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20화 (120/295)

< 기말고사 >

갈색 금발을 휘날리며 나에게 오는 엘레나. 한 손에는 캔 커피를 들고 있다.

"안녕 엘레나. 담배 냄새 놔."

"괜찮아. 오랜만. 여기 커피."

"웬 커피?"

"우리는 마음 친구잖아~"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웃지 마. 나에게는 '너는 나를 만족 못 시켰어!'로 들려! 너 조만간 아관파천 할 거니깐 긴장하고 있어라.

나는 엘레나가 주는 커피를 받았다. 그런데 정말 웬일이니? 얼굴에 할 말이 있어 보인다.

"잘 마실게. 공부하러 왔어?"

"응. 시험 기간이다. 아! 나 현찬에게 할 말 있어."

"고백이면 하지 마. 안 받아 줄 거니깐."

"냐하하하. 그런 말 쉽게 한다. 역시 카사노바야. 너에게는 고백 안 해."

시베리아 바람이 매섭구나.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무슨 할 말이야?"

안 그래도 상처 입었는데 '공모전 할래?'라고 물어보면 너 나한테 죽는다.

"나 사람 만나는 곳 추천해줘."

"사람? 갑자기?"

"응. 많은 사람 만나고 싶어. 현찬은 사람 많이 알잖아."

"농구 동아리 하잖아."

"농구 동아리 이제 잘 안 나가. 현찬도 안 나오잖아."

"나는 추워서 안 나가는 거지."

"나도 추워. 그리고 농구 말고 새로운 거 하고 싶어. 여성스러운 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여성스러운 거라.

"그럼 다른 동아리 해보는 건 어때?"

"괜찮은 데 있어? 추천해줘."

"어떤 거 하고 싶은지 말해줘. 그럼 알아봐 줄게."

"사진 동아리 어떨까?"

"사진 동아리? 음... 아! 사진 동아리!"

"왜? 아는 곳 있어?"

그래! 사진 동아리! 왜 잊고 있었지? 군대 갔다 온 후 가입한 동아리여서 잊고 있었구나. 썩 좋지 않은 추억이기도 하고.

전생에 전역하고 친구의 권유로 동아리에 가입했었다. 군대 물도 안 빼고, 학교도 휴학 상태여서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다가, 일만 오지게 하고 나왔었다.

나를 그 동아리에 처박은 친구는 바로 박호빈이다. 자기 어릴 때 친구가 부탁했다면서 나를 넣었는데, 나는 거기서 데이터파일이랑 필름을 받아서 사진 인화를 했었다. 말이야 거창하지만, 결국 심부름이다. 돈 못 받은 적도 있고.

그러고 보니 호빈이는 뭐하지? 이 새끼도 군대 갈 때가 다 되었는데.

"현찬?"

"아. 쏘리. 잠시 생각한다고. 내가 아는 괜찮은 곳이 있어."

"진짜? 그럼 나 소개해줘."

"그런데 지금은 안 뽑아. 내년 2월에 또내기 뽑거든 그때 말해줄게."

"또내기가 뭐야?"

"신입생 아니고 2학년 이상인데 새로 오는 사람을 부르는 거야."

"어렵다. 무슨 말이야?"

"간단히 말하면 중고신인이야."

"아! 이해됐다! 그럼 그때 부탁할게!"

엘라나는 고마운지 연신 손을 흔들고 갔다.

나도 고마워 엘레나. 덕분에 변한 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곳이 떠올랐어.

"선배!"

"선배~~"

깜짝이야. 노란 머리와 검은 머리가 어느새 내 뒤에 서 있다.

"솔직히 말해라. 너희 둘이 몰래 나 암살하려고 했지?"

"뭐래? 아닌데요? 밥 먹어요."

"밥? 뭐 사서 왔어?"

진희가 웃으면서 가방을 든다.

"유부초밥이에요."

"너 어제 이거 싸느라고 늦게 잤구나."

"아니에요. 가게에서 남은 거 받아 왔어요."

"선배! 우리가 유부초밥 준비했으니깐, 선배가 컵라면 쏴요."

"이럴 거면 도서관이 아니라 소풍을 가자."

"아! 빨리요! 배고프단 말이에요."

"선배~ 저도 배고파요. 어서 가요~"

왼손을 진희가 잡고 내 등을 세연이가 민다.

이것들아! 공부는 언제 할래?

우리는 매점으로 갔다.

똑딱 똑딱

멀리 있는 시곗바늘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거 보니 공부가 하기 싫기는 싫나 보다.

지금 시각은 밤 9시. 도서관에는 이제 사람이 거의 안 남아 있다. 내 주변에는 진희와 세연이만 앉아 있다.

공부하는 세연이를 쳐다보자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슬쩍 본다.

"왜요?"

"신기해서 쳐다봤다."

"뭐래. 어서 공부나 해요."

이세연. 집중력 좋다. 한번 앉으면 다른 데는 아예 안 보고 공부만 한다.

이번에는 반대편을 봤다. 진희는 열심히 연습장에 곰돌이를 그리고 있다. 한참을 그리다가 내가 보는 걸 느꼈나 보다. 움찔하면서 고개를 갑자기 돌리더니, 눈이 마주치자 해맑게 웃는다.

나는 진희 곰돌이 옆에 글을 적었다.

- 공부해라.

- 헤헤헤. 선배~ 졸려요.

- 그러다가 너 학점도 자겠다.

- 공부하기 싫어요.

책상에 엎드려서 얼굴을 부비부비한다. 아이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나는 공부를 다 했다. 집에 혼자 가봤자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두 사람과 같이 있는 중이다.

그냥 술이나 마시러 갈까?

고민하는데 누가 내 팔을 톡톡 쳤다. 고개를 돌리자 세연이가 연습장에 뭔가를 끄적이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 선배 술 마시러 안 갈래요?

- 술? 공부나 해. 다음 주면 바로 시험이야."

- 주말도 있고 공부 다 했어요. 진희야 어때?"

진희는 당연히 가고 싶겠지. 도서관에 있어봤자 곰돌이 100마리만 그릴 것 같은데. 이럴 거면 차라리 눈알을 붙이는 알바를 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습장을 진희에게 건넸다. 역시나구나. 연습장을 보자마자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선배 어때요?"

"선배~ 우리가요~~~"

두 사람은 내 양팔을 잡고 흔든다. 너희들이 잘 모르는데, 가장 놀고 싶은 건 나야.

인생 2회차. 돈도 많겠다 목숨 걸고 공부할 필요 없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기도 하고.

"그래 가자."

우리는 짐을 정리하고 도서관을 나왔다.

딸랑.

학교 앞 호프집에 들어가자 세연이가 투덜 대면서 자리에 앉는다.

"선배 집에서 마시면 되지, 왜 여기서 먹어요?"

"청소하기 귀찮잖아. 그리고 너도 집에 가기 편하고."

"응. 그렇긴 하네. 그래도 선배 집이 재밌는데."

옆에 있던 진희도 아쉬운지 입을 쭈뼛 내민다.

"맞아. 보드게임도 할 수 있잖아요."

"너 혹시 우리 집을 보드카페로 아는 건 아니지?"

"헤헤헤. 비슷하게 생각해요. 술 마시면서 놀 수 있는 보드카페? 얼마나 좋아요!"

"맞아! 맞아! 피곤하면 잠도 잘 수 있고."

"너희 둘은 이제 우리 집에 오면 돈 내라."

"아아~~ 선배~~ 너무 해요."

"돈 얼마면 돼요?"

참 같은 말에도 다르게 이야기한다. 황희 정승이 검은 소 누렁소 누가 더 일 잘하는지 물어본 이유를 알겠다.

- 누가 더 잘해?

호구신님 님이 황희정승이세요?

- 요즘 너무 하는 일이 없는 거 같아서.

그럼 가차 이벤트나 하나 만들어 주세요. 이상한 섹드립 그만 치고요.

갑자기 내 앞에 손이 왔다 갔다 한다. 이세연이 멍한 내가 이상했는지 빤히 보고 있다.

"선배! 무슨 생각 해요?"

"너희 둘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째 둘이 맨날 붙어 다니냐?"

"헤헤헤. 그러게요? 어쩌다 보니 둘이 단짝 되었어요. 아쉽다."

"응? 뭐가 아쉬워?"

"아니에요."

찰나 같은 순간 진희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 무슨 일 있나? 옆에 있던 세연이가 아무렇지 않아 하는 걸 보니 기분 탓인가 보다. 술이나 먹자.

김치찌개, 순대 볶음, 치킨 등을 시켜서 소주를 마셨다.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조금씩 취한다.

채워줄 게 가~ 득히 원샷! 하면서 사정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는 거 보니 그만 마실 때가 되어가나 보다.

"선배! 그런데 그거 들었어요? 진희 대단해요!"

"아~~ 세연아 말하지 마~"

"왜~ 좋은 일이잖아. 진희 녹음해서 소속사에 보냈대요."

"정말? 진희야 정말?"

"헤헤헤. 네. 조금 됐어요. 한 달 정도?"

"결과 나왔어?"

결과라는 말에 진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세연이도 결과는 몰랐나 보다. 어찌할 줄 모르는 얼굴로 진희를 본다.

"진희야..."

"아! 세연아 괜찮아. 나 어제 연락 왔어. 미안하대. 헤헤헤. 어쩔 수 없지. 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말 안 해서 미안."

"아니야. 내가 미안해."

두 사람은 서로 당황해한다. 내가 분위기 정리해 주자.

"갑분싸네 갑분싸. 괜찮아 진희야. 요즘 음악 장르가 너를 아직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야."

"갑분싸가 뭐예요?"

"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 줄임말이야."

"헤헤헤. 그게 뭐예요~ 줄임말 뷁이야."

"뷁? 설마! 그거 옛날 말이잖아~"

"그래요? 아직 쓰지 않나?"

"아니거든요. 진희 완전 옛날 사람이야.~"

"아니에요! 선배가 옛날 사람이에요~"

진희는 기분이 풀렸는지 웃는다. 세연이도 진희가 웃자 마음이 편해졌는지 얼굴이 펴졌다.

"선배!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화장실에 가는 이세연. 진희는 그런 세연이를 보더니 깊은 한숨을 한 번 쉬고 나에게 말했다.

"선배... 할 말 있어요."

"왜? 무슨 일 있어?"

"사실 한번 보고 싶다고 연락 왔었어요."

"진짜? 잘됐네! 세연이한테도 이야기하지 그랬어?"

"어차피 못 가니깐요. 그래서 이야기 안 했어요."

"왜 어차피 못가?"

"집에서 하지 말래요."

"집에서? 아! 부모님이 의사라고 하셨지?"

"네..."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린다.

지금은 2007년. 어른들에게는 가수 이미지가 아직은 안 좋을 때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등 2세대 아이돌이 나오고, 슈퍼스타 케이부터 시작해서, 케이팝 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발해질 때쯤 연예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확 달라진다. 아직은 아니다.

더군다나 부모님이 의사라면, 더욱 보수적일 가망성이 크다.

"아빠가 안 되면 엄마한테 이야기해봤어?"

"엄마가 제일 많이 반대해요."

"어머님은 뭐하셔?"

"엄마도 아빠랑 같이 의사예요."

사랑한다. 나랑 결혼하자. 아차차 정신 차리자.

이세연이랑 잘 맞는 이유가 있었네. 진희 집도 부자구나.

"더군다나 제가 외동딸이어서요. 그래서 더욱 못하게 하시는 거 같아요. 그냥 평범하게 졸업하고 취직하기를 바라셔요. 공부 잘하라고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외동딸이라. 정말 사랑한다. 진짜로 나랑 결혼하자.

아차차. 왜 이러냐 현찬아. 지금은 진지해야 한다.

"그렇구나. 어렵네."

"네. 그래요."

"두 사람 뭐가 어려워요?"

깜짝이야. 언제 왔니? 이세연이 손에 묻은 물을 탈탈 털면서 앉는다.

"그런 게 있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뭐래. 별 이야기 안 했을 거면서. 진희야! 다른데도 같이 넣어보자! 내가 보기에는 너 정말 잘해."

"아니야. 세연아 사실 나 연락 왔었어."

"어? 정말?"

응? 너 이렇게 말하니? 하긴, 마음이 여린 진희다. 두 번은 거짓말은 못 하나 보다. 진희는 나와 했던 이야기를 세연이에게 말했다.

"진짜? 어떡해! 너 노래 하는 거 부모님이 못 들어 보셔서 그런 거 아냐?"

"내가 아무리 잘해도 안 된대. 어쩔 수 없지. 괜찮아. 나는 그냥 노래 하는 게 좋아."

애써 환히 웃는다. 세연이는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픈지 진희를 안아준다.

"헤헤헤. 고마워 세연아. 나도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이번에는 진희가 화장실로 갔다. 그러자 세연이는 한숨을 쉬면서 나를 봤다.

"선배! 보고만 있을 거예요? 우리가 부모님께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서라 세연아. 그거는 안 하는 게 좋아."

"왜요! 답답하잖아요!"

"그래도 참아."

내가 세연이와 마찬가지로 20대 초반이었다면 달려 갔을 거다. 만화에서 보면 많이 있잖아? 친구들이 주인공 부모님 설득하고, 끝내 허락을 받아 주인공은 승승장구하는 거.

하지만 그거는 만화일 뿐이다. 30살의 나이와 경험으로 가족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게 좋다는 걸 나는 안다.

잘 돼도, 못 돼도 상처만 될 뿐이다.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너무 아까워요."

"나도 그래. 차라리 회사가 없다면 내 돈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이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극복해도, 못해도 진희가 해야만 하는 거야."

"진짜 냉정하다."

세연이는 술을 한 잔 마셨다. 한동안 고개 숙이고 생각하더니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본다.

너는 또 왜 울려고 하니?

"미안해요..."

"뭐가? 왜?"

"생각해보니 선배 말이 맞아요. 선배 성격상 안 도와줄 사람이 아닌데.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으니깐 선배도 답답하겠죠. 생각 못해서 미안해요."

"술을 콧구멍으로 마셨어? 웬일이야? 네가 선배 생각도 다 하고."

"생각해줘도 꼭 이상한 말 해. 그래도 이런 거 보면 선배는 참 어른이네요."

"우리 조금 더 어른처럼 놀아 보는 건 어때?"

"야! 민현찬!"

"귀 떨어지겠다. 그렇게 기운차게 있어. 우리마저 쳐지면 진희는 더 쳐진다. 진희야! 올 때 소주 한 병 더 가져와! 마시고 죽자!"

화장실에서 고양이 걸음으로 몰래 오는 진희. 내가 외치자 화들짝 놀란다.

"너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에이~ 세연이는 몰랐잖아요~"

"쟤는 진짜 고양이니깐 그렇지."

"선배! 내가 왜 고양이예요?"

"너는 고양이. 그리고 진희는 강아지야."

"헤헤헤~ 나는 불독 해야지. 왕! 왕!"

진희가 의자에 앉아서 강아지 흉내를 냈다.

귀엽기는 한데...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건 세연이도 마찬가지인지 당황해한다.

"왜 나한테만 그래요! 웃어줘요!"

"하.하.하."

"킥. 킥킥.."

"진짜 다들 너무해! 안 놀 거예요. 헤헤헤. 그래도 좋다. 이렇게 세 명이 술 마시니깐."

"그렇지. 자 그럼 다 같이 짠 하자."

짠.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기분 좋게 술집에 울렸다.

내일부터 시험이다.

오늘은 일요일. 혼자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

겨울이라서 춥다. 나는 집에 혼자서 보일러를 잔뜩 틀어놓고 팬티만 입고 있다. 요런 돈 지랄도 좋네.

"공부는 이 정도면 됐고 풋볼 매니지먼트나 해 볼까?"

- 너 왜 혼자 말하냐?

"그러게요. 맨날 다 같이 모여 있다가 혼자 있으니 쓸쓸해서 그런가 봐요. 왠지 풋볼 매니지먼트를 켜면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릴 거 같아요."

- 기대하고 있나 보네?

"기대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시험 기간이면 찾아오는 사람 한 명 있잖아요."

이번 기말고사 때는 이세연이 안 오려나? 오라고 할까?

아니다. 이세연이 오면 내가 가만히 안 놔둘 게 뻔하다. 그럼 너무 대놓고 섹스하러 오라고 한 거처럼 느낄 수 있다. 그냥 풋볼 매니지먼트나 하자.

풋볼 매니지먼트를 켜고, 에디터로 강날두 프로정신과 스포츠맨십을 1로 만들 때쯤 기대하는 소리가 들렸다.

-쾅쾅쾅!

그때, 왔구나! 팬티만 입은 채 서둘러 달려나갔다.

문을 열면 이세연이 내 모습 보고 화들짝 놀라겠지? 나는 왜 세연이한테만 점점 악당이 되어가는 걸까?

"누구세요?"

현관문 앞에서 당차게 외쳤다.

"선배. 저 진희예요. 놀러 왔어요~"

...

"진희야! 잠시만!"

진희네. 진희도 반갑다. 하지만 일단 바지부터 빨리 입자.

< 기말고사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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