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리 >
딜이라.
일부러 안 웃는 거 맞죠~?
당돌한 여자 오래간만이네. 일단 처음은 간단한 거 걸자.
나는 김소민을 보고 입을 열었다.
"모델 해주면 수목원에서 내가 모델 해줄게."
"오케! 일단 받고. 그거 말고 추가로도 제시해야죠."
"그럼 이건 어때? 내가 맛있는 거 한 번 살게."
"오케! 그것도 일단 받고. 이제 거의 협상 완료 단계까지 왔어요. 더 없어요?"
너 풋볼매니지먼트 하니? 주급 버그 써서 노예 계약 맺고 싶다.
다음에는 뭘 걸까 고민하는데, 김소민이 먼저 웃으며 딜을 제시했다.
"다음에 제가 부르면 한 번 나와주세요."
어? 이거는? 딜이 아니라 작업이잖아. 훗. 그럼 그렇지. 너도 나에게 마음이 있구나.
"콜! 묻고 떠블로가!"
"아하하. 좋아~ 좋아좋아 좋아~ 오빠 두말하기 없기에요."
두 말을 왜 해? 전생에 여자가 안 불러줘서 한이 쌓였던 나다.
의기양양한데 공찬혁 형이 내 어깨를 잡았다.
"너 큰일 났다."
"네? 왜요?"
"내가 한 번 나갔었거든. 자기 이삿짐 옮기는 거 도와달라는데, 진짜 동생만 아니면 쌍욕 했어."
"아! 오빠! 대신 짜장면 사줬잖아요! 그리고 현찬 오빠한테 이야기하면 어떡해요!"
"다른 희생자는 없어야지! 그리고 군만두도 안 사줬으면서 생색내지 마."
두 사람은 서로의 머리를 밀며 티격태격한다.
나에게 작업 거는 줄 알았는데, 진짜 작업이었구나. 건축가니깐 공구리 쳐달라는 건 아니겠지?
그나저나 그냥 놔뒀다가는 투덕거림이 끝나지 않겠다. 나 어서 사진 찍어야 한단 말야! 내가 말리자.
"두 사람 그만그만. 오케이. 오케이. 소민아 다음에 네가 나와달라고 할 때 나가줄게. 이제 사진 찍자."
머리를 잡고 말하자, 소민이는 기분 좋은지 막춤을 추고, 공찬혁 형은 나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본다.
형 안 그래도 뭔가 잘못된 거는 같아요.
"아하하! 오빠 사진은 어떻게 찍을 거예요? 어떻게 포즈 잡아 주면 돼요?"
"소민아. 아! 그리고 다희야. 너희 둘 벤치에 앉아줘. 나는 여행 온 여자 둘 느낌으로 찍을 거거든."
"우리 현찬 오빠 실력 한번 봅시다. 기대된다!"
"네."
다희야. 엘레나가 너보다 한국어 더 많이 말하겠다.
민다희와 김소민은 새초롬히 벤치에 앉았다. 그런데? 뭔가 2프로 부족하다.
"잠시만. 소민이는 일어서서 다희에게 커피 건네줘."
"이렇게요?"
"응. 그런데 얼굴은 다른 쪽 봐줘. 싸운 느낌으로."
"아! 알겠어요."
"저는요?"
"다희는 소민이를 봐줘. 그리고 목티를 잡고 턱 끝까지 올려줘. 표정은 미안해하면서 소민이 눈치를 보고. 어! 그렇지 잠시만 그대로 있어. 지금 딱 좋아!"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원하는 구도가 나오자마자 서둘러 셔터를 눌렀다. 나는 디지털! 백 장을 찍어도 된다.
한참을 찍은 후 사진을 봤다.
벽면이 시멘트로, 천장은 나무로 되어있는 사각 박스의 버스 정류장.
가운데 소민이가 화난 얼굴로 일어서서 캔 커피를 다희에게 건네고, 다희는 한 손으로는 커피를 받고 다른 손으로는 목티를 턱 끝까지 올리며 미안해하고 있다.
마음에 드네. 생각대로 잘 나왔다.
"오빠! 나 보여줘요! 궁금해!"
"저도요."
김소민과 민다희가 달려왔다. 엘레나와 찬혁이 형도 궁금한지 내 옆에 섰다.
다들 한참을 보더니 김소민이 놀라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오~ 잘 찍는다. 나 마음에 들어. 나는 매번 웃는 역할이었는데, 화난듯한 모습 너무 좋아요."
"현찬아. 너 잘 찍는다. 소민이를 톡톡 튀게 만들고 다희는 부드럽게 만들었네."
"현찬. 잘 찍었다. 오늘 나 사진 많이 찍어줘."
모두가 놀라면서 말한다. 그럼 민다희는?
"저도 좋아요. 항상 차가운 역할만 했는데, 이런 제 모습이 더 마음에 들어요."
캬! 마음에 드나 보다. 얼음 여왕이 웃으면서 사진을 본다.
너 그런데 왜 이렇게 붙어 있니? 내 팔꿈치에 민다희 가슴이 닿았다. 일단 최소 꽉 찬 B컵...
아차차. 이럴 때가 아니다. 변태로 오해 받기 전에 팔을 빼자. 슬그머니 팔을 오므리자 민다희가 나를 빤히 봤다.
이거! 네가 건드린 거야!
"아... 오빠 미안해요."
"아냐. 괜찮아."
어색하네. 다른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우리 둘을 본다.
관심 가지지 말아줘요. 혼자 있고 싶으니까요.
"어! 애들아 버스 왔다."
다행이다. 더 어색해지기 전에 마침 버스가 도착했다.
경기도 버스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내가 탄다는 걸 알리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리지.
다희, 소민, 찬혁 형은 도로 앞까지 나가서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엘레나는 이유도 모르고 손을 흔든다.
나는? 그런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20대 초반의 모습이 풋풋하다.
우리는 한 명씩 버스에 올라탔다.
"오빠 어서 타요."
김소민이 마지막 남은 내 팔을 잡고 버스로 끌고 갔다.
*
수목원이라. 전생의 나는 뭘 하고 살았는지 몰라. 이렇게 좋은 곳을 오지 않았다니.
수목원은 기대 이상이다. 적당히 우거진 숲도 있고, 넓은 곳에 나무 한 그루 있는 풍경도 있고.
우리는 그 경치에 반해서 두 시간 가까이 걸어 다니며 사진 찍었다.
지금은 학교에 돌아가기 전 쉬는 시간이다. 나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서 벤치에 앉은 엘레나에게 줬다.
"엘레나 어때?"
"현찬 너무 좋아. 나 여기 좋아. 사진 보여줄 수 있어?"
"응. 잠시만."
나는 엘레나 옆에 앉았다. 찍은 사진을 한 장씩 넘기자 엘레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졌다.
얼어붙은 블라디보스톡에 봄이 왔구나.
찰칵. 찰칵.
그때 들리는 카메라 소리. 고개를 들자 찬혁이 형과 김소민이 우리를 찍고 있다.
"거기 두 사람. 우리 초상권 있거든요."
"오빠는 이미 나랑 계약했잖아요. 오늘 하루 동안은 내 모델이에요."
"너 이런 잘생긴 오빠 사진 찍을 수 있는걸 영광으로 알아."
"우와~~ 저 뻔뻔한 모습 봐. 찬혁 오빠 어떻게 생각해요?"
"현찬이는 키가 커서 뻔뻔하다는 소리를 하면 죽여버린다."
"윽! 들켰다. 눈치는 엄청 빨라. 꺄~~!"
찬혁이 형이 김소민 머리를 밀어버린다.
참. 김소민도 대단하다. 기분 나쁠 수도 있는데, 머리를 밀릴 때마다 더 당돌해진다. 쟤는 즐기고 있는 게 분명해.
나는 카메라를 엘레나에게 건네주고, 두 사람을 봤다.
"그런데 다희는요?"
"글쎄? 소민아 다희는?"
"글 적고 있을걸요?"
글? 그래? 놀러 가봐야지.
"어디쯤 있어?"
"우리 아까 단체 사진 찍은 곳 있잖아요. 거기에 있을 거예요."
"오케이. 갔다가 올게."
나는 다희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일행들과 10m 정도 떨어지자 김소민이 나를 불렀다.
"오빠! 맞다! 나 말 못한 거 있어요!"
나를 애절하게 보는 김소민. 숲과 오솔길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견우야 미안해! 엽기적인 그녀가 나올 거 같은데,
"올 때 기념품!"
진짜 나왔네. 다른 의미로 엽기적인 그녀다. 주먹을 들어주자 깔깔거리며 웃는다.
참. 소민이는 저렇게 친한 사람들한테는 장난도 많이 치고 다정한 아이구나.
나는 한번 웃고 민다희 에게 갔다.
*
캬. 영화냐? 아니면 드라마냐?
커다란 나무. 그 아래에 있는 벤치. 그 벤치 위에 있는 민다희.
검은색이었던 머리카락은 노을이 스며들자 은은한 갈색빛이 되었다. 하얀 뺨은 목티에 감싸져 있고, 하얀 손에는 볼펜과 연습장이 있다.
그런데? 너 글 안 써지지. 내가 5분 정도 보고 있는데 한 글자도 못 적는다.
"잘 안돼?"
나는 앞에서 물끄러미 봤다. 그러자 다희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고는 한 번 끄덕였다.
"옆에 앉아도 되지?"
"네."
찬 바람이 싸늘하게~
고니야 삼립호빵 하나 찔러봐라. 말이 춥다.
그래도 싫지는 않은지 조금 옆으로 움직여 자리를 만들어 준다.
"어떤 내용 적으려고 하는 거야?"
"그냥요."
이번에는 내 얼굴도 안 보고 대답한다. 예전의 나였으면 어색해서 입 닥쳤겠지. 하지만 지금 내 머리에는 섹파고가 탑재되어 있다.
질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질문을 바꾸자...
이거 섹파고가 시킨 거예요! 내 생각 아니에요! 드립 욕구가 이성을 넘어버렸다. 정신 차리자.
"어떤 감정을 적으려고 하는 거야?"
이번에는 좋은 질문인가 보다. 민다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본다.
"여기에 연인이 앉은 적 있겠죠?"
"그렇겠지?"
"어떤 마음일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럼 사귀는지 안 사귀는지가 중요하겠다."
"네?"
"사귀는 거랑 안 사귀는 건 감정이 다르거든."
"그래요?"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보는 민다희. 궁금함이 가득한 얼굴이다.
어라? 너 설마 모태솔로니?
"다희야. 너 설마 연애 한 번도 안 해봤어?"
"네."
아니! 이렇게 예쁜 사람이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봤다고?
"그럼 좋아하는 사람은 있었어?"
"딱히 떠오르는 사람은 없어요."
설마? 그쪽인가? 아니다. 전생에 민다희를 만났을 때 남자친구와 사귀었던 경험이 분명히 있었다. 자기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던 사람과 사귀었는데, 결국 안 좋게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술자리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그럼 아직은 모태솔로인 상황이구나.
"아하하하."
전생에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여자애 보다, 지금 내가 연애경험이 더 많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민다희는 웃는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다시 연습장을 봤다. 아차차. 민망하네.
조금 있자 깊은 한숨을 쉬더니 연습장을 덮었다.
"휴... 오늘은 못 적겠어요."
"그럼 내 손 잡아볼래?"
"네?"
인상을 쓰고 나를 본다. 그렇게 보지 마. 나 변태 짓 하려는 거 아니야.
"손에서 손으로 온기를 느끼면 느낌이 올 수도 있어."
"괜찮아요."
"10초만 잡아봐."
"...네."
마지못한 얼굴로 하얀 손을 나에게 내민다. 나는 민다희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10.9.8. .... 2.1.0
10초가 이렇게 짧았구나. 손을 떼려는데, 어라? 안 놓아준다.
"오빠 조금만 더 잡고 있어도 돼요?"
"응. 얼마든지."
나 작업 고수가 된 기분이 들지? 이건 작업이 아니다. 예술가에게 영혼을 넣는 중이다.
넣는다고? 섹드립을 치고 싶지만, 참자.
그나저나 다희손은 정말 차갑구나. 하얀 손은 눈처럼 보드랍고, 눈처럼 차갑다.
눈을 감고 내 손길을 느끼는 민다희. 1분, 2분, 5분이 지나도 안 놓는다.
"다희야?"
"오빠. 잠시만 옆에 있어 줘요."
어라? 오늘 당황 많이 하네. 이번에는 나에게 어깨를 기댄다. 그리고 글을 적기 시작한다.
슥삭. 슥삭.
볼펜이 용의 꼬리처럼 움직인다. 나도 용의 꼬리 같은 거 있는데.
- 뱀 꼬리 주제에.
호구신님 닥쳐주세요. 나도 닥칠게요. 일단 다희 분위기에 빠져보자.
몇 분 정도 지나자, 연습장에 몇 줄의 글이 완성되었다.
"오빠."
다희는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그리고 연습장을 내 얼굴에 들이밀었다. 박력 있네. 빨리 읽어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읽어주세요."
나는 찬찬히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솔직히 그렇게 잘 적은 건 아닌 거 같다. 저번 글은 내가 공감 할 수 있었는데, 이번 글은 나랑은 조금 동떨어진 내용이다.
- 나와 내가 손을 잡아서 만든 다리.
- 우리는 아무도 다리를 움직이지 못했어요.
다만 딱 한 부분이 내 마음에 궁금증을 만들어 냈다.
"이 문장은 무슨 마음으로 적었어?"
"그냥 좋아하다가 끝난 인연을 생각해봤어요. 오빠 손 잡았는데, 우리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 느낌을 적어 봤어요."
기록적으로 민다희가 말을 많이 했다.
"그렇구나."
"어때요?"
"음. 싸이월드에 올릴 거는 아니지?"
"오늘 올리려고요."
... 그러지는 마라.
민다희는 나를 빤히 보더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은 그저 그렇구나."
"응?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우리는 아무도 다리를 움직이지 못했어요.'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돼서."
"왜요?"
"'우리는'이 아니라 '나는' 이 돼야 하는 거 아닐까? 나는 다리를 움직이지 못했어요. 그게 너의 느낌에 맞는 거 같아."
"왜요?"
"사실 남자는 같이 벤치에 앉을 정도면 무조건 마음이 있거든. 남자는 다리를 움직였을 거야. 그런데도 두 사람이 안 맺어졌다면 여자 쪽에서 안 움직인 거지. 이게 보통 남녀의 감정에 가까울 거 같아."
민다희는 내 말을 듣더니 집중해서 연습장을 본다.
한 2분쯤 지났나? 연습장을 덮고 나를 봤다.
"그렇겠네요. 고마워요."
핀란드 혼혈인 민다희. 자일리톨을 씹은 건가? 지금 당장 휘바 휘바를 외칠 정도로 환하게 웃었다.
"오빠는 감정을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소민이는 그냥 문장만 이야기를 해주거든요."
"원래 공대생들은 어쩔 수 없어. 우리 문과생끼리 합쳐야지. 그럼 다희야 이번에는 뭐 사줄 거야?"
"네?"
"저번에 커피 사줬잖아. 이번에는?"
능글맞게 웃으면서 물어보자 피식 웃고는 다시 무표정이 되었다. 목티로 턱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다음에 술 한잔해요."
캬. 저 말이 왜 이렇게 달콤하게 들리냐?
"그러자. 이만 가자."
"네. 오빠."
나와 다희는 나란히 서서 일행들에게로 걸었다.
그나저나 다희 키가 크기는 크구나. 나도 키 조금만 더 키워야겠다.
출사 끝나고 스펙업좀 하자!
*
우리는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김소민이 기지개를 켠다.
"으아앙~ 피곤해염!"
"김소민 귀여미냐? 귀여운 척하지 마라."
"오~ 현찬 오빠. 새벽 두 시에 내 전화 받고 우리 집 청소해봐야지 정신 차릴래요."
"취소할게. 한 번만 용서해줘라."
"아하하 싫은데~"
팔과 엉덩이를 흔들며 나를 놀린다.
어이없게 보는데, 찬혁 형도 어이없는지, 버스에서 내리며 밀어버린다.
형! 나이스 샷.
"까야! 오빠!"
"정신 사납다. 술이라도 한잔하려고 했는데, 많이 늦었네."
시각은 밤 9시다. 엘레나도 피곤한지 하품을 한다.
"오늘 즐거웠어요. 동아리 잘 든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아하하. 엘레나 언니! 우리가 고맙죠! 언니 모델 해요. 진짜 사진 잘 받아!"
"냐하하. 소민 말만 해도 고마워. 나 먼저 갈게. 우리 다음에 또 봐요! 현찬, 고마웠어!"
"잘 가 엘레나."
엘레나는 먼저 갔다. 이대로 헤어지기는 조금 섭섭하지만, 시간이 늦기는 늦...
아니! 아홉 시가 뭐가 늦은 거야? 너무 건전해! 양들 속에 있는 기분이다.
"나도 갈게요."
"응. 잘 가 다희야."
"현찬아. 형도 간다."
"네. 형 안녕히 가세요."
나랑 김소민만 남았다. 나는 소민이를 바라봤다.
"아 피곤하다~ 우리 다음에 또 봐요."
김소민은 웃으며 인사하고는 갔다.
뭐. 그래! 섹스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이런 삶도 좋다.
- 너 그런데 왜 울고 있니? 슬램덩크 안 감독님이라 생각하고 말해봐.
감독님. 섹스가... 섹스가 너무 하고 싶어요!
건강한 20대 초반의 남자라면 머릿속에 섹스를 수색하면서 사는 건 어쩔 수 없다.
에휴... 그렇다고 이런 음흉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찾아갈 수는 없고. 만약 찾아가면 나는 정말 쓰레기 공인인증서다.
오늘도 이성과 오른손으로 억누르자. 내 인생은 왜 하렘이 안 되는 걸까?
- 너 망가 좀 그만 봐라. 하렘 같은 거나 꿈꾸고 말이야.
망가 안 보는데요.
- 그럼?
구운몽 보는데요. 하렘은 우리 선조들의 전통문화입니다.
...
헛소리 그만하고 집에나 들어가자.
섹스는 봄비 같은 것. 개강하면 봄날이 오겠지.
< 동아리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