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제국 점령 이후 [카일 신성 연합 지도]
카일 성국은 에리드네 시를 제외한 하멜 제국 전역을 점령했다.
지금 당장 군대를 모아서 엘리아 성국을 치는 건 좋은 계획이 아니었다.
일단 영토가 갑자기 넓어져서 수송 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
그리고 풀려난 마족 노예들과 야생 어둠 종족들이 아직 카일 성국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이들 중에 산적으로 활동하는 자들도 있었다.
카일이 지금 당장 군대를 이끌고 엘리아 성국을 치면 설령 이기더라도 우리쪽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면 이후에 이어질 엘리아 여신의 천사 군단과의 전쟁에서 질 수 있었다.
엘리아 여신까지이기려면 충성스럽고 뛰어난 군대가 필요하다.
의식주가 해결되고 경제, 사회, 문화, 오락, 법 등 여러 요소에서 시민들을 만족시켜야 비로소 나라를 위해 충성하는 몸과 정신이 건전한 군대를 얻을 수있는 법이다.
이제는 나의 갑자기 넓어진 영토를 정비하고 안정화해야 하는 시기였다.
또한, 나를 지금까지 따라주었던 아내들, 부하들에게 보상을 줄 필요가 있었다.
나는 성모, 대주교들과 앞으로 어떤 형태의국가를 운영할지 토의했다.
넓어진 영토에 비해서 주민의 수가 적었기에 주민들을 채워야 했다.
산적으로 활동하는 자들에겐 군대를 보내서 귀화하라고 설득하고, 설득이 먹히지 않으면 토벌했다.
잡힌 인간 중에서 어둠이 되고자 하는 자들은 감각 차단기기에 넣어서 마족으로 만들었다.
------
에리드네 시는 하멜 제국의 마지막 도시가 되었다.
에리드네 시로 들어온 제국 군대는 거신병 90대, 제1, 2, 3, 5 기사단, 정규병 18만 명이었다.
제국 군대는 제국 왕관과 옥새를 가지고 있는 샬다드를 정당한 하멜 제국 왕으로 받아들이고 따랐다.
샬다드가 정치와 사람을 다루는 데 굉장히 뛰어난 것도 한몫했다.
샬다드, 메르누사, 세웨나는 몸에서 어둠의 기운을 뿜으며 자신들이 어둠 마법사라고 사람들에게 알리며 커밍아웃했다.
이것으로 악마숭배자라는 극악한 범죄를 숨기기 위해서였다.
샬다드와 제국 군대는 에리드네 시에서 하멜 제국 부흥 운동을 벌이고 최후의 전쟁을 대비했다.
------
엘리아 성국은 당장 전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멜 제국에서 수많은 피난만이 엘리아 성국으로 들어왔다.
엘리아 성국은 인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고 병사 한 명이 중요하기에 모두 받아들였다.
엘리아 성국은 갑자기 늘어난 인구를 위한 식량과 주거 문제, 피난민과 기존 엘리아 성국민간의 문화 충돌 등을 해결해야 했다.
엘리아 성국은 피난민들을 엘리아 교로 개종하려고 노력했다.
탈카 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대비책도 만들어야 했다.
엘리아 성국의 가장 큰 문제는 하멜 제국의 마지막 승계자인 샬다드였다.
엘리아 성국 입장에서는어둠 마법사인 샬다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제국 군대가 샬다드를 따르기 때문에 죽일 수도 없었다.
제국 병사 중에 어둠 마법사와 네크로맨서인 자들도 논란거리였다.
이들을 모두 죽여버리면 제국 군대의 반발을 사게 될 것이었다.
엘리아 성국은 샬다드를 포함해서 어둠 마법사와 네크로맨서가 엘리아 성국 내부로 오는 것을 금지했다.
샬다드 입장에서는 자신한테 위험한 엘리아 성국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환영이었다.
카일 성국, 하멜 제국, 엘리아 성국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전쟁을 멈췄다.
서로 외교관을 보내서 휴전 문서에 서명한 건 아니지만, 서로에게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드워프 왕국은 여전히 북과 남으로 나뉘어서 내전을 했기에 빛과 어둠의 전쟁에 참여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 고요하게 끓는 휴전 상태는 앞으로 3년이나 이어지게 된다.
------
휴전된 후 나는 촉수 비공정 형태로 내 거대한 영토를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격려하고 국가 운영을 하였다.
가끔 산적을 설득하거나 토벌할 때도 있었다.
이 와중에 민지가 내 권속이 된 이후 지능이 높아졌다.
민지는 밖에서
“나는 어둠의 신님의 위대한 애완견 민지라고. 나에게 까불지 마.”
라며 거들먹거렸다.
내 앞에서는 민지가 애교 많은 강아지가 되었기에 나는 특별히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민지의 배가 부풀어 올랐다.
민지가 나와 처음 섹스한 날에 내 아이를 임신한 거였다.
민지는 내 아이를 가졌다며 너무 행복해했다.
나는 민지를 애완견 지위에서 성모 지위로 올려주었다.
민지는 카일 신화에서 신의 총애를 받던 애완견에서 아내가 된 행운의 히로인이 되었다.
세리나는 애완동물 박경철을 엘리아 성국에 빼앗겨서 우울해졌다.
세리나는 순결의 여신이자 뛰어난 권속이기에 나는 세리나를 자주 찾아가서 달래주었다.
그러다가 나랑 세리나는 서로 사랑하고 애인 사이가 되었다.
나는 세리나를 임신시키고 성모의 지위를 줬다.
나는 여동생인 스펙터퀸 기니비르와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둘이서 페어리랜드로 가서 놀기도 하고 브래돈 시 관광도 했다.
기니비르는 어느 날 나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카일 오빠. 저에게는 오빠밖에 없어요. 무수히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오빠처럼 저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에요. 비록 제가 스펙터퀸이지만 저를 사랑해주실 수 없을까요?”
나는 기니비르에게 키스하는 것으로 내 마음을 전했다.
나는 기니비르도 임신시키고 성모의 지위를 줬다.
나는 실반도 임신시켰다.
내가 세리나, 기니비르, 실반을 임신시킨 내용은 나중에 설명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추가로 획득한 인내, 근면, 겸손의신성도 성모들에게 주었다.
나는 발타자르에게 부탁해서 겸손의 신성은 라임 선생님에게 주고 근면의 신성을 실반에게 주었다.
블러드 매직을 쓰는 실반에게 근면의 무한한 체력과 트롤 급 회복력은 최적의 능력이었다.
막대한 방어력을 가지고 동료의 데미지를 대신 받는 인내의 신성은 루이사에게 주었다.
7대 원죄와 7대 주선의 신성 중에서 자선 (박경철 몸 안)과 친절 (아이보스)의 신성을 제외한 12개의 신성을 전부 내 아내들이 가지게 되었다.
영토가 너무 거대해져서 카일 성국 하나만으로는 전부 통치하기 힘들어졌다.
슬라임, 마왕군, 자이언트 엔트 등 나를 도와준 국가들에 억지로 카일 성국 밑으로 들어오라고 하기도 미안했다.
그리고 어둠 종족마다 문화가 달라서 하나의 규칙을 강제하기 힘들었다.
나는 카일 신성 연합을 창립했다.
연합장은 바로 어둠의 신인 나다.
나는 거대한 영토를 나눠서 내 성모들에게 주고 각각 독립된 왕국으로 인정했다.
왕국의 여왕인 성모들은 카일과의 자식에게 왕국을 물려줄 수 있다.
다크엘프 거주지는 내 딸인 어둠 세계수 레비에게 주었다.
블랙드래곤 이그로스는 나랑 친하니까 라온 왕국 연합의 일부를 영지로 받고 이그로스 왕국을 세웠다.
슬라임, 오크, 코볼트는 전쟁에서 공을 많이 세웠으므로 자치를 인정했다.
모든 왕국은 카일 신성 연합에 소속되며 어둠의 신 카일을 섬기는 종교를 유일교로 한다.
자하라, 라임 선생님, 민지에게는 아직 영토를 받지 못했는데 나중에 영토가 생기면 주기로 했다.
윈스톤은 루시아나 왕국의 대장군, 칸파샤는 루이사 왕국의 대장군이 되었다.
다른 영웅들도 왕국의 주요 직책을 받았다.
내가 아스모데우스에게 대륙북쪽의 촉수의 숲을 주고 기니비르에게 절규의 숲을 주다 보니 이들의 영토가 엘리아 성국과 접하게 되었다.
나는 베헤모스를아스모데우스에게 맡겼다.
베헤모스는 에리드네 시와의 접경 지역을 돌아다니며 인간을 발견하면 죽였다.
루시아나 왕국의 탈카 시는 마탑 기계학과장이 드랍한 골렘의 핵 연구를 시작했다.
골렘의 핵 연구에는 탈카 시 연구원, 지킬, 주크녹, 기니비르 등 쟁쟁한 연구자들이 모여들었다.
대륙에는 인간의 시체가 즐비했다.
연구원들은 이시체들과 골렘의 핵을 합쳐서 거대한 블러드 골렘을 만들었다.
기니비르 덕분에 골렘의 핵이 언데드 생명을 가져서 미약한 자아를 가지고 마나 배터리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블러드 골렘의 장점은 시체를 흡수하면 강해지고 몸집이 커지며 상처가 나도 시체를 흡수해서 회복된다는 거였다.
기니비르에게 블러드 골렘을 맡겨서 엘리아 성국과의 접경 지역을 지키게 했다.
나는 하멜 제국의 기술을 받아들여서 왕국들을 잇는 철로를 만들었다.
자이언트 엔트들은 왕국들을 잇는 지하철을 만들었다.
왕국마다 종족의 문화에 따라 특산품을 만들어서 서로 무역하고 소통하고 관광하면서 카일 신성 연합을 윤택하게 했다.
각 왕국은 인간 목장 운영도 열심히 했다.
동물행동학, 인간사회학, 인간가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최고의 인간 가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카일 신성 연합의 주 가축은 인간, 인어, 돼지, 닭, 소, 오리, 염소 등이 되었다.
------
아이보스는 요즘 굉장히 우울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용사 파티가 해체된 이후에 아이보스는 남쪽으로 내려갔다.
아이보스는 인간 형태가 돼서 매틱 시에 정착했다.
아이보스는 용병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갔다.
어느 날 거대한 어둠의 군대가 남쪽에서 올라왔다.
이들은 자신을 마왕군이라고 불렀다.
아이보스는 아직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자신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아이보스는 골드 드래곤이 돼서매틱 시를 습격하는 마왕군을 공격했다.
아이보스가 잠깐 땅을 스칠 동안 수백 명의 늑대인간이 올라타서 피부에 발톱을 박아넣었다.
아이보스의 드래곤 브레스는 수천 명의 마족 마법사들이 만든 두꺼운 다크 베리어가 막았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여성이 아이보스 몸에 수백 개의 피의 창을박아넣고 블러드 익스플로전을 했다.
아이보스는 온몸이 너덜너덜해져서 겨우 북쪽으로 도망쳤다.
아이보스는 자신이 아무리 강해도 혼자서 대군에 맞설 수는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어둠의 군대가 서쪽에서 물밀 듯이 밀려오고 탈카 시에서 주변으로 대량살상무기를 쉴 새 없이 쏘아댔다.
아이보스는 수도 비란이 초토화하고 자신의 친구 안드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경철은 어디갔는지 아예 소식이 끊겨 있었다.
아이보스가 인간 세상에 나와서 만든 추억의 장소와 친구들이 파괴되어 갔다.
아이보스는 화풀이로 소규모 어둠 종족 부대를 공격했다.
이후 어둠 종족 대군이 아이보스를 잡으러 왔다.
어둠 종족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어떤 여자가 허공에 거대한 입을 소환해서 아이보스를 먹으려 했다.
거대한 황금 슬라임은 지대공 미사일을 쏘아서 아이보스를 격추했다.
아이보스는 또 온몸이 너덜너덜해져서 겨우 도망쳤다.
아이보스는 친구였던 엘프 카일이 어둠의 신이라는 충격적인 소문도 들었다.
아이보스가 정신을 차리니 어둠의 신의 군대가 이미 하멜 제국 전역을 점령했다.
인간들은 인간 목장에 갇히고 대륙에는 어둠 종족만이 행복하게 돌아다녔다.
아이보스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려면 이제 인간 형태가 아니라 마족 형태를 해야 했다.
이 압도적인 변화의 격류에서 아이보스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이보스는 결국 저항을 단념했다.
엘리아 성국으로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아이보스는 이미 인간에게 흥미를 잃었다.
아이보스는 아스모데우스 왕국의 한 술집에서 소심하게 앉아서 술을 홀짝거렸다.
주변에는 어둠 종족들이 술을 마시며 떠들썩했다.
촉수의 수가 가장 많았다.
아이보스가 마족 형태라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인간이 사그라들고 어둠 종족이 대륙의 지배자가 되는 것도 진화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보스는 드래곤 연합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세상은 꾸준히 변하고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아. 드래곤 연합도 대륙의 일에 간섭하고 빛과 어둠의 전쟁에 참여했어야 했어. 이미 대륙이 어둠 종족으로 채워져서 드래곤 연합까지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렸어. 드래곤 연합도 거취를 정해야 해.’
아이보스는 자신이 할 행동을 생각했다.
‘드래곤 연합에 일단 이 상황을 알려야 해. 엘리아 성국과 힘을 합치는 방법도 있는데 엘리아 성국이 질 것 같아. 카일형이 어둠의 신이지만, 나랑 같이 지낸 걸 추억으로 여기지 않을까? 카일형과의 친분을 내세워서 드래곤 연합도카일 신성 연합에 가입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때 주변에서 한 촉수의 말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거 이그로스 왕국의 블랙 드래곤 샤니 공주님이 엄청난 미녀라니까. 내가 봤어. 완전 퇴폐미가 철철 넘쳐흐르는 최고의 미녀라고. 샤니 공주님이 주변에 괜찮은 드래곤 남성을 찾는다는데 요즘 세상에 어둠으로 채워진 드래곤이 있겠나? 어휴. 그런 아름다우신 분이 솔로라니….”
샤니는 이그로스 왕의 딸이다.
아이보스의 눈이 번쩍 떠졌다.
‘올! 드래곤 연합의 미래를 위해서 이그로스 왕국으로 가야겠다. 내가 연애를 하고 가정을 이뤄야 드래곤 연합의 핏줄이 이어지는 것 아니겠어? 심지어 공주와 결혼하면 내 지위도 보장받고 말야. 바로 간다.’
아이보스는 이그로스 왕국으로 떠났다.
아이보스는 이그로스 왕국의 궁전 주변을 거닐면서 샤니와 마주칠 기회를 엿봤다.
‘도대체 얼마나 예쁘다는 거야. 궁금하네.’
------
샤니는 궁전의 테라스에서 소주를 마시며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샤니는 검은색의 긴 생머리, 다크서클이 있는 눈동자와 퇴폐적인 분위기, 180cm의 키, F컵 가슴,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검은 비늘의 드래고니안 형태로 있었다.
샤니는 남색의 민소매 V넥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아빠가 왕국을 만든다고 할 때 샤니는 정말로 기뻤다.
이제 블랙 드래곤도 이 대륙에서 당당하게 귀족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궁전과 건축물들이 지어질 때 샤니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간섭하면서 즐겁게 지냈다.
왕국의 건물이 거의 다 지어지자 샤니의 즐거움도 끝났다.
[카일 신성 연합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