울 아재 오늘 배부르겠네요."

"왜요?"

"물고기 두 마리나 잡았다 아입니까~"

볼락이랑 감성돔 두 마리이긴 한데···

아닌가?

감성돔이랑 진혜리인가?

···

모르겠다.

낚시는 끝났다.

나는 한 마리 반 정도 잡은 게 전부다. 마지막에 잡은 감성돔은 같이 잡은 거니 반 마리로 치자.

잡은 물고기는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차에 실었고, 우리는 조금 떨어진 해수욕장으로 갔다.

아무래도 혜리 집 근처에서 놀기는 소문날까 봐 좀 그렇잖아. 그리고 민박도 없고.

해수욕장에 가자 민박이 있기는 있는데, 낡았다.

그냥 어촌에 있는 일반 가정집을 개조했나 보다.

그 모습을 보더니 혜리가 조그마한 손으로 내 팔꿈치를 살며시 잡았다.

"오빠야··· 다른 데 갈까요?"

"왜?"

"여기 너무 낡아서요··· 서울 사람들은 이런데 못 자잖아요."

나는 혜리 머리를 한 대 툭 쳤다.

"아양. 아파요."

"나 서울 사람 아냐. 너 내 고향 잊었어? 부산이잖아. 이런 곳이 뭐 어때서? 오히려 운치 있어 보이는데."

"정말요?"

"그럼."

정말이다. 오래되고 낡은 거? 하나도 신경 안 쓰인다.

삼시세끼 어촌편 같은 민박집을 보자 어릴 때 놀던 할아버지 집이 떠올라서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진다.

"어서 들어가 보자."

"네에~~~"

우리는 민박에 들어가서 안을 구경했는데,

캬~~ 더 마음에 드네!!!

널찍한 마당이 있고, 아궁이가 있고, 마루도 있고, 평상도 있다.

내가 평상에 앉자, 혜리는 따라서 옆에 앉았다.

"이제 우리 뭐하지?"

"일단 제가 생선 정리해 놓을게요~"

"그럼 나는 뭐해? 티비 보면 야채 같은 거 뽑아 오던데."

"야채는 마트에서 사면 돼요~ 흐음. 오빠야는 할 일 없으면 말이에요!"

"없으면?"

"일단 좀 주무세요~ 오늘 아침부터 멀리서 온다고 고생했잖아요~~"

"그렇기는 한데, 진짜 자도 괜찮아?"

"헤헤헤 네~~~ 저 어릴 때부터 혼자 일 많이 해서 괜찮아요. 그리고 오히려 방해돼요."

짜슥 미안하게시리. 해맑게 웃으며 말하네.

그런데 새벽부터 운전하고, 게다가 배까지 타고 와서 그런지 피곤하기는 정말 피곤하다.

"알았어. 그럼 나 잠시만 잘게~"

"네에~~ 주무시고 계세요~~"

나는 방 안으로 들어와 에어컨을 켜고 방바닥에 누웠다.

혜리야 딱 한 시간만 자고 일어날게.

으응···

누군가 내 가슴을 누르고 있다.

"하아앙~~ 누구야···"

슬쩍 눈을 떴는데, 혜리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깜짝이야!!!"

"어··· 오빠야? 일어났어요?"

"어 방금 일어났는데... 아 미안. 곤히 자는데 깨웠네."

"괜찮아요~ 저도 잔 지 오래됐어요~~하앙~"

"그런데 너무 붙어 있는 거 아냐?"

"네? 어라?"

우리 몸이 거의 붙어 있었다.

민망도 할만한데, 혜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양반다리로 앉더니, 상의 속으로 손을 넣어 복근을 살짝 보여주며 배를 긁는다.

"헤헤헤. 에어컨 때문에 추워서 오빠야 안았나 봐요~"

"어쩐지. 나도 덕분에 따뜻하게 잤다. 그런데 팔이 왜 이렇게 따갑지?"

"오빠야 잠시만요!! 팔! 팔 좀 줘봐요!! 아~~ 어떡해~~ 이거 봐요. 껍질 벗겨지잖아요!!!"

"무슨 껍질이··· 으악!!! 뭐야 이거?"

팔과 다리 곳곳에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다.

"으아아앙~ 우리 오빠야 뱀새끼 됐다~~~"

"너 지금 나 욕한 거지?"

"헤헤헤~ 오빠야는 몸도 뱀이고 거기도 뱀이래요~"

"뱀이 이렇게 작냐?"

"큰 뱀도 있잖아요~ 아나콘다다~~ 아앙~~"

살쾡이 흉내를 내며 막대기에 으르렁거린다.

"계속 그러면 뱀한테 잡아 먹힌다."

"배 위에서처럼요? 그럼 잡아 먹힐래요!!!"

"일단 밥부터 먹자. 배고프다. 너 요리할 줄 모르지? 내가 요리해줄게."

"노노노~ 무슨 말씀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세요!!!"

혜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을 까딱까딱했다.

그런데 나는 손가락은 안 보이고 까만 허벅지와 가슴만 눈에 들어온다.

낮과는 다르게 헐렁한 민소매 티와 돌핀 팬츠 같은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내가 뭘 섭섭하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옷이 너무 짧은 거 아냐?"

"이거요? 소라 언니가 남자애들이 좋아한다고 골라줬어요. 예쁘죠?"

"어 예쁘긴 예쁜데···"

"그리고 좋죠?"

"응!!!"

"아하하~ 오빠야 너무 솔직해졌어! 어서 일어나서 밥 먹으러 가요!!!"

"무슨 진수성찬을 해놨기에 그래?"

"헤헤헤~ 보고 놀랄지도 몰라요~~ 빨리요~ 빨리~~"

"알았다. 알았어."

하이고 이 비글을 어떻게 말리냐.

혜리는 나를 끌고 나와서 평상 위에 앉혔다.

"오빠야는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면 안 돼요."

"싫은데~ 까딱까딱."

"아앙~ 하지 마요~ 진짜 가만히 있어야 해요~"

뭐 하려고 하는 거니? 멀뚱히 바라만 보는데 낑낑거리며 커다란 상을 가져왔다.

"그 무거운 걸 왜 혼자 들어."

나는 성급히 달려가서 상을 받은 후 평상 위에 펼쳤다.

"헤헤헤~ 이거는 좀 무겁네. 이제는 진짜 가만히만 있어야 해요!"

"알았다. 알았어. 가만히 있을게."

"네에~~~ 잠시만 있어요."

냉장고에서 접시 하나를 가져온다.

"짜잔~ 오늘 잡은 물고기들 회 뜬 겁니다~"

"와··· 이거 네가 뜬 거야?"

"네~ 맛있겠죠?"

"최고다 최고!!!"

"아직 많이 남았어요~~"

이번에는 냄비를 하나 가져온다.

"요거는 조개찜입니다~~~"

"이건 언제 샀어?"

"아까 오빠야 잘 때 시장 봐서 만들었어요~~ 헤헤헤~"

"와··· 정말? 감동이다."

"아직 감동하기는 일러요. 잠시만요~"

아직 더 있어?

한쪽에서 가스버너를 가져와 상 위에 놓고, 그 위에 냄비 하나를 올린다.

"이거는 뭐야?"

"회 뜨고 남은 거로 매운탕 했어요~ 여기 김치도 있고요~ 쌈장도 있어요~ 이제 밥 떠올게요."

"잠시만. 너."

내 말은 듣지 않고 서둘러 가더니 밥과 음료수 게다가 소주까지 가져왔다.

"헤헤헤~ 맛있게 드세요. 오빠~~"

"···너무 고마워서 뭐라 할 말이 없다. 진짜 고마워. 그런데 왜 이렇게 해줘?"

"멀리서 왔잖아요~ 어릴 때부터 손님 대접은 푸짐하게 하라고 배웠습니다!"

혜리 얼굴에서 빛이 난다.

크흑. 너 진짜 고생했겠다. 유일한 보답은 여기 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 주는 거다.

회를 한 점 들어서 와사비가 풀린 간장에 찍는데, 혜리가 나를 빼꼼히 바라봤다.

"너는 안 먹어?"

"어른이 먼저 먹어야지 저도 먹죠!"

"나 어른 아니다. 자~ 고생했어. 아~~"

"아··· 오빠야. 나 그거 말고···"

"그럼 조개찜?"

"아니에요! 잠시만 기다려줘요!!!"

혜리는 접시를 하나 가져와서 와사비, 쌈장, 초장, 간 마늘을 섞었다.

"헤헤헤. 여기에 한 번 찍어 먹어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저는 항상 이렇게 먹거든요."

"그래? 알았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한번 찍어서 입에 넣었는데,

"와!!! 이거 뭐야?"

정말 맛있다. 물론 회 본연의 맛은 느낄 수가 없지만.

"맛있죠?"

"응. 새로운 거 하나 배웠네. 자 너도 아~ 해."

"네~~ 아~~ 헤헤헤~ 지인짜 맛있어요~~!! 전 여름 감시 안 먹는 사람 이해를 못 하겠어요. 이렇게 맛있기만 한데."

"그래. 진짜 맛있다."

"오빠야~ 회가 왜 이렇게 맛있는 줄 알아요?"

"잡은 지 얼마 안 돼서?"

"아니요~~ 왜냐면요~~"

혜리는 내 옆에 찰싹 붙어서 앉았다.

"오빠랑 같이 먹어서예요~"

"···그렇게 좋아?"

"그럼요~~ 여기서 보니깐 더 좋은 거 같아요."

그건 나도 그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적극적인지 모르겠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귀엽기만 하다.

우리는 한동안 밥을 같이 먹었다.

맛도 엄청 있네. 정신없이 먹다 보니 그릇은 하나씩 비기 시작했고, 하늘에는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아~~ 배부르다. 정말 잘 먹었어."

"오빠야~ 비 올 거 같아요."

"어? 그러네? 아니다. 비 온다!!!"

"꺄악!!!"

"어서 치우자!!!"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빈 접시를 싱크대에 처박았다.

설거지는 내일 아침 먹을 때 하는 게 또 국룰이지.

뒷정리를 마무리하고 마당을 바라보며 마루에 앉았는데, 혜리가 쟁반을 하나 들고 와서 내 옆에 앉았다.

"뭐야?"

'헤헤헤~ 커피랑 수박이에요~"

"오~~ 오늘 너무 잘해주는데?"

"엄마가 아빠 밥 먹고 나면 항상 이렇게 해주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되게 운치 있어요."

"그렇네. 우리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 같다."

하늘에서 여름 비가 땅에 떨어지면서 '토닥토닥' 소리를 내었다.

우리는 마루에서 쟁반을 사이에 두고 앉아, 한동안 그 풍경을 말없이 바라봤다.

내리는 비에 우리가 녹아들 때쯤, 혜리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빠야~ 노래 잘해요?"

"노래? 웬만큼 하지. 왜?"

"저 대학 가서 하고 싶었던 게 엠티 가서 통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거였거든요~"

"그럼 네가 기타 배워야 하는 거 아냐?"

"아아앙~ 저는 거기서 듣는 역할이예요. 그래서 말인데요~"

"너 어디가?"

다락방 같은 곳에 가더니 기타를 가져온다.

"오빠야~ 노래 불러 주세요~~!!!"

이 민박집은 정체가 뭐야?

그나저나 기타 못 치는데...

진실을 말하기에는 혜리 눈빛이 너무 반짝반짝한다.

"··· 흐음. 일단 잠시만. 화장실 좀 갔다 올게."

"같이 갈까요?"

"됐거든~"

"저도 농담이었어요~ 아하하하~"

나는 화장실에 가서 고민에 빠졌다.

기타라··· 이렇게 진수성찬을 차려준 혜리를 실망하게 하긴 싫은데.

그래. 미래에 이런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잖아.

기타 실력 구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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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머리에 별다른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일단 기타를 잡아보자.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마루로 왔는데, 혜리가 기타를 그냥 퉁퉁 튕기고만 있다.

"기타 줘봐. 내가 연주해줄게."

"어? 오빠야 진짜로 할 줄 알아요?"

"내가 못하는 거 봤어?"

"꺄악~~ 연주해주면 대박!!! 여기 있어요."

혜리는 나에게 기타를 넘겼고, 나는 자리에 앉으며 허벅지 위에 올렸다.

아직 까지는 머리에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데···

"무슨 노래 듣고 싶어?"

"저는 자전거 탄 풍경 노래 듣고 싶어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아니요~~ 그 노래도 좋은데 혹시 '안녕'이라는 노래 아세요?"

"어? 나 아는데. 너는 어떻게 알아? 그거 완전 남자 노랜데."

"저 옛날 노래 좋아해서 알아요~ 오빠 그 노래 불러 주세요."

"알았어. 잠시만."

마음속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리자, 어떻게 기타를 쳐야 하는지 머릿속에 스르륵 떠오른다.

우선 튜닝을 살짝 하자. 기타 줄을 통통 치면서 헤드 머신을 돌렸다.

절대 음감이 아닌데도 튜너 없이 되네.

몇 번을 건드린 후 다시 통통 쳤는데, 정음이 기타에서 흘러나왔다.

"이제 됐다. 해 볼게."

"네~~"

혜리는 마룻바닥에 엎드린 후, 양손을 턱에 괴고 나를 봤고,

타닥타닥.

마당에서는 빗소리가 악기가 되어서 오래된 집을 가득 채워 줬다.

- 딩 딩딩 딩

"안녕~ 잘 지내고 있니~~ 거기도 지낼 만하니~"

감미로운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하모니를 이룬다.

"오늘도~~ 낯설기만 한~ 너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 울까~~"

풍경 때문인가? 아니면 비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기타를 쳐서 그런가?

노래에 감정이 실린다.

"사랑해~~ 언제까지라도 너를 사랑해~~"

혜리는 옆에서 어떻게 나를 보고 있을까? 마지막 가사를 부르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는데,

손으로 턱을 괸 채, 눈동자를 반짝이며 얼굴이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스핑크스 같네.

"너의 웃음소리와 너의 모습을~~ 영원히 우리 가슴 깊이~~~"

나는 일부로 혜리를 그윽하게 보면서.

"넣어두울게~~~"

- 다리리링~~

노래를 마무리했다.

"··· 어때? 마음에 들어?"

"오빠야···."

"왜?"

"오빠야아~~~~"

"악~~ 너 왜 그래!!! 왜 갑자기 껴안아?"

"오빠야아아!!! 너무 멋있어요!! 진짜!! 너무 멋있어요!!!"

"으악~ 잠시만!!!"

비글이다!

혜리는 나를 껴안고 얼굴에 뺨을 비비며 난리 쳤다.

그런데 얘 왜 이렇게 뜨거워?

혜리 가슴과 엉덩이를 잡은 내 손에 뜨거운 체온이 느껴졌다.

< 휴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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