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리 >
민다희. 네가 웃기도 하는구나.
처음 본 모습이 신기해서 나도 웃음이 나왔다. 그러자 민다희는 다시 얼굴을 무표정으로 바꾸었다.
"두 사람 재미난 이야기 했어요? 현찬 오빠 왜 웃고 있어요?"
그때 화장실에 갔던 김소민이 돌아왔다. 자리에 앉더니 손을 턱에 괴고 궁금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아. 다음에 다희가 자기가 쓴 글 더 보여준데."
"진짜요? 다희야 정말?"
"응."
"네가 글을 보여줘? 현찬 오빠 마음에 들어?"
"아니."
"그럼 왜?"
"너보다는 잘 읽어 주시니깐."
"에이~ 솔직히 말해봐. 현찬 오빠가 마음에 든다면 내가 다리 놓아줄게."
"괜찮아."
까불거리며 말하는 김소민,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민다희.
그런데 왜 내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 보통 당사자가 없을 때 해야는 거 아냐?
옛날 같았으면 저 대화에 설렜겠지만, 지금은 확실히 안다. 전혀 마음이 없기에 나를 앞에 두고 말 할 수 있는 거다.
"두 사람 너무 한 거 아니야? 내 의도는 물어보지도 않고."
"아! 맞다. 오빠가 여자친구 있을 수도 있구나. 여자친구 있어요?"
"없어. 너희 둘은?"
"나는 없어요. 얼마 전에 헤어졌어요."
"얼마 전에? 남자 친구 군대 갔나 보네."
"아니요. 같은 과 오빠인데, 얼마 전에 내가 찼어요. 재미없어서 못 만나겠어."
그래. 너처럼 활발한 애를 만나려면 보통 기가 충만해서는 안 되겠지. 나도 김소민과 반나절 같이 있었는데, 기 빠진다.
"다희 너는?"
"없어요."
"남자 친구 안 사겨?"
"네."
"왜? 인기 많을 거 같은데."
"그냥요."
찬바람이 싸늘하게~ 주둥이에서 나오면~
춥다. 여름에 민다희를 집에 놔두면 에어컨 전기료 아낄 수 있겠다.
"오빠. 오늘은 이만 가요~"
김소민이 기지개를 피면서 말한다. 그래 이만 가자.
우리는 커피숍에서 헤어졌다.
*
빰빰띠라라 따리라띠리라라~
차에서 클론의 난이 흘러나온다. 경쾌하고 좋네.
조수석에 앉은 선미가 하품을 하면서 나를 본다.
"갑자기 클론 노래야? 오늘 가서 복고 댄스라도 추려고? 세연이는?"
"오늘 다 같이 먼저 출발했어."
"정말? 와. 작년에 BMW 타고 뒤늦게 나타났던 애가 사람들이랑 같이 버스를 타고 가?"
"응. BMW 타고 버스 따라 출발했어."
"어. 그래."
나와 선미는 뒤늦게 오티에 가는 중이다. 이제 우리는 집행부도 아니고, 먼저 갈 필요는 없잖아.
선미가 창문을 슬쩍 열면서 입을 열었다.
"진호 오빠랑 호빈이 잘하고 있으려나 몰라."
"잘하겠지. 오~~ 이선미~ 막상 그래도 신경 쓰이나 봐~"
"전혀. 두 사람이 못하면 현아가 고생하니깐 그러지."
"그래도 우리는 나서면 안 된다."
"응. 나도 나설 마음 없어. 잘하든 못하든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박호빈은 왜 나한테 도와 달라고 연락하고 지랄이야. 그리고 너는 왜 호빈이 전화 안 받았어?"
"나? 그냥. 느낌이 이상해서."
박호빈이 도와달라고 연락 왔었다. 처음에는 선미에게 하다가 거절당하니 나에게 왔었는데, 나는 아예 받지를 않았다.
보나 마나 춤춰달라는 거겠지. 아니면 찬조금 내라는 거든가. 여튼 후배들 추억제조기는 이제 끝이다. 할 만큼 했다.
"어? 저긴가 보다. 오~~ 이번에는 작년보다 훨씬 좋은 곳이다."
선미가 산 한쪽에 있는 커다란 리조트를 본다. 오~ 우리 때보다 훨씬 좋네.
"진짜네. 저게 다 우리 등록금 아냐?"
"아하하. 그렇게 생각하니깐 오길 잘했네. 뽕을 뽑고 가자."
"어서 가자. 이세연 이 가시나 빨리 안 오냐고 난리다."
우리가 조금 늦기는 늦었지.
해가 뉘엿뉘엿 져가는 게 벌써 저녁이 다 되었다.
*
"으하하하!"
"꺄하하하!"
도착하자마자 나와 선미는 빵 터졌다.
공연장 같은 곳 입구에서, 천하의 개 싸가지 이세연이 다정한 얼굴로 후배를 안내하고 있다. 와! 이건 놓칠 수 없지. 카메라를 들어서 찰칵찰칵 찍자 나를 노려본다.
"아! 오빠! 나 초상권 있거든요."
"으하하. 지금 초상집에 있는 건 아니고?"
"뭐래. 애들아 인사해. 06학번 선배님이야. 작년 학생회장 하셨어."
"안녕하세요."
병아리 같은 08학번 후배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아이고 다들 반가워.
몇몇은 얼굴이 기억난다. 그러나 관심이 가는 사람은 없다. 다들 나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사람들이다. 그래도 한두 명은 있었는데, 안 왔는지 오늘은 안 보인다.
후배들 얼굴을 훑어보는데, 내 팔에 통증이 왔다. 이세연이다.
"후배들 얼굴 뚫어지겠네요. 왜요? 관심 가는 후배 있어요?"
"섭섭해? 네 얼굴도 뚫어지게 해 줄게."
- 찰칵. 찰칵.
"아. 그만 찍어요."
"어? 너 눈감았다."
"오빠!"
"이거 커다랗게 인화해서 과방에 붙여야지."
"야! 민현찬!"
나는 도망갔고, 이세연은 쫓아왔다. 이세연의 싸가지를 모르는 08학번은 그 모습이 재밌는지 쿡쿡 웃고, 07위로는 신기하다는 듯이 우리를 본다.
"너희 언제 친해졌어?"
"어? 진호 형! 박호빈!"
내가 이세연한테 두들겨 맞고 있는데, 공연장 안에 있던 진호 형이 우리를 보더니 다가왔다. 옆에는 세트메뉴 박호빈도 서 있다. 박호빈은 나에게 오더니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빨리 오지. 사람들 전부 다 너 기다렸어."
"나를 무슨. 나는 이제 아웃사이더야.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그 노래는 뭐야?"
아차차. 아직 아웃사이더 외톨이 안 나왔지.
"그냥 불러 봤어. 오늘 내가 찍사 할게."
"사진동아리 가입했다더니 카메라 샀나 보네. 구경 좀 하자."
나는 박호빈에게 카메라를 건넸다. 호빈이는 보더니 피식 웃었다. 너 시비 걸지 마라.
"야. 이왕 사는 거 좋은 거 사지. 캐돈 오두막 같은 거 있잖아."
5D MARK 2? 이 새끼가 오두막에서 통구이로 구워 먹어 버릴까 보다.
비싼 거 사면 뭐해? 내 소프트웨어가 못 따라가는데. 허세 밖에 안 된다.
호빈아 너는 정말 한결같구나. 이제 귀찮다, 그냥 넘기자.
"됐다. 아! 진호 형! 나 찾지 마요. 오늘은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서 배회할 거니깐요."
"그래. 알았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네가 양주 가져와서 좋았는데."
"양주는 서울에서 위로 올라가면 있는 곳이고요, 오늘은 빈손입니다!"
두 사람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깃들더니,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에휴. 이래서 나를 찾은 거구만. 전화 안 받길 잘했다.
나는 맨 뒤에 선미 세연이와 앉았다.
"이세연 너 왜 맨 뒤에 앉아?"
"후배들 뭐 물어보면 대답 해주려고요."
"와. 이러면 캐릭터 선미와 겹치는데. 안 그래 선미야?"
"나는 편하다. 내 캐릭터 넘겨줘도 되잖아. 고생해봐 세연아~"
"아! 언니 너무해요."
"꺄하하. 속 시원해. 어? 사회자 올라왔다."
무대 위에 사회자가 올라왔다. 오기 전에 들었는데, 올해는 장기자랑 같은 거 안 한단다. 대신 초대가수가 있다고 하는데, 누군지 모르는 아이돌이다.
한동안 재미난 무대가 계속되었다. 과 소개도하고, 아이돌 공연도 하고.
아! 너무 좋아. 대표로서 책임감이 없이 보기만 하니깐, 마음 편하고 즐겁다.
- 네 다음은 댄스 경연대회를 하겠습니다. 우승자에게는 학생회에서 준비한 양주가 있습니다.
양주? 나는 술꾼인가? 양주라는 말에 몸이 간질거린다. 내 돈으로 사 먹는 거와는 다르게 경품의 재미가 있지. 하지만 내 짬밥에 나가서 춤 출수는 없다. 그냥 가만히 있자.
과의 대표가 한 명씩 나갔다. 대충 열 사람 정도 올라왔는데, 갑자기 얼굴이 따갑다.
세연이와 선미가 나를 빤히 보고 있다.
"...이세연 나 쳐다보지 마라. 앞으로 나란히. 앞에 쳐다봐. 이선미. 너도 쳐다보지 마. 너는 우양우. 고개를 오른쪽을 돌려."
"킥킥. 오빠. 큰일 난 거 같은데요?"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 그러니깐 조용히 해."
"전부 다 오빠만 보고 있어요."
나만 본다고? 나는 고개를 들어 앞을 봤다. 망할. 07학번 위로 전부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보고 있고, 08학번은 덩달아서 이유도 모른 채 나를 보고 있다.
"민현찬!"
그때 이선미가 내 이름을 외쳤다. 이거 상도덕이 없네. 너도 춤추는 거 잊었어?
"이선미!"
"민현찬!"
"민현찬!"
함성을 CTRL+C CTRL+V 했나 보다. 07위로 모두가 내 이름을 외친다.
- 민현찬! 민현찬!
그뿐만이 아니다. 함성은 점점 옆으로 퍼져나가더니, 다른 과 사람들도 내 이름을 외친다.
너희들 왜 그러니? 아웃사이더로 살고 싶은 내 마음에 왜 불을 지피니? 별수 있나? 머리를 긁으면서 무대에 올라갔다.
사회자가 웃으면서 내 어깨를 잡고 자기 옆에 세운다.
"아니. 함성이 대단하시던데, 유명인물인가 봐요?"
"아 네. 조금 유명합니다."
"오~~! 이 자신감. 대단합니다!"
이것도 하다 보니깐 익숙해지네. 앞에 수많은 사람이 보고 있어도 겁이 하나도 안 난다.
"그럼 혹시 처음으로 춤추셔도 되겠습니까?"
"아. 저 처음은 조금..."
"아! 역시. 처음은 겁이 나시나 보군요?"
"아니요. 제가 너무 잘하면 뒷사람들이 긴장 할까 봐요."
"아하하하!"
사회자가 배를 잡고 웃는다. 너무 당차긴 했죠. 그런데 자신감이 있는걸 어떡해요.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봤다. 이선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젖고 있고, 이세연은 손으로 유 헤드 뱅뱅? 이라는 모션을 취한다.
"그럼 마지막에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맨 끝에 섰다.
빠~ 빠빠~
노래가 나오면서 한 명씩 춤을 췄다. 다들 그래도 제법 잘 춘다. 하지만, 아이템을 사용한 나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내가 얼마나 섹스해서 아이템을 샀는데!... 시불. 정신 차리자.
"다음은 오늘의 다크호스입니다!"
내 차례가 되었다.
일단 노래는 디스코다. 개그 하기도 좋고, 멋있기도 좋네. 배슬기 보고 있나? 복고 댄스로 간다.
천천히 리듬을 타면서 나갔다. 사회자가 실망하는 순간 손을 위아래 좌우로 찌르면서 복고 댄스를 췄다.
- 아하하하~
- 오~ 멋있다!
작전 성공. 웃음과 환호가 같이 나온다.
내가 이런 무대 짬밥이 몇 번인데 척하면 딱이지. 다리는 나이트 댄스처럼 춤추면서 무대를 누볐다. 그러다가 건축과 앞인지, 사진기로 나를 찍는 김소민이 보였다.
빠빠빠 빠빠~
- 아니! 춤이 더 빨라지고 현란해집니다!
일부러 김소민을 바라보고 춤을 췄다. 김소민은 사진 찍다가 웃겼는지 카메라를 놓고 미친 듯이 웃는다. 그럼 민다희도 있나? 슬쩍 무대를 훑어봤는데, 보일 리가 없지.
다시 중앙으로 돌아가는데, 거짓말처럼 기다란 민다희가 보였다.
빠빠빠 빠빠~
- 이번에는 저질댄스를 춥니다!
나는 민다희를 향해 노홍철 저질댄스를 췄다. 보고 있나? 얼음 여왕. 웃어봐라.
작전은 성공했다! 민다희 빼고 모든 신방과 학생이 웃었다.
뻘쭘하네. 다시 돌아가자.
무대 중앙으로 돌아가사 사회자가 웃으며 박수를 쳐준다. 그 박수는 모든 사람에게 전염되었다.
뭐, 이정도면 08 후배들한테도 내 모습이 각인 되었겠지? 물론 의미는 없지만.
- 댄스 경연대회 우승자는 마지막 참가자인 민현찬 입니다!
슬쩍 우리 과를 봤다. 모두가 박수치고 좋아하고, 08 후배들은 나를 동경하는 눈빛으로 본다.
다 같이 연습한 건 아니어서 보람은 없지만, 기분은 좋다.
*
자잘한 행사들이 끝났다. 이제 과별로 술 마시고 놀면 된다. 후배들은 먼저 올라갔고, 나는 차에서 선미랑 띵가띵가 중이다.
원래 고참들은 빠져 있다가 등장 해야는 거야. 이건 이번 집행부를 위한 배려다. 우리가 작년에 잘했기 때문에, 우리 눈치 볼 게 뻔하다. 기다리고 있는데, 올라오라는 전화가 울렸다.
"선미야. 가자."
"그러자."
나와 선미는 우리 과가 있는 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08 후 배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희들 왜 그러니?
"선배님 안녕하세요!"
"현찬 선배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나를 보며 90도로 인사한다. 이러지 마, 부담스러워. 누가 보면 암모나이트 온 줄 알겠다.
그 후배들 속에 이현아가 보였다.
"오빠!
"현아야 오래간만이다."
"선미 언니는 여기, 현찬 오빠는 여기 앉아요."
"보통 인사부터 하는 거 아니니?"
"아하하. 늦었잖아요. 어서요!"
나와 선미는 찢어져서 앉았다. 우리 조는 08학번 대부분에 몇몇 2, 3학년들이 섞여 있다.
07학번 남학생 한 명이 후배들을 일으켜 세우면서 말했다.
"작년 학생회장 민현찬 선배님 오셨으니깐, 모두 일어나서 자기소개 해라."
"오~ 핵 소름. 그러지 마. 됐어, 됐어. 다들 천천히 알아가면 되지. 술이나 먹자."
나 없는 며칠 만에 학교가 꼰대가 되었구나. 일어나서 인사라니! 손발이 출타하겠다.
"선배님 그럼 후배들 술 한잔씩은 따뤄주십시오. 부탁 드립니다."
"알았다. 다들 반가워요."
08학번들에게 술을 따라 줬는데, 모두 양손으로 받는다. 내 옆에 앉은 여자 후배는 받자마자 마시려고 해서 겨우 말렸다. 학번마다 공격적인 사람은 꼭 있구나.
너 그런데! 중원이 지단과 마케렐레 인 98 프랑스 대표팀처럼 탄탄하고 예술적... 아차차 정신 차리자.
신난다 재미난다. 프라이팬 놀이.
프라이팬 놀이부터 시작해서 술 게임이 시작됐다. 마셔라 마셔라~ 라는 소리가 행진곡처럼 들리자, 다시 전쟁터에 온 기분이다. 그래! 이게 술자리였지! 달려보자!
"짠! 08학번 너 걸렸다."
"선배님은 정말 게임 잘하시는 거 같아요."
"3학년 동안 술자리 게임 밖에 안 했어."
"에이~ 형은 그래도 전 학년 과 톱 했잖아요."
07학번 찬영아. 너 술 마실 때 왜 공부 이야기 하니! 어라? 그런데 나를 보는 08학번들의 눈이 반짝인다.
"찬영아 뭐라고? 잘 못들어서 그런데 방금 했던 말 다시 해줄래?"
"으하하. 형은 2년 연속 과톱이라고요."
이번에는 얼굴에 동경이 새겨졌다. 이래서 용 꼬리 보다는 뱀 머리 해라는 거구나. 기분좋다!
계속되는 게임에 다들 술을 많이 마셨다. 내 옆에 앉은 통통한 08학번은 취했는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내 어깨에 머리를 붙인다. 정신 차려라. 나 세면대 두 번은 안 치운다.
담배나 하나 피우러 나가자. 저쪽에 있는 선미에게 손가락 두 개를 입에 모으자 고개를 끄덕인다. 이세연에게도 손가락 두 개를 입에 모으자 인상을 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세연, 선미와 함께 방을 빠져 나왔다.
*
리조트 밖 한쪽 귀퉁이에 나, 선미, 세연이 서 있다.
선미가 담배 연기를 뿜으며 오들오들 떤다.
"으. 추워."
"그러게 말이다. 여기는 담배 피우러 일 층까지 와야 하네."
"오빠 나는 왜 불렀어요?"
"너 심심해 보여서. 선미야. 이혜민 이 기집애나 찾으러 가볼까?"
"안 온다고 연락 왔어."
"어? 왜?"
"벌써 세 번째라서 가기 싫대."
씁. 그렇군.
"에이. 재미없다. 다시 과로 돌아가자."
"그러자."
담배를 끄고 두 걸음쯤 걸었나? 갑자기 누군가 나를 불렀다.
"현찬 오빠!"
오빠라는 말에 이세연 머리가 더 빨리 돌아갔다. 나는 돌아가는 세연이 머리를 슬로우모션처럼 보면서 고개를 돌렸는데, 김소민과 민다희다.
"너희 둘 뭐해?"
"우리 심심해서 나왔어요. 조금 있으면 찬혁 오빠도 오기로 했어요. 커피 마시러 갈 건데 같이 갈래요?"
"나 지금 친구들이랑 있어서."
"아. 같은 과 사람이에요?"
우리 코앞으로 김소민과 민다희가 다가왔다.
어라?
세연 선미가 서 있고, 앞에는 김소민과 민다희가 서 있는 이 상황은....
철권 태그 토너먼트? 라운드 원 레디 고!
"아아아아악!"
"너 왜 그래? 괜찮아?"
"오빠 왜요? 어디 다쳤어요"
"어?"
"..."
아오. 호구신님 피카츄 영입했어요? 볼트가 더 올라간 거 같아.
그나저나 반응 극명하네.
선미 세연은 놀래면서 내 팔을 잡고, 다희 소민은 고개만 갸우뚱한다.
< 동아리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