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출치료 >
팬클럽이 뭘까? 맹목적으로 따른다는데, 그 맹목은 어디까지일까?
"오빠?"
아차차. 이럴 때가 아니구나.
사정을 마치고 가만히 있자, 밑에 깔린 다희가 궁금한 얼굴로 나를 빤히 본다.
"오빠. 더 해야 해요?"
헉? 설마 다희는 섹스의 종결까지 가르쳐 줘야 할 정도로 모르는 건가?
"아니야. 이제 섹스 끝났어."
일단은 이 섹스를 마무리하자.
찌걱.
나는 막대기를 뽑았다.
"아~"
"괜찮아?"
"네. 괜찮아요."
주륵.
구멍에서 하얀 액체가 주르륵 흘러나온다. 다희는 몸을 세워서 앉더니 자기 구멍에서 나오는 정액을 말없이 바라보는데, 표정이 어둡다.
첫 경험 한 게 후회되는 건 아니겠지? 하고나서 죄지은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잖아.
하지만, 어림없지!
지륵. 자륵.
다희는 구멍에서 나온 정액을 로션처럼 손바닥에 묻혀서 비볐다. 그 모습은 어린아이가 장난치는 거 같다.
"다희야 뭐해? 그거 엄청 끈적거려."
"신기해서요. 양이 생각보다 엄청 많네요."
"괜찮아?"
"뭐가요?"
"아니.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너 처음이잖아."
"후훗. 오빠인데 괜찮죠. 저는 오빠라면 뭐든지 괜찮아요."
이게 팬클럽의 위력인가? 아직 등록도 안 했는데?
"그래도. 정액은 바르지 마."
"네. 어? 작아졌네요?"
이번에는 정액과 애액에 범벅이 된 내 고추를 빤히 본다.
"응. 남자는 싸고 나면 작아져."
"흠. 이것도 신기하다. 언제 다시 커져요?"
'네가 입에 넣으면 바로 커져'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자.
어느새 밤이 많이 밝아졌다.
"다음에 가르쳐 줄게. 이제 들어가자."
"네."
우리는 빌라에 돌아왔고, 다희는 피곤한지 닦지도 않고 소파에 잠들었다.
너 이거 안 닦고 자면 엄청 끈적해. 어디까지 가르쳐 줘야 하는 걸까? 나는 물수건을 가져와서 다희의 알몸을 닦아줬다.
자. 이제 얼음 여왕도 아이처럼 잠들었고, 스마트폰을 확인해 보자.
다시 테라스에 나와서 스마트폰을 열어보자 두 개의 메시지가 와있다.
디링. 민다희 섹스 판타지를 충족시켰습니다.
- 민다희 섹스 판타지는 민현찬과 야외에서 하는 판타지입니다. 당신이 발굴했기에 민현찬 외의 사람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저기요. 발굴 같은 단어는 쓰지 말아 줄래요? 내가 무슨 섹스 발굴단도 아니고.
이거는 예상한 거고. 다음 거를 열어보자.
디링. 민다희를 팬클럽에 추가 할 수 있습니다. 추가 비용은 100 크리스탈입니다.
100 크리스탈이나 든다고? 이게 뭐길래? 구매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도와줘요. 섹피드왜건!
- 나 불렀나?
네. 호구신님. 팬클럽이 뭐예요?
- 말 그대로 너를 따르는 거야. 너는 민 다희에게는 아이돌 같은 존재인 거지. 그래서 네 말이라면 뭐든지 들으려고 해.
정말요? 그럼 노예 같은 거예요?
- 그거랑은 달라. 노예는 강압적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거고, 다희는 자발적으로 너를 따르는 거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딱 아이돌과 팬 사이의 관계라고 생각해.
그러면 맹목적 사랑이랑 비슷한 거 아니에요? 한진희도 저를 잘 따르잖아요.
- 사랑이랑은 좀 달라. 더 정확하게 말하면 너를 존경하고 동경하는 마음이 큰거지. 그래서 네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주려는 거고.
지금까지는 듣기 좋은 말인데,
- 그래 사이비 종교의 목사 연설처럼 말이야.
사이비 종교··· 그런 비유는 왜 해요! 시불. 나쁜 놈이 된 거 같잖아!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왜 이렇게 된 거예요? 달성 조건이 뭔데요?
- 네가 섹스로 다희의 아픈 마음을 치료했기 때문이야.
저기. 점점 AV 시나리오 같은데 말이죠.
- 원래 이 바닥이 그래.
언젠가는 시미켄 형님을 한번 만나야겠다.
자! 여튼 간단하게 정리하면 내가 섹스를 통해서 다희의 아픈 마음을 치료했기 때문에, 나를 절대자처럼 믿고 따른다는 말이잖아.
여러분! 여기 대한민국 최초 섹스 치료사가 탄생했어요! 이제부터 내 막대기는 주사기다!
"으아아아악!"
- 하여튼. 이 미친놈은 진짜.
아씨! 말이 그렇다는 거죠. 요즘 너무 폭력적이네.
여튼 다희는 이제 나의 꼭두각시가 되었구나! 히토미에서 보던 일이 나에게 생기다니!
어라?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호구신 말대로라면 내가 등록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잖아? 내 섹스의 결과로 다희가 팬클럽이 됐다는 건데.
그런데 왜 내가 100 크리스탈을 내야 해?
호구신님?
- 쳇!
...설마?
디링. 민다희가 팬클럽에 등록되었습니다.
야이! 야! 환생시켜 놓고 등쳐 먹으려고 하는 게 어딨어! 와. 깜짝 놀랐네. 당신 내 편 아니었어?
- 야. 호구인지 아닌지 테스트 해본 거야. 나는 간다.
어이! 어이!
아무리 외쳐도 대답이 없다. 진짜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더니. 소름 돋네.
여튼 이제 다희는 나의 팬클럽이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어떤 건지 아직은 감이 안 온다. 내일 테스트해 봐야겠다.
*
그날 확인하고 싶었지만, 일어나보니 다희는 없었다.
깨워도 안 일어나서 먼저 갔단다. 뭐 어쩔 수 없지.
다시 돌아온 월요일.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 얼마나 설렜는지, 수업도 다 째고 바로 동방으로 갔다.
두근. 두근.
다희야 어서 오렴. 조금 기다리자, 미리 연락한 다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빠. 안녕하세요."
"안녕 다희야. 아침밥 먹었어?"
"네."
"오늘 수업은?"
"끝났어요."
...
내 팬클럽이라며! 다시 얼음 여왕이 되어 있네.
따각. 따각.
그때 구두 소리가 들렸다. 다희는 운동화만 신는데?
고개를 들자 다희가 내 앞에 서 있는데, 치마를 입고 있다.
"어? 너 치마 입었어?"
"네. 어때요?"
처음 산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니야? 계단에서 보면 팬티가 보일 정도다.
치마가 짧은 만큼 허벅지는 길다. 매끈한 허벅지가 쫙 뻗어 있는데, 화상 자국이 반쯤 보인다.
갑자기 마음 약해지네. 나는 다희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다른 사람들 시선 신경 안 쓰여?"
"오빠가 보기에는 어때요?"
"나는 예쁘지."
"그럼 저도 괜찮아요."
다희는 나를 보며 환히 웃었다.
오우~ 이게 팬클럽의 위력인가? 조금만 더 확인해 보자.
그런데 안 되면 어쩌지? 이미지 좋은데, 뺨 맞고 쓰레기 되는 건 아니겠지?
시불···막상 말하려니깐 떨리네. 나는 용기를 내어서 다희에게 말했다.
"패..패리 보여줘!"
"네?"
"팬... 팬티 보여주면 안... 되겠지?"
젠장. 간이 오그라든다.
사락.
그런데! 다희가 치마 끝을 잡더니 위로 들었고, 빨간색 팬티와 허벅지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으악! 야. 갑자기 그렇게 들면 어떡해! 너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오빠는 착한 사람이잖아요."
아이처럼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차라리 '칫! 오... 오빠! 이번만이에요!'라고 앙칼진 목소리로 말해주면 안 되겠니?
순진한 모습의 다희를 보니 정말 나쁜 놈이 된 거 같네.
"조금 더 가까이 갈까요?"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자세히 보셔도 돼요."
으헉. 이게 무슨 상황이야? 너무 적응 안 되는데 너무 좋다.
꿀꺽.
나는 내 눈앞에 놓인 다희 팬티를 봤다. 도톰한 계곡에 도끼 자국이 살짝 보인다.
"다... 다희야. 만져 봐도 돼?"
"네. 괜찮아요."
나는 팬티에 둘러싸인 둔덕에 손을 올렸는데, 뜨겁다.
슬쩍 팬티에 손을 넣으려는 순간 복도에서 시끄러운 발소리가 들렸다.
시불... 누구야? 김소민이면 죽여 버린다.
다희는 황급히 치마를 내렸고, 나는 놀라서 동방 문만 쳐다봤다.
"헤헤헤! 안녕하세요! 김소민 도착했습니다!"
양반은 아니네. 너는 백정일 거다. 이 불가촉천민아!
김소민이 활기차게 들어온다. 우리 근처까지 오다가 다희 치마를 보고는 깜짝 놀란다.
"안녕 하세요오오~~ 어? 꺄!!!"
귀신을 본 것처럼 비명을 지르더니 한쪽 벽에 달라붙었다.
"너... 너... 치... 치마야?"
"응. 어때?"
"치킨마요 아니고 치마 맞지?"
"응. 치마 맞아."
"나 지금 잘못 본 거 아니지? 민다희가 치마 입은 거 맞지?"
"응. 맞아."
발랄하게 달려오는 김소민. 다희에게 안기더니 뛰면서 좋아하고, 다희는 언니처럼 그런 소민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이런 거 보면 바보는 아닌데 말야...
"왜 이리 신났어?"
"꺄하하하. 네가 치마 입었잖아!"
"그게 왜?"
"이씨! 너 아픈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 안 입은 거잖아! 입은 모습 보니깐 너무 좋아서 그래."
"후훗. 이제 자주 입고 다닐게."
"응. 그런데 왜 입은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응."
다희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너 설마? 야! 우리 섹스 한 거는 말하면 안 돼!
"현찬 오빠와 세..."
미친! 서둘러 달려가서 민다희 입을 막았다.
이거는 백치미가 아니라 그냥 백치인데.
아니, 평소에는 차갑고 도도하던 애가 어떻게 섹스 관련해서는 하나도 몰라?
그나저나 김소민 눈치챈 건 아니겠지?
김소민은 얼굴에 의심을 잔뜩 하고는 나를 노려보고 있다.
"호오~ 다희가 왜 치마를 입었을까요~"
"야! 그런 거 아니야!"
"다희야 무슨 말 하려고 했어?"
"읍읍···"
"소.. 소민아 내 이야기 들어봐. 어... 그.. 아! 세... 세상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는 걸 다희에게 가르쳐 줬어."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다희 입 좀 놓아봐요."
"그.... 우리 100명 사진 찍은 거 있잖아. 그 사진 보여주면서 세상에는 더 많은 사람이 있고, 대부분 사람은 네가 치마를 입어도 다리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흉터 하나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그래서 다희가 용기 낸 거야!"
"왜 이리 구질구질하지? 다희야 진짜야?"
제발...
민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휴··· 섹스 말고는 바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흐음. 오빠 우리 다희 건드리면 죽을 줄 알아요!"
"네가 뭔데 그래?"
"우리 다희는 남자 경험이 없어서 지켜줘야 한단 말이에요! 얼마나 순진한 아인데!"
···
이제 아니야.
잠시만, 다희는 다희고 이게 어디 오빠한테 까불어!
나는 김소민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네가 무슨 경호원이야? 다희가 너보다 훨씬 어른스럽다."
"쳇. 쓰읍 수상한데."
"시끄러워. 나 다희랑 잠시 경비실 좀 갔다 올게."
"왜요? 뭐 하려고요? 이유를 말하고 가요!"
"시어머니 같기는. 벌레 나와서 에프킬라 빌리러 간다. 다희야 가자."
"네. 오빠."
"나도! 나도!"
"가방 놔두고 가니깐 너는 동방 지키고 있어."
김소민을 놔두고 우리는 동방을 나왔다.
나는 발걸음을 일 층 경비실이 아니라 옥상으로 향했는데, 다희는 군말 없이 졸랑졸랑 따라왔다.
딸깍.
문을 열고 옥상에 왔다. 나는 담배를 물었고, 다희는 내 옆에 서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러니깐 강아지 같네.
"음···다희야. 그. 우리 그날 있었던 일 있잖아."
"섹스한 거요?"
"켁 콜록! 콜록! 으···응. 여튼 그 섹스 한 거 소민이한테 말하려고 했지?"
"네. 친한 친구잖아요."
"친한 친구끼리라도 비밀은 있어야 해."
"그래요? 소민이는 저한테 다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말해주려고 한 건데. 네! 알았어요. 오빠가 이유가 있으니 말하지 말라는 거겠죠. 오빠 말 따를게요."
이유는 있지. 나는 소민이랑도 했으니.
임석훈이 말한 한 그룹에 한 명의 참뜻을 이제야 알겠다.
두 명이 있으니 꼬일까 봐 신경 쓰여서 너무 힘들다. 역시 임석훈. 네가 나의 선배다.
혹시나 모르니 다희를 단단히 다그쳐 놓자. 이건 내 이미지를 위해서가 아니다.
아니, 솔직히 까짓거 나는 그냥 쓰레기 한 번 하면 그만이다.
남이 나를 보는 그깟 이미지? 잘생기고 키크고 돈도 많은거? 하나도 신경 안 쓰인다. 지금의 나는 그 누구와도 아니, 어떤 여자라도 금방 친해질 자신이 있으니까. 안 서서 문제지...
여튼! 다희는 나와 다르다. 어찌 되었든 여자는 누구랑 잤다는 소문나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다희야. 너 무조건 오빠 말대로 할 수 있어?"
"그럼요."
"보증 서달래도?"
"당연하죠."
젠장. 이쯤 되니 무섭네.
"그럼. 우리 섹스 한 거 다른 사람한테는 말 하지 마."
"네!"
"이유는 안 궁금해?"
"네. 오빠 말은 다 맞으니깐요."
"그... 그래. 고맙다."
"오빠. 그런데 우리 언제 또 해요?"
아이 같은 얼굴로 그렇게 말하지 마! 박진영 형님 말고는 섹스는 게임이 아니야!
"어... 왜? 하고 싶어?"
"네. 또 하고 싶어요. 집에서 혼자 문질러 봤는데 기분 좋았거든요. 오빠가 문질러 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후훗."
미치겠네. 유혹하는 건가 싶어서 봤는데, 다희는 그냥 재밌는 놀이 하나 배운 천진난만한 아이 같다.
하... 차라리. 다희가 아니라 유소라였으면 마음이 편했을까. 저 해맑은 모습을 보니 내가 나쁜 놈이 된 거 같다.
호구신님 팬클럽 언제 끝나요?
- 취직하고 3년 지나면 끝나.
왜요?
- 인생이 실전인 걸 깨닫게 되거든. 덕질에 대한 로망이 사라지지.
그렇구나. 여튼 아직 한참 남았네.
"오빠?"
"응? 아. 그래. 조만간 섹스하자. 아니 이게 아니라, 여... 여튼 우리 집에 부를게."
"아니면 밖에서 해요. 테라스에서 할 때가 기분 더 좋았어요."
돌겠네. 게다가 민다희 섹스 판타지는 야외노출 섹스야?
가장 순진한 다희와 가장 자극적인 섹스를 해야 한다니.
하...
...
너무 좋아!
너! 조만간 보자!
*
조만간은 개뿔. 배 아프단다.
섹스를 못 해서 아쉽지는 않다. 아니, 오히려 말린다고 고생했다.
내가 섹마대사도 아니고, 나는 다희에게 생리 때 하면 안 되는 이유를 한 시간 동안 설명해 줬다. 하. 급 피곤하다.
아이돌 마음이 이해된다. 나를 따르는 팬이 있다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구나.
"휴...."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어요?"
내 앞에 앉은 이세연이 안경을 치켜들며 말했다.
나는 지금 이세연 아파트다. 요즘 자극적인 사건들에 휘말렸더니 조금 쉬고 싶어서 놀러 왔다.
"그냥. 잘 안돼서."
"뭐래. 아무것도 안 하면서."
"엄청 열심히 하거든."
"보여주세요."
식탁에서 공부하던 세연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옆에 섰다.
엉덩이가 내 얼굴에 맞닿기 직전이네.
"앉아서 봐."
나는 세연이를 잡고 내 무릎 위에 앉혔다.
"어? 오빠 이상하네요."
"뭐가?"
"예전에 없던 박력이 생겼어요."
"그래? 가시나야 앉아봐라."
"아하하하. 뭐래."
말은 그렇게 해도 내 무릎에 사뿐히 앉았다.
세연이는 노트북을 물끄러미 봤고, 나는 그런 세연이를 뒤에서 안았다.
"아니. 한글 뛰어놓고 점만 계속 찍고 있으면서 뭘 열심히 했다는 거예요?"
"그 점이 예술 작품이야."
손을 앞으로 뻗어 세연이 가슴을 만졌다.
"킥킥. 안 건드리신다는 분이 왜 이럴까?"
"나 오늘은 좀 안고 싶어."
"왜요? 무슨 일 있어요?"
화들짝 놀라더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본다.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편해서."
"이상하네. 무슨 일인데요? 나한테 말해줘요. 걱정되잖아요."
그게 내가 팬이 생겼는데, 섹스를 가르쳐 줘야 해.
...
시불. 됐다. 그냥 말하지 말자.
"정말 아무 일도 없어. 요즘 폭풍 같은 일에 휘말렸더니 조금 피곤해서 그런가 봐."
많은 사람과 다양하고 자극적인 섹스를 하면 좋을 줄만 알았다. 물론 좋기는 하지!
하지만 피곤도 하다. 오늘따라 편안함이 더 끌리는 이유다.
"진짜요? 오빠 가슴 만질래요?"
"푸훗! 야! 뭐라는 거야? 너 이세연 맞아?"
얼굴을 봤는데, 부끄러운지 볼이 빨개져 있다.
"아씨. 인터넷에서 이 말 하면 남자들 기분 풀린다던데. 짜증 나! 못 들은 거로 해요."
이미 들었는데, 어떻게 못 들은 거로 해.
나는 세연이 옷 속에 손을 넣고 가슴을 만졌다.
말캉말캉. 부드러운 젤리 같구나. 아~ 아늑하고 편안하다.
"너 오늘 브라 안 했네?"
"집에서는 불편해서요."
"혹시 오빠 만지게 해주려고 안 한 거 아냐?"
"풋. 뭐래. 아니거든요. 이제 끝!"
세연이는 피식 웃고는 다시 자기 자리에 가서 공부했다.
그나저나... 혹시? 팬티도 안 입은 거 아니야? 합리적 의심이 든다.
슬쩍 세연이 옆에 앉아서 반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데, 고양이가 내 손을 잡았다.
꿀꺽.
아... 세연이는 다희랑 다르게 사나운 고양이었지. 내가 정신을 놓았구나.
급발진에 열 받았는지, 고양이가 되어서 나를 노려본다.
"내가 잘못했어. 나 먼저 사과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마!"
"뭐래? 누가 화냈어요?"
"그럼 만져도 돼?"
"아니요. 이제부터 화낼 거니깐 그다음에 사과해요. 야! 민현찬!"
"아!!!!!!!!"
내 볼을 꼬집고 좌우로 막 흔든다. 야! 볼 떨어지겠다.
그래도 좋네. 나는 일부로 이세연 가슴을 꽉 붙잡고 안 놓아 줬다. 물론 젖꼭지를 꼬집다가 처맞기는 했지만.
한동안 장난을 치던 우리 둘. 결국, 세연이는 항복했고 지금은 내 무릎 위에 올라가 있다.
"오빠 그런데 진짜 무슨 일 있어요? 평소랑 다른데."
"네가 하도 안 놀아 줘서 그래."
"왜 이리 어린애처럼 굴까? 우리 그럼 오늘 술 한잔 할래요?"
"응! 응! 정말?"
"아하하. 네 술 한잔해요."
그래! 술 마시면 취하고, 취하면 하나 되고.
오늘 각인가? 가슴이 설렌다.
그런데? 너 왜 선미에게 전화하니?
"네. 선미 언니. 오늘 맥주 한잔해요."
아니 물론 선미도 좋지만, 오늘은 둘이 있고 싶단 말이야.
"선미 잔다고 할걸?"
"지금 나올 수 있대요. 낮잠 많이 자서 안 피곤 하다네요."
....
별수 없지. 섹스가 중요하냐? 친구가 중요하지. 간만에 세 명이서 한잔하자.
< 노출치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