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4화 〉제국 수도 침공
사람이 파편으로 흩날릴 때마다 블러드 토네이도가 커지고 강해졌다.
휘이이이이이잉
시간이 흐르자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잦아들고 블러드 토네이도가 부는 소리만 들렸다.
블러드 토네이도가 느려지다가 실반의 손바닥으로 쑤우우욱 흡수되었다.
주변에는 병기와 무구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마왕군은 실반의 강대한 힘에 전율했다.
실반의 모습은 과거 천하를 호령했던 진조뱀파이어를 보는 듯했다.
실반이 마왕군에 호령했다.
“인간 도시를 약탈하고 즐겨라!”
마왕군 병사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도시 안으로 뛰어갔다.
“야호!”
“노는 시간이다!”
인간들이 하수도로 피신했다.
하지만 축축하고 어두운 하수도는 오히려 나가 병사들이 좋아하는 환경이었다.
나가 병사들이 하수도로 들어가서 인간들을 모두 잡아들였다.
마족 노예는 해방되었다.
다크인간과 그들의 가족은 모두 마족이 되었다.
인간은 가축 취급을 받고 우리에 갇혔다.
마르타인 변경백령은 더는 인간의 도시가 아니게 되었다.
이곳은 이제 어둠 종족의 도시였다.
마왕군은 피죽지세로 북상하며 오르웬 백작령, 알란 후작령, 엘레니드 백작령까지 점령했다.
마왕군은 고티카 시, 발빅 항구와 대치했다.
발빅 항구는 사하긴들의 습격도 받았다.
사하긴들이 갑작스럽게 발빅 항구의 부두로 올라와서 배를 부수고 사람들을 죽였다.
다크인간들이 발빅 항구와 고티카 시에도 작업해놓아서 제대로 막지 못하고 상황이 안 좋았다.
발빅 항구와 고티카 시도 곧 어둠의 군대에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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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카일 성국이 베헤모스의 시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얘기하겠다.
주크녹과 발타자르의 고위 언데드 무리는 베헤모스를 언데드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베헤모스는 겉은 단단한 가죽으로 뒤덮이고 몸통 내부는 부패해서 텅텅 빈 언데드가 되었다.
카일 성국은 베헤모스를 어떻게 하멜 제국의 수도로 보낼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다크 엘프 거주지의 어둠 세계수 레비의 도움을 받는거였다.
카일 성국의 주요 인사들과 고위 언데드들은 베헤모스를 가지고 레비에게 갔다.
레비가 성국에서 일어난 베헤모스 습격 사건을 듣고 분노했다.
“아빠가 사랑하는 도시를 파괴하다니! 인간들은 너무해요! 이건 참을 수 없어요!”
아리엘이 물었다.
“베헤모스를 하멜 제국 수도로보낼 수 있니?”
“지금 신성이 충분히 모였으니 가능해요.”
세계수는 다른 세계로 보내는 능력이 있기에대륙의 다른 지점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했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다행이다!”
“이제 복수할 수 있어!”
아리엘이 레비에게 부탁했다.
“베헤모스를 하멜 제국 수도로 보내줘.”
“네! 빨리 복수해야죠!”
주크녹이 말했다.
“그럼 저희언데드가 베헤모스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베헤모스 같은 거대한 언데드는 내부에 핵이 있다.
인간이 베헤모스 내부로 들어와서 핵을 부수면 베헤모스도 끝난다.
주크녹, 발타자르를 위시한 300명의 고위 언데드 결사단이 베헤모스의 배로 들어가서 핵을 지킬 것이었다.
아리엘이 주크녹의 손을 꼭 잡으며 부탁했다.
“제발 하멜 제국에 큰 타격을 입혀주세요.”
“하하하. 제 형의 복수를 이제 할 수 있겠군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아리엘은 발타자르에게도 다치지 말라고 격려했다.
고위 언데드 결사단은 베헤모스의 입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베헤모스의 배 안은 끈적끈적하고 죽음의 기운이 넘치는 거대한 공동으로 언데드에게 쾌적한 환경이었다.
공동의 중심에 붉게 빛나는 축구공 크기의 핵이 있었다.
주크녹이 핵에 손을 대고 주문을 외자 베헤모스가 흥분해서 눈이 붉어지며 울부짖었다.
“우워어어어어어!”
레비가 외쳤다.
“이제 보낼게요!”
레비의 몸에서 검은색 신성의 구가 베헤모스 위로 날아갔다.
신성의 구가 부아악 거대한 반구로 확장하며 베헤모스를 덮었다.
갑자기 구가 사라졌다.
베헤모스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레비가 외쳤다.
“성공이에요!”
주변의 모든 카일 성국민이 어둠의 신 카일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인간에게 천벌을 내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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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비란은 생필품 부족과 연이은 패전 소식으로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한계치였다.
곳곳에서 시민들이 시위, 사재기, 약탈을 벌였다.
마드한 왕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순찰을 강화해서 치안을 유지했다.
왕가의 인물들이 밖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설득해서 불안을 낮췄다.
제4 기사단과 안드레는 무사히 수도 비란에 도착해 있었다.
안드레는 다크인간이 아니고 세뇌 마법도 걸려있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오늘은 왕가의 인물들이 궁전 테라스에 모여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해서 오래간만에 가진 가족 모임이었다.
이곳에는 마드한 왕, 본처 다니아, 제1 왕자이자 황태자인 토비아스, 제1 공주프리아, 제2 왕자 안드레, 애첩 메르누사, 왕과애첩의 자식 샬다드가 있었다.
마드한 왕이 허심탄회하게 웃었다.
“허허허. 오늘은 시위도 적고 뭔가 평온하구나.”
토비아스가 말했다.
“하하하. 아버지의 은덕이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오늘처럼 평온했으면 좋겠구나.”
“아버지께서 이렇게 열심히 하시니 그렇게 될 겁니다.”
그때 프리아가 광장을 가리켰다.
“제가 뭔가요?”
수도 광장의허공에 검은 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벌써 지름이 2m는 되어 보였다.
마드한이 시종을 불렀다.
“여봐라! 광장의 검은 구를 누가 마법으로 만들었는지 알아봐라!”
시종이 대답하고 나갔다.
갑자기 검은 구가 부아악 커지더니 광장을 다 덮을 정도로 거대한 반구가 되었다.
마드한 왕이 일어나서 다급하게 소리쳤다.
“적의 공격이 분명해! 모두 일어나서 벙커로 간다!”
왕가의 인물들이 궁전 지하의 벙커로 황급히 뛰어갔다.
검은 구가 사라졌다.
그 자리에 200m 크기의 언데드 갑옷 코끼리인 베헤모스가 나타났다.
베헤모스가 울부짖었다.
“우워어어어어!”
베헤모스 아래에는 광장에서 휴식하던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이 베헤모스를보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아!”
베헤모스가 목을 돌려서 거대한 상아로 땅을 휩쓸자 사람들이 터져나갔다.
퍽 퍽 퍼벙 퍼엉
사람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갔다.
베헤모스가 개미 떼처럼 도망가는 사람들을 밟았다.
쿠우웅 쿠우웅 쿠우웅
베헤모스에 밟힌 자리에는 사람이었던 붉은 잔해만이 남아있었다.
베헤모스가 괴성을 지르며 건물들로 돌진했다.
“뿌우우우우!”
건물들이 베헤모스의 다리에 스치면서 부서졌다.
쿠웅 쿠웅 콰아앙 우지끈 후드드드 쿠웅 우지끈
어떤 건물도 베헤모스를 버틸 수 없었다.
베헤모스가 지나간 곳은 건물의 잔해와 사람의 시체만이 남아서 넓은 도로가 생긴 것처럼 보였다.
베헤모스는 규칙 없이 뛰어다니며 건물을 부수고 사람을 밟았다.
병사들이 달려들었지만, 무기로 찔러도 단단한 피부에 조금도 박히지 않았다.
오히려 병사들이 베헤모스의 발에 스쳐서 터져나갔다.
수도의 아름다웠던 중앙광장과 그 주변이 건물의 잔해와 피바다가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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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한 왕은 주요 가신들과 궁전의 지하 벙커에 있었다.
이곳에는 재상인 순욱, 제4 기사단, 마탑주 사이몬과 마탑 교수들도 있었다.
마탑 교수들은 사이몬의 텔레포트로 이곳에 온 것이었다.
이들은 마법으로 바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마드한 왕이 호통쳤다.
“아니! 베헤모스가 어떻게 여기로 온 것이냐!”
사령학과장 에드워드가 말했다.
“폐하. 저건 살아있는 베헤모스가 아닙니다. 언데드입니다. 저 정도 언데드는 저희 기술로도 어렵습니다.”
순욱이 의견을 내놓았다.
“제 생각엔 어둠 세력이 베헤모스를 잡는 것에 성공해서 언데드로 만든 것 같습니다. 어둠 세력에는 언데드도 있으니 가능할 겁니다.”
마드한 왕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이곳으로 베헤모스를 보내 건가?”
마탑주 사이몬이 말했다.
“이건 말이 안됩니다. 수도에는 강력한 텔레포트 억제 마법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조차도 수도로 허락없이텔레포트할 수 없습니다.”
순욱이 말했다.
“그 말은 적에게 마탑주를 능가하는 공간 마법사가 있다는 뜻이군요.”
사람들이 착잡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순욱이말을 이어갔다.
“지금 중요한 건 저 덩치를 어떻게 멈추는가입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마드한 왕이 지시했다.
“계획을 말해보라.”
“베헤모스에게 병사와 기사들을 보내도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런데도 어둠 세력은 베헤모스를 잡았습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어둠 세력도 공간검을 쓰는 영웅이 있거나 베헤모스를 잡을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이죠.”
“흐음.”
“공간검을 어둠 세력이 썼다는 역사 기록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 강자라면 저희와의 전쟁에 사용하겠지만,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다른 방법이 있겠죠.어둠 세력은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가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힘으로 베헤모스를 멈춘 후 내부로 들어가서 내부를 파괴했을 것입니다.”
“일리가 있다.”
이번에는 사령학과장 에드워드가 설명했다.
“저는 내부를 파괴한다는 말에 찬성합니다. 저 정도의 언데드에는 내부에 존재를 유지하는 핵이 있을 겁니다. 그 핵을 파괴하면 베헤모스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저희가 그 핵의 소유권을 탈취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모두의 얼굴에 희망이 서렸다.
순욱이 방안을 냈다.
“선조들은저 베헤모스를 힘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거신병을 개발했습니다. 수도에 있는 10대의 거신병으로 베헤모스를 고정한 사이에 내부에 결사단이 들어가면 됩니다.”
마드한 왕이 물었다.
“어떻게 들어가지?”
마탑주 사이몬이 나섰다.
“시간, 거리, 베헤모스의 움직임을 모두 고려하면 제 텔레포트로 최대 300명 정도의 인원을 베헤모스의 내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가려면 인원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마드한 왕은 이 계획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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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헤모스는 지치지도 않고 신나게 수도를 파괴했다.
수도의 거대한 면적이 건물의 잔해로 변하고 있었다.
땅 위의 궁전도 이미 파괴돼서 잔해가 되었다.
갑자기 궁전 주위의 땅이 두두두 진동했다.
땅이 갈라지며 지하에서 150m 크기의 거신병 10대가 판을 타고 올라왔다.
끼이이이이 척
거신병은 신화에 나온 고대 나무 요정을 모델로 해서 만든 마도 골렘이었다.
베헤모스가 멀리서 거신병들을 발견하고 괴성을 지르며 돌진했다.
쿠궁 쿠궁 쿠궁
“뿌우우우우!”
거신병 한 대가 거대한 방패를 양손으로 들고 베헤모스의 정면에 섰다.
다른 거신병들이 방패를 든 거신병 뒤에 일렬로 서서 등을 받쳤다.
베헤모스가 앞으로 점프해서 거신병의 방패를 머리로 받았다.
콰아아아아아앙
방패가 찌그러지며 뒤에 있던 거신병이 찌그러졌다.
베헤모스의 질량으로 등을 받치던 나머지 거신병들이 연속으로 팔이 부서지며 찌그러졌다.
콰지직 콰지직 콰지지직
베헤모스의 돌진이 정확히 7번째 거신병에서 멈췄다.
7번째 거신병은 팔만 휘어졌다.
남은 4대의 거신병이 달려가서 베헤모스의 다리를 각각 하나씩 꽉 껴안았다.
거신병 내부에서 모든 에너지를 한 번에 사용하는 부스터 엔진이 작동했다.
위이이이이잉
베헤모스의 다리가 고정되었다.
베헤모스가 괴성을 내질렀다.
“뿌우우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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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지하 벙커에서 순욱이 외쳤다.
“지금 텔레포트해야 합니다!”
텔레포트 마법진 위에는 안드레, 프리아 공주, 제4 기사단 161명 전부, 마탑 교수 전부가있었다.
안드레는 용사 파티 일원이었던 강력한 전사이기에 한 몸 바쳐 결사단에 참여했다.
프리아 공주도 뛰어난 궁수였다.
황태자 토비아스는 제국을 물려받아야 하므로 참여하지 않았다.
제4 기사단은 암살자와 도적 위주라 전투보다는 암살과은신에 특화되어 있지만, 수도에 있는 유일한 기사단이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방어학과장 하산과 기계학과장 아르투는 불의의 사고로 사망해서 이 자리에 없었다.
마드한 왕이 결사단을 격려했다.
“반드시 베헤모스를 쓰러뜨리거나 복종시켜라!”
안드레가 애검인 사인검을 들고 비장하게 외쳤다.
“아버지!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사이몬이 지팡이를 들어 올리자 결사단이 빛에 뒤덮인 후 사라졌다.
벙커의 모든 사람이바깥 상황이 보이는 화면을 지켜보며 손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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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결사단은 베헤모스의 내부로 텔레포트했다.
하지만 언데드 결사단이 이미 함정까지 완벽하게 설치하고 벼르고 있었다.
베헤모스의 내부에는 언데드를 강화하는 마법진도 그려져 있었다.
인간 결사단이 도착하자마자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옆에서 공격이 왔다.
콰아아아앙
서걱 서걱
언데드가 환호하고 인간이 비명을 질렀다.
“키키키키! 역시 인간이 왔다!”
“끄아아아아아!”
진조 뱀파이어 발타자르가 손을 뻗자 또 하나의 피웅덩이가 폭발했다.
콰아아아앙
위에 있던 도적과 마법사들이 살점이 돼서 날아갔다.
어떤 인간들은 스펙터에 빙의 당해서 머리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끄아아아! 내 머리에서 나가! 내 몸이야!”
스펙터가 버프로 강해졌기에 인간들은몸을 완전히 빼앗겼다.
얼음학과장 힐데버그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키키키키! 늙은 것만 빼면 최고의 몸이야!”
살아남은 인간 결사단이 혼비백산하며 저항했다.
사이몬이 한탄했다.
“제길!방어학과장 하산만 있었으면!”
하산의 뛰어난 방어 마법이라면 초기 함정에 저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전사, 마법사, 사제 등 다양한 전투 병종으로 구성된 제1 기사단이나 제 2 기사단이 있었어도 초기 함정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이몬이 공중에 떠올라서 사방에 수백 개의 움직이는 디맨션 도어를 만들었다.
사이몬이 디맨션 도어에 수백 개의 매직 에로우를 끊임없이 날렸다.
매직 에로우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듯이 다른 디맨션 도어에서 나와서 언데드를 공격했다.
안드레는 사랑하는 누나인 프리아의 시체를 안고 울부짖고있었다.
“누나! 일어나! 으아아아!”
안드레와 프리아가 텔레포트한 순간 아래에서 블러드 익스플로젼이 발생했고, 프리아가 안드레를 감쌌다.
프리아는 등이 반이나 파여서 절명하고 말했다.
안드레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한 스펙터가 안드레의 몸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키히히히! 마음이 약해진 인간!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