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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38화 (138/295)

< 첫 활동 >

동방으로 걸어가는 길.

따스한 3월의 햇빛이 나를 비춘다. 동방가면 민다희 때문에 겨울일 건데 햇빛이나 잔뜩 받자.

잠시만. 그런데 민다희가 왜 나를 부른 거지? 나는 걸으면서 아주 깊은 심연에 빠졌다.

어제 유소라와 원룸에 들어가는 걸 본 건가?

- 디링! 유소라 섹스 판타지를 만족했습니다.

아니야. 어제 들어갈 때 도둑놈처럼 주위를 봤는데, 아무도 없었어.

- 디링! 유소라의 판타지는 잘생기고 몸 좋은 사람이랑 섹스해보는 겁니다.

그럼 김소민이 민다희에게 말한 건가? 둘은 친하니깐 그럴 수도 있잖아.

- 디링! 섹스 판타지를 만족했기에 보상이 지급됩니다. 현재 섹스 판타지는 13개입니다.

그렇다면 김소민은 입이 가벼운 사람인가?

- 디링! 섹스 판타지 15개를 충족하면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아! 좀! 호구신님! 지금 집중해서 고민 중이잖아! 줄려면 어제 주던가!

- 어제는 네가 바빴잖아. 다리도 후들거렸던 놈이.

... 인정. 어제 섹스가 격렬하기는 했지. 이럴 때가 아니다. 어서 동방으로 가보자.

동방에 들어가자, 무표정한 다희와 심각한 얼굴의 공찬혁 형이 보인다.

"형도 있었어요? 다희야. 왜 불렀어?"

"찬혁 오빠가 전화하라고 했어요."

찬혁 형이? 무슨 일 있나? 나라 잃은 백성처럼 얼굴이 안 좋네.

"형 무슨 일이에요?"

"하... 너에게 부탁할 게 있어서."

"이야기해봐요. 뭔데요?"

"힘든 일인데 괜찮겠어?"

나에게 다가오더니, 어깨에 손을 올리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형... 어디서 약을 팔아요? 저 과 대표 출신입니다. 이거는 백프로 장난이다.

나는 동아리 방 입구 쪽으로 나가면서 손을 흔들었다.

"저 갑자기 바쁜 일이 생각났어요. 오늘은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봬요."

"어? 야! 너 형이 부탁하는데."

"그 부탁 고이 가슴에 넣어두세요."

"으하하. 음. 현찬아 미안하다! 형 부탁 좀 들어줘라!"

껄껄 웃더니, 양손을 모으고 나에게 빈다. 태세 전환 엄청 빠르네.

제가 호구 알레르기 있어서요, 전생처럼 얼떨결에 부탁 들어주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은 빌고 있으니 이야기나 들어보자.

"무슨 일이에요?"

"동아리 신입 부원 뽑을 건데, 나랑 다희가 수업 가야 해서, 오전만 좀 네가 있어 줘라."

난 또 뭐라고. 별일 아니네.

학기 초가 되면 동아리별로 정문 앞에 책상을 가져다 놓고, 신입 부원에게 홍보 같은 걸 한다. 간단히 말하면 접수 데스크 같은 거지.

"알았어요. 몇 시부터예요?"

"지금. 30분 정도만 혼자 있으면 다른 부원들도 올 거야. 사실 네 위 기수들한테 부탁했는데, 못 하겠데."

그래? 다들 좋은 사람 같았는데, 이럴 때는 쏙 빠지네.

"알겠어요. 저 마침 수업도 없어요, 준비할 거는 없어요?"

"그거마저 너한테 부탁하면 나는 양아치지. 책상은 내가 들고 갈게. 준비물은 다희가 들고 가면 되고. 늦게 연락했는데 진짜 고맙다."

"그냥 같이 들고 가요. 다희야. 네가 준비물만 들어줘. 책상이랑 의자는 형이랑 내가 들고 갈게."

"네."

"오~ 민다희 오래간만에 일하겠는데. 현찬이는 다른 애들처럼 대신 안 해줘."

"그래서 편해요."

민다희는 커다란 박스에 준비물을 담았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담고, 액자도 담고... 생각보다 준비물이 많구나. 여자 혼자 들기는 버거워 보인다.

"다희야. 그리 많을 줄 몰랐다. 나눠서 들자."

"괜찮아요."

안 괜찮을 건데. 아니다, 잘 됐다. 도와줘도 되지만, 이번 한 번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

나와 찬혁 형은 책상과 의자를 들고, 민다희는 커다란 박스를 들고 동아리 방을 나왔다.

"하... 하... 아! 진짜 멀다."

공찬혁 형이 구슬땀을 닦으면서 책상을 내려놓았다. 그건 나와 다희도 마찬가지다. 우리 둘도 각자의 짐을 책상 옆에 놓았다.

"헉.. 헉.. 형 수고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무겁네요. 다희야 괜찮아?"

"하... 네."

다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기 팔을 위아래로 흔든다. 전혀 안 괜찮구나.

"다희야 잠시만."

나는 그런 민다희 팔을 잡았다. 아니나 다를까 하얀 팔이 박스에 쓸려서 붉게 물들어 있다.

"너 파스 붙여야겠다. 이거 내일 되면 근육통 온다."

"괜찮아요. 오빠들이야말로 고생했어요."

"뭘. 네가 더 고생했지."

"책상이랑 의자가 더 무겁잖아요. 박스가 뭐라고."

민다희는 봄바람에 퉁명스러운 대답을 실어 보낸 뒤, 상자에서 액자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꺼내 책상 위에 정렬했다.

김소민 말대로 혼자서도 잘하는구나.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찬혁 형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다희 놔두면 혼자서 잘해. 해주는 남자들이 많아서 그렇지."

"그렇네요. 공주님인 줄 알았는데."

"얼굴은 공주잖아. 이제 나는 수업 가야겠다."

"형. 그런데 저는 뭐 하면 돼요?"

"간단해. 입부 희망자들 오면 이름이랑 연락처 적으면 돼."

결혼식 때 부조 받는 사람 같은 건가? 정말 간단하네.

"그럼 나중에 보자. 형이 밥 사줄게."

"네. 나중에 봐요."

"오빠 나도 갈게요."

"다희야 너도 다음에 밥 사라"

"밥요?"

헉?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노려본다.

밥 사달라는 게 그 정도로 잘못한 말이니?

"알겠어요. 그럼 밥 먼저 먹을지 술 먼저 마실지 정하세요."

"아! 우리 술 약속 있었지? 깜빡했어. 그럼 밥 먹고 술 먹자."

"하나씩 두 번 사드릴게요. 나중에 봐요."

한 번에 사줘도 되는데, 의외로 고지식하네.

여튼 갈 사람은 가고, 이제 나는 신입 부원을 받아보자.

신입생들이 단체로 실종되었나? 10분 동안 단 한 명도 나에게 안 왔다.

내가 허수아비냐? 다들 내 얼굴을 보고만 지나친다.

잡아먹지 않아요. 겁내지 말고 다가오세요. 저는 키워 먹어요.... 정신 차리자.

"오빠. 여기서 뭐 해요?"

그때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 목소리만 들어도 노란 머리가 얼굴에 그려진다.

"세연아!"

"뭐래? 왜 이리 반가워해요?"

"이 기집애가. 오빠가 당연히 동생 반가워하지! 그런데 너 이제 수업 와? 일교시는?"

"자체 휴강요. 어제 늦게 잤어요."

"자체 종강 안 해서 다행이다. 뭐하다가 늦게 잤어?"

"공부했어요. 아~ 졸려."

설마 의사가 되는 꿈이 진짜인 거야? 차라리 거위의 꿈이 쉬울 듯한데.

"진짜 의대 가려고?"

"네. 그래도 나 머리는 좋나 봐요. 보면 볼수록 쏙쏙 생각나."

"와. 자기 자랑하는 거 실화냐? 콧대가 높아서 번개 맞겠다."

"뭐래. 나 원래 코 높거든요."

콧대도 높고 가슴도 높지...

나는 왜 세연이만 보면 욕망의 화신이 되는 걸까?

찰랑거리는 노랑머리, 가슴과 배에 짝 달라붙은 하얀 티, 스키니진 청바지. 정말 취향 저격이다.

한 참 보는데 이세연이 책상 맞은편에 앉더니, 손으로 내 머리를 민다.

"아! 아!"

"또! 또! 와~ 눈 불타겠다."

"119좀 불러줘. 불타 죽겠다."

"킥킥 하여튼. 앞으로 민변태라고 부를게요. 그런데 진짜 뭐 하고 있어요?"

"응? 나 동."

나는 말을 하다가 멈췄다. 그러자 이세연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동? 동아리요?"

유레카! 좋은 생각이 났다.

세연아 너 공부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 내가 힘들 때 잠시 바람구멍 뚫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

"아니. 이거 동아리 아니야. 요즘 환경 문제가 많잖아. 그래서 환경 경영하자고 서명하는 거야."

"그래요?"

"응. 이거 교수님이 시킨 거거든. 너도 어서 서명해."

"...교수님이 시킨 걸 왜 정문에서 해요?"

애가 이과 공부하더니 날카로워졌네.

"오늘 날씨가 좋아서 밖에 나와봤어."

"헐... 미쳤다. 드디어 오빠가 미쳤구나."

"어서 서명해줘."

"알았어요."

나는 위에 적힌 신입 부원 가입 신청서를 손으로 가린 채, 종이를 내밀었다. 이세연은 아무 의심 없이 이름 전화번호 적고 사인을 했다.

그때 따스한 봄바람이 노란 머리를 찰랑거리며 향수 냄새를 내 품에 가지고 왔다.

"향수 냄새 좋다."

"오빠가 좋아하는 향수잖아요. 그래서 뿌렸어요."

"나중에 아파트 놀러 가도 돼?"

"올 때 맛있는 거 사오면 내가 특별히 공부 안 하고 시간 내줄게요."

"오케이. 너 수업 몇 시야?"

"저 11시 수업이에요."

아직 20분 남았네?

"세연아 그럼 여기서 놀다가 가. 아니, 선배들보고 가."

"무슨 선배들요?"

나는 '사진 동아리 가입 신청서'라는 대문짝만한 글자를 보여줬다.

유희왕 봤니? 함정 카드 발동이다.

"으하하하. 가입을 축하 한. 아!!!!"

"아니 진짜 이 오빠가. 요즘 안 보이더니 미쳤어요?"

미치긴 미쳤는데, 지금은 남들 눈에는 네가 더 미친 거처럼 보여!

내 머리를 잡아 쥐 뜯는다. 아내의 유혹 캠퍼스 판이냐? 민현찬 죽이고 지옥 갈 기세다.

"어? 현찬 오빠 싸움 났나 봐!"

구조대가 왔구나! 고개를 돌리자 김소민, 그리고 김소민과 동기인 남자부원 여자부원 두 명이 처맞고 있는 나를 향해 뛰어온다.

남자 둘 여자 둘이라... 이제 너희는 스페이스 A 다.

- 스페이스 A 너무 올드한 거 아냐?

2000년대에는 남녀 혼성 그룹이 없어서 그래요.

모두가 내 주위에 오더니, 김소민이 이세연을 말렸다.

"저기 뭐 때문에. 어? 현찬 오빠 아는 동생 아니에요?"

"네. 안녕하세요."

"두 분 무슨 일 있어요? 왜 여기서 싸우시는 아! 잠시만요."

소민이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신입 부원 신청서를 조용히 들고 보더니, 나를 보며 빙긋 웃는다.

"아하하. 대충 알겠네. 신입 부원 신청서에 몰래 세연 씨 이름 적었죠?"

"너 귀신이야? 어떻게 알았어?"

"뻔하죠. 세연 아. 우리 동갑이니깐, 말 편하게 해도 되지?"

"응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정리할게. 현찬 오빠도 정말 장난 많구나."

그걸 왜 네가 정리해! 라고 묻고 싶지만, 이세연이 노려보니 가만히 있자.

그나저나 김소민 너 왜 남의 일에 간섭하니?

김소민은 화이트로 이세연 이름을 지우면서 말했다.

"세연 아. 그런데 다음에 우리 출사 갈 때 한 번 오는 건 어때?"

"응?"

뭐? 그런 제안을 한다고? 묻고 떠블로가! 일단 나는 계속 가만히 있자.

"응. 같이 놀러 가면 재밌어. 내가 객원 멤버로 초대할 게. 부담 갖지 말고 한 번 와."

"그래 세연아. 네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못 봐서 그래."

"오빠는 추임새 넣지 마요."

일단 입 다물자.

그런데? 이세연은 확실히 여자들한테 약하구나. 김소민이 남자였으면 쌍욕 박았을 건데, 난처한 표정만 짓는다.

"아하하. 갑자기 당황스럽지. 그냥 언제든지 열려 있는단 것만 알아줘."

"응 알겠어. 다음에 시간 날 때 한 번 갈게."

오케이. 그럼 일단 발가락만 담가놓은 거로 하자.

나와 김소민의 얼굴은 밝아졌는데, 스페이스A 중에서 여자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너희들 왜 그러니? 여자들 얼굴을 빤히 보는 그때 또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너희들 뭐해?"

어라? 이번에도 익숙한 목소리인데?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그곳에는 이선미가 서 있는데, 너무나도 예쁘다.

웬일이야? 평소에는 편하게 입고 다니던 애가 짧은 하얀 테니스 치마를 입고 있다.

"언니! 오늘 어디 가요? 혹시 소개팅?"

"세연아. 소나 개처럼 맞아볼래? 봄이잖아. 기분 낼 겸 입고 와봤어. 너는 뭐 하고 있어? 현찬이 쟤는 또 뭐 하고 있고."

"언니! 오빠가 말이에요."

"이세연 조용히 해. 선미야 이게 환경 경영인데."

"네~ 지랄 하시구요. 동아리 가입 신청서 아냐?"

... 하여튼 귀신이란 말야.

"딱 보니 이세연 낚여서 사인 했겠네."

이세연이 선미에게 가서 한동안 내 행적을 꼬지른다.

너 뭔가 착각하는데, 이선미 웬만하면 나서지 않아.

"세연아~ 한 번씩 동아리 가면 되겠다."

"언니!"

것봐. 귀차니즘이 비의 레이니즘을 저리 가라 하는 게 선미인데.

이선미를 어떻게 동아리로 꼬실까 하는데, 김소민이 선미 옆에 착 달라붙었다.

그래! 김소민몬! 이번은 너로 정했다. 선미를 꼬셔봐라!

"현찬 오빠랑 동기니깐 저보다 언니시죠? 언니! 언니도 같이 가는 게 어때요?"

"네? 아... 그런데 이름이?"

"저는 김소민 이라고 합니다."

"소민 씨 우리 기분 좋은 사이로 지내요~"

욕 나오게 하지 말라는 말을 점잖게 하네.

그 뜻을 모를 김소민이 아니지. 이선미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해서 쭈글이가 되었다.

이선미를 이길 사람은 역시 나뿐인가?

"야! 이선미!"

"나 세연이 데리고 간다~ 나중에 자취방에서 봐."

"응. 잘 가~ 오늘 저녁에 뭐 먹을래?"

"족발."

"네. 사놓겠습니다."

"착한 척 하지 마라."

이선미는 사뿐히 중지를 들어주고 세연이를 데리고 갔다.

아 몰라 누군가는 이기겠지. 나는 쟤 못 이겨.

아쉬움에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는데, 김소민 동기인 스페이스A가 다가왔다.

"오빠 누구예요? 정말 예쁘다."

"현찬 형 누구예요?"

네 사람 전부 입을 헤 벌리고 본다. 쟤 둘이 예쁘기는 하지. 특히 남자들은 눈이 집 나가서 계속 두 사람을 쫓아가고 있는 듯하다.

짜슥들. 마! 응 내가 선미, 세연이랑 사우나도 가고~ 다 했으!

그런 네 사람에게 김소민이 다가왔다.

"진짜 현찬 오빠는 유명한 이유가 있어. 잘생긴 사람이 저렇게 예쁜 사람이랑 다니니깐 유명하지."

"웃기네. 김소민 너도 예쁘거든."

"와~ 입에 발린 말인 거 티 나거든요."

아닌데? 나는 진심인데. 그때 김소민 여자 동기가 입을 열었다.

"오빠도 참. 소민이가 아무리 예뻐도 저 두 사람에 비하면 아니죠. 그리고 남자 친구도 있고요."

"야~ 나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

"어? 정말? 미안 소민아. 몰랐어."

얼쑤! 헤어졌다는 말에 이번에는 다른 여자애가 추임새를 넣는다.

"어머? 너 헤어졌어? 나는 일 년 넘게 사겨서 아직 사귀는 줄 알았어."

"얼마 전에 헤어졌어."

"그 사람 괜찮았는데. 우리 동아리에도 데려오고 했잖아."

"아하하. 데려온 건 아니고 몇 번 마중 나온 거지 뭐."

이모! 여기 팝콘 하나 주세요. 이것은 여자들의 알력 다툼인가? 소민아! 그때는 날두처럼 노쇼 하면 돼.

그럴 성격은 못 되는지 당하고만 있다. 일단은 구해주자.

나는 세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애들아. 나 소민이랑 커피 사러 갔다 올게. 커피 드실 분. 오늘 민현찬이 쏩니다!"

"와? 정말요! 역시 현찬 오빠야. 저는 아메리카노!"

"저는 아이스모카!"

각기 네 종류의 커피를 말하는 스페이스 A. 이것들아! 주문 좀 통일해라!

"오케이. 접수 완료 소민아 가자."

"오빠 그쪽은 풀숲이에요. 돌아서 가요."

"여기가 더 빨라."

나는 김소민은 손목을 잡고, 풀밭을 헤치면서 커피를 사러 갔다.

한 15m 정도 걸었을 때, 멈춰선 뒤 바지 호주머니를 뒤지면서 소민이를 봤다.

"소민아! 오빠 지갑 안 들고 왔다."

"저 지갑 있어요. 제가 살게요."

"아니야. 먼저 가고 있어. 나 지갑 가져올게."

"네. 알겠어요."

보통 이제부터 뒷담화 타이밍이거든. 무슨 이야기 하는지 잠시 돌아가 보자.

< 첫 활동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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