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화 〉카일의 정령계 원정 [정령계 지도]
지금은 엘프 원정대가 정령계로 떠난 지대략 9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나 카일이 라임 선생님을 임신시킨 지 며칠이 지났다.
나는 오늘 사무실에서 이상한 보고를 받았다.
보고에 따르면 마족 정령사 중에서 정령과 연결이 끊기는 자들이 지속해서 생겼다.
나는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것을 느끼며중얼거렸다.
“하…. 4대 정령왕들이 일 제대로 안 하나?”
그러고 보니 내가 너무 강하기에 4대 정령왕을 활용할 일이 전혀 없어서 4대정령왕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는 정령계 일도 물어볼 겸 물의 정령왕엘퀴네스를 소환했다.
탁한 푸른색 피부와 요염한 얼굴의 엘퀘네스가 나타나자마자 다급한 얼굴로 호들갑을 떨었다.
“카일! 왜 이렇게 나를 오래간만에 소환하는 거야!”
“미안. 요즘 일이 많아서….”
“소환이 중요한게 아니야! 지금 정령계가 큰일이 났다고! 꺄아아악!”
“잠깐! 진정해. 무슨 일이야?”
“엘프들이 정령계를 빛으로 타락시키려고 침략했어!!”
“뭐?! 자세히 말해봐.”
정령계는 원형 대륙으로 중앙에 세계수 오마르의 왕국이 있고,
그 주변으로 북동쪽에 물의 정령왕 엘퀴네스의 왕국,
남동쪽에 땅의 정령왕 노아스의 왕국, 남서쪽에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의 왕국,
북서쪽에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의 왕국이 있다.
엘퀴네스에 따르면 4대 정령왕이 정령계 대부분을 어둠으로 정화했는데 대략 9개월 전에 세계수 오마르가 엘프 지원군을 정령계로 불렀다고 했다.
사악한 빛의 엘프들은 유니콘과 강력한 빛 마법사가 있어서 교활한 술법으로착한 어둠의 정령들을 포박하여 빛으로 타락시키고 세계수 오마르의 땅을 거의 되찾았다고 한다.
‘마왕군을 해결했더니 이제는 정령계라니….’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정령계를 다시 어둠으로 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엘프랑 오마르는 정령들을 빛으로 타락시키는 방법이 있고 우리도 타락한 빛의 정령을 어둠으로 정화하는 방법이 있어서 서로 박빙이야. 요지는 더 강력한 병력으로 엘프랑 세계수를 눌러야 해.”
“그러면 내가 지원군을 이끌고 정령계로 갈 수밖에 없네. 방법 있어?”
“그러고 보니 너 반신이 됐구나. 4대 정령왕이 모이면 세계수와 같은 힘을 낼 수 있어. 네가 신성을 주면 우리가 정령계로 가는 문을 만들어줄게.”
‘최근에 마왕군에서 나를 섬겨서 나한테 오는 신성이 많아서 다행이네.’
“알겠어. 여기 신성 가져가.”
나는 마왕군이 나를 신으로 모시며 보내준 신성을전부 꺼냈다.
내 손 위에 거대한 검은 구 형태의 신성이 둥둥 떴다.
엘퀴네스가 반짝이는 눈으로 외쳤다.
“그거야! 그 정도면 너 이외에 추가로 300명은 정령계로 보낼 수 있어.”
“잘됐네. 그런데 돌아올 땐 어떻게 해?”
“죽거나 돌아오거나 둘 중에 하나야. 네가 죽지 않았으면 세계수 오마르를 어둠으로 정화하거나 흡수했겠지? 그러면 무조건 돌아올 수 있어.”
“알겠어. 나도 병력을 모아야 하니까 기다려줘.”
“그래! 간사한 엘프들의 전력이 꽤 강하니까 시간이 없어. 병력을 다 모으면 4대 정령왕을 소환해.”
나는 엘퀴네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내 신성을 받은 엘퀴네스를 역소환했다.
나는 사무실을 나가서 대주교들을 호출하고 정령계로 원정하러 갈 영웅들을 골랐다.
내 촉수 비공정 형태 덕분에 나는 카일 성국 곳곳의 영웅들을 빠르게 모을 수 있었다.
정령계 원정대는 나,
루이사 (내 아내, 신뢰의 벽),
칸파샤 (어둠의엑스칼리버),
너르비카 (내 아내, 별빛 유성우의 스타라이트 지팡이),
아스모데우스 (내 아내, 색욕의 여신이자 촉수),
마티아스 (찌르면 명중하는 창 포티아, 트렌다의 아들),
헌테스 (마법을 가르는 검 디아레스테, 마티아스의 절친),
모나 (뛰어난 봉인 마법사, 클라리스의 딸),
엘하르 (철가면, 긴 워해머, 산양의 뿔을 가진 마족 검투사),
와 292명의 엄선된 촉수 정예병으로 이루어졌다.
다른 아내들은 임신과 육아로 바쁘므로 같이 갈 수 없었다.
나는 루시 누나와 멜리사에게 카일 성국 운영을 맡겼다.
나는 엘프 왕국 침공도 시작하기로 했다.
먼저 나는 보하크 숲 북쪽으로 가서 오크 연합과 코볼트 연합을 카일 성국의 경제 및 군사 공동체에 복속시켰다.
오크 연합과 코볼트 연합은 나를 신으로 받아들였다.
묘족 마을은 나를 신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내 강대한 힘과 병력에 겁을 먹고는 카일 성국에 복속되었다.
나는 슬라임 왕국의 치케 왕, 자이언트 엔트의 자하라 여왕, 카일 성국의 윈스톤 대장군에게 북쪽의 엘프 왕국 공격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슬라임 왕국은 오크 연합과 함께 보하크 숲 왼쪽에서 위로 진격하고,
자이언트 엔트 왕국은 코볼트 연합과 함께 중간에서 위로 진격하며,
카일 성국은 거대한 촉수 대포와 촉수 정예병으로 오른쪽의 묘족 마을에서 위로 진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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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엘퀴네스의 연락을 받은 지 2주일이 지난 시점이다.
300명의 정령계 원정대가 수도의 광장에 모였다.
광장 주변은 원정대를 보려고 사방에서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원정대 앞의 준비된 단상에 서서당당한 얼굴로 연설했다.
“지금 우리의 우방국인 정령계가 간사한 엘프들의 침략을 받아 빛으로 타락할 위기에 처했다. 정령계의 왕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나 카일은 엘프들의 후안무치한 폭력을 괄시하지 않겠다! 영웅들이여! 정령계를 빛에서 구해내고 어둠으로 채우자!!”
원정대의 모든 영웅이 일제히 힘이 넘치는 함성을 수도가 울리도록 질렀다.
“우와아아아! 정령계를 구하자!!”
원정대 병사들의 얼굴에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영웅으로 뽑혔다는 자부심이 어려있었다.
내가 4대 정령왕을 소환하자 4대 정령왕이 내가 준 신성으로 거대한 검은 포탈을 만들었다.
엘퀴네스가 나에게 포탈에 관해서 설명했다.
“카일. 이 포탈은 내 왕국으로 이어져 있어. 지금도 전쟁 중이니 우리는 먼저 정령계로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4대 정령왕은 검은 포탈만 놓아두고 정령계로 돌아갔다.
나는 원정의 출발을 고했다.
“모든 영웅이여! 나를 따라서 정령계로 가자!!”
“우와아아아!”
나는 원정대를 이끌고 당당하게 검은 포탈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원정대에게 꽃을 뿌리며 출발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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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포탈을 지나자 우리는 물 안에 있었다.
탁한 푸른빛의 조그만 인형 형태의 하급 물 정령부터 인간 크기의 상급 물 정령까지 우리를 반겼다.
원정대는 내 권속과 촉수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물에서도 다닐 수 있었다.
엘퀴네스가 나에게 다가오며 흡족한 얼굴로 이 장소를 소개했다.
“여기가 내 왕국이고 대부분이 호수로 이루어져 있어. 주위의 애들이 어둠으로 정화된 내 왕국만이야.”
“빛으로 타락한 정령들은 잡아서 어떻게 하고 있어?”
“보여줄게. 따라와~”
엘퀴네스는 우리를 거대하고 투명한 관으로 안내했다.
관 안에 어둠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정액이 꽉 차 있고 그 안에 빛으로 타락한 정령들이 갇혀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끄아아악! ”
“내 몸이 침범당해~~ 끈적끈적해!! 꺄아아악!”
한 하급정령이 어둠으로 완전히 정화되자 자연스럽게 관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하급정령이 정화된 기쁨을 표했다.
“끼히히히히! 역시 어둠이 최고야! 너무 행복해~~!”
엘퀴네스가 사랑스럽다는 듯이 조그만 하급정령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바른길로 돌아왔구나. 다행이야~!”
나는 빛으로 타락한 정령들을 보며 그들의 고통에 가슴 한쪽이 아려왔다.
“제길... 나쁜 빛 녀석들. 정령들을 빛으로 타락시켜서 저런 어마어마한 고통을 주다니.”
엘퀴네스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서글픈 얼굴로 말했다.
“맞아. 우리가 지금 저들을 막지 못하면 더 많은 정령이 빛으로 고통스러워할 거야.”
“빨리 이 상황을 마무리 지어야겠어. 일단 적의 세력도 확인할 겸 전선으로 가자.”
원정대는 엘퀴네스와 정령들을 따라서 세계수 오마르의 영토가 보이는 경계로 향했다.
우리는 물에서 머리만 내밀어서 오마르 영지의 거대한 벌판을 볼 수 있었다.
벌판에는 빛으로 타락한 수많은 물, 땅, 바람, 불의 정령들이 경계를 서고있고 드문드문 엘프들도 보였다.
내가 엘퀴네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엘프들은 공격하지 않고 계속 저 상태야?”
“우리가 오마르의 영토를 대부분 정화한 시점에 갑자기 엘프들이 쏟아져서 우리가 밀리고 말았어. 오마르 일당은 영토를 되찾고 나서 방어에 치중하고 있어.”
“음. 엘프들은 상당히 방어적이네. 영토가 넓어지니 다른 곳을 공격하다가는 병력이 약해진 땅을 빼앗길 수도 있어서 저렇게 멈춰버렸구나.”
“나도 그런 것 같아.”
“적들이 우리가 온 걸 알아?”
“아니. 모를 거야.”
칸파샤가 나한테 진지한 얼굴로 계획을 제안했다.
“폐하.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들이 모든 경계를 지키기 위해서 흩어졌을 때 우리가 한 곳을 송곳처럼 파고 들어가면 수장인 오마르를 칠 수 있을 겁니다.”
모나가 상큼한 얼굴로 아이디어를 더했다.
“다른 쪽의 정령왕들이 먼저총공격을 가해서 병력이 그쪽으로 갔을 때 우리가 적을 치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조금 골몰하다가 그 방법의 한계점을 모나에게 말해주었다.
“네 명 중에 세 명만 공격하면 누구라도 함정이라고 생각하고 중요 전력을 보존할 거다.”
모나가 제안이 반려되자 토라져서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
“우이잉... 그럼 어떻게 하나요?”
“아예 다 공격해서 진짜 총공격이라고 생각하게 만들면 적들은 가장 파괴력이 강한 불의 정령왕 이프리트에게 중요 전력을 보내겠지. 그때 우리는 땅의 정령왕 노아스의 왕국에서 땅 정령들의 도움을 받으며 적을 친다.”
“땅 정령들이 무슨 도움이 되나요?”
“땅 정령들은 최고의 탱커고 우리 모습을 숨길 수도 있다.”
“그렇군요! 폐하는 천재예요!!”
엘퀴네스도 내 계획을 듣고 희희낙락거렸다.
“좋은 계획이야! 이제야 빛 녀석들에게 한 방 먹여주겠네~ 키히히히!”
땅의 정령왕 노아스의 왕국은거대한 흙의 산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노아스왕국으로 들어가자마자 땅에서 거대한 흙 거인인 노아스가 나와서 우리를 반겼다.
“잘 왔다. 딱히 반가운 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도록.”
나는 우리의 계획을 노아스에게 말했다.
우리는 땅 정령들의 도움으로 땅속의 움직이는 공동에 들어가서 전선까지 이동했다.
우리는 공동의 위쪽 땅을 살살 파고 머리만 쏙내밀어서 밖을 보았다.
저 멀리 정령들과 엘프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데 다행히도 유니콘은 없었다.
노아스가 공격하려고 어둠 땅 정령들을 모았다.
노아스 왕국의 경계에 어둠 땅 정령들이 도열해서 거대한 군세가 만들어졌다.
세계수 진영도 빛 땅 정령과 75명의 엘프들이 도열해서 전투를 준비했다.
땅 정령의 모습은 흙 인형부터 흙 거인까지 크기가 다양했다.
땅의 정령왕 노아스가 키 60m의 흙 거인으로 가장 컸다.
몇십 분이 지나자 어둠의 최상급 바람 정령이 우리에게 날아와서 엘퀴네스, 이프리스, 실피드 쪽도 모두 경계에 군대를 도열했다고 전하고는 돌아갔다.
십 분 후 노아스가 전 군대가 들리도록 큰 소리로 명령했다.
“저 간악한 빛의 군대에게 어둠의 힘을 보여주자! 모두 진격해라!!”
노아스를 포함한 모든 어둠 땅 정령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빛 진영으로 달려갔다.
“크아아아아! 건방진 빛 녀석들아 죽어!!”
빛의 땅 정령들도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어둠 진영으로 달려왔다.
“우와아아! 빛은 어둠에게 지지 않아!!”
내일행은 공동에서 지상으로 나와서 땅 정령이 만든앞으로 나아가는 흙벽 뒤에 숨어서 나아갔다.
엘프들은 땅 정령들이 만든 흙벽 뒤에서 화살을 날렸는데 모두 강자라 그런지 정령의 도움이 없이도 강력한 오러 화살을 발사했다.
엘프들이 날린 오러 화살이 레이저처럼 잔상을 남기며 직선으로 날아가서 어둠 땅 정령머리를 관통하자 땅 정령이 우수수 부서져 내렸다.
노아스를 포함한 상급 이상 땅 정령들은 자신의 몸에서 흙의 창을 날려서 화살들을 명중시키며 앞으로 달려갔다.
이윽고 빛 땅 정령의 군대와 어둠 땅 정령의 군대가 경계 부근에서 쿠아아앙 콰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서로에게 주먹을 날리며 부딪혔다.
노아스가 발로 빛의 하급 땅 정령들을 밟아 죽이는데 앞에서 키 50m의 빛의 최상급 땅 정령이 노아스에게 달려들며 소리질렀다.
“노아스! 너랑은 언젠가 꼭 붙어보고 싶었다!”
노아스가 안타깝다는 어조로 받아주었다.
“핀톰. 결국, 빛 진영에 붙어버렸군. 와라!”
“네 녀석의 다 이해한다는 얼굴! 짜증 난다!”
핀톰이 노아스의 얼굴로 오른손 주먹을 날렸다.
노아스가 상체를 핀톰의 오른쪽으로 숙여서 피하며 오른손으로 핀톰의 머리를 잡고 잡아당겨서 오른 무릎을 핀톰의 배에 박아넣자 굉음이 일었다.
쿠아아아앙
핀톰의 등이 불룩 솟아오르며 핀톰이 고통으로 흙 기침을 했다.
“푸헤에엑! 컥컥! 아직 안 끝났다!!”
핀톰이 노아스를 손으로 밀치고 발로 밀어차기를 한 순간 노아스가 점프해서 공중 뒤차기로 핀톰의 머리를 찼다.
빠아아앙
핀톰의 머리가 파괴되며 핀톰이 부서져 내렸다.
노아스가 착지하며 혼잣말을 했다.
“잘 가라. 딱히 네가 싫지는않았어. 불쌍한 핀톰.”
노아스는 틈을 노리고 주먹을 내지른 다른 빛의 상급 땅 정령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쳐서 부숴버렸다.
곳곳에서 빛 땅 정령과 어둠 땅 정령이 서로 치고받고 패싸움을 벌였다.
엘프들이 날린 화살과 빛 마법이 어둠 땅 정령에게 쏘아지고 식물 마법이 어둠 땅 정령의 발을 감아서 귀찮게 했다.
<정령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