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109화 (109/295)

< 중간 고사 >

나는 가슴을 빨고 세연이는 말을 이어간다.

"게다가 엘레나는 외국인이잖아요."

촤릅.촤릅.

"얼굴도 예쁘고 운동도 잘하고. 남자들은 외국 여자 환상 있다면서요?"

촤릅.촤릅.

퍽!

"선배! 지금 사람이 진지하게 말하잖아요!"

가슴을 빠는 내 머리를 한 데 치고는 씩씩댄다.

아오! 가시나. 그래도 가슴이 좋다.

"내 이야기 듣기는 한 거예요? 빼지도 않고."

"그럼. 다 들었어."

"일단 빼고 이야기해요."

막대기를 뽑고 서둘러 수건을 가져왔다. 세연이는 내 손에서 수건을 확 뺏어서 계곡을 닦고, 나는 가슴을 빨았다.

"아! 진짜 내가 무슨 말 했는지 말해봐요."

"...엘레나는 나쁜 년이다?"

"아하하하!"

기분이 좋은지 환하게 웃는다. 이거 제대로 대답한 거 맞지?

그렇다면 포상을 받아야지. 다시 가슴을 빨았다.

"진짜 못 살어. 선배. 그만 해요."

"왜?"

"무겁잖아요."

지금 우리는 소파 위에 있어서, 내가 위에 올라탄 자세다.

"침대로 가요."

"어! 어! 알겠어."

"못살아."

내가 위에서 내려오자 웃으면서 속옷을 입는다. 잠시만? 이건 나가린데? 에이. 아니겠지.

그래! 이건 벗기는 재미를 나에게 주기 위해서다.

우리는 침대로 갔다. 세연이가 눕자, 나는 옆에 누워서 브래지어를 위로 올리고 가슴을 핥았다.

이세연은 그런 나를 꼬옥 앉아준다.

"...좋아하는 거라면 그런 말 못 하겠죠. 선배가 따라 다닌 게 아니라면 됐어요."

좌릅. 좌릅

퍽!

"야!"

또 내 머리통을 쳤다.

"하... 진짜... 내가 어쩌다가. 선배!"

이제 장난은 여기까지다. 진지하게 이야기해주자.

"세연아 선배는 네 마음 알아. 내가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주위를 맴도니까 신경 쓰인 거 아냐? 촤릅 촤릅."

"...맞아요."

"걱정하지 마. 나와 엘레나는 타짜 알지? 거기서 곽철용과 고니의 관계야."

"그게 뭐예요?"

돈 때 먹은 사람과, 돈 뜯긴 사람 관계지.

"여튼 네가 훨씬 소중해."

"정말요?"

"그럼. 그러니깐 가슴 계속 빨게."

"그럼 그만 해요. 나 기분 좋아졌어요."

이게 무슨 소리지?

고개를 들자 환하게 웃으면서 내 머리를 밀친다. 밖으로 나가서 옷도 다 챙겨 입더니, 소파에 누웠다.

쓰읍. 우리 2차전은?

슬쩍 옆에 앉아서 허벅지에 손을 대자 나를 노려본다.

"손대지 마요."

진심이구나. 여자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다음 날 아침 도서관.

아침 여섯 시부터 준비한 나와 세연이는 일찍 자리를 잡았다. 아직 7시까지는 시간이 남아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다.

졸린 정신에 머리를 꾸벅이는데, 세연이가 나에게 연습장을 건넨다.

- 선배 앞에 봐요.

누가 있길래 그래?

어라? 고개를 들자 엘레나가 보인다. 나를 보며 환하게 손을 흔들고는 자리에 앉는다. 지금 앉은 자리는 내 대각선 앞자리다.

엘레나가 앉자, 이세연은 다시 연습장에 끄적인다.

- 선배가 불렀어요?

- 아니거든. 나도 깜짝 놀랐다.

- 아씨 신경 쓰여.

이번에는 고양이가 되어 노려본다. 그럼 뭐해?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는 호랑이는 신경도 안 쓰고 가방에서 책을 꺼낸다.

괜히 내가 불편하다. 일단 공부하자.

툭툭,

책을 보는데, 누군가 내 책상을 친다. 이번에는 어떤 사람일까?

고개를 들자 잠이 덜 깬 선미가 서 있다. 자리에 앉고는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가만히 있는다.

연습장에 '너 뭐하냐'라고 적는데, 갑자기 고개를 돌려 엘레나를 빤히 바라본다.

선미야 네가 아무리 강해도 엘레나 한테는... 되네?

탁!

엘레나는 선미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며 책상을 쳤다. 선미가 이상하게 보면서 고개를 좌우로 끄덕이자 고개 숙여 사과한다.

고수들의 싸움인가? 옆에 있는 이세연이 아이처럼 느껴진다.

도자위 자리 정리가 끝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선미는 졸린 눈을 비비며 나를 본다.

"너희 동아리 사람 아냐?"

"맞아. 어떻게 알았어?"

"과티 패션쇼 할 때 잠시 봤었어. 네가 부른 거야?"

"아니야. 나도 깜짝 놀랐어. 왜? 신경 쓰여?"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세연이랑 진희가 불편해할까 봐 그러지. 그러고 보니 진희 안 왔네?"

"어제 공연 늦게까지 했다던데, 쓰러졌나 봐."

"걔는 공부는 언제 한데?"

"진짜 놀라운 이야기 해줄까? 진희가 이등이야."

"정말? 그럼 일학년 과 탑은 누구야?"

"네 옆에 있는 사람."

선미가 놀라면서 세연이를 본다. 나도 처음 들었을 때, 놀랐다.

세연이는 수능 때 아마존 익스프레스 탄 것처럼 점수가 떨어져서 우리 학교 왔단다.

"세연아! 정말이야?"

"네."

"너 아깝겠다. 재수해!"

"아? 괜찮아요. 그런데 우리 진짜로 하루 종일 이렇게 공부해야 해요? 신경 쓰여요."

고양이같이 날카로운 눈이 째진다. 선미는 보더니 빙긋 웃는다.

"어쩔 수 없잖아. 아! 좋은 방법 있다. 현찬이 너 집에 가면 되겠다."

"내가 집에 가면 네 필기 노트는 누가 할 건데?"

"...그냥 공부하자. 우리 담배나 하나피자."

"선배.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세연아! 너도 이 기회에 담배 피우는 건 어때? 아!"

가시나. 안 그래도 요즘 안 밟는다 했다. 내 발을 콱 밟고는 열람실로 들어간다.

"야! 너는 나랑 선미 대하는 게 왜 이렇게 틀려?"

"선배는 나쁜 놈이잖아요. 갈게요."

엘레나랑 같은 말 하네. 세연이는 열람실로 들어가고 나와 선미는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

"자 마셔."

"땡큐."

뜨거운 커피를 선미에게 건넸다. 차가운 아침 가을바람이 우리 뺨을 스친다.

칙.

담배에 불을 붙이는 선미의 가녀린 뺨이 보인다.

"너 살 빠졌어?"

"지랄. 아닌데? 아! 잠시만, 너 혹시?"

"혹시 뭐요?"

"내 알몸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

"풋!"

그래! 섹드립은 네가 원조였지?

내가 커피를 뿜자 선미는 일학년 때처럼 깔깔거리며 웃는다.

"선미야. 너는 어째 옛날 그대로야?"

"그럼. 옛날 그대로지. 변하면 죽을 때 다 된 거야."

"그러고 보니 요즘 어디 갔었어? 얼굴 보기 힘들다."

"이틀 동안 서울 갔다 왔어."

"왜? 남자친구라도 생겼어?"

내 질문에 선미는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어? 네가 그런 것도 다 물어봐? 이제 나 안 좋아하나 봐? 섭섭해."

"웃기네. 섭섭하기는. 그렇게 좋다고 고백해도 찰 때는 언제고."

"지금 다시 고백해 봐."

"나랑 사귀자."

"응. 꺼져."

"졸라 고맙다. 그런데 진짜 왜 갔다 온 거야?"

"집에 일 있어서 갔다 왔어. 나는 남자친구 언제 사귀려나. 하필 옆에 있는 친구가 이렇게 잘생기고, 돈도 많다니. 슬프다."

"왜 내 핑계를 대?"

"너보다 잘난 사람 만나야지 덜 억울할 거 아니야!"

"네. 대단합니다."

담배가 타들어 간다. 커피는 이미 거의 다 마셨다.

"그런데 집에는 무슨 일이야? 힘든 일이면 말해."

"응? 그런 거 아닌데. 다음에 말해줄게. 우리 시험 끝나면 바로 엠티 갈 거지?"

"그래야지. 끝나면 바로 가자."

"학회장인 누구 때문에 당분간 붙어 다녀야겠네."

"선미야. 나랑 같이 다니는 거 영광인 줄 알아."

"누나한테 맞는다. 아니지. 나 총무 때려 치운다?"

"누나 잘못했습니다."

"꺄하하하. 너도 일학년 때랑 똑같네. 아~ 잠 와. 나는 이만 들어가야겠다. 너는 조금 더 있다가 들어와."

"왜?"

"저기 손님이 너 보고 있잖아."

선미가 손으로 한쪽을 가리킨다. 손을 따라가자 엘레나가 불안한 얼굴로 서 있다.

"이제 글로벌로 뻗어 가십니다. 민현찬 씨. 먼저 갈게. 이야기 나누고 와."

이선미가 도서관으로 들어간다. 엘레나와 옷깃이 스치는 순간 고개를 슬쩍 숙이고 지나간다.

쟤는 영화를 많이 봤냐? 행동에 포스가 있다.

엘레나는 내 쪽으로 걸어오더니 옆에 앉았다.

"안녕 현찬~"

"어제 잘 들어갔어?"

"응. 연락 안 했는데 안 궁금해?"

어제 헤어질 때 연락 한다고 했지.

야! 전생에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나중에 연락할게'다. 그리고 연락 온 사람은 없엇...

눈물 좀 닦자.

"연락 안 오는 게 더 익숙해서."

"흠. 안 통해."

갈색 금발을 휘날리며 웃는다.

너 설마 연락하겠다고 하고 연락 안 해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을 쓴 거야? 그거 엄청나게 고전이야. 역시 고전문학의 나라 러시아인답다.

"그런데 오늘 왜 내 앞에 앉았어?"

"같이 공부하고 싶어. 그런데 여자 너무 많아."

"소개시켜 줄까?"

"나쁘다."

"아. 나쁜 의도라 한 말 아니야. 괜찮은 친구여서."

"알아. 알아. 현찬은 여자 마음 잘 알아. 그런데 때로는 몰라."

나를 빤히 본다. 참 이럴 때는 전생의 기억은 사라지고 그냥 순수한 외국 소녀다.

"내 옆에 누구야?"

"선미? 내 제일 친한 친구야. 왜?"

"정말 예뻐. 그런데 무서워."

엘레나는 고개를 푹 숙인다. 러시아인의 기상이 그것 밖에 안 됩니까?

"엘레나 잠시만."

나는 자판기에 가서 따뜻한 커피를 하나 뽑아왔다.

엘레나에게 건네자 환하게 웃는다.

"왠 커피야?"

"나만 마시잖아. 아침에 커피 한잔 마셔줘야지."

"역시 카사노바다! 세심하고 친절해. 기분 좋아."

"카사노바는 무슨."

피식 웃자 엘레나는 내 팔을 팡팡 치며 환하게 웃는다.

너 왜 이리 기분 좋아 보이니?

"냐하하하~ 고마워. 내일 뭐 해? 금요일이잖아."

"내일?"

내일은, 세연이도 서울 가고, 선미도 서울 가고, 진희는 공연 하고... 왕따네.

"내일은 할 거 없어."

"그럼 우리 집 올래? 밥 먹자. 우산이랑 커피 보답할게."

"알겠어. 선물로 뭐 사 갈까?"

"괜찮아. 그냥 와도 돼. 그럼 나는 갈게. 내일 봐."

엘레나는 웃으며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엘레나의 집 앞에 왔다.

러시아에서 조금 사나 보다. 단출한 원룸인 줄 알았는데, 투룸이다.

- 딩동.

"잠시만."

문이 열리며 엘레나가 나왔다.

"현찬 왔어?"

"어우야..."

"왜?"

"아니야."

짧은 반바지에 끈 나시로 된 원피스를 입었는데, 몸매가 엄청나다.

키랑 가슴 크기는 사실, 세연이랑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밸런스가 다르다.

특히 턱이 크지만, 얼굴은 주먹만 해서 8등신은 되어 보인다.

그리고 중요한 건, 노브라다. 나를 유혹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이것이 서양의 자유분방함인가? 유두가 톡 튀어나온 게 보인다.

"현찬! 어서 들어와."

내가 빤히 보기만 하자 내 옆에 팔짱을 끼고 집안으로 끌고 간다.

오늘 정신 차리자, 잘못하면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겠다.

"엘레나. 그래도 깨끗하게 지낸다."

나는 들어가자마자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 방을 훑었다.

외국 여자 방은 다를 줄 알았는데, 그냥 흔히 보는 자취방이다.

"응. 너는 익숙해."

"응? 아. 남의 집에서 익숙하게 행동한다고?"

"어! 자연스러워. 현찬은 두 번 안 물어봐서 좋아."

뭐 전생에 엘레나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 하고도 지내본 경험이 있다.

"엘레나가 한국말을 잘해서 그래요. 엘레나 코리안 굿!"

"냐하하하! 캄사합니다! 밥 먹자. 기다려."

"여기 있는 책상 펼치면 되지?"

"네. 펼치면 됩니다."

엘레나는 주방으로 간다. 나는 책상을 펴고 엘레나 옆으로 갔다.

주방 곳곳에는 이미 음식이 한가득하다.

"와. 이게 다 뭐야?"

"널 위해 준비했어. 먹어봐."

끓고 있는 냄비에서 한 숟가락을 퍼서 준다. 먹어보니 담백하고 맛있다.

"음. 괜찮아. 맛있어."

"러시아 생선 수프야. 다행이다. 향 괜찮아?"

"향신료? 응. 괜찮아."

"고마워."

엘레나는 음식을 그릇에 담는다.

"도와줄게."

"손님은 앉아있어도 돼."

"한국은 손님도 같이 도와주는 거야."

"정말? 고마워요."

나는 엘레나와 같이 음식을 날랐다. 조그마한 책상 위에는 러시아 음식이 가득 찼다.

"다 됐습니다. 이제 먹자."

"엘레나. 러시아에서는 지켜야 할 음식 예절 같은 거 없어?"

"음... 글쎄? 딱히 없는데, 아! 있다."

"뭐?"

손을 넓게 펼쳐 상 전체를 가리킨다.

"손님은 다 먹어야 해."

"...예의 없는 놈 될게."

"왜? 맛없어 보여?"

아니. 이거 다 먹으면 배 터질 거 같아서 그래.

"농담이야. 잘 먹겠습니다."

"잘 먹어주세요."

시베리아 맛을 한번 보자.

맛있다. 그런데 배 터져 죽을 거 같다.

배를 잡고 누워있는데, 엘레나가 대충 정리를 하더니 음식을 더 가져온다.

"나 배불러. 죽을 거 같아."

"이건 술안주야."

살라미와 절인 오이를 가져와서 책상 위에 놓고, 소주병을 가져온다.

"엘레나! 잠시만."

"응? 왜?"

"술은 내가 준비했습니다."

"정말?"

"응. 짜~잔!"

러시아산 보드카 두 병을 꺼냈다.

"아~! 선물이야?"

"응 한 병은 오늘 먹고, 한 병은 다른 사람 왔을 때 먹어."

"아. 고마워. 현찬. 나 칵테일 준비는 못 했어. 얼음도 없어."

보드카를 스트레이트로 마셔야 하는 건가? 죽는 건 아니겠지?

그래 고량주라 생각하고 먹자.

"괜찮아."

"그럼 잔 바꿔올게."

조금 큰 잔을 가져온다. 나는 보드카를 따서 엘레나 잔에 채웠다. 내 잔을 채우려는데, 엘레나가 뺏더니 부어준다.

"어! 현찬! 나 누나야. 양손. 양손."

"이거는 외국 술이잖아."

"그래도 양손 해야 해."

"알겠습니다. 누나."

"누나 듣기 좋다."

우리는 보드카를 마셨다. 캬~ 독하기는 독하구나. 뜨거움이 목을 타고 내려간다.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제법 많이 마셨다.

엘레나는 풀린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본다.

"현찬은 어떤 여자 좋아?"

"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여자."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어려워."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있어. 그런 사람이 좋아."

"그렇구나. 나는 두근거려?"

내 옆으로 와서 손을 잡더니 자기 가슴 위에 올린다. 원피스 위로 말랑한 가슴 감촉이 내 손에 느껴진다.

잠시만, 이 두근거림이 아니야. 나는 설렘을 말한 거였는데, 아직 은유적인 표현은 잘 모르는구나.

하지만, 나는 기사 민현찬. 섹드립을 아는 남 자지.

"엘레나 옷 입어서 가슴 두근거리는지 잘 모르겠어. 그런데 나는 다른 곳이 두근거려."

"냐하하하. 음흉하다!"

이건 알아듣네?

"누나가 먼저 했잖아."

엘레나 가슴을 주물렀다. 말캉말캉하다.

엘레나는 어느새 나를 보는 눈빛이 변해있다.

"거기 더 두근거리게 해줄게."

"어떻게?"

"침대에 누워."

잠시만, 나는 오늘 순수하게 밥만 먹고 갈려고 했는데.

아까 엘레나가 말한 러시아의 예절이 생각난다. 다 먹고 가야 한다고 했... 정신차리자.

일단 침대에 누웠다.

"현찬! 눈 꼭 감고 있어! 절대 뜨면 안 돼."

"알았어."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다.

두근두근.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딸깍. 찰칵. 스윽~ 스윽~

불 꺼지는 소리와 라이터 소리가 들린다. 옷이 살을 스치는 소리도 들린다.

"이제 눈 떠도 돼."

나는 눈을 떴다.

어우야.

엘레나는 레이스가 달린 시스루 속옷을 입고, 아래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었다. 내 허리에 여성 상위 자세로 올라오더니 씨익 웃는다

"두근거리지?"

당연하지.

광개토대왕 님 보고 계신 가요? 잃어버린 블라디보스톡을 제가 다시 되찾아 오겠습니다.

< 중간 고사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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