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입생 오티 - 유료 연재 시작 >
가녀린 어깨가 떨리며 눈물을 흘리는 이현아. 항상 신나서 뛰어다니던 평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별수 있나? 달래 줘야지.
"현아야.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속은 어때? 약 줄까?"
"아니에요.... 선배 정말 죄송해요."
"하하하하."
미안해하는 현아를 보니 몇 달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불과 작년 2학기 개강주 때, 술 취해서 화장실에 머리 박으면서 섹스하고 싶다고 말 했었던 나인데.
이제는 후배에게 술 먹고 실수해서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듣다니.
민현찬 많이 컸다.
현아는 웃는 내가 이해 안 돼서인지 고개를 들고 두려운 눈으로 나를 본다.
"선배...?"
"미안. 잠시 다른 생각이 나서. 그리고 정말 괜찮아. 어디 아픈 데 없으면 됐어. 마음에 두지 마."
현아는 그래도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리고 눈물은 아까보다 더 많이 흐르는지 연신 손으로 닦아내고 있다.
당황스럽네. 계속 괜찮다고 달래면 더 울 것 같고. 이럴 때는 장난으로 풀어주자.
나는 현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선배랑 화해의 악수 하자. 이 악수 하고 다 잊는 거야."
"흑... 죄송해요."
내 손을 잡는 현아의 하얀 손. 나는 씩 웃었다.
"현아야. 그거 알아?"
"흑... 어떤 거요?"
"이 손 아까 세면대 청소 한 손이야."
"악! 선배! 진짜요?"
"그럼. 안 놓아 줄 거야."
"아~~ 하지 마요! 잠시만요!"
갓 잡은 참치처럼 팔딱팔딱 뛰는 현아. 손을 놓아주자 단번에 도망간다.
이것봐. 원래대로 씩씩해지니깐 좋잖아.
"자. 이제 진짜 잊어버려."
"아하하. 알겠어요. 어쩜 그런 손으로 후배를 잡아요!"
"너? 이 손이 누구 때문에 고생했는데. 일로 와!"
손을 뻗어 현아의 머리를 만지는 척했다. 현아는 기겁하더니 내 팔목을 잡았다. 한동안 계속된 의미 없는 줄다리기. 내가 손에 힘을 살짝 빼자 현아는 중심을 잃어서 내 쪽으로 넘어졌다.
샤랄라 라라라라 널 좋아한다고.
호구신 이 음악 아니야. 순정만화의 한 장면이지만, 이 음악은 아니야!
얼떨결에 내 품에 안긴 현아. 가슴은 B컵이며, 현재 브라는 착용한 상태. 체온은 술 때문에 36.92도 정도. 현아의 가슴은 내 갈비뼈 부분에 맞닿아 있으며, 내 소중이가 현아의 배에 닿아 있다.
젠장. 이런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오는 거 보니 또 현자가 되었네.
뭐 전생에 밥 사준 거 말고는 다른 일은 없었으니 당연히 나를 친하다고 생각 안 했겠지. 게다가 두 번째 겪는 일이니 별로 충격적이지 않다.
"현아야. 어..."
"선배."
"왜?"
"고마워요. 저 앞으로 잘할게요."
현아가 갑자기 나를 꼭 끌어 앉았다. 그래, 후배를 위해서 스포닝 풀에 손 넣는 선배가 몇 명 있겠어?
그런데 너 왜 살짝살짝 좌우로 비비는 거니? 어색하니깐 떨쳐 내자.
현아의 어깨를 잡고 살짝 밀어냈다.
"그래. 과 생활 열심히 잘해. 선배 말 잘 듣고. 악!"
갑자기 내 배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는 현아.
"너 선배 때리는 거야?"
"메롱이에요. 선배도 나 괴롭혔잖아요."
그래도 이제 눈물은 완전히 사라졌네.
현아는 해맑게 웃으면서 나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자. 이제 우리도 다시 들어가서 재밌게 놀자."
"네 선배."
총총걸음으로 걷는 현아를 따라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
혜진 누나 축제 때 미안해요.
역지자지 말고 역지사지. 역시 남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막상 학생회장이 돼서 과 행사를 이끄니 완전 이야기가 다르다. 챙겨야 할 게 많고,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 시간은 1시. 남은 인원은 1/3이라는 것.
오죽하면 박호빈조차도 술을 안 먹고 애들을 챙기고 있다.
"호빈아 네가 웬일이야?"
"뭐?"
"여자 후배들 있는데 술 안 먹고?"
"나 지금 빡쳐있어. 이것들 개강하면 군기 잡아야겠어."
"그러지 마."
"왜?"
"1학년 중에 우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있어."
"많아 봤자지. 대학교는 학번이잖아."
그 사람 26살이다. 이 미친 새끼야. 뭐. 네가 알아서 하겠지. 그 형한테 혼나면 네 업보고.
"현찬아. 지금 바빠?"
갑자기 나를 부르는 이선미.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이 일아날까 두근두근해.
"왜? 무슨 일 있어?"
"너 차에 좀 갔다가 와."
"차에?"
"응. 서영 언니 내려간 지 30분 정도 되었는데 안 올라와서."
"차에는 왜 갔대?"
"술 쏟아서 옷 갈아입는다고 갔는데 오지를 않아. 혹시나 모르니깐 좀 갔다 와."
아. 서영 누나 가방 내 차에 있었지. 차키는 술 안 먹은 이선미가 가지고 있었고.
"알겠어. 여기 좀 부탁할게"
서영 누나.
술 취해서 차에서 자고 있지는 않으려나 모르겠다.
*
리조트 로비에 내려가자 술을 깨기 위해서인지 많은 사람이 있는 게 보인다.
"어? 경영과 학회장 아니에요?"
그 사람 중에서 나를 알아보고 걸어오는 한 무리의 여자들. 누구지? 처음 보는데?
"네. 맞아요. 안녕하세요."
"저희 신방과 2학년이에요! 선배! 아까 공연 잘 봤어요! 춤 너무 잘춰요."
"신방과 2학년이면 06학번이죠? 저랑 동갑이네요. 말 편하게 하세요."
"어? 진짜? 06학번인데 학생회장 한 거야?"
"응. 어쩌다 보니. 여튼 반가워. 나 지금 좀 볼일이 있어서."
"잠시만~ 번호 가르쳐줘. 나중에 우리 같이 술 한잔하자."
가르쳐 주면 뭐 해. 현자가 될 건데. 그렇다고 거부하기에는 이미 휴대폰이 단검이 되어 내 턱밑에 와있다.
그냥 가르쳐 주고 연락받지 말자.
"여기. 내 번호야. 그럼 나 바빠서 먼저 갈게."
"응. 재밌게 놀아. 다음에 꼭 봐."
미안 볼 일 없을 거야.
과 소개에서 춤 춘 효과가 크기는 크구나. 걸어가는 내내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게 느껴진다.
에헴. 조선 시대 양반이 이랬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
로비를 나와서 차에 가기 전에 담배를 하나 물었다. 그때 가로등 아래에서 다가오는 여자애들 세 명. 그중에 한 명은 아는 얼굴이다.
세 사람은 내 앞에 서더니 한명이 반갑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저희는 연영과 1학년이에요. 오늘 공연 잘 봤어요! 너무 멋있었어요."
연영과 여자애들 두 명과 그 사이에 있는 이혜민.
"감사합니다. 혜민아 안녕. 술 많이 먹었어?"
"아니. 많이 안 먹었어."
연영과 여자애들 두 명은 나와 혜민이가 아는 사이인 줄 몰랐나 보다. 놀란 표정으로 우리를 본다.
"언니! 경영과 학회장 알아요?"
"응. 나 이전에 경영 다녔잖아."
"대박! 학회장님. 아니 현..."
"현찬입니다."
"현찬 오빠! 다음에 혜민 언니랑 같이해서 우리 술 먹어요."
오빠! 선배보다 기분 좋구나! 아차차 이럴 때가 아니다.
당황해하는 이혜민. 나랑 사귄 옛일도 그렇고, 재입학했는데 말 안 해준 게 마음에 걸리나 보다.
"두 사람 별로 안 친했어요?"
우리 두 사람이 어색하게 있자 궁금한 얼굴로 물어보는 연영과 여학생.
혜민아 나 옛날의 민현찬 아니야. 그런 거로 꽁해 있지 않아. 일단 지금은 친구 기 좀 세워 주자.
"아니요. 우리 엄청 친했어요. 혜민이 하고 같이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혜민아 나중에 연락해. 술 한 번 먹자."
원하는 대답이 맞나보다. 이혜민은 웃는다.
"응. 알겠어."
"나 먼저 갈게. 두 분도 재밌게 노세요."
"네! 오빠. 다음에 꼭 봐요."
세 사람을 뒤로하고 차로 걸어가는데 뒤에서 나지막한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언니. 좋겠다. 현찬 오빠랑 친하고. 다음에 술자리에 꼭 우리 불러줘."
이 정도면 기 세워 준 거 맞지? 이제 차로 가자.
*
나는 차로 걸어가면서 기도했다.
제발 서영 누나 차에 있어라. 이 추운 날 그만 돌아다니고 싶어.
다행히 차에 있나 보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린다.
차 문을 열자 서영 누나가 보였다. 문제는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지금 내 차 뒷좌석은 침대처럼 평평하게 펴져 있다. 그 위에 서영 누나가 속옷만 입고 잠들어 있었다.
김전일이 되어 할아버지 이름을 걸고 이 현장을 분석해 보자.
아마 서영 누나는 차에서 잠시 술을 깨고 가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시동도 켜고 히터를 틀어 놨겠지. 옷 갈아입다가 잠시만 누워 있자 하다가 잠든 거고.
새하얀 피부의 서영 누나. 분홍색 브래지어와 팬티가 그런 누나를 더욱더 예쁘게 만든다. 춤으로 다져진 몸매는 곳곳에서 탄력이 느껴지고 배는 군살 없이 날씬하다.
아차차. 정신 차리자 감상할 때가 아니다. 지금 나에게는 그냥 술 취한 주객일 뿐.
누나 가방에서 옷을 꺼내 덮은 뒤 턱을 잡고 흔들었다. 왜 여기서 자고 있어?
"누나. 일어나요."
"응? 현찬이야?"
"네. 저예요."
부스스 일어나는 서영 누나. 그렇게 갑자기 일어나면 안 돼요.
가슴을 덮었던 옷이 내려왔다.
"나 추워... 우선 들어와."
"일단 알겠어요. 누나 위에 좀 가려요."
차에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누나는 술이 덜 깼는지 계속 멍하니 앉아 있다.
"누나. 괜찮아요?"
"응... 나 잠들었나 봐."
"제발 옷 좀 입어요."
"옷이.. 왜? 꺅!"
황급히 옷으로 가슴을 가리는 누나. 민망해하는 나를 보더니 갑자기 옷을 던진다.
"좀 가려요."
"뭐! 왜 가려! 너 어차피 서지도 않잖아! 나를 여자로도 안 보는데. 은미 사귄 거 보면 고자는 아니고. 너 혹시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야?"
아닌데요. 이제 서는데요.
아니, 이미 서 있는데요. 아씨 바지를 벗어서 증명할 수도 없고.
"무슨 소리예요. 나 여자 엄청 좋아해요."
"야! 그 말이 더 섭섭해. 너 혜진 선배 보면 서?"
잠시만. 지금 우리가 왜 이런 대화를 해야 하는 거지? 서영 누나 눈을 살펴보니 지금 당장 '견우야 미안해'라고 외칠 거 같다. 엽기적인 그녀의 술 취한 전지현처럼 눈이 풀려 있다.
"서는데요?"
"진짜? 아... 내가 혜진 언니보다 못 하구나."
"그리고 섰는데요."
"뭐가?"
"지금요."
갑자기 반짝반짝 빛나는 서연 누나의 눈.
"거짓말."
"진짜예요. 그러니깐 옷 좀 입어요."
"그럼 나 한 번만 보여줘."
"뭘 보여줘요."
"한 번만! 딱 한 번만 보여줘."
"싫어요."
"그럼 내가 만진다."
갑자기 말죽거리 잔혹사가 떠올랐나? 학생 여기 좀 만져봐.
갑자기 내 소중이에 올라오는 누나의 하얀 손. 옷 위로 딱딱해진 막대기를 만지더니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너 진짜 섰네! 섰어!"
"섰다고 말했잖아요."
"아하하하. 그냥 한 말인 줄 알았어. 이제 가자."
네? 이렇게요? 이거 반칙인데?"
"어.... 네."
"왜 아쉬워? 나랑 하고 싶어?"
"뭔 소리예요!"
누나는 갑자기 나에게 와서 키스했다. 그리고 막대기를 한번 주무르고는 음흉하게 웃었다.
"현찬아. 누나가 하나 가르쳐 줄게. 남자가 서는 순간, 강자는 여자가 되는 거야."
와우. 여기는 사파린가 보디. 이선미도 여우, 이혜민도 여우, 서영 누나도 여우 온통 여우밖에 없다.
누나는 한마디를 던지고 옷을 챙겨 입었다.
차로 나온 우리. 리조트로 걸어가는데 서영 누나가 팔짱을 낀다.
"너 왜 이리 풀 죽어 있어?"
"아닌데요. 누나 기분 탓인데요."
"그러게 줄 때 했었어야지. 아쉽지?"
"그만 놀려요."
"아하하하."
한참을 소리 내 웃는 서영 누나. 갑자기 다가와 내 귀에 입을 갔다 대더니 귓속말을 했다.
"조만간 기회 한 번 줄게~ 그때 잘 해봐~"
"누나 소주 몇병 먹었어요?"
"나? 세 병? 아니면 네 병? 다섯 병?"
소자 세병이 주량인 누나. 내일이면 기억 안나겠내.
계속 색드립을 하는 누나를 끌고 리조트로 올라왔다.
*
"현찬 선배 일어나요."
서영 누나와 함께 리조트에 올라오니 역전의 용사 몇 명만이 남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들의 마지막 사투를 보다가 잠들었나 보다.
눈을 떠보니 진희가 내 앞에 서 있다.
"진희야. 몇 시쯤이야..?"
"열 시에요. 대부분 일어났어요. 선배 이거 드세요."
이것은 여명? 여명을 준다는 건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인데?
너는 이번 생에서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 하는구나.
"너 이거 어디서 났어?"
"매점 가서 사 왔어요. 어제 술 많이 드셨죠? 어서 챙겨 드세요."
어제 술은 별로 안 먹었는데. 그래도 성의를 생각해서 마시자. 비싼 게 효과가 좋나 보다. 잠이 확 깬다.
정신을 차리고 방을 한 번 둘러 봤다. 자는 사람은 이제 넷 다섯명. 대부분이 깨어있다.
이제 서서히 집에 가자. 어서 자취방 가서 쉬고 싶다.
우리는 짐을 정리해서 리조트를 나왔다.
< 신입생 오티 - 유료 연재 시작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