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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화 〉(번외) 카일 성국 소녀의 하루 (91/200)



〈 91화 〉(번외) 카일 성국 소녀의 하루

오늘은 위대한 어둠의 신 카일님이 아르길라 시를 점령하고  주가 지난 어느 날이다.

어둠의 신님과 대주교들의 뛰어난 국정 운영으로 아르길라 시의 성국민들은 평온을 찾아갔다.

아르길라 시에 사는 14살 마족 소녀 쿠고노는일요일인 오늘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로 했기에 아침 8시부터 일어나서 엄마를 불렀다.

“엄마! 엄마~!  줘!”

쿠고노의 엄마가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가 쿠고노한테 한마디 했다.

“쿠고노! 내가 네 주모니? 마나 냉장고에서 젖소 수인 우유 꺼내고, 빵 데워놓았으니 가져가서 먹어.”

“알겠어!”

쿠고노는 우유랑 빵을 식탁에 놓고 의자에 앉고는 식탁에 놓여 있는 카일 성국 표식을 잡고 기도를 올렸다.

“위대한 어둠의 신 카일님.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제 가족에게 평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쿠고노는 진심으로 어둠의 신 카일님께 감사하고 있었다.

쿠고노의 가족은 원래 아르길라 시의 거리를 청소하는 마족 노예였다.

그들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인간과 어둠의 군대와의 전투로 인해 인간의 마족에 대한 적대감이 폭발해서 창고에 갇혀 있던 신세였다.

그런데 위대한 어둠의 신님이 인간을 모두 죽이고 마족에게 자유를 주고 살 집과 일에 대한 대가도 주셨다.

쿠고노의 어머니는 여전히 거리를 청소했지만 정규직 노동자로 대우받고 있었다.

쿠고노의 아버지는 대주교 바시르님의 눈에 들어서 공무원이라는 머리 쓰는 직업을 구하셨다.

카일님께서 아르길라 시에 명문 학교를 세우셨는데 쿠고노는 입학에 성공해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마족 노예였을 때는 학교는 인간만 다닐 수 있었고 교육은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쿠고노 가족이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도 모두 어둠의 신 카일님 덕분이었다.

쿠고노는 아침을  먹고 화장실에서 꼼꼼하게 씻고 나왔다.

쿠고노는 방에서 자이언트 엔트 왕국에서 수입한 화장품으로 화장도 예쁘게 하고는 거울을 보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흠.  정도면 나도 한 예쁨 하네?”

쿠고노는 총 2시간 동안 준비를 하고는 오전 11시에 집에서 출발하며 엄마에게 인사했다.

“엄마! 다녀올게~”

“그래. 아직은 저녁에 위험하니까 일찍 와!”

“응!”

쿠고노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르길라 시의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의 중앙에는 위대한 신 카일님의 90m 높이의 거대한 동상이 세워지고 있었다.

동상의 표면에 미스릴을 칠해서 영원히 부식되지 않는 기술을 적용한다고 했다.

쿠고노는 앞으로 카일 성국의 문화유산이 될 동상의 다리 부분을 보며 근육 하나하나의 섬세함에 감탄했다.

“우와아아. 이걸 보면 드워프 조각가도 마족 조각가의 기술에 놀랄 거야.”

동상의 앞에는 신장 2.3m의 키에 근육질의 몸과 얼굴에 무수한 흉터가 있는 마족이 선 채로 손을 합장하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가끔 동상 앞에 계시는 대주교 알헤르 아저씨였다.

쿠고노가 알헤르한테 가서 공손하게 인사했다.

“알헤르 아저씨~ 안녕하세요!”

알헤르가 둔중한 목소리로 인사를 받아주었다.

“크르르르르. 안녕.”

알헤르가 소녀의 머리의 2배는 되는 거대한 손을 주먹쥔 채 천천히 뻗었지만, 소녀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알헤르가 손을 펴니 거기에는 슬라임 사탕이 쥐어져 있었다.

“크르르르. 아이들은 맛있는 거 먹어야 한다.”

쿠고노는 사탕을 받고는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감사합니다!”

알헤르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착한 아저씨로 유명했다.

마침 쿠고노와 만나기로한 친구들이 도착했다.

분홍색 꽃향기슬라임 비카스 양.

하피 틸라리아 양.

사하긴 오시페나 양 이었다.

쿠고노가 친구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얘들아. 안녕!”

친구들도 쿠고노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알헤르가 주는 사탕을 받고는 알헤르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쿠고노와 친구들은 요즘 아르길라 시에서 개발되고 있는 로데오 거리로 갔다.

비카스가 먹고 싶은 가게를 추천했다.

“얘들아. 이번에 자이언트 엔트가 키운 거대 두더지 스테이크 전문점이 열렸는데 거기 가보자.”

다른 아이들도 거대 두더지 스테이크는 처음 먹어보기에 모두 찬성했다.

아이들이비카스를 따라가자 ‘몰렛 바비큐’라고 써진 음식점이 보여서 모두 들어갔다.

안에서 자이언트 엔트 아주머니가 즐겁게 손님들을 맞이했다.

“몰렛 바비큐에 어서 오세요.”

“4명이요~”

“여기 앉으세요.”

음식점에는 종족에 맞춘 의자들이  있어서 아이들은 각자의 의자를 선택해서 앉았다.

아이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았다.

티본스테이크가 끌렸지만,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

아이들은 모두 거대 두더지 안심 스테이크를 시키기로 했다.

틸라리아가 새의 다리를 흔들고 날개로 테이블을 톡톡 치며 기대감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거대 두더지 고기는 처음 먹어봐.”

오시페나도 긍정했다.

“나도! 나도!  달 전까지 인어고기만 먹어서 다른 고기가 끌렸는데 잘됐네.”

아이들이 기다리자 자이언트 엔트 주방장이 각자의 취향에 맞춰서 익힌 거대 두더지 안심 스테이크을 가져왔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쿠고노가 스테이크의 냄새를 맡더니 황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와아아! 냄새 좀 맡아봐. 너무 고소해!”

비카스가 슬라임 촉수로 스테이크를 폭 찍고 천천히 녹이면서 빨아들이고는 말했다.

“맛있어! 살살 녹아!”

틸라리아가 어이가 없다는  말했다.

“너는 원래 녹여 먹잖아.”

틸라리아는 우아하게 보이려고 잘 잡히지도 않는 포크와칼을 사용해서 고기를 썰고 있었다.

결국 보다 못한 오시페나가 틸라리아의 고기를 썰어주었다.

틸라리아가 축 처진 채 말했다.

“아직 포크랑 칼을 쓰려면 더 노력해야 하나 봐.”

쿠고노가 격려했다.

“내가 식기 업체 광고에서 봤는데 하피용 포크랑 칼을 만들고 있다고 했어. 조금 기다려 봐.”

틸라리아가 날개를 퍼덕이며 기운찬 목소리로 말했다.

“헤헤. 정말 그런 게 나오면 좋겠다. 요즘 발전도 빠르고 계속 새로운 게 나와서 적응하기 힘들 정도야.”

비카스도 동의했다.

“맞아. 맞아. 나도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슬라임 왕국에서 평생 살  알았어. 이번에 아빠가 전쟁에서 어둠의 신님을 도와주셔서 이곳에 올 수 있었지. 아빠 고마워~~”

아이들이 스테이크를 다 먹고 일어섰다.

오시페나가 어디로 갈지 물어봤다.

“얘들아. 이제 어디 갈까?”

틸라리아가 큰소리로 외쳤다.

“그렇다면 루시 쇼핑몰이지!”

루시 쇼핑몰은 아르길라 시에 원래 있던 거대한 건물을 성모 루시가 많은 자본을 내서 복합 쇼핑몰로 만든 곳이었다.

그곳에는 옷 가게, 화장품 가게, 먹거리 가게 등 없는 게 없었다.

아이들은루시 쇼핑몰로 갔다.

루시 쇼핑몰은 인간들이 마법 건축 기술을 집대성해서 만든 지하 1층, 지상 7층의 거대한 건물이었다.

쇼핑몰 1층으로 들어가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우글우글했다.

쇼핑몰 1층은 화장품, 시계,명품을 파는데아이들은 명품을 둘러보기로 했다.

오시페나가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며 외쳤다.

“세바스티 부족의 장인들이 만든 세바스티 브랜드야! 마모라투 아저씨 엄청나게 출세하셨네.”

마모라투는 사하긴 세바스티 부족의 부족장이다.

마모라투는 비늘과 조개 공예 장인들을 모아서 세바스티 귀금속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귀금속의 섬세함으로 인해 대박이 터져서 명품 브랜드가 되었다.

세바스티 명품관에는 한정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어서 그 앞에 줄이 길게  있었다.

아이들은 줄을 서고 기다리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 젊은 사하긴 여성과 남성 종업원이 친절한 미소로 손님들을 반겼다.

오시페나가 비카스를 콕콕 찌르며 귓속말을 했다.

“저기 오빠 너무 섹시해.  뒤에 나 있는 갈퀴 지느러미 좀 봐. 섹시하지 않니?”

비카스가 이해는 안 되지만 동의하는 척했다.

“으응...”

종족이 달라서 서로의 취향을 이해할  없지만, 위대한 어둠의 신 카일님의 말씀에는 ‘다름을 이해하라’라는 구절이 있어서 카일 성국민들은 서로를 배려했다.

아이들은 세바스티 명품관을 돌아다니며 진주로 사하긴 여성을 조각해서 마법으로 부서지지 않게 하고 금반지에 고정한 것,
산호에 빛나는 조개로 조각한 물고기를 부착한 조각품 등 다양한 귀금속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귀금속을 보고 나온 아이들은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는 여러 여성 옷 가게 브랜드가 입점해 있었다.

아이들이 돌아다니며 옷을 구경했다.

점원들도 아이들이 구경꾼이라는 걸 아는지 딱히 부르지는 않았다.

다양한 종족을 위한 옷이 있었는데 비카스가 한 곳을 보며 갈망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마탕고 실로 만든 최신 슬라임 셔츠야. 나도 저거 사고 싶다….”

슬라임 셔츠는 아래로 가면 넓어지는 원통형 옷으로 슬라임이 입을  있었는데 비슷해 보여도 디자인과 무늬가 조금씩 달랐다.

비카스가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써서 살까 말까 하고 고민하자 쿠고노와 틸라리아가 비카스를 재촉했다.

“어머! 저거 너무 예쁜데?”

“너한테  맞는다. 얘.”

결국 비카스는 탈의실에서 초록색 바탕에 하트가 뿅뿅 들어간 슬라임 셔츠를 입고 나와서는 말했다.

“음…. 고민되네. 조금 더 나은 셔츠가 있을지도….”

그렇게 비카스는 여러 벌의 셔츠를 입어보고는 초록색 바탕에 하트가 뿅뿅 들어간 원래 셔츠를 사고 말았다.

자이언트 엔트 점원이 친절하게 인사하며 돈을 받았다.

“고객님.  구매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이제 출출해져서 밥을 먹기로 했다.

루시 쇼핑몰의 지하 1층에는 푸드코트와 식료품점이 있고 지상 7층에는 고급스러운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비카스가 미안한 어조로 말했다.

“얘들아.  옷 사서 돈이 없는데 지하 1층 가면 안 될까?”

다른 아이들도 사실 돈이 없는 건 마찬가지라서 모두 지하 1층의 푸드코트로 갔다.

푸드코트에도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각자 음식을 시키기로 했다.

쿠고노는 촉수 부부가 운영하는 수타면 전문점 앞에 섰다.

초록색 여성 촉수와 푸른색 남성 촉수가 운영하는 곳인데 여러 개의 촉수 다리로 다다다다하며 쉴 새 없이 반죽을 쳐서 반죽이 쫄깃하고맛있는 거로 유명한 집이었다.

쿠고노가 음식을 시켰다.

“여기 새우튀김 수타면 하나 주세요!”

초록색 여성 촉수가 웃으며 주문을 받았다.

“네~ 여보! 새우튀김 수타면 하나요!”

“오케이~”

푸른색 남성 촉수가 이미 아침에 만들어 놓은 국수 반죽을 칼날 촉수로 다다다다 하며 빠르게 썰고는 멸치 육수에  집어넣고 끓였다.

초록색 여성 촉수는 새우튀김을 펄펄 끓는 기름에 넣었다.

새우는 사하긴 왕국 산 새우였다.

10분 후에 새우튀김 수타면이 쟁반에 받쳐서 나오자 쿠고노가 받아서 자리로 돌아갔다.

비카스는 인어 곱창볶음,

틸라리아는 햄버거랑 감자튀김,

오시페나는 토마토 스파게티를 가져와서 자리에 앉았다.

아이들은 서로의 음식을 맛보며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틸라리아가 쿠고노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 카일 학교는 어떻게 입학한 거야?”

“그냥 아빠가 주신 책  읽다가 시험 보니까 되던데?”

“머리가 좋으며  해도 되는구나. 부럽다~~”

“너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어. 그리고 아직 어린이니까 내년에도 또 시험 보면 되잖아.”

“내가 내년에 꼭 들어가서 널 따라잡아주마!”

“그래.  혼자 학교 다니기 심심하다. 빨리 좀 와줘. 너희들도.”

아이들은 밥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6층으로 올라갔다.

6층에는 문화와 오락 관련 업체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노래를 부르는 가게로 들어가자 촉수 점주가 반갑게 아이들을 맞았다.

노래를 선택하면 화면에 노래의 가사와 음이 나타나고 반주가 나왔다.

아직은 노래가 많이 없지만, 아이들은 각자의 전통 노래와 카일 찬가를 선택해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래를 부르다 보니 벌써 저녁 9시가 되어버렸다.

쿠고노가 엄마한테 혼날까 봐 긴장하며 아이들한테 말했다.

“빨리 집에 가야 해. 너무 늦어서 엄마한테 혼날 거야.”

다른 아이들도 모두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아이들이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쇼핑몰 밖으로 나오니 이미 밤이 깜깜해져 있었다.

오시페나가 덜덜 떨면서 말했다.

“밤에는 강도들이 나온다는데. 우리 어떡해….”

모든 어둠 종족이 강도인 건 아니지만 꼭 미친놈이 있었다.

아이들은 일단 같이 갈  있는 곳까진 같이 갔다.

그런데  멀리서 30명이나 되는 흉악해 보이는 촉수와 마족들이 아이들한테 우르르 달려오기 시작하자 아이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르길라 시의 치안 유지대였다.

맨 앞에 선 몸에 흉악한 흉터들이 사정없이 난 촉수가 진중한 목소리로 아이들한테 말했다.

“얘들아. 이렇게 늦게 다니면 위험하단다. 최근에강도들이 돌아다녀서 조심해야 해.”

그가 치안 유지대 대장이었다.

쿠고노가 대표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놀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치안 유지대 대장이 다른 병사들을 보며 명령했다.

“2명씩 한 조가 돼서 각각 아이들 집으로 데려다줘라.”

치안 유지대에서 2명씩 나와서 아이들을 1명씩 맡고는 집에 데려다주었다.

쿠고노는 집에 도착해서 치안 유지대 병사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쿠고노의 어머니도 소리를 듣고 나와서는 너무 감사하다며 병사들에게 음료를 주었다.

“아이고. 병사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병사들은 음료를 받아마시며사라졌다.

쿠고노는 어머니의 꾸지람을 듣고 사죄하고 씻고는 방에 들어가서 잤다.

오늘은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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