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62화 (162/295)

< 공부 >

시험이 코앞인 화요일인데도 술집은 북적북적하고 있다.

여기는 항상 손님이 많네. 우리는 민다희가 박은영을 깨부쉈던 술집에 왔다.

이세연은 시끄러운 사람들을 쭉 훑어보면서 자리에 앉았다.

"오빠. 오늘 왜 여기까지 왔어요? 여기 빌라에서 멀잖아요. 사람도 많고."

"여기 우리 과 후배 알바한다고 해서 와봤어."

"누구요?"

"유소라라고 혹시 알아?"

"박호빈한테 지랄했던 후배 아녜요?"

"맞아. 그런데 일하는 거 아닌가? 안 보이네."

"흐음. 오빠가 08학번에 관심을 가지다니 별일이네. 아는 사람이에요?"

"관심 아니니깐, 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그냥 인연이 있는 사람이야."

"그렇구나. 어? 선미 언니! 여기예요."

고개를 돌리자 선미가 술집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츄리닝에 부스스한 머리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다.

누가 보면 거지인 줄 알겠네. 너 이제 나를 남자로 안 보는 거니?

선미는 세연이 옆에 앉았고, 나는 그런 선미에게 투덜댔다.

"걸뱅이 오셨습니까?"

"왜 또 시비야?"

"십이 아니고 십삼이거든."

"아. 졸라 재미없어."

"좀 씻고 다녀라. 머리에 번개 맞은 줄 알겠다."

"씻은 건데? 세수는 했어. 머리는 아침에 감았다가 자고 일어나서 개판 된 거고."

"오빠. 지금 언니 외모 가지고 뭐라 하는 거예요? 와~ 언니! 현찬 오빠는 우리가 항상 붙어 있으니깐 얼마나 예쁜지 몰라."

"맞아. 다른 남자애들이었으면 영광인 줄 알고 여기서 무릎 꿇었을 건데."

"웃기네. 무릎 꿇으면 '미친놈이다' 하면서 도망갈 것들이. 술이나 먹자. 오래간만에 우리 세 명 만나서 먹네."

"그렇네. 그런데 쟤네들은 뭐야? 너 노려보고 있는데?"

응? 누가?

고개를 돌렸는데, 어라? 저번에 시비 붙었던 다섯 명이 나를 빤히 보고 있다.

그 시선이 걸리적거리는지, 세연이와 선미도 앙칼진 눈으로 노려봤고, 3초쯤 지나자 남자 다섯 명은 고개를 숙였다.

응. 너희들 잘했어. 선미 세연이는 다희처럼 논리적으로 욕하지 않아. 너희가 고개 안 숙였으면 오늘 이 술집에 백프로 경찰 출동했다.

선미는 꼬리 내리는 남자애들을 보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쟤네랑 싸웠지?"

"귀신이냐? 어떻게 알았어?"

"남자들은 뻔하지 뭐. 왜 싸웠는데?"

"그냥 사소한 시비였어. 그리고 이미 사과받았어."

"그래? 여튼 쟤네 정리 좀 해봐. 신경 쓰여서 술 못 먹겠다."

그러면서 남자애들에게 손을 훠훠 젖는다.

너 그냥 어둠의 세계로 가라. 조폭 마누라 주인공 같네.

"알았어.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이야기 좀 하고 올게."

"오빠 싸우려는 건 아니죠?"

"싸우기는 무슨. 말만 잠시 하고 올 거야."

내가 일어서자 다섯 명도 같이 일어나더니, 나를 따라 나온다.

우리는 술집 밖에서 며칠 전 상황을 재연했다.

나는 담배를 물었고, 다섯 명의 건장한 남자들은 그때와는 조금 다르게 긴장한 얼굴로 나를 빤히 본다.

"왜? 너희들 그때 볼일 끝난 거 아냐?"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가게가 떠나갈 정도로 큰 목소리로 인사한다.

갑자기 왜 이래?

"너희들 왜 그러냐? 나 그리고 너희 선배 아냐."

"선배님! 그때는 죄송했습니다. 사과 올리겠습니다."

"갑자기? 창민 형이 너희에게 뭐라고 했어?"

"네! 창민 형님이 앞으로 자기를 대하듯이 현찬 선배님을 대하라고 했습니다."

다섯 명은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가만히 있다.

동산 같은 다섯 개의 머리 뒤로 술집에 앉은 이세연과 이선미가 보이는데, 이 상황이 웃긴지 낄낄 웃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수군거리며 보고 있고. 이쒸 쪽팔리니깐 빨리 정리하자.

"그래. 나도 그날은 조금 흥분한 거 같다. 미안하다. 우리 이걸로 다 풀자."

"네! 형님! 저희 이 동네에 아는 사람 많으니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참나. 의외로 순박하네.

사회인들처럼 기브앤 테이크가 아니라, 순수하게 나를 따르는 게 마음에 든다.

물론 내 힘이 아니라 한창민 힘이겠지만.

"알겠어. 너희 술 다 먹었어?"

"네. 안 그래도 형님한테 인사 올리고 가려는 참이었습니다."

"그럼 오늘은 그냥 가. 형이 미안하니깐 계산할게.

"아.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얻어먹어. 오늘처럼 예의 지키면 종종 술 사줄게. 그럼 다음에 보자."

"형님 감사합니다!"

술 한 번 사주는 거 얼마 한다고. 기분이나 내지 뭐.

무엇보다 지역 사람들이랑 알아서 나쁠 건 없다. 언젠가는 도움 될 수도 있고.

계산하고 자리에 돌아오자, 세연이가 웃는다.

"킥킥. 아 웃겨. 오빠 이제 조폭으로 가는 거예요?"

"아니거든요. 그냥 알게 된 동생들이야."

"아까 전에는 싸웠다면서요."

"남자들은 원래 싸우면서 친해지거든. 술이나 먹자."

우리는 술병을 하나씩 비워냈다.

테이블에는 빈 소주병 여섯 개가 나란히 서 있다.

여섯 병의 지분은 나와 선미가 세 병이고, 이세연 혼자서 세 병이다. 그 결과 세연이는 지금 풀린 눈으로 헤드뱅잉을 하고 있다.

오늘 먼저 술 먹자고 할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너 무슨 일 있니? 말달리자를 외치는 크라잉넛처럼 술을 달리네.

고개를 꾸벅거리는 세연이를 보고 있는데, 뒤에서 내가 아는 목소리가 들렸다.

"헤헤헤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고개를 돌렸는데, 어라? 유소라다.

"너 뭐야? 일하고 있었어? 안보이던데, 어디 갔다가 온 거야?"

"헤헤헤. 주방에 있었어요. 잠시 나왔다가 선배님들 보고 왔답니다."

콧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인사하는 유소라.

너 가식 그만 부려라. 일단은 이세연, 이선미 있으니 그냥 넘어가 줄게.

유소라는 내 옆에 앉더니, 술 취한 세연이를 보면서 화들짝 놀랐다.

"어? 세연 선배님 아니세요?"

"네에~? 저 알아요?"

"그럼요~ 언니 07학번 중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 쫙 나 있어요."

"정마알?"

"네~ 정말 인형 같으세요~"

"킥킥. 어머! 아니야~"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콧소리는 전염되나? 이세연도 콧소리를 낸다.

유소라는 이번에는 선미를 보면서 애교를 부렸다.

"안녕하세요. 선미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도 아나 보네요."

"그럼요. 선배들 다 알고 있죠. 선미 선배님도 정말 예쁘세요!"

"네. 반가워요. 박호빈한테 쌍욕 했다면서요?"

"들으셨구나. 안 그래도 후회하고 있어요. 휴···제가 미쳤죠. 그때 조금 예민해서... 그래도 현찬 선배님이 좋은 말 해주셔서 호빈 선배한테 사과했어요.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소라는 선미에게 밝은 목소리로 90도 인사했다.

와···대박이네. 너 그냥 연영과로 전과해라. 충무로에 있을 애가 여기서 알바를 하고 있네.

"헤헤헤. 선배님들 제가 서비스 안주 만들어 올게요."

다시 주방으로 돌아간 유소라. 조금 있자 당당하게 냄비를 하나 가지고 나왔다.

"뭐야?"

"닭볶음탕 서비스예요."

서비스가 아니라 메인 요리 수준인데? 커다란 냄비를 들고 오더니 술 취한 이세연 앞에 놓았는데.

탕!

헉. 무거웠나 보다. 소라는 던지듯 내려놓았고, 닭볶음탕 국물 몇 방울이 세연이의 흰옷에 묻었다.

큰일 났다. 이세연 입은 옷 엄청 비싼 건데. 하지만 술 취하면 어림없지!

세연이는 술 취해서 자기 옷에 뭐가 묻었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

"꺄! 선배님 죄송해요!"

"응? 왜에? 나한테 뭐 잘못했어어~?"

"죄송해요. 이 흰 티 어떻해~~"

"으응? 킥킥. 괜찮아. 괜찮아~"

유소라는 세연이 옷에 묻은 국물을 허둥지둥 닦는데, 오히려 번진다.

"소라야. 그거 닦아도 안 져. 어차피 빨래해야 해."

"현찬 선배 그래도 어떻게든 지워봐야죠. 어머 어떡해. 세연 선배 죄송해요."

"킥킥. 괜찮아아~ 박호빈한테 쌍요옥 한번 더 해줘. 힝~~"

세연아. 호빈이가 뭔 잘못을 했길래 그러니.

그때 이선미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소라라고 했죠?"

"아. 네. 선미 선배님."

"장난 재밌네요."

"네? 장난이라뇨?"

"후훗. 아니면 다행이고요. 내가 선배니깐 말 편하게 할게. 다음에는 조심해."

"아... 그.. 네."

"현찬아 이제 집에 가자."

뭐? 두 사람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 선미 너는 갑자기 왜 그래?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선미 한 마디에 술집이 얼어붙었다.

갑분싸 현장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살벌해진 분위기에 긴장하고 있는데, 코맹맹이 소리가 들렸다.

"언뉘이~ 나 괜찮아~ 헤헤헤. 소주우 한 병 더어~~"

젠장. 뭐라 말할 시간이 없다. 이세연이 소주병을 머리에 붙이고 있다.

일단은 집에 가고 나중에 물어보자.

"너 그러다가 내일 죽는다. 어휴. 얘 공부 힘든가 보네. 선미야. 부축 좀 도와주라."

"흠. 안 되겠는데. 못 일어날 거 같은데. 내가 계산할 테니 너는 업어서 나와."

"너 이세연 키 몰라서 그러는 거야? 나 얘 업으면 오늘 죽어."

"그럼 놔두고 갈 거야? 빨리 업어."

망할. 술 취하면 아무리 가벼운 사람도 정말 무거운데.

나는 술 취한 이세연을 겨우 업어서 술집을 나왔다.

빌라에 도착했다.

망할! 빌라에 엘리베이터 없었으면 이세연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진짜 무겁다!

이세연을 침대에 던지자 내 이마에는 땀이 가득하다. 이선미는 내 땀을 보더니 등을 토닥여 줬다.

"아하하. 이세연 졸라 웃겨. 이렇게 너한테 복수 하나 봐."

"얘 진짜 술 안 취한 거 아니야? 씨... 계단 오를 때 일부러 힘주는 거 같던데. 무거워 죽는 줄 알았네."

"고생했다. 그런데 세연이 무슨 일 있어? 술을 왜 저리 많이 마셨대? 혼자서 세 병을 마셨잖아. 나는 걱정돼서 마시지도 못했어."

"모르겠어. 안 그래도 오늘 세연이가 술 먹자 하기는 했는데, 별 이상한 점은 없었어."

"공부하다가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그런가?"

"그런가 봐. 깨어나면 물어봐야겠다. 아! 그런데 너 아까 술집에서 왜 그랬어?"

"뭐가?"

"유소라한테 장난 재밌다고 말했잖아. 무슨 의미야?"

"걔 일부로 세연이한테 국물 튀겼어."

...레알?

"정말? 에이 설마. 걔 그럴 애는 아니야."

"참나. 내 말 틀린 거 봤어? 너 그 후배 많이 아끼나 보다."

"오호~ 이선미 씨. 지금 질투하시는 겁니까?"

"질 쓰리."

"십삼을 이렇게 복수하네. 그거는 어감이 이상하니깐, 못 들은 거로 할게.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봐."

"실수는 확실히 아냐."

"어떻게 알아?"

"들고 올 때는 멀쩡히 들고 와서 내려놓을 때는 툭 내려놨거든. 그리고 국물 튀기는 거 빤히 보더라. 마치 계획대로 되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애 얼굴 익히려고 보고 있었는데, 나한테 딱 걸린 거지."

"너 외국에서 살다가 왔지? 솔직히 말해봐라. 멀더 아니냐?"

"무슨 소리야?"

"그런 걸 유심히 보는 게 신기해서 그런다. 흠.... 그런데 이상하네. 소라가 그럴 리가 없는데. 두 사람 접점이 있는 건 아니거든."

"너라는 접점이 있잖아. 너 좋아하나 보지 뭐. 네가 세연이 아끼니깐 질투한 건 아닐까?"

"그건 확실히 아니야."

"왜?"

"남자의 직감이야."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직감이네."

이선미는 나를 보며 피식 웃는다.

가시나. 하여튼 말싸움은 그 누구한테도 안 진단 말이야.

그나저나 선미 말대로 정말로 유소라가 나를 좋아해서 이세연을 질투하는 건가?

그럴 리가. 나와 소라는 섹스만으로 이루어진 사이인데. 아닌가?

...

시불. 모르겠다. 안 그래도 요즘 아마존 익스프레스 같이 다이나믹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여자 한 명 더 추가하면 머리 터질 거 같다.

잡생각에 빠져 있는데, 선미가 운동화를 신는다.

"집에 가려고?"

"응."

"여기서 자고 가. 아니면 맥주 한잔 더 안 할래? 우리 둘은 많이 못 마셨잖아."

"웬만하면 그러겠는데, 내일 아침에 서울 잠시 가야 해서."

"병원? 퇴원하셨다면서?"

"아! 차라리 병원에 있는 게 좋아! 간병인이라도 있지. 이모 집에 있으니깐 내가 다 해야 해."

"너 또 답답하겠네. 우리 조만간 여행이나 갈까?"

"됐어. 나 혼자 놀러 갈 거다."

"어디로 갈 건데? 따라갈게."

"웃기시네요. 나는 이만 간다. 세연이 잘 챙겨라."

선미는 환한 웃음을 보이며 빌라를 나갔다.

쟤는 나를 어떻게 믿고 세연이를 놔두고 가냐? 정말 철석같이 나를 믿는 건가?

그 믿음을 배신할 수 없지! 선미가 잘 챙기라고 했으니 이제부터 이세연을 챙기자.

나는 안방에 들어갔다. 침대에 세연이가 술 취한 채 널브러져 있다.

"세연아. 괜찮아?"

"아~~ 답답해!"

온몸에 열이 나는지, 몸부림친다.

"그러게 술을 왜 그리 많이 마셨어?"

"아~ 오빠. 답답해요~"

사르륵.

어라? 갑자기 윗옷을 벗는다. 야! 여기 너희 집 아니야.

사르륵.

헉. 바지도 벗었다. 이제 이세연은 속옷만 입었다.

"오빠아~ 나 물 좀 주세요~"

하얀 가슴을 출렁이며 말하는데, 네. 당장 가져다드릴게요.

부엌에서 컵에 물을 따른 후, 다시 안방으로 돌아왔다.

절대 긴 시간이 아니었다. 끽해야 30초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

"세연아. 여기 물 가져왔어... 그런데 너 다 벗었네."

하얀 티와 반바지는 침대 밑에 떨어져 있고, 브래지어와 팬티는 침대 한쪽 구석에 있다.

"나 무울~ 무울~"

벌거벗은 채 양팔을 나에게 뻗으며 외친다.

꿀꺽.

가슴이 찰랑찰랑 움직이고, 계곡과 Y자 라인 그리고 위에 있는 검은 숲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오빠 무우울~"

"어... 어. 어서 마셔."

이세연이 꿀꺽꿀꺽 물을 마시는데, 입에서 한 줄기가 흘러내렸다. 턱을 타고 내려오더니 가슴에 떨어져서 배로 갔다가 음모에서 멈췄다.

저... 저 물줄기를 마시고 싶다...

- 전하!

병조판서야.

- 네.

가즈아!!!!

나는 세연이 옆에 앉았다. 이세연은 다 마신 물컵을 건네고는 나를 보며 누웠다.

나는 노란 머리카락을 감싸면서 내 품으로 끌어당기자, 세연이는 다리와 팔을 내 몸 위에 올리면서 안겼다.

"하아... 아... 속 쓰려."

"괜찮아?"

사륵. 사륵.

속 쓰리다니깐 배를 쓰다듬어 주자.

잘록한 배에 손을 올렸는데, 부드럽고 뜨겁다.

"아~~ 너무 답답해요오."

"어디가?"

"가슴이 답답해요~~~"

말캉. 말캉.

마음이 답답하다니 가슴을 쓰다듬어 주자.

탱탱한 가슴을 만지면서 젖꼭지를 엄지로 돌리자 발딱 섰다.

"하아아. 하~ 하으응~~"

그리고 콧소리와 옅은 신음이 나왔다.

크흑. 이건 참을 수 없구나. 이세연을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는 내 신념은 종잇장인가 보다.

찌이이익. 종잇장이 찢어졌다.

나는 발가벗고 이세연 옆에 누웠다. 그러자 세연이는 자연스럽게 내 고추를 만진다.

사락. 사락.

오늘따라 세연이 손이 뜨겁다. 내 막대기가 손난로에 감긴 듯하다.

그때 이세연은 가녀린 소리를 냈다.

"아... 하기 싫어... 진짜 싫어요...."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어.

"뭐... 뭐라고 세연아?"

"하기 싫어요..."

"뭐가? 아직 너 건드리지도 않았어. 아니 그게 아니라. 여튼!"

술이 덜 깬 이세연. 고개를 흔들면서 웃는다.

"킥킥. 뭐 어래~~ 공부 하기이 싫다고요오~~"

휴. 깜짝이야. 다행이다.

< 공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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