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57화 (157/295)

< 운동 >

본드걸이 burned girl에서 나온 말장난이라니. Burned Girl이면 화상 입은 여자라는 뜻이잖아.

더군다나 지인인 나한테 수수께끼 하듯이 이야기를 해?

생각할수록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계속 어깨가 들썩거리고 심장이 쿵쿵 뛴다.

다희는 그런 나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

"오빠 괜찮아요?"

"안 괜찮아. 지금 당장 경기장에 가서 그년 주둥이를 날려버리고 싶다. 아니. 제삼자인 나도 이렇게 열 받는데 너는 어떻게 침착해? 화 안 나?"

"화는 예전에 다 냈어요."

"하... 다희야. 이야기 좀 해봐. 아니 그 미친년은 너한테 왜 그러는데? 그래. 솔직히 말할게. 나 걔 얼굴 보는 순간 꺼림칙했어. 너하고 무슨 일 있었던 거야?"

"···"

"그래. 너에게는 아픈 이야기겠지. 다시는 말도 꺼내기 싫겠지. 네가 말 안 해도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말해줬으면 좋겠어."

"알겠어요. 대신 약속 해주세요."

"응. 약속할게."

"아직 뭘 약속해달라고 할지 말도 안 했어요."

"상관없어. 뭐든지 약속할게."

"그럼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요. 소민이한테도요. 나 고등학교 때 이야기한 적 한 번도 없거든요."

"응. 소민이한테도 말 안 할게. 말하면 나는 쓰레기고, 3대가 결혼도 못 하고 살 거다."

"결혼을 못 하는데 어떻게 3대까지 내려가요?"

...너는 이 순간에도 논리적이냐? 작가 지망생이란 사람이 상상력이 없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야기해줘."

"걔 이름은 박은영인데, 고등학교 때 배구부 응원이었어요. 응원단장 같은 거는 아니고, 그냥 학교에서 응원 오면 제일 앞에서는 그런 애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친하게 지냈어요. 고1 때는 다들 잘 모르니깐 어색함만 사라지면 금방 친해지자나요."

"그럼 같은 무리였어?"

"네. 경기 날 마다 응원 오니 자연스럽게 같은 무리가 되어서 어울렸어요. 그렇게 1학기 보내고 2학기 됐는데, 갑자기 저를 멀리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좀 무뚝뚝한 성격이라 내색하지 않은 채 그냥 그렇구나 하고 이해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다시 친하게 말 걸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 본드걸이라고 불렀어요.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제가 혼혈이어서 본드걸이라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와... 너는 언제 알게 됐는데?"

"며칠 지난 시합날, 걔가 응원석에서 본드걸이라고 크게 외치더라고요.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신경 쓰지 말라고 저년 무시하라고 말하는 걸 보고, 그때 저는 이상함을 느꼈어요. 응원하는데 왜 무시해? 그래서 물어보니, 앞에서는 응원이라 하고 뒤에서는 화상 자국 가지고 놀리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미친 개 호로 쌍년이네."

"오빠 욕 좀 안 해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무서워요."

"어. 알았어. 그래서?"

"그날 경기 끝나고 따졌는데, 농담 가지고 왜 그러냐고 되묻더라고요. 그래서 절교했어요. 이게 이야기의 끝이에요."

하··· 들으니깐 더 화가 난다.

"너는 당하고만 있었어?"

"네. 저는 조용하잖아요."

"원래부터 조용하지는 않았겠네."

"네?"

"자. 네가 털어놓고 말했으니깐, 나도 털어놓을게. 나 너 보고 이상하다고 느꼈어."

"뭐가요?"

"평소에는 조용하던 애가 자기 좋아하는 거에는 재잘재잘 말 잘하잖아. 처음에는 '자기 좋아하는 거만 관심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더라. 김소민 일에는 또 발 벗고 나서고. 축제 때 나랑 사진 찍는 것도 열심히 하고."

"······"

"그리고 주위에 너 도와주는 남자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정도 도와주면 농담도 하고 해. 그런데 너는 칼같이 철벽 치잖아. 그때 쟤는 사람을 일부러 차단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오늘 이야기 들으니깐 확실하네. 너는 그 개 호로.. 아니다. 십장생 같은 애 때문에 마음의 선을 그은 거 아냐?"

민다희는 아무 말도 안 하고 눈을 피한다.

이세연도 비슷했듯이 학생 때 상처가 평생 가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다희야. 네가 더 아플 텐데 다그쳐서 미안해. 너를 나무라는 건 절대 아냐. 그냥 하.. 뭐라고 해야 하지. 마음이 아려서 그래. 오늘, 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혹시 경기중에... 아니다... 하... 마음이 아프다."

물어보고 싶은 말은 있지만, 참자. 확대 해석은 하지 말자.

말없이 듣고만 있던 다희가 나를 물끄러미 본다.

"왜 마음이 아파요? 저랑 안 친하잖아요."

"이건 친하고 안 친하고가 아니야. 네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어도 마음이 아팠을 거야. 그냥 이런 이야기 들으면 좀 그래. 내 일 같고 도와주고 싶고, 함께 아팠으면 좋겠어. 당시 넌 17살 이었는데 그 어린 나이에. 후..."

나도 전생에 호구여서 의도를 모른 채 농락당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 속이 불타는 거 같다.

다희는 한동안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떴다.

복잡한 눈빛이다. 망설임, 고민, 답답함, 분노, 고마움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 있는 거 같다.

"고마워요. 오빠. 제 이야기 조금 더 들어줄 수 있으세요?"

"응. 오늘 밤새워서라도 들어줄게."

"그렇게 절교하고 다음 경기 날이었어요. 응원은 왔더라고요. 나 말고 다른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날, 제 인생에 지우고 싶은 일이 생겼어요."

"그 자리에서 또 너를 놀렸어?"

"아니요. 걔는 안 그랬어요. 상대편 학교가 남녀공학이었는데, 거기 남자애들이 본드걸이라고 외쳤어요. 제가 공을 칠 때마다요."

잠시만, 걔네들이 어떻게 알아?

아무리 반바지를 입었다고 해도 화상 자국은 잘 안 보인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크게 티도 안 나는데...

"혹시... 설마?"

"네. 그 남자들은 은영이 중학교 동창이었어요."

장난이 지나치다. 잔인하고 너무 잔인하다.

듣는 나도 괴로운데, 다희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한다.

한동안 내 얼굴을 보더니 옅은 웃음을 지었다.

"들어줘서 고마워요."

"말해줘서 내가 더 고맙다. 너 그래서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는구나."

"네?"

"그냥 내가 너라면 어떨까 생각해봤어. 넓은 경기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내 아픈 곳을 놀리고 있다면? 학교 경기니 당연히 몇몇은 사진도 찍었겠지. 내가 그런 상황에 부딪치면 어떨까? 감히 상상도 안 된다.

네 콤플렉스가 많은 사람에게 까발려지고 사진 찍히는 경험을 했는데... 미안하다. 사진 찍어 달라고 해서. 잠시만 컴퓨터 가서 사진 지우고 올게."

"훗. 오빠.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다희가 웃는다. 야. 차라리 울어라.

나는 한쪽에 있는 담요를 가져와서 다희 다리를 덮어주며 말했다.

"너 복수할 생각은 없어? 내가 대신해줄게."

"네. 전혀 없어요. 오빠는 참 특이한 사람 같아요."

"뭐가?"

"상대방이 되어서 생각하잖아요. 오빠. 내가 왜 복수하기 싫은지 맞혀 보실래요?"

"뻔하지 뭐. 그냥 그 사람과 얽히는 것, 아니 그 인간 자체를 떠올리는 게 싫은 거겠지."

"맞아요. 후훗. 대단하네요."

다희는 이때까지 본 모습 중에서 제일 환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일진에게 괴롭힘 당한 사람들이, 일진을 안 보는 게 제일 좋다고 얘기하는 거와 같나 보다.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

"그래 알겠어."

"네. 오늘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아니야. 나야말로 말해줘서 고마워. 자고 갈..."

"네?"

아차차. 훈훈한 분위기에 실수할 뻔했다. 자고 가라는 게 입에 달렸네.

"아냐. 말실수했어."

"네. 저 이만 가볼게요."

"데려다줄까?"

"괜찮아요. 혼자 조금 걷고 싶네요."

다시 원래의 무표정한 다희로 돌아왔는데, 아픈 과거를 이야기해서인지, 나와의 벽이 예전보다는 옅어진 게 느껴진다.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

다희는 내 빌라를 나갔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했지만, 나는 개 쌍놈인가 보다.

- 거기 안내 직원이 너무 불성실해요.

- 안내 직원이 담배꽁초 그냥 버렸어요.

- 스탭 중 20대 초반 여자가 너무 싸가지 없어요.

화가 가라앉지 않아서 경기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민원을 넣었다. 망할 주민등록번호는 왜 넣어야 하는 거야? 임석훈, 이선미, 이세연, 박호빈, 이현아 다 빌려서 넣었다.

"하... 이래도 답답하네."

섀도복싱으로는 화가 안 풀리는구나. 그래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지. 여기 까진가 보다.

나는 컴퓨터를 끄고 한쪽에 있는 사진을 봤다. 벚꽃놀이 갔을 때 사진을 인화한 건데, 흩날리는 벚꽃 사이로 세연, 선미, 소민이가 환하게 웃고 있고, 그 옆에 어색한 표정의 다희가 있다.

사진을 물끄러미 보는데, 아! 다희에게 못 해준 말이 머릿속을 치고 지나간다. 가장 중요한 말을 못 해줬구나. 어서 전화해서 해주자.

휴대 전화를 드는 순간, 한쪽에 글을 적기 위해 놔뒀던 볼펜과 종이가 보였다.

...

그래! 까짓거! 글이란 거 뭐 어려운 거야! 한번 적어서 보여주자. 전화보다는 이게 더 위로되겠지.

나는 펜을 들고 벚꽃 보러 간 날 찍은 사진을 봤다.

이야기를 알고 나니깐 다희가 왜 이리 안쓰럽냐. 그런데 쟤는 소민이한테는 왜 말 안 했대?

...

잡생각이 드는 거 보니 역시 글은 나랑은 안 맞나 보네.

아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생각하자.

나는 가끔 눈물을 흘린다.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순수한 열정

싸이월드 감성이 혈관에 들어온다. 지금이라면 장근석 형님처럼 파이어 에그를 툭 튀어나오게 사진 찍을 수 있을 거 같다.

나는 펜을 잡고 글을 적었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문장을 마무리하는 순간, 어느새 채연 누나와 장근석 형님이 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됐네. 다희에게 보여주자."

다희에게 전화 걸자 여전히 무뚝뚝한 목소리가 들렸다.

- 네. 오빠.

"다희야 할 말 있어서 그러는데 잠시 볼 수 있을까?"

- 지금요?

"응. 저번에 거기 커피숍에서 보자. 글 쓴 거 보여주려고 해."

- 네.

휴... 목소리 톤이 평소와 다름없네. 네가 나보다 어른이구나.

어서 다희나 보러 가자.

커피숍에 도착하자 다희가 앉아 있다.

새하얀 얼굴에 옅은 갈색 머리가 둘러싸인 채, 나를 눈치 못 채고 사진만 보고 있다.

너 5년 뒤면 스마트폰만 보겠다. 앞에 앉자 고개를 슬쩍 들어서 내 얼굴을 본다.

"일찍 왔네."

"네. 글 다 적었어요?"

"참 너도 대단하다."

"뭐가요?"

"바로 멘탈 케어하는 거 말야. 나쁜 의도는 아니야. 정말 대단해 보여서."

"그냥 잊어버리는 거죠. 적은 글 보여주세요."

"같이 보자 옆에 앉아."

"왜요?"

"오글거려서. 보다가 웃으면 바로 뺏어 버리게."

"후훗. 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알겠어요."

다희가 의자를 끌고 와 내 옆에 앉았고, 나는 가방에서 사진과 종이 한 장을 꺼내서 테이블 위에 나뒀다.

"어? 우리 벚꽃 보러 갔을 때 사진이네요."

"응. 그냥 영감을 얻기 위해서랄까?"

"후훗. 그러고 보니 소민이 말고 다른 사람이랑 찍은 사진은 오래간만인 거 같네요. 글 보여주세요."

"자. 여기."

글을 건네자 다희는 내 글을 찬찬히 보더니, 입으로 읽는다.

...

야! 이건 반칙이야 입으로 읽으면 안 되지!

"다희야 잠시만. 그냥 혼자서 보면 안 될까?"

"저는 글을 입으로 읽는 게 편해서요. 많이 불편하세요?"

"그럼 내 손모가지 좀 꽉 잡아라."

"왜요?"

"오그라들어서 사라질 거 같으니까."

"후후. 네."

다희는 내 손목을 잡고는 글을 읽기 시작했다.

"겨울의 이치를 끝내기 위해 벚꽃이 대신 흩날리는 봄. 사진 속의 당신은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흐음..."

"빨리 읽어줄래?"

"후훗. 네. 떨어지는 꽃잎이 새로 피어나는 꽃을 어지럽혀도, 피어나는 꽃은 그저 말없이 있을 뿐입니다."

숨을 깊게 쉬더니 다시 읽는다.

"모두가 밝게 웃는 그곳에, 떨어지는 꽃잎만이 어두운 악의로 물들어 갑니다. 어두운 악의도 봄날의 따스함을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순간이 내 인생 흑역사 넘버 투에 들어갈 거 같다.

"나는 피어나는 꽃에게 조용히 다가가 '여기가 어지러운 건 너의 탓이 아니야' 그 한마디를 해주고 조용히 돌아섭니다."

하얗게 불태웠어.

손발이 낙지가 되는 걸 참으면서 들었는데, 다희는 아무 말이 없다.

"오그라들지? 아. 부끄러워!"

"오빠... 이 글 내 이야기죠? 떨어지는 꽃잎은 은영이고... 피어나는 꽃은 나인 거예요?"

"응. 사실 네 이야기를 듣고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 그걸 글로 적은 거야."

"네?"

"다른 사람이 자기 욕하면, '나도 뭔가를 잘못했겠지'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뭐 그런 경우도 있겠지.

하지만 이건 누가봐도 그 조cute년이 잘못한 거야. 아직도 마음속에 내게 문제가 있었나 라는 의문이 든다면 머릿속에서 지워 버려도 돼. 너는 잘못한 게 없어."

속사정이 어찌 되었든 화상 자국으로 별명을 짓고 공공장소에서 외친 건 사탄도 기립박수 칠 정도로 악랄한 행동이다.

다희야 너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

나는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을 하고 다희를 물끄러미 봤는데, 어라?... 울고 있다.

펑펑 우는 건 아니고, 한 방울의 눈물이 뺨을 따라 내려가고, 몸은 부들부들 떤다.

"다희야. 괜찮아?"

"흑... 나 항상 궁금했어요. 그 애가 나한테 왜 그랬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사실은 오늘 그 애 만났을 때 물어는 보고 싶었어요."

"너는 잘못한 게 없어. 그년이 이상한 사람이야."

"그 말. 그 말이 너무 듣고 싶었어요. 오빠. 나는 정말 아무 잘못도 없었던 거죠?"

"그럼. 네가 나한테 말 안한 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번에는 중립기어 안 박아. 너는 잘못한 거 없어. 그 애가 나쁜 사람인 거야."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샤라락.

다희의 머릿결이 내 팔을 스치면서 품으로 달려왔다.

나는 찰랑거리는 검은 갈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줬다.

에휴. 얼마나 힘들었을까. 말은 안 해서 그렇지 속은 썩어가고 있었구나.

"흑흑.. 흑..."

"울어. 실컷 울어. 여기 커피숍에 사람 있는 거 신경 쓰지 말고 울어."

소리 없이 흐느끼는 민다희.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두... 두 사람 뭐예요! 어? 다희야! 너 왜 울고 있어?"

이 목소리가 들리면 안 되는데? 고개를 돌리자 김소민이 서 있다.

"오빠! 다희한테 뭐 했어요! 뭐 했길래 애가 울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야! 너 일단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아니긴 도대체. 오빠 설마?"

소민이가 씩씩거리면서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본다.

잠시만. 너 설마? 내가 너한테 강제 플레이했던 거처럼 다희한테 했다고 생각하는 거니?

너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나온 결과로 한 거야!

"야이! 민현찬!"

"그런 거 아니래도!"

내 머리를 쥐어뜯기 직전인 김소민. 그걸 말리려는 나.

빅뱅이 일어나기 직전 다희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 그만 해요. 소민아 이야기해줄게. 그래서 불렀어."

"아니! 괜찮아. 내가 이 오빠를 오늘 어떻게든 끝장...."

"소민아. 그만! 이야기 좀 들어."

"어?... 어. 알았어."

오우. 민다희 카리스마 있네. 다시 겨울 여왕으로 돌아와서 우리 둘을 봤다.

"우리 오늘 술 한잔해요."

그래. 나 다희랑은 제대로 술 마신 적 없지?

한잔하자.

< 운동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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