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51화 (251/295)

< 모터쇼 >

좌릅. 자랍.

고추를 빠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

잠결에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를 흥얼거렸다.

...

꿈이 아니잖아!

눈을 번쩍 떴는데, 어느새 일어난 예슬 누나가 막대기를 빨고 있었다.

- 전... 전하. 살려주십시오!

나도 같은 마음이야.

"누나. 잠시만요. 우리 어제 다섯 번 넘게 했어요."

"아침에 딱 한 번만 더 박아줘~"

"이제 나오지도 않아요."

"현찬아 그거 알아?"

"뭐요?"

예슬 누나가 가슴골 사이에 막대기를 끼우며 씩 웃었다.

"마른오징어도 짜면 물 나와~"

...

그럴 때 쓰는 말 아닌 거 같은데요?

여기서 한번 더하면 오늘 종일 다리를 후들거릴 게 뻔하다.

"누나 항복! 포기! 제발 살려줘요! 나 이제 쓰라려요."

"어머 그 정도야?"

"네. 진짜 그 정도입니다."

예슬 누나는 입에서 막대기를 때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대신 오늘 끝나고 세 번 해줘!"

"...아! 나 오늘 친구 집에서 자기로 했어요!"

"아하하. 거짓말이면 뽑아 버린다?"

"진짜! 진짜 레알임. 어제도 친구 만나러 갔었잖아요."

"맞다! 그랬었지. 흐응~ 아쉽네~ 뭐 그래도 사실 괜찮아."

마지막으로 귀두에 키스한 뒤 해맑게 웃었다.

"어제 오래간만에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거든."

"...저는 배고파 죽을 거 같아요."

"아하하~ 어서 씻고 나가자~ 그런데 조심히 나가야 해!"

"왜요?"

"이 방에서 나가는 거 다른 사람에게 걸리면 큰일 나!"

"그걸 아는 사람이 어제 그렇게 비명을 질렀어요?"

"네가 너무 잘해서 그랬지. 자~ 이제 씻자."

나와 누나는 같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샤르륵.

예슬 누나는 가슴에 거품을 바르고 막대기를 씻겨줬다.

안 한다고는 말했지만, 아직 포기하지는 않았나 보다.

- 전하! 저 여인에게 박아야 합니다!

병조판서! 너 사이코섹서냐? 정신 차려! 너 뽑혀!

나는 예슬 누나의 도발을 겨우 참으면서 샤워를 마친 후, 내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보상이 뭐였지? 시불. 어제 종일 하느라 이제야 확인하네.

나와라. 스마트폰!

두 개의 판타지를 충족했기에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크리스탈 + 50개

포인트 + 5,000포인트.

5,000만 원에 5억 정도의 크리스탈이라. 뽕을 뽑힌 보람은 있네.

- 현재 섹스 판타지 개수는 18개입니다. 20개를 채우면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추가 보상이 뭘까?

- 실버 여사친 카드, 골드 여사친 카드, 플래티넘 여사친 카드가 지급될 예정이니 분발하세요.

...

그게 뭐예요? 한동안 아는 사람하고만 해서 뭐가 뭔지 다 까먹었네.

- 멍청아. 멍청아. 그렇게 살다가는 너 갈라파고스 막대기 된다.

호구신님 유식한 척 무식한 이야기 하지 말고 어서 설명이나 해줘요.

- 실버는 네가 말을 한 사람, 골드는 네가 얼굴을 본 사람, 플래티넘은 네가 한 번도 안 보고 한 번도 말 안 했어도 여사친으로 등록 할 수 있어.

아 맞다. 이제 기억나네요. 보자. 내가 실버 카드가... 세 장밖에 안 남았어요?

- 응 일곱 장 모으고 김소민, 민다희, 한서영, 진혜리에 썼으니 세 장 남았어.

시불. 엄마 말이 틀린 게 없구나. 사람은 저축하고 살아야 하는데, 너무 남발했다.

느긋하게 섹스하고 다닐 때가 아니다. 없는 섹스 판타지도 개척해야 할 판국이다.

나는 다시 스마트폰을 열었다.

"보자. 골드는 그래도 두 장 있네."

얼굴을 본 사람이면 연예인 하고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카드다.

아껴야 한다.

"플래티넘은 1/2장 있고."

이거는 호구신이 다시 태어난 삶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쓰라고 준 카드다.

평생에 한 번이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이제 좀 정리가 되냐?

네. 너무 생각 없이 썼네요.

- 섹스 판타지 20개를 모아. 그러면 대량으로 카드를 얻을 수 있어.

흐음. 안 그래도 판타지 두 개는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 어떻게?

엘레나와 진혜리요. 혜리는 나를 기다리고 있고, 엘레나는 복수전을 해야 하잖아요. 두 사람 섹스 판타지를 한 번 공략해보죠. 뭐.

- 이거 쓰레기네. 여자를 카드 얻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

시불! 호구신님이 이런 시스템을 만든 거잖아요! 왜 나보고 뭐라 해요!

- 인마. 감성적으로 접근하란 말이야.

감성적으로 접근할 거거든요. 판타지 만족시키면 내가 좋나? 상대방이 더 좋지.

실제로 판타지를 만족시켰던 여자들 전부다, 나중에는 오히려 나에게 달려들었다.

이 얼마나 이타적이고 자애로운 마음씨인가?

- 혼자서 합리화 그만하고 어서 씻고 나가. 시간 다 됐어.

넹!

그래도 카사노바로서 살아가다 보니, 여자를 이용하는듯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군.

이렇게 된 거, 최대한 섹스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자.

오래간만에 섹키호테 사명감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섹키호테 마음과는 다르게 몸이 안 움직인다.

조금만 서 있어도 다리가 후들후들했다.

오전을 겨우 버틴 나는, 막간의 쉬는 시간에 코엑스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

담배에 불을 붙이자 민우 형이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너 괜찮아? 얼굴이 왜 그렇게 안 좋아?"

"...그 정도로 안 좋아요?"

"어. 곧 죽을 놈 같아. 눈에 다크써클 봐."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모터쇼는 생각보다 할 게 없네요."

"아무래도 우리가 메인이 아니다 보니, 부산보다는 한가하지. 그래서 모두가 일하는데 이렇게 짱박혀서 담배 피우고 있냐?"

"일은 무슨. 다들 서성거리기만 하는데."

"너 지금 몇 시야?"

"12시입니다."

"뭐 잊은 거 없어?"

"...아! 맞다! 도시락 나눠 줘야지!"

"하이고. 이놈아. 어제 뭘 했길래 그렇게 정신이 없어?"

...

님 동료한테 기 빨려서요.

나는 담배를 끄고 냄새를 지운 뒤 서둘러 도시락 배급 장소에 달려갔다.

배급 장소에는 이미 많은 봉사활동자가 와있었다.

맨 뒤에 줄을 서자 누가 내 엉덩이를 발로 찼고, 나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너 왜 이렇게 늦게... 야! 괜찮아?"

"예슬 누나. 나 힘없어요. 때리지 마요."

"아하하. 어젯밤에 무리하기는 했지."

이 누나는 왜 어제의 섹스 이후로 대담해진 거 같지?

어떻게 사람이 다 있는데 그런 말을 해요?

다행히 다들 밤에 무슨 무리를 했는지는 관심 없나 보다. 우리 둘을 그저 친한 사람으로만 보았다.

여러분! 내 옆에 있는 이 사람 무서운 사람이에요!

속으로 말하는데 누나가 나를 일으켜 세워줬다.

내 팔꿈치를 자신의 가슴에 문지르는 건 보너스인가 보다.

"컨디션은 괜찮아?"

"어제 누구 덕분에 죽을 만큼 배고픈 거 빼고는 괜찮아요."

"그러고 보니 우리 아침도 못 먹었었지. 흐음. 현찬아."

"왜요?"

누나는 내 귀에 입술을 붙였다.

"점심 먹으면서 누나도 같이 먹을래?"

"...으아아아아! 저리 가!"

"아하하~ 너 진짜 웃겨~"

씨이! 당황하는 내 모습을 즐기는 게 분명하다.

"이상한 소리 말고 도시락이나 받아요."

"그러자~"

우리 둘은 다른 봉사활동 사람과 함께 도시락을 받았다.

누나는 외제 차 쪽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도시락이었고, 나는 한국 자동차 쪽이었다.

잠시라도 떨어져서 다행이다.

"우리 이렇게 이별하는 거야?"

"네. 아쉽지만 다행이네요."

"힝! 너무해!"

"귀여운 척하지 마요. 아! 나눠주고 남으면 하나만 몰래 챙겨줘요."

"왜?"

"나중에 몰래 배고플 때 먹게요."

"아하하. 두 개 챙겨줄게."

"아니요. 하나면 충분합니다."

"두 개 먹어야지 힘 많이 쓰지~ 오해하지 마! 오후 행사 말하는 거니깐~"

그러면서 왜 가슴골은 은근히 보여줘요?

시불. 누나의 성욕을 내가 폭발시킨 건 아닐까 두려워진다.

나는 도시락을 들고 레이싱걸들이 잠시 쉬는 곳으로 갔다.

삐까뻔쩍하는 곳에서 쉬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열악하네.

그냥 부스 뒤에서 몸을 가리는 코트 같은 걸 입은 채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런데 이 시선은 뭐지?

몇몇 레이싱걸들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저 사람 누구야?"

"잘생겼네."

'어라? 제법 잘 생겼다~' 이런 투의 말투가 귀에 들려온다.

누나들. 저 그냥 배달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예슬 누나 때문인지, 오늘은 여자만 봐도 무섭다.

"도시락 배달 왔습니다. 잠시만 보자... LS가 어디죠?"

"여기입니다."

소속사 관리자로 보이는 남자가 나에게 왔고, 나는 도시락을 건네줬다.

그렇게 두 군데 정도 나눠줬고 이제 마지막 한 군대만 남았다.

여기는 내가 잘 아는 회사지.

나는 한쪽에 서 있는 박인혜와 레이싱걸들에게 다가갔다.

"박 대표님. 여기 도시락 가지고 왔습니다."

박인혜는 고개를 돌리더니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누구세요? 저 아세요?"

"네? 아!"

아차차. 우리 모르는 척하기로 했었지.

내 머리는 왜 이렇게 빠가사리인가?

당황하는데 고맙게도 엘레나가 다가왔다.

"현찬! 현찬이 배달하는 거야?"

"응 엘레나 안녕~"

박인혜가 우리 사이에 끼였다.

"엘레나. 관계자랑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지."

"저번에 말한 내 친구예요."

"아! 그때 회사에서 본 그 친구? 두 번 보니깐 인연 같네요.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도시락은 저에게 건네주고 친구들끼리 이야기 나누세요."

센스 좋게 빠져주시네.

박인혜는 도시락 하나를 엘레나에게 건네주고 다른 레이싱걸들에게 갔다.

이제 나와 엘레나만 덩그러니 서 있다.

"현찬! 밥 먹었어?"

"아직 안 먹었어."

"그럼 같이 먹어."

"여기서?"

"응! 대표님! 저 현찬이랑 같이 먹어도 돼요?"

"원래는 안 되는데 오래간만에 본 친구 같으니 허락해 줄게요."

"네! 현찬! 대표님이 같이 먹어도 된대. 우리 같이 먹자."

흐음. 얘가 왜 이렇게 나에게 앵겨?

...

뒤에 레이싱걸들 눈빛을 보니깐 알겠네. 묘하게 시기와 질투가 섞여 있다.

아마도 엘레나는 은따인가 보다.

외국인이라서 더 관심을 받아서 그런가? 박인혜가 아끼는 것도 있을 것이고.

역시 여자들 세계는 무서워. 나라도 엘레나를 챙겨줘야겠다.

"그래. 같이 먹자."

"응!"

우리는 도시락 하나를 나눠 먹었다. 두 개를 뜯으려 했는데 모델들은 사진 때문에 많이 못 먹는다나 어쩐다나.

세상에 쉬운 직업은 하나도 없구나.

"엘레나 오늘 어땠어? 할만해?"

"나 하나도 모르겠어. 얼어있기만 했어."

"나도 구경하러 갔어야 했는데. 못 본 게 아쉽네."

"아하하. 현찬 오지 마! 너 오면 나 웃음 터져서 안 될 거 같아!"

"일부러 웃기러 가야겠다."

"그러지 마~"

애교를 부리는 엘레나. 이럴 때는 귀엽네.

"콜록. 풋."

그때 레이싱걸 중 한 명이 사례가 걸렸는지 기침을 했다.

주주로서 직원이 아픈 건 또 못 참지.

"엘레나 잠시만."

나는 서둘러 물을 챙긴 후, 기침하는 레이싱걸에게 가져다줬다.

"여기 물 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제가 행사 진행요원이잖아요. 원래 이런 일이 제 일이에요. 옷은 괜찮으세요?"

"후훗. 친절하시네요. 네 다행히 점퍼를 입어서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다들 점퍼를 입고 있네.

쉴 때는 남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지 온몸을 꽁꽁 싸매고 있다.

원통하다!

"네. 또 필요한 거 있으면 부르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다시 엘레나에게 갔다.

"아하하. 역시 현찬은 친절해!"

"나야 친절이 몸에 배긴 남자잖아."

"나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 있어."

"누구? 아니 왜?"

"현찬은 착하잖아. 행사하면서 종종 챙겨 줬으면 좋겠어. 나랑 제일 친한 사람인데 지금 올 거야. "

너 전생처럼 또 나를 부려먹냐?

하지만 레이싱걸이라면? 개이득!

"엘레나 언니. 옆에 누구예요?"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는데, 헉. 당신은! 당신은!!!

누구세요?

아씨. 얼굴은 알겠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 어떻게 얼굴만 아냐?

남자의 잡지 막심에서 본 적 있어요.

- 군대에서?

아니요. 저 정기구독권 끊었었는데요?

- 잘했다. 잘했어.

호구신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나는 저 사람을 안다.

귀여우면서도 날카로운 눈을 가진, 인형처럼 예쁜 얼굴.

D컵으로 추측되는 가슴.

뽕이 들어가 있는 거로 착각될 정도의 골반.

내가 전생에 저 몸매를 보면서 몇 번이나 딸을 잡았었는데.

- 인간아. 인간아.

그 정도로 예쁜 몸매와 얼굴이란 말이에요!

- 설마 군대도 아닌데 잡지에 싼 건 아니지?

...과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

갑자기 온몸에 전기가 왔다.

잡지에 안 쌌어요! 장난도 못 치나? 너무하네.

- 미안.

"현찬 괜찮아!"

"괜찮아요?"

무릎 꿇고 쓰러졌는데, 엘레나와 막심걸이 달려왔다.

"엘레나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나 걱정했었어!"

"엘레나 왜 걱정했어? 밥 안 치워 줄까 봐?"

"아하하! 정답~"

"해맑게 말하지 말아 줄래? 마음 상하니깐."

"마음은 2년 전에도 상했었잖아."

"너 그걸 알고 있었구나. 아오! 얄미워!"

"헤헤헤. 나는 현찬이 발끈하는 게 너무 재밌어~"

놀리는 엘레나와 씩씩거리는 나.

그런 우리를 보던 막심 걸은 재밌는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친한가 봐요. 엘레나 언니. 내 밥 어딨어요?"

"잠시만. 응? 어딨지?"

"멍청아 너 뒤에 있네."

"멍청이라 하지 마! 현찬 나쁜 놈이야!"

"농담의 반대 반대 반대 반대 반대야."

"아! 한글 너무 어려워! 농담이란 말이야 진담이란 말이야?"

"안 가르쳐 줄 거다. 메롱."

나는 씩씩거리는 엘레나에게 메롱 한번 해주고, 도시락을 가져와서 막심걸에게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아. 네."

"물도 여기 있습니다."

"네."

엘레나한테는 살갑게 대하더니 나한테는 차갑게 구네.

그런데 왠지 기죽어 보인다.

···

아. 박인혜 눈치를 보고 있구나.

그러고 보니 나는 그냥 모르는 남자지. 박인혜 성격상 일하는 중에 사적 대화는 자제하라 했을 것이고.

에헴! 야! 내가 느그 사장보다 위야!

하지만, 정체를 숨겨야 하니 입 닥치자.

막심걸은 한쪽 귀퉁이에 혼자 쭈글이처럼 앉아서 밥을 먹었다.

"엘레나. 쟤는 아는 사람 없어? 왜 혼자 밥 먹어?"

"나랑만 친해. 현찬이 지금 나랑 밥 먹고 있잖아. 그래서 혼자 먹는 거야."

"같이 먹어도 되는데."

"그래도 돼?"

"그럼. 불러. 같이 먹자."

"알았어~"

엘레나는 막심걸에게 달려가서 뭐라 하더니 나에게 다시 왔다.

"현찬. 사람들 눈치 보여서 안 온대."

그래? 아쉽네.

막심걸을 봤는데, 뭐 기분 좋은 일 있나?

어느새 쭈글이 같았던 어깨가 조금 펴져 있었고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지어져 있었다.

쟤도 조금 이상하네.

그런데 이름이 뭐예요? 씨... 아무리 떠올려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남은 행사는 조용히 지나갔다.

일 끝나고 코엑스를 나왔는데 숙소로 돌아가기 무섭다!

지금 들어가면 예슬 누나가 덮칠 게 뻔한데! 오늘도 뽑히면 죽을 거 같다.

나중에 모두가 잠들 때 들어가야겠다.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우자.

나는 피시방에 가서 파파 온라인을 켰다.

캬~ 아직 고이기 전이네. 승승장구하면서 유저들을 학살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예슬 누나일 거 같은데. 무서우니깐 받지 말자.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안 받았다. 전화는 두 번 정도 오다가 끊어졌고, 조금 있자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혹시 급한 일인가?

서둘러 휴대전화를 들었는데, 어라? 엘레나다.

- 현찬 뭐해?

- 인생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고 있어.

- 그게 뭔데?

- 게임.

- 아하하. 놀고 있다는 말이잖아! 그럼 우리랑 놀자!

우리?

하이고. 한글 다시 배워야겠네. 우리는 여럿일 때 쓰는 말이야. 혼자일 때는 '나랑 놀자'라고 해야 해.

-바보야. 우리가 아니고 '너'겠지. 너랑 놀자고?

- 바보는 현찬 너야! 우리! 우리! 여기 모델들이 너 보고 싶다고 불러달래!

···

이거 진짜야?

설마? 레이싱걸들이 모여 있는 모텔에서 파티하는 건가?

- 진짜? 너희 숙소 어딘데? 지금 당장 갈게!

- 응? 숙소를 왜 와? 숙소 앞에 커피숍에 있어. 밥 대신 커피 마시는데 배고파.

또 원통하다!!!

커피는 모텔에서도 먹을 수 있잖아! 따지고 싶지만 참자.

흐음. 그래도 게임보다는 재밌을 거 같다.

내 인생에 언제 레이싱걸들이랑 커피를 마셔 보겠어.

- 알았어. 위치 말해줘 바로 갈게.

- 응! 빨리 와! 보고 싶어!

엘레나 애교 부리기는.

나는 서둘러 게임방을 나와 엘레나가 말한 커피숍으로 달려갔다.

< 모터쇼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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