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63화 (263/295)

< 쇼핑몰 >

오후가 되었다.

이세연은 수업을 들으러 갔고, 나는 소라를 만나기 위해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오늘 무진장 바쁘구나. 소라 만나고 바로 서울에 있는 선미도 보러 가야 하네.

퇴근 시간 되면 경부고속도로 차 엄청나게 막히는데. 빨리 와주렴.

한 10분 정도 기다리자,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인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걸어왔다.

유소라가 맞는데, 쟤가 머리에 총 맞았나?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미친 거 아니지? 갑자기 웬 정장이야?"

"오늘은 격식을 차려야 하는 날이라서요."

"존댓말 하는 거 보니 미친 거 맞네. 아니다 잠시만!"

손을 턱에 올리고 습자지 같은 고민에 빠졌다.

혹시 회사원 컨셉인가? 전문적 용어로 OL이라는 단어도 있잖아.

나는 찬찬히 유소라를 훑어봤다.

커다란 가슴 때문에 블라우스는 터질 거 같고, 아래에는 검은 정장 치마와 까만색 스타킹을 신은 허벅지가 날씬하게 뻗어 있다.

흐음···. 완벽한 컨셉을 위해서 사무실을 하나 사야 하나?

- 너 어젯밤까지만 해도 정서적인 섹스가 어떻고 씨불였었다. 벌써 잊어버렸나?

"으악!!! 야! 유소라! 너 왜 나를 나쁜 놈으로 만들어?"

"네? 갑자기 무슨. 아하하하! 선배. 설마 이상한 생각 한 거예요?"

"지금 네 복장이 그런 생각하게 만들거든. 그런데 미친 것도 아니면 웬 정장 차림이야? 장례식 가는 복장도 아니고."

"선배한테 부탁할 일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복장을 차려입어야만 했어요."

"무슨 부탁인데?"

"돈 빌려주세요."

"뭐? 잠시만. 네가 나한테 돈을 빌린다고? 그것도 이렇게 당당하게?"

"네. 대신 그냥 빌려달라는 건 아니에요."

"흐음... 내가 오피스룩에 지대한 관심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돈 빌려달라는 건 아니야. 너 사람 잘못 봤어. 악!!!"

망할. 구두로 내 발을 걷어찼다.

"그런 거 아니래도! 오빠! 나 지금 진지해! 어제 밤새 연습했다고!"

"아씨. 아파라. 뭘 연습했길래 그래?"

소라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서 나에게 보여줬다.

이건 또 무슨 프리젠테이션이야? 대충 봤는데, 사업에 대한 내용이었다.

"...너 이걸 밤새 연습했다고?"

"그럼."

"왜? 아! 휴학한다는 이유가 혹시 사업하려는 거야?"

"응. 그래서 오빠한테 발표하려고 했어."

"왜 나한테 발표하는데?"

"투자 받아보려고. 이건 내 인생 최초의 투자 발표회야. 무조건 돈 빌려달라는 거 아니야. 오빠가 듣고 할 만하다 싶으면 빌려줘. 아니 나에게 투자해줘."

유소라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잠시만, 얘가 전생에 명품가방 같은 걸 들고 다니곤 했었지.

혹시 사업해서 번 돈인가?

"음···. 오케이. 일단 들어보자. 어디서 발표할 거야? 지금부터 네 대답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해. 네 의지를 보겠어."

"여기서 발표할 거야."

소라는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스터디룸이 있었다.

여기서 몇 번 섹스한 적 있었는데.

오피스룩에 스터디룸이라... 매력적이다.

"마음에 든다. 일단 합격."

"제발 머릿속에서 이상한 생각 하지 마세요."

"알았어. 농담으로 한 말이야. 너 눈빛 보니깐 이때까지와는 사뭇 다르네."

야한 생각은 멀리 떠나보내자.

유소라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일단 들어가자. 들어보고 판단할게."

"네. 잘 부탁드립니다."

소라는 나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제발 졷같은 보노보노가 나오는 발표는 아니길 빈다.

"흠···. 쇼핑몰이라···."

나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똑똑 치고 있고, 소라는 긴장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발표는 이미 끝났다.

소라가 하고 싶다는 사업은 쇼핑몰이었다.

보자. 지금이 2009년이지? 이때 우후죽순처럼 생기니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네.

"홍보는 어떻게 할 거야? 싸이월드로 할 거야?"

"아니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홍보할 예정입니다."

"네가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요즘 유행하기 시작했잖아요. 당연히 알죠. 사실 그런 SNS를 보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저는 거리에서 옷 장사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구매가 많아질 거 같은데, 마침 일반인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거죠. 그래서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너 옷은 잘 입는 편 아니잖아. 몸매로 커버하는 편인데, 어떻게 고르려고?"

"옷을 잘 못 입는다니요? 제 작품을 보시지 않으셨나요?"

네 작품이라니?

아! 다희랑 진희한테 소라가 짧은 옷을 코디 해줬었지.

옷을 보는 눈은 제법 있네.

"오케이. 그 부분은 인정. 그런데, 너는 야한 옷에만 특화되어 있잖아. 쇼핑몰이라면 여자여자한 옷도 팔아야 하지 않아?"

"그래서 우선은 클럽 층을 공략할 생각이에요."

"클럽 층?"

"네. 이거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소라는 동영상을 틀었는데, 야한 옷을 입은 채 클럽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요런 식으로 영상을 만들어서 홍보한단 말이지?

나쁘지는 않네. 성공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고객층이 확실해.

"오케이. 사실 어차피 옷 쪽은 네가 더 잘 아니깐, 너 판단에 맡길게. 그래서 필요한 돈이 얼마야?"

이 순간이 중요하다.

돈을 빌릴 때 비굴할까? 아니면 당당할까? 혹은 맡긴 것처럼 달라고 할까?

소라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나는 그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뚫어져라 쳐다봤고, 소라는 당당하지만, 겸손한 태도로 나에게 말했다.

"오천만 원입니다."

"그걸로 돼?"

"네. 제가 모은 돈도 있고, 그리고 선배님 말 듣고 투자한 돈도 있어 지금은 충분합니다."

이 바보야! 그 돈 들고 있는 게 너 쇼핑몰 하는 것보다 더 큰 부자가 될 수도 있어.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겠지. 지금 소라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망에 불타오른 것 같으니까.

밤샘 준비한 열정을 봐선 이 자료도 꽤 오랫동안 조사한 거겠지. 시대도 쇼핑몰을 원하고 발표도 나쁘지 않고 논리적인 구조도 제법 맞다.

마음에 든다. 믿고 맡겨도 괜찮을 거 같다.

"오케이. 2억 빌려줄게."

"네? 선배님 뭐라고요?"

"왜? 갑자기 너무 큰 돈이 나오니 손이 떨려?"

"아···. 아···. 네."

"대신 조건이 있어. 네가 들고 있는 주식은 팔지 말고 나한테 넘겨. 완전히 들고 가는 건 아니고, 3년 안에 안 망하면 너에게 돌려줄게."

"정말요? 네! 당장 넘길게요!"

"하이고 이거 눈 돌아갔네. 두 번째는 혹시나 네가 만든 회사가 주식회사가 되면 지분의 20%를 나에게 줘. 대신 이자는 없는 거로 해줄게."

"네 알겠습니다!"

"...원래 두 개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하나 더 넣어야겠다. 네가 어딘가에 투자를 받는다면 무조건 나에게 상담해야 해. 너 지금 돈에 눈 돌아가서 네네 거리는데, 그거 위험한 거야. 내가 읽고 합리적인지 봐줄게."

"네! 그것도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추가해야겠다. 높임말 하지 마라. 소름 돋는다."

"알았어 오빠! 그런데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줘? 나는 솔직히 오빠가 꺼지라고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말라고 말할 줄 알았어."

...

얘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거야?

사실 그러기에는 오피스룩이 너무 강력했어.

어쩌면 소라는 남자의 심리까지 노리고 고른 게 아닐까? 한편으로 무서워진다.

"나 그렇게 냉혈한 아니다. 여튼 그래도 기특하네."

"기특하다니?"

"발표에 너의 열정과 절박함이 보였어. 어제 얼마나 필사적으로 연습했는지 알겠다. 그리고 너 나름의 계획도 일리 있어 보이고. 그래서 투자하기로 한 거야."

박인혜 남매보다는 낫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네 모습 정말 보기 좋다."

"뭐가?"

"어린애가 어린 나이에 뭔가를 해보겠다고 열정적으로 움직이잖아.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그래서 도와주고 싶어."

얼마 전에 섹스로 50억을 벌어서 2억은 껌값이야!

...라는 말은 굳이 하지 말자.

그런데 기특하긴 정말 기특하다. 나의 21살이랑 비교해보면 너무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소라라면 쉽게 망하지는 않을 거다. 돈 무서운 줄은 아는 애잖아.

나비 날개짓 같은 2억이 어떻게 퍼져갈지 벌써 설렌다.

"오빠. 고마워! 그럼 해주는 거로 약속한 거다."

"오케이."

"나 긴장 좀 풀어도 돼?"

"그럼. 이제 끝났으니 긴장 풀어."

"휴~ 다행이다."

소라는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그러자 윗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긴장을 풀라고 했지 단추를 풀라고는 안 했는데···."

"좋으면서 새삼스럽게. 아까 앞에서 발표할 때 다리만 보고 있더만. 나는 오빠가 바로 치마 올리고 덮치는 줄 알았어."

"원한 건 아니지?"

"키키키. 오늘은 아니야. 다음에 내가 잘돼서 사무실 생기면 덮치게 해줄게."

...좋은 투자구나.

저 검은 정장 치마를 올리고 할 수 있다면!

- 정서적 섹스가 이러쿵저러쿵···.

호구신님 말이 그렇다는 거예요. 그런데 소라야. 너 왜 테이블에 앉니?

테이블에 엉덩이를 올리더니 상체를 숙여서 나에게 가슴을 보여준다.

"아니면 지금 덮치게 해줄까?"

"됐다. 오늘은 사양할게. 나는 성공한 여자를 덮치고 싶거든. 아씨 이게 아니라. 야! 사람 이상하게 만들지 마!"

"아하하! 좋으면서 또 순진한 척하기는. 그런데 이야기 들었어?"

"이번에는 뭔데? 너희 돌아가면서 나한테 부탁하냐?"

"아니. 반대야. 이거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희 언니 울트라스타K에 나가."

"그건 이미 들었어."

"그래서 연습하는데, 잘 안 되나 보더라고. 한 번 만나 보는 건 어때?"

"흐음···. 아니야. 됐어. 안 만날래."

"왜? 오빠 진희 언니 아끼잖아."

"도움이 필요하면 너처럼 직접 오겠지. 때로는 믿고 묵묵히 기다리는 것도 필요한 법이야."

"별일이네. 알았어. 난 분명히 말했다. 나중에 나보고 뭐라 하지는 마. 선미 언니는 어때?"

"...안 그래도 지금 만나러 가려고. 나름 괜찮아."

"선배들 일이라서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냥 힘내라고만 전해줘."

"그 마음만 해도 고맙다. 그럼 유사장님. 앞으로 잘 부탁하겠습니다."

"아하하. 네~ 민 사장님.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소라는 웃으며 손을 내밀면서 가슴골을 슬쩍 보여줬다.

넌 진짜! 내가 보기에는 쇼핑몰도 좋지만 영업하면 엄청 잘할 거 같아.

얘가 남자들한테 호감을 얻으면서도, 싸 보이지 않는 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소라와 헤어진 후 선미 병원에 왔고, 어느덧 시간은 저녁 7시다.

나는 병실 문을 조심히 열었고, 안에는 어머님과 선미가 잠들어 있었다.

이제 어떡하지? 깨워야 하나?

서성거리는데 이선미가 인기척에 눈을 떴다.

"하앙~ 왔어?"

"쉿. 어머님 깨시겠다. 조용히 말해."

"응. 일단 나가자."

우리는 병실을 나왔고, 선미는 졸린 눈을 비비며 나에게 말했다.

"왜 왔어? 오늘은 집에서 쉬지."

"너 밥은 먹었냐?"

"아니. 밥맛이 없어."

"그래서 왔다. 밥이나 먹자. 너 먹으면 내려갈 거야."

"고마워. 하지 말라는 말은 안 할게. 당분간은 당당하게 받아먹어야겠어."

"그래. 요즘 들어 제일 맘에 드네. 어서 밥 먹으러 가자."

"응."

우리는 병원 1층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비빔밥을 두 개 시키고 나눠 먹는데, 둘 다 말이 없다.

그렇다고 불편한 건 아니다. 오랜 남자인 친구랑 말없이 밥 먹는 기분이다.

그런 분위기를 먼저 깬 건 이선미였다.

"세연이는?"

"오늘 학교 갔다가 쉰대. 피곤한가 봐. 아! 오늘 유소라 왔었어."

"왜?"

"사업하겠다네."

"사업? 그래? 별일이네."

"그리고 진희는 울트라스타 K 나간대."

"아하하. 그건 재밌겠다. 문자 투표 해줘야겠네. 그런데 세연이는?"

"세연이야 집에서 쉬고 있지."

"말고. 세연이는 괜찮냐고?"

"응? 무슨 소리야?"

선미는 밥을 다 먹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혹시 질투하던가 그런 건 아닌가 싶어서."

"...없지는 않았어."

"그럴 거 같았어. 걔 아직 너 좋아하잖아."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가 너희 둘 사이에 불편하게 끼인 거 같아서."

"네가 질투하는 건 아니고?"

"큭큭 미친놈. 질투는 무슨. 사실 너랑 세연이 두리뭉실하게 넘어갔잖아. 그런데 네가 나한테 집중하니깐, 세연이가 마음에 걸리더라. 야! 너는 세연이 어떻게 생각해?"

"...어렵다. 패스할래."

"어렵기는. 혹시 너희 둘 감정이 식은 기름 같은 거 아냐?"

"식은 기름? 그게 무슨 말이야."

"고기 구워 먹으면 기름 나오잖아. 그게 고기 맛을 감칠맛 나게 해주거든. 그런데 프라이팬에서 식으면 하얀색으로 굳어져서 정말 정리하기 귀찮아. 다시 뜨겁게 가열해서 녹이던지, 아니면 빡빡 씻어야 하는데, 그러면 손에 끈적하게 묻지. 미끌미끌하고.

혹시 너희 둘 감정도 그런 거 아니냐고?"

"어렵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 못 하겠어."

"멍청아. 간단히 말하면 다시 끓게 하던가 아니면 세제를 왕창 써서 깨끗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거지."

"거지 같은 비유지만, 일단은 받아들일게. 그런데 그건 아닌 거 같아."

"그래. 여러모로 복잡한가 보네.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하자. 사실 나도 문제가 있으니깐. 뭐 그건 조만간 해결되겠지만."

"너 오늘 못 알아들을 소리만 한다."

"몰라. 듣는 네가 멍청이겠지. 이제 일어나자."

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병실로 올라가려는데, 선미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뭐? 왜?"

"안 내려가?"

"밥만 먹고 내려가라고? 와~ 너무하네."

"네가 밥만 먹고 내려간다고 했잖아. 어차피 여기 있어도 너 할 거 없어. 괜히 고생하지 말고 내려가. 나는 올라와 준 것만 해도 진심으로 고마워."

그냥 가기는 섭섭한데.

머뭇머뭇 망설이자 선미가 갑자기 내 옷을 잡고 편의점으로 끌고 갔다.

"뭐 사야 할 거 있어?"

"너 내려가는데 피곤할까 봐 커피 하나 사주려고."

"하이고. 괜찮습니다."

"내 마음 편하려고 하는 거니깐 받아줘."

선미는 커피와 초콜릿. 물을 산 후, 내 손에 꼭 쥐여줬다.

"너무 보내려고 하는 거 아냐?"

"신세 지기 싫어서 이러는 거 아냐. 앞으로 더 오래 신세 지려고 이러는 거야. 병간호 보통 아니잖아. 너 벌써 이러다가는 나중에 지쳐서 나랑 괜히 사이 멀어질지도 몰라."

"···그 말. 나도 어제 이세연한테 했었는데. 네 말이 맞다. 그럼 오늘은 먼저 내려갈게."

"그래. 다시 한번 올라 와줘서 고마워."

선미는 나를 향해 환히 웃었다.

그래도 저렇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작별 인사를 한 후 병원을 나왔고, 시계를 보니 저녁 8시였다.

이대로 돌아가기는 섭섭한데.

지방 사람은 한번 서울 오면 모든 일을 해야 한단 말야.

···

그래. 그러고 보니 갈 곳이 하나 있네.

나는 휴대전화를 든 후 박인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 쇼핑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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