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
세연이와 빌라에 도착했다.
현관 안으로 들어가자 이세연은 어색한지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오래간만에 오니깐 이상해? 기분 어때?"
"그냥 똑같은데요? 어제 놀고 오늘 다시 온 기분이에요."
"나는 군대 휴가 나온 동생 보는 기분이다. 그것도 쫄쫄 굶고 나온 동생. 하... 이 살을 어떻게 다시 찌워야 하지?"
"왜 살을 찌워요? 나는 빠져서 좋은데."
양손으로 이세연 가슴을 쥐었다.
"가슴이 작아졌잖아. 이럴 수가. 나... 너무 슬퍼..."
"이... 이... 야! 나 기숙학원에서 나온 지 한 시간도 안 지났어! 오빠는 머리에 섹스밖에 없어요?"
폭발한 이세연. 내 볼을 꼬집더니 잡고 좌우로 돌렸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플까? 아프지가 않다.
세연이도 몇 번 흔들다가 힘이 풀리는지 손을 아래로 축 내렸다.
"아... 화낼 힘도 없어."
"너 안 되겠다. 이러다가 진짜 살 빠져서 죽을 수도 있겠어. 일단 통닭부터 시켜 먹자. 뭐 먹을래? 양념? 후라이드? 먹고 싶은 거 말만 해. 내가 다 사줄게."
"왜요? 많이 먹여서 가슴 키우려고요?"
"네가 무슨 비둘기냐. 먹여서 키우게. 너는 오빠를 그렇게만 보고 있었던 거야?"
"가슴에 손이나 내려놓고 이야기하죠."
"어? 언제 올라가 있었지? 오해하지 마라. 이건 건강 체크다."
"내가 의대 들어가면 매일 오빠 건강 체크해줄게요."
"그건 좋은 거잖아! 쌩큐!"
"좋은지 안 좋은지 직접 겪어봐요. 엉덩이에 매일 주사 놓을 거니깐."
"내가 너에게 매일 주사 놓으면 안 되겠니?"
"아! 진짜! 오빠 안 본 사이에 왜 이상해졌어요!"
이세연은 뼈만 남은 팔과 다리를 휘두르며 나를 때렸다.
젠장! 왜 아프지가 않니! 만나서 반가운데 슬프다.
그때 현관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연아! 언니 왔어 문 열어!"
이선미 목소리다. 세연이는 서둘러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언니~"
"세연아!... 야! 이세연! 너 무슨 일 있어?"
"언니 왜 그래요~"
"살 왜 이렇게 많이 빠졌어! 애가 뼈밖에 안 남았어."
나는 두 사람 옆에 섰다.
"선미야 너 할머니처럼 말하지 마라."
"민현찬 너는 일단 좀 닥쳐. 아니, 애가 이렇게 마를 때까지 뭐 한 거야?"
뭐 했기는. 면회 갔다가 까이고 왔지.
"킥킥. 아하하. 오빠는 여전히 선미 언니한테 꼼짝도 못 하네요."
"너 때문에 혼나고 있거든. 두 사람 일단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밥도 어서 주문하고."
"그래. 그러자. 세연이 온 기념으로 오늘은 내가 살게."
"오~ 선미 웬일이야?"
"꺄하하하! 맹장 수술한 거 보험료 받았어!"
...
잠시만! 병원비 내가 냈으니 보험료 내가 받아야 하는 거 아냐?
"세연아 뭐 먹을래?"
"언니~ 저는 족발 먹을래요."
"그래. 오늘은 뭘 시키든 큰 걸로 시켜."
"야호! 역시 언니뿐이에요!"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 돈도 많은데 보험료 받아서 뭐 하겠어.
저 두 사람이 다정하게 지내는 것만 봐도 마음이 배부르다.
한동안 썰렁했었던 빌라인데, 선미가 소파에 앉고 세연이가 바닥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자, 따스한 봄이 찾아온 것처럼 훈훈해졌다.
역시 집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
빌라 거실에 족발, 피자, 치킨이 펼쳐져 있다.
맥주도 몇 캔이 굴러다니고 있다. 수능 전이니 소주는 자제하자.
"꺄하하하. 세연아 너 진짜 그랬어?"
"네. 그 새끼 껄떡거리길래 사람들 다 보는 데서 욕했어요."
이세연은 기숙학원에서 인기 폭발했단다. 특히 잘생긴 카사노바 같은 놈이 찝접였다는데, 결론은 예전의 미친년으로 돌아가서 말로 패버렸단다.
기분 좋네. 나는 웃으며 이세연한테 물었다.
"너 혹시 다시 예전의 미친년으로 돌아온 건 아니지?"
"뭐래. 아니거든요!"
"아니긴. 말하는 거 보니 옛날 날카로운 이세연이네. 그런데 살은 왜 그리 많이 빠진 거야?"
"스트레스 때문에 못 먹어서요. 에휴..."
지금도 세연이는 족발 세 조각, 치킨 가슴살 하나, 피자 반의반 조각 먹은 게 다다.
그것도 선미가 억지로 먹인 거다.
이선미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이세연 볼에 양손을 올렸다.
"너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어. 수능 날 쓰러 질 수도 있어."
"헤헷. 괜찮아요. 며칠만 참으면 되는걸요."
"내가 프로틴 줄까?"
"오빠. 그거 먹다가 토할 뻔했어요. 진짜 맛없어. 아 속 더부룩해."
이세연은 소화가 안 되는지 손을 명치에 올리고 쓰다듬었고, 선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봤다.
"소화 안 돼?"
"네. 요즘 계속 소화 불량이에요. 웃긴 게 뭔 줄 알아요? 나 최근 보름 동안 배고픈 적이 없었어요."
세연아. 그건 웃긴 게 아니라 슬픈 거야.
"수능이 사람 잡네! 사람 잡아. 빨리 수능 끝나야지 뭐라도 먹을 건데. 현찬아. 애 팔 봐봐. 뼈밖에 없어."
"진자네. 너 지금 몇 킬로야?"
"저 44킬로예요."
"키 가 170인 애가 44킬로라고? 잠시만. 와... 다리 봐라. 툭 하면 부러질 거 같다. 수능 장 까지 가지도 못하겠어."
"킥킥. 오바하지 마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다가 응급실 갔었는데, 수능 보다가도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
이세연은 황급히 자기 입을 막았고, 나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답답아. 답답아. 아프면 말을 해야지. 왜 혼자서 응급실을 가? 일부러 가까운데 기숙학원 잡았으면서. 부르지 그랬어?"
"언니 오빠한테 피해 주기 싫어서요. 미안하기도 하고."
"우리 아플 때는 너 왔었잖아. 이렇게 걱정하게 만드는 게 진짜 피해 주는 거야. 선미야 애 어떻게 하냐."
"됐어 그만해. 세연아 민현찬 지금 너 걱정 돼서 저러는 거야. 화냈다고 기분 나빠 하지는 마."
"킥킥. 언니 우리가 그런 사이는 넘었잖아요."
"그런 년이 나한테도 연락을 안 해?"
선미는 이세연한테 헤드락을 걸었고, 이세연은 웃으면서 선미 팔을 쳤다.
...
마치 허수아비가 파닥거리는 거 같네.
뭐라도 좀 먹어야 할 건데 안쓰러워 죽겠네.
내일 죽이라도 사 와야겠다.
*
이선미는 집에 가기 위해 현관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 같이 집에 가고 내가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이세연은 침대에 잠들어 버렸다.
선미는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며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재 어떡하냐. 저래서는 수능도 망할 거 같은데. 아휴..."
"그러게 말이다. 일단 내가 멘탈케어 좀 해볼게."
"어떻게 하려고?"
"그냥 웃고 떠들어서 긴장 풀게 해 줘야지. 꼰대처럼 '넌 할 수 있어' 이런 말은 안 할 거니깐 걱정하지 마."
"이 정도 눈치 생긴 거 보니 걱정 안 해도 되겠네. 나 먼저 갈게. 네가 세연이 좀 잘 챙겨줘."
"조금 더 놀다가 세연이 일어나면 가지."
"조금 있으면 마트 문 닫을 시간이야. 위에 부담 안 되는 재료 사 와서 내일 아침에 음식 좀 해야겠다. 집밥처럼 만들면 조금은 먹지 않을까?"
"그렇겠네. 그럼 부탁 좀 하자."
"나도 부탁 좀 하자. 몸은 내가 챙길 테니까 마음은 네가 좀 챙겨봐. 나는 응원 같은 건 잘 못 하잖아."
"오케이. 그럼 내일 보자."
"응~ 갈게~"
선미는 현관문을 열고 나겠다.
이제 빌라에는 나와 이세연 둘만 남아있다.
나는 안방으로 가서 쌔근쌔근 자는 세연이 옆에 누웠다.
"으응···"
악몽을 꾸고 있나? 인상을 잔뜩 쓰고 있다.
안타까움에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데,
"안돼... 아! 마킹!!!"
깜짝이야! 이세연이 다리를 박차며 잠에서 깼다.
"하... 하... 마킹... 어? 꿈이야?"
"세연아 괜찮아?"
"아... 하하... 꿈이구나. 킥킥. 다행이다."
"다행은 무슨. 무슨 꿈을 꿨길래 이렇게 식은땀을 흘려?"
손으로 하얀 이마를 한 번 훔치자, 손바닥에 땀이 흥건히 젖었다.
"수능 날 마킹 못하는 꿈 꿨어요. 휴... 꿈도 지랄 같네."
"그렇게 무서워?"
"무서운 건가?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불안해요. 선미 언니는요?"
"너 기다리다가 방금 갔어."
"그래요? 나도 이제 가야겠다."
"오늘 그냥 여기서 자고 가. 걱정돼서 너 혼자 못 놔두겠다. 응? 왜 웃냐?"
바로 전까지 불안감에 덜덜 떨던 애가 나를 보며 헤~ 웃고 있다.
"오빠~ 불안해서 나 혼자 못 놔두겠어요?"
"그래. 수험생 부모님들은 설거지도 함부로 못 한다던데, 이제 이해되네. 불안해서 옆에 꼬옥 달고 다녀야겠다. 일로 와!"
나는 이세연을 안아줬다. 세연이 등은 땀에 젖은 채 뜨거웠다.
세연이도 나를 꼬옥 안았다. 그러자 마음이 진정됐는지 떨리는 몸이차분해졌다.
"킥킥. 나는 역시 오빠가 있어야 해. 이제 마음 편해졌어요."
"나는 아직도 마음이 불편해."
"왜요~ 나 이제 괜찮아요~"
"아니야. 안 괜찮아."
한 손으로 이세연 가슴을 잡았다.
크흑! 작아졌어! 탱글탱글함은 여전하지만, 크기는 예전보다 훨씬 못하다.
"수능 개새끼! 커다랬던 네 가슴을 작게 만들다니. 지금 내 앞에 수능이 있었으면 잡아 죽였을 거야."
"오빠..."
"가만히 있어. 반대편 가슴도 작아졌는지 확인해 볼게."
"놔라."
"네. 세연 님!"
재빨리 가슴을 놓고 아무것도 안 한 척 방구석을 바라봤다.
이세연은 그런 내 모습이 재밌는지 깔깔 웃었다.
"킥킥. 아하하하! 진짜 내가 못 살아!"
"나도 가슴 없이는 못 살아."
"안 본 사이에 왜 이렇게 굶주렸어요!"
"너에게 굶주린 거야. 나는 지금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는 호랑이야."
"아프리카는 사잔데요?"
"사자는 무리 짓잖아. 호랑이처럼 외롭고 굶주렸다는 거지."
"잘못 말해놓고는 둘러대기는. 그렇게 가슴 만지고 싶어요?"
"응! 혹시 알아? 계속 만지면 다시 커질지?"
"으~ 아저씨 같아!"
꼬무룩...
이세연은 자기 등과 배를 만진 후, 손에 묻은 땀을 봤다.
"어휴. 땀에 다 젖었네. 우선 씻어야겠다."
"그러자. 등은 내가 맡을게."
"됐거든요. 따라오지 마요."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총총걸음으로 화장실로 갔다. 나도 서둘러 뒤따라서 걸었는데,
쾅.
젠장. 화장실 문은 굳게 닫혀버렸다.
발 뻗을 시간도 안 주네.
솨아아아아.
조금 있자 안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세연아! 같이 씻자! 나도 씻어야 해!"
"나 씻은 다음에 씻어요."
"우리 사이에 왜 이래!"
"우리 사이가 뭔데요?"
"칠성 사이다."
"...아!!!! 존나 재미없어! 오늘 미쳤어요? 진짜 최악이다!"
화장실에서 이세연 비명이 들렸다.
그래. 그렇게 큰소리치면서 스트레스 푸는 거야.
일부로 병신 같은 개그 한 내 마음을 알려나 모르겠다.
- 혼신을 담은 개그였으면서.
아니거든요.
여튼, 결국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샤워가 끝났다.
"아~ 개운하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화장실을 나온 이세연은 수건으로 앞만 가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황급히 피하며 나를 노려본다.
"수건 벗기려고 했죠?"
"아니거든. 저도 씻으러 가는 길이거든요."
"흥! 내가 믿을 거 같아요?"
이세연은 나를 피해 벽 쪽으로 붙어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발가벗은 뒷모습을 봤는데.
이럴 수가. 엉덩이도 작아져 있다. 뒤에서 하면 아프겠다.
....
아차차. 이게 아닌데!
사실 모든 섹드립은 세연이 벗은 몸을 보기 위해서였다!
- 지랄한다.
진짜거든요! 아니 인간적으로 170에 44킬로는 너무 심하잖아.
연예인이야 관리로 빠진 거라고 해도 이세연은 스트레스 때문에 빠진 거다.
몸에 이상 신호가 올 게 뻔하다. 그리고 저 몸으로는 수능 치다가 기절할 수도 있다.
어쩌면 작년처럼 또다시 컨디션 조절 실패로 수능을 조질 수도 있다. 두 번은 안 된다!
어떻게든 컨디션을 올려줘야겠다. 하지만, 어떻게 올리지? 마땅한 방법이 안 떠오른다.
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샤워를 하고 나왔다.
몸에 묻은 물기를 닦고 안방에 가자. 이세연은 팬티와 브래지어만 입은 채 화장대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앉으니깐 더 심하네.
숨 쉴 때마다 갈비뼈가 보인다.
나는 세연이 뒤에 서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흥~ 흥~"
"하이고. 살은 빠져도 머리는 안 빠져서 다행이네. 수능 끝나고 뿌리 염색해야겠다."
"킥킥. 안 그래도 고등학생 때는 원형탈모 왔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안 왔네. 혹시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거 아냐?"
"쳇. 그런 사람이 어딨어요?"
"나 있잖아. 나한테 잘 보이려고 탈모가 안 왔나 보다."
"뭐래. 아니거든요. 오빠~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
"뭐든지 말해. 다 들어줄게."
"손 좀 그만 내려가죠?"
"그건 못 들어 주겠다."
손을 아래로 뻗어 브래지어 위로 가슴을 잡았다.
"참나~ 못살아. 그렇게 만지고 싶어요? 잠시만요."
헉. 쌩유 베리 감사!
세연이는 브래지어를 벗었다.
나는 이제 머리 말리는 세연이 뒤에 서서 팔만 앞으로 뻗어 맨 가슴을 만지고 있다.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살 돌리자 막대기가 발딱 서면서 하얀 등을 겨냥했다.
꼼짝 마라! 움직이면 싼다! 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러지는 말자.
이세연 표정이 심상찮다.
갑자기 등을 돌리더니 막대기를 코앞에 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수능 안치면 안 되죠?"
"갑자기?"
"너무 무서워요. 시간에 쫓기는 공포. 틀릴까 봐 걱정되는 초조함. 하... 이대로는 수능 치다가 죽을 거 같아요."
"안쳐도 괜찮아."
"네? 정말요?"
한 마디에 이세연 표정이 밝아졌다.
지금은 멘탈이 나간 거지, 진짜로 수능을 안 보지는 않을 거다.
이럴 때는 괜히 설교하는 것보다는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게 더 좋다.
나는 이세연 앞에 기사처럼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가슴을 양손으로 만지며 진지하게 말했다.
"네가 수능 안쳐도 나는 괜찮아."
"오빠..."
"수능 그게 뭔 대수라고. 의대 가고 싶으면 의학전문 대학원도 있어. 뭐 그것도 시험 쳐야 하지만, 그래도 수능보다는 압박이 덜할 거야. 21살에는 수능이 세상 전부인 거 같지만, 나이 들어 보면 아무것도 아니야."
"자기도 22살이면서."
"32살 같은 22살이지. 여튼 건강을 잃으면서까지 칠 필요는 없어. 수능보다 중요한 게 뭔지 알아?"
"뭔데요?"
다시 일어나서 화장대에 앉은 세연이의 머리를 내 배 쪽으로 당기며 꼭 앉아 줬다.
"네가 죽기 직전까지 노력했고, 내가 그걸 봤다는 거야. 미래에 누군가가 너의 노력을 비웃으면 내가 앞에서 막아줄게. 네가 봤냐고? 우리 세연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봤냐고. 하면서 싸워줄게. 그러니 이제 더는 힘들어하지 마. 세연아 지금까지도 충분
히 수고했어."
나는 이세연의 노란 머리를 쓰다듬어 줬고. 이세연은 내 허리를 꼭 앉았다.
"고마워요..."
"고마우면 500원."
"치. 진짜 재미없어."
"이제 욕은 안 하네?"
"킥킥. 지금 기분 좋거든요. 진짜 고마워요. 오빠."
그래. 그러면 됐어.
발딱!
응? 병조판서 네 이놈! 이 중요한 분위기에 뭐 하는 짓이냐!
- 전하. 제가 한 게 아닙니다. 이 여인이 한 것입니다.
뭐? 서둘러 고개를 내렸는데.
헉. 어느새 하얀 손이 막대기를 부드럽게 잡고 있었다.
< 수능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