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화 〉페어리 왕국
나는 페어리 왕국으로 길을 뚫을 어둠 종족 지원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나는 자아가 있고 대화할 수 있으며 자신의 야성을 제어해서 다른 성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 어둠 종족은 가리지 않고 카일 성국민으로 받았기에 카일 성국에는 다양한 어둠 종족이 살았다.
나는 페어리 왕국으로 가는 길을 개척한 자들에게는 해당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 주겠다는 보상을 내걸고 성국 전체에 홍보했다.
보하크 숲, 카일 성국, 정글 자치구, 마왕군에서 식물, 언데드, 다크페어리 등 다양한 어둠 종족이 지원해서 한 달 만에 6천이나 되는 사람들이 페어리 왕국 경계에 모였다.
다크 엘프 거주지를 포함해서 어둠 종족 연합의 중요 도시들이 지하철로 연결돼서 지원자들이 빠르게 모일 수 있었다.
모인 종족들의 공통점은 페어리 결계에 들어가도 굶어 죽을 걱정할 필요가 없거나 환각 마법에 전문적인 종족들이었다.
나는 개척 지원자들을 페어리 왕국 결계 옆에 모아놓고 연설했다.
“야만적인 페어리들은 나 어둠의 신의 은혜를거부하고 자신들의 조그만 토지에서 반항하는 길을 택했다! 모든 어둠 종족 지원자들아! 내 은혜를 전달할 수 있게 페어리 왕국으로 향하는 길을 개척해라! 너희들에게 개척된 길의 토지를보상으로 내리겠다!!”
모든 개척 지원자가 신난 얼굴로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아아!! 저 땅은 내 거야!”
“내가 가장 좋은 땅을 가지겠어!! 하하하!”
6천이나 되는 사람들이 페어리 왕국 결계로 들어갔다.
이후로도 땅을 얻으려는 자들이 꾸준히 와서 결계로 들어갔다.
어떤 자들은 혼자서, 어떤 자들은 무리로 행동했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길을 개척했다.
나에게 남은 일은 페어리 왕국 결계 옆에 군대를 주둔하고 소식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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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가 지나자 페어리 왕국으로 가는 길을 개척했다는 기쁜 소식이 왔다.
내 앞에 가장 규모가 큰 식물형 개척 부대의 대장인 알라우네 수하시니가 한쪽 무릎을 꿇고 개척 결과를 보고했다.
“어둠의 신님의 존안을 가까이 봬서 영광입니다! 저희 패밀리가 페어리 왕국으로 통하는 길을 개척했습니다!”
“정말 잘했다! 어떻게 만들었느냐?”
“저희 식물형 어둠 종족은 토양으로 길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토양을비교해서새로운 지역을 찾고 일정 거리마다 저희 패밀리의 일원이 땅에 뿌리를 내려서 대기하는 방법으로 페어리 왕국을 찾아내었습니다.”
“오! 정말 대단한 방법이다. 그러면 내 군대를 안내할 수 있겠느냐?”
“그렇습니다. 일정 거리마다 있는 저희 패밀리의 안내를 받으시면 페어리 왕국에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감격해서 손뼉을 치자 내 주위의 아내들, 대주교들이 모두 손뼉을 쳐서 수하시니 패밀리의 업적을 치하했다.
짝짝짝짝짝짝
나는 약속대로 수하시니에게 보상을 내렸다.
“네 패밀리가 대기하고 있는 모든 지역의 소유권을 인정하겠다. 이제 내 군대를 페어리 왕국으로 안내해라.”
수하시니가 만족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어둠의 신님을 페어리 왕국으로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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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후 나는 내 가족, 수확자, 촉수의 대군을 이끌고 수하시니의 안내를 받아서 페어리 왕국의 환격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
이동식 집은 너무 커서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걸어가고 내 가족들은 촉수들이 든 여러 가마에 타서 결계로 들어갔다.
수하시니의 안내를 받아서 들어가자 정말로 일정 거리마다 트렌트, 알라우네, 자아가 있는 마탕고, 덤불 괴물, 만드라고라 등의 식물형 어둠 종족이 땅에 심어진 채 나에게 인사를 하며 방향을 알려주었다.
수하시니가 내 옆에서 같이 걸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했다.
“페어리 왕국의 결계는 착시 효과를 포함해서 오감을 비트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토양까지는 바꾸지 못했기에 토양을 느끼는 식물의 육감을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실제결계의 두께는 짧으므로 하루면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길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그렇습니다. 호호호~”
하루를 걸어가자 정말로 저 앞에 거대한 호수가 보였다.
“저게 페어리 호수구나. 정말 거대하군.”
페어리 호수 위에는 팔뚝 크기부터 성인 크기까지 어려 보이는 얼굴의 수만 명의 남성과 여성 페어리들이 세상의 모든 번민에서 벗어난 듯한 순진하고 행복한 얼굴로 하하 호호 웃으며 날아다니며 놀고 있었다.
페어리들은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촉수의 군대가 페어리 호수를 둘러싼 환각 결계 숲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엘프들은 힘들게 싸울 때 저놈들은 놀고 있었던 거냐. 답이 없네.”
루시 누나가 페어리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긍정했다.
“동화 속에서도 페어리들은 세상과 떨어져서 자기들끼리 해맑게 살아가는 거로 그려져. 티 없는 순수함은 빛 종족이 보기에 아름다울지 몰라도 이런 난세에서는 버틸 수 없어. 쟤네들은 그냥 도태될 종족이야.”
한 페어리가 우연히 숲을 바라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 몬스터다!!”
모든 페어리가 숲을 바라보았다.
숲에서 거대한 어둠의 군대가 나와서 페어리 호수로 다가오고 있었다.
페어리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어떻게 들어온 거야!!”
“모두 잡아먹힐 거야! 도망쳐야 해!”
페어리들이 싸울 생각은 안 하고 호수 반대편으로 도망쳤다.
내가 신속하게 전군에 명령을 내렸다.
“페어리들 잡아!!!”
전군이 함성을 지르며 페어리 호수로 돌진했다.
“키에에에! 조그만 놈들 다 잡아주마!”
“크하하하하! 장난감이다!”
루시 누나를 비롯한 마법사들이 페어리 호수에 강력한 얼음 마법을 시전하자 호수의 수면이 드드드득 하며 얼어붙었다.
거대한 잠자리채를 든 수확자와 촉수들이 빙판 위를 달리며 잠자리채를 휘둘러서 페어리를 잡았다.
한 수확자가 점프해서 잠자리채를 위에서 아래로 휘두르며 허공을 날던 팔뚝 크기의 페어리를 잡자 페어리가 그물 안에서 몸부림치며 울부짖었다.
“꺄아아앗! 안돼! 살려주세요! 엉엉엉!”
이 잠자리채의 그물은 보하크 숲의 아라크네 무리에게 외주를 넣어서 아라크네의 실로 만들어서 굉장히 질겼고, 대는 자이언트 엔트의 갑옷을 만드는데 쓰는 곤충 껍질로 만들어서 단단했기에 페어리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었다.
어둠의 군대에서 촉수들이 철제 대포 수십 대를 드르르르 끌고 오더니 펑펑 하고 일제히 대포를 발사했다.
대포에서 그물로 이루어진 대포알들이 슈우우웅 날아가더니 공중에서 파바박 하고 퍼져서 거대한 아라크네 거미줄이 돼서 날아가는 페어리들을 그대로 덮쳤다.
거미줄에 달라붙은 페어리들이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떨어져서 울부짖었다.
페어리가 거미줄을 떼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지만, 아라크네 거미줄의 끈끈함은 상상 이상이라서 몸에 더 달라붙었다.
“으아아앙! 내 몸에서 떨어져! 떨어지란 말이야!”
어둠의 군대는 거미줄 대포를 끊임없이쏘고 잠자리채를 휘둘러서 페어리 호수에 있던 많은 페어리들을 포획하고는 뒤에서 따라오던 촉수 감옥들안에 차곡차곡 넣었다.
촉수 감옥은 내가 만든 4층 상가 크기의 직육면체 형태의 고깃덩이인데 내부는 비어있는 대신 벽에서 나온 촉수가 우글거렸고 아래에 촉수들이 달려서 땅을 움직였다.
촉수 감옥의 1층에 달린 쌍미닫이문 같이 생긴 입으로 죄수를 넣으면 촉수가 알아서 죄수를 휘감고 신경계를 건드려서 죄수가 움직이거나 힘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꽤 많은 페어리를 잡았는지 페어리로 꽉 찬 촉수 감옥들이 생겼다.
페어리 호수의 모든 페어리가 도망가거나 잡혔다.
나는 기분이 좋아서 웃으며 전군에 명령을 내렸다.
“전군! 페어리 왕국으로 진격한다! 크하하하!”
어둠의 군대는 꽉 찬 촉수 감옥들과 그걸 사수할 군대를 놓아두고 페어리 호수를 건너서 페어리 왕국으로 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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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왕국은 페어리 호수를 건너서 북서쪽으로 1시간 걸어가면 있는 곳으로 다양한 크기의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벌판이다.
페어리 왕국의 중앙에는 꽃잎이 분홍색이고 달콤한 향기가 나는 거대한 크기의 라플레시아 같은 꽃이 있는데 이곳이 페어리 여왕 니사의 궁전이었다.
페어리 궁전 꽃의 가운데에서 니사와 여러 페어리들이 불안에 떨며 토론하고 있었다.
니사가 공포가 가득한 얼굴로 외쳤다.
“우리 환각 결계가 뚫려버렸어! 어떻게 된 거야?!”
“여왕님. 저희도 몰라요!”
“우에에엥! 몬스터들이 호수에 있던 친구들을 전부 잡아갔어요! 저만 도망쳐 나왔어요!”
“우아아앙! 나쁜 놈들! 나쁜 놈들!”
“얘들아~ 울지 말렴. 우는 아이들은 때찌 할 거예요~”
니사가 페어리들을 다독이며 외쳤다.
“적들이 곧 이곳으로 몰려올 거야.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해!”
“어, 어떻게 할까요?” (덜덜덜덜)
“도망칠까요?” (덜덜덜, 이빨 딱딱딱)
니사가 강력하게 주장했다.
“평생 여기서 살았는데 어디로 가?! 우리도 싸우자!”
“......”
“무서워요...” (덜덜덜)
페어리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전쟁다운 전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니사를 비롯한 몇몇 페어리들은 선샤인처럼 천년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페어리들은 천년 전의 촉수 전쟁에도 참여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놀다가 빛 종족이 승리하자 어부지리로 평화를 누렸다.
또한, 최근까지도 엘프들이 외부인을 막아주어서 페어리들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다.
니사를 비롯한 페어리들은 페어리들의 이상향인 페어리 왕국에서 나가는 게 너무 무서웠고 나가서 뭘 해야 할지도 몰랐기에 결국 싸우는 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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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카일은 어둠의 군대를 이끌고 주변의 페어리들을 일일이 포획하고 촉수 감옥에 넣으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어느 정도 가자 저 앞에 거대하고 화려한 꽃들이 만발한 페어리 왕국이 보였다.
페어리 왕국의 경계에는 십만 명은 되어 보이는 페어리들이 날면서 도열해 있었다.
페어리들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서 창백해 보였다.
엘프와 나무요정들은 자신들이 불리해도 각오하고 싸웠는데 페어리들은 제대로 싸우기도 전에 겁먹고 떠는 것을 보니 짜증이 났다.
페어리들의 중앙에서 172cm의 키에 7쌍의 요정의 날개를 가진 여성 페어리가 나와서 덜덜 떨면서 외쳤다.
“나, 나는 페어리 여왕 (이빨 딱딱딱) 니사다! (덜덜덜) 지금 돌아가면 살려주마! (딱딱딱)”
‘히이익! 적들이 화나서 갑자기 공격하면 어떡해!’
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페어리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소리쳤다.
“나는 어둠의 신이다! 천년 전 내 이름은 카마이트였고 지금의 이름은 카일이다! 나에게 투항하고 어둠을 받아들이면 모두 살려주마!”
니사는 혹해서 곰곰이 생각하고는 외쳤다.
‘살려준다고? 근데 카마이트면 천년 전의 거대 촉수잖아. 징그러워! 싫어! 우에에엑! 선샤인이 카마이트가 빛 종족을 찢어먹는 걸 즐긴다고 했어. 우리를 반드시 잡아먹을 거야!’
“싫다! 페어리는 어둠에 굴하지 않는다!”
니사는 스스로 생각해도 멋있는 말을 했다며 콧대가 높아졌다.
다른 페어리들도 니사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나 생각하며 니사의 의지에 감탄했다.
나는 저런 걸 봐줄 위인이 아니었기에 바로 전군에 공격을 명령했다.
“거참. 전군 공격해라! 페어리들에게 피 맛 좀 보여줘라!!”
벼르고 있던 촉수와 수확자들이 씨익 웃고는 환호를 지르며 페어리들에게 달려갔다.
“우헤헤헤! 꼬맹이들아! 어른에게 대들면 때찌!!”
“날개를 때면 고분고분해지겠지! 쿠헬헬헬!!”
니사가 어둠의 군대가 돌격하자 경악하고는 자기가 잘못 말했나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니사가 생각해보니 아직 페어리들이 십만 명은 남아서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니사가 공포를 숨기고 명령했다.
“페어리들아! 나 페어리 여왕이 너희들을지켜주마! 모두 공격해!”
페어리들이 여왕의 강인한 면모에 용기를 얻어서 어둠의 군대에 패기롭게 날아서 돌격했다.
“우와아아! 우리도 싸울 수 있어!”
“페어리의 매운맛을 보여 주자!”
페어리들은 편하게 놀다가 갑자기 싸우는 상황이었고 촉수와 수확자들은게일 왕국 침략 때부터 전투와 전쟁으로 단련한 역전의 용사들이어서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한 페어리가 환각 마법을 썼지만 수확자 마족이 머리를 흔들어서 정신 침식을 떨쳐 내고는 점프해서 낫을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내려쳤다.
페어리가 반으로 갈라져서 내장이 주르륵 흘러나오며 내장과 2개로 나눠진 몸이 철퍼덕 땅으로 떨어졌다.
다른 페어리는 빛의 화살을 날렸지만, 촉수 정예병이 살짝 몸을 숙이는 거로 피하고 페어리를 촉수로 잡아서 아나콘다처럼 조여서 터뜨려 버렸다.
잠깐 용기를 얻어서 돌격했는데 어제까지 떠들며 놀던 동료와 가족의 피와 육편이 날아다니자 페어리들이 기겁해서 울고불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무서워! 우아아앙!”
“엄마! 우에에엥! 살려주세요! 엉엉엉!”
촉수와 수확자들이 도망가는 페어리들을 등에 메고 있던 잠자리채로 잡았다.
어둠의 군대의 후방에서 거미줄 대포를 꾸준히 발사해서 허공의 페어리들을 거미줄로 엮어서 포획했다.
나는 니사를 잡으려고 니사에게 신속하게 돌진하며 외쳤다.
“페어리 여왕! 넌 내가 잡는다!”
니사가 새하얗게 질려서 도망가다가 내 속도가 월등히 뛰어나서 곧 따라잡혔다.
니사가 등을 돌려서 나에게 환각 마법을 걸었지만, 신의 정신을 침범할 수 없기에 나에게 효과가 없었다.
니사가 황급히 수십 개의 빛의 창을 만들어서 나에게 발사하며 외쳤다.
“페어리 여왕의 힘을 얕보지 마! 이 악마!”
나는 몸에서 촉수 다리를 꺼내서 빛의 창을 쳐내고 달려가며 받아쳤다.
“우리 업계에서 악마는 칭찬입니다~ 으하하!”
“그럼 천사야!”
“그거 칭찬 아니야? 땡큐!”
니사가 계속 수십 개의 빛의 창을 나에게 날리며 짜증이 서린 얼굴로 외쳤다.
“이 나쁜 놈아!”
나는 킬러 비 여왕 베스파, 인어 왕 포세톤, 게일 군사 제갈 등 수많은 영웅을 쓰러뜨렸고최근에는 세계수를 두 명이나 죽인 강자다.
니사는 천년 전부터 중요한 전투에는 다 빠진 평화 무임승차자였기에 내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수십 개의 빛의 창이 내 얼굴과 몸을 꿰뚫자 니사가 쾌재를 내질렀지만, 내 모습이잔상처럼 싹 사라지자 니사가 당황했다.
“어디 간거야!”
나는 빠른 속도로 움직여서 니사의 앞에 싹 나타나서는 니사의 얼굴 정면에 강력한 오른 펀치를 박아넣었다.
콰아아아아앙
니사가 펀치에 맞아서 날아가며 땅에 부딪히고 쿠당탕탕 콰가가가강 하는 굉음을 내며 몇십 m를 땅에서 튕겨 다니다가 멈췄다.
니사가 온몸이 너덜너덜해져서 피를 쿨럭쿨럭 토하고 코피가 줄줄 흐르는 코를 만지다가 코뼈가 부러진 걸 깨달았다.
니사가 울음을 터뜨렸다.
“내 코? 부러졌잖아! 아파! 우에에에엥!”
나는 니사의 앞에 나타나서 말했다.
“옛날에 나하고 일대일로 싸웠던 늑대인간 로믹도 내 속도는 따라잡았다. 너 같은 약한 놈은 필요 없다. 그냥 죽어라.”
내가 오른팔을 거대한 원뿔 형태의 창으로 만들고 니사의 머리에 박아넣으려는 찰나에 니사가 황급하게 내 바지를 붙잡고 울먹이며 애원했다.
“죽이지 마세요! 살려주세요! 우에에엥! 대들어서 죄송해요!”
내가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자 니사가 내 다리를 붙잡고 더 끈질기게 애원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무조건 항복할게요! 시키는 건 다 할게요!”
“하아아아. 알겠다. 살려는 주마.”
니사가 내 대답을 듣고 얼굴이 밝아진 순간 내가 니사의 관자놀이를 세게 때려서 그녀를 기절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