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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37화 (237/295)

< 조별과제 >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지?

우리는 한동안 꽂고 꽂힌 채, 숨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내 차를 지나가지는 않았나 보다.

슬쩍 창문을 열었는데 그놈의 무적 공대 노래는 멀리서 희미하게 들렸다.

"휴... 다행히 그냥 갔나 보다."

"키키키. 옆에 지나갔어도 재밌었을 건데."

"너는 간도 크다. 사람들이 너 벗은 거 보면 어떡하려고?"

"난 안 보이거든. 오빠가 덮치고 있잖아. 봐봤자 오빠 엉덩이만 보고 가겠지."

그래서 여유 있었구먼.

여튼, 이제 뒷정리하자.

찔걱.

나는 막대기를 뽑으며 몸을 세웠고, 계곡에서는 정액이 흘러나와 시트에 묻었다.

소라는 한동안 슬픈 얼굴로 정액을 바라봤다.

"왜 나라 잃은 사람처럼 쳐다봐?"

"오빠..."

"네가 그런 표정 지으니깐 무섭다. 뭔데? 왜?"

"아까워... 다음에는 입에 싸줘. 내가 다 받아먹을게."

···

슬프기는 개뿔.

나는 소라의 유두를 꼬집었다.

"아파! 방금 오르가즘 느껴서 예민하단 말야! 오늘따라 왜 이렇게 괴롭혀?"

"잡아 먹히지 않으려고 그런다 왜."

"키키키. 나한테 잡아 먹히려고 밥 사 들고 오는 남자가 여럿인데, 우리 오빠는 왜 나를 무서워할까?"

소라는 물티슈를 꺼내더니 막대기를 닦아 줬다.

"이렇게 다정하게 뒷정리도 해주는데 말야~"

"나는 너라는 사람을 잘 알거든. 까칠하게 굴어야지 계속 지금처럼 다정할걸?"

"뭐?... 아하하. 이 오빠 봐라~ 착한 사람 아니었네. 오빠 잡아먹으려면 나도 노력 많이 해야겠어~"

소라는 씨익 웃더니 물티슈로 계곡을 닦았다.

어떤 노력을 한다는 뜻일까?

조금은 기대된다.

오티는 끝났고, 2월은 훅 지나갔다.

새로 학교에 들어온 신입생들이야 자기들끼리 모이기도 하고, 과 모임도 한다고 바쁘지만,

4학년은 전혀 그런 게 없다.

학교에 있는 듯 없는듯한 사람이 되었고, 정신 차리니 어느새 개학 날이 되어 있었다.

짬에서 나온 바이브로, 아침 첫 수업에 갈 생각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쾅쾅쾅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오빠! 학교 가요!"

현관문을 열자 이세연이 서 있었고, 씻지도 않은 내 모습을 보더니 화들짝 놀란다.

"오빠! 방금 일어났어요? 첫 교시 30분밖에 안 남았어요."

"세연아. 세상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해. 30분 밖이 아니라 30분이나 남은 거야."

"뭐래? 어서 씻기나 해요."

"씻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깊은 고민에 빠졌어."

"보나 마나 쓸데없는 고민이겠지만 들어 줄게요. 뭔데요?"

"학교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 어차피 첫날은 수업 제대로 안 하잖아."

"그럼 나도 안 가야지!"

"야! 너는 가야지! 어디 일학년 주제에 안 가려고 하는 거야!"

"그럼 오빠도 가요!"

"왜 오늘따라 나를 끌고 가려고 해?"

"킥킥킥. 재밌잖아요~"

어이가 없네.

황당해서 쳐다보는데 뒤에서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연아~ 선배 나오지 않아? 밑에서 기다리다가 하도 안 와서 올라왔어."

"진희야! 오빠 첫날이라고 수업 안 갈 거래!"

"어어? 그럼 안 되는데?"

발소리가 들리더니 현관문에 진희가 나타났다.

"선배 학교 가요. 우리 첫 교시 같은 수업이잖아요~"

"아! 맞다! 우리 같은 수업이었지! 그럼 나는 안 가고 너만 가면 되겠네! 중요한 거 나중에 말해줘~"

"아아~~ 선배~~"

"지니~ 나 없는 동안에~ 수업 잘 듣고 오너라~ 오 지니~"

썰렁한 노래에 갑자기 시베리아 바람이 불었다.

"선배... 재미없어요."

"오빠! 헛소리할 시간에 어서 씻기나 해요!!!"

망할. 이세연이 나를 때리면서 화장실로 몰아붙인다.

나는 씻지 않기 위해 현관 신발장을 잡고 버텼다.

"선배! 어서 씻어요!!"

그러자 진희도 가세해서 나를 화장실로 몰아붙였다.

이것들! 밤에나 씻으라고 같이 몰아주지.

나는 결국 강제로 씻고 나왔고, 우리는 같이 학교에 갔다.

학교 가는 길에 3월의 햇빛이 우리를 내리쬔다.

그런데 왜 이리 춥냐? 꽃샘추위인지 칼바람이 분다.

나를 중심으로 양옆에 진희와 세연이는 딱 달라붙어서 걸었는데, 학교 정문을 지나치자 이세연이 노란 머리를 휘날리면서 나에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 추워어어!!"

"나도 추워어어어!!! 세연아 의과대 건물 저기 아니야?"

"맞아요! 아씨 왜 여기만 바람이 세게 불어?"

"건물들 사이어서 칼바람 엄청 불 거야. 자! 이세연 출동. 수업 열심히 듣고 와!"

"아씨! 나 혼자 수업 들으려니 서럽네. 오빠 나는 갈게요~"

세연이는 손을 흔들고 우리를 떠났다.

의과대 건물로 걸어가는데, 예쁜 외모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쳐다본다.

"선배~ 세연이 인기 많겠어요. 우리랑 멀어지는 거 아니에요?"

"글쎄? 나는 다른 게 걱정된다."

"어떤 거요?"

"쟤 성질머리에 사고나 안 치면 다행이지."

"안 그래도 며칠 전에 같이 있었는데 의예과 선배 전화가 왔었어요. 왜 행사 안 오냐고 뭐라 했나 봐요."

"세연이는 뭐라 하던데?"

"어디서 남의 전화번호 몰래 알아내서 전화했냐고 쌍욕 하던데요."

"...내 말 맞지? 사고나 안 치면 다행이야. 의대는 선배가 중요한데 걱정이다."

세연아. 제발 성질 죽이고 학교 다녀라.

나와 진희는 이세연의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보면서 교양 수업을 들으러 갔다.

강의실에 들어갔는데, 나의 희생양인 일, 이학년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애들아 미안. 학점은 내가 챙겨갈게.

이 과목은 개꿀 과목이다.

전생의 기억으로는 교수님이 출석도 잘 안 불렀었고, 시험만으로 평가했었다.

훗. 짬밥을 괜히 먹은 게 아니지. 잡학 지식을 많이 아는 4학년한테 유리하다.

나와 진희는 제일 뒤에 가서 앉았고, 나는 하품을 크게 한 번 했다.

"아... 졸려... 아침 수업 너무 힘들다."

"선배. 아직 수업 시작도 안 했어요."

"나 너랑 같이 수업 듣는 거 조금 후회되고 있어."

"왜요?"

화들짝 놀란 얼굴로 나를 봤다.

"농담하는 거니깐 그렇게 놀라지 말아 줄래? 혼자 듣는 수업이었으면 안 왔을 건데 너 때문에 와야 하잖아. 잠시만! 아니다, 너를 아바타 삼고 나는 수업을 다 째도 되겠네!"

"치~ 나 하나도 안 가르쳐 줄 거예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잠부터 깨고 와요!"

진희는 조그마한 손으로 낑낑거리며 나를 밀어냈다.

"이세연이랑 같이 다니더니 너도 왜 까칠해 지냐? 알았어~ 담배 하나 피고 올게."

"네~ 선배. 저는 조금 자고 있을게요~"

진희는 자리에 엎드렸고, 나는 밖에 나왔다.

자판기 커피를 하나 뽑고 건물 앞에서 담배를 물자, 겨울의 찬 바람이 내 뺨을 후려쳤다.

"아씨. 3월인데 왜 이리 추워?"

"오빠! 오빠야~~!!"

응? 이 목소리는?

고개를 돌렸는데, 혜리가 해맑은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주위에는 몇몇 남자애들과 여자애들도 같이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90도로 고개를 숙인다.

아마도 우리 과 후배들인가 보다.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오빠~ 오빠야도 이 수업이에요?"

어색해하는 후배들과는 다르게 혜리는 살갑게 인사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응. 너희 학점 뺏어 먹으려고 신청했어. 혜리야 너도 다른 애들처럼 나한테 어색하게 좀 대해줄래? 우리 이제 두 번째 보는 거거든."

"헤헤헤. 농담하는 거 알아요~ 그리고 나는 오빠야가 편한데요~ 애들아 먼저 가 있어. 나 조금 있다가 들어갈게. 오빠야 커피 하나 사주세요!"

하이고. 이제 오빠야가 입에 붙었네.

우리는 자판기 앞으로 갔고, 혜리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음료수를 봤다.

"뭐 먹을래? 캔 커피 마신다면 오늘 졸업시켜 줄게~"

"나는요~ 그냥 200원짜리 먹으면 돼요~"

"너 괜찮겠냐?"

"왜요?"

"그거 먹으면 입 냄새 심한데. 첫 교시부터 빡실 텐데."

"아하하~ 오빠야! 지금 나 놀리는 거제?"

"지금 네가 한 말은 반말이고. 그냥 캔 커피 마셔."

"진짜 괜찮아요~ 오빠야가 사준다면 200원짜리 커피도 좋아요~"

혜리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으면서 말했다.

그런데 웃는 얼굴 때문인가? 하나도 기분 나쁘지 않다. 그냥 귀여운 비글을 보는 기분이다.

나는 커피를 하나 뽑아줬고, 우리는 다시 밖에 나왔다.

"너 사투리 쓰면 촌티 난다고 싫어하더니 잘 쓴다?"

"오빠야 말대로 사투리 쓰니깐 다들 좋아해 주던 대요."

"그래?"

"네~ 특히 남자들이 저 엄청 좋아해 줘요."

그건 반말이 아니라 얼굴 때문인 거 같은데.

수수하지만 예쁜 얼굴, 까무잡잡한 피부톤, 애교 섞인 사투리.

붙임성 있는 모습 때문에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다 보다.

"다행이네. 그래도 여자애들이랑 잘 지내. 너 그러다가 내년에 남자애들 군대 가면 너 혼자 된다."

"맞아요. 그런데, 여자애들이랑은 친해지기 어려워서 힘들어요."

혜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반응이 바로바로 나오니깐 재밌기는 하네.

나는 풀 죽은 혜리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줬다.

"모두랑 친해질 생각은 하지 마. 너랑 맞는 몇 명만 찾으면 돼. 사람 사귀려고 애써 노력하지 마. 자연스럽게 생활하다 보면 네 옆에 사람이 붙을 거야."

"오빠야..."

"멋있냐? 이런 선배 없다."

"나 고데기 했단 말이에요! 머리 만지지 마요!!!"

갑자기 후다닥 뛰어서 거울 앞에 가더니, 앞머리를 매만지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하이고!!! 이 비글 같은 것!

앞머리를 확인한 혜리는 내 앞에 쪼르르 달려오더니 해 맑게 웃었다.

"헤헤헤. 나 예쁘죠?"

"그래. 예쁘다."

"시골에서 온 거 모르겠죠?"

"시골 느낌은 여전히 나는데..."

"쳇. 오빠야랑은 안 놀 거예요~"

말은 그렇게 해도 내 옆에 딱 달라붙어서 강의실에 같이 들어왔다.

새로운 스타일이네. 어려서 그런지 귀엽기는 하다.

다시 강의실에 돌아온 나는 진희 옆에 앉았고, 혜리는 자기 친구들과 같이 제일 앞에 앉았다.

진희와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조금 있자 나이가 지긋하신 교수님이 들어왔다.

"여러분. 지적재산법 교수 이중현입니다. 우선 출석부터 부를게요. 강아름."

시불. 첫 시간부터 출석을 부르다니. 수업 빠졌으면 큰일 날 뻔했네.

전생 때와는 다르게 조금 빡빡 해진 느낌이 든다.

출석을 다 부른 교수님은 수업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당연히 나는 꾸벅꾸벅 졸았는데, 갑자기 귀에 천정 벽력 같은 소리가 들렸다.

"이번 수업에는 조별 과제가 있습니다."

...

저기요 교수님? 전생에는 이런 거 안 하셨잖아요?

강의실에 앉은 학생들의 얼굴에 조때따는 꽃이 피었다.

그 모습을 본 교수님은 마음에 드는지 껄껄 웃었다.

"허허허. 내 수업이 너무 편하다고 다른 교수들 불평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조별 과제 하나 넣었습니다."

"아~~~"

"교수님~~~"

"다들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더 일찍 할 걸 그랬나 봐요. 그래도 과제 하는 데 여러분 불편하지 않게 제가 준비해온 게 있습니다. 여기 혹시 4학년 있나요?"

진희가 내 팔꿈치를 쿡쿡 친다.

"오빠. 4학년이잖아요."

"조용히 해. 마음은 일학년이야."

그런데 혜리야 왜 고개를 돌려서 나를 바라보고 있니?

그리고 혜리 친구들도 왜 나를 바라보고 있니?

교수님은 그 시선을 느꼈고, 나를 손으로 가리켰다.

"거기... 이름이?"

"네! 민현찬입니다."

"4학년 인가 봐요?"

"...네."

"그럼 앞으로 잠시만 나와 주세요."

"...네."

나는 풀 죽은 채 나갔고, 교수님은 나에게 종이를 한 장 건넸다.

"조원들과 조장을 제가 미리 정했습니다. 다들 이런 거로 싸운다던데, 이러면 그럴 일이 없죠. 여러분들 고맙죠?"

"어... 교수님 그러면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는데, 오히려 더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게 조별 과제의 재미죠. 현찬군, 조원들 이름을 불러주세요."

"...네."

별수 있나?

1조부터 한 명씩 이름을 불렀고, 호명이 끝나자 교수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주제도 미리 정리해 놨습니다. 각 조 조장들은 주제가 적힌 종이를 들고 가세요. 그리고 10분 정도 조원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드릴게요."

꼼꼼하시네요.

우리 조 주제가 적힌 종이를 들고 조원들을 모았는데, 혜리가 싱글벙글한 얼굴로 나를 향해 왔다.

"오빠! 같은 조네요!"

"그렇게 좋아?"

"오빠야만 믿으면 되잖아요~"

"나는 너만 믿을 건데. 우선 보자..."

나는 우리 조원들을 훑어봤다. 남자는 나 포함해서 네 명이고, 여자는 혜리 혼자다.

이번에는 나를 제외한 남자 세 명을 찬찬히 봤다.

애들 얼굴이 이러면 안 되는데, 전부 군대를 다녀온 흔적이 전혀 없이 어려 보였다.

"우선. 나부터 소개할게. 나는 06학번 민현찬이고 과는 경영 과야. 다들 반가워."

"반갑습니다. 저는 09학번 기계과 김환영입니다."

"저는 09학번 화학과 최치헌입니다."

"저는 09학번 신문방송학과 최병주입니다!"

...

왜 불안한 내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전부 다 일 학년이다.

혜리는 친구들이 많은 게 신나는지 깔깔 웃으며 인사했다.

"다들 안녕! 저는 09학번 경영과 진혜리 입니다!"

"너도 09학번이야?"

"응! 환영아! 반가워."

"어... 어. 나도 반가워."

혜리야. 기계과 신입생한테 여자의 인사는 큰 충격을 줄 수가 있어.

기계과 김환영은 혜리 인사를 무서워했고, 혜리는 재밌는지 깔깔 웃었다.

그리고 나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쓰읍... 이거 학점 개판 나면 재수강하기 귀찮은데.

애들한테 나의 소중한 학점을 맡길 수 없겠구나.

어쩔 수 없이 내가 해야겠네. 그렇다고 4학년 짬밥에 직접 뛰어다닐 수는 없지.

최대한 빨리 이 애들을 장악해서 노예처럼 부려 먹어야겠다.

"자. 다들 잠시만 집중. 미안한데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말 놓을게. 갑질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런 조별 과제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각자의 일을 정해서 하는 게 좋아."

내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특허 조사였지? 기계과랑 화학과 쪽은 특허 같은 거 많이 보니깐 자료 조사는 환영이랑 치헌이가 하고, 피피티 만드는 건 신방과 최병주가 하자. 병주야 하다가 어려우면 너희 선배 중에 다희한테 물어보면 돼. 민현찬과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도와줄 거야."

그나마 다희 후배가 한 명 있어서 다행이다.

"오빠야! 나는 뭐 해요?"

"혜리 너는 발표해."

"그럼 오빠는요?"

"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게. 임기응변이 필요하니 경험 많은 내가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다들 이의 있으면 말해."

일부러 조금 찍어 누르듯이 말했다.

미안 애들아. 이렇게 안 하면 사공이 많아서 산으로 가게 돼.

다들 불만이 없는 표정인데, 피피티를 만들어야 하는 신방과 최병주가 조심히 손을 들었다.

"왜 병주야?"

"피피티 만드는 거요..."

"만들기 힘들어서?"

"아니... 만들 필요가 없어서요."

"무슨 말이야?"

"여기 우리 조 주제 한번 보세요."

최병주는 교수님한테 받은 종이를 내 앞으로 내밀었고, 나는 찬찬히 봤다.

- 인상 깊은 혹은 소개해주고 싶은 특허를 조사하고 '연극으로' 발표하시오.

...

저기요 교수님?

특허에 무슨 연극이에요?

시발. 진짜 조때따.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힌다.

< 조별과제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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