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 대회 >
막상 농구 실력을 사려니, 이번 한 번 사용하는데 100 크리스탈은 너무 아깝다.
- 툭.
내 발끝에 농구공이 하나 왔다. 고개를 돌리자, 교환학생으로 보이는 백인들이 나에게 걸어온다.
그래. 미래에 외국인들과 농구 할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아? 특히 미국은 축구보다 농구잖아. 그냥 눈 딱 감고 사자.
나는 화장실에 가서 스마트폰을 불렀다.
디링.
농구 실력 : 100 크리스탈
- 당신의 농구 실력이 아마추어 중에서 상위권 수준이 됩니다. 단! 피지컬에 따른 차이는 있습니다. 얼 보이칸스 나 김승현 선수 같은 실력은 꿈도 꾸지 마세요. 후훗!
놀리냐? 발랄하게 말하네. 여튼 아마추어 상위권이면 충분하다.
디링. 구매 완료되었습니다.
나는 다시 농구 코트로 돌아왔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다.
바지는 반바지이고, 신발은 나이키 에어맥스97 이어서 그냥 뛰어도 된다. 문제는 상의다. 현재 셔츠를 입고 있어서 갈아입어야만 한다. 잠시만. 나는 왜 또 나이키에 점령당했지?
일단 셔츠를 벗었다.
"꺅! 너 뭐해?"
서영 누나가 손가락을 최대한 벌리고 얼굴을 가린다. 진희와 현아도 깜짝 놀란다.
"저도 경기해야죠. 진희야 앞에 유니폼 좀 건네줘."
한쪽 구석에 유니폼이 있다. 아마도 기념이라고 내 거를 같이 맞춰 놨나 보다.
"네. 여기요. 선배 몸 더 좋아진 거 같아요."
진희가 나에게 유니폼을 주면서 말하자, 서영 누나가 씩 웃는다. 나는 누나 입에서 섹드립이 나오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국토 대장정 때 봤어요! 국토 대장정 때!"
"킥킥.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무슨 말 할지 보이니깐 그렇죠. 덤성아!"
코트 위에서 덤성이가 고개를 돌린다. 나를 보더니 두들겨 맞는데 친형이 나타난 것처럼 기뻐한다.
"햄! 경기하실 겁니까?"
"그래. 교체하자."
후배 중에서 한 명이 나와 교체했다.
농구 코트에 들어오자 머리에 농구 지식이 떠오른다. 신기하게도 축구 할 때처럼 어떻게 하면 되는지가 계산된다.
현재 스코어는 6-20으로 14점 차다.
우리가 공격권을 가졌는데, 덤성이가 무리한 돌파를 한다.
"덤성아 뒤로."
몸을 빠르게 움직여 공을 받자, 수비수가 내 앞에 두 걸음 정도 거리를 두고 섰다. 그렇다면?
나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이다.
- 철렁!
"꺄! 삼점이야! 민현차아아아아안!"
골이 들어가자 스텐드에 앉은 서영 누나가 환호한다. 진희와 현아도 덩달아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천천히 우리 코트로 돌아오면서 주먹을 들었다.
- 찰팍.
시불. 경기 중이었지. 상대편이 돌파하는 걸 덤성이가 서둘러 우리 코트로 복귀해서 쳐냈다.
역시 몸에 배긴 게 더 빠르구나.
마침 나에게 공이 굴러왔다. 서둘러 낚아채 상대방 코트로 달리자, 내 앞에 수비가 섰다. 그때 오른쪽에 찬영이라는 후배가 달려가는 게 보인다.
나는 왼쪽으로 돌파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서 오른쪽으로 패스했다. 농구 선수들은 이런 급격한 움직임 어떻게 하지? 무릎 나가겠다.
송곳 같은 나의 패스를 잡은 찬영은 바로 슛을 했다.
-출렁.
"찬영아 나이스!"
"형 패스가 좋았어요"
"다시 수비하자!"
- 민현찬! 이찬영!
아무 말 없이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있던 후배들이,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면서 응원한다.
그중에 몇몇은 오늘 축구 응원도 왔다가 풀 죽어서 갔었다. 내가 한 번은 너희들 기 세워 주마!
-삑
2쿼터가 끝날 때 17-24로 7점 차로 줄어들었다.
*
3쿼터가 끝났다.
축구는 못 할수록 골이 더 많이 나는데, 농구는 골대가 작아서 아닌 가 보다. 현재 스코어는 28-32로 4점 차다. NBA 선수들은 100점씩 어떻게 넣는 거야?
찰싹!
스탠드로 돌아오자 서영 누나가 내 등을 때린다.
"악! 누나 아파요!"
"너 농구 못한다면서? 완전히 잘하는데?"
"그런데 왜 이리 신났어요?"
서영 누나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내 귀에 입을 갖다 댄다.
"너 이렇게 또 누나 불 지피는 거야?"
이번에는 내가 누나 귀에 입을 갖다 대었다.
"아줌마. 조금 있으면 현찬아 '여기 만져봐' 하겠어요."
"뭐야! 그리고 아줌마라니!"
"아줌마처럼 말하니깐 그렇죠."
진희가 이온 음료를 들고 어느새 내 옆에 있다. 현아는 덤성이랑 다른 후배들을 챙기고 있다.
"선배 너무 멋있어요. 여기 음료수요."
"웬일이야? 네가 멋있다는 말을 다 하고?"
"헤헤헤. 항상 멋있다고 했잖아요."
이온 음료를 마시는데 내 귀에서 뭔가 소곤거린다.
"현찬아~ 오늘은 좀 맛있어요~"
"푸우우우욱! 아 진짜! 이 누나가 진짜"
"킥킥킥. 아하하 웃겨."
서영 누나의 청순가련은 이제 없다. 그냥 경영과 섹드립 공장장 하세요.
자! 다시 경기에 집중하자. 나는 후배들을 끌어모았다.
"나를 집중 마크 하니깐 이대로 가다가는 그냥 질 거 같아. 작전을 짜자."
"햄 어떻게요?"
"나는 3점이 되니깐, 밖에 있을게. 그럼 나에게 한 명 붙을 거잖아. 그때 돌파하고 한명 더 붙을 때, 너희들에게 공 돌릴게. 그리고 덤성아 너는 빠른데 슛은 잘 못 하니깐, 수비 위주로 해. 공수 바뀌면 무조건 뒤도 보지 말고 돌아와서 수비해.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자! 손 모으자."
다섯 개의 손이 모였다.
"경영! 경영!"
"화이팅!"
마지막 쿼터 역전 해보자.
코트에 올라오자 연영과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계속되는 수비와 공격에 우리가 근소하게나마 더 득점을 많이 했다.
현재 스코어는 35-36에 우리 공격이다.
- 1분 남았습니다.
"빨리! 오빠! 빨리!"
다급한 이현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도 다급하다. 그때 빈틈이 보였다.
"찬영아."
몸을 재빠르게 움직이며 빈 공간으로 뛰었다. 공은 내 손에 도착했고 가볍게 몸을 띄우다가 다시 외곽에 있는 찬영이에게 패스했다.
정대만을 너에게 넘기겠다.
-출렁
노 마크 상태에서 삼 점 슛이 들어갔다.
"야! 다시 수비해! 슬램덩크 못 봤어!"
서영 누나가 흥분해서 외친다. 하여튼 승부욕은 알아줘야 해요.
틀린 말은 아니다! 모두 다시 돌아가자.
연영과 학생회장이 폭풍의 드리볼로 돌파한다. 지금 이 순간 서태웅이다. 그런 학생회장을 덤성이가 박았고, 학생회장은 넘어졌다.
- 삐익! 파울!
자유투구나.
나는 넘어져 있는 연영과 학회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회장님 괜찮으세요?"
"뭐 경기하다가 그런 건데. 괜찮아. 야! 그런데 오늘 재밌다."
내 손을 잡고 쿨하게 일어나더니 자유투를 준비한다.
의외의 모습이네? 농구를 진짜 좋아하나 보다. 그리고 나도 안 해봐서 그렇지 막상 해보니 재밌다.
출렁. 출렁.
자유투 두 개가 들어갔다. 덤성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에게 온다.
"하.. 햄 죄송합니다."
"괜찮아. 아직 마지막 공격 남았어."
동점에서 우리의 마지막 공격인데, 정말로 이기고 싶다.
재미는 있지만, 힘들어서 연장전은 죽어도 싫다. 갑자기 몸에서 에너지가 샘 솟는다.
"햄!"
덤성이가 공을 나에게 넘겼다. 이 한순간을 위해서 이때까지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지금부터는 개인 돌파다.
"현찬아 달려!"
네 서영 누나. 이 순간만은 누나가 슬램덩크 여주인공이에요.
바디 페인팅으로 한 명을 돌파했다. 그러자 내 앞에 연영과 학회장이 막아섰다.
번개처럼 왼쪽 오른쪽으로 한 번씩 움직이는 순간, 연영과 학생회장의 스텝이 꼬였다. 덤성이와의 충격 후유증이 있나 보다. 그렇다면? 바로 슛이다!
왼손은 거들뿐
- 출렁
- 삐익!
경기가 끝났다!
같이 뛰었던 후배들이 나에게 안겼다. 멀리서는 서영누나와 응원했던 후배들이 달려온다.
"현찬아! 잘했어!"
"덤성아!"
"찬영아!"
서영 누나는 나에게, 후배들은 덤성이와 친구들에게 달려왔다.
"아! 누나 머리에 물 붓지 마요!"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차라리 입에 부어줘요! 갈증 나 죽겠어요."
다리를 숙이자 서영 누나가 입에 물을 부어준다.
좋네. 축구 때 응원 왔다가 우울했던 후배들이 보인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 기분 좋아 보인다.
나는 반대편 연영과 쪽을 봤다. 저기도 아깝게 진 만큼 분위기가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연영과 학생회장이 나에게 걸어오더니 손을 내민다.
"너 농구 잘하네?"
"아니에요. 형이 진짜 잘했죠."
"우리 농구 동아리에 들어올래?"
"동아리요?"
조기축구회 아저씨들이 축구 잘하는 사람 보면 끌어들이는 거랑 비슷한 건가?
연영과 학회장이 농덕이라 생각하니 행동이 이해된다.
"응. 우리 동아리에 외국인도 있어. 같이 하자. 너 그냥 두기는 아깝다."
클럽에서 외국인이랑 놀았던 게 생각난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놀 수 있는 건가? 그래도 지금은 바쁘다.
"형. 감사합니다. 생각해 볼게요."
"할 마음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 줘. 오래간만에 재밌게 뛰었어. 다음에 또 보자."
연영과 학생회장은 환하게 웃으며 내 팔을 두드려 주고 간다.
왠지 조금 친해진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이제 집에 가자.
고개를 돌리자, 서영 누나가 나를 빤히 보고 있다.
"뭐래?"
"농구 동아리 들어오라네요."
"정말! 들어가 현찬아! 내가 응원 갈게."
"누나 솔직히 말해봐요. 키 큰 사람 좋아하죠?"
"아니. 키 크고 몸 좋은 남자 좋아해."
내 가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옷이 물과 땀에 젖어서 몸에 착 달라붙었다.
"아이고. 잡아먹겠습니다."
"잡아먹을까?"
"아! 됐어요. 가요."
우리는 농구 코트를 나왔다.
*
"너 실력는 거 같다?"
"아니야. 오늘은 잘 맞는 편이야."
어느덧 저녁 8시, 당구장에 임석훈과 둘이서 놀고 있다. 임석훈은 쵸크로 큐를 문지르며 나에게 묻는다.
"야. 너 군대는 안 갈 거야?"
"나? 3학년이나 4학년 마치고 가려고."
"캬~ 미친 선택한 내 친구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지금 면제를 구매해도 되지만, 전생에 면제받은 친구가 떠오른다.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왜 면제냐고 질문을 받았었다. 어차피 그런 질문 들을 거 최대한 늦게 듣자.
-달랑
갑자기 당구장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선미인가?
고개를 돌리자 선미가 아닌 서영 누나가 들어온다.
"어? 누나 어쩐 일이에요?"
"누구 덕분에 대회 나가야 해서 연습하러 왔어."
"선미는요? 같이 있다고 들었는데."
"응. 선미는 피곤하다고 자러 갔어. 사실 그래서 심심해서 왔어."
"잘됐네요. 내가 가르쳐 드릴게요."
당구공을 3구에서 4구로 바꿨다. 임석훈이 하품을 하더니 당구장 기다란 의자에 누웠다.
서영 누나는 임석훈을 보더니 화들짝 놀란다.
"어? 너 전역했어?"
"빨리도 말해주십니다. 현찬아. 학교에 대자보 좀 붙여놔라. 임석훈 공익이라고."
"이야! 임석훈 많이 똑똑해졌어. 네가 대자보도 다 알고. 그럼 조금 쉬고 있어."
당구대에 나와 서영 누나가 섰다. 누나는 장갑을 끼고 큐대 끝을 초크로 바르더니 자세를 잡았다.
초크 질이 예사롭지 않은 건 기분 탓이겠지?
"누나 큐질은 부드럽게 미는."
-땅
하얀색 공이 자연스럽게 빨간색 공 두 개에 맞았다.
서영 누나는 몸을 세우면서 웃는다.
"오래간만에 해도 잘 맞네."
"당구 칠 줄 알아요?"
"3구 기준으로 백 정도는 쳐."
자빠져 자는 임석훈이 벌떡 일어났다.
"아니 그럼 진작 말하죠. 같이 당구 치러 다녔을 거 아니에요?"
"휴학하고 할 일 없어서 같이 춤추는 남자애들이랑 쳤던 거야. 바쁠 때는 안 쳐요."
서영 누나는 귀찮은 듯이 다음 공을 끌어치기로 먹었다.
100 넘겠는데?
"나 3구 칠 줄 알아. 세 명이 3구 치자."
점수판에 30개, 20개, 10개 가 놓였다.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
*
"민현찬 꼴찌!"
"말렸네, 말렸어."
서영누나와 임석훈이 나를 보면서 웃는다.
누나는 100이 아니다. 황오시라는 묘기 당구를 부리면서 치는데, 이걸 100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두 번째 판을 하려는데, 임석훈이 가방을 챙기고는 손을 씻는다.
"나는 가야겠다. 내일 또 올게."
"왜 벌써가?"
"오늘 아빠가 양주 검사 한다고 해서 가봐야 해. 먼저 간다."
"이기고 가는 거야?"
"그럼 잘 치시던지요."
임석훈이 당구장을 나갔다. 서영 누나는 자리에 앉더니 나를 놀린다.
"석훈이 말이 맞아. 그럼 잘 치시던지요~"
"누나 솔직히 말해요. 점수 사기 쳤죠?"
"아니거든요. 우리 동네가 좀 짜서 그래. 너 우리 동네 오면 200밖에 안 되겠다."
점수가 짜다니 그 동네가 바닷가인가요?
"어때? 한 번 더 할래? 간만에 하니깐 재밌어. 우리. 내기하자. 네가 지면 내 공연에 무조건 하는 거야. 어때?"
"내가 이기면요?"
"소원 뭐든 다 들어 줄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를 보는 서영 누나의 눈빛이 매섭다.
"좋아요. 대신 점수 변경하죠. 100대 200."
"안 해."
"단호박이네. 100대 250."
"안 해."
"100대 300."
"좋아!"
"대신 3판 2선승입니다."
"그럼 매판마다 공연 하나다."
"나도 매판마다 소원 하나에요. 그리고 100대 300 점수 바꾸기 없습니다."
"좋아. 하자."
당구대를 한 번 청소하고 우리는 다시 당구대 옆에 섰다.
서영 누나가 엎드리며 자세를 취하자 청반바지에 누나 골반이 보인다.
지금은 승부 중이다. 이런 거 신경 쓰지 말자!
땅 따따따 땅.
"와... 초구에 3개를 먹어요? 양심이 있어요?"
"잘 쳐질 뿐이야."
기쁜 마음을 못 숨기는지, 웃으면서 친다.
확실하다. 서영 누나는 점수를 속였다.
이제 내가 칠 차례다. 나는 한 번에 가락구 까지 넣어서 8개를 쳤다.
"너 왜 이렇게 잘 쳐?"
"세 명이 칠 때랑 두 명이 칠 때랑 달라요."
계속 당구가 이어질수록 내 점수는 급격히 깎였다.
"여기 왜 이렇게 더워?"
견제가 시작되었다. 서영 누나는 셔츠 단추 하나를 푼다.
집중하자.
이번에도 6개를 뺐다. 나는 누나를 보며 빙긋 웃었다.
"오늘 잘되네요."
"너 사기 다마지? 조금 전에 이렇게 잘 치지 않았잖아?"
"아이고. 다마까지 나옵니까. 전문가네 전문가."
네. 사기 맞아요. 보름 동안 당구 수련받고 왔어요.
대회 때 공개하려고 했는데, 누나에게 선 공개를 하네요. 누나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그냥 내기에 응했을 거 같아요?
"아닙니다~ 원래 점수입니다. 점수 바꾸기 없다고 분명히 말했어요."
"아... 당한 거 같은데. 그래도 그냥 당하지는 않을 거야."
이제 서영 누나 차례가 되었다.
헉. 갑자기 셔츠 아래 단추를 몇 개 풀고는, 옷을 올려서 묵었다. 맨살의 배와 등이 보인다.
"누나 이거 반칙이에요."
"왜? 너도 좋으면서."
"누구 오면 어떡하려고요?"
"그럼 문 잠가."
네.
서둘러 문을 잠그고 옆에 섰다. 누나가 공을 치기 위해 허리를 숙이자 잘록한 허리가 내 손 위치에 왔다.
텁.
손을 서영 누나 허리 위에 올리자 화들짝 놀란다.
"악! 뭐야! 너 이거 방해하는 거야!"
"자세 잡아 주는 건데요?"
"웃기네. 너 칠 때 보자."
서둘러 손을 뗐다. 뭘 할지 모르는 사람이니 조심하자.
다시 내 차례가 되었다. 허리를 숙여서 공을 노려보는데, 누나가 내 옆에 섰다.
슬쩍 고개를 돌리자, 누나의 손이 나를 향해 오고 있다.
< 체육 대회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