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7화 〉킬러 비 왕국으로 진격 (37/200)



〈 37화 〉킬러 비 왕국으로 진격

킬러 비들이 끝까지 분투했지만 사방에서 몰려드는 슬라임들의 인해전술에 전부 죽어버렸다.

치케가 승리를 만끽할 새도 없이 외쳤다.

“건물 밖으로 나가서 최대한 신속하게 킬러 비 왕국으로 진격한다!”

슬라임들이 우수수 사단 밖으로 쏟아져 나갔다.

사단 밖에도 많은 수의 슬라임이 대기하고 있었다.

슬라임 군대가 정렬한 후 킬러 비 왕국으로 진격했다.

슬라임 군대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마치 강이 흐르는 것 같이 보였다.

슬라임 군대는 꼬박 하루를  새 없이 진군했다.

치케가 숲의  곳에서 야영을 선언했다.

“오늘은 여기서 야영한다! 공간 슬라임에게 식량을 받아서 휴식한다!”

공간 슬라임은 황금색 슬라임이다.

공간 슬라임은 몸 안에 본체보다도 큰 어마어마한 공간이 있어서 물건을 넣거나  수 있었다.

마치 기어 다니는 아공간 가방 같은 느낌이었다.

슬라임들이 공간 슬라임에게서 식량을 받았다.

슬라임들이 자기가 먹을 식량을 공간 슬라임에서 맡겼기 때문에 그대로 받으면 되는 거였다.

슬라임들은 텐트도 치지 않고 숲에서 멈춘 그 자리에서 휴식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나, 루시 누나, 멜리사, 윈스톤은 땅에 굴을 팠다.

치케가 나한테 다가와서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시작이 좋군요.”

“그러네요. 해독제도 효과가 있었고 킬러 비 사단 1개를 파괴했어요. 대단한 수확입니다.”

“이 기세가 킬러 비 왕국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네.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렸으니 치케님도 빨리 쉬시지요.  먹고 잘 자야 전투할  있지 않겠습니까?”

“맞는 말입니다. 저는  옆에서 자겠습니다.”

“치케님이 옆에 계시니 든든하군요.”

“하하하. 저는 카일 님이 든든합니다.”

-----------------------------------------------------------

슬라임 군대는 나흘 동안 킬러  왕국으로 진격하며 마주친 킬러 비를 몰살했다.

이윽고 4일째 되는 날 저 멀리 11m 높이의 돌과 밀랍으로 만든 성벽이 보였다.

성벽에는 삐죽삐죽한 가시들이 밀랍으로 굳혀서 박혀 있었다.

성벽 위에는 킬러 비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

몸집이 작은 킬러 비까지 있는 걸 보니 대부분의 성인 킬러 비를 끌고 나온 것으로 보였다.

킬러  여왕 베스파와 발키리들이 중앙의 상공에 떠 있었다.

수는 슬라임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적당한 거리에 슬라임 군대가 정렬했다.

슬라임 군대가 해독제 슬라임이 분출한 해독제를 섭취했다.

베스파가 호통쳤다.

“가축이라고 개체 수를 늘려줬더니 주인을 배신하는구나! 정말 웃긴 일이로다!”

치케가 받아쳤다.

“우리는 가축이 아니다! 우리는 슬라임이고 킬러 비보다 뛰어난 문명이 있다!”

“가축의 이야기는 듣기 싫다! 여기서 너희들이 영원한 가축이라는 것을 알려줘야겠구나!”

몇 번의 고함이 오갔다.

나는 베스파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되었다.

지구로 말하면 목장주가 열심히 자연 방목으로 돼지를 키워놓았더니 돼지들이 떼거리로 목장주와 가족을 잡아먹으려고 온 상황이니 말이다.

치케가 슬라임 군대에게 외쳤다.

“슬라임은 가축이 아니다! 이번 전투에 우리의 자유와 후손들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슬라임은 동료를 위해서는 목숨도 걸  있다! 전열과 중열은 돌격 앞으로!”

슬라임 군대의 전열과 중열이 킬러 비의 성벽으로 돌격했다.

원거리 슬라임들이 투사체를 발사하며 미끄러져 갔다.

슬라임은 벽도 타고 오를 수 있기에 사다리가 필요 없었다.

나, 루시 누나, 윈스톤, 멜리사, 치케, 독 슬라임 아데벤, 뿔 슬라임 빕스베 등 강자들은 후열에서 대기했다.

후열에서는 슬라임 대포를 쏘았다.

투사체와 대포알 슬라임들이 성벽 위를 향해서 날아갔다.

킬러 비들은 육각형  마법으로 막고 투창으로 응수했다.

킬러 비들은 독이 무용지물이라는 걸 아는지 독마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슬라임들이 성벽에 도착했다.

뒤에서 온 슬라임이 앞의 슬라임을 올라탔다.

슬라임들이 언덕처럼 쌓이더니 성벽 위까지 가는 슬라임 빗면이 생성되었다.

슬라임들이 빗면을 타고 성벽 위로 침입했다.

윈스톤이 슬라임 빗면을 보고 놀라서 치케에게 물었다.

“바닥에 깔린 슬라임은 괜찮습니까?”

“저희 슬라임은 동료한테 깔렸다고 죽지 않습니다. 동료를 위한 발판이 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겁니다.”

“허어…. 저건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전술입니다.”

“여왕님이 인간에 대해서 얘기해 준 적이 있습니다. 어둠 종족을 보이는 족족 죽이는 야만적인 자들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동료를 위해 희생하지 않나 보군요.”

“야만적인 건 맞지만 이유는 다릅니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깔리면 죽습니다.”

“동료의 발판이 될 수 없다니 불쌍한 종족입니다.”

“하하하.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군요.”

“이제 성벽으로 올라갈  있으니 저희도 갑시다.”

“네. 몸이 근질근질하군요.”

치케가 큰소리로 출발을 지시했다.

“슬라임 별동대 출발! 저 사악한 킬러 비 여왕에게 우리의 강함을 보여주자!”

슬라임 강자들과 우리 파티원이 베스파와 발키리들이 있는 방향으로 일제히 나아갔다.

내가 베스파를 죽이려면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날개가 필요했다.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띠리리리링

[조건에 부합하는 날개가 검색되었습니다. 20pt를 사용해서 촉수 날개를 배우시겠습니까?]

“그래!”

[촉수 날개를 배우셨습니다.]

내가 달리면서 외쳤다.

“킬러 비 여왕 베스파는 제가 맡겠습니다!”

치케가 외쳤다.

“알겠습니다! 저희는 다른 강자들을 맡지요!”

우리는 다른 슬라임을 타고 넘어서 슬라임 빗면에 도착했다.

나는 슬라임 빗면을 밟고 성벽 위로 올라갔다.

나는 성벽 위에서 점프해서 킬러 비 병사가 밀집된 곳에 떨어졌다.

나는 몸에서 수십 가닥의 무기 촉수를 뻗어서 킬러 비들의 몸을 꿰뚫었다.

베스파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베스파가 슬라임 별동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

“저 가축들과 가축에게 빠진 멍청이를 죽여라!”

발키리, 킬러 비 근위병들이 슬라임 별동대에게 쏟아졌다.

킬러  창기사인 발키리 와이올라가 내 앞을 막아섰다.

와이올라가 나를 조소했다.

“가축과 지내는 멍청이에게 해줄 예의는 없습니다. 저는 킬러 비 최고의 창기사. 당신을  창으로 꽂아서 꼬치로 만들어드리지요.”

“맘대로 생각해라.”

나는 촉수 날개를 불러냈다.

내 등에서 2쌍이나 되는 촉수와 피막의 날개가 솟구쳐 올랐다.

나는 와이올라의 옆으로 돌아서 베스파에게 날아갔다.

나와 베스파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나는 몸에서 촉수 수십 개를 뻗어서 베스파를 덮쳤다.

갑자기 내 앞에 지름 4m의 두꺼운 육각형 판이 튀어나왔다.

내 촉수들이 판에 부딪혀서 튕겨 나왔다.

쾅 쾅 콰강

나는 머리를 육각형 판에 받기 전에 신속하게 경로를 변경했다.

“크윽! 박을뻔했네.”

베스파가 코웃음 치며 입을 열었다.

“풉. 내가 얼굴마담인 여왕이라고 생각했어? 나는 킬러 비 최고의 마법사라고.”

순간 내 뒤에서 공격이 느껴졌다.

나는 몸을 돌리며 촉수를 휘둘러서 오러가 맺힌 와이올라의 창을 쳐냈다.

채애앵

와이올라가 혀를 찼다.

“치잇. 꼬치로 만들려고 했는데.”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별동대원들이 상대를 정해서 바쁘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내가 여왕과 발키리 1명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건가’

나는 모든 진화포인트를 사용해서 압도적으로 강해져서 눌러버릴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이내 포기했다.

지금 내 강함으로도 여왕과 발키리 1명을 동시에 상대할  있다.

그리고 정확한 기준은 모르지만, 어둠 종족인 내가 대륙 재앙급 괴수가 되면 빛 종족 대적자인 용사가 튀어나올 것이다.

용사는 모든 빛 종족의 도움을 받을 것이기에 나는  부하들을 충분히 키워야 한다.

또한 같은 전사를 흡수해도 내가 올챙이 시절 때 흡수했던 것보다 진화포인트가 들어오는  줄어들고 있다.

부화장과 촉수 영웅을 많이 만들려면 진화포인트는 아껴야 한다.

‘힘으로만 누르려 하지 말고 윈스톤이 말했듯이 생각하면서 싸워야 해.’

나는 배에서 수십 개의 촉수를 뽑아서 와이올라에게 휘두르고 찔렀다.

와이올라는 신들린 창술로 내 촉수들을 빗겨내고 쳐냈다.

챙 채챙 챙 캉

와이올라가 미처 막지 못한 촉수는 베스파의 육각형 판이 막았다.

베스파가 만든 육각형 판이 내 머리 위에서 떨어져서 내가 피한 순간에 와이올라가 오러 창을 내질렀다.

나는 촉수 방패로 오러 창을 막아냈다.

카앙

재가 와이올라에게 망치 촉수를 내리치자 와이올라가 창날로 쳐서 경로를 자신의 옆으로 변경했다.

나는 모든 촉수를 펼쳤다가 전 방향에서 와이올라에게 쏘아져 들어갔다.

베스파가 와이올라의 왼쪽에 큰 육각형의 판을 만들어서 왼쪽에서 오는  촉수들을 막았다.

와이올라가 틈으로 신속하게 벗어나자 내 나머지 촉수들이 허공을 갈랐다.

나는 촉수들을 길어지게 해서 와이올라를 쫓았다.

와이올라가 촉수다발을 피하기 위해 나를 중심으로 크게 한 바퀴 돌았다.

내 촉수다발이 길어지며 와이올라를 추격했다.

와이올라가 생각보다 민첩해서 잡기 힘들었다.

와이올라가 방향을 내 쪽으로 돌려서 오러를 두른 창을 앞으로 뻗으며 쏘아져 왔다.

“가축과 놀아난 멍청이에게 죽음을!”

나는 와이올라에게 입으로 산성 점액을 쏘았다.

“퉤에!”

베스파가 육각형 판을 만들어서  산성 점액을 막았다.

갑자기 베스파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베스파의 몸에 여러 다발의 파이어 에로우가 박혀 있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나는 킬러  마법사가  번에 하나의 육각형 판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베스파가  산성 점액을 막으려고 육각형 판을 소환했을 때, 나는 촉수 통신 네트워크로 루시 누나에게 베스파를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루시 누나는 베스파에게 파이어 에로우 다발을 쏘았다.

나와 와이올라의 싸움에 정신이 팔려있던 베스파는 파이어 에로우 다발을 그대로 맞고 말았다.

베스파가 아래로 떨어졌다.

와이올라가 여전히 나한테 돌진하며 단호하게 소리질렀다.

“여왕님께서 희생해서 주신 기회 버리지 않습니다! 가속 돌진!”

와이올라의 날개가 빛나며 와이올라가 벌처럼 내게 쏘아졌다.

슈우우우웅

나는 온몸에 마력을 두르며 피하려고 몸을 틀었다.

그런데 와이올라가 조금 더 빨랐다.

와이올라의 오러 창이 내 왼쪽 옆구리를 뚫었다.

퍼어억

내가 몸을 틀어서 와이올라의 창이 내 중앙에서 비껴갔지만, 고통은 여전했다.

내가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악!”

나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나는 왼손에 마력을 두르고 와이올라의 창을 잡았다.

와이올라가 창을 빼내려고 했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내가 붙잡아서 빠지지 않았다.

이윽고 와이올라의 뒤에서 쫓아던  촉수다발이 그대로 와이올라를 꿰뚫었다.

퍼버버버벅 퍼벅

내 앞의 와이올라가 산산조각이 나서 내장과 뼛조각이 내 몸과 얼굴에 튀었다.

나는 잡고 있던 와이올라의 창을 내 몸에서 뽑아서 떨어뜨렸다.

나는 옆구리가 파괴된 고통으로 기침을 했다.

쿨럭 쿨럭 켁

내 입에서 피가 섞인 침이 튀어나왔지만 나는 정신력으로 버텼다.

“퉤. 아직 전쟁 안 끝났다.”

오러의 영향으로 상처의 재생이 잘  되지만 아직 죽을 정도의 상처는 아니었다.

내 몸에서 나온 촉수들이 내 몸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성벽 위에 떨어진 베스파는 아직도 죽지 않고 있었다.

킬러 비 병사들이 베스파를 치료했다.

나는 베스파에게 날아갔다.

킬러 비들이 여왕의 위기를 느끼고 고함을 질렀다.

“여왕님을 지켜!”

“여기로 모여!”

주변에서 전투하던 킬러 비들이 여왕 방향을 바라봐싸.

전투에서는 잠깐만 주의가 흐트러져도 치명적이다.

치케와 싸우고 있던 망치를 든 발키리가 여왕을 바라본 순간 치케가 몸통박치기를 했다.

발키리가 뒤로 넘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우당탕

마침 옆에 있던 초록색 슬라임이 발키리의 얼굴을 덮었따.

발키리의 얼굴 피부가 녹으며 두개골이 드러났다가 두개골까지 녹아 버렸다.

내가 와이올라와 베스파를 쓰러뜨린 상황에서 슬라임 군대가 승기를 잡았다.

나는 베스파의 얼굴을 쳐다봤다.

베스파가 입으로 주문을 중얼거리는 게 보였다.

베스파가 내 얼굴을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좆까.”

나는 신속하게 베스파에게 다가갔지만 이미 늦었다.

베스파의 지팡이 끝에 달린 붉은 보석이 깨지며 대한 마법진이 생겼다.

마법진에서 메뚜기떼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메뚜기떼의 해일이 성벽과 슬라임들을 뒤덮고 슬라임들을 갉아먹었다.

메뚜기떼가 시야를 뒤덮어서 이젠 베스파도 아래도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는 메뚜기떼의 날갯짓 소리만 들렸다.

부우우우웅 부우우우웅 부우우우웅

마침 루시 누나가 촉수 정신 네트워크로 메시지를 보냈다.

- [카일! 나, 멜리사, 윈스톤은 몸 전체를 산성 점액으로 덮어서 무사해. 하지만 피부를 보호할 능력이 없는 종류의 슬라임들에겐 치명적일 거야.]

- [어떻게 해야 해?]

- [여왕을 죽여야 해. 여왕이 살아있는 동안은 이 마법이 유지될 거야.]

[알겠어.]

도망가고 있을 베스파를 찾아서 죽여야 한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