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82화 (182/295)

< 사연 >

김성원 노래방에 왔다.

뭐 형이라고 해봤자 이제 겨우 24살이잖아.

그래서 조그마한 노래방을 운영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도착해보니 크기가 장난 아니다.

빌딩에 있는데, 룸이 10개는 넘어 보인다.

"성원형. 예상보다 훨씬 크네요."

"이제 좀 덜 경박스러워 보이냐?"

"네. 사장님인 거 인정할게요."

"그럼 사장님으로서 말할게. 고객님 계산해 주셔야죠~"

아. 그래서 지금 나 혼자 계산대 앞에 남아 있구나.

"얼마예요?"

"그런데 동생한테 돈 받으려니 폼이 안 사네. 그냥 맥줏값만 내. 나머지는 내가 부담할게."

"흠. 맥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얼마예요?"

"아가씨 포함해서 한 시간 기준으로 250만 원 정도 나와."

"그럼 제가 500만 원 낼 테니까, 형사님이랑 형들 있는 곳은 양주로 세팅해주세요. 대신 제가 돈 냈다는 건 꼭 말해주셔야 합니다."

한상민 한창민 형제, 그리고 김성원은 이 동네에서 힘깨나 쓰는 사람이다.

학교 다닐 때는 도움 안 될지 몰라도 사회에서는 어떻게 도움 될지 모른다.

그리고 동생들한테 우상인 한창민 성격으로 추측했을 때 한상민도 의리는 있어 보인다. 두 사람은 형제니깐 비슷하겠지.

500만 원 푼돈으로 빚 하나 짊어져 놓지 뭐.

그리고 한창민과 김성원은 지금 돈으로 잘해주는 게 중요하다.

나중에 나이 들면 이딴 거는 통하지 않으니깐.

그런데? 내 속셈을 눈치챘는지 김성원이 피식 웃는다.

"뭐? 하 이놈 봐라. 야!"

이 형도 내 편으로 만들어 놓으면 편한데. 설마 돈 지랄하는 거 싫어하는 성격인가?

"50만 원 더 해서 550만 원으로 해줘. 지인 할인 10% 해서 500만 원이거든."

"...그냥 600만 원에 동생들한테도 부족하지 않게 넣어주세요. 아무리 봐도 경박해 보이는데, 어떻게 전설이 된 거예요?"

"별거 아니야. 고등학교 때 창민이랑 이 동네 걸배이들 하고 싸우다 보니 그리된거지 뭐. 안 그렇냐 창민아."

"시비는 네가 걸고 싸움은 내가 했지."

응? 고개를 돌리자 한창민이 어느새 밖에 나와 있다.

"왜 나왔어요?"

"저랑 별로 안 맞아서요. 형 노는데 같이 놀기도 그렇고, 동생들 있는데 들어가기도 민망하네요. 현찬 선배님은 어디서 노실 건가요? 여기 예쁜 아가씨들 많습니다."

예쁜 누나들이 많다고요?

그럼 뭐해요. 서지를 않는데.

다시 태어난 나에게 내려진 저주. 모르는 사람에게는 서지 않는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

그래서 놀 마음이 전혀 없다. 유소라나 만나러 가자. 오늘 일도 빨리 이야기해주고 싶다.

"저도 창민 형이랑 비슷하네요. 동생들이랑 같이 놀기는 좀 그렇고, 형들이랑 같이 놀기도 좀 그렇고. 그냥 소라 만나러 가려고요."

"잘됐네요. 그럼 저랑 같이 가실래요? 저도 사촌 누나 얼굴 좀 봐야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성원형 저 가도 되죠? 저 없다고 섭섭해하는 거 아니죠?"

"전혀. 돈 냈으니깐 가셔도 됩니다. 사장님. 으하하하. 농담이고 다음에 포장마차에서 한잔하자. 여자 장사하니깐 여자 끼고 술 마시는 건 지겹다."

"처음으로 형이랑 맞는 부분이 있네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창민 형 가시죠."

"네. 선배님. 그러시죠."

나와 한창민은 노래방을 나왔다.

티아라라는 간판이 보인다.

오늘만 지나면 여기 올 일도 없겠구나.

한창민과 같이 티아라에 들어가자 소라 혼자 있다.

아직 9시 정도여서 사람이 별로 없다.

소라는 바에서 자다가 우리를 보더니 눈을 부스스하며 일어났다.

"아흑~ 오빠 왔어? 어? 창민 오빠도 왔네. 두 사람이 같이 오고. 웬일이래?"

"잘한다~ 사장님 없다고 바로 자고 있냐? 넌 여기서 일하면 안 되겠다."

"손님 없을 때 쉬는 거지. 그런데 아까 아빠 이름은 왜 물어봤어?"

"정리 좀 한다고. 나랑 창민이 형 마티니 한 잔씩 줘."

"계산하세요~"

"얌전히 주는 게 좋을 건데."

"무슨 말이야?"

"그런 게 있어. 어서 줘."

"참나. 외상 달아 놓을게. 창민 오빠도 마티니?"

"아니. 나는 깔루아 밀크."

네? 잘못 들은 거 아니죠? 형이랑 안 어울리는 칵테일인데요.

나와 소라는 눈을 크게 뜨고 한창민을 봤다.

"달달한거 좋아해서."

"킥킥. 창민 오빠 의외로 어린아이 입맛이네."

"그러게. 형은 보드카 스트레이트 이런 게 어울리는데."

"저 의외로 여리여리 합니다."

옷에 피 묻어 있었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니죠.

소라는 마티니와 깔루아 밀크를 만들어서 우리에게 건넸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말해보자.

"유소라. 너 앞으로 평생 나한테 고마워해라."

"왜? 로또 당첨된 거 나한테 주게?"

"그래. 2등짜리 너한테 줄려고 한다."

"정말?"

"뻥인데?"

"시발. 재미없어."

"하이고. 창민 형, 애 말하는 거 보세요. 애가 이런 애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저한테도 저러는 걸요. 현찬 선배님 어서 말해주시죠."

"알겠습니다. 소라야. 너 빚 정리했다."

"뭐? 오빠 무슨 소리야? 아니. 나 돈 안 받는다고 했잖아."

"돈으로 정리한 거 아니야. 자 여기 계약서 받아 왔어."

테이블에 계약서를 올렸다.

"천만 원이 사천만 원 됐다면서. 이거 불법이야. 그래서 변호사랑 같이 가서 계약 무효 시키고 온 거야. 경찰에 신고한다니깐 바로 무효 해주더라."

"진짜? 정말이야?"

"그럼. 내가 너한테 거짓말해서 뭐 하냐."

"그럼 원금은? 원금은 갚아야잖아."

"원금은 김성원이라고. 한창민 형 친구가 대신 처리 해줬어. 아버지한테 연락해서 이쪽으로 천만 원만 갚으라고 해."

김성원한테 미리 받은 계좌번호를 소라에게 건넸다.

"이 사람은 무서운 사람이니깐, 제때 갚으시는 게 좋을 거야. 창민 형 그렇죠?"

"네. 소라야. 현찬 선배 말이 맞아. 건달 같은 사람이니깐, 아버지한테 꼭 갚으라고 하셔. 이자도 얼마 안 되잖아."

"내가 내일 천만 원 보낼게."

"너 돈 있어?"

"응. 어릴 때부터 세뱃돈이랑 아르바이트해서 모아놓은 돈 있어. 내일 바로 보낼게."

"쓰읍. 오늘 창민 형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이미지랑 안 어울리는 일 많네. 네가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모았다고?"

"나 중학교 때부터 전단지 돌린 여자야."

"이대 나온 여자보다는 훨씬 어울리네. 여튼 그럼 돈은 이렇게 마무리하자. 아버지한테 네가 돈 갚았다고 꼭 말씀드려. 이런 말 하면 패드립이지만, 너희 아버지 쉽게 해결되었다고 또 돈 빌리실까 봐 그래."

"그럴 일은 없어."

"왜?"

"아빠한테 돈 갚았다는 이야기 안 할거거든. 딸이 고생하는 거 알아야지 다신 안 빌리지."

너도 참 대단하다.

뭐. 그럼 이렇게 마무리되는 거네. 소라가 김성원한테 돈 주면, 다시 받아오면 끝이다.

그 돈 다시 소라 줘도 되지만, 본인이 싫다는데 어쩔 수 없지 뭐. 일단 지금은 받고 다음에 상황 보고 적절히 돌려주든가 하자.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한창민이 소라를 보며 말했다.

"미안한데 현찬 선배랑 이야기 좀 하게 잠시만 자리 비워줘. 그리고 오늘 가게 문 닫는다고 누나한테 전화해줘."

"그래도 돼?"

"내가 그랬다고 하면 이해해줄 거야."

"알았어. 그럼 나는 잠시 밖에 나갔다 올게."

아니야! 가지 마!

한창민. 나를 가둬놓고 협박하는 건 아니겠지? 야이 돈 많은 새끼야 돈 내놔 하면서.

시불. 이런 무서운 형이랑 단둘이 있는 건 싫은데.

소라는 과자 몇 개를 테이블 위에 놔두고는 가게를 나갔다.

바에는 이제 한창민과 나 두 사람만 있다.

"현찬 선배님. 돈 많으시죠?"

이것 봐! 협박하려고 소라를 내보낸 거래도!

경찰 불러주세요!

싸움의 기술을 사려고 준비하는데, 한창민 표정이 온화하다.

응? 협박은 아닌가 보다.

"뭐. 남들만큼은 있습니다. 왜 그러시죠?"

"돈이 조금 필요합니다."

이래서 돈 많은 거 내색하기 싫었다.

돈은 양귀비와 같은 것. 많으면 사람이 꼬인다.

흠. 그래도 한창민이라면 투자가치가 제법 있는데.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동생들이 따른다는 말은 인망은 괜찮다는 뜻이잖아.

이야기는 들어보자.

"어느 정도 필요하시죠?"

"10억입니다."

"10억이요?"

"네."

저기. 이제 우리 겨우 20대 초반이거든요.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아니요. 진담입니다."

"허... 그런 큰돈은 없습니다."

"정말 없습니까? 천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600만 원을 술값으로 껌 사듯이 낸다면 10억 정도는 있을 듯한데요."

"있다 하더라도 담배 꺼내듯이 쓸 수는 없죠."

"아! 제가 말씀을 잘못 드렸네요. 항상 차분하려고 하는데, 이번 건은 큰 건이어서 감정이 조절 안 됐습니다. 차근히 10억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무덤덤한 말투로 그러니 농담하는 거 같네요."

"사실 개그였습니다. 안 웃겼나요?"

이 양반아. 10억을 개그에 태워? 곽철용 형님이 알면 너 볼링핀으로 때리겠다.

"10억이 농담이라는 건가요?"

"그건 진담입니다."

"장난하시는 거 아니죠?"

"덕분에 긴장은 풀리지 않으셨습니까? 큰돈을 이야기할 때는 장난처럼 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야지 돈에 눈이 멀지 않는다고 합니다."

"네. 덕분에 냉정해지기는 했네요. 왜 필요한지 말해보세요."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도시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적하고 살기 좋은 곳이죠. 사람도 적당하고. 논밭도 적당하고. 봄 되면 소똥 냄새도 나고."

"그 소똥 냄새나는 곳이 개발된다고 합니다."

아...

시발!!!!!

깜빡했다. 이 도시 엄청나게 개발되지?

전생에 박호빈이랑 '시발 우리 대학생일 때 돈 있었으면 지금쯤 부자 됐을 건데'라면서 낄낄 걸렸던 게 떠오른다.

돈 벌 방법이 하나 더 생겼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웃음이 피어난다.

하지만, 티는 내지 말자. 속마음을 보여서 좋을 건 없다.

"그래요? 에이 설마 여기가 개발되겠습니까?"

"확실한 정보입니다. 형한테 들은 말이거든요."

"그럼 형제끼리 투자하면 되잖아요."

"좋은 노른자 땅을 판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평당 20만 원에 만 평. 합해서 20억이죠. 그런데 문제는 형과 제가 돈이 부족합니다."

"어느 정도 있길래 그러죠?"

"전 재산을 탈탈 털어서 10억 정도 됩니다. 그래서 10억이 부족하죠."

"그럼 부모님께 말해서 같이 사시죠. 두 사람이 10억 모을 정도면 집에는 돈이 훨씬 많을 거 같은데."

"그 땅이 우리 부모님 땅이거든요."

"네?"

"부모님이 땅 파려고 하는 걸 저랑 형이 몰래 사려는 겁니다."

하...

돈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지만, 너무 하네.

부모님이 땅을 들고 있다가 개발되면 부자 되는 거고. 그럼 그 돈 그대로 상속받으면 되면서, 그걸 남까지 엮어서 사려고 하다니. 조금 구리다.

"제 생각에는 좋은 방법이 아닌 거 같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세요. 개발되니깐 들고 있으라고요."

"부모님 땅이라고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해서는 아버지 문중 땅입니다."

아하! 집안의 장손에게 내려오는 땅인가 보다.

한 창민은 내 얼굴을 유심히 보면서 말을 이었다.

"정리하면 문중에서 땅을 처분하기로 했고, 그 땅이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형이 몰래 사려는 겁니다."

"그런 이유라면 나쁘지는 않네요. 어디 땅이죠?"

"학교에서 동쪽으로 배구 경기장을 향해 뻗은 도로 아시죠? 그 도로 끼고 있는 땅입니다."

"개발된다는 게 어떻게 된다는 거죠?"

"관공서가 들어옵니다. 꽤 큰 규모입니다."

오케이. 어딘지 알겠다. 전생에 가 봤던 곳이다.

관공서가 들어오고 그 주위는 신도시처럼 개발되는 곳이다.

그곳에서도 가장 핫한 곳이 한 군데 있는데, 제발 거기기를.

"혹시 도로가 교차하는 그 부분인가요?"

"네. 맞습니다."

사야 한다. 어떻게든 사야 한다.

거기 누가 알박기해서 평당 200만 원 이상에 팔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리고 마트도 들어온다.

투자하면 10배 남는 장사다.

그래도 선뜻 오케이는 하지 말자.

어머니는 땅은 무조건 직접 보고 사라고 했다. 답사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고, 오늘은 긍정적인 시그널만 보여주자.

"알겠습니다. 일단 좋은 쪽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다음에 같이 땅 한번 보러 가시죠. 그럼 의심이 확신으로 바뀔 겁니다."

"네. 조만간 날 잡으시죠. 오늘은 이만하고, 소라 들어오라고 하죠."

"네."

한창민은 전화기를 들었다.

나는 한창민이 통화하는 동안 잠시 생각에 빠졌다.

땅이라.

며칠 만에 대학생에서 어른의 세상에 온 기분이다.

하긴 이제 3학년이니깐, 서서히 사회로 나갈 준비는 해야지.

기분이 묘하네. 한번 살아본 인생인데도, 두려움과 설렘이 마음속에서 피어난다.

짝!

"아! 깜짝이야!"

누가 내 등을 쳐서 고개를 돌렸는데, 어느새 소라가 와 있다.

"오빠. 뭔 생각을 하길래 불러도 말이 없어?"

"흔들어서 정신 차리게 하면 되지, 왜 때리냐?"

"킥킥. 오빠가 정신없이 있으니깐 놀래켜 주고 싶었어. 두 사람 이야기는 끝났어?"

"응. 끝났어."

"무슨 이야기 했는데?"

"별 이야기 안 했어. 1학년 중에 유소라라는 싸가지를 어떻게 할까 의논했어."

"너무 예뻐서 어떻게 밥 사줄까? 아니면 선물 사줄까? 킥킥. 둘중 뭐야?"

"됐다. 말을 말자."

"그거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야."

나와 소라는 티격태격했고, 그 모습을 본 한창민은 껄껄거리며 웃었다.

"하하하. 두 사람은 언제 봐도 친해 보이네요.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어디 가세요?"

"두 사람을 위해서 이만 비켜드려야죠. 누나한테 전화해서 오늘 가게 문 닫기로 했으니 편하게 이야기하십시오."

뭐. 그래 주시면 좋기는 하죠.

한창민은 웃으며 바를 나갔다.

"오빠아~~"

"갑자기 귀여운 척하지 마라. 귀신 들린 거 같으니까."

"그냥 서비스로 해 봤어. 아씨 막상 두 사람만 남으니깐 할 말 없네. 잠시만."

소라는 한쪽 구석으로 갔다. 그리고 CCTV를 홱 돌렸다.

"뭐해?"

"헤헤헤. 고마워 오빠~. 오빠가 최고야."

"그건 당연한 거고. 저거 왜 돌렸어?"

"아씨. 섹스하려고 돌렸지. 실시간 중계해줄 거야?"

"됐거든. 이러면 마치 도와준 대가로 섹스하는 거 같잖아."

"그런 거 아닌데? 오히려 실망이다. 그런 생각이 있다는 건 기대했다는 말이잖아."

하여튼. 말싸움은 어디 가서도 안 질 가시나다.

"킥킥. 그냥 이야기 좀 하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오빠한테 재미난 거 해주고 싶기도 하고."

"뭐 해주려고?"

"잠시만."

짧은 치마에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유소라.

갑자기 블라우스를 벗었다. 그러자 하얗고 커다란 유방이 보라색 브래지어에 둘러싸인 게 보인다.

...

그래. D컵 이상부터는 가슴보다는 유방이 더 적절한 거 같네.

아차차 이게 아니라. 애 갑자기 왜 벗는 거야?

"뭐... 뭐하냐?"

"싫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킥킥. 그럴 줄 알았어. 잠시만 있어 봐."

이번에는 바 안으로 들어갔다. 양팔을 아래로 내려서 부스슥 거리더니 나를 보며 씩 웃는다.

많은 여자를 경험에서 아는데, 이건 필살기를 쓰기 직전의 미소다.

"너 밑에서 뭐 했어? 혹시 독극물 만든 거 아니지?"

"남자한테 독일 수도 있지. 여기 올려놔도 되지?"

"뭔데?"

털썩.

헉. 소라의 팬티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너 지금 그러면 노팬티야?

소라는 나를 향해 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헤헤헤. 유소라의 비키니 노팬티 바에 오신 거 환영합니다. 오빠 나 일하는 거 말리러 왔을 때 이런 거 좋아한다고 했잖아. 오늘 마음껏 즐기고 가~"

좋아한다고는 안 했는데...

하지만, 지금부터 좋아하자!

< 사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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