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화 〉엘리아 성국
아가타 성녀가 반박했다.
“만약 그랬다면 하멜 제국과 엘리아 성국이 서로 싸우다가 더 빨리 어둠의 신에게 점령당했을 겁니다. 오히려 3년간 하멜 제국의 병사들을 빼돌렸으니 저희의 이득입니다.”
벤자민 추기경도 동의했다.
“맞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희 병력이 하멜 제국군을 압도할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3년 전에 예비군 제도를 만들어서 모든 성인 남녀에게 기초 군사훈련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지금 모든 성국 시민을 동원하면250만 명의 병사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성국 시민들은 엘리아 여신님을 위해 동귀어진의 각오로 싸울 것입니다.”
길버트 추기경이 말했다.
“저희는 3년간 최대한 무구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시민에게 무기와 방어구를 지급할 수 있습니다.”
교황이 수긍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후회한들 아무 의미가 없지요. 저희가 이룩한 것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교황을 격려했다.
“교황님께서 정신을 차리셨군요.”
“잠깐의 착각은 누구나 하는 법입니다.”
교황이 데니스 추기경에게 물었다.
“데니스 추기경. 드워프 타타그 왕국에 지원 요청 건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데니스 추기경이 어두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 남쪽의 반란군을 진압해야 하니 지원을 할 수 없답니다.”
사람들이 한탄했다.
“허어. 드워프들의 고집이란. 참.”
“드워프들은 생각을 안 하는 건가.”
사람들은 드워프 지원은 포기하기로 했다.
교황이 이번에는 안젤라 성녀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안젤라 성녀님의 남편인 용사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안젤라는 회의 중에 시종일관 싱글거리기만 하고 있었다.
안젤라가 대답했다.
“완벽하게 길들였습니다. 이제 제가 시키면 거리의 개똥도 먹을 겁니다. 당연히 저는 엘리아 여신님을 위해서만 용사를 사용할 거고요.”
교황의 얼굴이 환해졌다.
“잘됐군요.”
교황을 포함해서 이곳의 사람들은 안젤라가 말한 ‘길들이다’의 의미를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용사 박경철은 3년간의 잔혹한 고문과 조교로 완벽하게 안젤라의 정신적 노예가 된 상태였다.
박경철은 소멸한 음경 해면체를 고치지 않아서 아직도 발기부전 상태였다.
교황은 박경철이 어둠의 신을 쓰러뜨리면박경철의 음경을 고쳐주기로 악속했다.
참고로 안젤라가 자선의 여신이 되었다.
교황이 사람들을보고 말했다.
“우리의 최종 방어선은 모리안 시와 예호멜 시입니다. 모리안 시는 샬다드의 군대를 맞이하고 예호멜 시는 어둠의 신의 군대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교황이 결정을 내렸다.
“엘리아 성국은 오늘부로 완전 전시 체제로 들어가겠습니다. 식량 생산과 수송을 제외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전투 병력을 모리안 시와 예호멜 시로 보내십시오. 안젤라성녀는 용사를 데리고 예호멜 시로 가십시오. 성녀님께 남은 이단 심판관들을 모두 맡길 테니 반드시 어둠의 신을 죽이십시오.”
안젤라가 고개를숙이고 외쳤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어둠의 신을 제거하겠습니다!”
교황이 말을 이어갔다.
“모리안 시의 병력은 벤자민 추기경님께 맡기겠습니다. 예호멜 시에는 제가 가서 병력을 지휘하겠습니다.”
사람들이 교황을 말렸다.
“아니! 교황님께서는 몸을 아끼셔야지요!”
“위험합니다!”
교황이 말을 했다.
“어허. 엘리아 성국이 풍전등화인 상황인데 대사제인 제가 뒤에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엘리아 여신님을 위해서 저도 전투에 참여하겠습니다.”
사람들이 교황의 희생정신에 감동했다.
사람들이 저마다 맡은 일을 하기 위해서 회의실을 떠났다.
모두 다음 전쟁이 인류의 운명을 건 전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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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후 샬다드의 제국 군대가 에리드네 시와 모리안 시의 국경에 모였다.
샬다드 (디아블로) 주위에는 메르누사 (몰렉), 세웨나, 타라 (프로세르핀), 크리스틴 (안다리엘) 등 중요 인물이 전부 있었다.
세웨나의 얼굴은 창백하고 두려워 보였다.
병사 중에는 자아가 없는 인형같이 멍한 자들이 많았다.
거신병 90대, 제1, 2 기사단, 제3 기사단의 마도 골렘 수백 대, 제5 기사단인 와이번 기사단도 있었다.
샬다드는 어둠의 신에게 거신병과 골렘의 부품을 지원받았기에 거신병과 골렘들의 상태가 새것처럼 좋았다.
또한, 군 간부들은 어둠의 신에게 지원받은 드래곤 무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샬다드가 연설했다.
“오늘 우리는 정당한 하멜 제국 후계자인 나를 암살하려고한 사악한 엘리아 성국을 몰아낸다! 어둠의 신이 우리에게 엘리아 성국의 토지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을 허락했다! 걱정하지 마라! 나를 믿어라!”
병사들이 환호했다.
“우와아아아!”
몇몇 병사들이 의심을 표했다.
“도대체 어둠의 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 거야.”
“같은 인간끼리 죽고 죽이는 게 어둠의 신의 계략 같은데.”
군 간부가 중얼거리던 병사들을 노려보며 윽박질렀다.
“거기 조용히 안 해?! 샬다드 폐하의 명령을 거부하는 거냐!”
병사들이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조용히 하겠습니다!”
간부들이 화를 내고 윽박지르자 병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의심을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다.
샬다드가 큰소리로 명령했다.
“진격!”
제국 군대가 모리안 시로 진격했다.
어느 정도 진격하자 모리안 시의 성벽이 보였다.
성벽 위에는 성국 병사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
엘리아 성국의 모든 시민을 끌어모았는지 체격이 좋지 않은 성국 병사들이 많았다.
실제로 모리안 시에는 정규병과 시민병을 합쳐서 현재 100만 명이나 되는 병사들이 있었다.
시민에게 잠깐 군사훈련하고 창만 들려준다고 뛰어난 병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인해전술의 머릿수 채우기였다.
샬다드가 코웃음을 쳤다.
“푸하하. 저런 애송이들로 하멜 제국군 정예를 막을 수는 없을 거다. 거신병은 또 어떻게 막을래.”
주변의 군 간부들이 맞장구를 쳤다.
“으하하하. 맞습니다.”
성벽에서 벤자민 추기경이 고함을 질렀다.
“샬다드! 결국, 어둠에 완전히 타락했구나! 인간끼리 싸워 받자 어둠의 신만 좋다는 것을 왜 모르느냐?!”
샬다드가 받아쳤다.
‘푸헬헬헬. 나는 디아블로다!’
“엘리아 성국이 나를 싫어하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를 제거하는 계획을 세우는 건 아니지 않나! 어둠의 신은 나에게 엘리아 성국의 토지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너를 제거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에리드네 시가 어둠의 군대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로 손을 잡고 어둠의 신과 맞서 싸우자!”
“더는 엘리아 성국의 거짓말과 개소리는 듣기 싫다!”
벤자민 추기경이 짜증을 냈다.
“허어. 정말 말이 안 통하는군.”
샬다드가 전군에 명령했다.
“공격해라!”
제국군이 함성을 지르며 성으로 진격했다.
“우와아아아!”
150m 크기의 마도 골렘인 거신병 90대가 거대한 방패와 대검을 들고 지면을 울리며 성으로 걸어갔다.
우우우 쿠우웅 우우우 쿠우우웅
기계화 병단 골렘들도 각자 성으로 진격했다.
성벽에는 지금까지 싸움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시민병들이 부지기수였다.
시민병들이 적군의 위용에 겁을 먹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벤자민 추기경이 외쳤다.
“모든 사제는 용기 버프를 시전해라!”
벤자민 추기경을 비롯한 성녀, 추기경, 사제들이 용기 버프를 시전했다.
“인크리즈 커리지!”
성벽을 밝은 빛이 뒤덮었다.
빛이 사라진 후 성국 병사들의 마음에 용기가 차올라서 당당해 보였다.
제국군의 화살, 마법, 대포알 등 투사체가 성벽으로 날아왔다.
슈우우웅 퍼어어엉 슈슈슈슈
벤자민 추기경이 외쳤다.
“모든 사제는 방어 마법 실시! 투사체 발사!”
사제들이 홀리 베리어를 시전하자 성벽 위에 밝은 빛으로 이루어진 방패들이 생겨나서 투사체를 막았다.
탕 타당 카앙
성벽의 성국 병사들이 활, 발리스타, 대포를 쏘아댔다.
슝 슈슝 슈슝 슈슈슈 퍼어엉
거신병들이 제국군 맨 앞에 서서 진격하며 방패와 몸으로 성국의 투사체를 받았다.
카강 콰아앙 탕 탕 카가강
샬다드가 시원하게 웃었다.
“으하하하! 그렇지! 그렇지! 이제 비밀 무기를 사용해라!”
거신병 10대가 등에 메고 있던 자루를 허공에서 빙빙 돌렸다.
거신병이 자루를 놓자 자루들이 모리안 시 내부를 향해서 날아갔다.
슈우우우우
벤자민 추기경이 위험을 눈치채고 소리쳤다.
“모든 사제는 홀리 베리어를 겹겹이 쌓아서 저 자루를 막는다!”
사제들이 홀리 베리어를 시전하자 두꺼운 빛의 벽들이 허공에 만들어졌다.
갑자기 거신병 30대가 부스터 엔진을 작동해서 성벽을 향해 최고 속도로 질주했다.
위이이이잉 쿵쿵쿵쿵
한 거신병이 전력으로 전방 점프를 해서 몸으로 빛의 벽에 부딪혔다.
어마어마한 질량의 충격량으로 인해 굉음과 함께 빛의 벽에 금이 갔다.
콰아아아아앙 찌지지지지직
몇몇 사제들이 신성력 역류로 내상을 입고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벤자민 추기경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막아야 해!”
멘자민 추기경도 빛의 벽에 신성력을 보냈다.
사제들이 신성력을 쓰자 빛의 벽이 다시 복구되었다.
거신병들이 줄줄이 빛의 벽에 충돌했다.
콰아아앙 콰아앙 콰아아아앙 찌지지지직
빛의 벽에 금이 점점 커졌다.
사제들이 신성력 역류로 픽픽 쓰러졌지만, 어찌어찌 빛의 벽이 파괴되는 걸 막았다.
자루가 빛의 벽에 부딪히자 여러 개의 거대한 버섯폭발이 천지가 울리는 진동과 함께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빛의 벽이 모두 깨져버렸다.
쨍그랑 쨍그랑
빛의 벽을 유지하던 여러 사제가 고강도의 신성력 역류로 터져버렸다.
“끄아아아아!”
펑 퍼엉 펑 펑 퍼어엉
폭발 지점에서 강력한 돌풍이 사방으로 불어닥치자 성국 병사들이 성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고생했다.
“으아아아! 버텨!”
제국군도 땅에 웅크리고 돌풍을 버텼다.
“끄으으으! 밀리지 마!”
폭발이 끝나자 보이는 것은 여러 사제의 살점 찌꺼기와 산산조각이 난 30대의 거신병이었다.
이 폭탄은 하멜 제국에서 베헤모스를 날리는데 사용했던 마나 응집 폭탄이었다.
카일 신성 연합에서 마나 응집 폭탄의 자료를 찾아서 집중적인 연구 투자로 다시 재현한 거였다.
인간이 만든 대량살상무기가 적의 손에 넘어가서 인간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카일은 지금까지 만든 마나 응집 폭탄을 모두 샬다드에게 맡겼다.
벤자민 추기경이 입술에 흐르는 피를 닦고 시원하게 웃어 재꼈다.
“으하하하! 너희들의 비장의 무기는 우리가 막았다! 거신병도 30대나 날아갔구나.”
샬다드가 조용히 비웃었다.
“뭐래? 저게 끝인 줄 아나? 처음 던진 건 사제들의 신성력 제거용이라고.”
제국군이 성벽에 도착해서 사다리를 설치하고 성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빨리 올라가!”
성국 병사들이 위에서 돌멩이를 던지고 뜨거운 기름을 부으며 저항했다.
제3 기사단의 인간형 마도 골렘들이 성벽에 도착했다.
마도 골렘들이 손바닥과 발바닥을 벽에 착착 달라 붙이며 벽을 올라갔다.
성국 병사들이 뜨거운 기름을 부어도 마도 골렘을 녹일 정도의 온도가 아니었다.
마도 골렘이 냉각 부스터를 작동해서 뜨거운 기름의 가열에 저항했다.
마도 골렘이 성벽에 도착하자 한 시민병이 창을 찔렀다.
“엘리아 여신을 위해서!”
마도 골렘이 창을 잡고 끌어당기자 시민병이 끌려왔다.
“어어어어!”
마도 골렘이 시민병을 한 손으로 잡고 성벽 밑으로 던졌다.
“끄아아아!”
콰직
사제의 버프를 받은 성기사가 철퇴를 들고 마도 골렘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 신성한 철퇴를 받아라!”
성기사가 철퇴를 내려치자 마도 골렘이 왼팔을 들고 막았다.
쿠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마도 골렘의 왼팔이 우그러졌다.
마도 골렘이 머리를 갸우뚱하더니 오른팔을 압축해서 랜스 형태를 만들었다.
마도 골렘이 랜스를 찔러대고 성기사가 철퇴를 휘두르며 전투를 벌였다.
성벽에서 성국 병사들과 제국군 사이의 백병전이 벌어졌다.
마도 골렘이 미는 충차가 성문을 사정없이 때리자 성문이 우그러지며 열렸다.
성문으로 제국군이 쏟아져 들어가자 성 내부에서도 전투가 벌어졌다.
제국군 병사가 검으로 성국시민병의 팔을 자르자 잘린 어깨에서 피가 솟구쳣다.
푸슈슈슈
시민병이 비명을 질렀다.
“사제! 사제!”
그런데 아까 빛의 벽을 유지하면서 많은 사제가 녹아웃되었기에 아쉽게도 이 시민병에게 신경 쓰는 사제가 없었다.
결국, 제국군 병사가 시민병의 목을 검으로 찔러서 죽였다.
남은 사제들이 이를 악물고 보이는 곳마다 힐링과 버프를 뿌렸다.
허공에서 제5 기사단인 와이번 기사단이 내려와서 사제들을 습격했다.
사제 무리가 있는 곳에 기사단장 크리스틴이 탄 거대한 와이번이 떨어져 내렸다.
한 사제가 와이번에 깔려서 내장이 터져서 죽었다.
“크어어억!”
크리스틴이 사슬낫을 허공에 빙빙 돌리며 웃었다.
“꺄하하하하! 모두 죽어!”
와이번이 몸을 빙빙돌리며 꼬리와 발톱으로 사제들을 난도질했다.
크리스틴이 오러를 두른 사슬낫을 날리자 경로에 있던 시민병들이 파바바바바 하고 갈려나갔다.
금빛 갑옷을 입은 길버트 추기경이 신성한 철퇴를 들고 크리스틴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아! 이 마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