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19화 (219/295)

< 마무리 >

사흘 뒤 박인혜에게서 오빠가 마음을 정했다고 봤으면 한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은 드디어 박인혜 오빠와 마무리를 하는 날이다.

나와 박인혜 오빠는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둘이서 만 만났는데,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박인혜 오빠는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져 있다.

"현찬아. 그런데 오늘 왜 둘이서만 만나기로 한 거니?"

어구야. 삼촌이 부르는 줄 알았네.

오늘따라 말투도 유난히 부드럽다.

"더이상 제 삼자는 필요 없을 거 같아서요."

"흐음. 인혜가 뭘 잘못했나? 왜 그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건너 건너 이야기하니 일이 꿈 뜨는 거 같아서요. 결론은 가져오셨나요?"

"건물을 너에게 넘길게."

어라? 이렇게 간단히요?

손에 똥 묻힐 각오를 하고 왔는데, 의외의 쿨한 데답에 오히려 당혹스럽다.

"왜요? 아니, 이게 아니라. 진짜요?"

"허허허. 내가 돌아가신 아버지 재산을 까먹는 놈이지만, 바보는 아냐. 너 인혜 회사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누구한테 들으셨어요?"

"거기 민정상이랑 조금 아는 사이거든. 아니 정확히는 이번에 알게 되었지."

흐음... 진짜 바보는 아니네.

"네가 투자한다면 돈이 된다는 뜻 아니야? 지금은 주식 가치가 바닥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기대해볼 만은 하지. 그리고 거기 건물 처분할까 고민하는 중이었어."

"저번에 봤을 때는 깔끔하고 위치도 좋던데."

"외국인들 많이 사는 동네는 안 돼. 앞으로 거기 부동산은 계속 떨어질 거야."

그래요? 미래에 경리단길 하면 핫메카로 떠오르는데. 뭐, 하긴 그리 길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어찌 되었든, 박인혜 오빠가 건물을 대신 준다고 말한 순간, 나에게 선택권은 없어졌다.

계약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 그리고 나도 빨리 받고 정리하고 싶기도 하다. 이제 지겹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변호사 만나서 마무리 짓는 거로 하죠."

"그래. 자! 그럼 우리 사이의 부채도 정리되었고, 이제 주식 좀 봐줄 수 있겠어?"

"...사실 그리 잘 알지는 못합니다."

"20살에 부모님 도움 없이 그 정도 재산을 가졌는데, 설마 그럴 리가. 너 솔직히 말해. 루X 회사 말고 다른 데도 투자해서 대박 났지? 혹시 주식 천재 뭐 그런 거 아냐?"

아니에요. 그냥 찌끄레기예요.

하지만 허세는 부려보자.

"글쎄요? 생각하는 게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죠. 뭐, 팩트는 22살 나이에 80억 돈을 가졌다는 겁니다."

"아하하. 말하는 거 보니 맞네. 맞아. 이봐 현찬아. 나 주식 좀 봐줘. 부탁이야."

"하... 바쁜데. 알겠습니다. 보기는 해드릴게요."

박인혜 오빠는 환히 웃으면서 서류 가방을 뒤적거렸다.

조금 있자 A4용지 한 장을 나에게 건넸는데, 자기가 산 종목이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게 내가 산 주식이야. 좀 봐줘.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이번에는 내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숙였다.

에헴. 이게 돈의 위력인가? 썩 나쁘지는 않네.

어디 한번 보자.

...

...

...

모르겠다. 그래, 나는 찌그레기였지.

그냥 버티라고 대충 말해줘야겠다. 그럼 경제 회복되면서 주식 오르겠지. 뭐.

"그리 나쁘지는 않은 거 같네요. 아마 들고 있으면 원금은 회복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럼 얼마에 팔까?"

"그거는 제가 뭐라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본인 욕심에 달린 거예요. 중요한 건 목표가를 채웠을 때, 털어버릴 수 있냐 마냐입니다. 본인의 그릇에 달린 거죠."

"맞아. 맞아. 역시 전문가는 다르네. 달라. 내가 그걸 못해서 지금 이렇게 손해 보고 있잖아. 하... 아모레올림픽도 지금 본전인데 팔까 말까 고민돼."

"어? 잠시만요. 아모레올림픽 사셨어요?"

"응. 화장품이 잘 될 거 같아서 샀어."

화장품 괜찮지. 대서양화장품일 때 주식 받은 사람이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지금 아모레올림픽 주가가 얼마죠?"

"8만 원 약간 넘어. 본전인데 더 들고 있으려고."

"차라리 팔고 저한테 돈 주지 그러세요?"

"이거 5억밖에 안 돼. 대형주여서 조금만 투자했거든. 어때? 이거 그냥 팔까?"

아모레올림픽이면 주식을 모르는 나도 알 정도니깐, 조금 비싸게 사긴 했지만 아마 두 세배는 벌 거다.

"더 들고 있으세요. 한 20만 원 후반 정도 되면 터세요."

"그렇지? 그게 맞지? 캬! 역시 우리는 통하는 게 있어."

박인혜 오빠는 껄껄 웃었다.

나는 별로 해준 말도 없는데.

그냥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해준 게 기분이 좋나 보다.

그게 아니었으면 20만 원 후반이라는 금액에 관한 판단의 근거를 물어봤겠지. 참, 허술한 양반이다.

여튼 한 건 상담해 줬으니 됐다.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자.

나는 남은 커피를 전부 입에 털어 넣었다.

"그럼 저는 일어나 보겠습니다."

"벌써 가려고? 밥이라도 한 끼 먹지 그래?"

"죄송합니다. 약속이 있어서요. 다시 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볼 때는 환히 웃으셨으면 좋겠네요."

"허허허. 섭섭하게 왜 그렇게 말해. 다음에 볼 때 그렇게 된다면 내가 크게 한턱낼게. 보자 22살이라... 좋은데 가 봤어?"

"죄송합니다. 제가 그런 쪽은 관심이 없어서요. 아! 그리고 이 주식은 팔아버리세요."

나는 맨 마지막에 있는 주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거? 왜? 이제 중국이랑 한국 교류가 많아지면서 대박이 될 주식이야."

"중국원양자X. 이름부터 이상하잖아요. 처분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루X만큼 전설의 주식이다.

미래에 몇 번의 연상을 하는 대박 주식이지만, 박인혜 오빠는 비싼 가격에 사서 의미가 없다.

그 후로는 주주들 속태우는 거로 유명하고. 아마 더 미래에는 상장 폐지가 되겠지?

여튼 썩 좋은 주식은 아니다.

"그럼 저는 가 보겠습니다."

호의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 나는 아쉬워하는 박인혜 오빠를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쁘다. 진짜 바빠서 죽겠다.

건물을 양도받고, 세금도 냈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땅, 건물, 주식으로 담보대출도 받았다.

시불. 현금 계좌로 30억이 있으니 간 떨려서 못 살겠네. 한 시간 간격으로 해킹당한 건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역시 나는 부자가 될 사람은 아닌가 봐.

드디어 이 계좌를 털어버리는 날이 내 앞에 왔다.

지금 나는 KP엔터 회의실에 민정상 박인혜와 함께 앉아 있다.

민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나에게 계약서를 건넸다.

"투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 박인혜 대표님 덕분이죠. 박 대표님에게 고마워하세요. 요 한 달 동안 저랑 붙어 다니면서, 할 짓 못할 짓 하면서 굉장히 애쓰셨습니다."

"하하하. 물론이죠. 박 대표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한 게 없습니다. 큰 결단을 해주신 민현찬 씨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박인혜가 나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래. 그래. 이제 좀 돈의 위력을 느꼈나 보구나? 마음에 드네.

민정상은 나와 박인혜 사이가 예전과는 다른 걸 느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분 사이가 평소보다 친해 보입니다."

"네. 이번에 자주 만나다 보니 예전보다는 소통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민 대표님은 긴장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네? 제가요?"

"저는 종친이라고 도와주고 그러지 않거든요."

씨익 웃으며 바라보자 민 대표는 얼굴이 굳어졌다.

캬! 전생에는 내가 사람들 눈치 보고 살았는데, 이번 생에는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다니.

역시 돈이 많으면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도 바뀌는구나.

이래서 다들 돈에 집착하나 보다.

"대표님 볼펜 좀 주시겠습니까?"

"아. 여기 있습니다."

민정상은 한결 더 공손하게 나에게 양손으로 볼펜을 건네줬고, 나는 볼펜을 들고 단번에 사인과 도장을 찍었다.

이제 다 끝이구나. 아 속 시원하다.

"계약은 이걸로 완료되었습니다. 입금 날짜는 언제예요?"

"공시가 나갈 겁니다. 그때 제가 정중히 연락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저의 큰돈이 들어간 만큼 아무쪼록 두 분 다 열심히 일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다 같이 부자 되는 게 좋잖아요."

"하하하. 그렇죠."

"네. 그렇네요.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 사람 다 나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좋아. 좋아. 계약은 이걸로 끝났고, 이제 주주로서 첫 번째 명령을 해보자.

- 명령이 아니라, 부탁 인마. 이 새끼 흑화하려고 하네. 그런데 뭐 부탁하려고?

호구신님 보고만 있다가 이제 들어오는 거예요?

- 호구 짓 하려면 염라대왕하고 쎄쎄쎄 시키려고 했는데, 잘하고 있네. 싸가지가 조금 없어졌지만, 이 정도면 통과다.

까탈스럽기는. 뭐 큰 명령... 이 아니라 부탁으로 하죠. 그게 더 편하네요. 여튼 큰 부탁은 아니에요. 그냥 소소한 부탁이에요.

나는 책상 위에 있는 과자를 하나 까먹으면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

- 과자 어디서 사는지 물어보려고?

"켁!! 콜록. 콜록."

"왜 그러세요? 괜찮으신가요?"

"현찬 씨? 괜찮아요?"

"켁케. 저기 하... 사례 걸려 죽을 뻔했네. 네 괜찮아요. 잠시 귀에서 호구 모태솔로가 이상한 소리를 해서 놀라서 그래요. 아아악!"

망할. 호구신니미. 이번에는 감전까지 주네.

나는 겨우 물을 먹고 진정했고, 두 사람은 계속 의아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흠흠. 여튼 계약은 이걸로 일단락되었고,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제가 아는 동생을 인턴으로 좀 부려먹어 주세요."

내 말에 박인혜가 눈썹을 찡긋 세웠다.

"민다희 말하는 건가요?"

"와우! 이름도 기억하고 있으셨어요?"

"네. 눈에 띄는 사람은 항상 기억하거든요. 그리고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기억하고 있죠."

"그럼 잘 아시겠네요. 모델은 아니고 작가입니다. 그래서 이 부탁은 민 대표님에게 해야 할 거 같네요. 괜찮으시죠?"

"뭐, 그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거 저만 부탁받는 건가요? 조금 억울한데요."

민 대표는 박인혜를 보며 씩 웃었다.

저 웃음의 의미는 뭘까? 둘이서 나를 두고 경쟁하는 건가?

흐음... 잘 모르겠네. 일단은 넘어가자.

"그래서 박 대표님에게도 부탁을 하나 할까 합니다."

"저에게도요? 어떤 거죠?"

"혹시 행사 같은 거 있으면 저 데리고 가줄 수 있나요?"

"그거야 주주시니깐 당연히 가능하죠. 의전까지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의전은 필요 없고요. 봉사활동 증서나 아니면 참가 증명서 같은 게 필요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죠?"

"취업할 때 이력서에 적어야 해서요. 봉사활동이나 증서 같은 게 나오는 행사 있으면 소개 좀 시켜 주세요."

내 말에 두 사람은 지금 장난하나? 라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 민 대표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에게 되물어 왔다.

"이해가 안 되네요. 취업이라뇨?"

"저 내년에 취업 준비생이에요. 좋은데 취직하려면 열심히 스펙 쌓아야죠."

"...그렇게 돈이 많으신데 취업을 하신다고요?"

그럼요.

전생의 직장에 가야지 섹스를 할 수 있거든요.

100억이 넘는 돈을 가지고 신입사원이 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벤츠를 타고 오는 신입 사원이 내가 되는 건가?

후후후. 벌써 설렌다.

12월 31일.

한 해가 끝나는 날이다.

오늘 마땅한 약속은 없고, 나는 지금 빌라에 선미랑 둘이서 맥주를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다.

그런데 선미야, 너 너무 영화만 보는 거 아니니?

슬쩍 양손을 선미 옆구리에 올리는데, 선미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민현찬 손."

"네. 누나."

꼬무룩...

"야! 이선미! 영화만 볼 거야?"

선미는 오징어를 하나 물어뜯으면서 입을 열었다.

"네가 이 영화 재밌다고 보라고 했잖아. 그런데 제목 뭐야? 진짜 재밌다. 로보트 나오는 거여서 기대 안 했는데, 너무 재밌어."

"아이언맨이라고 나중에 전설이 될 영화야."

2008년에 아이언맨이 첫 개봉 했었지. 이렇게 보니 새롭네.

"그래? 이거 후속작 나오면 꼭 챙겨 봐야겠다. 그런데 세연이는 오늘 뭐 한대? 안 온대?"

"응. 이세연 제야의 종소리는 항상 가족이랑 듣잖아. 그래서 서울 갔어. 어? 잠시만. 조금 있으면 열두 시야. 어서 종소리 듣자."

"20년 넘게 들었으면 됐지 뭘 또 들어. 지금 영화 중요하단 말이야! 탈출 하나 못하냐 하는데!"

"종소리 듣고 보면 되지. 종소리부터 듣자."

"싫어요~ 영화 볼 거예요~"

"종소리 듣자~ 선미야~~"

"싫어요~~"

쳇. 새해에 같이 종소리 들으면 좋잖아.

흐음. 이제 1분밖에 안 남았는데, 이선미를 어떻게 꾀어야 할까.

아! 선미 옷 좋아하잖아. 옷으로 꼬셔야겠다.

나는 영화를 보는 선미 앞에 앉았다.

"비켜! 영화 안 보여!"

"선미야! 우리 제야의 종소리 듣자~"

"영화 볼 겁니다~"

"제야의 종소리 들으면 내가 옷 사줄게. 우리 내일 백화점에 옷 사러 갈래?"

솔깃한 제안일 건데~

어라? 그런데 선미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한참 동안 그러더니 이번에는 바로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어서 내 눈을 바라봤다.

···

한동안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 없는데, 예쁘기는 더럽게 예쁘네.

"이 새끼 봐라... 현찬아. 너 눈이 좀 이상해."

"갑자기 무슨 헛소리야? 제야의 종소리 칠 때 다 됐어. 티비 틀어."

"너 눈에 독기가 가득 차 있는데?"

"독기? 토끼 말하는 거야? 나는 토끼보다는 자라에 가까운데. 어?"

선미는 내 헛소리를 날려버리면서 양손으로 내 뺨을 잡았다.

그리고 눈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

오우야. 왜 갑자기 설레냐? 이렇게 붙어 있는 건 오래간만이어서 그런가?

하지만, 어림없지.

선미는 내 머리통을 살살 한 데 쳤다.

"야! 제야의 종소리를 듣자니깐 왜 내 머리를 쳐? 너 종소리를 직접 만들려고 하는 거야?"

"흐음. 이래도 독기가 안 빠지네."

"독기는 무슨 독기? 어! 12시 넘었어!"

"내 눈을 바라봐 너는 건강해지고. 흐음. 또 이렇게 보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이상하네."

"그거 이미 유행 지났거든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애가 미쳤나?

선미는 한동안 내 머리를 잡고 흔들더니, 갑자기 티비를 껐다.

"흐음. 안 되겠다. 야! 해 보러 가자!"

···

네? 갑자기요?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해 보러 가자고?"

"너 눈에 마구니가 끼었어. 새해 첫해 보면서 맑게 만들어야겠어."

이거 장난이야? 아니면 진짜야?

"선미야. 그럼 동해 가자. 바다 구경도 할 겸. 어때?"

"동해? 너무 멀어. 그냥 서해로 가자."

"너 바보냐? 서해에서 뜨는 해가 어떻게 보여?"

"아하하하. 이건 좀 쪽팔리네. 오케이 동해 바다 가자."

그냥 찔러 본 건데 진심이었어?

아니, 무슨 여행을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

당황하는데 이선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옷을 챙겨 입었다.

"어서 일어나! 빨리 가자!"

"진짜 지금 가자고?"

"그래. 뭐 이런 여행도 재밌잖아. 피곤하면 내가 운전할게."

"아니, 운전은 내가 하면 되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집순이가 나가자고 하는 게 안 믿겨서. 너 나한테 무슨 할 말 있어?"

"...그런 거 없어. 사실, 그냥 갑자기 새해 첫해 보고 싶어서 그래. 어서 가자!"

뭐. 그러고 보니 둘이서 같이 못 논 지도 오래되었네.

그래. 동해로 가 보자.

< 마무리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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