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학기 개강 >
각목을 들고 05학번을 보리타작했던 파라오 심혜진 누나다. 작년 축제 때 나와 치고받고 싸우기까지 했었다. 손으로 치고받은 건 아니긴 하지만...
여튼 그랬던 혜진 누나가 지금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간절한 눈으로 나를 본다.
"알겠어요. 누나. 그럼 내일 저녁에 갈게요."
"응. 저녁에 와. 참. 후배한테 도움받다니. 나 너무 바보 같다."
혜진 누나는 자신이 한심한지,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취업은 사람을 자신 없게 만드는구나. 나는 누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누나 농활 때도 나한테 도움받았거든요. 그냥 내가 잘난 거예요. 요! 민 현찬 정말 잘 생겼고 랩도 잘하고 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해.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
"그럼 내일 봐."
머쓱하네.
웃기려고 유노윤호 형님의 인생의 진리 랩을 했지만, 혜진 누나는 슬쩍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원을 나갔다.
뒤돌아선 누나의 어깨는 너무 내려가 있다.
"많이 힘든가 보다."
"그러게요."
"깜짝이야!"
고개를 돌리자 이세연이 서 있다.
"하. 너 귀신이냐? 인기척 좀 내라."
"선배가 하도 안 와서 찾으러 왔잖아요. 누구예요?"
"우리 과 4학년 선배야. 너 다행인 줄 알아. 저 선배 과 생활했으면 너는 척추 접혔어. 악!"
"아씨! 나한테 말 좀 예쁘게 해요."
이세연은 내 발을 밟고는 투덜댄다.
"그러면 재미없잖아. 너 놀리는 게 얼마나 재밌는데."
"뭐래. 괜히 친해졌나 봐."
나는 이세연의 노란 머리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잡고 흔들었다.
"가자! 이랴! 아 맞다. 너 내일 뭐 해?"
"내일요? 별로 안 바쁜데요."
"그럼 내일 오전에 선배랑 같이 총학 좀 가자."
"...선배 설마 내년에 저 뭐 시키려는 거 아니죠?"
"그런 건 아니고 올해 뭐 시키려고."
"안가."
"안가는 반말이고. 걱정 마. 간단한 거야. 같이 가서 하고 싶다는 말만 하면 돼."
"...점심 사줄 거예요?"
"찜닭?"
"콜. 내일 갈게요."
세연이는 기분 좋은지 씩 웃는다.
*
다음날 총학 모임 장소에 세연이와 왔다.
담배를 하나 피우는데 유미누나와 인봉이 형이 나에게 다가왔다.
"누나. 안녕하세요."
"현찬아. 당구대회가 웬 말이야? 우리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들었구나?
"한 번도 해본 적 없으니깐 이 기회에 해야죠. 내가 국토대장정 가준 거 잊지 마세요."
"너는 진짜. 하... 예산도 없어."
"제게 다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부 대회는 왜 하려고 하는 거야? 여자 중에 당구 치고 싶은 사람 없을걸?"
"에이. 그건 누나가 몰라서 그래요. 있어요."
"어디?"
"여기요!"
나는 이세연 팔을 들었다. 이세연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바라본다.
"누구야? 네 후배야?"
"내. 국토대장정 때 봤잖아요. 설마 우리 국토대장정 의리가 이것 밖에 안 됩니까?"
"선배 잠시만요."
"세연아. 걱정하지 마! 네가 원하는 당구대회 내가 꼭 열어줄게."
나는 웃으며 이세연을 봤다.
호랑이가 여기 있구나. 이세연은 지금 당장 내 얼굴을 할퀼 기세로 노려본다.
옆에서 듣고만 있던 인봉이 형이 내 편을 들어 줬다.
"재밌겠네. 하자. 학생회장도 하려고 하던데?"
"아니 다들 제정신이야? 안 그래도 예산 없다면서."
"유미 누나. 예산은 내가 해결할게요."
"어떻게?"
걱정 마세요. 돈은 많아요.
*
모두가 모여 있는 회의실은 대치 상태와 비슷하다.
남자들은 흥분과 기대감에 눈빛이 빛나고 있고, 여자들은 이게 뭔가 하는 표정이다.
학생회비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즐길 수 있도록 써야 한다. 하지만, 당구는 남자들이 많이 즐기는 스포츠다. 축구, 농구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건 보는 재미라도 있다.
"흠. 현찬아 이거 진짜 할 거야?"
"네. 총학생회장님."
그래서 지금 총학생회장도 망설이고 있다.
야! 솔직히 너도 하고 싶잖아!
"정말로 우리는 상금이랑 진행만 준비하면 돼?"
"네. 나머지 당구장 대여랑 상품, 경품은 제가 다 준비할게요."
"왜 그렇게까지 하려고 해?"
글쎄요? 내 안의 자아가 시키고 있어요. 호구신! 찬조금 좀 내세요.
- 하는 거 보고.
유미누나가 총학생회장에게 뭐라고 하지만, 이미 거의 다 넘어왔다. 마지막 종지부를 찍자.
"총학생회장님! 생각해보세요. 당구 치는 사람이 많이 없다고 체육대회에 안 넣는데, 그렇게 따지면 카트라이더도 마찬가지예요. 아니 카트라이더가 종목에 있는데 당구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안 그래요. 유미 누나?"
누나가 카트라이더 하자고 했죠? 무지개 장갑이라고 넣자고 했잖아요!
눈빛으로 말하자 유미 누나는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당구대회를 하고 싶어서 온 신입생이 있습니다. 세연아 한마디 해."
나는 세연이를 일으켜 세우며 귓속말했다.
"세연아 그냥 하고 싶다고. 악!"
"내가 알아서 할게요."
이세연은 내 발을 꾹 밟으며 일어났다. 젠장, 세연이 말 끝날 때까지 밟힌 채 꼼짝도 못 하겠다.
"안녕하세요 경영과 이세연입니다."
모두의 시선이 이세연에게 쏠린다. 가라! 세연 몬!
"우리 학회장이 이렇게까지 미쳐있는데 해주시죠. 제가 보기에는 답이 없어요. 어떻게든 할 사람입니다."
- 킥킥.
- 하하하.
인봉이 형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웃는다.
유미 누나가 세연이에게 물었다.
"당구 쳐봤어요?"
"네. 선배 따라 쳐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거짓말해줘서 감사합니다. 이제 내가 거들자.
"아까도 말했듯이 기본은 제가 다 준비할게요. 총학에서는 홍보랑 상금, 대회 운영만 해주면 됩니다. 대회 운영은 이미 인봉이 형이 해주기로 했어요."
인봉이 형이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미안해요, 저는 즐기고 싶지 대회를 운영할 생각은 없어요.
총학생회장이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이거는 내가 결정할게."
예스! 유미 누나가 구시렁대지만, 좋게좋게 타이른다.
얼굴을 보니 하는 쪽으로 마음먹은 거 같다.
*
"세연아. 잘했어!"
과 건물로 돌아가는 길에 세연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세연이는 호랑이처럼 나에게 달려든다.
"아니! 선배 미리 말이라도 했어야죠!"
"세연 몬! 너라면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아! 진짜 뭐라는 거야!"
내 배를 툭툭 때린다. 툭툭 때리더니 퍽퍽 때린다.
"윽. 숨 안 쉬어져."
"왜 나예요?"
나는 이세연 어깨를 붙잡고 진지하게 바라봤다.
"세연아 너밖에 없었어. 진희는 수줍어서 말 못 할 거 같고, 선미와 서영 누나는 바로 거절했거든. 선배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이런 선배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세연이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발을 밟는다.
"약 팔지 마요."
안 통하네.
"하여튼 재밌었잖아! 너 말 잘하더라. 역시 내 후배다워."
"거기서 당구는 한 번도 안 쳐봤다고 말하려다가 말았어요. 대회는 누가 나가요?"
나는 손가락을 펴서 세연이를 가리켰다.
"...선배!!!!!"
학교에 세연이 목소리가 울린다.
미안 세연아 놀리는 게 너무 재밌어.
"농담이야 농담. 하고 싶은 사람 오라고 할 거야."
"저 안 나가도 되죠?"
"응. 안 나와도 괜찮아."
대신 과티 패션쇼와 당구대회 둘 중에 하나를 놓고 결정하게 될 거야.
"다행이네. 오늘 저녁에 뭐해요? 진희 공연 같이 보러 가요."
"오늘 저녁? 선배 약속 있는데."
"와... 이렇게 이용하고 버리는 거예요?"
"버리기는. 선약이야. 점심 사줄게. 가자! 이랴~"
노란 머리를 잡고 살살 흔들자, 이세연은 말없이 정문으로 걷는다.
"이제 뭐라고 안 해?"
"내가 화내면 더 재밌어하잖아요."
"눈치챘구나."
"어서 찜닭이나 사줘요."
우리는 정문으로 걸어갔다.
*
저녁 6시. 집을 나와서 혜진 누나가 보내준 주소에 왔다. 똑같은 원룸 건물 때문에 누나 집이 어딘지 전혀 모르겠다. 나는 혜진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 어디예요? 나 근처에요."
- 잠시만 현찬아. 지금 나갈게.
조금 있자 똑같은 원룸 중에서 혜진 누나가 나왔다.
헉.
누나는 속옷 같은 민소매 티에, 짧은 반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정말 살 많이 빠졌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달라붙는 상의를 입었는데도 뱃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허벅지는 살이 다 빠져서 이제 약간 통통한 정도다.
그런데 가슴은 크다. 살이 빠져서인지, 예전보다 더 크다. 민소매 티에 칼집 하나 툭 내면 바로 터질 듯하다.
"안녕 현찬아."
"누나 얼굴이 왜 그래요?"
하지만, 그런 누나를 보면서 섹시함을 느낄 수 없다. 얼굴에 귀신이 씌웠는지 핼쑥하다 못해 어둡다. 그나마 안경을 써서 어두운 인상이 가려진다.
파라오여! 한때 경영 과를 호령했던 파라오여!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괜찮아요?"
"어... 괜찮아. 온다고 고생했어. 들어가자."
나는 혜진 누나의 힘 없는 어깨를 보며 원룸으로 들어갔다.
*
"누나 이거 다 뭐예요?"
누나 원룸 한쪽에 홍삼이 쌓여있다. 아무리 체력이 중요하다지만, 너무 많다. 쓰레기통에도 먹고 버린 홍삼만 가득하다. 돈은 많으신가 봐요.
"홍삼이야. 너도 하나 먹을래? 요즘 밥도 안 먹고 이것만 먹고 있어."
그러니깐 살이 빠지고 얼굴이 핼쑥해지지.
누나는 홍삼을 하나 뜯어서 나에게 준다.
"누나 홍삼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요. 이거 잘못 먹으면 몸에 열 엄청 많이 나요."
"그래? 그래서 덥나? 요즘 너무 더워."
혜진 누나는 민소매 티의 가슴 부분을 잡고 흔든다. 그러자 안에 맨 가슴이 살짝씩 보인다.
지금 나를 유혹하는 건가? 아니구나. 누나의 눈은 초점 없이 멍하다.
우리는 원룸 가운데 좌식 책상을 펴고 앉았다. 누나는 책상 위에 노트북을 펼쳤다. 몸을 숙여 가슴을 책상 위에 올리더니 노트북을 내 쪽으로 민다.
"현찬아 뭐가 문제인지 봐줘."
모니터에는 모의 자기소개서가 띄워져 있다. 어디 한번 보자. 나는 차분히 읽었다.
악! 내 눈!
성장 과정에 자애로운 어머니와 엄격한 아버지는 양반이었다.
자신의 장점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쉣! 홀리 쉣! 오 마이 갓!"
"너 갑자기 왜 그래?"
"미안해요. 너무 흥분하니깐 영어가 나왔어요. 여름방학 때 외국인 친구들도 만났고요."
"그래? 그런데 많이 이상해?"
내 농담에도 누나는 진지하게 나를 바라본다. 나도 진지해지자.
"누나. 장점에 모두에게 상냥하다는 말 왜 적었어요?"
"내 장점 물어보길래 마땅히 적을 게 없어서. 나 상냥한 거 같고."
한때 오랑캐처럼 각목을 휘둘렀던 자신의 과거를 잊었군요.
누나 자소서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감이 없다. 마지막에는 뽑아만 준다면 목숨을 바치겠다는 말도 적혀져 있다.
"처음부터 차근히 하죠. 누나 학교생활 좀 말해줘요."
"나? 중학교 고등학교 반장 안 한 적 없었고, 대학 와서는 농활하고, 국토대장정 가고, 과대표 하고, 학년 대표 하고, 학과사무실 봉사활동도 하고."
하고, 하고, 하고, 끝없이 하고가 이어진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네드베드 세요? 아. 네드베드도 유벤투스 놈이지. 누나한테 욕할 뻔 했네.
"그걸 자기소개서에 적어야 해요."
"어떻게 적어야 하지?"
누나는 더운지 민소매 티를 잡고 흔든다. 이번에도 커다란 누나 가슴이 보인다. 이거 나를 유혹하는 거 같은데?
아니구나. 등을 보자 땀이 한가득하다.
"그건 제가 도와 드릴게요. 그런데 많이 더워요?"
"응. 홍삼 먹고 나서부터 몸에 열이 끝없이 나."
"에어컨 틀어요."
"고장 났어. 여름 끝날 때 안 고쳤거든. 홍삼 하나 더 먹어야겠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회사 선배가 스트레스 받아서 뭐 하나만 계속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지금 혜진 누나는 스트레스성 중독이다.
"너도 하나 더 먹을래?"
"괜찮아요. 일단 성장 과정부터 고쳐 드릴게요."
"응. 부탁할게."
나는 반장을 한 부분을 강조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모나지 않은 성격이라고 포장했다.
... 각목으로 사람을 때리긴 했지만, 여기서는 빼자. 원래 자소서는 자기 소설 소개서다.
"읽어봐요."
혜진 누나는 노트북을 가슴에 붙이고 빤히 쳐다본다.
"너무 맘에 들어! 나는 왜 이렇게 못 적었지!"
이제 아예 노트북을 들고 본다. 그러자 민소매 티 안에서 커다란 가슴이 출렁인다.
집중 안 된다.
"고마워 내가 취직하면 꼭 맛있는 거 사줄게."
"맘에 드니 다행이네요. 다음으로 넘어 가요."
이번에는 장단점을 적을 차례다. 혜진 누나는 내 옆에 딱 달라붙어서 내가 적는 걸 본다.
팔락. 팔락.
여전히 더운지 옷 끝을 잡고 부채질을 한다.
"...누나. 나 안 되겠어요. 신경 쓰여서 못 적겠어요."
"뭐가?"
"미친 소리 같지만, 누나 가슴 너무 신경 쓰여요."
커다란 가슴을 은근슬쩍 보여주는데 신경 안 쓰이면 인간이 아니다.
"아. 미안. 그럼 벗을까?"
그래. 차라리 대 놓고 다 보여주세요.
...
네? 뭐라고요?
"누나 뭐라고요?"
"차라리 벗을게."
왜 이러지?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누나 친구' 이런 영화에서나 가능한 상황이다.
"우리 이야기 좀 해요. 너무 누나답지 않아요. 이러다가는 면접 가면 바로 탈락이에요. 무슨 일 있어요?"
"하... 사실 너무 힘들어."
취업은 누구나 힘들기는 하다. 하지만, 이정도는 아니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다.
"차근히 이야기해봐요."
"나. 처음에는 자신 있었거든. 다른 사람들보다 열심히 했잖아. 그래서 당연히 잘 될 줄 알았어.
그런데 올해 초에 공모전 탈락했거든. 알고 보니 우리 과에 다른 사람이 수상했더라. 그거 보니깐 갑자기 자신감이 없어졌어. 그 후로도 잘 된 적이 하나도 없어. 나는 안 되나 봐."
혜진 누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떤 상황인지 알겠다.
첫 실패로 자신감을 잃은 채, 두 번째 실패가 바로 찾아왔나 보다. 자신감이 떨어져 더 소극적으로 되고 결국 실패의 악순환에 빠진 듯하다. 누나는 실패 관리에 약한 사람이구나.
게다가 파라오로서 학과를 군림했던 혜진 누나다. 자기 말을 들었던 사람들이 불과 일 년 만에 자기 보다 잘되니 정신이 나갔을 거다.
"종수형이나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 봤어요?"
"말 못 하겠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거 같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성격상 그건 또 자존심이 허락 못 하나 보다.
이제야 나를 부른 이유를 알겠다. 누나는 농활 때 나에게 의지한 적이 있다. 게다가 나는 취준생이 아니니 한결 편할 거다.
"알겠어요. 그럼 아예 벗고 해요."
- 잠시만 왜 결론이 그렇게 나?
지금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해요. 그게 누나를 살리는 길이에요.
- 오케이. 진행해.
"정말?"
"네. 지금은 편한게 최고예요. 더우면 벗어요."
누나는 민소매 티를 벗었다. 이제 브래지어만 입었다.
홍삼이 가슴을 크게 해주나 보다. 예전에 D컵 같았던 누나 가슴은 지금은 E컵은 되어 보인다.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그럼 이번에는 장단점 쓸게요."
"응."
혜진 누나는 몸을 숙여 브래지어만 입은 가슴을 책상 위에 올리고 노트북을 빤히 쳐다본다.
< 2학기 개강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