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7화 〉탈카 시 (167/200)



〈 167화 〉탈카 시

어둠 척결단 병력은 사로잡은 시위대의 이마에 칼로 십자가를 세기고 밧줄로 목을 감아서 가로수에 매달았다.

사방에 목이 매달린 사체들이 즐비했다.

마족은 보이는 즉시 사살되었다.

몇몇 다크인간과 마족들은 십자가에 매달려서 불태워졌다.

탈카 시 남쪽 전체에서 시체가 썩고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성국 병력은 다크인간이나 마족과 조금이라도 접점이 있는 시민들을 잡아서 강제로농사와 도시 정비 일을 시켰다.

말을 듣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였다.

일하는 곳에서도 어둠 척결단이 채찍을 들고 감시했으며, 조금이라도 쉬면 채찍질이 날아왔다.

사제들은 탈카 시 남쪽을 돌아다니며 엘리아 종교를 선교했다.

“엘리아 여신님을 믿으시면 모든죄가 용서됩니다. 어둠 척결단에 가입하면 엘리아 여신님의 측근이 돼서 행복하고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탈카 시 남쪽에는아래와 같은 암묵적인 계급이 형성되었다.

성국 병력 > 클로비스 병력 > 어둠척결단 > 일반 시민 >> 다크인간  마족과 접점이 있는 자들.

어둠 척결단은 어둠과 접점이 있는 자들을 약탈하고 강간하고 죽여도 엘리아 여신을 위한 행위라고 여겨져서 용서받았다.

성국 병력은 죽은 자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어둠 척결단에 투자했다.

탈카 시 남쪽의 시민 중에 자발적으로 엘리아 여신을 섬기고 어둠 척결단에 가입하는 자들이 늘었다.

한 시민이 어둠 척결단 사무실로 찾아왔다.

“저도 어둠 척결단에 가입하고 싶습니다!”

사제 한 명이 그를 시험했다.

“엘리아 여신 전서 4장 7절 말해봐라.”

“그런즉 너희는 엘리아님께 복종할지어다. 악마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

사제가 여러 질문을 하자 시민이 막힘 없이 대답했다.

사제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 잘 외웠구나. 1차 시험은 통과다. 실전 시험을 통과해야 완벽한 어둠 척결단이 돼서 엘리아 여신님의 옆에 설 수 있다.”

“하겠습니다!”

“이 사무실의 지하 감옥에는 다크인간과 마족이 갇혀있다. 그들 신체의 일부를 가져와라.”

“꿀꺽. 알겠습니다!”

시민은 어둠 척결단과 함께 지하 감옥으로 내려갔다.

지하 감옥에는 손가락, 발가락, 팔다리가 잘린 다크인간과 마족들이 수도 없이 있었다.

이들은 심한 고문으로 정상 상태가 아니었다.

어둠 척결단이 시민의 손에 단검을 쥐여주며 지시했다.

“아무나 빨리 잘라와라.”

시민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족 한 명의 머리카락을 잡고 머리를 들었다.

마족이 신음을 흘렸다.

“끄으으…. 살려줘….”

시민은 못들은 체하고 마족의 눈을 푹 찔렀다.

마족이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

시민은 마족의 눈을 파서 눈알을 가져왔다.

어둠 척결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2차 시험 통과다. 너도 어둠 척결단이다.”

시민이 주먹을 꽉 쥐고 환호성을 질렀다.

“해냈다!”

어둠 척결단에 가입하려는 것도 탐욕과 질투에 의한 것이겠지만, 아무도신경 쓰지 않았다.

어둠 척결단이 3천 명 정도로 늘어나자 벤자민 추기경은 어둠 척결단 가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제는 가입하려면 1차 서류 시험, 2차 교리 오지선다형 50문제 시험, 3차 교리 작문 시험, 4차 실전 시험을통과해야 했다.

어둠 척결단이 되려면 엘리아  성경책을 완전히 이해하고 해석까지 가능해야 했다.

이런데도 시민들은 엘리아  성경책을 어렵게 구해서 공부했다.

엘리아  성경책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어둠 척결단이 건드리지 않았다.

엘리아 교 성경책이 부족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부르는 게 값이 되었다.

탈카 남쪽은 어둠 척결단엔 천국이 나머지엔 지옥이 되어버렸다.

어둠과 접점이 있는 자들은 모두 농업, 기피 업종에서 노예처럼 일하고 학대와 성추행에 시달렸다.

벤자민 추기경과 아누셰는 이것도 엘리아 여신을 위한 것이라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벤자민 추기경은 탈카 시 남쪽에 엘리아 교가 뿌리 깊게 내리는 것을 보며 즐거워했다.

“하하하. 이제야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군. 어둠의 신. 이번에는 네가  방 먹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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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카 시 남쪽의 모든 자가 어둠 척결단의 행태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치안대 강력범죄팀장인 기사 바질리는 자신을 따르는 치안대 기사 10명에게 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건 뭔가 잘못됐어. 우리는 탈카 연구소의 괴물을 처리하려고 클로비스를 따른 거야. 사람들을 학살하려고따른 게 아니라고.”

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질리가 말을 이어갔다.

“어쩌면 정말로 홍보물의 내용처럼 클로비스랑 이단 심판관이 손을 잡고 거짓말한 것일 수도 있겠어. 클로비스는 권력을 잡고 성국은 탈카 시에 엘리아 교를 심는 거래겠지.”

한 기사가 주장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을 외부에 알려야 합니다.”

“맞다. 우리 힘으로는 이걸 막을 수 없어. 오늘 바로 북쪽으로 탈출하자.”

바질리와 10명의 기사는 그날 바로 북쪽과의 전선 중 경계가 가장 약한 곳으로 갔다.

이들은 걸어가는 와중에 수십 명의 사람이 수풀 속에 숨어있는 걸 발견했다.

바질리가 물었다.

“뭐 하는 겁니까?”

사람들이 창백한 얼굴로 횡설수설했다.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혹시 북쪽으로 가려는 겁니까?”

“하하하! 모르겠네요~”

그때 13살 정도로 보이는 꾀죄죄한 소녀가 외쳤다.

“살려주세요! 북쪽으로 도망가고 싶어요!”

어른들이 황급히 그 소녀의입을 막았다.

바질리가 탄식했다.

“허어…. 이런 어린 소녀까지….”

기사들이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도 북쪽으로 탈출하려는 겁니다. 같이 가십시다.”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기사들은 피난민을 이끌고 전선을 돌파했다.

후방에서 갑자기 기사 11명이 습격하자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다가 길을 내주고 말았다.

지휘실에 이 상황이 보고되자 이단 심판관과 성국 병력이 피난민을 쫓았다.

다행히도 북쪽에서 사태를 눈치채고 병사들이 내려와서 피난민은 안전하게 북쪽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피난민들은 바로 루카스 후작의 저택으로 안내돼서 극진한 간호와 보살핌을 받았다.

강력범죄팀장 바질리와 10명의 치안대 기사들은 북쪽 병력에 편입되었다.

피난민들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남쪽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유린 실상을 증언했다.

루카스 후작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지원을 약속하는 것으로 회견이 끝났다.

 회견의 내용은 마나 수정으로 녹화되고 글로도 정리되었다.

루카스 후작은 이 내용을 하멜 제국 전역의 신문사로 보냈다.

하멜 제국 북쪽의 라이트 협회 가입 지역에서는 귀족들이 막아서 이 내용이 외부로 반출되지 못했다.

하멜 제국 남쪽의 인종차별 반대 협회 가입 지역과 중립 지역에서는 이 내용이 그대로 신문으로 나오고 광장에서 방송되었다.

추가로 피난민들이 탈카  남쪽에서 겪었던 일을 엮어서 ‘빛을 찾아서’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빛을 찾아서’에는 고문, 학대, 성폭행, 시체 손해 등 어둠 척결단과 성국 병사가 저지른 만행이 적나라하게 적혀있었다.

이 책은 하멜 제국 북쪽에서는 출판이 금지되었지만, 하멜 제국 남쪽에서는 다크인간 주도로 홍보되고 어마어마하게 팔려나갔다.

가장 화제가되는 이야기는 13살 소녀의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저는 평범한 13살 소녀입니다’로 시작했다.

 소녀는 다크인간도 아니고 평범한 식당 부모를 둔 소녀였다.

어둠 척결단과 성국 병력이 시위대를 학살하자 정의감이 높은 식당 부모가 말렸다.

어둠 척결단은 식당 부모도 어둠에 물들었다며 교수형에 처하고 어머니의 시신을 욕보였다.

소녀는 어둠의 자식이라며 농촌으로 끌려가서 낮에는 채찍질 당하며 일하고 밤에는 어둠 척결단 간부의 성폭행을 당했다.

어느 날 소녀가 땅에 떨어진 뾰족한 송곳을 구했다.

이 소녀는 간부에게 성폭행당하는 동안 송곳으로 간부의 눈과 목을 찔러서 죽이고 가까스로 도망쳤다.

소녀는 낮에는하수도에 숨고 밤에는 북쪽으로 걸어갔다.

이 과정에서도 소녀는 시체가 즐비한 거리, 불타는 집, 강간당하는 여성 등을 목격했다.

소녀는 피난하려는 무리에 들어가서 운이 좋게 북쪽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빛을 찾아서’ 책은 하멜 제국 남쪽의 사람들에게 거대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의 독자들은 엘리아 여신을 위해서 인권을 짓밟아도 과연 ‘빛’이라고 할 수 있는지 고찰했다.

라이트 인간 협회에 가입했던 여러 사람이 이 책을 읽고 탈퇴했다.

하멜 제국 남쪽에서 책을 읽고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당장 탈카 시위 인권유린을 멈춰야 한다고 시위를 벌였다.

몇몇 시위대는 엘리아 교회를 습격해서 기물을 파손했다.

남쪽의 귀족들은 시위가 격해지자 영지에서 이단 심판관들을 추방하고 병사들로 교회 사제와 성기사를 보호했다.

도합 160명의 추방당한 이단 심판관들은 어쩔 수 없이 신속하게 탈카 시로 올라왔다.

탈카 시에는  260명의 이단 심판관이 머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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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카 시 북쪽과 남쪽이 대치한  6주가 흘렀다.

이 기간에 탈카 시 남쪽의 다크인간과 마족 대부분이 죽임을 당했고 살아남은 자들은 숨어다녔다.

탈카 시 남쪽의 인권유린은 여전히 심각했다.

탈카 시 남쪽의 모든 사람이 무조건 엘리아 교만을 섬겨야 했다.

성국 병사와 어둠 척결단은 일반인 위에 군림했다.

이들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바로 이단이 되므로 일반인들은 이들의 횡포를 참았다.

하멜 제국 북쪽은 탈카  남쪽의 클로비스와 성국 세력을 지지했다.

하멜 제국 남쪽은 탈카  북쪽의 루카스 후작 세력을 지지했다.

특히 이오사프 후작은 자신의  세리나가 탈카  북쪽의 편을 들었기에 북쪽에 군사적 지원을 하려고 했다.

하멜 제국 왕실에서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심했다.

마드한 왕도 이단 심판관이 보내온 용사 파티 의심 보고서는  읽었다.

마드한 왕이 생각했다.

‘용사가 어둠에 침식당했다면  위기다. 성국을 믿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 어차피 탈카 시에서 성국이 포함된 남쪽 세력이 더 강하니 가만히 놓아두면 남쪽이 이기겠지.’

하멜 제국 왕실은 탈카 시의 일은 탈카 시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선언하며 추가적인 병력이 탈카 시에 들어가는 걸 금지했다.

이 금지안은 전쟁의 확대를 막는 효과도 있었다.

하멜 제국 남쪽에서는 왕실이 암묵적으로 성국의 손을 들고 인권유린을 눈감았다며 항의했다.

탈카  북쪽의 병력은 용사 파티, 탈카 연구소 골렘 120대, 키메라 113마리, 연구원이 아닌 전투 가능한 기사 35명, 3.5만 명의 병사였다.

탈카 시 남쪽의 병력은 기사 21명, 260명의 이단 심판관, 경찰과 성국을 합해서 4.92만 명의 병사였다.

일반적인 이단 심판관, 골렘, 키메라는 기사 수준의 무력을 가졌다.

북쪽의 네임드는 용사 파티였다.

남쪽의 네임드는 클로비스 기사단장, 브루노 치안대장, 아누셰, 벤자민 추기경이었다.

북쪽 병사의 수가 남쪽보다 매우 적어서 북쪽이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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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동안 탈카 시 북쪽은 탈카 연구소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는  온 힘을 쏟았다.

6주째에 실비에가 나에게 촉수 통신 네트워크로 연락했다.

[카일님. 대량살상무기 제작에 성공했어요.]

[오! 수고했다! 우라늄을 썼다며?]

나는 빛나는 돌멩이가 우라늄 덩어리이며 여기서 생명체에 해로운 방사능이 나온다고 간단하게 설명했었다.

- [네. 맞아요. 카일님이 알려준 방사능이라는 걸 응용했어요. 마리가 열심히 했지요.]

- [터지면 버섯 폭발이 일어나서 주변을 날려버리는 거냐?]

- [엥? 그게 뭐예요? 우라늄이 터져요?]

- [아직 기술수준이 거기까지는 아니구나. 아니야.]

- [뭔데? 뭔데요? 알려줘요!]

- [아니야. 몇 세기 후에 알려지겠지.]

- [에에엥! 궁금해요!]

- [나중에 알려줄게. 그래서 어떤 무기인데?]

- [지킬 씨가 배양한 수십만 마리의 특별한 벌레 키메라들이 우라늄을 갉아먹어서 몸에 농축했어요. 이 벌레 키메라들을 제가 만든 프로펠러 비행기 수십 대에 실었어요. 아. 비행 골렘도 카일님이 알려주신 양력의 원리를 응용했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실비에에게 위쪽으로 굽어진 날개에 유체가 흐르면 위쪽 방향 힘인 양력이 생긴다고 설명했었다.

- [비행기 엔진은 뭔데?]

- [골렘 엔진으로 프로펠러가 돌아가게 했어요. 프로펠러가돌아가서 비행기가 앞으로 가면 날개가 양력을 맡아서 비행기가 뜨게 돼요.]

- [그렇구나. 그래서 이 벌레 키메라로 어떻게 공격할 거냐?]

- [이 비행기가 남쪽의 주요 군사 기지로 날아가서 들이박을 거예요. 비행기의 몸체를 매우 단단하게 만들어서 폭발하지 않아요. 비행기 내부에서 벌레 키메라가 쏟아져 나와서 사람들을 침으로 찔러서 우라늄 농축액을 혈관으로 집어넣을 거예요.]

- [오우. 방사능병에 걸리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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