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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못했던 여사친들-91화 (91/295)

< 국토대장정 >

꿀꺽.

이세연이 들어오자 나와 진희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었다.

아는 건가? 오래된 모텔이라 방음을 확신할 수 없다. 안 자고 있었다면 들었을 가망성이 크다. 방에 들어온 이세연은 침대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진희야 왜 여기 있어?"

"어? 아. 선배랑 이야기 좀 한다고."

"그랬구나. 두 사람 다 안 씻었나 봐요? 어? 진희야 머리에 뭐 묻었어."

세연이는 진희에게 다가가 머리에 조금 남은 정액을 만졌다.

"로...로션 묻었나 봐."

"그렇구나. 칠칠치 못하게. 너 없어진 줄 알고 걱정했잖아. 선배 우리 이제 갈까요?"

손가락에 묻은 정액을 내 배에 닦으며 묻는다.

FBI 수사관인가? 나를 보는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그러자. 조금 있으면 여섯 시네. 출발하자."

"갑자기 가기 싫네요. 여기 10분만 누웠다 가죠."

갑자기 침대 위에 눕는 이세연, 뭔가가 걸리자 허리에 손을 올린다.

큰일이다. 이불 속에 있는 마사지 통에 부딪혔나 보다.

"아! 뭐가 허리에 걸려. 이거 뭐지?"

"잠시만!"

진희가 다급히 앞으로 가서 이세연 손을 잡았다.

"세연아. 우리 이제 가자."

"...알았어. 진희야. 그럼 오 분 뒤 밖에서 만나요."

침대에서 일어난 이세연은 내 발을 한번 콱 찍고 방문을 나갔다.

다 들었나 보다.

숙영지에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내 이세연은 한 마디도 안 했다.

우리 조를 향해 걸어가니 인봉이 형과 덤성이가 상남2인조 영길과 용이처럼 나를 노려본다.

귀폭 형제가 여기 있었구나. 덤성이가 내 앞에 섰다.

"행님. 깨끗해 보입니다. 손에는 뭡니까?"

이 녀석, 무섭게 궁서체 쓰네.

"햄이 너 생각해서 먹을 거 사 왔어."

"정말입니까?"

마트를 돌며 초콜릿과 사탕을 커다란 박스 두 개에 가득 담을 정도로 사 왔다.

덤성이는 서둘러 박스를 뜯더니, 안에 있는 초콜릿을 보자 환하게 웃는다.

"햄!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오늘 저녁 부실해서 죽을 거 같았는데. 너무 좋습니다."

"저녁이 부실했다니?"

"오늘 저녁 장난 아니었습니다. 부대찌개에 햇반 하나가 답니다. 지금 사람들 욕하고 난리 났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인봉이 형을 봤다.

"형. 진짜예요?"

"응. 나도 배고파 죽겠다. 그래서 아까 너 노려본 거야. 네 얼굴에 맛있는 거 먹었다고 쓰여 있었거든."

출발 전에 돈가스를 먹고 오기는 했지. 얼떨결에 초콜릿이랑 사탕 사온 게 신의 한 수가 되었구나.

"이거 조별로 나눠주죠. 콩 하나도 나눠 먹는 게 좋잖아요."

"그러자."

우리는 박스를 뜯어서 10개 조로 나눴다. 세연이가 초콜릿과 사탕을 양손으로 잡다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연아 어디가?"

"사과하고 올게요."

우리는 놀라서 서로를 빤히 봤다.

놀라는 우리를 신경 안 쓰고 민아에게 간 이세연,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초콜릿과 사탕을 건넸다. 세 사람은 뭐라고 하더니 같이 웃는다.

"햄. 혹시, 오늘 잠시 갔다 온 동안 저 가시나 머리에 운석 떨어졌습니까? 세연이 와 저런대요?"

"글쎄. 나도 신기하다."

"햄은 근데 아까 왜 그리 화냈습니까? 햄 스타일 아니잖아요."

"나? 열 받아서."

"뭐가요?"

"내 후배한테 욕하니깐 열 받더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누가 너희들에게 뭐라 하면 화나. 그 자리에서 화내고 나중에 풀려고 했는데, 세연이가 잘 풀어 버렸네."

"그럼 햄만 나쁜 놈 되는 거 아닙니까?"

"뭐 어때? 상관없어. 다른 조도 다 나눠 주자."

사탕을 나눠 주자 옆 조 조장 형은 울 것 같은 얼굴로 내 손까지 잡으며 고마워한다.

"정말 잘 먹을게. 너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니? 모두 생각해서 사러 갔다 온 거야? 정말 대단하다. 네가 최고야."

"아니에요."

그.. 그러지 마요. 오늘 탈주의 결과물에 불과해요. 역시 인생은 운9 기1이다. 운이 전부구나.

그때 민아와 같은 조 형이 텐트 사이로 나에게 왔다.

"현찬아. 저..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하다. 사과하러 왔구나.

막상 세 사람이 서 있으니 어색하다. 누군가는 먼저 입을 열어야 하는데, 내가 열자.

어차피 화해 할 생각이면 쿨하게 하는 게 좋다. 그리고 나도 딱히 잘한 거는 없다.

나는 두 사람을 봤다.

"오늘 미안했어요. 소중한 후배한테 뭐라고 하니깐, 화가 나서 말을 심하게 했어요.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사람들 많이 있는 데서 화내서 미안했어요. 민아야 미안해."

"아니야. 나도 잘못했어. 괜히 네 옛날이야기 꺼내고. 세연이가 와서 사과하는데 언니인 내가 뭐했나 싶더라."

옆에 있는 형도 나에게 사과했다.

"보기 좋네."

"다들 잘 지내요."

옆에서 구경하는 조장들이 호응해주자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이렇게 일단락되는구나. 민아도 마음이 편해졌는지, 나를 보며 웃는다.

"현찬아. 이번 명절 때 고향 갈 거야?"

"응. 왜?"

"이번에 내려가면 진아랑 같이 보자."

괜...찮겠지? 그래. 옛일은 어찌 되었든 추억이지 뭐.

"그러자. 추석 때 세 명이서 보자."

"응. 나 이제 우리 조 갈게."

두 사람은 자기 조로 떠났다. 나도 우리 조로 돌아가자.

"깜짝이야!"

"왜 그렇게 놀라요? 찔리는 거 있어요?"

몸을 돌리자 이세연이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본다. 찔리는 게 하나 있기는 하지.

"그런 거 없거든요."

"고마워요."

갑자기?

"뭐가?"

"소중한 후배 욕하니깐 화가 났다면서요. 화내줘서 고마워요."

"당연하지. 내가 말했잖아. 누가 너에게 화내면 내가 앞에서 막아준다고. 무리를 지키는 건 늑대의 본성이야."

"아~~ 오그라들어. 그게 뭐야?"

미안. 싸이월드 허세 한 번 해봤어. 그렇다고 벌레 보듯이 사람을 보냐?

그것도 잠시, 세연이는 환하게 웃었다.

"선배 그런데 일단 막아주고 나중에 저 혼낸다고 했잖아요. 왜 안 혼내요?"

"잘했으니깐. 네가 가서 사과했잖아. 기특해 죽겠다."

"만약 사과 안 했으면요?"

"너희 언니한테 말해서 템플스테이 보냈을걸? 악! 너 발 좀 밟지 마라."

"그럼 나에게 좀 잘해줘요."

"잘해주잖아."

"더요!"

"너 그런 데 기분 좋아 보인다?"

"방금 좋아졌어요. 이제 가요."

이세연은 활짝 웃으며 내 옆을 걸었다.

걷고, 걷고 걸었다. 3일이 더 지난 정오, 마지막 도착지인 강릉이 바로 앞이다.

그나마 120킬로 정도의 짧은 코스여서 다행이다. 300킬로 넘게 걷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강릉 경포 해변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한 플랜카드가 붙여진 차가 한 데 서있다.

- 경영 06, 07 국토대장정 완주를 축하합니다.

차 번호를 보니 내 차다. 이런 짓을 할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임석훈에게 전화 걸었다.

"야! 임석훈 너 어디야?"

- 미친 새끼야. 친구 군대는 배웅 못 해줄망정, 국토대장정을 가?

"너 아직 군대 안 갔어?"

- 삼일 뒤에 간다. 훈련소 배웅시키려고 오늘 새벽에 강릉으로 왔어.

"그래서 플랜카드 단 거야? 내 차는 어떻게 끌고 왔어?"

- 플랜카드는 고생한 후배를 위해서고, 차는 집에 들어가니 키 있길래 가지고 왔지. 어딘데? 우리 지금 나갈게.

"우리? 누가 또 왔는데?"

- 선미. 바꿔줄게.

- 야! 임석훈 이 새끼 미쳤어. 군대 가기 전에 놀러 가자고 새벽에 나 끌고 왔어.

"너는 한국 언제 왔어?"

- 어제. 네 친구 좀 어떻게 해봐. 이 새끼 내 친구는 아니야. 어? 저기 너 보인다.

해변가 커피숍의 야외 의자에 선미와 임석훈이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든다.

선글라스를 낀 이선미, 반바지에 티를 입은 임석훈. 왜 이리 반갑냐? 눈물 날 거 같다.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을 보더니 환호한다.

- 아하하. 너희 몰골이 그게 뭐야. 애들이 거지가 되었어. 너희 계속 걸어야 하지? 끝나면 연락해.

"알았어. 조금 있으면 해단식하고 끝날 거야. 끝나면 연락할게."

우리는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종점인 경포 해변에 도착했다.

해단식이 끝났다. 조원들끼리 사진도 찍었다. 이제 집에 가자.

조원들과 인봉이 형에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집에 가는 길은 버스 대신 내 차를 타고 가면 된다.

차에 가려는데, 이세연과 진희는 멍하니 바다를 본다.

"너희 둘 뭐해?"

"짜증 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막상 해냈다고 생각하니 뿌듯해서요."

"저도요. 뭔가 더 자신감이 붙은 거 같아요."

"그래. 둘 다 고생했어."

그 옆에 덤성이는 정말 벅차오르는지 감격한 얼굴이다.

"덤성아. 대단하다."

"햄. 아입니다. 좋은 추억 된 거 같습니다."

"애들아!"

고개를 돌리자 선미와 석훈이가 걸어온다.

선미는 자기 품에 안기는 세연과, 진희를 쓰다음었고 임석훈은 내 옆에 서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현찬아 고생했다. 자! 어서 사진 찍자. 플랜카드랑 카메라 가져 왔어. 너희 넷 이것도 추억인데 사진 한 장 찍어야지."

"너 그런데 여기가 마지막인 줄 어떻게 알았어?"

"학교에 물어보니 가르쳐 주던데?"

"잘했다. 사진 찍자."

길가는 아저씨에게 사진기를 맡기고 우리는 바다를 배경으로 섰다.

내 왼쪽에는 선미, 석훈이 오른쪽에는 진희, 진아, 덤성이가 서 있다.

"덤성아 네가 형 자리에 서."

가장자리에 있는 덤성이에게 손짓하자 깜짝 놀란다.

"예? 행님 제가요?"

"응. 가운데에 네가 서는 게 맞아. 형은 아니야. 처음부터 끝까지 해낸 네가 자격 있어."

"맞아! 덤성아 네가 가운데서."

"이세연 니 와 그라는데? 사과도 하더만. 정신 나간 거 아니가? 악!"

"좋은 말 할 때 서라!"

"다리야! 가시나 발 밟는 거 봐라. 그래도 현찬 햄이 서야지. 진희 닌 또 왜 그러냐?"

진희가 덤성이 팔을 잡고 당긴다. 나도 거들어서 끌고 왔다.

민망해하는 덤성이를 기준으로 세우고 우리는 양옆으로 섰다.

"자. 사진 찍을게요."

찰칵.

한 장은 찍었고. 이제 한 장만 더 찍자.

"아저씨. 죄송한데 우리 한 장만 더 찍을게요. 부탁드려요."

나는 아이들에게 포즈를 취하게 했다.

"이제 찍어 주시면 돼요."

"하하. 학생들 재밌네요."

찰칵.

아저씨는 웃으면서 사진을 찍어 주셨다.

"사진 잘 나왔네요."

카메라를 우리에게 돌려준다. 우리 여섯 명은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카메라 화면을 보았다.

사진 가운데에 덤성이가 팔짱을 끼고 있고, 우리는 양옆에 앉아서 팔을 덤성이에게 뻗고 있다. 선배 셋, 후배 셋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을 본 이선미가 내 팔을 툭 친다.

"오~ 민현찬 기특해. 후배 기 세워 줄 줄도 알고."

"그런 사정이 있어."

"안 걷고 어디 가서 자다 왔나 보네?"

"날카롭기는. 이제 가자!"

국토대장정이 끝났다.

차에 탄 우리. 임석훈이 나 대신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석훈아 고맙다. 덕분에 집에 편하게 갈 수 있네."

"응? 집에 안 갈 건데?"

"그럼?"

"놀러 가야지. 나 이제 삼일 밖에 안 남았어."

"어디로?"

"지리산에 아버지 친구 산장이 있으니깐 그쪽으로 가자. 나 입대날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하면 시간 맞춰서 논산 도착 할 수 있어."

강릉에서 지리산으로? 지금?

"선미야. 자리 바꾸자. 나 죽을 거 같아."

대답이 없다. 고개를 돌리자 선미는 진희 세연이와 이야기한다고 바쁘다. 맨 뒤에 앉은 덤성이는 이미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다.

"너 조수석 앉은 사람 국룰 알지? 자면 뒤진다."

"...고맙다 이 새끼야."

우리는 강릉에서 지리산으로 국토대장정 거리보다 더 긴 거리를 차로 달렸다.

그나저나 옷 좀 갈아입고 싶다.

여섯시간 걸렸다. 어느덧 밤이다. 산장은 그 모든 고생을 무시할 정도로 좋다.

계곡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건물이 한 채씩 있다. 본채는 펜션처럼 되어있고, 별채는 통나무 집처럼 되어있다.

"어때? 피로가 다 풀리지?"

"어. 장난 아니다. 이거 영업하시는 거야? 아니면 그냥 개인 산장이야?"

"개인 산장이야. 나 군대 갈 때까지 써도 된대."

좋네. 아는 사람 산장이니 2박 3일 동안 우리 것이다.

"현찬아. 일단 큰 건물에서 짐 풀고 쉬고 있어. 나는 선미랑 바비큐 준비할게."

"그래. 어디서 먹을 건데?"

"저기 별채에서 먹으려고. 앞에 고기 먹을 수 있게 천막 처져 있잖아. 별채 안에는 모닥불도 있다더라."

"모닥불이 아니라 난로겠지. 그나저나 비 오겠다."

"그러게. 지금 장마 시작되었지?"

하늘이 심상찮다. 지금 당장 폭우를 내릴 거 같다.

임석훈이 나에게 어깨동무했다.

"비 오면 나름대로 좋지. 안에서 고기 구워 먹어도 된다고 허락받았어. 비 오면 안에서 먹자."

"그러자. 빗소리 듣는 것도 좋다.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다."

우리 모두 산장으로 들어갔다.

별채 앞에 진희와 세연이가 억수 같은 비를 맞으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남은 네 명은 본채에서 발을 동동 굴리며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우리 사이에는 허벅지까지 불어난 계곡물이 거칠게 흐른다.

어쩌다가 청춘 여행 장르에서 재난영화로 바뀐 걸까.

우리가 별채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배 우리 별채 보고 올게요."

문제는 진희와 세연이가 신난 나머지 별채로 놀러 갔다.

두 사람이 별채에 있었던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계곡물은 급격히 불어났다. 우리가 눈치챘을 때는 이미 고립된 상태였다.

다행인 점은 본채와 별채 둘 다 높아서 잠길 일은 없다는 거다.

하지만, 진희와 세연 두 사람은 오늘 하루를 따로 보내야 한다.

선미는 후배들이 걱정되는지, 발을 동동 굴린다.

"쟤들 어떡하지. 어? 현찬아! 가지 마!"

둘만 남겨 둘 수는 없다. 아직은 허벅지 정도니깐 쉽게 건널 수 있을 거다. 계곡 폭도 끽해야 차 두 대 길이밖에 안 된다.

나는 계곡으로 뛰어 내려갔다.

"선배! 오지 마요!"

"오면 안 돼요!"

발을 계곡물에 담그는 순간 넘어졌다.

이래서 가오가 정신을 지배하면 안 되는구나. 물살은 상상외로 빨랐고, 가운데쯤 왔을 때 그대로 휩쓸렸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겠다. 호구신님 제 인생은 여기 까진가 봐요.

- 40억 다 안 쓰고 죽을 거야?

그래! 내 돈 40억! 그 돈을 놔두고 죽을 수는 없다. 우리 누나가 그 돈을 쓰게 할 수는 없다! 몸에서 초인적인 힘이 생긴다.

별채보다 10m정도 아래쯤에 겨우 도착해서 커다란 나무를 잡았다. 물은 어느새 내 허리까지 차올랐다. 정말 순식간이구나. 나는 나무를 잡고 위로 서둘러 올라왔다.

"선배! 왜 왔어요!"

"아아앙 선배..."

세연이와 진희는 나를 보자마자 안기더니 펑펑 운다.

< 국토대장정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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