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킬러 비와의 전쟁 준비 (32/200)



〈 32화 〉킬러 비와의 전쟁 준비

나와 멜리사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갔다.

루시 누나는 우리를 보고도 딱히 별말을 하지 않았다.

이미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나 보다.

나는 루시 누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 싫어서 조금 더 신경을 써주었다.

점심 즈음에 나, 루시 누나, 멜리사, 윈스톤, 치케는 치케의 집에 모여서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치케는 슬라임 왕국이 알아낸 킬러 비의 정보들을 우리에게 말해주었다.

“킬러 비의 정예들이 슬라임 왕국을 동그랗게 감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슬라임들이 나가지 못하고 있지요.”

내가 의문점을 물어보았다.

“한 점으로 뚫고 나갈 수는 없습니까?”

“그렇게 하더라도 피해가 막심할 겁니다. 슬라임은 동료를 희생하지 않습니다.”

“킬러  왕국은 이 슬라임 왕국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입니까?”

“우리 탐험대가 목숨을 걸고 알아낸 바로는 킬러 비의 왕국은 슬라임 왕국 남쪽으로 가면 있다고 합니다. 저희를 둘러싸고 있는 자들은 킬러 비 왕국의 군대겠지요.”

“그렇군요. 킬러 왕국은 어떻게 생겼답니까?”

“수많은 육각형 구멍이 뚫린 노란색의 거대한 구조물이 땅 위에 지어져 있다고 합니다.”

루시 누나가 질문했다.

“킬러 비 왕국을 유지하려면 식량이 많이 필요하지 않나요?”

치케가 대답했다.

“아마도 그래서 주기적으로 저희 왕국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벌여서 슬라임을 대량으로 사냥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다행히도여왕님이강하셔서 완전히 정복당하는 것은 막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윈스톤이 전략적 관점에서 물어보았다.

“킬러 비의 전투 방법과 강자들에 대해서 말해주십시오.”

치케가 설명했다.

“킬러 비는 무기에 꼬리 침의 독을 발라서 싸웁니다. 슬라임에는 치명적이지만 다른 종족에게는 어떨지 모르겠군요.”

“원거리 공격이나 마법은 없습니까?”

“킬러 비들은 투창을 사용합니다. 높은 곳에서 쏘아지는 독을 바른 투창은 매우 치명적이지요. 그리고 그들 중에서 머리에 화관을 쓰고 나무 지팡이를 든 자들은 마법을 쓸 수 있습니다.”

“어떤 마법을 습니까?”

“방어 마법으로는 육각형의 방패를 소환하는 것이 있고 공격 마법으로는  마법과 바람 마법을 사용합니다.”

“강자들은 누가 있습니까?”

“킬러 비 여왕은 강력한 마법사입니다. 킬러 비의 여왕이 거대한 메뚜기 떼를 소환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메뚜기 떼들로 인해 독으로 약해진 정예 슬라임들이 많이 갉아 먹혔지요. 킬러 비 여왕을 10명의 발키리가 호위합니다. 발키리는 매우 강합니다.”

“알겠습니다. 쉽지 않겠군요.”

“제가 느끼기에는 여러분의 강함도 그들에게 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희만으로 킬러 비 여왕과 10명의 발키리를 죽이는 것은 어려울 겁니다.”

“하하. 슬라임은 동료를 버리지 않습니다. 여왕님께서 당신들께 임무를 주셨지만, 당신들이 부탁한다면 모든 슬라임이 당신의 계획에 참여할 겁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슬라임은 진짜 성인군자인가.’

내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진짜로 모든 슬라임이 저희가 킬러 비를 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당신들은 이미 슬라임 왕국의 친구가 되었고 이 일도슬라임 왕국을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모든 슬라임들이 전에 참여할 겁니다.”

멜리사가 놀라서 동그래진 눈으로 말했다.

“슬라임은 킬러 비한테 약하다면서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료를 버리는 것보다는 싸우는 것을 택하겠습니다. 우리 슬라임은 동료를 위해서라면 기쁘게 죽을  있습니다.”

“혹시 치케씨만 그런  아니에요?”

“아닙니다. 모든 슬라임이 똑같이 생각할 겁니다. 저는 당신들의 강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슬라임 왕국에 들어온 킬러 비를 치기 위한 조커입니다. 모든 슬라임이  기회를 버리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먼저 실행 가능한 계획을 짜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여왕님은 이 계획에 참여하실 수 있나요?”

“여왕님께서는 이 왕국을 지키셔야 합니다. 여왕님이 참여해도 왕국의 피해가 없고 반드시 이긴다는 계획이어야만 참여하실 것입니다.”

“그렇군요.”

윈스톤이 정리했다.

“우리는 어떻게든 킬러 비의 대군과 10마리의 발키리를 뚫고 여왕의 목을 잘라야 하는군요.”

치케가 말했다.

“여왕의 목만 자를 수는 없을 겁니다. 결국 킬러 비의 군대를 와해시키고 10마리의 발키리도 모두 죽여야  겁니다. 저희 여왕님께서는 그것까지 모두 계산에 넣고 킬러 비 여왕의 목을 요구하신 겁니다.”

킬러 비 왕국이 어디 있는지 알았다고 해도 바로 직진할 수도 없었다.

나는 팀원들에게 작전을 물어봤다.

“혹시 괜찮은 작전 없어?”

윈스톤이 말했다.

“주군. 혹시 자이언트 엔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 어떻습니까?”

“일단 그건 보류다. 슬라임 왕국을 도우는 일에 자이언트 엔트를 희생하고 싶지 않다.”

이번엔 루시 누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나! 나한테 있어.”

“뭔데?”

“나는 약사잖아. 킬러 비의 독액을 연구해서 해독제를 만들  없을까?”

치케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만약 슬라임의 둔화만 해결할 수 있다면 킬러 비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습니다.”

내가의아해했다.

“그러고 보니 왜 해독제를 만들 생각을 안 했나요?”

“독을 얻기도 어려울뿐더러 대량의 독을 만지면 슬라임이 녹아내려서 저희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습니다. 내성도 생기지 않더군요. 오랜 시간 킬러 비가 슬라임과 함께 진화하면서 이루어진 상황으로 보입니다.”

윈스톤이 슬라임의 전투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

“슬라임은 원거리 공격이 있습니까? 공중병력에 근접 전투만으로는 불리합니다.”

치케가 말했다.

“저희한테는 불 슬라임, 얼음 슬라임, 독 슬라임  투사체를 쏘아 보내는 슬라임들이있습니다. 그리고 슬라임 대포도 있습니다.”

“슬라임 대포는 뭡니까?”

“밑이 막혀 있는 원통 아래에 바람 슬라임을 집어넣습니다.  위에 다른 슬라임을 올려놓으면 바람 슬라임이 강력한 바람으로 위로 쏘아 보내지요. 생각보다 높이 갑니다. 그리고 슬라임은 땅에 떨어져도 잠깐 따끔한 것으로 끝납니다.”

“허어. 슬라임도 좋은 전투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군요.”

“지금까지는 대포로 쏘아진 슬라임들이 킬러 비의 독에 중독돼서 공중에서 아무것도 할  없었습니다, 독만 없다면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슬라임 왕국에서 킬러 비의 독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없습니다.”

내가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럼 일단 밖으로 나가서 킬러 비를 잡읍시다. 그리고 루시 누나가 독을 분석해서 해독제를 만들어줘.”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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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명과 철 슬라임 치케는 슬라임 왕국의 국경으로 향했다.

윈스톤은 괴수인간으로 멜리사는 네발짐승으로 변신한 상태였다.

내가 멜리사한테 명령했다.

“멜리사. 가까운 킬러 비들을 찾아줘.”

“나한테만맡겨! 킁! 킁킁!”

멜리사는 조용히 어느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어느 정도 가니 킬러  10명이 나무 높이에서 날아가고 있는 게 보였다.

내가 말했다.

“저 킬러 비들을 잡자. 혹시 치케씨가 미끼가 되어줄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저는  슬라임이니 어느 정도는 버틸  있습니다. 제가 적들을 데려오면 숨어있다가 덮쳐 주십시오.”

“치케씨가 위험하면 바로 도와주러 가겠습니다.”

치케는 빠른 속도로 킬러 비들에게 다가갔다.

우리는 수풀로 덮인 땅을 판 다음 머리만 내민 채 몸을 숨겼다.

몇십 분을 기다리니 치케가 뒤에 10마리의 킬러 비를 달고 우리 쪽으로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왔다.

킬러 비는 치케한테 주위가 쏠려서 아직 우리를 눈치채지 못했다.

치케가 우리한테 점점 가까워졌다.

20m, 10m, 5m, 1m...

킬러 비가 우리의 머리 위를 지나가기 직전에 우리 모두 일제히 구멍에서 점프해서 킬러 비들을 덮쳤다.

내가 높이 점프하자 나를 지나치는 3명의 킬러 비가 당황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내 몸에서 촉수를 쏘아 보냈다.

킬러  2명이 방어하지 못하고 창 촉수에 꿰뚫려 절명했다.

남은 하나의 킬러 비가 가지고있던 방패로 쏘아지는 창 촉수를 쳐내서 경로를 비뚤었다.

킬러 비가 경로를 틀어서 도망치려고 했다.

내 창 촉수가 휘어지더니 킬러 비의 허리를 휭휭 감아버렸다.

킬러 비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킬러 비가 가지고 있는 창을 역수로 잡아서 내 촉수를 찌르려고 했다.

나는 촉수에 힘을 줘서 그 킬러 비를 바닥에 패대기쳐버렸다.

쾅!

“끄으윽….”

킬러비는 그냥 기절했다.

내 팀원들을 보니 다른 킬러 비들을 전부 죽어버렸다.

치케가 우리에게 다가오며 신난 목소리로 외쳤다.

“킬러  9명을 죽이고 1명을 사로잡았습니다. 대승리입니다!”

내가 치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치케. 일부로 미끼가 돼주어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성과가 있지않습니까. 괜찮습니다.”

우리는 킬러 비 시체와 기절한 포로를 데리고 슬라임 왕국으로 돌아갔다.

치케는 뿅뿅 점프하면서 슬라임들에게 승리를 알렸다.

“우리 새로운 친구들이 킬러 비를 잡았습니다!”

많은 슬라임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뿅뿅 뛰며 칭찬했다.

“킬러 비를 잡다니,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루시 누나가 말했다.

“치케. 제가 킬러 비를 연구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해요. 다양한 약초와 독초도 필요하고요.”

“아데벤의  이끼밭 주변에  돔이 있으니 내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식물밭을 운영하는 슬라임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들은 기쁜 마음으로 도울 겁니다.”

“앗.감사해요.”

윈스톤이 나한테 물었다.

“주군. 기절한 포로는 어떻게 할까요?”

“뇌 기생 촉수에 감염시켜서 정보를 빼낸다.”

“좋은 생각입니다.”

나는 뇌 기생 촉수를 기절한 킬러 비의 코에 올려놓았다.

촉수가 코안으로  들어갔다.

띠리리링

[20pt를 소비해서 벌과(科) 몬스터와의  연결을 배우겠습니까?]

“그래.”

이제 이 킬러 비는 우리의 중요한 정보원이 될 것이다.

우리는 루시 누나가 새롭게 받은 킬러 비 연구동으로 향했다.

루시 누나는 연구동에서도 치케한테 계속 여러 가지 가구와 물건을 요구했다.

치케는 모든 요구에 성실히 응했다.

어느새 연구동이 브래돈 영지 포션 상점 지하의 공방과 비슷하게 변했다.

때마침 촉수에 감염된 킬러 비가 일어나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응. 너 이름이 뭐냐?”

“저는 이름이 없어요.”

“뭐?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킬러 비는 여왕, 발키리, 그리고 영웅들만 이름이 있거든요.”

나는 다른 팀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얘뭐로 부를까?”

멜리사가 저요 저요 하며 손을 들었다.

“릴리요! 릴리!”

내가 킬러 비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너는 릴리다.”

“앗 감사합니다! 우와! 이름이 생겼어!”

“네가 킬러 비 왕국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모두말해.”

“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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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에게 정보를 듣다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우리 몫의 뿔토끼가 배달되었다.

촉수마다 먹는 방법이 다르다.

윈스톤은 얼굴만괴수인간으로 변형시켜서 와그작 씹어먹는 걸 좋아한다.

멜리사는 머리에 촉수 혀를 꽂아서 뇌부터 빨아먹는다.

멜리사는 생명체가 펄떡펄떡 뛰는 상태의 뇌가 맛있다고 한다.

루시 누나는 토실토실한 엉덩이부터 촉수 혀로 빨아먹는다.

나는 그냥 잡히는 곳부터 먹는데 일일이 생각하기 귀찮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릴리가 굶고 있었다.

내가 릴리에게 질문했다.

“릴리. 너는 뭐 먹어?”

“저는 그냥 꽃이나 뿔토끼로 주시면 돼요.”

“슬라임은 안 먹냐?”

“주인님이 슬라임 편인데 어떻게 먹어요. 이 몸은 슬라임이 가장 맛있다고 하지만 다른 것도 먹을 수 있어요.”

치케가 탄식했다.

“허. 저희를 먹지 않고 다른 걸 먹으면 될 텐데. 킬러 비들은 정말 욕심이 많군요.”

릴리가 대답했다.

“킬러 비는 슬라임 먹는 걸 정말 좋아해요. 다른 것들은 반찬 같은 느낌이에요.”

“정말 안타깝군요. 저희랑 친해지면 뿔토끼랑 사육법을 줄  있을 텐데요.”

나는 릴리한테 정말 궁금한 걸 물었다.

“흠흠. 너희들은 먹은 다음에 어디로 싸냐?”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모두 못 볼  본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냥 대놓고 당당하게 나가기로 했다.

“아니. 물어볼 수도 있지.  궁금해?”

릴리가 수줍어하면서 말했다.

“혹시…. 주인님은 그런 쪽이에요? 정말 원하신다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요….”

“아니야! 그런  하려는 거 아니야! 순수한 궁금증이라고!”

약간의 소란이 있고 난 뒤에우리는 진실을 들을 수 있었다.

킬러 비의 대장이 엉덩이에 달린 벌의 배로 이어져서 꼬리  아래의 항문으로 싼다고 한다.

나는  먹는데 싸는 얘기를 해서 사과해야 했다.

차마 릴리한테 항문을 보여달라고는 못 하겠다.

우리는 릴리한테 정보를 듣다가 밤이 되자 자러 갔다.

릴리의 숙소는 우리 숙소 옆의 조그만 돔으로 정해졌다.

우리가 사정을 설명하자 슬라임들이 투항자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였다.

릴리는 루시 누나의 연구를 위해 꼬리 침의 독을 아낌없이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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