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
커피숍에는 정적이 가득하다.
돈이 없다는 말에 놀란 박인혜, 30억이라는 큰돈에 놀란 유소라.
그리고 구경하는 나.
누군가는 먼저 입을 열어야 하는데, 그게 굳이 나일 필요는 없다.
느긋한 마음으로 차가운 카라맬 프라푸치노를 입에 대는데, 결국 박인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30억이 안 된다면."
"20억이라도 있냐고는 말하지 마세요. 대표님, 너무 없어 보입니다."
박인혜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급하기는 한가 보네. 희망은 주자.
"확답은 못 드리지만, 12월쯤에는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가족분 중에서 저에게 15억을 주셔야 하는 분이 계시잖아요."
"아! 그렇죠! 맞아. 오빠가 현찬 씨에게 15억을 줘야 하죠. 하..."
아마 그쪽도 자금 융통이 썩 좋지는 않나 보다. 기뻐하다가 깊은 한숨을 내쉰다.
"네. 그 돈까지 들어오고 지금 하는 사업이 하나 있는데, 잘 풀리면 돈이 들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요즘 워낙 경기가 안 좋아서 확정적으로는 말을 못 할 거 같습니다. 그쪽에서도 2월까지 연장을 요청하고 있거든요. 하... 여러모로 어렵네요."
"그렇네요. 이 불경기에 은미도 잘해야 할 텐데."
하. 이 아줌마 봐라. 또 은미를 꺼내네.
한번 당하면 실수지만, 두 번 당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저번에 입원했을 때는 멋 모르는 어린애여서 너에게 발렸지만, 이번에는 달라.
네가 상장회사 경영진이 되고 바뀐 것처럼, 나도 많이 바뀌었다.
"은미는 잘 해낼 겁니다. 애가 연기를 못하지, 사람은 착하잖아요."
"풋. 하하하. 현찬 씨가 연예계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사람 착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망하면 어쩔 수 없죠. 연예인을 꿈꾸다가 사라지는 친구들이 한해에 한 트럭이 넘는데,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죠. 그리고 제가 다른 엔터 쪽 지분도 꽤 가지고 있습니다. 그쪽으로 커넥션을 넣어봐도 되는 거고요."
"다른 곳요?"
"네.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SX 엔터입니다. 투자를 위해서 꽤 큰 금액을 썼죠. 그곳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뭐 돈이 있는데 어떻게든 연결되지 않을까요?"
"아직 우리 회사와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계약을 안 풀어 준다면요?"
"글쎄요. 그러면 큰일인데. 아 박인혜 대표님. 그러고 보니 우리도 계약 기간이 있지 않았나요?"
나는 박인혜를 보며 씨익 웃었다.
인간아. 내 돈 빌려 간 거 아예 머릿속에서 잊은 거냐?
그 돈이 10억이다. 10억.
나는 옆에서 긴장한 채 커피만 훌쩍거리는 소라 머리에 손을 올렸다.
"마침, 얼마 전에 여기 이 친구 덕분에 알게 된 사채업자가 한 명 있는데요, 돈 될만한 거 없는지 저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예를 들면 차용증 같은 거요. 뭐 떼인 돈 대신 받아 준다나? 아오. 어찌나 무섭던지 손을 벌벌 떨면서 나왔는데, 다시 벌벌 떨면서 찾아가야 하나 싶네요."
"..."
박인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박 대표님. 좋은 게 좋은 거입니다. 대신 안 좋으면 한없이 안 좋아지는 게 사람 사이예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제가 20살이었죠? 그때는 그냥 어린애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2년 동안 치열하게 살다 보니 저도 변하게 되더라고요. 돈에는 무게가 있고 힘이 있습니다. 박 대표님은 무게를 조금 느끼고, 저는 힘을 좀 느껴야 할 듯하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다시는 은미 이야기 꺼내지 않겠습니다."
박인혜는 나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사실 나는 딱히 묵은 감정이 없다. 돈에 감정 싣을 필요는 없겠지. 그저 돈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싫을 뿐.
만약 박인혜가 마지막 순간까지 자존심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면, 손절 했을 거다.
자기 자존심 때문에 훽 하고 성질머리 낼 수도 있잖아. 그런 사람은 꼭 다 된 밥상을 엎고 수습할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
실무자일 때야 좋지. 강단 있고 멋있고.
하지만, 대표가 그러면 안 된다. 굽힐 때는 굽힐 줄도 알아야 한다.
박인혜 상장회사 경영진 되고 많이 변했네. 자존심 많이 상했을 건데, 나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현찬 씨. 12월에 투자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 어느 정도 가능성 있을까요?"
"냉정하게 50%입니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50%는 없다고 봐야 하는 수치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되나요?"
"70%입니다. 남은 30%는 박 대표님이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다음에는 정식으로 회사에 초대해서 설명회 자리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바쁘시겠지만, 방문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때는 오늘과는 다르게 서로 웃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훗. 현찬 씨 아주 어른스러워졌네요. 그리고, 많이차가워졌고요."
"겨울이잖아요. 날씨도 춥고 경기도 춥다 보니, 저도 차가워 지네요. 박 대표님이야말로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저도 겨울이잖아요. 밑에 식구들 따뜻하게 하려면 부드러워져야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안 궁금하세요?"
"뭐가요?"
"제가 많은 사람 중에서 왜 민현찬 씨에게 돈 이야기를 꺼냈는지요."
"안 궁금합니다. 이유를 아니깐요."
"네?"
"중소기업 크기의 회사. 필요한 돈은 30억인데, 지금 시총으로 10% 지분 정도 되는 수준이죠. 즉시 나와야 하는 현금이 30억인데, 부동산이라면 모를까 현금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기에는 큰 금액이죠.
그렇다면 투자자 쪽으로 손을 벌려야 하는데, 그리 깨끗하지 않죠? 뒷배 없는 중소기업이라면 3자 배정 유증 받은 후 세력과 힘 합쳐서 확 올리고 털어먹는 게 흔한 일이잖아요."
"은미에게 이미 들었나요?"
"은미는 나한테 이런 거 설명 못 해줘요. 본인도 이해 못 하고요."
"아. 그렇네요."
"여튼. 그러면 주가 희석되고 개판 될 건데, 그 꼴 보기는 싫은 거죠. 그리고 우호 지분이라 생각한 오빠 분이 바로 팔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10% 권리로 경영에 참여하는 게 싫겠죠. 심심하면 주총 소집하는 것도 진상이니깐요. 그거 핑계로 접대 같은 걸 원할 수도 있고요."
"맞아요. 아니,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어... 그게. 솔직히 이해가 안 돼요. 너무 완벽하게 알고 있어요. 마치 어제 제작사 쪽 대표랑 이야기한 걸 엿 들은 거 같아요. 설마, 혹시 내부자라도 심어 놓은 거예요?"
"혼자서 드라마 찍지 마시죠. 상상력이 넘치면 걱정만 늡니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방금 말한 일이 아니면 저는 아예 투자를 안 하려고 생각했어요. 넌지시 던져본 건데 대표님이 고맙게도 물었네요. 여튼, 예상한 이유라서 다행입니다."
내 말에 박인혜는 놀라서 입만 벙긋벙긋했다.
여튼, 내가 예상한 이유는 맞나보네. 이런 경우라면 투자를 고민해 볼 가치는 조금 있다.
경제위기가 끝난 후, 엔터주는 빅3의 약진으로 쏠쏠하게 올라간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박인혜다. 실무자일 때는 개 싸가지 였는데, 지금 변한 모습을 보니 신뢰가 간다. 실력만큼 강직하고 싸가지 없이 말하는 게 문제였는데, 지금 모습을 보니 많이 고쳐진 거 같다.
- 연예인 기획사 놀러 가보고 싶은 거는 아니고?
호구신님? 제 마음을 읽지 마세요. 저는 그런 음흉한 사람 아닙니다.
- 지랄한다. 그런데 너 돈은 있냐?
···
아차차. 그런데 나 진짜 돈 없지.
몰라. 12월까지 섹스 존나 열심히 하면 15억 모을 수 있겠지.
만약을 대비해서 고추가 헐도록 해야 겠.
"오빠···"
깜짝이야. 소라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렸는데, 두려운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하필 고추 이야기할 때 부르니?
"왜?"
"선미 언니랑 약속한 시각이 다 되어서요. 이만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오~ 유소라 나이스 어시스트.
끊어줘야 할 타이밍 정확하게 잡아주네.
"박 대표님. 저희는 이만 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아! 네. 현찬 씨.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12월에 제가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현찬 씨도 아무쪼록 좋은 쪽으로 힘써 주시길 바랄게요."
"그거는 운이 좀 따라야 할 거 같네요. 일단 알겠습니다."
나와 소라는 박인혜를 놔두고 커피숍을 나왔다.
내 차로 총총 걸어가는데, 소라가 한걸음 뒤에서 겁먹은 강아지가 되어 쫄래쫄래 쫓아왔다.
"뭐하냐?"
"오빠. 엄청 부자였네요..."
"부자는 무슨. 나보다 돈 많은 사람 엄청 많아."
"우리 학교에는 없을걸요?"
"그럴지도. 그런데 왜 그렇게 겁먹었어? 반말도 안 하고."
"내가 알던 오빠 모습이 아니라서 무서워요."
"뭐가? 어떻게 무서워?"
"우선 첫 번째는 너무 어른 같아서 징그러워요."
"무슨 말인지 이해는 못 하겠지만, 그렇다 치고. 다음은?"
"억울해요."
"뭐가? 아! 설마 너 4,000만 원 안 빌려준 거 때문에?"
"아니요."
"그럼 뭐가 억울한데?"
"잘생긴 줄만 알고 있었는데 돈도 많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 만난 날 여우짓 좀 할걸. 너무 쉽게 대 줬어."
하이고. 쫀 줄 알았는데, 아니네.
유소라 땅을 빵빵 차면서 아쉬워한다.
"그리고! 어! 지인 찬스로 피시방 요금도 안 받았는데! 뭐?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잖아! 어서 피시방 요금 내!"
"아. 그건 조금 미안하지만, 싫어. 안 낼 거야."
"빨리 내! 돈도 많은 사람이 왜 그래?"
"야. 원래 돈 많은 사람이 더한 거야. 너 그런데 나 돈 많은 줄 알았으니 앞으로 많이 벗겨 먹겠다. 이제 멀리해야겠는데."
"키키키. 웃기네."
헉. 소라가 다가오더니 손으로 막대기를 툭 쳤다.
"내가 벗겨 먹을 건 이거밖에 없어."
"누가 준대? 아! 그나저나 배고프다. 뭐 먹을래? 돈 많은 오빠가 사줄게."
"김밥천국이나 가자. 김치찌개 먹고 싶어."
"나 돈 많대도. 비싼 거 먹자."
"됐거든요. 오빠는 돈이 많든 적든 나에게는 그냥 잘생기고 고추 큰 오빠야. 괜히 내 앞에서 돈으로 가오 잡을 생각하지 마. 그럼 진짜 싫을 거 같으니까."
그래? 나는 유소라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맙다."
"뭐가? 피시방 요금 내준 거?"
"그것도 고맙고. 다른 것도 고맙고."
"다른 게 뭔데? 오늘 섹스 안 했는데."
"그런 게 있어. 말 안 해줄 거다."
"아! 궁금해 죽겠네. 뭐가 고마운데! 빨리 좀 말해봐!"
"김밥천국이나 가자."
나는 앞서갔고 유소라는 투덜 대면서 따라왔다.
뭐가 고맙기는. 어려서 고맙다는 거지.
2008년도 20살인 유소라.
다행히, 돈보다는 섹스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순수한 아이였다.
...
이건 순수한 거야? 아닌 거야?
잘 모르겠다.
*
12월이 되었고, 오늘은 수능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다.
우리는 학교 근처의 지방교육청에 나와 있다.
나와 유소라는 정문을, 임석훈과 이선미는 후문을 맡고 있는데, 세연아 어서 나와줘. 추워 뒤지겠어.
옆에 있던 유소라가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
"으... 오빠. 세연 언니 수능 잘 봤겠지?"
"가채점 결과는 우리 학교 의대에서 절해야지 들어올 점수 나왔어. 밀려 쓰지만 않았으면 의대는 충분해."
"하... 밀려 썼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해. 그런데 왜 이리 늦게 나오지?"
"불안한데. 잠시만."
나는 임석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 아. 아. 여기는 브라보. 이세연 발견되었나?
"발견은 무슨. 머리카락도 안 보여. 거기도 세연이 안 나왔어?"
- 응. 아씨. 불안한데. 선미 투입해서 찾아오게 할까?
"그러자. 나는 유소라 투입 시킬게."
- 오케이 콜. 선미야. 뭐? 나보고 가라고? 네가 가. 악! 악! 때리지 마!!!"
전화기에서 임석훈 비명이 들렸다.
후후후. 나는 유소라 보내야지.
"소라야. 들어가서 세연이 데리고 나 온 어! 이세연! 세연아!"
지방교육청 건물에서 이세연이 걸어 나왔다.
재 왜 저래? 어깨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우리는 서둘러 세연이에게 달려갔고, 나는 이세연의 양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너 수능 잘 봤지? 장난하는 거지?"
"오빠..."
"솔직히 말해라. 만약에 잘 봤는데 장난치는 거면 이빨 다 뽑아 버린다."
"뭐래."
"아! 불안해 빨리 말해줘! 제발!!!!"
"킥킥킥. 나 대박 터졌어요!!!!!!"
레알 마드리드?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베티스?
진짜 레알이야?
나는 서둘러 이세연 손에서 성적표를 빼앗았다.
맙소사! 올 1등급이다.
"세연아!"
"오빠!!!!"
"고생했다! 이 가시나야! 진짜 고생했다!"
장하다! 내 동생.
드디어 멍청이들 사이에 똑똑이가 한 명 생겼구나.
나와 이세연은 서로를 끌어 앉았다.
조금 있자 임석훈과 이선미도 왔고, 우리는 모두 함께 이세연을 축하했다.
특히 선미는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드디어 꼴통들 속에서 천재가 나왔구나. 민현찬! 이제 우리도 어깨 펴고 다니자."
"인정! 너희들 먼저 차에 타고 있어 봐. 나 잠시 갔다 올게."
"어디 갈려고?"
"문방구 가서 성적표 코팅 좀 해와야겠다. 덩실덩실 가문의 영광이여~~!"
"아! 오빠! 부끄러워요! 하지 마요!"
"왜 좋으면서. 이거 빌라에 걸어놓자. 어때 이선미 콜?"
"아하하하. 미친놈. 그럼 나는 액자 사 올게. 너희 여기 가만히 있어. 가자 민현찬!"
"언니 오빠! 잠시만요!"
"동생들이나 잠시 있어. 나도 같이 가!"
"임석훈 어서 따라와!"
이세연의 외침을 무시하고 우리는 문방구로 달렸고, 임석훈도 뒤따라왔다.
"야! 너희 둘 그렇게 기분 좋아?"
"임석훈 너는 한동안 안 와서 그래. 나랑 선미가 진짜 재 때문에 얼마나 마음 졸였는데. 하. 내가 다 긴장 풀린다."
"아하하하. 맞아. 진짜 속이 시원해. 이제 밥 안 해줘도 되겠네. 오늘 실컷 얻어먹자."
"콜. 나 마침 은미 소속사 대표한테 양주 받은 것도 있어."
"뭐? 그런 것도 보내줘? 왜?"
"아... 아마도 은미 소개해줘서 고마워서겠지. 요즘 연기가 늘었나 봐."
선미야. 사실은 돈 빌려 달라고 보내주는 거야.
"그래? 아닌데. 어제 은미랑 통화했는데, 엄청 우울해하던데."
"왜?"
"오디션 다 떨어졌대. 다시 행사 쪽 모델로 나간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연기자로 한 번 데뷔해서 몸값은 뛰었다나."
그때 임석훈이 우리 앞에 멈춰 섰다.
"민현찬 너 또 나설 거야?"
"너 갑자기 뭐 잘못 먹었어? 왜 그래?"
"그냥. 이번에는 네가 나서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은미가 엄청 부끄러워하더라고."
"아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야지 나서지. 너희 둘 왜 그래? 나 빼고 무슨 이야기 들은 거 있어?"
"인간아. 임석훈 인간아. 은미가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젠장. 못 들은 거로 해라."
"지랄. 그럼, 말은 안 해야지. 무슨 말인데? 이야기 좀 해봐."
"야. 이미 엎어진 물인데 그냥 말해. 아니다, 내가 저 입 싼 놈 대신 이야기해줄게. 은미 연기자 그만둘 거래."
"선미야 진짜? 왜?"
"아무리 해도 연기에 감정이 없대."
"그럼 행사 쪽 모델만 할거래?"
"아니. 가수 할거라던데. 그것도 댄스 가수."
...
시불. 은미 몸치에다가 박치인데?
오죽하면 뒤치기할 때 리듬도 못 맞춘다.
아차차. 정신 차리자 민현찬.
여튼, 은미는 존망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것저것 해서 성공하는 사람이 어딨어!
은미가 성공한 연기자가 되어야 나도 연예인 친구 한 명 생기는 건데.
젠장. 은미 한번 만나봐야겠다.
< 돈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