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4화 〉용사 파티 결성
나는 나오스 후작의 계략에 정말로 감탄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겠어.”
룽길이 고함을 지르며 아다만티움 철퇴를 내 얼굴로 뻗었다.
“죽어!”
내가 방패로 얼굴을 가린 순간에 룽길이 재빨리 철퇴를 회수하는 동시에 내 왼쪽으로 움직였따.
룽길이 방패를 든 내 왼 팔뚝에 다시 철퇴를 휘둘렀다.
나는 신속하게 왼쪽으로 돌며 오른 망치를 들어서 막았다.
망치가 철퇴와 부딪혀서 쿠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구 형태의 충격파가 날아갔다.
룽길이 양손 철퇴를 머리 위로 올린 순간 내가 틈을 발견하고 망치를 턱으로 뻗었다.
“끝이다!”
룽길이 이미 준비한 듯 몸을 틀어서 피했다.
룽길이 손목만 돌려서철퇴로 반원을 그리며 내 손목을 때렸다.
쾅!
“끄아아!”
내 손목이 부서지며 망치가 날아가자 룽길이 씩 웃으며 나에게 쏘아졌다.
룽길이 잔상을 남기며 내 정면에 나타나서 철퇴를 내 머리로 휘둘렀다.
다행히도 나는 촉수이기에 내 오른손이 재생되었다.
전기의 망치가 돌아온 순간 내가 망치를 휘둘렀다.
룽길은 바로 철퇴를 회수해서 백스텝으로 피하며 여유롭게 말했다.
“어떻게 손목을 회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날 이길 수 없다. 너랑 비슷한 힘과 민첩으로 싸워보니 알겠다. 넌 단지 힘과 감으로만 망치를 휘두르고 있을 뿐이지 기술 면에서 굉장히 부족해. 넌 진짜 망치 전사가 아니야. 정확히는 광전사 계열이다.”
룽길의 예리한 판단에 나는 뜨끔했다.
‘생각보다 날 정확히 파악했다. 내가 죽을 일은 없지만 계속 회복하다 보면 내 정체를 의심하겠어.’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받아쳤다.
“맘대로 생각해라.”
룽길이 썩소를 지으며 달려와서양손 철퇴를 휘둘렀으며 중간에 페이크나 경로 변경을 꾀하면서 나를 어지럽게 했다.
룽길은 약한 힘으로 빠르게 휘두르다 틈이 보이면 강한 힘으로 내리쳤다.
나는 뒷걸음질 치면서 필사적으로 망치를 휘둘러서 막아냈다.
콰아아앙 콰가강 쿠아앙
철퇴와 망치가 부딪힐 때마다 사방으로 구 형태의 충격파가 뻗어 나갔다.
룽길이 철퇴를 휘두르며 일체의 흔들림이 없는 눈빛으로 소리쳤다.
“트롤은 사슴을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하지! 여기서 널 반드시 죽인다!”
내가 망치를 룽길의 배로 뻗자 룽길이 손목에 스냅을 주며 빠르게 철퇴를 휘둘러서 내 손목을 쳤다.
탕!
내가 충격으로 망치를 놓아버렸다.
룽길이 이미 회수한 철퇴를 세게 휘둘러서 내 망치를 쳐냈다.
콰아아아앙!!!
내 망치가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룽길이 외쳤다.
“바로 회수할 수 없을 거다! 체크메이트다!”
룽길이 철퇴를 세게 휘둘러서 내 방패를 바깥 방향으로 때렸다.
콰아아앙
내 방패가 충격량으로 밖으로 튕기면서 내 전면이 비어버렸다.
내가 기겁해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
룽길이 내 앞에서 점프하며 내 머리를 향해 최고 힘으로 철퇴를 내리치려고 했다.
내가 입에물고 있던 다량의 침을 룽길의 안면을 향해 뱉었다.
아마추어라면 눈을 감거나 피하겠지만, 베테랑인 룽길은 침을 그대로 받으며 철퇴를 내리치려고 했다.
“그딴 속임수는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뱉은 건 사실 투명한 산성 독액이었다.
치이이이익!
룽길이 두 눈이 녹아 들어갔다.
룽길이 철퇴를 놓치고 양손으로 두 눈을 잡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이었다.
“끄아...”
아까부터 돌아오던 망치가 내 손에 잡히자마자 내가 룽길의 머리를 터뜨렸다.
콰지직!
룽길의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고 목이 피 분수를 분출했다.
룽길의 목없는 신체가 쓰러졌다.
쿠웅.
내가 신속하게 룽길의 머리를 터뜨려서 아무도 내 침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재빨리 마법사와 고위 사제가 있는 곳으로 돌진해서 빛의 구에 망치를 휘둘렀다.
콰아아앙 콰지지직
망치가 빛의 구를 때리자 이미 정령왕들의 공격을 쉴 새 없이 버티던 빛의 구에 금이 가며 하산 교수가 마나 역류로 피를 울컥 토했다.
우웨에엑.
하산 교수가 피가 흐르는 입으로 다급하게 소리쳤다.
“잠깐! 나는 교수네! 항복하겠네!”
내가 무시하고 한 번 더 내려치자 콰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빛의 구가 산산조각이 나며 깨졌다.
쨍그랑
기사인 고위 사제 2명은 끝까지 정령왕의 창을 막으며 싸웠지만, 하산교수와 아르투 교수는 기겁하며 투항했다.
“항복! 항복!”
“으아아아! 포로가 되겠소!”
나는 잔상을 일으키며 빠르게 움직여서 4명의 머리를 터뜨렸다.
파 바 바 방!
머리가 사라진 몸뚱이 4개가 풀썩 땅에 쓰러졌다.
아루트 교수가 죽자 흙 골렘도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내가 서둘러 정령왕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각자 시체랑 물건 챙겨서 돌아간다! 노아스는 골렘의핵 챙겨!”
나오스 후작이 눈치채고 황급히 소리쳤다.
“시체랑 물건은 놔두고 가라!”
나는나오스 후작의 말을 무시하고 성기사 룽길의 시체와 아다만티움 철퇴를 들었다.
나랑 4대 정령왕들이 기사와 교수의 시체와 물건을 들고 이오사프 후작에게 빠르게 뛰어갔다.
나오스 후작이 발을 동동 구르며 고함질렀다.
“이 새끼야! 시체랑 물건은 놔두고 가라고! 으아아아!”
여기서 나오스 후작이 군대를 움직이면 이오사프 후작의 군대도 움직이니 나오스 후작은 눈뜨고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이오사프 후작과 기사와 병사들이 대견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짝짝
이오사프 후작이 흡족한 얼굴로 웃으며 나를 치하했다.
“카일 남작! 정말 잘했다!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으하하하하!”
나는 이오사프 후작 앞에 가서 4대 정령왕을 역소환하고 시체, 무구, 마나석 가방을 놓고는 한쪽 무릎을 꿇고 보고했다.
“기사 카일. 여기 적의 시체와 물건을 후작님께 바치겠습니다.”
“으하하하하! 네가 자랑스럽구나. 그런데 카일 남작이 싸웠는데 나한테 줘도 되겠느냐?”
내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러면 골렘의 핵과 무선 배터리, 성기사의 철퇴와 반지만 가져가고자 합니다. 나머지는 후작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바치겠습니다.”
이오사프 후작이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선물은 고맙게 받겠다.”
나는 골렘의 핵과 무선 배터리를 품에 넣고 힘의 반지를 끼고 아다만티움 철퇴를 허리에 맸다.
이오사프 후작의 병사들이 나머지를 챙겼다.
이오사프 후작이 나에게 지시했다.
“이제 계약서대로 나오스 후작에게 엘프를 받아야겠군. 내가 군대를 이끌고 가서 받을 테니 자네는 비란 시로 가게.자네랑 친한 김나연 남작과 병사 300명을 호위로 붙여주겠네.”
“감사합니다.”
“그 대신 자네 영지의 약초 재배량을 2배로 늘리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 영지를 리레이와 시나 영애가 관리하고 있으니 후작님이 지시하면 따를 겁니다.”
“알겠네. 시나 영애가 그렇게 봉사 정신이 뛰어났다니. 거참 신기하구먼.”
이오사프 후작이 나오스 후작에게 외쳤다.
“대전사 결투에서 내 기사가 이겼으니 계약서대로 엘프들을 받아가겠다!”
나오스 후작은 꿀 먹은 벙어리가 돼서 혼자서 욕을 했다.
“씨발…. 씨발…. 크윽.”
나오스 후작의 영지 병력을 포함한 총 병력은 1.5만 명의 병사, 3명이 죽어서 30명이 된 기사였고, 가보인 힘의 반지와 아다만티움 철퇴를 빼앗겼다.
이오사프 후작은 이 자리에만 6천 명의 병사, 나를 포함한 31명의 기사가 있고 남쪽에서 추가로 1.2만 명의 병사와 20명의 기사가 올라오고 있었다.
나랑 김나연이 빠져도 1.8만 명의 병사와 49명의 기사였으니 이오사프 후작의 군대가 나오스 후작의 군대보다 훨씬 강했다.
나는 이오사프 후작에게 인사한 후에 니사, 김나연, 300명의 병사와 비란 시로 떠났다.
이오사프 후작은 군대를 이끌고 나오스 후작의 군대와 함께 나오스 후작령으로 갔다.
아마도나오스 후작은 이오사프 후작에게 엘프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탈탈 털릴 것이 분명했다.
나는 호위 병력과함께 비란 시로 가면서 오늘의 성과를 정리해보았다.
나오스 후작에게 한 방 먹이고, 나오스 후작령과 주변의 엘프 노예 3만 명을 구출했으며, 골렘의 핵과 무선 배터리, 힘의 반지, 아다만티움 철퇴를 획득했다.
또한, 인류의 희망인 마탑 대마법사 2명을 죽였다.
한 번 싸운 것치곤 꽤 대단한 성과였기에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흥~ 흐으응~ 흐으으응~ 흥~ 흐으응~ 흐응~”
니사가 흐뭇한 얼굴로 엄지 척을 하며 나를 칭찬했다.
“여보! 나는 역시 여보를 믿었어! 짱이야~”
김나연 남작도 나를 칭찬했다.
“카일 남작님! 5명의 강자랑 싸워서 이기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김나연은 내 권속이지만 밖에서는 이 관계를 숨기기로 했다.
내가 당당하게 말했다.
“나도 전투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야. 5명 정도는 나한테 식은 수프 먹기다.”
만약 남이 이 말을 했다면 허풍쟁이라고 욕했겠지만, 이긴 사람이 이 말을 하니 신뢰가 갔다.
주변의 병사들이 나를 존경하는눈으로 바라봤다.
우리는 그렇게 비란 시로 갔는데 왠지 앞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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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란 시에 도착해서 이오사프 후작 소유의 대저택으로 가서 짐을 풀었다.
저택에는 고용인들이 상시 대기하면서 관리했기에 우리는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다음 날에 왕실의 사람이 와서 나랑 니사를 궁전의 어전으로 데려갔다.
어전에는저 앞의 옥좌에 마드한 왕이 앉아있고 옆의 황금 의자에 다니아 왕비가 앉아있었다.
옥좌까지는 거대한 붉은 카펫이 깔려있고 카펫 주변에 하멜 제국의 주요 가신들이 서 있었다.
주변에 강자의 기운이 느껴지는 자들이 많았다.
나는 니사와 함께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걸어가다가 중앙에서 멈춰서 한쪽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오사프 후작의 기사 카일입니다! 마드한 폐하를 봬서 영광입니다!”
마드한 왕이 근엄한 얼굴로 말했다.
“카일 남작의 명성은 충분히 들었네. 자네의 엘프 저항군이 제국의 서쪽을 초토화했다지.”
내가 어두워진 얼굴로외쳤다.
“죄송합니다!”
“제국에서 빛 종족의 노예를 금지했는데도 엘프 노예를 취급한 귀족들에게도 문제가 있었어. 어쩌면 정당방위일 수도 있지.”
“그러면!”
마드한 왕이 굵은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자네는 제국법으로 처리할 수 있음에도 수많은 귀족과 백성을 살해하고 영지를 파괴했다! 따라서 자네와 자네의 아내가 저지른 죄를 용서받을 방법을 말해주겠다!”
내가 침을 삼키고 물었다.
“꿀꺽. 그것이 무엇입니까?”
“지금부터 자네랑 자네의아내는용사 파티의 일원이 돼서 어둠의 신의 군세를 막고 어둠의 신을 제거해야 한다! 용사 파티가 성공하면 자네의 모든 죄를 사하겠다! 이 제안을 거절한다면 자네가 굉장히 불리해질 거다!”
나는 한동안 고민하는 척하다가 결의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랑 제 아내는 용사 파티의 일원이 되겠습니다. 어차피 언젠가 어둠의 신에게도 복수할 생각이었습니다. 그 대신 한가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마드한 왕이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걸 참고 근엄하게 말했다.
“말해 봐라.”
“아직도 노예로 있는 엘프들을 도와주십시오.”
“그건 제국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왕실 측에서 라온 왕국 연합과 각 귀족에게 엘프 노예를 반납하라고 서신을 보낼 것이고 응하지 않으면 감찰관을 보낼 거다.”
“감사합니다.”
“그럼 앞으로 용사 파티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우기를 바란다.”
마드한 왕은 나에게 왜 4대 정령왕에서 어둠이 느껴졌는지 물었고, 나는 내가 만든 설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4대 정령왕은 정신은 멀쩡하며 내 완벽한 제어하에 있다고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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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왕궁의 홀에서는 용사 파티가 완전히 결성된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이 파티에는 왕족, 용사 파티 전원, 수도의 쟁쟁한 귀족들이 참여했다.
김나연과 내 호위 병력은 내가 용사 파티에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이오사프 후작령으로 떠났다.
나는 김나연에게 아다만티움 철퇴를 맡겼다.
힘의 반지는 내가 착용했고, 골렘의 핵과 무선 배터리는 내가 들고 다녔다.
마드한 왕은 파티의 상석에 앉아서 포도주를 들이켜며 용사 파티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봤다.
용사 파티의 인원은 다음과 같았다.
용사 박경철,
안드레: 하멜 제국 왕자,
길룩: 드워프 왕자,
아샤: 성국의 성녀,
세리나: 이오사프 후작의 딸,
아이보스: 드래곤 로드의 손자,
카일: 엘프 저항군 지휘관이자 천년 전 영웅,
니사: 페어리 여왕.
세리나가 마음에 안 드는 것만 빼면 최고의 파티였다.
대표적인 빛 종족인 인간, 드워프, 드래곤, 엘프, 페어리의 영웅들이 다 모였다는 상징성도 있었다.
마드한 왕이 중얼거렸다.
“어둠의 신. 너는 단합한 빛을 이길 수 없을 거다.”
나는 니사의 손을 잡고 용사 파티 6명이랑 자기소개했다.
아이보스는 머리에 뿔이 있고 황금 날개와 황금 꼬리를 빼낸 드래고니안 형태였다.
나, 니사, 아이보스를 제외한 나머지 파티원은 하멜 제국 동쪽 마녀의 숲을 같이 공략하면서 서로 많이 친해진 것 같았다.
나는 파티원들이게 내가 여기까지 온 과정을 설명해주었다.
박경철이 감탄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어둠의 군대랑 직접 부딪치신 경험은 앞으로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아이보스는 자신이 가장 대단한 줄 알았는데 더 대단한 자가나오니 기가 죽어서 말했다.
“카일 할아버지. 정말 대단하시네요. 니사 할머니도요.”
니사가 주먹을 꽉 쥐고는 호통쳤다.
“누가 할머니야!”
아직 사회생활을 안 해본 아이보스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저는 300살밖에 안 됐는데요? 저보다 700세 이상은 더 먹지 않으셨어요? 제 엄마가 800세예요.”
니사가 분노한 표정으로 손가락질했다.
“너! 너! 여자 나이를 말하는 건 실례야!”
주변 귀족들은 이 상황에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
보다 못한 박경철이 아이보스와 어깨동무하고 구석에 데려가서 설명했다.
아이보스는 카일 남작보다 먼저 궁전에 와서 용사 파티와 어느 정도 친해진 상태였다.
“아이보스 형. 10살짜리 어린이가 형 보고 아저씨라고 부르면 좋아?”
“확실히 짜증 나는군. 내가 잘못했구나!”
아이보스가 사회생활 중 하나를 깨달았다.
아이보스는 나랑 니사에게 다가와서 사과했다.
“카일 형님! 니사 누나! 정말 죄송합니다!”
착한 니사는화가 누그러졌다.
“흠흠~ 나쁜 아이는 아니구나. 봐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