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8화 〉진실과 선택 [변경된 하멜 제국 지도] (178/200)



〈 178화 〉진실과 선택 [변경된 하멜 제국 지도]

기니비르와 언데드 군단은 캠프 밖의 모든 이단 심판관을 정리했다.

이단 심판관이 아무리 성국 정예라고 해도 고위 언데드가 섞인 수만의 언데드 군단을 이길 수는 없었다.

기니비르가 부하들을 이끌고 황급히 텐트로 들어갔다.

잠깐 빛이 번쩍하더니 안에는 팔이 잘린 이단 심판관 한 명만 있었다.

이단 심판관이 표독한 얼굴로 조롱했다.

“하하하하! 너희들은 늦었어!”

기니비르가 분노하자 눈이 뒤집혀서 흰자만 보이고 머리카락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기니비르가 양손을 뻗고 압축된 냉기의 오오라를 뿌리자 이단 심판관이 드드드 얼어붙어서 깨져버렸다.

쨍그랑

기니비르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꺄아아아아! 짜증나! 짜증나! 짜증나! 사제 새끼들! 다 죽여버리겠어! 당장 죽일 거야!”

스렌이 기니비르를 말렸다.

“기니비르 누님. 어둠의 신님이 탈카 시로 가라고 했으니 일단 탈카 시로 가는 게 어떨까요? 나중에 복수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기니비르가 흥분을 억눌렀다.

“씨익. 씨익. 그래. 카일 오빠가 시킨 대로 일단 탈카 시로 가자. 이단 심판관 시체 한곳에 모아!”

언데드 군단이 이단 심판관의 시체를 한곳에 모았다.

기니비르가 손을 뻗자 시체에 남은 생명력이 전부 기니비르에게 빨려 들어갔다.

시체들이 푸석푸석한 가루가 돼서 바람에 흩날렸다.

기니비르가 광역 언데드 소생 마법을 시전했다.

“매시브 언데드 리바이브!”

곳곳에서 언데드의 잔해들이 모여서 원래 언데드로 되돌아갔다.

이단 심판관들의 힘이 꽤 강해서 많은 생명력이 모였기에 고위 언데드 대부분이 소생했다.

데스나이트 자크도 살아났다.

“허어~ 내가 살아있네? 볼이나 꼬집어볼까?”

세노라가 환한 얼굴로 자크에게 날아갔다.

“자크!”

“세노라!”

자크랑 세노라가 서로 얼싸안고 뱅글뱅글 돌았다.

언데드 군대는 탈카 시로 이동했다.

오늘 모든 여성 이단 심판관이 사망했지만, 엘리아 성국은 용사를 얻었다.

엘리아 성국은 고문, 조교, 참회  엘리아 성국만의 방식으로 용사를 세뇌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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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이오사프 후작령 주변이다.

윈스톤, 엘로이, 촉수, 다크엘프, 산악 트롤로 이루어진 군대는 이오사프 후작령으로 가기 위해 산을 넘었다.

어둠의 군세가 온다는소식이 들어오자 이오사프 후작은 계엄령을 선포했다.

후작령 주변의 모든 귀족이 병력, 주민, 물자를 챙겨서 이오사프 후작령의 성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후작의 성에서 결사 항전을 벌일 계획이었다.

이오사프 후작은 카일 남작령의 엘프들에게도 성에 들어오라는 서신을 보냈다.

카일 남작령에는 4만 명의 엘프가 약초,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만약 어둠의 군대가 산을 넘는다면 맨 처음 카일 남작령을 마주칠 것이었다.

그러나 엘프들은 후작의 지시를 거절했다.

카일 남작령의 부지휘관 리레이는 남작령을 지키기 위해 결사 항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후작은 엘프를 1차 방어막으로 삼기로 하고 허락했다.

모든 엘프가 매주 군사 훈련을 받았기에전투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옛날의 나약한 엘프는 없었다.

엘프들은 설령 죽더라도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었다.

엘프들은 리레이의 지휘 아래 영지의 중심부인 주택가에물자를 쌓았다.

엘프들은 영지를 덤불과 흙으로만든 벽으로 감쌌다.

이후 어둠의 군대가 엘프가 만든 벽과 적당한 거리에서 멈췄다.

어둠의 군대에서 엘로이가 나와서 소리쳤다.

“나는 다크엘프 거주지의 대주교 엘로이 마그란이다!”

성벽에 있던 엘프들이 엘로이의 이름을 듣고 웅성거렸다.

엘로이는 원래 엘프 왕국의 공주였기 때문이다.

리레이가 성벽에 올라와서 외쳤다.

“당신은 엘프 왕국을 어둠에 팔아먹은 다크엘프 엘로이 아닙니까!”

“나는 팔아먹은 게 아니야! 옆에 다크엘프들 보이지 않니? 우리는 어둠의 신 아래에서 번영을 이루고있어! 미르피스 아버지랑 샨달라르 어머니도 잘 지내고 계셔!”

“그래서 어쩌란 말입니까!”

“항복하면 어둠의 신께서 너희의 영지를 인정하고 리레이 너를 관리자로 임명하시겠다고 하셨어!”

엘프들이 웅성거렸다.

리레이가 고함쳤다.

“달콤한 말에 속지 마라! 우리가 스스로 획득한 자유가 아니면 아무 의미 없다! 인간 세상에서 경험하지 않았냐!”

엘프들이 정신을 차리고 합창했다.

“맞습니다!!!”

리레이가 엘로이에게 윽박질렀다.

“우리는 세상의 잔혹함을 배웠다! 우리는 속지 않아! 모든 엘프는 노예로 살기보단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다!”

엘프들이 무기를 흔들며 함성을 내질렀다.

“우와아아아!!!”

엘로이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진짠데….”

엘로이가 협박했다.

“너희들! 이 대군하고 맞서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개죽음당하고 싶어?!”

“카일님이 우리를 지켜주실 거다! 카일님과 함께라면 우린 지지 않는다!”

엘프 난민 지원회와 선교사 3명의 노력으로 많은 엘프가 엘프 영웅 카일을 신격화하고 있었다.

엘로이가 또 중얼거렸다.

“그 카일이 어둠의 신님이라고….”

옆에 있던 윈스톤이 엘로이에게 제안했다.

“폐하께서 이곳으로 오시니 기다려 봅시다.”

어둠의 신이 직접 엘프들을 키우고 아꼈기에 윈스톤이나 엘로이도 마음대로 공격할 수 없었다.

엘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둠의 군대는 임시 캠프를 짓고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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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기다리자 엘프 주둔지 중앙에 카일, 니사, 세리나가 내려왔다.

엘프들이 카일 일행을 반겼다.

리레이가 반갑게 인사했다.

“카일 남작님!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어둠의 군대랑 싸우고 있다며.”

“어둠의 군대가 캠프를 짓고 직접적인 공격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의 각오에 겁을 먹은  같습니다.”

‘내가 싸우지 말라고 권고해서 그런 거야.’

“그렇구나. 벽으로 가자.”

나는 엘프들의 호위를 받으며 어둠의 군대가 보이는 벽으로 올라갔다.

경계를 서는 엘프들의 무장 상태와 기세가 훌륭했다.

나는 리레이에게 지시했다.

“모든 엘프를 데려와라.”

“무슨 일입니까?”

“내가 중요한 연설을 하려고 한다.”

“알겠습니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내가 선 벽 앞에 엘프 대부분이 모여서 우글거렸다.

리레이가 나에게 말했다.

“카일 남작님. 이제 연설하십시오.”

나는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오래간만이다. 잘 지냈냐?”

엘프들이 합창했다.

“잘 지냈습니다!!!”

“지금 어둠의 군대가 저 앞에 기다리고 있구나.”

“카일님과 함께라면 무섭지 않습니다!!!”

“하하하. 고맙다. 지금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나는 언제나 너희들을 사랑하고아껴왔다는 것을 기억해다오. 지금도 말이다.”

엘프들이 외쳤다.

“저희는 믿고 있습니다!”

나는 엘프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빛으로 남는 것과 살아남는 것. 무엇이 중요하냐?”

엘프들이 대답했다.

“당연히 살아남는 것 아닙니까?!”

“끝까지 살아남는 게 이기는 겁니다!”

나는 본론을 말하기로 했다.

“내 가르침을  기억하고 있구나. 나는 어둠의 신이다.”

순간 엘프들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엘프들이어리둥절하다가 웃었다.

“농담이 재밌습니다! 하하하”

“으하하~ 카일님께서 용사 파티랑 지내시는 동안 재치만 느셨군요!”

나는 진지한 얼굴로 외쳤다.

“나는 정말로 어둠의 신이다! 나는 하멜 제국에 들어가기 위해 엘프 영웅이 되고 너희들을 이용했다! 하지만! 너희들을 정말로 나의 백성으로 생각한다!”

나는 양쪽에 있던 은폐의 꽃을 해제했다.

이제 은폐의 꽃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내 몸에서 숨길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어둠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엘프들이 당황했다.

리레이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저…. 카일님? 이거 정말로  나쁜 장난이죠? 제발 그렇다고 해주세요.”

나는 리레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정말로 어둠의 신이다.”

나는 더 확실한 증거를 보여줄 필요를 느꼈다.

내가 하늘 높이 떠오르더니 몸이 부아악 커져서 카일 남작령을 덮을 정도의 거대한 촉수가 되었다.

 몸이 너무 커서 태양을 가리자 엘프 주둔지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엘프들이 할 말을 잃었다.

지금까지 따르고 신뢰하고 신격화까지 했던 위대한 엘프 영웅이 사실은 어둠의 신이었다는 사실에 엘프들이 당황했다.

이내 엘프들의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아아아! 이건 말도  돼!”

“으허어어엉! 카일님! 제발 거짓이라고 해주세요! 엉엉엉!”

리레이가 모든  포기한 얼굴로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건 악몽이야….”

어둠의 군대가 엘프 주둔지로 진격했다.

척척척척

엘프들은 이미 모두 전의를 잃어서 신경 쓰지 않았다.

나 카일이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이 두려운가? 나는 여전히 너희들을 내 백성으로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너희들이알던 엘프 영웅 카일이다.”

리레이가 하늘을 가린 나를 보고 고함쳤다.

“우리를 속이지 않으셨습니까?!”

“속인  미안하다. 나도 하멜 제국의 심부로 들어가야 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허나 나는 엘프 영웅으로 활동하면서 진심으로 엘프들을 사랑하고 아꼈다. 내가 있기에 엘프들이 노예에서 벗어나서 자유와 행복을 찾지 않았느냐?”

“당신을 어떻게 믿습니까?!”

내가 리레이를 꾸짖었다.

“이놈!”

내 호통에 리레이가 움츠러들었다.

내가 말을 이어갔다.

“아직 배움이 부족하구나! 빛이고 어둠이고 무엇이 중요하단 말이냐!  모습이 촉수라서 믿기 어려운 것이냐?! 그럼 인간은 믿을 수 있겠느냐?!”

리레이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내가 너희들을 죽이고자 한다면 이렇게 사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설령 내가 어둠의 신이고 촉수라고 해도 나는 진정으로 너희를 아끼기에 이렇게 대화하는 것이다!”

엘프들이 눈물을 죽죽 흘리며 나를 올려다봤다.

어둠의 군대가 엘프 벽에 완전히 도착했지만, 엘프를 공격하지 않고 가만히 대기했다.

그들은 어둠의 신이 대화가 끝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리레이가 용기를 얻고 나를 보며 외쳤다.

“저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내가 대답했다.

“너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를 주겠다!”

“무엇입니까!”

“첫 번째는 엘프로 남는 것이다! 너희들과 만든 이 영지는 나의 소중한 추억이다! 나는  지역을 엘프 보호 구역으로 선언하겠다! 어떤 어둠 종족도 엘프 보호 구역에서 엘프들을 공격하거나 죽이지 못할 것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어둠 종족은 어둠의 신인 내가 직접 벌하겠다!”

엘프들의 얼굴에 희망이 서렸다.

리레이가 큰소리로 물었다.

“두 번째는 무엇입니까?!”

나는 잠깐 뜸을 들인 다음에 말해주었다.

“두 번째는 어둠을 받아들이고 다크엘프가 되는 것이다! 이 영지는 당연히 너희의 영토로남을 것이며 리레이를 관리자로 임명한다! 너희들은  대륙이 어둠에 뒤덮인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당당히 너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어떤 선택을 할 거냐?!”

엘프들의 눈빛이 변했다.

리레이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선택을 말했다.

“당연한 것 아닙니까! 당신이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까! 빛이든 어둠이든 잘해주면 친구고 못 해주면 적이다! 약자에게는 자유도 권리도 없다! 저희는 약자가 돼서 평생 보호받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는 어둠이 되어서 이 대륙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엘프들이 결심했다.

“저희도 다크엘프가 되겠습니다!”

“카일님이 엘프든 촉수든 중요하지 않습니다!저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나는 흡족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아래로 방대한 어둠의 기운을 쏟아 보낼 것이다. 어둠의 기운을 받아들여라. 너희가 간절히 원하면 다크엘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몸에서 방대한 어둠의 기운이 안개처럼 흘러나오며 아래로 내려갔다.

이윽고 어둠의 기운이 영지를 뒤덮었다.

꽤 긴 시간이 흐르고 어둠의 기운이걷혔다.

아래에는 수많은다크엘프가 있었다.

리레이도 변해있었는데, 그녀의 찰랑거리는 금발이 적금발 (red blonde)이 되었고 피부도 검푸르면서 불그스름한 검보라색이었다.

리레이의 눈동자는 피처럼 붉은색이었다.

리레이는 다크엘프 중에서도 희귀한 확률로 나오는 블러드엘프가 된 것이었다.

블러드엘프는 포악하고 잔인하고 피를 갈망하며 피와 관련된 능력이 있다.

리레이가 나를 보며 자랑스럽게 물었다.

“저희도 이제  대륙의 어엿한 일원입니까?!”

나는 웃으며 말해주었다.

“으하하하! 그렇다! 이 영지를 ‘리레이 시’로 명명하며 리레이를 이 영지의 관리자로 임명한다!”

다크엘프가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아아! 이제 정말로 우리의 영토가 생겼어!”

“어둠의 신 만세!”

누군가에게 빌린 땅이 아닌 진짜 다크엘프의 영토가 생긴 것이었다.

다크엘프는 어둠의 군대가 들어올 수 있게 벽 일부를 허물었다.

어둠의 군대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내부로 들어왔다.

엘로이가 리레이에게 다가갔다.

“어때요? 제 말이 맞죠?”

리레이가 대답했다.

“그렇네요. 아까는 의심해서 죄송해요.”

“호호호~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죠. 우리 같이 어둠의 신님을 위해열심히 일해봐요.”

“당연하죠.”

“저희의 동지가 되었으니 이곳에도 지하철이 생길 거예요. 나중에 다크엘프 거주지로 한 번 와요. 좋은 볼거리가 많이 있어요.”

“리레이 시도 주변에 많이 소개해주세요.”

다크엘프 간부 무리가 리레이에게 다가와서 보고했다.

“리레이 님. 아직 다크엘프로 변하지 않은 자들이 있습니다. 어떻게할까요?”

[변경된 하멜 제국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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