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9화 〉챔피언의 탄생 (39/200)



〈 39화 〉챔피언의 탄생

성국은 대륙의 북동쪽에 있는 나라이다.

성국은 1000년 전 촉수 전쟁  엘리아 여신이 빛의 종족을 이끌고 어둠의 신에게 승리하면서 여신을 기리기 위해서 인간들이 모여 만든 나라이다.

성국은 왕이 없는 종교 국가이다.

성국의 유일한 지도자는 엘리아 여신이다.

성국은 교황, 성녀들, 추기경들이 민주적인 절차로 정책을 결정한다.

성국 행정의 수장은 교황이며 그가 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여기는 성국 수도에 있는 대성당의 예배실이다.

아샤 성녀는 예배실에서 엘리아 여신의 석상을 보며 일일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아샤 성녀는 긴 은발 머리와 은색 눈동자를 가지고 정숙한 얼굴을 하였으며, 키는 161cm에 C컵 가슴과 날씬한 몸매를 가졌다.

아샤 성녀는 매우 신실하고 신성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샤 성녀는 높은 신성력을 터득하여 28세의 젊은 나이에 성녀가 된 케이스였다.

성국의 정치는 교황, 성녀들, 추기경들이 서로 편을 짜며 부와 권력을잡으려고 싸우는 살얼음판이었다.

대륙의 평화가 오래 유지되자 여신만을 섬기기 위해 세워진 성국도  빛이 많이 바래있었다.

아샤 성녀는 그런 정치판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며 부와 권력을 탐하지 않고 엘리아 여신만을 바라보았다.

아샤 성녀가 자신들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걸 보고 다른 자들은 아샤 성녀를 별로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아샤 성녀는 성국의 정치판에서 혼자였다.

오늘도 아샤 성녀는 혼자서 일과인 일일기도를 드렸다.

아샤 성녀가 기도하는 중에 천장에서 빛의 기둥이 내려와서 여신의 석상을 비추었다.

아샤 성녀가 깜짝 놀라서 여신의 이름을 불렀다.

“엘리아 여신님!”

그러자 아샤 성녀의 머릿속에 그녀가 꿈에서도 그렸던엘리아 여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의 사랑하는 딸 아샤야.”

아샤 성녀는 엘리아 여신의 목소리를 처음 듣는다.

하지만 아샤 성녀는 본능적으로 목소리의 주인이 엘리아 여신이라는 것을 알  있었다.

여신의 목소리는 신성함 그 자체였다.

아샤 성녀는 감격으로 몸을 떨며 여신의 목소리에 응했다.

“네 여신님. 저에게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에게 임무를 내리고자 한다.”

“어떤 것이든 하명하여 주시옵소서. 저희 몸과 마음 모든 것을 바쳐서 해내겠습니다.”

“이 대륙에 큰 어둠이 닥쳐올 것이다.”

“이럴 수가…. 제가 무얼 해야 하겠습니까?”

“지구로부터 용사를 소환해라.”

“지구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네가 차차 찾아보아라.”

“알겠습니다.”

아샤 성녀는 성국 도서관에서 용사에 관한 모든 책을 찾아보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엘리아 여신이 재차 입을 열었다.

“내가 너를 도와주겠노라.”

아샤 성녀가 감동으로 몸을 떨었다.

“저를 도와주신다니…. 미천한 저는 감격에 몸  바를 모르겠습니다.”

“성국의 모든 자들이 너처럼 신앙이 깊지는 않구나.”

아샤 성녀는 여신의 실망하는 듯한 말에 다른 자들에 대한 분노를 느끼며 대신 사죄했다.

“저희 미천한 인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합니다.”

“두 주일 후에 있을 대토론회에서 내가 너에게 강림할 것이니라.”

“아! 그러면….”

“너에게 강림하여 성국의 모든 사람에게 용사소환의식을 해야 한다고 전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저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신님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습니다.”

엘리아 여신과의 연결이 끊기자 아샤 성녀는 일어났다.

아샤 성녀의 눈에서 엘리아 여신이 자신을 선택했다는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 흘렀다.

아샤 성녀는 용사소환의식에 대해서 찾기 위해서 바로 성국의 대도서관으로 갔다.

-----------

두 주일 후의 어느 날이다.

교황, 성녀들, 추기경들, 고위 사제들이 성국 수도의 반원형의 대토론장에 모여서 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반원형의 대토론장은 계단식 층마다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었다.

대토론장 반원의중앙은 가장 아래에 있었다.

중앙에는 단상이 있어서 누구나 나서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 대토론회는 앞으로 1년 동안 성국의 예산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였다.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파벌에 이득이 되는 정책을 주장했다.

성기사단 하나를 관리하는 추기경이 단상에 서서 발표했다.

“앞으로 성국이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고 대륙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이 필요합니다. 성기사단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성기사단을 관리하는 모든 사람이  발언에 찬성했다.

“옳습니다!”

“성기사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성국의 서쪽 지역을 관리하는 성녀 아가타가다른 제안을 했다.

“성국의 서쪽 지역에 가난한 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멜 제국과의 무역으로 인해 서쪽 지역의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서쪽 지원에 금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자 서쪽 지역의 교회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모두 찬성했다.

“맞습니다! 저희 교회 주변에도 돈이 없어서 밥조차 먹지 못하는 신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에 대한 구제가 필요합니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에 모두가 자신과관련된 곳에 지원이 가도록 노력했다.

그들은 성국을 위해서 정책을 결정한다는 듯이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들 개인의 욕망이 더 컸다.

정책 토론이 잠깐 소강상태에 이르렀을 때 아샤 성녀가 번쩍 손을 들며 말했다.

“제가 단상에서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교황이 아샤 성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허어... 아샤 성녀님이 토론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군요. 단상에 나가서 말씀해주시지요.”

아샤 성녀는 단상으로올라갔다.

아샤 성녀가 사람들을 정면으로 바라본 순간하늘에서 원형의 빛이 아샤 성녀에게 떨어졌다.

아샤 성녀가 빛을 받자 아샤 성녀의 몸이 밝게 빛나며 떠올랐다.

대토론장의 모든 사람이 아샤 성녀에게서 격이 다른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함을 느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존재가 ‘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황이 감격한 얼굴로 외쳤다.

“아아. 강림입니다! 200년 만의 강림입니다!”

교황은 이것이 200년 전의 언데드 마스터 사건 다음으로  강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어떤 사람들은 감동으로 손을 맞잡고 중얼거리며 기도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이 아무리 부와 권력을 좋아해도 그들의 본질은 엘리아 여신을 섬기는 사제였기 때문이다.

아샤 성녀가 말하자 큰 목소리가 아님에도 모두가 그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었다.

“나는 엘리아 여신이니라. 나의 아들, 딸들아.”

모든 사람이 여신을 부르짖었다.

“엘리아 여신님!”

“아--멘!”

“아아... 믿습니다!”

엘리아 여신이 아샤 성녀의 몸을 빌어서 말을 이어갔다.

“대륙의 미래에 큰 어둠이 닥쳤도다. 아샤 성녀를 도와 어둠을 물리칠 용사를 소환하거라.”

교황이 물었다.

“아아... 엘리아 여신님. 그 어둠이 무엇입니까!”

하지만 엘리아 여신의 말은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빛이 꺼지고 아샤 성녀가 천천히 바닥에 내려왔기 때문이다.

아샤 성녀는 자신의 몸으로 신을 강림한 후유증으로 바닥에 내려와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교황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언했다.

“나 성국의 교황 베네딕트 3세는 지금부터 아샤 성녀를 무조건 지원하여 용사소환의식을 할 것을 선언한다!”

그 말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성국의 모든 권력의 기반은 엘리아 여신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믿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샤 성녀는 하루가 지나서 정신을 차렸다.

교황, 성녀들, 추기경들이 아샤 성녀를 보러왔다.

교황이 인자한 얼굴로 물었다.

“아샤 성녀님. 정신이 드십니까?”

“네.”

“엘리아 여신님께서 강림하신 것을 알고 계십니까?”

“네. 엘리아 여신님께서 저에게 미리 신탁을 내리셨습니다.”

“왜 숨기고 계셨습니까?”

“그게 여신님의 의지였기 때문입니다.”

여신님의 의지라는 말에 아무도 비난하지 못했다.

여신님의 의지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였기때문이다.

교황이 아샤 성녀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성국이 아샤 성녀님이 용사소환에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최근에 용사소환에 관해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래서 계속 대도서관에만 계셨군요. 뭔가 알아내셨습니까?”

“네. 용사소환은 지구라는 다른 세계에서 강자가 될 잠재력이 있는 인간을 불러오는 의식입니다. 이 인간은 저희 대륙으로 오면서 여신의 선물을 받아서 더욱 잠재력이 높아져서 들어옵니다.”

“그 인간을 어떻게 소환할 수 있습니까?”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려면 영혼의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영혼의 길은 수많은 생명체의 영혼을 제물로 바쳐서 만들 수 있지요.”

“허어…. 그러면 살생을 해야 한다는 겁니까?”

“엘리아 여신께서 원하십니다. 대륙을 위한 숭고한 희생입니다.”

“얼마나 필요합니까?”

“200년 전의 용사소환에서는 몬스터와마족 50만 마리를 제물로 바쳤습니다.”

“필요하다면 범죄자들도 사용해야겠습니다.”

“그래야 합니다. 제물을 엘리아 여신님의 석상 주변에 놓고 많은 사제가 기도를 올리는 와중에 제물을 모두 죽여야 합니다. 엘리아 여신께서 그들의 영혼을 수거해서 길을 열고 용사를 보내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일단은 성국의 모든 병력을 동원해서 몬스터를 잡아들이고 마족 노예를 구해야겠습니다.”

이후 성국의 무자비한 몬스터 사냥과 마족 노예 구매가 시작되었다.

-------------------------------------------------------------------

나 카일은 갑작스럽게 든 오한에 잠에서 깼다.

오늘은 슬라임이 킬러 비 왕국을 전멸시킨  밤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노리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주변에는 자고 있는 루시 누나랑 멜리사뿐이었다.

나는 내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바람을 쐐러 굴 밖에 나갔다.

내가 혼잣말을 했다.

“이런 몸이 되니 밤바람이 쌀쌀하지도 않군.”

나는 잠깐 주변을 거닐기로했다.

주변에는 슬라임들이 많이 있었는데 자고 있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성벽 위로 올라갔다.

성벽 위에는 슬라임들이 2인 1조로 구간마다 경계를 서고 있었다.

내가 지나가자 경계병들이 인사했다.

나는 경계를 서는 한 슬라임에게 물었다.

“뭐 특별한 일 있습니까?”

“딱히 특별한 거는 없었습니다.”

“다행이군요.”

 걱정이 기우일 뿐이리라.

나는 눈에 마력을 넣어서 저 멀리 성벽 너머를 바라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가 자던 굴로 내려가서 루시 누나와 멜리사 사이에 누워서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에 진동 슬라임이 만든 부우우웅 하는 거대한 소리로 인해 나, 루시 누나, 멜리사는 잠에서 깼다.

멜리사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잘 자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내가 말했다.

“적이 왔다는 알림이야. 빨리 밖에 나가자.”

우리는 밖에 나갔다.

슬라임들이 허겁지겁 일어나서 성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마침 치케가 나한테 미끄러져오면서 긴박하게 말했다.

“카일님! 긴급상황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슬라임 왕국에 있던 킬러 비 군대가 우리 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예상하였던 일이군요.”

“다행히도 킬러 비들이 급하게 오는지 대열이 많이 흐트러져있습니다.”

“그렇군요. 이게 마지막 대전투가 되겠군요.”

“네. 하지만 저희가 이기게 될 겁니다. 저들의 뒤에서 여왕님의 군대가 따라오고 있을 테니까요.”

“여왕님을 정말 믿으시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슬라임 군대의 절반이 전부 사라질 리가 없으니까요.”

“여왕님은 절대 지지 않습니다. 성벽으로 올라갑시다.”

나, 파티원들, 치케는 성벽 위로 올라갔다.

저 멀리서 킬러 비의 군세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우리가 킬러  왕국에 도착했을 때 보였던 병력의 양과 비슷했다.

하지만 치케의 말대로 대열이 흐트러지고 피로해 보였다.

나는 좋은 방안이 생각나서 치케에게 제안했다.

“킬러  여왕의 시체를 보여주는  어떻습니까?”

“좋은 생각이군요. 여왕의 시체를 보면전의를 잃거나 앞뒤 생각하지 않고 달려들 겁니다. 어차피 전부 죽여야 하니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도 좋은 전략이군요.”

킬러  여왕 베스파의 시체를 모욕해서 미안하지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쩔  없는 일이다.

치케가 다른 슬라임을 시켜서 여왕의 시체를 가져오게 했다.

독제 슬라임이 해독제를 주변으로 뿌렸다.

킬러 비 군대가 거의 가까워졌다.

진동 슬라임이 몸을 크게 진동시키며 거대한 소리로 말했다.

“킬러  여왕은 죽었다!”

킬러 비의 군대가 멈춰 섰다.

대장으로보이는 자가 나와서  말을 받아쳤다.

“개소리 마라! 여왕님은 어딘가에 살아계실 거다!”

그때 치케가 베스파의 머리를 슬라임 촉수로 들어 올려서 모든 킬러 비가 볼  있게 했다.

그 옆에는 다른 슬라임이 가져온 베스파의 몸체와 지팡이도 있었다.

진동 슬라임이 고함을 질렀다.

“여기 치케 대장군님이 가지고 계신 것이 킬러 비 여왕 베스파의 머리다!  옆에 있는 것은 여왕의 몸이다!”

치케가 베스파의 머리를 킬러 비들을 향해 힘차게 던졌다.

베스파의 머리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킬러 비가 날아와서  머리를 받았다.

그리고 그 킬러 비의 찢어질 듯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꺄아아아악! 여왕님!”

이후 킬러 비들의 통곡과 고함의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여왕님! 여왕님!”

“엉엉엉! 으아앙!”

“이럴 수가! 으아아악!”

그들의분노와 슬픔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한 킬러 비가 분노가 서린 목소리로 고함질렀다.

“지금 당장 여왕님의 복수를 하자!”

다른 킬러 비들도 동의했다.

“저 가축 놈들을 모두 죽여버리겠어!”

“다 죽여버려! 돌진해!”

킬러  군대가 성벽의 슬라임을 향해 살기를  채 죽기 살기로 돌진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