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21화 (121/295)

< 기말고사 >

진희가 이 시간에 웬일이지?

나는 서둘러 바지와 티를 입고 문을 열었다.

"진희야! 무슨 일이야?"

"헤헤헤. 선배 안녕하세요."

진희는 한 손에 맥주를 든 채 밝게 웃고 있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얼굴이 조금 어둡다.

"선배 들어가도 되죠? 쉬고 계시는 데 방해한 거는 아니죠?"

"아니야. 어서 들어와."

총총걸음으로 들어오는 진희. 거실에 앉더니 맥주를 꺼냈다.

나는 진희 앞에 앉아서 빤히 바라봤다. 이상하다. 평소의 어린아이 같은 진희와는 다르게 해맑지 않다.

"오늘은 곰돌이 몇 마리 그렸어?"

"스무 마리 정도요. 곰돌이가 선배한테 놀러 가래요."

"그 곰돌이 이상하네. 선배처럼 음흉한 사람한테 보내고 말야."

"그래도 저에게는 오빠 같은 사람인걸요. 마음에 있는 이야기도 다 할 수 있고."

"그래. 너 선배에게 고민 상담할 거 있지?"

"아니에요. 저 이제 저 스스로 잘해요. 그냥 오래간만에 선배랑 있고 싶어서 왔어요. 우리 맥주 마셔요~"

딱. 딱.

맥주를 두 캔 따더니, 한 캔을 나에게 건넸다. 안주도 사왔구나. 과자랑 오징어 등을 거실에 풀었다.

우리는 맥주를 마셨다. 한 사람당 두 캔을 마시는 동안 진희는 옛날이야기만 계속 꺼냈다.

"아하하. 그때 선배가 물에 빠질 뻔했을 때는, 지금 생각해도 무서워요."

"그때는 나도 떠올리기 싫다. 진짜 물살에 떠밀려 내려가는데,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대신 그때 좋았잖아요. 창문으로 나랑 세연이 훔쳐보고. 둘하고도 하고."

"아이고~ 진희님. 그때 이야기를 하시다니. 변태 다 됐네. 혹시 한 번 더 하고 싶은 거 아냐?"

"꺄! 아니에요. 선배! 그때만 생각해도 얼굴이 빨개져요. 아 부끄러워."

"우리 순진한 진희. 어쩌다가 선배 만나서 변태가 됐을까~ 변진희 어때? 노래도 잘하니깐 변진섭을 이을 변진희!"

"아하하하. 변진희래~ 선배에~~ 놀리지 마요~~"

미안. 안 놀릴게. 이딴 쓰레기 같은 개그에도 웃어주다니. 너는 정말 착하구나.

진희는 입을 쭈뼛 내밀더니 맥주를 단번에 마셨다. 남은 맥주가 없자 새 맥주를 따더니, 거실을 한 번 쭉 둘러본다.

"여기서 분신사바 한 것도 기억난다. 선배가 그때 나 덮쳤는데."

"그랬었지."

"내 처음은 선배가 가졌네요. 나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너무 기분 좋아요. 특히 선배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어서 더 좋아요."

"응? 무슨 말이야?"

"저런 멋있는 사람이랑 처음 했다는 게, 그리고 그때 상황이 너무 좋았어요. 선배가 그날 저 엄청 많이 신경 썼거든요."

"그렇지. 그날 너에게 신경 정말 많이 썼어. 그리고 지금도 신경 엄청나게 쓰고 있어. 무슨 일인지 선배에게 털어 놓아봐."

"네?"

갑작스러운 내 말에 진희가 당황해한다.

"미안. 기다리려고 했는데, 네가 말 안 할 거 같아서 내가 먼저 말 꺼낼게. 너 얼굴이 안 좋아 보여."

지금 나에게는 너는 아기야. 얼굴이 다 읽혀. 진희는 당황해하더니 한숨을 한 번 쉬고 나를 빤히 봤다.

"그럼 나 잠시만 안아줄 수 있어요?"

"응. 이쪽으로 와."

진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에 앉는다. 그리고 나를 꼭 안았다.

"선배... 흑흑... 선배."

헉?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여자의 눈물은 남자를 약하게 만든다는데. 정말인지 막대기가 축 가라앉아서 같이 운다. 나는 진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무슨 일인데?"

"나. 미국 가요."

미국 가요? 빌보드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

"미국? 미국이라고?"

"네. 집에서 미국 가래요."

아니구나.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지? 너무 당황해서 말이 안 나온다.

"차근히 이야기 좀 해줘."

"흑흑.. 저 작은 아버지가 미국에 계시거든요."

"응. 작은아버지가 미국에 계셔."

"부모님이 언젠가는 한 번 어학연수 겸 가라고 했는데. 흑흑."

"어학연수 겸 가라고 했는데?"

"가수 한다고 말하니깐 미국 가래요. 흑흑..."

"가수 한다니깐 미국 가라고 했구나~"

"으아앙. 선배 따라 하지 마요. 흑. 하하하. 우는데 웃기잖아요. 흑흑."

"나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

오케이. 접수 완료. 대충 알겠다. 딴따라 한다니깐, 집에서 미국으로 보내버리는, 80년대 재벌 집에서나 일어날 일이 진희에게 일어났나 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렇게 갑자기 가라니? 무엇보다 이상한 건 전생에 진희는 미국을 안 갔었다.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다른 말씀은 안 하셨어?"

"흑.. 흑···. 예전에는 소심해서 못 보냈는데, 이제 밝아졌다면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어요."

아! 성격이 바뀌어서 구나. 그전에는 소심한 데다가 무남독녀였던 진희여서 차마 못 보냈는데, 이제 활달해지고 가수 한다고 자기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니, 안심하고 보내시려는 거구나.

"얼마나 갔다 오래?"

"일단 흑흑. 일 년 갔다 오래요."

...단기 어학연수잖아? 개꿀인데? 진희야 그거 형편이 안 돼서 못 가는 사람 많아. 이런 말 해봤자 진희에게는 꾸지람밖에 되지 않는다.

일단 진희의 속마음을 추측해보자. 야리야리하지만, 승부를 낼 때는 확실히 내는 진희다. 가기 싫었으면 부모님에게 은장도를 들고서라도 말했을 거다.

그런데도 진희는 나를 찾아왔다. 이런 경우는 마음이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기 때문이다. 가고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친구들과 멀어지는 게 무섭고 슬픈 거다.

딱 불안정한 20살이구나.

나는 진희를 꼭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진희야. 괜찮아."

"네? 흑흑···. 선배... 으아앙."

"미국 갔다 오면 얼마나 좋아? 거기서 몰래 음악도 할 수 있고."

"흑흑. 작은아버지가 매일 감시한단 말이에요."

"기숙사 들어가면 되지."

"으아앙... 네? 기숙사요?"

님 우디르임? 태세 변환 쩌네. 갑자기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

"너 가고 싶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가고 싶고, 한편으로는 무섭고. 사실 친한 사람들이랑 떨어지는 게 너무 싫어요. 선배도 그렇고 세연이도 그렇고."

"전형적인 외국 가기 전의 마음이야. 그 마음 때문에 안 가면 나중에 후회한다."

"네? 정말요?"

"응."

내가 후회 했거든. 전역하고 바로 외국 가라는 부모님 말씀에, 무서워서 안 가고 게임 하고 아르바이트하다가 타이밍 놓쳐서 결국은 못 갔었다.

가라고 재촉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성적 판단으로는 기회가 왔을 때 갔다 오는 게 좋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 내가 놀러 갈게."

"진짜요?"

"그럼. 그때 네가 미국 소개해주면 되잖아."

"헤헤헤. 그거는 신날 거 같아요. 하...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너는 솔직히 어때?"

"저요? 저는 가고 싶은 마음 반, 가기 싫은 마음 반이에요."

사실 인생에 반반은 없다. 51대 49만 있을 뿐. 갈까 말까 고민할 때는 보통 가고 싶은 마음이 51인 경우다. 슬쩍 등만 밀어주자.

"나는, 너에게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워."

내 얼굴을 빤히 바라만 본다.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는 눈치다. 자세히 말해줘야겠다.

"예전의 너였으면 당연히 안 갔을 거야. 너희 부모님도 안 보냈겠지. 그런데 지금 너 봐봐. 자신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 네가 변했다는 거야. 미국 갔다 오면 또 어떻게 변할까?"

"음... 아!"

"그래. 그거야. 이제 한번 더 너를 변화 시킬 기회가 온 거야. 그러니깐 갔다 오는 게 좋은 거 같아."

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미국에서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거 많이 보고 와."

"왜요?"

"너 한국에 돌아오면 오디션 같은 거 열릴 수도 있어."

슈퍼스타k가 2009년도에 처음 하지? 미국 갔다 와서 거기 참여하면 되겠네.

k2는 허각이 하늘을 달려버리고, k3는 울랄라 세션이 씹어 먹어 버린다. k1이 최고의 기회다.

뭐 그렇다고 내가 매니저 할 생각은 없다. 그냥 좋아 보이는 길로 슬쩍 안내해주는 것. 내 역할은 딱 거기 까지다.

"선배."

잠시 딴생각에 빠져있는데 진희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어느새 눈빛이 변해있다.

나와의 짧은 대화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진희는 미국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나 보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나를 꽉 껴안는다. 향긋한 샴푸 냄새가 코에 들어온다.

병조판서야 꽃꽃이 할 생각하지 마라. 지금은 그럴 분위기 아니다.

진희도 내 막대기를 느꼈는지, 당황해하더니 배시시 웃는다.

"선배 미안해요. 오늘은 그냥 가볼게요. 세연이 만나야겠어요."

"미안하다고는 굳이 말 안 해도 되는데."

"헤헤헤. 여기는 아닌데요?"

내 막대기를 손끝으로 툭 친다. 내가 순진한 아이를 흑화시킨 건가?

"항상 고마워요. 제 인생 최고의 행운은 선배를 만난 거예요."

진희는 나를 꼭 안아주고 빌라를 나갔다.

"하...."

깊은 한숨이 나온다. 말은 쿨하고 어른스럽게 했지만, 나라고 어찌 아쉬움이 전혀 없겠는가?

특히 진희는 전생에 나랑 친했던 후배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보내는 게 아쉬웠다.

그래도 이게 맞다.

선미의 원룸 앞. 나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서 있다.

조금 있자 이선미가 인상을 잔뜩 쓰고 나온다.

"이 시간에 웬일이야?"

"친구 얼굴 보러 왔지."

"하고 싶어서 온 건 아니고?"

"아니거든요. 커피나 한잔하자."

"으 추워. 겨울에는 부르지 좀 마. 커피 어디서 마실 거야?"

"너희 집?"

"지랄. 놀이터에서 먹자."

"입 돌아가!"

"내가 주먹 날려서 다시 돌려줄게."

가시나야 고맙다. 그럴 줄 알고 커피는 이미 사 왔다.

우리는 공원에 앉았다. 뜨거운 커피를 건네자 어깨로 툭 친다.

"따서 줘."

"여왕님이냐?"

"손톱 다듬어서 아프단 말야."

"알겠습니다. 마마."

커피를 따주자 홀짝홀짝 마시더니 나를 본다.

"그런데 진짜 무슨 일이야? 얼굴을 보아하니 사고 친 건 아닌 거 같고."

"선미야. 너 혹시 휴학하거나 어디 갈 생각 없지?"

"응? 없는데. 당분간 서울은 좀 왔다 갔다 해야 할 거 같고. 갑자기 왜?"

"진희 미국 간데."

"어? 정말? 미국?"

진희와 있었던 일을 선미에게 이야기해줬다. 선미는 다 듣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잘됐네."

"그렇지?"

"응. 남들은 가고 싶어도 못 가는데. 너는 좀 허전하겠다."

"맞아. 시끌벅적했다가 갑자기 확 줄어드는 느낌이야. 너도 느꼈겠지만, 내가 진희를 유난히 아꼈잖아."

"그렇지. 나 처음에는 너 친동생인 줄 알았어. 그러고 보니 서영 언니도 내년은 휴학하고. 진희도 휴학하고. 임석훈도 휴학했고. 혹시 네가 데스노트 아냐?"

"너도 휴학하기 싫으면 조심해라."

"흥. 뭐래? 세연이한테는 말했어?"

"진희가 이야기 한데. 아. 몰라."

"너 되게 가을 탄다. 여기 온 이유를 알겠네."

"뭐?"

"마음이 허전해서 왔잖아."

"어떻게 알았어?"

"뻔하지 뭐."

선미는 커피를 마시며 웃는다.

선미 말이 맞다. 한동안 인싸의 삶을 살다가 갑자기 다시 혼자 컴퓨터 앞에서의 삶을 사니 허전하다.

"그런 거 알면 우리 집에 놀러 좀 온나."

"낮에만 갈 거거든. 임석훈 부르지 그래? 뭐한데?"

"임석훈? 안 그래도."

- 아아. 거기 경찰서죠? 여기 놀이터인데요. 웬 연인이 애정행각을 너무 찐하게 벌려서 전화했어요. 이 새끼들 다 콩밥 좀 먹이세요.

새끼. 양반은 안 되네.

벤치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임석훈이 전화를 하면서 우리에게 걸어오고 있다.

"야! 너희 둘 꼼짝 마. 경찰 아저씨 와서 잡아가기로 했으니깐."

"지랄하세요~ 미친 새끼. 너는 군대를 가도 정신을 못 차리냐?"

"와. 이선미! 오빠 안 본 지 오래됐다고 바로 뭐라 하네."

"너는 왜 왔어?"

"네 낭군님한테 물어보세요."

임속훈이 중지로 나를 가리킨다.

"미친놈아. 내가 왜 이선미 낭군이냐?"

"것 봐. 둘 다 냐~ 냐~로 말 끝내잖아. 닮아가는 거지. 아! 선미야! 잠시만!"

이선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임석훈을 개 잡듯이 팬다. 이런 모습 반갑네.

두들겨 맞은 임석훈은 억울한 지 한 손에 들고 있는 맥주를 꺼냈다.

"야! 그만 때려. 내가 너희들 생각해서 맥주까지 사 왔어!"

"이 추운 날 맥주를 먹자고?"

"민현찬. 많이 약해졌다. 우리가 언제 추위에 진 적이 있어? 오히려 더 좋지. 술도 안 식고, 마시면 몸도 뜨거워지고."

"잘났다 잘났어 먹자."

놀이터에서 우리만의 조촐한 맥주 파티가 벌어졌다. 30살 넘은 나이에 놀이터에서 깡맥주라니.

피식 웃는데, 임석훈이 나를 바라본다.

"그런데 왜 불렀어?"

"응? 그냥. 오래간만에 얼굴 보려고."

"이 새끼가 이럴 놈이 아닌데. 야 이선미. 인마 무슨 일인데?"

"진희 미국 간데."

"어? 그래? 잘 갔다 오겠지. 뭐."

매정한 녀석.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자 더 어이없어한다.

"야. 원래 사람은 가고 다시 돌아오는 거야. 그 유명한 말 있잖아."

"뭔데?"

"자연은 진공관을 허락하지 않는다인가?"

"진공관이 아니라 진공."

"여튼. 우리 셋도 마찬가지야. 때로는 멀어지고 때로는 가까워지는 거지. 다른 사람이 빈자리를 채우기도 하고. 그런데 중요한 건 뭔 줄 알아?"

임석훈이 우리 둘에게 어깨동무했다.

"다시 만나도 안 어색하다는 게 중요한 거야. 한 달 만에 만나도 우리는 하루 만에 본 거 같잖아. 그게 친구 아니겠어?"

"너 미쳤냐? 왜 이리 올바른 말을 하냐?"

"너도 군대에 가. 그럼 나처럼 정신 차리게 되니깐."

"동사무소는 어떻게 됐어?"

"...술이나 먹자."

나 도대체 동사무소에서 어떤 사고를 친 거니?

간헐적 천재인 임석훈 말이 맞다. 헤어지고 만나는 게 인연이다. 석훈아. 그래도 너는 너무하다. 얼굴 좀 보고 살자.

"그래도 너무 얼굴 안 비춘다. 잊어먹겠다."

"나? 아 몰라. 죽었다고 연락 안 오면 잘 지내는 거야. 아니면 올해 연말에 다 같이 보던가."

"다 같이?"

"응. 오래간만에 06학번 모여서 송년회나 하자."

괜찮겠네.

"선미야 너는 어때?"

"응? 나는 괜찮아. 아! 깜빡했다."

이선미가 화들짝 놀라면서 손뼉을 쳤다. 또 무슨 일이니? 나 요즘 주변이 너무 급격히 변해서 정신없거든.

나는 선미를 보며 말했다.

"뭐? 나 지금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상태니깐 놀라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세연이가 크리스마스 이브날 파티하자고 했어."

"너한테? 웬일이래? 어디서?"

"현찬 선배네 집에서 하자던데?"

"현찬 선배라. 나는 아니지?"

선미가 고개를 도리도리하면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킨다.

"야! 왜 우리 집을 삼인칭 것들이 정해?"

"네가 그렇게 말하면 세연이가 이렇게 말해달래."

"뭐라고?"

"뭐래? 내 맘인데요. 라고."

이세연! 이 망할 가시나!

뭐 그래도 굳 아이디어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모이는 것도 괜찮지.

지난 연말은 은미가 소속사에 들어가면서 쓸쓸히 보냈다.

하지만, 이번 연말은 많이 바쁘겠다.

< 기말고사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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