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화 〉엘프 구출 [엘프 저항군과 적의 이동 경로]
내가 칭찬하며 니사의 머리를 쓰다듬자 니사가 배시시 웃었다.
“헤헤헤~ 여보 손길 좋아.”
내 지시에 따라 엘프 군대가 앞에 있는 자작의 영지를 습격했다.
주목적은 엘프 노예 구출이기에 엘프 병사들은 자작의 저택과 유흥가를 습격했다.
엘프들은 보이는 인간마다 족족 죽이고 건물을 불태웠다.
우리는 자작 저택의 방에서 성노예로 있던 엘프들, 저택 지하에 감금되었던 엘프들, 성매매하던엘프들을 모두 구출했다.
우리는 엘프 노예에 관해서 알고 있는 귀족 가문의 사람 5명을 추가로 포로로 잡았다.
내가 마족도 노예로 고통받고 있으니 놓아주자는 요청에 엘프들이 마족 노예는 특별히 건들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의 광기에 빠진 엘프 몇 명이 마족 노예를 죽이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마족 노예들은 어둠의 신의 소식을 들어서 어둠의 신의 나라를 '꿈의 나라' 또는 '에덴'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귀족이 죽어서 노예 초커의 제한에서 벗어난 마족 노예들은 어둠의 신이 점령했다는 엘프 왕국의 숲으로 도주했다.
마족 노예들은 카일 성국에서 노예 초커를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것이었다.
엘프 군대는 그대로 남하하며 보이는 귀족의 영지들을 습격해서 엘프 노예를 구출하고 인간을 학살하고 건물을 불태웠는데,
이미 귀족 연합군이 패배해서 영지에는 병력이 거의 없어서 큰 피해없이 습격할 수 있었다.
분명 뒤에서 나오스 후작의 군대가 쫓고 있을 것이기에 엘프들은 정신력으로 버티며 야간행군까지 해서 남쪽의 강에 도착할 수 있었다.
5000명으로 시작했던 엘프 저항군 병사는 그동안의 전쟁으로 죽어서 3784명이되었지만,
우리는 2424명의 엘프 노예를 귀족 영지에서 해방했고 노예 초커를 제거했으며,
이 중에 1071명이 전투가 가능한 성인이기에 병사들은 총 5137명이 되었다.
강이 나오자 리레이가 나에게 물었다.
“강을 건널까요?”
“그래야지. 식물 마법사로 덩굴 다리를 만든다.”
리레이와 엘프 간부들이 식물 마법사들을확인한 이후에 나에게 보고했다.
“총 876명의 식물 마법사가 있습니다만 계속된 행군으로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덩굴 다리를 강행하면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다리가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내가 곰곰이 생각하고는 말했다.
“이 강을 건너도 나오스 후작이 미리 알아채고 보낸 군대가 있을 수 있어.”
“나오스 후작의 군대가 2개로 나누어져서 하나는 파라익 백작령을 지나서 남하하고 하나는 강 반대편으로 남하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강을 건너도 피로한 채로 적의 군대랑 마주치게 된다. 우리도 여기서 야영하고 모든 엘프가 배불리 먹는다.”
“알겠습니다.”
리레이는 엘프 간부들과 함께 엘프 군대의 야영지 건설을 지휘했다.
엘프 마법사들이 군대 주위에 가시덤불로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엘프 전사와 궁수들이 인간에게 빼앗은 텐트를 쳤으며,
일반 엘프들은 인간에게 빼앗은 식량으로 요리했다.
저녁을 먹고 밤이 되자 나는 리레이와 엘프 간부들에게 말했다.
“나는 니사랑 함께 반대편을 보고 오겠다.”
리레이가 황급히 말렸다.
“너무 위험합니다! 안됩니다!”
“괜찮아. 니사가 날 들고 날 수 있고 나도 비장의 수단이 있어. 내가 반대편을 보고 와야 엘프들이 안전해진다.”
내가 간곡하게 설득하자 리레이와 엘프 간부들이 결의한 얼굴로 차렷 자세를 하고 나한테 경례했다.
“충성! 그럼 안전하게 돌아와 주십시오!”
리레이가 다짐했다.
“지휘관님이 없을 때 제가 엘프 저항군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좋은 각오다.”
니사가 나를 꽉 껴안고 어두운 밤하늘로 날아오르며 걱정했다.
“여보. 괜찮겠어?”
“응. 나는 원래 어둠의 신이잖아. 그리고 나도 날 수 있어.”
“알겠어.”
“우리 목표는 나오스 후작의 군대만 보는 게 아니야. 우리는 동남쪽의 산악 트롤을 만나러 갈 거야.”
“응?”
“산악 트롤의 도움을 받아야겠어.”
“그렇구나!”
니사가 나를 들고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는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가자 내가 촉수 날개를 펴고 니사에게 떨어졌다.
니사랑 나는 동남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는데 북쪽의 벌판에 군대가 야영하고 있는 게 보였다.
나는 어둠의 신이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잘 보였다.
내가 니사에게 말했다.
“저 군대는 나오스 후작이 우리가 강을 건너갈 걸 예상하고 병력을 보낸 걸 거야.”
“후작이면 병사가 꽤 많지 않아?”
“그렇겠지. 내가 받은 정보로는 후작의 병력은 대략 2.4만 명의 병사와 56명의 기사야. 하지만 전 병력이 온 건 아닐 거야. 파라익 백작령으로 보낸 군대도 있고 후작령을 지키는 병력도 있으니까.”
“산악 트롤의 도움을 받아야 엘프들이 무조건살겠구나.”
나는 니사와 빠른 속도로 산악 트롤이 있는 산으로 날아갔다.
저 아래에 거대한 움막들과 땅굴들로 이루어진 트롤 부락이 보였다.
나는 니사와 함께 트롤 부락의 중앙에 내려섰다.
경계를 서던 트롤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고함을 질렀다.
“페어리랑 엘프다!!”
내가 아직 양어깨의 은폐의 꽃을 작동하고 있기에 트롤들은 내 내면에 있는 막대한 어둠의 기운을 발견하지 못했다.
움막과 땅굴에서 야수처럼 눈에서 빛을 발하는 트롤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우리를 에워싸고는 위협했다.
“후르릅! 맛있는 페어리랑 엘프 고기다!”
“크르르르! 죽으려고 찾아왔냐?!”
키가 3.5m는 되는 한 남성 트롤이 조소하며 걸어와서 나를 잡으려고 거대한 오른손을 뻗었다.
“넌 특별히 산 채로 먹어주마. 켈켈켈.”
나는 왼손으로 트롤의 오른손 검지를 잡고는 강력한 힘으로 돌렸다.
빠드드득
트롤의 손가락 마디가 휘어져서 트롤이 고통으로 무릎을 꿇고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 아파! 내 손가락! 크아앙!”
나는 검지를 돌린 상태에서 흔들었다.
트롤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팔을 빼려고 했지만, 전혀 빠지지 않았다.
“크아아아! 뭔 힘이 이렇게 강해!! 아야야!! 잠깐만 멈춰!”
주변의 트롤들이 경악했다.
“미쳤다! 젠구보다 센 놈은 처음 본다!”
“강하다! 위험하다! 크르르르!”
나는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너희들이랑 협상하러 왔다! 당장 부족장 불러와!”
트롤들이 웅성거리더니 한 명이 달려가서 부족장을 불러왔다.
트롤들이 옆으로 비키자 그 사이로 온몸에 깃털과 뼈로 몸을 장식한 3m 키의 나이든 여성 트롤이 인간의 두개골을 단 나무 지팡이를 들고 다가오며 말했다.
“크르르르. 나는 부족장 길타다. 네가 손가락을 꺾은 트롤은 내 아들 젠구다. 이게 협상하는 태도냐?”
“너희들이 먼저 우리를 먹으려고 했다. 먹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손가락을 놓아주마.”
“크르르르. 약속하겠다.”
그때 길타의 뒤에 있던 3.8m 키에 거대한 나무 몽둥이를 들고 있던 나이든 남성 트롤이 외쳤다.
“크르르르!! 무슨 약속이냐! 트롤은 싸운다!”
길타가 남성 트롤을 제지했다.
“여보. 저자는 한 손으로 젠구를 제압한 강자야. 싸우면 트롤의 피해가 클 거다.”
길타의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 트롤이 머리를 긁적이다가 말했다.
“크르르르. 알아서 해라.”
생각보다 트롤 부족장이 지혜로운 것 같았다.
내가 젠구의 손가락을 놓자 젠구가 아픈 손가락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크아아! 크아아앙!”
트롤 2명이 젠구를 끌면서 데려간 후에 길타가 나한테 물었다.
“너는 왜 트롤 부락에 왔냐?”
나는 이제 내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나는 은폐의 꽃의 작동을 멈추고 몸을 부아아악 키워서 신장 12m의 촉수가 되고는 외쳤다.
“나는 천년 전 어둠의 신 카마이트이며 지금은 카일이라고 불리고 있다! 나는 모든 어둠 종족을 구원하기 위해 이 대륙에 돌아왔다! 산악 트롤은 나를 섬겨라!”
모든 트롤이 내 내면의 막대한 어둠의 기운과 원죄의 신성함을 느끼고는 몸을 덜덜 떨다가 일제히 무릎을 꿇고 팔을 나에게 뻗은 채 나를 맞이했다.
“오오! 어둠의 신님!”
“당신을 뵙습니다!”
길타가 나에게 무릎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어둠의 신님! 저희 부족은 천년 동안 당신을 기다려 왔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지?”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저희 선조들은 천년 전 촉수 전쟁에서 인간 제국의 심부에서 싸웠지만, 당신께서 돌아가시고 이 산으로 도망치셨습니다.”
“호오~ 기억나는군. 부자시의 무리였나?”
“맞습니다! 제 조상님이 트롤 영웅 부자시님 이십니다! 저희 선조들은 어둠의 신께서 언젠가 돌아오실 테니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맞다. 나는 이번에는 반드시 빛을 몰아내고 이 대륙을 어둠으로 채울 것이다!”
트롤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크아아아! 어둠의 신!어둠의 신!”
길타가 나에게 의문을 표했다.
“그런데 어둠의 신께서는 왜 어둠의 기운을 숨긴 채 엘프의 모습을 하고 페어리와 같이 다니고 계셨습니까?”
나는 내가 보하크 숲, 게일 왕국, 엘프 왕국을 흡수해서 어둠 종족의 나라를 세웠고, 마왕군과 동맹을 맺었다는 얘기를 간단하게 해줬다.
또한, 지금은 인간 제국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서잠입 중이라고 설명했다.
트롤 대부분이 뭔 말인지 몰라서 머리를 긁적이고 그냥 환호성을 질렀지만, 길타는 내 말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크르르르! 어둠의 신께서는 훨씬 지혜로워지셨군요! 어둠 종족의 장래가 밝습니다!”
나는 길타에게 엘리아 여신이 보낸 용사가 곧 산악 트롤 부락을토벌하러 올 거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를 내렸다.
길타가 대답했다.
“크르르! 어둠의 신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보자.”
길타의 남편이 무릎으로 걸어와서 외쳤다.
“저는 나포쿠에입니다! 아까의 아들과 저의 무례는 죄송합니다! 크르르르!”
“괜찮다.”
길타의 아들 젠구도 손가락이 다 나아서 나에게 절을 하며 외쳤다.
“어둠의 신의 힘을 경험해서 영광입니다!”
“트롤 부족 후계의 패기가 높아서 좋구나. 하하하!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다.”
모든 트롤이 머리를 땅에 받으며 나를 배웅했다.
“크르르르! 안녕히 가십시오!”
나는 주주죽 작아져서 엘프 영웅이 되고는 촉수 날개를 펴서 니사와 함께 날아올랐다.
니사가 내 손을 꼬옥 잡으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여보. 오늘 카리스마 멋있었어!”
“그런가? 하하하.”
나는 길타에게 산악 트롤 부족의 병력에 대해서 들은 걸 상기했다.
산악 트롤 부족은 6000명이며 이 중에 전투 가능한 성인이 4800명이다.
병력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주술사 700명 : 토템 오오라를 일으킴. 전사의 고양 (버프), 끈적이는 검은 안개 (디버프).
2) 투창수 & 투석병 1500명 : 등에 진 바구니에 투창과 돌을 넣고 다닌다. 투창수는 돌을 묶은 창을 던지고 투석병은 투석구에 돌을 놓고 휘둘러서 날린다. 트롤의 힘으로 무거운 돌도 던질 수 있다.
3) 전사 2600명 : 쇠를 박은 나무 몽둥이나 짱돌을 사용한다.
트롤은 성인의 경우 2m ~ 4m의 육중한 몸, 칼로 잘 뚫리지 않는 두꺼운 피부, 강력한 힘, 높은 재생력을 가지기에 인간에게는 위협적인 몬스터이므로 산악 트롤 부족은 상당한 전력이었다.
나는 니사와 함께 엘프 저항군 주둔지에 한밤중이 되어서 도착했다.
리레이와 엘프 간부들이 나와서 나를 맞이했다.
“충성! 어서 오십시오!”
나는 엘프들에게 나오스 후작의 군대로 예상되는 병력이 북쪽에서 야영하고 있으며, 우리가 강을 건너서 동남쪽으로 가다 보면 뒤를 따라 잡힐 거라고 얘기해주었다.
리레이가 낭패한 얼굴로 말했다.
“결국은 강을건너서 주둔지를 세우고 방어전을 치를 수밖에 없겠군요.”
“그래야지. 자유를 얻는 길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게 당연하다. 자유는 누군가가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몸부림쳐서 획득하는 거야. 우리가 싸워서 이겨야 엘프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해라.”
내 말에 리레이를 포함한 주변의 엘프들이 주먹을 쥐고 각오를 다졌다.
리레이가 나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감사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평생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내가 니사를 이끌고 지휘관 전용 천막으로 걸어가는 동안 나와 마주친 모든 엘프가 존경하는 눈빛으로 경례를 했다.
나는 천막 안의 매트리스에 누워서 니사를 껴안고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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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일찍 엘프 저항군 식물 마법사들이 마법으로 덩굴을 서로 엮고 자라게 해서 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덩굴 다발의 다리를 만들었다.
엘프 저항군은 다리를 건너서 남쪽으로 더 내려간 후에 주둔지를 세웠다.
이번에는 나오스 후작의 대군에 저항하기 위해서 방어전을 치러야 했다.
나와 간부들이 아이디어를 짜서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엘프 식물 마법사들이 엘프 저항군을 둘러싼 높이 4m의 덤불 벽을 만들고 벽 밖에 돌진을 방해하는 가시덤불을 만들었다.
엘프 병사들은 인간에게 뺏은 삽으로 덤불 벽에 달라붙게 높이 3m의 흙의 둔덕을 쌓았다.
나는 땅의 정령왕 노아스를 불러서 둔덕을 쌓았다.
둔덕 위에 엘프 병사들이 서서 엘프 궁수가 활을 쏘고, 전사들이 올라오는 적을 막을 것이다.
엘프 마법사들은 덤불 벽에서 덤불이 자라나게 해서 적의 투사체를 막을 것이다.
엘프 민간인은 벽의 중심에 모여서 대기하며 전투가 불리하게 흘러갔을 때는 보하크 숲으로 도주하기로 했다.
저녁이 돼서 모든 방비가 끝났다.
리레이가 엘프 주둔지를 보며 가슴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
“이걸 저희가 만들었다니 믿기지 않는군요. 저희는 지금까지 숲과 정령 덕분에 이렇게 벽을 만들 일이 없었습니다.”
“안전한 엘프 숲과 정령은 이제 없어. 난세에서 살아남고 싶으면 우리에게 무엇이 있는지 깨닫고 그것을 응용할 줄알아야 해.”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내일 아침이면 전쟁이 시작될 걸 알았기에 경계 병력을 뺀 모든 엘프 병사에게 휴식을 명령했다.
중앙의 엘프 민간인들이 엘프 병사들을 위해서 식사와 간식을 만들었다.
[엘프 주둔지 벽]
[엘프 저항군과 적의 이동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