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잠식
나는 꿀잠을 자다가 다음날 정오에 눈을 떴다.
루시 누나도 내 옆에서 나를 껴안고 자고 있었다.
내가 뒤척이자 루시 누나가 눈을 떴다.
“카일. 일어났어?”
“누나. 피곤하면 더 자.”
“아니야 같이 일어나자. 헤헤.”
“그런데 침대보가 완전 정액이랑 애액 범벅됐는데 어떡하지?”
“세탁하면 되지. 나는 카일이랑 어제 같은 섹스 또 하고 싶은데~”
“그럼 모닝 키스 콜?”
루시 누나의 입술과 내 입술이 겹쳤고 서로 혀를 섞으며 타액을 교환한 후에 떨어졌다.
쪼오옥 쪽 쪽
“후후. 카일이랑 하는 키스 너무 달콤하고 좋아.”
루시 누나랑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루시 누나는 침대보를 세탁 바구니에 놓은 다음 부엌에 가서 나물이랑 고기를 넣고 맛있는 스튜를 끓여주었다.
“카일. 많이 먹어~ 헤헤헤.”
“맛있겠다! 고마워 누나!”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식탁에 앉아서 점심을 먹으니 감회가 새롭다.
지구에서부터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 같고 평생 이렇게 살수만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나는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기로 했다.
나는 루시 누나의 뇌를 통해서 이 대륙과 마을에 대한 일반 상식을 습득했다.
“누나. 촉수는 우리 두 명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인간이야. 언젠가는 들킬 거고 계획을 세워야 해.”
“카일은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이 대륙의 누구도 촉수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보고 싶어. 나한테는 그럴만한 능력도 있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어. 언젠가 누나랑 나의 아이가 나왔을 때 전 대륙이 그 아이를 찬양하게 만들고 싶어.”
루시 누나는 뿌듯하고도 존경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손을 뻗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카일! 너무 멋있어. 그, 그리고 누나랑 아기 만들기도 꼭 해야 해!”
“당연하지. 아직은 아기가 생겨도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 내가 신님이었을 때 누나를 따라다니면서 이 마을을 쭉 둘러보고 세운 계획이 있는데 말해줄게.”
“응!”
“일단 지하실에 엘빈의 흔적을 없애야 해. 누나가 아무리 텔레포트 스크롤을 이용했다고 해도 누나는 엘빈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용의선상에 있어.”
“그건. 누나가 해결할 수 있어. 나한테 있는 약물로 사체랑 핏물까지 완전히 지우면 돼. 마법으로 태워도 되고.”
“그럼 됐고. 나는 여성체를 부화장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 부화장을 이용해서 뇌 기생 촉수들을 태어나게 할 거야. 그리고 이 기생체들을 몰래 마을 사람들에게 기생시켜서 우리 편을 야금야금 늘리는 거지. 부화장으로 쓸 여성체는 아무도 잘 찾지 않는 사람이어야 돼.”
“잠깐! 나는 카일이 나 이외의 여자를 임신시키는 건 싫어!”
“아아. 이건 내 자식이 아니야. 그냥 도구로 내 병사들을 만드는 거야. 내 정자는 하나도 안 들어가.”
“정말?”
“응! 누나를 가장 사랑하는데 내가 왜 딴 여자에게 내 아이를 배게 하겠어?”
“카일! 사랑해!”
루시 누나가 갑자기 나를 꽉 껴안자 나도 촉수 다리를 뻗어서 누나를 껴안고 등을 쓸어주었다.
내가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기생체가 들어간 마을 사람들만 늘려서는 의미가 없어. 이 마을에는 강자들이 있기 때문이지. 일반인들을 아무리 우리 편으로 만들어도 강자들이 인간으로 남아있다면 무력으로는 이길 수는 없어. 강자를 기생시키는 일은 쉬운 게 아니야.”
“흐음. 그렇겠지.”
“뛰어난 강자들은 독이나 약이 들어있는 음식도 감으로 알아맞힐 수 있어. 그리고 일반인들을 이용해서는 강자들을 무력으로 제압하기도 힘들고. 강자들이 ‘나 잡아주세요’ 하고 가만있지는 않을 거 아냐.”
“그럼 계획을 세워야겠네. 계획 있어?”
“일단 마을의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는 에드가 마을 촌장, 윈스톤 경비대장, 멜리사 여사제가 있어. 에드가는 무력은 약하지만 마을을 운영하는 권한이 있고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따르고 있어. 윈스톤은 전에 기사였다고 한 것 같은데 아마 오러마스터급 검사이고 마을 최고의 무력을 가졌을 거야. 멜리사는 마을의 교회를 운영하고 있고 강력한 사제야. 멜리사랑 친한 제노스 성기사도 무력이 강할 거야.”
“그럼 무력이 가장 약한 에드가부터 공략해야겠구나.”
“바로 그거야! 우리의 장점은 아직 아무도 우리에 대해서 모른다는 거야.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목적이 뭔지. 마을 사람들이 눈치챘을 땐 이미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우리 편이 되어 있어야 하지. 그런 면에서는 에드가를 가장 빠르게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게 좋아.”
“나 똑똑하지?”
“아이고. 우리 루시 누나가 칭찬받고 싶었어요? 우쭈쭈.”
나는 루시 누나의 머리를 촉수 다리로 쓰다듬어주었다.
“헤헤헤. 카일 촉수 다리 좋다.”
“일단 누나가 할 일을 말해줄게. 먼저 엘빈의 흔적을 처리하고 경비대가 엘빈 가출 사건을 조사할 동안 조용히 있어.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 부화장으로 만들 여자를 찾아줘. 이 여자는 없어져도 사람들이 눈치채기 어려운 사람이어야 돼. 부화장으로 뇌 기생 촉수들을 대량으로 만든 다음에는 누나랑 친한 사람들부터 우리 편으로 감염시키자.”
“우리 편으로 만들려면?”
“누나의 약물로 잠들게 한 다음 뇌 기생 촉수를 코나 귀를 통해서 뇌로 집어넣는 거지. 일단 뇌 기생 촉수가 들어가면 우리 편이 될 거야. 우리 편이 되면 그들의 친구랑 가족에게 전염시키다 보면 언젠가는 많아지겠지. 아참! 그리고 나는 살아있는 생명의 생명력을 흡수해야 강해질 수 있어.”
“알겠어. 인간이든 동물이든 준비해볼게.”
“일단 사람들을 감염시켜서 에드가에게 다가가 보자.”
“응응! 근데 카일!”
“왜?”
“너 너무 섹시해. 나는 뇌가 섹시한 촉수가 좋더라.”
“뭐. 이 정도야. 하하. 내가 집에 있으면 어떻게든 경비대가 수색할 때 들킬 수 있으니까 낮에는 땅속에 있을게. 누나 잘 부탁해!”
“응! 나만 믿어! 카일을 위해서면 뭐든지 할게!”
나랑 루시 누나는 계속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루시 누나는 먼저 엘빈의 흔적을 처리하고 평소처럼 1층 포션 상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앞으로 브래돈 마을에서의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먼저 전부 감염시키느냐, 아니면 일찍 발견돼서 처리당하느냐의 싸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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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톤 경비대장은 오늘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
일주일 전 엘빈의 어머니가 와서 아들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했을 때는 젊은 놈이 어디 술을 먹고 뻗어있을 거라고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엘빈은 3일째 집에도 안 들어오고 경비대에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심지어 엘빈의 친구 경비대원들조차도 엘빈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결국, 4일째에 윈스톤은 마을의 경비대원들과 엘빈의 집을 조사했다.
그가 알아낸 단서는 엘빈이 야간근무를 끝내고 어머니랑 만난 다음에 목욕하고 2층으로 갔다가 사라졌다는 것이 전부.
엘빈의 방에는 폭력이나 저항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창문이 열려있지 않고 창틀에도 신발 자국이 없는 거로 보아서는 창문으로 뛰어내리지도 않은 것 같았다.
이 사건의 이상한 점은 이불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왜 이불보가 사라졌을까?
윈스톤은 이것이 매우 중요한 단서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경비원 마크가 윈스톤에게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경비대장님. 이거 아무리 찾아도 흔적이 없습니다. 엘빈이 마을 밖으로 사라진 게 아니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요.”
“마크. 엘빈이 마을 밖으로 나갔으면 지금 모든 경비대원은 경계 실패로 머리 박아야 한다.”
“아. 제 입이 잘못 말했네요. 뭐 스펙터 같은 거의 공격이라도 받은 거 아닙니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몬스터라든지요.”
“그렇다면 평범한 몬스터는 아닐 거다. 이불보가 사라졌어. 아마도 이불보에 흔적이 남아서 아예 없애버린 거겠지. 증거를 없앨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그렇구먼요.”
“그리고 폭력과 저항의 흔적이 없다. 심지어 엘빈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1층의 부모님은 모두 자고 있었지. 소리 없이 사건이 일어난 거다. 아마도 엘빈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너무 강해서 저항조차 못 했거나 둘 중의 하나다.”
“그런 것 같네요.”
“나는 이 사건이 엘빈의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내 감이 말해주고 있어.”
“넵. 알겠습니다.”
마크는 머리가 안 좋아서 대충 긍정하는 표현만 했지만, 그는 윈스톤의 말을 굉장히 신뢰했다.
윈스톤은 젊었을 때 기사로 이름을 날려서 무력도 강했고 머리도 좋았기 때문이다.
경비대원들은 엘빈과 친한 사람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은 엘빈의 부모님이었지만, 알리바이도 너무 확실하고 집의 곳곳을 샅샅이 뒤져도 엘빈이 없었기에 혐의가 풀렸다.
그다음의 용의자들은 엘빈의 여자친구인 루시와 엘빈의 친구들이었다.
엘빈의 여자친구인 루시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았지만,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루시와 엘빈은 애완 뿔각토끼가 죽었을 때 잠깐 사이가 나빠졌지만, 최근에는 다시 사이가 좋아졌다.
확실히 루시의 집에서도 엘빈은 없었고 엘빈이 사라진 시간에 집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도 완벽했다.
루시의 마법 실력도 멀리 있는 엘빈을 사라지게 할 정도로 높지가 않았다.
루시는 엘빈이 사라진 것을 알자 눈물을 흘리며 걱정까지 했다.
“엘빈이 사라졌다고요? 이럴 수가…. 최근에 안 보이더니 사라진 거였구나…. 제 탓이에요. 흑흑. 제가 최근에 엘빈에게 못살게 굴어서. 흑흑흑.”
“아가씨. 진정하시고요. 일단 집 좀 수색해보겠습니다.”
“네. 흑흑흑.”
이 주일이 넘어가자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졌다.
엘빈의 부모님은 휴직하고 마을 곳곳을 뛰어다니며 엘빈의 흔적을 찾았다.
엘빈의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실종 신고 팸플릿을 돌리고 용병들을 고용해서 직접 마을 밖의 숲까지 돌아다녔다.
엘빈의 어머니는 울고 불며 경비대원들에게 매달렸다.
“아이고! 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
“어머니! 이러지 마시고. 좀 진정하세요.”
“우리 아들 어떡해. 엉엉엉. 엘빈아, 어디 있니! 엘빈아!”
“거기 신입! 빨리 어머니 부축해드려!”
신입이 달려가서 엘빈의 어머니를 부축하며 안타까운 얼굴로 달래주었다.
“어머니. 저도 엘빈 선배가 어디 있는지 정말 궁금하고 지금 경비대원들이 최대한 열심히 찾아보고 있습니다. 제발 다시 집으로 가세요. 이러다가 엘빈이 돌아왔을 때 건강 상해서 쓰러지시면 어떻게 해요.”
“우리 엘빈. 엘빈아. 엉엉엉.”
경비대원들, 엘빈의 부모님, 루시, 엘빈의 친구들까지 총동원돼서 엘빈의 수색이 이어졌다.
하지만 세 주일이 넘어가도 엘빈은 나타나지 않았고 마치 증발하기라도 했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마을 촌장 에드가가 엘빈을 발견하는데 마을 기금 100골드를 내놓고 엘빈의 부모님이 400골드를 내놓아서 총 500골드의 엘빈 현상금 포스터가 마을 광장의 게시판에 붙었다.
이제는 전 마을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엘빈의 흔적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엘빈은 없었다.
1달이 지나가자 결국 모두 포기하고 말았다.
엘빈이 사라져서 루시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엘빈의 친구들은 모두 루시를 위로했다.
루시의 얼굴에는 언제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루시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포션 상점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친구들이 가끔 위로하러 루시를 찾아가면 루시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엘빈을 화나게 했다고 후회했다.
친구들은 엘빈이 사라진 건 루시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친구들은 엘빈과 루시가 잠깐 권태기가 왔지만 잘 이겨내고 다시 이어졌는데 이런 불상사가 일어난 것을 너무나도 안타까워했다.
2달째에도 엘빈 현상금 포스터는 여전히 마을 광장 게시판에 붙어있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에서 엘빈은 희미해졌다.
이제는 누가 그 포스터를 봐도 ‘언젠가는 발견했으면 좋겠네’ 하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가는 정도였다.
엘빈의 어머니는 화병으로 암이 재발하였고 아버지는 모든 직장을 그만둔 채 아내를 병간호하는 데 집중했다.
루시는 간간이 엘빈의 부모님을 위로하기 위해서 음식을 싸 들고 가거나 용돈을 드렸다.
엘빈의 아버지는 너무나도 고마워했다.
“아버지. 너무 힘드실 텐데 여기 밥 좀 드세요. 그리고 여기 병원비예요.”
“아이고. 우리 며느리. 고마워. 정말 고마워. 엘빈이 빨리 나타나야 하는데…. 이렇게 참한 아가씨를 안 데려가고 우리 아들은 어디 있는 거야.”
루시는 조금씩 외출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루시는 친구들과 만나면 옛날처럼 활발하게 웃고 떠들지는 않았지만 약간은 그늘진 미소를 지으면서 조용히 대화하였다.
그렇게 엘빈은 잊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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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은 브래돈 마을에 사는 23살 고양이 수인이다.
마린은 붉은색 단발머리, 푸른색 눈, 머리 위로 삐쭉 솟은 고양이 귀를 가지고 있다.
마린은 순진한 고양이같이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다.
마린의 손은 인간의 손 같지만, 손등에 붉은색 털이 나와 있고 발은 고양이 발같이 생겼다.
마린의 키는 163cm에 몸 곳곳에 수인처럼 붉은색 털이 나 있고, 가슴은 C컵에 잘록한 허리와 동그란 엉덩이를 가지고 있는데 엉덩이에 붉은색 고양이 꼬리가 달려있다.
많은 브래돈 남자가 마린의 보지 털도 붉은색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진실을 몰랐다.
마린이 브래돈 마을에 온 이유는 캣닢 때문이었다.
캣닢은 고양이류 수인에게 마약과 같은 작용이 있어서 고양이류 수인 마을에서는 강력한 금지 물품이다.
마린은 캣닢을 끊을 수가 없어서 캣닢을 기르기 위해 브래돈 마을로 왔다.
마린의 집은 마을 구석진 곳에 있었다.
마린의 단독주택은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집과 마당을 가리는 돌담이 처져 있었다.
마린은 마당 한 편에서 캣닢과 감자를 길렀고 조그만 연못을 마련해서 자신이 간식으로 먹는 금붕어들을 키웠다.
마린은 거의 자급자족이 가능했다.
마린이은 추적, 색적 스킬이 뛰어난 궁수이기도 해서 돈이 궁해지면 단기 아르바이트로 몬스터 사냥에 참여했다.
마린의 취미는 상자 안에 쪼그리고 앉아서 따스한 햇볕을 쬐며 캣닢을 빠는 거였다.
“행복하다냐~~”
마린은 의외로 친구가 없었다.
이유는 병신같이 어미에 ‘냐~’를 붙이기 때문이었다.
마린이 계속 ‘냐~냐~’ 거려서 같은 고양이 수인들까지도 그녀를 기피했다.
대부분의 여자는 그녀가 남자를 꾀려고 컨셉질을 하거나 캣닢으로 뇌가 망가졌다며 뒤에서 흉봤다.
마린이 브래돈 마을에 처음 왔을 때는 ‘냐~’거리는 고양이 수인하고 한번 사귀어보려고 많은 남자가 달려들었다.
하지만 마린의 철벽수비에 이미 전부 포기한 상태였다.
마린은 혼자가 좋아서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마린은 캣닢, 상자, 먹을 거만 있으면 언제나 행복해했다.
마린은 이 마을에 유일한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착하고 붙임성 있는 루시였다.
루시는 그냥 뒤에서 흉보지 않고 마음 상하지 않게 대해주는 것뿐이었지만, 친구가 없는 마린은 루시를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린의 집에 오래간만에 루시가 찾아왔다.
“마린! 마린! 집에 있니?”
“루시다냐?!”
마린은 돌담에 있는 문을 열고 루시를 반갑게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