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엘프 왕국
수십 만 명의 엘프들이 시위하니 비테도 그 기세에 흠칫하고 말았다.
비테의 분위기가 당혹감에서 분노로 변하더니 그녀가 살기를 뿜으며 고함을 질렀다.
“이 멍청한 놈들아! 이 왕국을 어둠에서 지키기 위해서 나랑 네 선조들이 얼마나 피를 흘렸는지 아느냐?! 네놈들은 정녕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반신격 세계수의 압도적인 살기와 기백에 시위대가 움츠러들었다.
비테는 고함에서 그치지 않고 거대한 대검을 양손으로 잡고 상단으로 번쩍 들더니 시위대를 향해 하단으로 빠르게 내리쳤다.
슈우우우우웅
엘프 시위대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쿠아아앙
거대한 대검은 끝날은 미르피스 왕의 정수리에서 정확히 1mm 떨어진 곳에서 멈췄는데 음속으로 공기를 갈라서 사방으로 충격파가 뻗어 나갔고 미르피스 왕의 머리카락 몇 올이 잘렸는지 허공에서 춤추다가 떨어졌다.
미르피스 왕이 다리를 덜덜 떨다가 오줌을 지리고 풀썩 주저앉고는 신음을 흘렸다.
“으으으으... 으어어어....”
주변의 엘프 시위대도 모두 공포로 엎어져 있었다.
샨달라르 왕비도 엉덩방아를 찧고 덜덜 떨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넋이 나간 남편을 흔들었다.
“여보! 여보! 정신 차려요!”
비테가 엄숙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지금부로 미르피스는 엘프 왕의 자리에서 해임하고 국가범죄자로 취급한다! 미르피스에게 동의하는 모든 엘프는 국가범죄자이며 이 전쟁이 끝난 후 사형에 처한다!!”
국가범죄는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내란죄와 외환죄를 의미한다.
엘프 시위대가 비테의 압도적인 폭력에 겁을 먹고 주저앉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덜덜 떨었다.
그때 시위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일련의 무리를 이끌고 달려와서 비테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비테님! 저에게 엘프 왕의 자리를 주십시오! 제가 순수한 엘프들을 모아서 어둠의 무리를 제거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그는 ‘베날리’로 정령계에서 죽은 로토미르 다음가는 엘프 보수파의 권력자였으며 왕족이었다.
베날리는 어둠을 포함해서 외부는 무조건 배척해야 한다는 골수 보수파이고 언제나 더 많은 권력을 원했기에 이번일을 자신이 엘프 왕이 되는 기회로 삼았다.
비테가 베날리를 보고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베날리. 네가 나에게 믿음을 주는구나. 너 정도면 충분히 왕이 될 자질이 된다. 내가 네게 권한을 주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
베날리가 당당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비테는 흡족한 얼굴로 대검을 들고 선언했다.
“지금 부로 베날리를 엘프 왕국의 임시 왕으로 추대한다! 이 전쟁을 제대로 끝내면 베날리는 엘프 왕국의 왕이다!!”
베날리의 추종자들과 나무요정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아!! 베날리 만세!”
아직 모든 엘프 병사가 시위대에 합류한 것은 아니기에 베날리는 자신을 따르는 군 간부들에게 빠르게 병력을 정비하라고 명령했다.
베날리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서 나무요정들에게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무요정들이 엘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하자 곳곳에서 시위대가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도망갔다.
“아파! 으아아! 너희는 악마야!!”
“엄마! 안돼! 엄마는 때리지 마세요!!”
이윽고 미르피스와 샨달라르가 나무요정들에게 붙들려서 베날리 앞으로 끌려나왔다.
베날리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르피스. 너와 네 아내, 딸은 국가범죄 현행범이다.넌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베날리가 나무요정들에게 부탁했다.
“이 자를 궁전 지하감옥에 투옥해 주십시오.”
나무요정들이 미르피스와 샨달라르를 끌고 가는데 미르피스가계속 중얼거렸다.
“누가 잘못되었는지는 두고 보자. 정말 두고 보자고.”
베날리의 추종자들이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한 병사들을 모으고 나무요정들이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해서 해산했다.
베날리에게 어둠 진영이 진격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비테와 나무요정들이 어둠의 신을 막으러 동쪽으로 갔다.
베날리는 자신을 따르는 엘프들을 이끌고 슬라임, 오크, 자이언트 엔트, 코볼트를 막기 위해서 남쪽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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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일은 엘로이의 영상을 내보낸 후에 어둠의 군대가 들키지 않게 조용히 진격했다.
나는 이동식 집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계속 엘프 왕국을 지켜보았다.
엘프들이 알아서 시위를 벌이고 엘프 왕도 합세해서 우리에게 귀순하려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비테가 거대한 나무요정으로 일어나더니 대검을 시위대에 내리치고 나무요정들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해산하는 게 아닌가.
나는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욕을 했다.
“완전 군사독재정권이네. 역시 빛 녀석들은 믿을 게 못 돼. 우리가 늦으면 선량한 엘프 일반인들이 더 다치겠다.”
나는 전군에 명령을 내렸다.
“독재자 세계수와 그 앞잡이들이 선량한 엘프 국민을 학대하고 있다! 전군은 빠르게 진격해서 엘프 국민을 구출해라!!”
촉수 정예병이 나팔촉수 다리를 뿌우우웅 불자 촉수와 수확자의 군대가 엘프 왕국으로 빠르게 진격했다.
전령들이 내 지시를 보내서 남쪽의 군대도 빠르게 진격했다.
몇십 분을 진격하자 저 앞에 세계수 비테(여성,110m, 대검), 고대 나무요정 세나(여성, 88m, 창), 퀘니라(여성, 91m, 도토리 박격포), 아게니에스(남성, 93m, 철퇴), 부세쓰(남성, 90m, 장도)와 15만 명의 나무요정들 (신장 6m ~ 35m)이 보였다.
내 군대는 적당한 거리에서 멈췄다.
비테가 분노한 얼굴로 소리쳤다.
“어둠의 신 카마이트! 네놈의 악행도 여기까지다!!”
내가 여유롭게 받아쳐 주었다.
“어이! 지금 엘프를 학대하는 게 누군데! 악행은 네놈들이 하고 있고 나는 엘프들을 구원하러 왔다!!”
“네놈의 혀는 천년 전보다 굉장히 간교해 졌구나! 말하는 시간이 아깝다! 공격해라!!”
비테가 명령하자 나무요정들이 함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달려왔다.
쿵쿵쿵쿵쿵쿵
“으아아아! 악마들을 죽이자!”
나도 명령했다.
“독재자와 그 앞잡이들을 죽여라! 전군 진격해라!!”
내 명령에 따라 600대의 축수 대포가 일제히 산성 투사체를 나무요정들에 날리고 40만 명의 촉수 정예병이 괴성을 지르며 돌격했다.
“키에에에! 간악한 빛을 척결하자!”
라직바즈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폐하! 수확자들은 어떻게 합니까?”
“나는 세계수를 죽이러 가겠다. 적의 별동대가 이동식 집을 공격할 수 있으니 지켜라!”
내 이동식 집에는 내 아내와 자식들이 있으므로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라직바즈가 굳센 목소리로 대답했다.
“모든 수확자는 목숨을 걸고 폐하의 가족들을 지키겠습니다!”
라직바즈의 대답이 끝나자 모든 수확자가 낫의 하단으로 땅을 치며 천지가 떠나가라 합창했다.
쿵!
“아-멘!!”
저 멀리서 아게니에스가 허공을 철퇴로 빵 치자 오러 충격파가 퍼져나가며 산성 투사체들이 그대로 터져서 가루로 화해서 흩날려버렸다.
퀘니라가 등에 매달린 하늘을 향한 거대한 포신에서 쿠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지름 2~5m의 거대 도토리 수십 개를 발사하자 거대 도토리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촉수의 군대로 떨어졌다.
멜리사가 거대한 입을 소환해서 도토리를 먹다가 다급하게 외쳤다.
“오빠! 너무 수가 많아!”
그때 루이사가 곳곳에 신뢰의 벽을 형성하고 실반이 블러드 방패를 만들자 도토리들이 부딪히며 파괴되었다.
남은 도토리들은 아스모데우스가 암흑의 창으로 요격해서 공중에서 분해시켰다.
실반이 외쳤다.
“여기는 저희가 막을게요! 오빠는 빨리 가서 세계수를 치세요!”
“고맙다.”
자하라가 소파에 앉은 채땅을 향해 손을 뻗자 두두두두 하는 진동이 울리다가 나무요정의 군대 밑에서 5마리의 거대 지렁이가 일제히 솟아오르며 나무요정들이 공중으로 날아가다가 떨어져서 박살이 나버렸다.
나는 크틸라에게 말했다.
“저런 괴수들이랑 싸우려면 우리도 괴수가 돼야 해. 가자.”
“알겠어~ 자기. 우리 한 번 재밌게 놀아보자고.”
나랑 크틸라가 수십m 점프를 하고는 나는 130m의 거대 촉수로 변하고 크틸라는 200m의 크라켄이 되었다.
나랑 크틸라는 나무요정 진영에 쿠우우웅 하고 떨어져서는 앞을 막는 나무요정들을 그냥 분쇄하며 세계수에게 달려갔다.
파직 파지지직 파작 끄아아아
나무요정들이 자신들이 우리 상대가 되지 않는 걸 깨닫고 옆으로 비키자 세계수로 향하는 넓은 길이 생겨버렸다.
나랑 크틸라가 길을 따라서 달려가자 지면이 진동했다.
구구구구구
퀘니라는 여전히 도토리 박격포를 촉수 군대에 날리고, 아게니에스가 충격파로 촉수 대포의 산성 투사체를 처리하는 와중이었다.
비테가 나한테 달려오고 세나와 부세쓰가 크틸라에게 달려갔다.
이윽고 쿠아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비테의 대검과 내 칼날 촉수가 부딪혔고, 쿠가가강 하는 굉음과 함께 세나의 창, 부세쓰의 장도가 분노한 크틸라의 크라켄 다리와 부딪혔다.
비테가 악을 쓰며 나에게 대검을 찔러왔다.
“어둠의 신! 오늘 너를 끝낸다!”
“끝나는 건 너야!”
내가 촉수를 용수철처럼 만들어서 대검을 감싸려고 하자 비테가 빠르게 대검을 회수해서 왼쪽에서 횡으로 휘둘렀다.
나는 방패 촉수로 대검을 카가가가강 하는 굉음으로 막으며 창 촉수 2개를 비테에게 쏘아냈다.
비테가 순간 워 크라이를 외쳤다.
“우워어어어!!”
내 창 촉수 2개가 비테의 몸에서 나온 무형의 막에 가로막히며 튕겨 나온 순간 비테가 위에서 아래로 대검을 내리쳤다.
나는 빠르게 옆으로 피하면서 이번에는 비테의 발목에 칼날 촉수를 보냈다.
비테는 살짝 발목을 드는 것으로 칼날 촉수를 피했다.
우리 둘은 수백 합을 나누며 결투를 벌였다.
그때 콰지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퀘니라의 찢어질 듯한 비명이 전쟁에 울려 퍼졌다.
“꺄아아아아!!!!”
모든 나무요정이 퀘니라를 바라보고는 경악했다.
퀘니라의 옆머리에는 바이콘 선샤인이 뿔 2개를 박아넣어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선샤인은 내 지시에 따라 몰래 숨어있다가 비기인 "악을 멸하는 정의의 뿔"을 퀘니라의 옆머리에 명중하는 데 성공했다.
선샤인의 비기는 단순히 뿔로 구멍만 뚫는 게 아니라 신체와 영혼에 심대한 타격을준다.
퀘니라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입에서 수액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쿨럭. 쿨럭. 선샤인. 네가 타락하다니….”
선샤인이 씨익 웃으며 받아쳤다.
“난 바른길로 왔을 뿐이야. 네가 죽으니 어둠의 신님께서 더 편해지시겠어! 캬캬캬캬!”
선샤인이 허공을 차서 뿔을 빼자 퀘니라가 흔들거리다가 이내 뒤로 넘어가며 쿠우우웅 하는 굉음과 함께 절명해 버렸다.
비테가 수액 눈물을 줄줄 흘리며안타까운 비명을 질렀다.
“퀘니라! 안돼!!”
내가 신나게 설명했다.
“원래 단체전에선 방어력 약한 놈부터 죽이는 게 국룰이지!”
내가 틈을 주지 않고 비테를 공격하자 비테는 나와 전투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아게니에스가 분개한 얼굴로 고함을 지르며 선샤인을 향해 철퇴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이타락한 마녀야! 죽어!”
선샤인은 허공을 팡팡 차서 요리조리 피하며 웃었다.
팡 팡 팡
“캬캬캬! 재밌어!”
아게니에스의 방어가 없자 촉수 대포의 산성 투사체가 그대로 나무요정들에게 떨어져 내리며 나무요정들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 내 이파리가 다 녹아버린다! 안돼!!”
나무요정 지휘관 세다리안은 방패와 검을 사용하는 신장 30m의 나무 거인이다.
세다리안은 전쟁의 판도가 빛에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퀘니라님이 사망하고 아게니에스님의 지원이 없어지니 더 안 좋아졌다.
세다리안은 어둠의 신의 가족들이 있는 이동식 집을 점령해야만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다리안은 무릎으로 튀어 오른 촉수 정예병 3명을 검으로 가르며 큰소리로 외쳤다.
“모든 나무요정은 이동식 집으로 일점 돌파한다!!”
세다리안이 선봉에 서서 이끌자 나무요정들이 촉수 정예병은 무시하고 이동식 집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산성 투사체가 세다리안의 옆에 있던 나무요정의 머리에 정통으로 떨어져서 머리가 녹아내린 나무 거인이 쓰러졌다.
거대 지렁이가 다른 나무요정의 발목을 갉아 먹어서 또 한 명의 나무요정이 쓰러져서 촉수 정예병으로 둘러싸였다.
그래도 나무요정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이동식 집으로 돌진했다.
수확자 지휘관 라직바즈가 단호한 얼굴로 외쳤다.
“모든 수확자는 전투 준비!”
4만 명의 수확자가 일체의 흔들림이 없이 낫을 어깨높이로 들고 오른발을 뒤로 빼서 돌진할 준비를 했다.
착 착
수확자들이 몸에서 어둠이넘실거리는 디버프 오오라를 뿜었다.
엘리아 여신의 성기사는 동료의 능력을 향상하는 버프 오오라를 뿜고 카일의 수확자는 적의 능력을 감소하는 디버프 오오라를 뿜는다.
라직바즈가 명령했다.
“진격 앞으로!!”
수확자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나무요정들에게 돌진했다.
“크아아아! 나는 지옥의 간수가 된다!!”
“신님의 가족을지키자! 나는 죽어서도 지옥에 갈 수 있다!!”
수확자들의 눈에는 열망과 광신이 깃들어 있었다.
세다리안이 이동식 집으로가려는데 라직바즈가 낫을 휘둘러서 세다리안의 오른 발목으로 오러를 날리자 세다리안이 황급히 발을 들어서 피했다.
라직바즈가 세다리안에게 돌진하며 세다리안의 왼 발목으로 낫을 휘둘러오자세다리안이 뒷걸음질 치며 피했다.
“제법이구나!”
“너같은 크기는 샌드백일 뿐이다!”
세다리안이 오른손의 오러가 서린 검으로 라직바즈를 내리치려는데 루이사의 신뢰의 벽이생겨서 막혀버렸다.
세다리안의 왼손의 방패를 실반의 피의 창과 아스모데우스의 암흑의 창이 두들겨서 움직임을 방해했다.
갑자기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세다리안의 오른 어깨에 라임 선생님의 슬라임 탄환이 박히자 세다리안이 검을 놓쳐버렸다.
이윽고 시알룩이 만든 덩굴이 땅에서 올라오며 세다리안의 발목을 감자 세다리안이 휘청거렸다.
라직바즈가 오러를 두른 낫으로 덩굴로 감긴 세다리안의 발목을 싹 잘라버렸다.
세다리안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쿠우우웅!
“끄아아아! 내 발목!”
루시 누나가 세다리안을 끌어당기자 그의 머리가 멜리사의 거대한 입으로 끌려서 들어가서는 입이 콰직 하고 닫혀서 세다리안의 머리를 끊어버렸다.
퀘니라가 죽자 카일의 아내들이 거대 도토리를 막을 필요가 없어서 전쟁에 참여한 것이었다.
라직바즈가 신의 도움으로 감격을 느끼며 키가 20m는 되어 보이는 다른 나무요정에게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어둠의 신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