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화 〉카일의 정령계 원정
거대한 촉수 괴수가 쓰러진 오마르의 가슴에 굵은 촉수 10개를 꼬아서 만든 원뿔형 창을 박으려고 하고 있었다.
선샤인이 떨리는 다리로 버티고 일어서며 자신이도망갈 때 쓰려고 했던 신성까지 모두 소모해서 최후 비기를 한 번 더 발동했다.
“쿨럭. 악을 멸하는 정의의 뿔! 쿨럭. 쿨럭.”
아까보다는 빛이 약하지만, 선샤인의 앞에 느린 속도로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졌다.
하지만 그것을 놔두고 볼 카일 일행이 아니었다.
헌테스가 마법을 가르는 검 디아레스테에 오러를 둘러서 풀 스윙으로 휘두르자 빛의 구가 와장창 깨져버렸다.
헌테스가 달려가서 선샤인의 목을 디아레스테로 치려고 한 순간에 엘로이가 팔을 벌리고 몸으로 막으며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안돼!”
헌테스가 오러를 두른 디아레스테로 엘로이를 내리치는 순간에 어딘가로 사라졌던 아베인이 블링크로 나타나며 엘로이를 밀쳐내고 대신 오러를 맞고는 비명을 질렀다.
지이이이잉
“으아아아악!!”
바닥에 쓰러진 엘로이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베인님!”
아베인이 가슴에 생긴 자상으로 피를 분수처럼 뿌리며 쓰러져서는 미소를 짓고 엘로이의 손을 잡으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저는 엘로이님을 짝사랑했습니다. 이제라도 당신을 지켜서 행복합니다.”
엘로이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베인의 머리를 가슴에 품고 애절하게 외쳤다.
“아베인님! 아베인님! 안돼요!!”
“아 제 할아버지가 보이네요. 하하하.”
“제발 일어나요! 지금까지 피해서 미안해요! 앞으로 잘해줄게요! 엉엉엉!”
아베인은 출혈이 심해서 정신을 잃었다.
헌테스는 아베인을 안고 있는 엘로이는 무시하고 다시 선샤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선샤인이 쏘아지자 헌테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제기랄! 안돼!!”
선샤인이 쏘아진 순간과 동시에 선샤인의 정면에서 점프했던 알헤르가 내려오며 오러 워해머를 선샤인의 뿔로 내리찍었다.
“크아아아! 어둠의 신을 위하여!!”
선샤인의 뿔과 알헤르의 워해머가 충돌하며 굉음을 만들었다.
쿠아아아아아앙
충돌 부위에서 원형의 에너지 파동이 퍼진 후 주변으로 충격파가 콰가가가가강 하면서 불어닥치자 하급 정령들이 충격파로 날아가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 정령 살려~~”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자 보이는 것은 선샤인의 뿔이 워해머에 충돌한 자세 그대로 서 있는 선샤인과 알헤르였다.
선샤인의 뿔이 똑 부러지며 선샤인이 기절해서 옆으로 쓰러졌다.
풀썩
알헤르의 워해머가 가루로 변해서 바람에 흩날리고 알헤르 머리의 칠공에서 피 분수가 푸아아아악 하며 터지고는 알헤르가 앞으로 엎어졌다.
털썩
촉수 영웅들이 걱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알헤르에게 달려갔다.
아스모데우스가 알헤르의 맥을 짚고는 위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상뿐만 아니라 영혼에 상처를 입었어! 이대로는 곧 죽어버릴 거야!!”
헌테스가 자책하며 울부짖었다.
“제길! 내가조금만 더 빨리 유니콘의 목을 잘랐다면 알헤르님을 살릴 수 있었어! 으아아아!”
마티아스가 헌테스의 어깨를 잡으며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
“아니야. 넌 최선을 다했어. 알헤르님도 이걸 알고 계셨을 거야….”
너르비카가 울음을 터뜨렸다.
“흑흑. 알헤르 아저씨! 죽으면 안 돼요! 으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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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성우에 머리를 맞은 오마르가 정신을 못 차리고 비틀거릴 때 망치 촉수로 사정없이 내리쳐서 쓰러뜨렸다.
나는 오마르의 가슴에 굵은 촉수 10개를 꼬아서 만든 원뿔형 창을 박아넣었다.
오마르는 입으로 쿨럭쿨럭 수액을 뱉어내다가 쿵 하고 머리를 땅에 받으며 절명했다.
내 기억에 따르면 세계수는 자신의 몸안에 2세를 위한 씨앗을 가지고 다니며 충분한 신성이 모이면 씨앗에 신성을 집어넣고 새로운 대륙이나 세계로 보낸다.
내가 오마르의 몸을 촉수 다리로 파헤치자 인간 머리 크기의 둥그런 씨앗이 나왔다.
내가 기쁨의 탄성을 내질렀다.
“오! 세계수 씨앗 득템!”
주변을 둘러보자 빛 정령들의 사기가 굉장히 떨어져서 대부분 어둠 정령에게 죽거나 투항하고 있었다.
나는 인간 형태로 돌아가서 세계수의 씨앗을 들고 내 원정대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면서 승리를 알렸다.
“어이! 세계수 잡았으니 이제 싸움 끝났어!!”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너르비카은 울고 있었고 다른 촉수들도 모두 침울해 보였다.
내가 달려가서 물었다.
“무슨 일이야?”
내가 다가가자 사람들이 갈라졌다.
그 중심에 얼굴의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누워 있는 엘하르와 그에게 어둠 마나를 불어서 생명을 유지하는 아스모데우스가 보였다.
엘하르는 내가 게일 왕국의 민지 성지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나를 섬기고 수많은 전투를 함께한충성스러운 대주교다.
그런 엘하르의 죽어가는 모습은 익숙지 않았다.
나는 충격으로 굳은 얼굴로 엘하르에게 달려가서 무릎 꿇고는 그를 불렀다.
“엘하르! 정신 차려!”
엘하르가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폐...하...”
“엘하르! 말하지 마!”
“쿨락. 폐하를 섬겨서. 쿨럭. 행복했습니다. 쿨럭. 쿨럭. 저에게 기회를 주셔서. 쿨럭. 감사합니다.”
“엘하르!! 아직 안 끝났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아스모데우스가 슬픈 눈망울로 나에게말했다.
“유니콘의 신성 공격을 정통으로 막아서 신체와 영혼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어요. 그나마 유니콘이 약해져서 알헤르가 살아있는 거예요. 제가 어둠 마나를 집어넣어도 엘하르 내부의 어둠 기운이 계속 흩어지고 있어요.”
내가 비통하게 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제길! 이제 세계수도 잡고 즐거운 일만 남았는데! 엘하르!! 나랑 앞으로도 같이 일해야지!”
엘하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쿨럭. 저 같은 것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쿨럭. 저는 후회하지. 쿨럭. 쿨럭. 않습니다.”
내가 슬픔에 젖어서 소리쳤다.
“젠장! 엘하르를 살릴방법이 없느냐?!”
그때 4대 정령왕이 다가왔다.
이프리트가 제안했다.
“꼬맹아. 한가지 살릴 가능성이 있기는 한데 도전해볼래?”
“어떻게 하면 돼?”
“너 오마르를 잡았잖아. 세계수의 씨앗은 죽은 자도 살릴 힘이 있다고 해. 세계수의씨앗을 엘하르에게먹여 봐.”
세계수의 씨앗은 내가 섭취하면 어마어마한 신성을 얻을 수 있고, 내가 어둠으로 정화해서 심으면 어둠의 세계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지고의 보물인 세계수의 씨앗을 엘하르에게 먹일 수 있을까?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세계수의 씨앗을 충성스러운 부하 엘하르에게 먹이는 것을 선택했다.
“엘하르. 여기 세계수의 씨앗을 먹어.”
엘하르가 머리를 도리도리 돌리며 거절했다.
“쿨럭. 폐하 안됩니다. 쿨럭. 쿨럭. 폐하의 대의를 위해 쓰십시오.”
내가 아스모데우스에게 눈짓하자 아스모데우스가 엘하르의 입을 벌렸다.
나는 세계수의 씨앗을 엘하르의 입 위에서 짓이겨서 조각들을 엘하르의 입으로 넣었다.
세계수의 씨앗 조각들은 엘하르의 입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모두 액체로 변해서 그의 식도로 내려갔다.
나는 모든 세계수 씨앗 조각을 엘하르에게 먹였다.
엘하르의 칠공에서 나오던 피가 멈추고 그의 혈색도 좋아졌다.
엘하르는 피로한지 새근새근 자기 시작했다.
아스모데우스가 엘하르의 맥을 짚고는 나에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엘하르가 완전히 돌아왔어요. 잘했어요. 내 사랑.”
너르비카가 안도하며 울었다.
“으앙앙앙! 다행이야!”
카일 일행을 포함해서 모든 정령이 전쟁의 끝난 것에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아아아! 어둠이 이겼어!!”
“전쟁이 끝났다! 하하하하!!”
이번 원정의 성과는 어마어마했다.
빛으로 타락한 세계수 오마르를 처치해서 시체를 얻고 정령계를 어둠으로 완전히어둠으로 정화했다.
유니콘 선샤인은 모든 신성이 사라져서 모나의 봉인 마법에 속박당했다.
엘로이, 아베인, 살아남은 엘프 51명은 모두 뇌 기생 촉수에 감염되었다.
카일 원정대는 나, 루이사, 칸파샤, 너르비카, 아스모데우스, 마티아스, 헌테스, 모나, 엘하르와 156명의 촉수 정예병이 살아남았다.
나는 세계수의 사체는 4대 정령왕에게 주고 유니콘과 엘프 포로들을 받았다.
나는 이프리트에게 정령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물었다.
“이제 세계수도 세계수 씨앗도 없는데 정령계는 어떻게 돼?”
“음. 뭐 세계수가 있으면 빛 정령이 좋아하는 환경이 되기는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야.”
“그럼 다행이고. 우리가 돌아갈 방법은 있어?”
“우리 꼬맹이가 정령계에 갇힐까 봐 겁먹었어요? 우쭈쭈~”
“장난하지 말고.”
“오마르의 시체를 흡수해서 신성은 충분하니까 너희들이랑 포로들 정도는 대륙으로 보내줄 수 있어.”
“알겠어. 이제 정령계가 다시 빛으로 타락할 일은 없겠지?”
“4대 정령왕도 놀고 먹는 건 아니란다. 꼬맹아. 우리가 정령계를 지킬 거야.”
“믿을게.”
우리는 빨리 카일 성국으로 돌아가서 쉬고 싶어서 바로 돌아가기로 했다.
카일 원정대는 속박된 유니콘과 감염된 엘프들과 함께 오마르가 있던 자리에 모였다.
오마르의 시체는 모든 신성을 다 빨려서 톱밥이 되어 있었다.
우리 주변을 수많은 어둠 정령이 둘러싸서 정령계를 빛에서 구해준 고마움을 표현했다.
“얘들아! 모두 고마워!”
“너희들 덕분에 정령계가 살 수 있었어!!”
4대 정령왕이 따스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는 카일 성국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검은 포탈을 만들었다.
엘퀴네스, 이프리트, 실피드, 노아스가 한마디씩 했다.
“끼히히히! 잘 가! 나중에 꼭 불러줘~”
“꼬맹아. 너 정말 내 타입인데 정령계에서 착정당할 생각은 없니?”
“대륙에서도 꼭 불러주길 바란다. 계약자.”
“너와 함께 싸워서 좋았다. 그, 그냥 좋았다고!”
나는 원정대를 이끌고 당당하게 검은 포탈로 들어가며 정령들에게 작별인사했다.
“원정대의 영웅들아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정령들아 잘 있어! 앞으로도 어둠 종족을 많이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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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밖으로 나가자 수도의 광장이었다.
주변에는 마족 치안유지대가 꽉 깔려서 검은 포탈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치안유지대 대장이 나에게 경례했다.
“충성! 폐하! 하시던 일은 잘되셨습니까!”
“그래. 정령계를 빛에서 무사히 구해냈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바시르 대주교님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나는 카일 원정대에게 6개월 치 월급 보너스와 삼 주일의 유급 휴가를 약속하고 일단 해산했다.
나는 병사들과 함께 엘프 포로들을 이끌고 내 신전으로 걸어갔다.
저 멀리서 바시르가 병사들과 마차를 이끌고 달려와서 안부를 물었다.
“폐하! 정령계를 구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폐하가 자랑스럽습니다!”
“하하하하. 신은 뭐든지 가능하다.”
“믿고 있었습니다!”
나는 엘프 포로와 유니콘은 신전의 지하 감옥에 가두게 했다.
나는 루이사,너르비카, 아스모데우스와 마차를 타고 내 신전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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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수도 광장에 이번 정령계 원정 결과를 듣기 위해서 수십만 명이 넘는 시민들을 모였다.
나는 수확자들을거느리고 단상 중앙의 옥좌에 앉았다.
단상 옆의 사회자가 정령계에서 있었던 일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했다.
“~~ 해서 어둠의 신께서는 정령계를 빛에서 구해내셨습니다! 앞으로 정령계는 카일 성국의 영원한 우방국이될 것이며 어둠 종족 중에서 많은 정령사가 나올 것입니다!”
사람들이 카일 성국에 대한 자부심으로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짝짝짝짝짝짝
“어둠의 신 카일님 만세!!”
“카일 성국 만세!! 우와아아아!!”
어느 정도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내가 왼손을 들어서 시민들을 조용히 했다.
이제는 원정대 영웅들에게 상을 줄 시간이었다.
사회자가 원정대 영웅들을 한 명씩 단상으로 부르면 시민들의 박수와 함께 내가 훈장을 넘겨주었다.
원정대 영웅들이 감격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며 내 손을 촉수 다리로 잡고 명예롭게 외쳤다.
“그라르도르입니다! 영광입니다!!”
“제고르곤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훈장을 수여한 후에 원정대에서 희생된 병사들을 애도할 순서가 되었다.
내가 연설했다.
“원정은 승리했다! 하지만 이 원정이 승리하기까지 수많은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없지만 스스로 희생해서 원정을 승리로 이끈 영웅들의 이름을 발표하겠다!”
사람들이 숙연해졌다.
단상 옆의 사회자가 명예롭게 전사한 영웅들의 이름을 한 명씩 발표했다.
“영웅분들의 이름은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 노르조! 라하키! 이상 136명입니다! 다음에는 어둠의 신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내가 옥좌에서 일어나서 시민들에게 약속했다.
“원정대의 모든 명예로운 영웅의 이름과 업적은 카일 성국사기와 수도 역사박물관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전사한 이들의 가족들에게 대신 훈장을 수여하고 혜택을 내리겠다!”
사람들이 전사한 이들을 기리며 훌쩍거렸다.
한 조그만 1살 정도의 촉수 소녀가 아빠 촉수의 촉수 다리를 잡고는 물었다.
“아빠! 라하키 엄마는 어디 갔어?”
“응. 우리 엄마는 위대하신 어둠의 신님의 옆에서 열심히 싸우다가 지옥으로 가셨단다.”
“엄마 지옥의 간수가 되셨어?”
아빠 촉수가 눈물을 흘리며 소녀의 촉수 다리를 꽉 쥐고는 말했다.
“그래. 하하하. 자랑스러운 어머니란다. 우리 딸 나중에 같이 역사박물관 가볼까?”
“응! 역사박물관에 엄마 이름 있어?”
“그럼.”
훈장 수여자의 가족은 혜택으로 공공시설을 싸게 이용할 수 있고 자식은 수도의 명문 학교에 훈장 특별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다.
아빠 촉수는 아직 어린 딸이 크면은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여기기를 바라면서 자부심과 슬픔이 섞인 얼굴로 딸을 쓰다듬었다.
정령계 원정대의 신화는 정령계가 지속하는 날까지 카일 성국 사람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