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주 (군대 위로주) >
무대에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사람이 섰다.
대표로 나온 우리를 향해 밴드 리더가 한 명씩 말을 걸었다.
다들 참가자들은 많은 사람 앞에 서본 경험이 없는지, 부끄러워서 대답을 잘 못 한다.
시들한 분위기에서 밴드 리더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물었다.
"안녕하세요. 참가자 중에 제일 젊은 사람입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죠?"
"21살입니다."
"어리네요. 평소에도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시나요?"
"네. 좋아합니다."
"자신 있어 보이는데, 노래는 잘 부르시나요?"
"네. 좀 합니다."
- 오~~~ 짝짝짝
- 멋있다
자신 있는 내 말투에 몇몇 사람들은 박수를 쳐준다.
못 부른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겁낼 필요는 없지.
"그럼 일번 참가자부터 시작 하겠습니다."
키 작은 여성 참가자부터 노래가 시작되었다. 처음 부르는 노래는 박정현의 꿈에다.
나쁘지 않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박수를 쳐준다.
무대는 계속되어서 이제 내 차례가 되었다.
"마지막 참가자는 어떤 노래를 부르실 건가요?"
"저는 론리나잇 부르겠습니다."
- 론리나잇? 엄청 높지 않아?
- 대박. 잘 하나봐.
- 저 새끼 미친 거 아냐.
석훈아 나 미친 거 아니다. 자신 있으니깐 그러는 거야.
오락실 노래방에서 불러 봤는데 무난하게 올라갔었다.
테이블의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웅성거린다. 밴드 리더도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본다.
"론리나잇요? 정말 입니까?"
"네. 연주 가능하신가요?"
"그럼요. 저희 밴드는 다 연주 할 수 있습니다. 론리나잇 쉽지 않은데.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마이크를 잡고 무대 중앙에 섰다. 기대감이 가득한 사람들의 눈이 보인다.
"우~~ 이런 시간엔 더 그리워~"
첫 소절이 나오자 몇몇 사람들이 오~ 하면서 놀란다.
"이!유라면 이유 일 수 있지만~"
- 와!
- 오! 잘한다. 제일 잘하는데?
"론리나잇. 론리 나아아앗! 떠나간!"
- 대박이다!
- 와!!!!
고음 부분이 되자 사람들이 환호가 커졌다.
그래. 진희에 가려져서 그렇지 나도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었어.
2절도 무난하게 불렀다. 무대를 뛰어다니면서 부르자 환호성은 더 커진다.
이제 하이라이트를 부를 차례다.
"그리운걸 론리나잇. 론리나~~아앗!"
임석훈과 이선미는 일어서서 자랑스러운 눈으로 나를 본다. 이혜민은 이정도 까지 잘 부를지는 몰랐는지 입만 벌리고 있다.
"론리나잇! 론리나잇 론리나아앗!"
마이크를 들면서 고음을 질렀다. 음이 올라간다는 건 이렇게 짜릿한 거구나. 목부터 시작해서 등줄기까지 전율이 이어졌다.
- 짝짝짝
- 정말 잘해요!
- 가수가 나오면 반칙 아니야?
노래가 끝나자 테이블의 손님들이 환호한다. 고개를 돌리자 연주를 마친 밴드도 박수를 쳐준다.
"저기 혹시 가수세요?"
밴드 리더가 놀란 눈으로 나에게 왔다.
"하... 하.. 잠시만요."
"숨이차시나 봅니다."
네. 호흡법은 안 익혔거든요.
"이제 괜찮습니다. 가수 아닙니다. 그냥 대학생입니다."
"정말 잘하시네요. 혹시 우리 밴드에 들어 올 생각 없나요?"
"네? 아...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나중에라도 마음 생기면 연락주세요. 여러분 박수 부탁드립니다."
술집이 떠나갈 정로도 큰 박수가 나를 향해 쏟아졌다.
춤이랑은 감동의 맛이 다르다. 춤은 추는 순간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반대로 노래는 부르는 동안 저장된 한호가, 노래가 끝나면 한 번에 쏟아져 내린다. 그래서 더욱 짜릿하다.
"그럼. 이제 오늘 이벤트의 승자를 발표하겠습니다."
어느새 다른 참가자들도 올라와서 내 옆에 서 있다.
우승자는?
"마지막 론리나잇을 부른 참가자입니다."
나다.
*
한 손에 발렌타인을 들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우리 테이블 까지 가는 동안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박수를 쳐준다. 기분 좋네.
"오! 민현찬! 야! 어서 술 내놔!"
"임석훈. 노래 잘 들었다는 말부터 해야는 거 아니야?"
"지랄. 이미 들은 건데 뭐. 빨리 내놔."
"자 여기 있다. 됐냐?"
"쌩큐. 마시자!"
임석훈은 신나서 발렌타인을 깐다.
자리에 앉자 옆에 있던 이선미가 하이파이브하기 위해 팔을 든다.
-짝!
"잘했어. 너 보면 참 신기하단 말야. 일 학년 때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엄청 음치였는데. 어느새 노래도 잘하는 남자가 되었어."
"오빠가 한 번 하면 뭐든지 잘하잖아. 오빠 믿지?"
"킥킥. 지랄한다."
말은 그렇게 해도 내가 자랑스러운가 보다. 환하게 웃으며 내 등을 두드려 준다.
앞에 있는 이혜민도 마찬가지다. 연예인 보듯이 나를 본다.
"나 휴학하기 전만 해도 이렇게 잘 부르지 않았잖아. 현찬아. 나 휴학하고 나서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얼굴도 잘 생겨 져, 노래도 잘해, 키도 커졌어."
"혜민아. 하나 더 있어."
"뭐?"
"춤도 잘 춰."
"정말? 와... 아예 연예인이 되었네. 연예인 민현찬 씨. 짠 합시다."
"다 같이 하자. 짠!"
우리는 맥주잔을 들어 부딪쳤다.
맥주를 한 모금 마시는데 이벤트 하기 전에는 없었던 의자가 하나 보인다. 그 위에는 가방도 올려져 있다.
"선미야. 여기 누구자리야? 후배들 왔어?"
"글쎄? 누굴까~ 뒤에 있는 사람에게 직접 물어봐."
"뒤에 누구? 어?"
갑자기 눈앞에 손이 나타나더니 앞을 가렸다.
"누구야?"
"...."
"현아야?"
"..."
왜 대답이 없지?
그때 임석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말 잘해야 한다. 잘 못 하면 죽을 수도 있어."
내가 말 잘해야 한다라. 그렇다면 한 명뿐이네.
"누군지 알겠다. 은하지?"
"..."
"은진인가?"
"..."
"아니면 은영이?"
"야! 무슨 여자 이름이 계속 나와!"
내 눈을 가린 손이 아래로 내려오더니 내 목을 안았다.
익숙한 느낌이다. 고개를 돌리자 오래간만에 보는 얼굴이 나를 맞이했다.
하은미다.
"은미야!"
"현찬아. 너 너무해."
"넌 줄 알고 있었어. 장난친 거야."
"진짜? 난 줄 알았어?"
"그럼. 당연하지."
"헤헤헤. 안 잊어줘서 고마워."
은미는 웃으며 내 옆에 앉았다.
모델이 된 은미는 많이 변해 있었다. 머리는 갈색으로 염색했고, 몸매는 운동으로 관리했는지 이제는 탄탄해지기까지 했다. 얼굴은 프로의 화장 덕분에 화사하면서도 섹시하다.
학교 다닐 때가 리니지의 3강 집행검 이었다면, 지금은 4강 집행검이 되었다.
"너 왜 이리 예뻐졌어?"
"정말? 고마워 현찬아. 보고 싶었어."
"어떻게 된 게 우리 보러 한번을 안 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가 은미에게 투덜댔다. 그러자 은미는 양손을 모으고 우리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바빠서 그랬어. 다들 미안해."
"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초등학교 동창인 나는 보러 왔어야지."
"뭐라고? 야! 임석훈! 연락 한 번 안한 게 누군데? 내 전화도 안 받아 놓고서는!"
은미는 임석훈에게 팝콘을 던졌다.
그 팝콘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나 보다.
우리는 술을 마시며 옛날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두 다 일학년 때로 돌아갔다.
참, 그러고 보니 멤버가 조금 애매하긴 하다. 남자 둘에 여자 셋이 있는데, 여자 세 명이 전부 전 여자 친구다.
화장실 잠시 갔다 오자. 나는 화장실을 갔다가 담배를 피우러 술집을 나왔다.
"현찬아. 뭐해?"
술집 문이 열리며 은미가 나오더니, 배시시 웃으면서 내 옆에 섰다.
"어? 왜 나왔어?"
"너 또 화장실에서 섹스하고 싶다고 외칠까 봐 나왔지."
"맙소사. 그걸 아직 기억하고 있었어?"
"그럼. 이제는 안 그러지?"
"안 그럽니다. 나 과대잖아. 후배들한테 모범이 돼야지."
"우리 현찬이 과대도 하고. 점점 인기인이 되어가네."
"그러는 은미 너도 만만찮은데? 너무 예뻐졌어."
"정말?"
"응. 이제 진짜 연예인이야."
"고마워. 그리고 항상 고마워. 가끔 대표님에게 전화해서 나 잘하고 있는지 물어본다면서?"
"그럼. 내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데. 아얏!"
은미는 뾰로통한 얼굴로 내 팔을 꼬집었다.
"너무한다!"
"농담이야 농담!"
우리는 서로를 보며 같이 웃었다. 그때 밑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계단 아래를 내려 보자 성현, 세연, 현아가 올라오고 있다.
세 사람은 내 옆에 서 있는 은미를 보자 놀라더니 곧 정신을 차리고 인사했다.
"햄. 저 왔습니다."
"선배. 안녕하세요."
"오빠! 우리 왔어요."
세연이 표정이 어둡다. 무슨 일 있나?
"너희들 왔어? 여기는 06학번 선배 하은미야. 이야기 많이 들었지? 우리 과 여신이었어. 지금은 아니지만. 악!"
"혼날래? 안녕하세요. 하은미에요."
은미의 인사에 후배들은 고개를 꾸벅였다.
"자세한 인사는 안에 들어 가서 하자."
우리는 다시 술집으로 들어갔다.
*
술집에 들어가자, 테이블에 있던 친구들이 후배들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다시 시작된 술자리. 어색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분위기가 좋다.
임석훈이 현아에게 양주를 부어주면서 입을 열었다.
"현아야. 선배 군대 가는데 선물 사 왔어?"
"네. 선배! 이거 시계예요. 빛도 되고, 방수도 되요."
"고마워 현아야. 덤성아 너는!"
"햄. 저는 로션 사 왔습니다."
"너도 고마워. 세연아 당연히 안 사 왔겠지?"
"공익은 한 달 있다가 나온다면서요? 나오면 현찬 선배랑 드시라고 양주 가져왔어요."
임석훈은 이세연에게 양주를 받더니 나를 보며 씩 웃는다.
"현찬아 우리 저번에 말했던 거 세연이가 맞나보다. 나는 세연이를 인정할게."
"네? 제가 뭐요?"
야이 미친놈아. 저번에 말한 거라면 여왕 이야기잖아.
내가 인상을 찡그려도 석훈이는 계속 음흉하게 웃는다.
은미나, 다른 사람이 임석훈의 말뜻을 눈치채는 건 사실 크게 신경 안 쓰인다. 옛날 같았으면 하나하나 다 신경 썼겠지만, 그러기에 나는 많이 쿨 해졌다. 다만 지금 술자리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건 싫다.
"뭔 헛소리야?"
"응. 헛소리야. 담배나 하나 피우자."
"그러자."
내 폐에 문제 생기면 다 네 탓이다.
밖에 나가자 임석훈이 담배에 불을 붙여 줬다.
"참. 너도 대단하다. 혜민이는 전전여친, 은미는 전 여친. 어떻게 헤어지고도 같이 만나?"
"너 제발 입조심 좀 해라. 그러게 말이다. 나도 모르겠다."
"나는 이유를 아는데."
"뭔데?"
"네가 좋은 놈이라서 그런 거야."
"무슨 헛소리야?"
"얼굴도 잘생겼지, 키도 커, 노래도 잘해, 춤도 잘 춰, 발은 개발이지만 매력 있잖아. 그런데 성격도 착해. 그러니깐 헤어져도 친구로라도 남고 싶은 거야."
"개발은 너고. 그런가?"
"응. 남자든 여자든 똑같아. 좋은 사람은 언제나 옆에 두고 싶어 하거든. 자랑거리도 되고."
"그럼 너는?"
"나는 이미지가 안 좋잖아. 여자랑 하고 연락 안 하니깐."
"잘났습니다. 넌 그러다가 뺨 맞을 거야?"
"큭큭. 그때는 같이 맞아주라."
-딸랑.
우리 둘이서 낄낄대는데 이세연이 나왔다.
"세연아 왜?"
"그냥 나왔어요."
"나 먼저 들어간다."
임석훈은 담배를 털고 술집으로 들어갔다. 바람돌이 소닉 같은 새끼. 하여튼 빨라요.
이세연은 내 옆에 섰다.
이상하네. 지금 세연이에게 싸가지 없는 모습이 없다. 날카로운 눈은 빛을 잃었다.
왜 이리 풀 죽어 있지?
"야옹아 무슨 일 있어? 왜 이리 힘없어?"
"선배. 은미 선배라는 분 예전 여자 친구예요?"
"응. 박호빈이 온 동네방네 다 소문내서 너도 알잖아."
"네. 듣기는 들었어요. 정말 예쁘네요."
"예쁘지. 괜히 모델 기획사에서 캐스팅한 게 아니야. 뭐 전통 모델은 아니고 행사 쪽으로 바꾼다고 하더라고. 레이싱 모델 할지도 모르겠대."
"네... 정말 예쁘세요. 레이싱 모델 해도 되겠어요."
"그럼. 레이싱 모델 하다가 방송 관계자 눈에 띄면 연예인 할지도 몰라. 나중에 티비에 나올 때 대비해서 싸인 해달라고 해."
"됐어요."
"그리고 너도 예뻐."
"네?"
이세연은 고개를 들어 나를 본다.
"너도 은미 만큼 예쁘다고. 뭘 그렇게 풀 죽어 있어?"
"그래요?"
"그래. 너도 예뻐. 그러니 평소처럼 싸가지를 먹어버려. 네가 갑자기 풀 죽어서 얌전해져 있으니 적응이 안 된다."
"...정말 예뻐요?"
"그래. 코도 예쁘고, 입술도 예쁘고, 눈도 예뻐. 06학번 여신이 은미라면 07학번 여신은 너야."
나는 이세연 머리에 양손을 올렸다.
"그러니깐 야옹아. 풀 죽어 있지 말아. 야옹. 야옹."
"선배."
"왜?"
"아니에요."
그러고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다시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어? 왔다 갔다 하는 거 보니 진짜 고양인가 보다. 야옹. 야옹. 악! 야! 발은 왜 밟아?"
"고양이라서 밟았어요. 이번에는 할켜 드릴까요?"
"아오. 하여튼 이놈의 싸가지 진짜."
"저 싸가지 원래 없잖아요. 에잇!"
"아! 이번에는 왜 밟았어?"
"밟고 싶어서요. 후훗. 이제 들어가요."
진짜 고양이야? 금세 기분이 좋아졌어? 우리는 술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
"오빠 우리 가 볼게요~"
"햄 가보겠습니다."
"선배. 갈게요."
후배들 세 명이 갔다. 은미와 혜민이는 잘 모르는 후배들이 가자 편해졌는지, 다시 일학년 때로 돌아가 재잘거렸다.
-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웅성거리는 술집. 나는 임석훈을 봤다.
"야. 이래서는 제대로 이야기도 못 하겠다. 다른 데 가자."
"왜~ 그 새로 온 가수 가슴이 얼마나 큰지만 보고 가자."
선미와 은미는 임석훈의 말에 야유하면서 팝콘을 던졌다.
너는 어떻게 된 게 2학년이 돼도 마이웨이니?
이혜민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야. 지금 무대에 올라오는 저 사람이야? 가슴 그렇게 안 큰 거 같은데?"
그렇지. 가슴하면 또 이혜민이지. 슴부심 인정합니다. 나도 고개를 돌려서 무대를 봤다.
가슴이 1/3쯤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높이 솟은 의자에 앉았다.
"석훈아. 저 사람 너무 야한 거 아니야?"
"내가 생각 한 것 이상의 비주얼인데? 형이 칭찬할 만하네. 휘~~"
임석훈은 여자 가수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가슴도 가슴이지만, 무대 위 의자에 앉은 여자가수는 치마가 너무 짧다. 앞에 있는 사람이 조금만 바닥에 엎드리면 팬티가 보이겠다. 그 아래로 있는 검은색 스타킹도 확 눈에 띈다.
한 가지 특이한 게 있는데,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다. 복면가왕에 나오는 정도의 가면은 아니지만, 눈과 코까지 가려져 있다.
그 모습을 신기하게 보는데 이선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찬아. 조금 익숙하지 않아?"
"어. 아무리 봐도 아는 사람 같아."
나만 느낀 게 아니고, 이선미도 느꼈구나.
실루엣이 진희다. 그런데 설마? 진희가 저런 옷을 입는다고?
그때 무대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자우림의 샤이닝이 흘러나온다.
나, 임석훈, 선미를 제외한 술집에 있는 모두가 여자 가수에게 빨려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봤다.
"진희네."
"진희야?"
"내가 진희라고 했잖아! 임석훈 미친놈아 뭐? 가슴이 어떻다고?"
"선미야 내가 알았냐? 와씨. 순식간에 개 쓰레기 선배 됐네. 현찬아 너 알았어?"
"아니. 몰랐어.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진희 너무 퇴폐적인 느낌 나지 않아?"
선미와 임석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야한 옷차림에 노래가 섞이자 마스크를 쓴 진희에게서 퇴폐미가 뿜어져 나왔다.
< 군주 (군대 위로주)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