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화 〉촉수 시작! (2/200)



〈 2화 〉촉수 시작!

김철수는 어둠에서 눈을 떴다.

눈앞에 이상한 글이 보인다.

[당신은 하급촉수가 되었습니다]

‘씨발...’

나는 갑자기 눈앞에 보이는 글씨를 이해할  없었다.

갑작스럽게 목이 날아갔으니 당연히 씨발이라는 욕이 나왔다.

방금까지 분홍 촉수랑 있었고 분홍 촉수의 촉수 다리가  머리를 날려버리는 것까지는 기억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내 목과 분리된 몸통을 보았고, ‘어? 내가 죽었나?’라는 사실을 인식한 순간 정신이 날아갔다.

사람은 극한의 순간 고통이 마비된다고 하는데, 목이 끊기는 고통은 잘 기억나지않는다.

목이날아갔는데도 이렇게 정신이 살아있는 것을 보면 아까 보았던 것들이 전부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손과 발을 움직여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으응찻~ .....응?”

뭔가 내 원래 몸과 느낌이 다르다.

‘내가 손이랑 발이 이렇게 많았나? 그리고 팔다리가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는 느낌인데?’

아직도 눈앞에서는 이상한 글씨가 어른거렸다.

‘혹시 아직도 꿈일까?’

나는 끙끙 몸체를 일으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으으으응?!”

순간 여러 개의 촉수 다리들이 보였다.

동그랗고보라색의 몸체 아래로 열  정도가 되는 촉수 형태의 다리들이 달려 있었다.

동그란 몸체에는 괴상한 입이 달려 있다.

그러고 보니 보이는 것도 이상하다.

전보다 주변 공간이 더 잘 인식된다.

주변에 흩날리는 먼지 한 톨 한 톨이 3D로 보이는 느낌인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러고 보니 눈들이 내 맘대로 움직이네?’

나는 맨 왼쪽에 달려 있다고 생각되는 눈을 돌려서 오른쪽을 바라봤다.

“으아아아아아! 뭐, 뭐야!”

보이는 것은 가느다란 촉수 끝에 달린 5개의 눈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눈이 여러 개라서 어색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3D의 형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제야 내가 촉수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섭렵한 많은촉수물들을 떠올려 보았을때 찐따가 촉수가 되는 성인물도 분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진짜 촉수가 되었구나…. 아직도 꿈인 것 같은데.’

현대 일반인인 나에게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인간과는 다른 요상한 감각과 눈으로 보이는 상황은 자신이 촉수라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때 갑자기 소리가 들렸다.

띠리리리링.

[당신은 스스로가 촉수라는 것을인식하셨습니다. 스테이터스를 보여드립니까?]

일단 주변을 바라보니 나는 어두운 공동안에 혼자 있고 공동의 벽은 흙으로 보였다.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예스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나에 대한 정보로 생각되는 것이 나왔다.

[1.이름 : 김철수
2. 등급 : 하급촉수
3. 종족 : 촉수 유생
4.
힘 : 0.1
체력 : 0.1
민첩 : 0.1
지능 : 22
마력 : 0
5. 권능 :
1) *****
2) 진화
6. 특성 :
7. 진화포인트 10pt
]

나는 내 정보를 읽고 또 읽었다.

촉수 유생에 집중하자 촉수 유생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이제 막 태어난 촉수 유생입니다. 생태계의 맨 아래 있으니 살기 위해서 발버둥 쳐 주세요. 당신의 크기는 벌레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리고 한숨이 나왔다.

“하아아아아...”

딱 봐도 누가 봐도 쓰레기 종족이다.

거대하고 강력한 촉수가 돼서 수많은 여자를 따먹을 수 있다면 이렇게 촉수가  것도 좋을 거로 생각한다.

그런데 힘, 체력, 민첩이 너무 쓰레기다.

그나마 내가 자아를 유지해서 지능이 가장높아 보였다.

그래도 이건 아닌 같다.

‘아직 완전히 좆된건 아니야. 권능을 보자. 그래 권능을 봐야 해’

[권능이란 당신의 영혼에 새겨진 고유능력으로 세계의 보호를 받습니다.]

권능에 2개가 있다.

‘후…. 이거라도 제대로 되어있어야 한다.’

1) ***** 을 보려고 하니 경고창이 떴다.

[당신은 이것을  수 없습니다. 딱히 기대하지 마세요.]

“좋은  같기도 하고. 흠….”

이번에는 2) 진화를 선택했다.

[당신은 진화포인트를 사용해서 당신이 생각하는 어떤 방향으로든지 진화를 할 수 있습니다. 진화포인트는 생명력을 흡수하거나 업적을 채웠을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진화로 특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응? 이게 내가 원하던 것 아닌가!”

생각해보니 진화를 하면 먼치킨이 될 수도 있고, 촉수물에 나오는 촉수처럼 세뇌와 조교에 특화된 촉수가 수도 있을 것 같다.

갑자기자신감이 샘솟기 시작했다.

어쩌면 진화는 나만의 능력일지도 모르고 내가 특별한 존재인  같았다.

남은 진화포인트는 아직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보관해두기로 하였다.

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자 자신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다.

‘왜 나는 죽어서 촉수가 되었을까? 나를 이렇게 만든 게 분홍 촉수일까?’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나는 혼자이고 가르쳐줄 존재도 없다.

움직여서 내가 어디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나는 꾸물꾸물 촉수를 움직여서 기어 다녔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마치내 팔다리처럼 움직이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혹시 내가 원래 촉수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봤다.

‘장자의 나비 꿈처럼 사실 나는 촉수이고 인간이 꿈이었다면?’

이건 너무 나간 거 같다.

아무리 움직여도 주변에 흙으로 된 벽밖에 안 보였다.

위를 올려보니 천장도 흙으로 막혀있었다.

‘뭐야. 환생하자마자 갇힌 거냐? 이게  개 같은 출발이야! 나 좀 내보내 줘!’

소리를 지르는 순간 띠리링하는 소리가 내 귀에 울려 퍼졌다.

[5pt를 사용해서  굴 파기를 배우겠습니까?]

“예스.”

[흙  파기를 배웁니다. 몸이 진화합니다. 진화포인트가 5pt 남았습니다.]

갑자기 촉수 다리의 근육이 조금 변형되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에 흙에 굴을 파는 방법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흙의 마찰을 줄일  있는 미끈미끈한 점액을 생성하고 몸 주위에 내보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나는 촉수 다리들로 흙벽을 파기 시작했다.

나는 촉수 다리를 움직여서 앞과 옆의 흙을 파내서 뒤로 보냈다.

“여엉차. 여엉차.”

나는 계속 위로 올라갔다.

몇 시간 정도 시간 가는  모르고 계속 파다 보니 빛이 은은한 어두운 곳으로 나왔다.

나는 뽈뽈 주변을 기어 다니며 인식했다.

내가 나온 곳은 내 몸에 비해서 어마어마하게 큰 공동이었다.

공동안의 벽과 천장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주변에 빛이 나오는 광석들이 바닥, 벽, 천장 곳곳에 박혀있었다.

광석에서 나온 빛들이 은은하게 공동을 밝혀주었다.

곳곳에 초록색 이끼들이 보였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이끼가 왠지 먹음직스러워 보여. 이끼를 먹어볼까?”

나는 이끼로 기어가서 야금야금 이끼를 파먹었다.

달콤하다.

이끼치고 너무 달콤하다.

이끼를 어느 정도 먹자 배가 불렀다.

띠리리링.

[당신은 이끼의 생명력을 처음으로 흡수하였습니다. 진화포인트 2pt를 얻습니다.]

“뭐야. 이끼도 생명력으로 치는 거였어?! 그런데 2pt면 너무 조금 주는거 아니야?”

배를 채우고 나서 공동의 벽에 있는 거대한 굴을 향해 기어갔다.

일단, 이 동굴에서 나가야 할  같다.

그 순간 저기 멀리서8개의 다리를 가진 무엇인가가 이쪽으로 타닥타닥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내 몸의3배는 될 것 같은 거대한 거미였다.

타란툴라처럼 생겼고 몸에 검은색털이 숭숭  있으며 8개의 붉은 눈은 허기로 번들거렸다.

띠리리리링

[동굴 거대거미 유생 : 동굴에 사는 거대한 거미의 유생입니다.]

거대거미는 나를 보면서 갈고리 같은 입에서 침을 줄줄 흘렸다.

나는 뒤를 돌아서 뽈뽈 도망갔다.

그런데 거대거미가 더 빨랐다.

“나에게 싸울 힘을 줘! 힘을!”

띠리리링

[진화포인트 1pt로 힘, 민첩, 체력, 지능, 마력을 1씩 올릴 수 있습니다. 5pt를 사용하여 촉수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칼날, 창, 가시, 둔기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단 휘두르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가시랑 둔기는 박혀서 손상을 줄 정도로 세게 때릴 자신이 없다.

나는 칼날을 선택했다.

‘그리고 힘, 민첩 1씩 올려줘!’

띠리리링

힘이 1, 민첩이 1이 되었다.

0.1은 너무 작은 숫자라서 카운트되지 않는 것 같았다.

촉수 끝에 날카로운 칼날이 생겨났다.

재질은 곤충의 껍질인 키틴질과 비슷해 보였다.

내가 원하면 칼날을 숨겨서 촉수 끝을 다시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는 느낌이다.

‘어차피 이판사판이다. 도망가다 죽을 바에야 싸우고 죽는다!’

나는 몸을 돌려서 거대거미를 노려보았다.

거대거미가 거대한 앞발을 들고 나를 내려찍으려고 했다.

앞발이내 머리 바로 위에서 떨어지는 순간 내가촉수를 이용해서 스프링처럼 앞으로 휙 튀어 나갔다.

거대거미가 내 빠른 속도에 당황했다.

나는 칼날 촉수를 위로 올리며 앞으로 거대거미의 배 아래로 돌진했다.

높아진 힘 수치로 칼날이 쑥 들어갔다.

내가 쑤우욱 미끄러지며 거대거미의 부드러운 배에 긴 자상을 남겼다.

배가 부드러워서 그런지 두부 썰리듯이 썰리는 맛이 있었다.

배에서 하얀색 창자들이 내려와서 대롱대롱 매달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거대거미를 죽이기에는 부족했다.

거대거미는 몸체를 돌려서 이제는 꽁무니를  쪽으로 향하게 했다.

왠지 거미줄이 나올  같은 느낌이다.

내가 옆으로 원을 그리듯 신속하게 이동하자 거미줄이 간발의 차이로 내 옆을 스치듯이 지나갔다.

나는 촉수 다리를 이용해서 스프링처럼 거대거미의 눈을 향해 점프했다.

거대거미가 나를 막기 위해서 빠른 속도로 앞다리를 휘둘렀다.

앞다리가 내 머리에 가까워질 즈음에 나는 촉수 다리를 길게 뻗어서 떨어지는 거대거미 앞다리 옆을 쳤다.

간발의 차이로 거대거미 다리가 내 본체를 스치듯 지나갔다.

내 몸이 거대거미의 머리 높이까지 올라갔다.

나는 촉수 다리를 뻗어서 거대거미의 갈고리같은 입을 휘감고 잡아당겼다.

 몸이 거대거미의 8개의 눈 쪽으로 날아갔다.

나는 칼날촉수로 거대거미의 8개의 눈을 미친듯이 찔렀다.

“죽어! 죽어!퍗퍗퍗”

거대거미가 괴성을 지르며 다리를 자신의 눈 쪽으로 휘둘렀다.

“쿠에에에엑”

나는 거대거미의 등으로 이동해서 마구 난도질했다.

거대거미가 비명을 지르더니 쿠우웃 소리를 내고 땅에 배를 깔고 쓰러졌다.

“이겼다!”

촉수가 돼서 처음으로 목숨을 건 싸움을 경험했다.

내가 이겨서 살아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나는 굴 밖으로 나가려다가 갑자기 거대거미의 사체가 너무 맛있게 보여서 멈췄다.

‘왠지 촉수를 뻗어서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나는 촉수 다리를 거미 배 내부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거미의 생명력을 흡수했다.

촉수 다리들에 입이 생겨서 거미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느낌은 인간의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충만하다는 느낌이다.

거대거미가 미라처럼 바삭바삭 말라비틀어졌다.

띠리리링

[동굴 거대거미 유생을 죽이고 생명력을 흡수하였습니다. 첫 목숨을 건 전투에서 승리하셨습니다. 진화포인트 10pt를 얻습니다.]

“아앗싸!”

이제 새로운 특성을 얻을 수 있다.

일단 아까의 싸움으로 체력을 너무 많이 소비했고 오래 기어 다니려면 체력이 필요하니 체력에 2pt를 투자한다.

체력을 2점 올리니 피로가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머지 진화포인트는 보관하기로 했다.

나는 눈에 띄지 않도록 곳곳에 있는 바위나 풀 같은 엄폐물로 몸을 숨기면서 기어 다녔다.

거대거미, 거대지네, 거대개구리들을 발견했지만, 다행히 눈에 띄지는 않았다.

나는 기어 다니면서 이끼를 야금야금 먹었지만 배만 부를 뿐 새로운 진화포인트를 주지는 않았다.

이제 이 정도로는 업적도 아니고 생명력도 많이 안 주나 보다.

며칠 기어 다니자 저 앞에서 빛이 쏟아지는 게 느껴졌다.

나는 동굴의 입구에 다다랐다.

동굴의 입구 앞에는 거대한 연못이 있었다.

연못에는 뿔이 달린 토끼들이 모여서 연못물을 마시고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띠리리링

[뿔토끼 : 이마에 뿔이 달린 토끼입니다.]

‘토끼는 육식하지 않으니까 괜찮을 거야.’

나는 조용히 눈에 띄지않게 밖으로 기어갔다.

“일단 저기 앞에 민들레 같은 꽃까지 기어가서 엄폐로 삼자.”

그때 뿔토끼  마리가 나를 쳐다보았다.

뿔토끼의 입에서 침이 줄줄 흘러나왔다.

“응? 나 먹는  아니야. 먹는  아니라고.”

뿔토끼가 엄청난 속도로 나를 향해서 달려왔다.

싸우기 전에도 느낄 수 있다.

저건 피할 수도 맞설 수도 없다.

진화해도 무리다.

나는 호랑이 앞의 강아지처럼 공포로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않았다.

뿔토끼는 내 앞에 서더니 나를 한입에 먹고 꿀꺽 삼켜버렸다.

“고마워. 그 삐죽삐죽한 이빨로 나를 씹어먹지 않아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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