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8화 〉탈카 시 (168/200)



〈 168화 〉탈카 시

- [오우. 방사능병에 걸리겠군.]

- [맞아요. 저희가 동물로 실험했을  벌레 키메라 한 마리의 우라늄 농축액이 혈관으로 들어가면 즉시 두통, 구토가 일어나고 이후 내부 출혈과 조직 파괴로 천천히 사망해요. 여러 마리의 농축액이 들어가면 즉각적으로 신경계가 파괴돼서 혼수에 빠지며 수 시간 이내에 사망하고요.]

- [잘했다. 그런데 마리는 괜찮냐?]

- [왜요?]

- [마리는 원래 우라늄으로 누구나 투시할  있는 기술을 개발해서 의료 혁신을 일으키려고 했잖아.]

- [어둠의 신님의 도움이 될  있어서 기뻐하던데요?]

- [다행이네. 하하하. 키메라에게 사제의 정화는 대응했어?]

- [이번 키메라는 어둠 종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요. 정화될 필요가 없어요.]

[좋아!]

엑스레이 영상, 암 제거, 원자력 에너지 등 인류에게 도움이  수 있는 우라늄이 대량살상무기라는 최악의 형태로 사용되는 순간이었다.

그날 탈카 연구소 옆의 비행장에는 수십 대의 프로펠러 비행기가 놓여 있었다.

프로펠러 비행기의 양 날개에는 프로펠러가 달려 있었다.

비행기 정면에는 뇌 구조가 변경된 일반인이 앉아있었다.

이들은죽음에 대한 공포가 거세당해서 오로지 목표 지점에 비행기를 들이박는 것만을 생각했다.

목표 지점은 탈카 시 남쪽의 주요 군사 주둔지들이었다.

길쭉한 동체는 금속으로 단단하게 봉해져 있어서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루카스 후작과 연구원 전원이 비행장에 모여 있었다.

용사 파티는 손님이기에 딱히 부르지 않았다.

루카스 후작이 연구원들을 치하했다.

“모두 방사능 비행기를 만드느라 수고했다! 우리는 방사능 비행기를 이용해서 남쪽의 전쟁 범죄자들을 단죄할 것이다! 우리는 동료의 피를 최소한으로 흘려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거다!”

연구원들이 자랑스럽게 함성을 질렀다.

“우와아아아!!!!”

루카스 후작이 옆에 있는 실비에에게 물었다.

“실비에. 날릴 준비는 되었니?”

“네.아빠.”

실비에가 소피아에게 말했다.

“소피아. 이제 날리자.”

“응!”

소피아가 지시하자 방사능 비행기 한 대가 프로펠러를 돌리며 활주로를 따라 달려가다가 부우웅 떠올랐다.

연구원들이 신나게 함성을 질렀다.

“우와아아! 뜬다!”

이 방사능 비행기는 남쪽으로 날아갔다.

이후 방사능 비행기들이 차례차례 활주로를 따라 떠오르며 남쪽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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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탈카 시 남쪽의 지휘관 실에는 클로비스, 브루노, 아누셰, 벤자민 추기경과 간부들이 앉아있었다.

아누셰가 말했다.

“탈카 시 남쪽의 어둠을 거의 정리했어요. 이제 후방이 위험할 일은 없습니다. 진격만이 남았습니다.”

벤자민 추기경이 자랑스럽게 중얼거렸다.

“그럼. 그럼.”

클로비스가 결정을 내렸다.

“그럼 전 병력을 북쪽으로 진격하겠습니다. 제가 도시 병사의 반을 이끌고 왼쪽, 브루노가 나머지 반을 이끌고 오른쪽에서 진격합니다. 중앙은 아누셰 님과 벤자민 추기경님의 이단 심판관과 성국 병사가 진격합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전투가 많이 벌어질 중앙에서 진격하는 것은 벤자민 추기경이 바라는 바였다.

벤자민 추기경은 자신의 손으로 어둠을 박멸할 생각으로 흥분해 있었다.

그때 지휘관실에 병사 한 명이 들어왔다.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클로비스가 물었다.

“뭐냐?”

“북쪽 상공에서 비행체 여러 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가보겠다.”

간부들이 지휘관실 밖으로 나갔다.

처음 보는 비행체 여러 대가 주둔지로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클로비스가 말했다.

“탈카 연구소에서 비행 골렘을 개발했나 보군. 격추한다.”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기사와 이단 심판관들이 하늘로 오러 화살, 마법 등을 날렸다.

수십 개의 투사체가 비행기로 날아가자 조종사가 비행기를 곡예 하듯 움직이며 투사체를 피했다.

비행기 한 대가 날개에 오러 화살을 맞아서 날개가 부러졌다.

비행기는 그대로 주둔지로 떨어졌다.

이후 투사체에 맞은 비행기들이 모두 주둔지로 떨어져 내렸다.

비행기들이 땅에 부딪히며 굉음이 곳곳에서 들렸다.

콰아아앙 쿠아아아앙 쿠가아아앙

적의 비행 골렘을 모두 격추했고 조종사도 추락의 충격으로 모두 사망했다.

사람들이 손뼉을 치고 좋아하는 와중에 클로비스는 의아함을 느꼈다.

‘조종사들의 얼굴에 감정이전혀 없었어. 그리고 공격도 전혀 하지 않고. 일부로 죽으라고 보낸 건가?’

갑자기 모든 비행기의 동체가 열렸다.

끼이이이익

클로비스가 수긍했다.

‘과연 비행골렘 안에 비밀 병기가 숨어있었군. 어차피 이곳에는 이단 심판관만 수백이다.’

사람들이 긴장하며 안에서 나올 무언가를 기다렸다.

애애애애애애앵

날갯짓 소리와 함께 비행기 안에서 셀  없이 많은 수의 모기처럼 생긴 벌레들이 쏟아져 나왔다.

벌레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벌레가 병사의 목을 침으로 폭 찌르고는 무언가를 안으로  뱉고 죽어버렸다.

이후 병사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과 함께 구토했다.

“우욱! 우웨에엑! 우웨에에에엑!”

곳곳에서 병사들이 벌레에물린  머리를 붙잡고 구토를 했다.

클로비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사제! 정화해!”

사제들이 달려가서 어둠 정화를 시전했다.

“퓨리파이!”

사제들의 몸에서 밝은 빛이 흘러나왔지만, 벌레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사제들도 벌레에 물려서 두통과 구토를 호소했다.

벤자민 추기경이 외쳤다.

“독입니다! 독을 해독해야 합니다!”

고위 사제인 벤자민 추기경이 광범위 해독마법을 시전했다.

“큐어 포이즌 올!”

벤자민 추기경을 중심으로 원형의 밝은 오오라가 사방으로 퍼졌다.

하지만 두통과 구토를 호소하는 자들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벤자민이 외쳤다.

“저주구나! 큐어 커스 올!”

벤자민의 몸에서 저주 해제 마법이 사방으로 뻗어졌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모든 사람이 낙담했다.

“이럴 수가…. 독도 저주도 아니라면 무엇이라는 건가….”

방사능은 성국이 처음 경험하는 유해 인자였기에 아직 대응 마법이 없었다.

벌레들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다수의 벌레가 지휘관실 방향으로 날아왔다.

클로비스가 외쳤다.

“모두 알아서 막아라!”

사람들이 무기를 꺼내서 벌레를 공격했다.

검사인 이단 심판관이 검에 오러를 둘러서 벌레들을 한 마리씩 베었지만, 발목에물리고 말았다.

이단 심판관이 구토하며 두통으로 쓰러졌다.

벌레 몇 마리가 이단 심판관을 추가로 물었다.

이단 심판관이 몸을 덜덜 떨며 경련하다가  늘어져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무기로 싸우는 자들은 벌레에 취약했다.

몇몇 마법사들은 포스 필드로 자신을 감싸는 얇은 마법구를 만들어서 이 상황을 벗어났다.

포스 필드는 방어력이 낮지만 벌레는 막을 수 있었다.

클로비스가 예리한 감각으로 사방의 벌레를 검으로 베다가 자신의 아내인 캐롤과 아들인 테프리가 생각났다.

‘젠장! 가족들이 무사해야 하는데! 가봐야겠어!’

캐롤과 테프리는 주둔지와 가까운건물에서 지내고 있었다.

클로비스가 워 크라이를 시전했다.

“우워어어어!”

클로비스의 몸에서 충격파가 퍼져 나가며 주변의 벌레들이 터져나갔다.

파직 파직 파지직

클로비스가 가족들이 있는 건물로 달려갔다.

클로비스의 뒤에서 사람들이 벌레들과 싸우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클로비스는 건물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캐롤! 테프리!”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클로비스가 황급히 거실로 가자 캐롤과 테프리가 바닥에 누워있었다.

클로비스가 떨리는 다리로 천천히 다가갔다.

“캐롤? 테프리? 자는 거니?”

클로비스가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캐롤과 테프리의 얼굴에 벌레 물린 자국이  개 나 있고 그 옆에 벌레들이 죽어있었다.

클로비스가 툭 무릎을 꿇었다.

클로비스가 캐롤과 테프리의 코에 손을 가져다 대자 숨은 쉬고 있었다.

하지만 클로비스가 아무리 흔들어도 캐롤과 테프리는 일어나지 않았다.

클로비스의 두 눈에서 굵고 뜨거운 눈물방울이 툭툭 떨어졌다.

“흑. 흑흑. 으흐흐흑.”

클로비스가 슬픔과 분노로 천장을 보며 울부짖었다.

“으아아아아아아!”

클로비스는 캐롤과 테프리를 양어깨에 메고 사제들에게 달려갔다.

그날 적의 비행 골렘이 탈카 시 남쪽의 주요 군사 주둔지를 모두 습격했다.

비행 골렘에서는 다수의 벌레가 나와서 병사와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물었다.

전방위 방어나 공격 기술이 없는 자들은 대부분 벌레에 물렸다.

전투 사제인 아누셰와 고위 사제인 벤자민은 자신의 주위를 홀리 베리어로 감싸서 물리지 않았다.

하지만 능력이 부족해서 벌레에 물린 병사, 사제, 성기사, 이단 심판관들이 꽤 많았다.

마법, 연기, 불 등 모든 것을 이용해서 어찌어찌 벌레 대부분을 죽이기는 했다.

물린 자들은 두통과 구토에 시달렸고 여러 번 물리면 혼수상태에 빠졌다.

해독도 저주 해제도 통하지 않았다.

이들을 살리는 방법은 꾸준히 힐링 마법을 거는 것이었다.

힐링 마법을 걸어도 잠깐 상태가 호전되었다가 다시 나빠졌다.

벌레에 물린 사제들은 자신에게 지속해서 회복 마법을 걸어서 살  있었지만 신성력 고갈로 허덕였다.

벤자민 추기경은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이 전쟁은 우리에게 승산이 없어. 우리는 성국으로 돌아간다. 지금 당장 성국에 적의 새로운 무기를 알리고 증상을 해제하는 방법을 찾는 게 먼저다.”

아누셰도 벤자민 추기경의 결정에 동의했다.

벤자민과 아누셰는 아직 걸어 다닐 수 있는 성국 병사와 이단 심판관을 모아서 탈카 시를 나갔다.

성국 병사 4천 명과 이단 심판관 91명이 전부였으며 많은 자가 벌레에 물려서 두통과 구토를 억지로 참으며 걸었다.

혼수상태에 빠진 성국 병사 여러 명과 벌레의 사체도 실험에 쓰기 위해서 챙겼다.

클로비스는 가족이 혼수상태에 빠진 슬픔으로 제정신이 아니기에 성국이 어떻게 움직이든 신경 쓰지 않았다.

도시 병사와 기사들도 벌레에 물려서 정상이 아니기에 성국이 도망가는 걸 저지할 자가 없었다.

전선에서 대기하던 탈카 시 북쪽 병력이 남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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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후작은 직접 병력을 이끌고 탈카 시 남쪽으로 내려왔다.

루카스 후작은 탈카 연구소에서 개발한 비밀 병기를 사용해서 적들을 무력화했다고 선언했다.

북쪽 병력이 내려오는데 저항이 별로 세지 않았다.

북쪽 병력이 더 내려가자 곳곳에 적군이 혼수상태나 시체로 쓰러져 있었다.

살아있는 적들은 희망을 잃은 얼굴로 아무 데나 앉아서 두통이 심한지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헛구역질하는 적들도 많았다.

북쪽 병력은 어둠 척결단과 성국에 찬동한 자들을 공격해서 강제 노역자들을 구출했다.

루카스 후작은 비밀 병기에 당한 자들의 몸에서 위험한 기운이 나오기 때문에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

북쪽 병력은 포로로 잡은 적들은 탈카 시 남쪽의 한쪽 구역에 몰아넣고 격리했다.

북쪽 병력은 거의 무혈로 탈카  남쪽을 장악할 수 있었다.

나는 니사, 이바나, 다크인간 병사 몇 명과 함께 클로비스가 있는 건물로 갔다.

클로비스와 가족이 있는 건물 주변을 우리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건물의 침실로 가자  침대에 캐롤과테프리가 누워있고 클로비스가 슬픈 얼굴로 가족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캐롤과 테프리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다.

클로비스가 내 기척을 느끼고 비아냥거렸다.

“패배자에게 무슨 볼일이지? 비참한 꼴을 즐기려고 왔나?”

내가 질문을 던졌다.

“만약 가족을 살릴 방법이 있다면 악마에게영혼이라도 팔겠나?”

클로비스가 움찔하면서 위협했다.

“거짓말이라면 죽여버리겠다!”

“진짜인데?”

클로비스가 나를 직시하며 물었다.

“정말 가족을 살릴 수 있나?”

“흐음. 비밀을 지키고 나를 따른다면 살려주지.”

“넌 뭐지?”

“네가 생각하는 그게 맞을 거야. 그리고 네 가족을 살릴 능력을 갖추고 있지.”

클로비스가 나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 가족을 살려준다면 영혼도 바치겠습니다!”

“좋다.”

나는 클로비스의 가족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섰다.

 팔이 수백 개의 촉수로 변해서 캐롤과 테프리를 에워싸자 클로비스가 움찔했다.

내가 설명했다.

“네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다. 가만히 있어라.”

나는 캐롤과 테프리를 에워싼 촉수로 피를 뽑아내서 피에 섞인 우라늄 용액을 흡수하고 깨끗한 피를 집어넣었다.

바로 혈액 투석의 원리였다.

반신격인 나에게 우라늄은  효과가 없었다.

피에 섞인 모든 우라늄을 제거한 후 나는 캐롤과 테프리의 방사능으로 손상된 조직을 수복했다.

모든 작업이 끝나자 캐롤과 테프리의 혈색이 조금 돌아왔다.

클로비스가 눈물을 흘리며 캐롤과 테프리를 더듬었다.

“흐으윽. 캐롤. 테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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