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3화 〉킬러 비와의 전쟁 준비 (33/200)



〈 33화 〉킬러 비와의 전쟁 준비

우리는 슬라임 왕국에서 빈둥거리며 루시 누나가 해독제 제작에 성공하는 것을 기다렸다.

루시 누나의 연구동에는 릴리를 비롯해서 많은 슬라임이 상주하며 자신의 독(毒)학과 식물학 지식을 루시 누나에게 전수했다.

3일째 되는  낮이었다.

나랑 멜리사는 슬라임한테 과일을 받아서 루시 누나에게 주려고 가고 있었다.

윈스톤은 아마 자기 돔에서 빈둥거리고 있을 거다.

갑자기 삐이이이이 삐이이이이 하는 경고음이 슬라임 왕국 전체에 울려 퍼졌다.

모든 슬라임이 흥분한 것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조그만 슬라임들은 돔으로 들어가고 큰 슬라임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나랑 멜리사는 이상을 눈치채고 지나가는 슬라임을 잡아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킬러 비의 군대가 오고 있어요. 킬러 비들은 주기적으로 대사냥을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에요!”

“이럴 수가…. 멜리사. 치케한테 가자.”

“알겠어. 오빠.”

나는 촉수 통신 네트워크로 루시 누나랑 윈스톤에게 연락해서 치케의 집에서 모이자고 했다.

우리 4명은 치케의 집에 도착했다.

치케가 다행이라는  말했다.

“찾으려고 했는데 빨리 만나서 다행입니다. 제가 전에 말했듯이 킬러 비의 대사냥입니다. 대략 10분 후에 킬러 비들이 도착할 겁니다.”

내가 질문했다.

“저희는 어떻게 할까요?”

“슬라임들을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요.”

“킬러 비의 군대는 언제나 그들의 왕국이 있는 남쪽에서 올라옵니다. 남쪽으로 갑시다.”

우리는 슬라임 왕국의 남쪽으로 뛰어갔다.

슬라임 왕국의 남쪽 벌판에 모든 성인 슬라임이 다 나온 것으로 보였다.

벌판은 높이가 150cm 이상인 슬라임들로 우글거렸고 치케가 말했던 슬라임 대포도 보였다.

거대한 슬라임 여왕 라임도  뒤에 있었다.

슬라임 여왕이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촉수의 왕. 도와주러 와서 고마워~”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그런데 킬러 비의 독이 치명적이라고 하셨는데 왜 다 나와 있나요?”

그들이 언제나  피해를 보았다는 걸 알기에  숨지 않냐고 물어본 것이었다.

치케가 대답했다.

“성인 슬라임이 나서지 않으면 어린 슬라임이 잡혀가기 때문입니다. 슬라임은 동료를 아낍니다. 설령 이 전투에서 패배가 있다고 해도 모든 성인 슬라임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윈스톤이 감탄했다.

“정말.  왕국에서는 놀라기만 합니다. 슬라임은 명예로운 자들이군요.”

우리는 대장군 치케와 함께 전선의 앞으로 이동했다.

윈스톤은 괴수인간으로 멜리사는 네발짐승으로 변했다.

이윽고  멀리서 어마어마한 수의 킬러 비 군대가 이쪽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나무 많아서 마치 노란 안개가 오는 것 같았다.

창과 방패를 들고 갑옷을 입은 자들, 등에 여러 개의 창을 꼽고 있는 자들, 나무 지팡이를 들고 있는 자들이 보였다.

아무것도 들지 않고 갑옷도 입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등에 밀랍으로 만든 듯한 커다란 바구니를 지고 있었다.

이윽고 킬러 비들이 슬라임의 전선 400m 앞까지 도착했다.

슬라임 진영에서 부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슬라임이 일제히 투사체를 발사했다.

붉은 슬라임의 몸에서 불덩이가 쏘아지고,
초록 슬라임의 몸에서 산성 용액이 날아가며,
푸른 슬라임의 몸에서는 얼음 가시가 쏘아졌다.

그 외에도 다양한 슬라임들이 킬러 비 군대에 투사체를 쏘았다.

슬라임 대포가 콰앙 하는 소리를 내며 슬라임들을 포물선의 형태로 날려 보냈다.

루시 누나는 거대한 불덩이들을 날렸으며, 나는 촉수에서 산성 점액과 뾰족한 뼈를 사출했다.

거대한 투사체의 망이 킬러 비의 군대에 쏘아졌다.

슈우우우웅 슈웅 슈웅 슈우우웅

마법사로 보이는 킬러 비들이 지팡이를 앞으로 뻗었다.

킬러 비 군대의 정면에 3m 길이의 대각선을 가지는 육각형의 반투명한 초록색 막들이 생겼다.

초록색 막들이 합쳐지며 육각형 무늬가 그려진 거대한 판이 킬러 비 군대의 정면에 만들어졌다.

치케가 우리에게 외쳤다.

“킬러 비들의 고유 방어 마법입니다!”

이윽고 투사체와 판이 충돌하며 대지를 진동하는 굉음을 만들어냈다.

콰가가강 콰앙 콰아아아앙

많은 투사체가 판에 충돌해서 흠집을 냈고 일부 판은 금이 가거나 깨지기까지 했다.

깨진 부분으로 뒤따라온 투사체가 들어가며 뒤에 있던 킬러 비들에 명중해서 피해를 입혔다.

슬라임 대포로 쏘아진 슬라임이 슬라임 촉수를 한 점에 집중해서 판을 깨버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떤 슬라임은 들어가자마자 몸에서 검은색 연기를 퍼뜨렸고,
다른 슬라임은 가시를 쏘아 보냈다.

킬러 비 창병이 대포로 쏘아진 슬라임을 찔렀다.

슬라임들의 움직임이 느려지다가 맥없이 뚝뚝 아래로 떨어졌다.

아마  때문이리라.

투사체의 소나기가 끝나자 판이 없어졌다.

킬러  투창수들이 일제히 슬라임 진영을 향해서 투창을 던졌다.

투창의 소나기가 슬라임들에게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피융 피융 피유융

단단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슬라임들이 쭈우욱 펼쳐지며 뒤에 있는 슬라임을 가렸다.

치케가 우리에게 외쳤다.

“제 뒤에 서십시오!”

철 슬라임인 치케 또한 쭈욱 펼쳐지며 우리를 가렸다.

이윽고 투창과 탱커 슬라임의 충돌로 곳곳에서 굉음이 일어났다.

쿠구궁 콰강 콰아아앙

투창이 부서지거나 튕겨 나가기도 하고 슬라임에 구멍이 뚫리는 일도 있었다.

투창에 뚫린 슬라임들이 덜덜 떨다가 추욱 늘어졌다.

슬라임이 방어하는 동안 킬러 비의 군대가 빠르게 슬라임 전선에 도착했다.

순간 우리 뒤쪽에서 거대한 황금색의 투사체 열 몇 개가 킬러  군대를 향해서 날아갔다.

육각형의 판이 생겨서 황금색 투사체를 막으려고 했다.

황금색 투사체들이 판을 그대로 부수고 지나가며 앞에 있던 킬러 비들을 녹이듯이 산산이 조각내며 날아갔다.

산산조각난 킬러 비들의 내장, 피, 고기가 비처럼 아래로 떨어졌다.

킬러 비의 군대가 황금색 투사체가 지나가는 경로에서 피하자 노란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황금색 투사체를 발사한 자가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황금색 투사체를 발사한 자는 슬라임 여왕이었다.

슬라임 여왕의 몸에서 거대한 원통형 대포가 20개나 나와 있었고 모든 포문이 킬러 비를 향하고 있었다.

치케가 외쳤다.

“저희 여왕님은 슬라임 왕국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전사이십니다!”

전열의 킬러 비 근접 병사들이 슬라임들에게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치케가 외쳤다.

“백병전이다!”

킬러 비 창병이 슬라임에게 떨어져 내렸다.

육중한 슬라임이 슬라임 촉수를 몸에서 내보내서 킬러 비를 쳐내거나 때렸다.

뿔이 달린 슬라임은 몸통 박치기를 했다.

킬러 비들이 빠른 속도로 피하거나 방패로 막았으며 일부는 맞아서 터지거나 날아갔다.

킬러 비의 창에 찔린 슬라임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다가 슬라임이  번의 공격을 허용하며 추욱 늘어져 버렸다.

슬라임이 킬러 비를 향해서 투사체를 날리고 킬러 비도 슬라임을 향해서 투창을 날렸다.

지팡이를 든 킬러 비들이 공중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며 적절한 순간에 육각형 판을 생성해서 다른 킬러 비들을 방어했다.

우리 쪽에도 킬러 비들이 내리꽂혔다.

치케가 킬러 비가 내찌른 창을 무시하고 몸통 박치기를 하자 킬러 비가 프레스에 압착되듯이 일그러지면서 튕겨 나갔다.

멜리사는 빠른 기동력으로 창을 피하며 등에서 피로와 둔화 자주 광선을 쏘았다.

멜리사는 입에서 검은 연기 같은 데스 클라우드도 쏘았다.

데스 클라우드를 맞은 킬러 비들이 영혼 데미지를 받아서 창백해지며 덜덜 떨다가 다른 슬라임의 공격을 받고 산산조각났다.

윈스톤과 루시 누나도 잘해주고 있었다.

나는 몸 여기저기서 촉수 다리를 쏘아서 킬러 비를 명중했다.

킬러 비들은 내 촉수 다리를 요리조리 피하거나 방패로 쳐냈고 육각형 판이 생겨나서 내 촉수 다리를 막기도 했다.

또 한 번 슬라임 여왕이 쏘아낸 20개의 거대한 황금색 투사체가 킬러 비 군대를 향해 날아갔다.

황금색 투사체들이 경로에 있는 모든 킬러 비를 그대로 부숴버리자 살점과 피의 비가 아래로 떨어졌다.

지금 킬러 비와 슬라임은 박빙의 전투를 하는 듯 보였다.

상공에 있는 킬러 비들 중 화관을 쓴 마법사들이 아까부터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치케가 외쳤다.

“저들이 마법을 외우면 독바람이 불어닥칩니다. 지금까지는 저 마법을 막지 못했습니다!”

주문을 외우는 킬러 비들의 높이가 너무 높다.

“루시 누나. 저 녀석들 명중 가능해?”

“너무 높아! 그리고 날려도 막힐 거야. 주변에 빽빽하게 방어하고 있어.”

킬러 비 마법사들 주변으로 반투명한 하얀색 안개가 생겼따.

이 안개가 바람을 타고 슬라임 쪽으로 빠르게 퍼져서 슬라임 군대를 덮었다.

이 안개는 나한테는 별로 영향이 없었다.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니 윈스톤, 멜리사, 루시 누나도 영향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슬라임들은 달랐다.

슬라임들이 눈에 띄게 느려져서 킬러 비에게 공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슬라임들이 슬라임 촉수로 느리게 허공을 저었다.

킬러 비들은 마치 조롱하듯이 가볍게 피해버리며 슬라임들을 공격했다.

죽어서  늘어지는 슬라임들이  빠르게 쌓여갔다.

치케조차도 힘들어 보였다.

“쿨럭. 쿨럭. 크윽. 이 안개는  몸에 조금씩 침투해서 저까지 힘들게 합니다.”

바구니를 지고 있던 킬러 비들이 죽은 슬라임들을 담기 위해서 일제히 내려왔다.

킬러 비 군대의 중열과 후열도 공격하기 위해서 내려왔다.

내가 다급하게 외쳤다.

“제길! 누가 나를 저 위로 보내줘야 해!”

치케가 외쳤다.

“슬라임 대포를 이용하십시오!”

나는 신속하게 슬라임 대포로 이동해서 지시했다.

“나를 쏘아서 킬러 비 마법사들한테 날려!”

 슬라임이 외쳤다.

“여기로 들어가십시오! 대포 방향 조정해!”

나는 점프해서 슬라임 대포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에는 회색의 거대한 바람 슬라임이 있었는데 소용돌이 문양이 몸 전체에 그려져 있었다.

바람 슬라임이 독안개로 힘들어 하면서도 당당하게 외쳤다.

“쿨럭. 아직 날릴 수 있습니다! 갑니다!”

바람 슬라임이 압축 바람으로 나를 발사했다.

퍼어어어엉

나는 킬러 비 군대를 향해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나는 내 발에서 촉수들을 뻗어서 마치 화살에 깃을 달듯 바람을 타게 했다.

내 눈앞에서 투사체와 킬러 비가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나는 킬러  마법사들에게 가까워졌다.

내 앞에 육각형의 판이 생겨났다.

나는  오른손으로 촉수 다리를 뻗어서 판의 윗면을 붙잡고 판을 넘어갔다.

내 앞에  다른 판이 생겼다.

나는  위를 날아다니는 킬러 비의 발목을 촉수로 휘감고 끌어당겨서 판을 넘어갔다.

나는 킬러 비 마법사들에게 도착했다.

킬러 비 마법사들이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막아!”

나는 몸에서 수십 개의 관 촉수를 뽑았다.

 촉수들이 초록색의 산성 점액을 사방으로 안개처럼 쏘았다.

산성 점액 안개에 들어간 킬러 비들의 몸이 녹아내렸다.

치이이이이익

사방에서 킬러 비들이 몸이 녹는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내 몸!  몸!”

“끄어억! 팔이 떨어졌어!”

내 주위에 수십 개의 마법진이 생겼다.

내가 중얼거렸다.

“멀티 파이어 에로우”

내 주변으로 수십 개의 파이어 에로우가 날아갔다.

파이어 에로우가 산성 점액 안개와 닿자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아앙

주변의 킬러 비들이 폭발에 휩쓸려 몸이 조각조각 났다.

모든 폭발이 걷혔을  내 주위에서는 내장과 살점, 뼈 조각들만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나도 중력으로 인해 떨어졌다.

킬러 비 창병이 나를 찌르려고 날아왔다.

나는  개의 촉수를 뻗어서 킬러 비를 휘감았다.

킬러 비가 경악했다.

“끄악! 무슨 힘이!”

나는 킬러 비를 끌어당겨서 반작용의 힘으로 날아올랐다.

내 주변으로 킬러 비들이 날아왔다.

나는 전신으로 수십 개의 갖가지 무기 촉수를 쏘아서 킬러 비들을 도륙했다.

퍽 콰직 샤샥 콰지직

머리가 뚫린 자, 가슴이 잘린 자, 다리가 날아간 자, 겨우 피한 자.

킬러 비들이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살려줘!”

“아파! 다리가 없어! 꺅!”

주변으로 피와 살점이 흩날렸다.

내가 킬러  마법사들을 학살해서 슬라임 군대를 에워싸던  안개가 없어졌다.

순간 엄청난 존재감이 내 머리로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마력을 담은 방패 촉수를 위로 들었다.

풀 플레이트 갑옷과 투구를 쓴 킬러 비가 오러가 일렁이는 검을 나에게 내리쳤다.

내 방패와 검이 부딪히며 주변으로 원 형태의 에너지의 파동이 퍼져나갔다.

지이이이잉

이윽고 포탄 터지는 소리가 일어났다.

콰가가가강

공중에서 킬러 비 검기사와 내가 반작용으로 서로 튕겨 나갔다.

내 몸이 빠르게 땅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반짝이는 초록색 갑옷과 마광석이 붙은 투구를 쓴 킬러 비가 날아와서 오러를 담은 창으로 나를 공격했다.

킬러  창기사가 내가 떨어지는 속도에 맞춰서 떨어지며 나에게 창을 찌르고 휘둘렀다.

나는 몸에서 수십 개의 무기 촉수를 뽑아서 창을 쳐내고 상대를 공격했다.

킬러 비 창기사는 신묘한 창술로  무기 촉수를 빗겨내며 내게 틈이 생기면 바로 찔러왔다.

나랑 킬러 비 창기사는 떨어지면서 수백합을 싸웠다.

챙 채챙 챙 

나는 땅에 충돌하기 전에 내 발에 마법진을 만들어서 아래로 소닉웨이브를 날렸다.

슈우우웅

아래로 날린 힘의 반작용으로 내 하강이 멈췄다.

아래에서 소닉웨이브가 땅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콰아아앙

내가 정신이 팔린 순간 킬러 비 창기사가 빠른 속도로 내 머리로 오러가 서린 창을 내질렀다.

오러 창끝이 내 이마에 닿는 순간에 내 머리가 이마에서부터 턱으로 쩌저적 반으로 갈라졌다.

오러가 허공을 찌르자 킬러 비 창기사가 당황했다.

나는 갈라진 머리를 도로 붙이며 탁하고 땅에 안착했다.

내 주위에 아까의 킬러 비 검기사, 지금의 킬러 비 창기사를 포함해서 10명의 강자들이 공중에 떠 있었다.

이들이 발키리이리라.

그때 귀족 여장부 같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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